왓슨 오디오는 생긴지 얼마 안 된 신생 업체지만 모기업인 Engineered SA는 꽤 긴 역사를 지닌 하이엔드 오디오 설계 전문 업체로 알려져 있다. 주로 설계 전문 업체인 Engineered SA가 이렇게 완제품 회사인 왓슨 오디오를 설립한 이유는 무엇인가?
왓슨 오디오는 Engineered SA가 개발, 설계, 제작하는 컨슈머용 오디오 제품을 위한 브랜드명이다. Engineered SA는 지난 20여 년 동안 하이엔드 오디오 업계의 세계적 앰프나 플레이어들의 디지털 회로 및 아날로그 회로의 설계를 비롯하여, 각종 모바일 소프트웨어 및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설계를 담당해온 고도의 엔지니어링 팀이다.
왓슨 오디오의 모기업인 엔지니어드는 스위스의 디지털 기술 전문 업체였던 애너그램 테크놀로지의 하드웨어 설계 부문이었던 ‘ABC PCB’에 뿌리를 두고 있다.
왓슨 오디오 브랜드를 만든 이유는 궁극의 완벽함을 지닌 제품을 우리의 이름으로 직접 만들어내기 위해서이다. 제조업체로서 가장 합리적인 가격 대비 퍼포먼스를 자랑하는 스위스 하이엔드의 기술을 대변하는 것을 왓슨 오디오의 목표이자 브랜드 가치로 삼고 있다. 스위스의 가성비 높은 하이엔드가 되고자 한다. 결국 Engineered는 세련된 스타일에 고도의 기술력이 담겨있는 제품을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아주 합리적인 가격의 오디오를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본사 왓슨오디오 페이지를 참조하길 바란다.
Engineered SA는 현재의 이름을 사용하기 전에 애너그램(Anagram), 오르페우스(Orpheus) 그리고 ABC PCB라는 이름의 회사로 훨씬 더 유명했다. 현재 CH Precision의 대표인 플로리언 코시가 창업 전에 몸 담았던 회사로도 국내 하이엔드 오디오파일들에게 익숙한 이름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현재 왓슨 오디오와 Engineered SA의 대표는 누구인지 간략한 소개를 부탁한다?
정확한 스토리를 알고 있다니 놀랍다! 플로리언 코시는 ABC PCB를 세운 장본인이다. 주로 디지털 소프트웨어와 알고리듬 설계가 주력인 애너그램 테크놀로지에서 하드웨어 설계를 강화하기 위해 분사하여 만든 업체가 ABC PCB 였다. 당시에는 나는 프로용 오디오 기기 업체인 Sonosax에서 엔지니어로 일을 하던 중이었는데 플로리언의 제안으로 ABC PCB에 합류하게 되었다. 내가 ABC PCB에 입사한 최초의 직원이자 엔지니어였다. 플로리언이 CH를 설립하고 회사를 떠난 것이 2008의 일이었다. 내가 회사를 인수하고 전체 총괄 책임자 역할을 맡았다. 당시 회사의 총 인원이 나를 포함하여 3명의 직원이 전부였고, 이들이 ABC PCB를 이끌었다.
엔지니어드의 전신인 ABC PCB는 애너그램 테크놀로지의 기술들을 널리 알리기 위해 기술의 쇼케이스 의미로 ‘오르페우스(Orpheus)’라는 이름의 앰프와 DAC 등을 내놓았었다. 그것이 오늘날 오르페우스 오디오이다.
2015년에는 회사를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고 회사 이름도 ‘Engineered SA’로 바꾸었다. 물론 이름만 바뀌었을 뿐, 사업 부문은 처음과 같은 전자 회로 및 소프트웨어 설계가 주된 일들이었다. 현재 Engineered에는 8명의 직원이 함께 개발을 하고 있으며 CEO는 내가 맡고 있다. 지난 20여 년 동안, 이름만 이야기하면 금방 알만한 세계적 하이엔드 오디오 회사들과 많은 개발 작업을 해왔고 여전히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업체들과의 계약 관계가 있어서 오디오 업체들의 이름을 밝히기는 어렵지만, 반대로 친구처럼 공개하면서 긴밀하게 작업하는 회사로는 다질(daTZeel)과 일루소닉(Illusonic) 같은 업체들도 있다.
스위스의 유명한 하이엔드 브랜드인 다질을 비롯하여 소울루션, 나그라 등 여러 하이엔드 제품들이 왓슨오디오의 모기업인 엔지니어드의 설계로 탄생되었다.
20여 년의 시간 동안 Engineered는 철저히 베일에 가려진 그림자 같은 회사로 일을 해왔다. 하지만, 우리만의 철학과 기술이 담긴 자체 제품에 대한 꿈이 항상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긴 준비 끝에 왓슨 오디오를 시작하게 되었다. 물론 왓슨 오디오는 Engineered의 개인적 아이디어이며, 기존 하이엔드 클라이언트들과의 작업은 예전처럼 계속 진행되고 있다.
첫 제품의 이름이 에머슨(Emerson)이다. 회사의 이름은 왓슨(Wattson), 제픔의 이름은 에머슨. 두 단어에 어떤 의미가 있고, 어떤 상관 관계가 있는가?
이름에 대한 네이밍에 얽힌 긴 스토리가 있다. 네이밍의 시작은 이더넷 스트리밍 모듈을 이용하여 DAC를 설계하던 도중에 우연하게 시작되었다. 스트리밍 모듈 DAC 개발 프로젝트를 회사 내부에서는 아날로그-랜(Analog-LAN) 프로젝트라 불렀는데, 줄여서 A-LAN이라 부르게 되었다. 그런데 그것을 자연스럽게 알란 파슨 프로젝트(A-LAN PARSON PROJECT)로 되었다. 유명한 영국의 밴드이자 프로젝트 그룹 이름인 알란 파슨 프로젝트 말이다. 그런데 이름이 길어서 나중에는 간단히 줄여서 다시 ‘파슨(PARSON)’이라 불렀다.
나중에 첫 번째 모델 보다 훨씬 강력한 새로운 스트리밍 모듈 DAC 개발 프로젝트를 하면서, 이번에는 강력함을 부여해서 ‘왓슨(Wattson)’으로 부르게 되었다. 여기에는 출력을 의미하는 ‘왓트(Watt)’의 힘, 에너지를 떠올려 그런 이름을 붙인 것이다. 이런 식의 이름 붙이기를 하다 보니 어느 날 문득 에머슨이 떠올랐다. 사실 이것도 영국의 락 밴드인 ‘에머슨 레이크 앤 팔머(Emerson Lake & Palmer)’가 기억나서 붙이게 된 이름이다.
스위스의 유명한 하이엔드 브랜드인 다질을 비롯하여 소울루션, 나그라 등 여러 하이엔드 제품들이 왓슨오디오의 모기업인 엔지니어드의 설계로 탄생되었다. 2010년대 중반에 혜성같이 등장했던 스위스의 하이엔드 ‘Le Son’ 고가의 하이엔드 스트리머와 앰프 그리고 스위스 시계의 디자인이 접목된 ‘Son’ 이라는 이름의 하이엔드 오디오도 왓슨오디오/엔지니어드의 작품이었다. 그리고 Son 시리즈는 왓슨오디오에서 또 다시 계속된다.
이렇다 보니, 파슨, 에머슨 같은 단어가 똑같이 ‘SON’으로 끝나는데, ‘SON’은 불어로 ‘소리, 사운드’ 라는 뜻이다. 그래서 이것을 오디오, 음악, 전자제품에 자연스럽게 이름으로 쓰게 되었다. 참고로 아직 공개할 내용은 아니지만, 내년에 개발할 차기 제품들도 MADISON, EDISON으로 이름부터 지어 놓았다.
이미 시장에는 다양한 스트리밍 플레이어들이 판매되고 있다. 그런 제품들과는 차별화된 에머슨 만의 장점이나 특징은 무엇인가?
오디오 시스템들을 단순화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적 접근이나 시도를 하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오디오 시스템이 거실이나 서재 같은 가정 생활 공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심미성이나 디자인적인 측면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 모든 것이 고려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존하는 기술들로 얻어낼 수 있는 최고의 사운드 퀄리티를 만들어내는 일이다.
우리는 왓슨 오디오의 제품들이 보는 순간 뭔가 다르고, 아주 훌륭한 사운드 퀄리티를 제공하며, 사용이 쉽고 편리하며, 소비자들이 만족할 만한 내구성을 갖춘 제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에머슨에 대해서는 어디에든 놓을 수 있는, 쉽게 숨기거나 보이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작은 기기로 단 하나의 기능을 충실히 소화하는 제품을 만들고자 했다. 주된 포커스는 스트리밍 기능에 맞추었다. 아주 짧고 직관적인 신호 경로를 지닌 스트리밍 재생으로 아날로그로 출력하는 기기와 디지털로 출력하는 기기를 각각 따로 내놓게 되었다. 이것저것 다되는 그런 제품이 아니라, 오직 한 가지 일을 아주 제대로 하는 것. 그것이 에머슨이다.
에머슨을 개발하는 동안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이미 10년 넘는 세월 동안 네트워크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개발하고 개선시켜 온 긴 개발의 역사와 노하우가 쌓여 있었다. Engineeed 처럼 작업 업체에게 10년이 넘는 개발 기간은 이런 네트워크 오디오 기술을 만드는 데에 아주 긴 시간으로, 이런 프로젝트에서 필요한 엄청난 노하우들을 보유하게 되었다. 이미 오래전부터 OEM 시장에서는 타 오디오 업체들에게 스트리밍 솔루션으로 회로와 소프트웨어를 공급해왔고, 자작 오디오 마니아들을 위해 작은 기판의 하드웨어로도 판매해왔다.
하지만 그것을 그대로 제품화하는 것은 왓슨 오디오가 하려는 일이 아니다. 훨씬 더 큰 진화를 이룬 무언가를 만들어 내기 위해 개발된 것이 에머슨이다. 세밀한 튜닝, 훨씬 뛰어난 전기적 퍼포먼스 그리고 훨씬 진화된 사용자 체험과 인터페이스를 만들어냈다. 믿기는 어렵겠지만, 우리가 보유한 모든 노하우 뿐만 아니라, 그 위에 또 다시 상당한 시간과 돈 그리고 노력을 투자하여 에머슨을 만들었다. 겉보기에는 작고 아주 간단한 기기처럼 보이지만 무수한 내용들이 담겨있는 것이 에머슨이다.
사용자 체험을 새롭게 만들기 위해 iOS 앱, 전자 회로 및 기판 설계, 인클로저 그리고 네트워크 인터페이스 소프트웨어의 대부분을 백지 상태에서 다시 설계하고 새로 코딩 작업을 하여 에머슨 만의 회로와 앱이 탄생되었다. 이 작업에만 2년 넘는 시간이 걸렸다. 최초로 제품을 개발하기 시작하여 2년이 지난 뒤에야 에머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완성되었다.
개발도 어렵지만, 가장 어려운 일은 스위스에서의 생산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일이었다. 제조 퀄리티에 타협 없이 ‘Made in Switzerland’가 새겨진 2개의 에머슨을 현실적인 가격의 제품으로 만들어내는 일이 가장 힘든 일이었다.
왓슨오디오 에머슨 디지털
에머슨의 네트워크 회로와 OS, 소프트웨어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혹시 에머슨에도 다른 하이엔드 오디오들과 같은 지터 제거 및 정밀 클럭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는가?
일단 별도로 제공한 기술 소개 자료를 활용하길 바란다. 이미 잘 알고 있듯이, Engineered는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까지, 스트리밍 플랫폼의 모든 것을 100% 자체 개발을 통해 사용하고 기술을 진화시켜 왔다. 시장에서 판매되는 기존의 솔루션이나 제품들은 우리가 원하는 성능과 기준을 절대 만족시키지 못했다. 이 때문에 자체 스트리밍 솔루션의 개발은 아주 긴 시간과 상당한 비용이 투입되는 작업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이제는 네트워크에서 사운드 퀄리티까지 모든 부분의 프로세스들을 최적화시킬 수 있고 완벽한 통제가 되는 하이엔드 스트리밍 솔루션을 완성하게 된 것이다.
지터에 대해서는 다른 방식의 접근법을 갖고 있다. 네트워크 통신 프로토콜들은 USB나 SPDIF와 달리 데이터 전송을 완전히 통제하고 제어할 수 있다. 왓슨 오디오의 네트워크 인터페이스에는 고난도의 버퍼링 시스템이 동작하고 있으며, 데이터 전송은 오디오 클럭이 마스터로 중심이 되어 컴퓨터 네트워크에서 데이터를 슬레이브 상태가 되어 오디오 회로로 전송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처럼 오디오 클럭 중심으로 데이터 신호 처리가 완성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를 갖고 있기 때문에 지터가 발생될 일이 없다. 또한 컴퓨터 클럭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네트워크나 기타 인터페이스 회로로 인해 오디오 신호가 영향을 받을 일이 없다.
만약 에머슨에 지터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오디오 회로의 클럭과 오디오 회로의 지터가 곧 전체 지터일 것이다. 물론 자체 오디오 클럭 회로에는 상당한 공을 들여 고성능 고정밀도의 클럭 시스템이 구현되어 있다.
에머슨 디지털의 스펙을 보면 출력이 PCM 192/24 이다. 요즘은 DAC들은 상당수가 DoP(DSD over PCM) 기능으로 SPDIF나 AES/EBU로도 DSD 전송을 구현하고 있다. 혹시 DoP 출력 기능을 추가할 계획은 있는가?
좋은 지적을 해주어서 고맙다. 현재 개발 업데이트 예정에 DoP도 계획으로 잡혀있다.
에머슨 아날로그에 특별한 디지털 필터, 오버샘플링 같은 기술이 들어있는가? MQA나 DSD256 같은 파일 재생도 가능한가?
에머슨 아날로그에는 샘플링 레이트 변환이나 업샘플링 같은 DSP 기술은 들어있지 않다. 에머슨은 스트레이트로 네트워크 인터페이스에서 DAC 칩의 마스터 클럭을 통해 D/A 변환을 하여 음악을 재생하는 직관적인 시스템이다. MQA나 고해상도 DSD 지원 계획도 현재로서는 없다.
일부 제품들은 TIDAL CONNECT 라는 새로운 기능이 지원되기 시작했다. 에머슨에서도 TIDAL CONNECT를 지원할 계획이 있는가?
현재 에머슨 전용 iOS 앱에서 TIDAL 재생을 지원하고 있고, 2021년에는 안드로이드 앱도 공개될 예정이다. 얼마전 TIDAL CONNECT를 본 적이 있고, 현재 우리도 검토 중에 있다.
에머슨은 5V DC 어댑터로 동작한다. 혹시 에머슨 내부에 전원 노이즈 제거 기능이나 전기 관련 필터링 기술이 들어있는가? 만약 별도의 리니어 전원부나 순수 배터리를 전원으로 사용하면 음질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는가?
에머슨은 아주 작은 기기지만 그 속에는 전원 필터링 회로가 동작하고 있다. 캐스케이드로 연결된 하이 퍼포먼스 정전압 정류 회로가 탑재되어, 외부의 전원 어댑터에서 공급하는 전기의 질에 상관없이 내부 정류 동작을 한다. 그래서 전원 어댑터에 그렇게 민감하지 않다.
물론 훨씬 노이즈가 적은, 별도의 고급 전원 어댑터를 쓰면, 에머슨 아날로그는 그에 따르는 음질 개선 효과가 충분히 있을 수 있다. 왓슨 오디오 자체적으로도 이 부분에 대하여 개발 작업 중인 것들이 있다. 향후 옵션으로 에머슨 전용 초저 노이즈 전원 어댑터를 발매할 예정이다. 배터리 기반의 전원 장치를 시도해 본 적은 없지만 그것도 좋은 아이디어이다. 혹시 배터리 전원을 써보고 좋다면 알려달라.
앞서 소개했던 클라세의 역사 그리고 클라세의 새 프리앰프인 델타 프리 리뷰를 통해 클라세 오디오의 변천사를 소개한 바 있다. 이번에는 새로운 델타 시리즈의 마지막을 정리하는 모노 블록 파워 앰프, 델타 모노(Delta Mono)의 차례이다. 델타 모노를 설명하려면 간략히 클라세 앰프의 시작과 변화 그리고 현재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Class A로 시작된 클라세 앰프의 역사
클라세라는 이름의 의미가 Class A의 불어 발음에서 시작된 것은 소개한 바 있다. 창업자인 데이브 리치가 1980년에 발표한 첫 앰프 DR-2는 순수 Class A 설계로 채널당 25W 정도 출력을 내는 파워 앰프였다. 꽤나 덩치가 큰 스테레오 파워 앰프였지만, 출력은 불과 25W 였음에도 이 앰프가 크게 알려진 계기는 대부분의 스피커들을 어렵지 않게 구동해주는 탁월한 파워와 음악성 덕분이었다. 당시 하이엔드의 길을 열고 독주하던 마크레빈슨의 대항마로 크렐과 함께 급부상한 클라세는 이때부터 전통적인 회로 토폴로지를 40년간 유지하게 된다.
데이브 리치가 처음 선보였던 앰프는 클라세 오디오의 토대가 되었는데, 그 구성은 J-FET의 입력단, MOSFET의 전압 증폭단 그리고 바이폴라 트랜지스터의 전류 증폭 출력단으로 이어지는 3단 구성이었다. 90년대 초에 그가 떠난 이후에도 클라세 오디오의 회로 설계의 중심은 이러한 회로 구성을 일관되게 유지했다. 사실 데이브 리치의 뒤를 이은 낭 뉴엔은 1987년 클라세에 입사하여 데이브 리치에게서 이러한 회로 설계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쌓게 되었다. 데이브 리치가 떠난 이후 2013년에 퇴사할 때까지 클라세의 모든 앰프 설계를 맡은 것이 낭 뉴엔이었으니 클라세의 파워 앰프 역사는 같은 뿌리에서 성장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림 2. 클라세의 얼티밋 하이엔드의 출발점 오메가 파워 앰프. 데이빗 리치 이후의 엔지니어링을 책임진 낭 뉴엔의 작품이다.
낭 뉴엔은 90년대 말에 클라세의 첫 럭셔리 하이엔드인 오메가 파워 앰프와 프리앰프로 클라세 오디오를 하이엔드의 중심으로 발돋움시켰고, 이후 B&W 그룹의 파트너가 되었다. 성공적인 오메가 덕분에 B&W와의 밀월 시대를 시작하면서 이를 새롭게 구성한 델타 시리즈로 클라세의 역사를 이어갈 수 있었다. B&W 이전에는 오메가 시리즈로 아발론 어쿠스틱과의 협업 관계를 유지해왔으나, B&W로 인수된 후에는 B&W와 컨셉을 맞춰 디자인부터 내부 설계까지 B&W 스피커의 레퍼런스로 새롭게 개발되었다. 그 결과물이 바로 델타 시리즈였다.
차별화에 도전한 델타의 시대
델타 시리즈의 첫 플래그십 모노 블록 앰프는 2008년에 발매된 CA-M400이다. 다른 델타 시리즈의 제품 디자인과 마찬가지로 B&W 출신의 산업 디자이너 모튼 워렌이 디자인한 새로운 섀시 속에 채널당 8옴 기준 400W 출력의 힘을 담아낸 것이 CA-M400이다. 채널당 200W 출력의 Class AB 앰프 2개를 연결하여 400W 출력을 낸 이 앰프는 Class A의 전통을 과감하게 탈피하고 새로운 플래그십에 도전한 첫 작품이었다. 물론 회로의 기본 구성은 1980년부터 이어온 클라세 파워 앰프의 전통인 JFET-MOSFET-BJT 구성이 회로는 변함이 없었지만 Class A에 얽매이지 않은 것이다. B&W의 800 스피커와 함께 짝을 이루어 홍보가 되었으며, 주로 B&W 스피커와 함께 스튜디오에서 사용되는 레퍼런스로 알려졌다. 지금도 애비로드 스튜디오에 있는 B&W 스피커 사진 옆에 있는 클라세 앰프가 바로 이 CA-M400이다.
그림 3-1 델타 앰프의 첫 플래그십 모노 블록 CA-M400.그림 3-2 B&W와의 협업으로 탄생된 델타 앰프들은 영국 애비로드 스튜디오의 레퍼런스 모니터 시스템으로 도입되었다.
4년 뒤, 클라세는 2세대 델타를 내놓게 된다. CA-M600이다. 이름처럼 채널당 400W 출력의 앰프에서 채널당 600W로 더 높은 파워를 내도록 전원부와 출력을 배가한 모델이 CA-M600이다. 2세대 델타의 가장 큰 변화는 방열 설계에 있었다.
그림 4 델타 파워 앰프 2세대 모델인 CA-M600.
출력을 높인 만큼 36개의 바이폴라 트랜지스터가 뿜어내는 열을 기존의 섀시에서 처리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새로운 섀시로 부피를 확장하기 보다는 클라세는 ICTunnel 이라는 파이프 형태의 방열판 구조물에 냉각팬을 돌려 열을 식히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이를 통해 비교적 컴팩트한 섀시를 유지한 채로 한층 힘을 배가시킨 앰프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그림 5. 델타 2세대의 가장 큰 특징인 ICTunnel 방열 시스템. 팬을 통한 쿨링으로 대출력 앰프의 발열을 효과적으로 처리한 방열 장치이다.
2세대 델타가 발매된 뒤, 설계를 담당했던 낭 뉴엔을 비롯하여 여러 엔지니어들이 하나둘씩 클라세를 떠나게 된다. 2011년까지 대표 지위로 있던 마이크 비글라스가 B&W와의 관계가 완전히 정리되며, 데이브 노버가 회사 전체를 새롭게 재편하게 된 것이다. 이와 맞물려 새로운 엔지니어링 팀이 결성이 되었고, 이후 새로운 설계 및 개발이 뒤를 잇게 되었다. 그렇게 재편된 새로운 엔지니어에 의한 새로운 델타 앰프가 개발되어 2016년 첫 모습을 드러낸 것이 바로 3세대 델타 모노 블록 앰프였다.
이후의 스토리는 앞선 기사에서 소개한 바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언급하지는 않는다. 2016년 이후 발매가 예정되었던 델타는 우여곡절 끝에 새로이 셋업된 클라세 오디오를 통해 2020년에 이르러서야 공식적인 발매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제품의 이름도 모든 숫자와 이니셜을 제거한 순수한 이름 ‘델타 모노(Delta Mono)’로 다시 태어나게 된 것이다.
다시 Class A로 돌아온 델타 모노
3세대 델타 앰프인 ‘델타 모노’는 2013년에 클라세에 입사한 엔지니어링 책임자 세르지 이그나가 담당했다. 그는 앞서 개발되었던 클라세 앰프들의 전작들을 새롭게 재구성하여 이전과 다른 새로운 델타 파워 앰프 설계를 시도했다. 새로운 앰프인 델타 모노의 가장 큰 특징은 회로와 출력 사양의 변경이었다. 1세대에서 2세대까지는 출력을 높이는 파워 플레이 중심으로 진화했지만, 3세대인 델타 모노에서는 출력 사양을 오히려 절반으로 낮추었다. 대신 실질적인 스피커 구동 능력을 배가시키는 사운드적 힘의 배가를 이끌어냈다.
이를 위해 가장 크게 바뀐 것이 전원 회로이다. 앰프 무게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할 정도로 육중한 트랜스포머는 전작인 CA-M600의 것과 같은 2,300W 사양의 에너지 공급이 가능한 것을 동일하다. 하지만, 전압을 절반으로 낮춘 사양으로 재구성하고 전류 공급 능력을 배가 시키기 위해 전원부의 평활 콘덴서 용량을 2배 넘게 늘렸다. 그리고 새로운 콘덴서는 CH Precision의 M1에서 사용했던 문도르프의 4극 전해 콘덴서를 병렬로 다량 배치하여 스피디한 전류 공급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바꾸었다.
그림 6. 델타 모노에 사용된 문도르프의 전원 콘덴서 블록. 전작인 M600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전원 콘덴서는 대폭 늘어난 전류 공급 능력을 자랑한다.
전원부와 함께 출력단 회로 또한 완전히 새로 바뀌었다. 전통적으로 사용해온 스테이지별 각기 다른 트랜지스터 구성에서 벗어나 MOSFET 위주의 새로운 파워 앰프로 회로를 새롭게 바꾸었다. 이를 위해 최종 전류 증폭의 출력단은 바이폴라가 사라지고 MOSFET가 새롭게 그 자리를 차지했다.
그림 7. 영국 EXICON의 FET 소자.
델타 모노에 사용된 MOSFET는 영국 엑시콘이 내놓은 MOSFET 소자로, 과거 MOSFET로 설계한 하이엔드 앰프에서 사용되던 히타치의 소자를 대체하는 바로 그 MOSFET 이다. 엑시콘의 MOSFET는 골드문트의 텔로스 시리즈와 나그라 여러 파워 앰프들과 같은 스위스의 유명 하이엔드 앰프들에서 사용되어 큰 명성을 얻은 출력 소자이다.
그림 8. EXICON의 FET를 쓴 앰프들. 골드문트의 Telos 앰프들과 나그라의 ClassicAMP를 비롯한 여러 파워 앰프들이 엑시콘의 MOSFET를 사용하고 있다.
특히 델타 모노에 쓰인 MOSFET는 더블 다이로 부르는, 하나의 다이 위에 2개의 FET를 설계하여 1개의 소자로 패키징한 부품으로 더 높은 출력과 발열 컨트롤에 용이한 장점이 있다고 한다. 이전 모델에서 쓰인 32개의 바이폴라 출력 트랜지스터가 16개의 MOSFET로 교체될 수 있었던 이유이다. 외형적으로는 절반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내부 동작은 32개의 출력 트랜지스터가 동작하는 셈이다. 또한 새로운 MOSFET에 맞춰 기존과 다른 피드백 설계를 넣어 재생 대역폭을 넓히면서도 증폭도가 떨어지지 않는 회로 설계를 했다는 것이 제작자의 설명이다.
그림 9. 델타 모노의 내부. 전작 M600에 비해 출력 트랜지스터의 개수가 절반으로 줄어든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MOSFET의 새로운 설계의 뒤를 받치는 것은 ICTunnel 이다. 전작과 같은 섀시를 그대로 사용한 델타 모노는 전작과 같이 별도의 방열판 없이 알루미늄으로 된 파이프 형태의 방열판의 앞과 뒤에 공기 순환을 만들어내는 냉각팬이 출력단의 열을 안정적으로 처리한다. 실제로 팬의 소음은 귀에 들리지 않을 정도라서 소음 걱정은 필요가 없다.
그림 10 . 2세대로 진화한 델타 모노의 ICTunnel 방열 시스템.
또 하나의 특징은 Class A로의 귀환이다. 물론 DR-2 같은 과거 앰프와 같은 처음부터 끝까지 완전한 Class A 회로는 아니다. 하지만, 새로운 출력 트랜지스터에 맞춰 바이어스 레벨을 조정하여 채널마다 32W 까지는 순수 Class A 모드로 동작하도록 설계되었다. 32W를 넘어 채널당 최대 출력은 8옴 기준 최대치인 300W까지 올라가면 Class AB 모드로 동작하도록 되어 있다. 스펙을 보면 2옴에서 1,000W까지 무리없이 올라가는 탁월한 힘을 보여준다. 이는 넉넉한 전류 중심의 전원부 설계와 출력단 회로 설계를 통해, 실질적 재생 음량에서는 항상 Class A의 클라세다운 사운드 퍼포먼스를 얻고, 대출력이 필요할 때는 Class AB 모드로 바뀌어 저부하 저감도 스피커에서도 완벽한 스피커 구동 능력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델타 모노가 과거와 달리 이처럼 출력 수치 보다는 실질적인 스피커 구동 능력과 사운드 퀄리티 중심적으로 앰프 설계를 완전히 재편한 것은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다. 요즘 초고가의 하이엔드 앰프들, 예를 들어 그리폰의 메피스토, 소울루션의 700 시리즈, CH Precision의 M1.1 같은 앰프들을 보면 출력 수치는 불과 100~200W 지만 대부분 전류 증폭 능력을 극대화시켜 실질적인 스피커 구동 능력과 음질을 최우선시하는 설계에 중심을 두고 있다. 새로운 델타 모노가 이러한 하이엔드적 기조로 변화한 것은 새로운 클라세의 특징이자 환영할 만한 이 앰프의 강점이라 할 만하다.
델타 모노의 또 다른 특징은 출력 미터이다. 지금까지 클라세 제품에서는 볼 수 없던 아날로그식 출력 미터기는 동작 중인 앰프의 출력 상태를 보여준다. 음악을 재생하는 동안 따뜻한 불빛에 맞춰 움직이는 미터기의 바늘은 아날로그적 감성을 안겨주는 델타 모노의 또 다른 즐거움이다.
이 외에도 후루텍의 로듐 도금의 토크식 바인딩 포스트 스피커 단자를 비롯한 각종 내부 부품들은 모두 하이엔드급 고급 부품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그리고 델타 프리앰프와 연결되는 전용 통신 단자인 CAN-BUS는 단순 On/Off 뿐만 아니라 델타 모노의 동작 상태, 내부 온도, 프로텍션 등을 프리앰프를 통해 알 수 있도록 해주는 스마트한 기능을 제공한다. 델타 프리앰프와 함께 사용한다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사운드 퀄리티
테스트에는 매지코의 M3를 준비하여 소스 기기로는 델타 프리앰프의 네트워크 스트리밍 기능을 사용했다.
이전 모델들과 직접적인 비교 시청은 아니지만, 분명 이전의 델타 제품들과는 다르게 남성적이며 강건해진 사운드적 개성이 눈에 띈다. 일단 저음의 힘이 매우 뛰어나다. 테스트한 공간은 가정 환경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훨씬 넓은 공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M3를 여유있게 뒤흔드는 능력을 보여주었다. 저음의 양감이 지나치지 않으면서도 단단하고 임팩트있게 리듬을 잡아주는 모습에서 예전과 달라진 델타 모노의 개성을 금방 알 수 었었다.
음색도 예전과 다르게 밝거나 가볍지 않은 편으로 좀 더 무게감있는 톤을 들려준다. 마치 스포츠카의 무게 중심이 낮아진 듯한 느낌처럼 말이다. 덕분에 매우 정숙하고 어두운 뒷 배경 위에 입체적으로 그려지는 사운드스테이지의 심도나 좌우 폭은 매우 넓고 깊다. 음상은 뒤로 들어가기 보다는 약간 앞으로 나오는 느낌을 주며 무대 위의 각종 악기들의 배치는 매우 또렷하고 선명했다. 특히 고역의 디테일들이 매우 좋은 편인데 고역 끝의 엣지감을 내세우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무엇보다도 특기할 만한 점은 작지 않은 음량으로 시원스럽게 울렸음에도 불구하고 평균적으로 앰프의 전면 미터기의 바늘이 3W 이상으로 크게 올라가는 법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물론 매지코 M3의 감도가 91dB나 된다는 점이 있긴 하지만 가볍게 울릴 만한 스피커는 아님을 감안하면 델타 모노의 능력이 꽤나 높다는 것을 실감하는 부분이었다.
마르쿠스 슈텐츠가 연주한 <말러: 교향곡 2번> 중 피날레 부분에서는 매우 화려하고 힘차면서도 넓고 스케일 큰 무대를 전면에 펼쳐낸다. 매지코가 지닌 디테일과 고역의 확장 능력을 모두 사용하는 듯한 넓은 광대역폭의 사운드와 초저음에서 합창의 총주가 들려주는 중고역의 엄청난 에너지를 매우 선명하고 투명하게 그려낸다. 지치지 않는 힘과 다이내믹스, 흐트러짐 없는 입체적인 무대 그리고 세련된 디테일까지, 모든 면에서 충분히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선사했다. 물론 몇 배나 비싼 앰프들에 비하면 좀 더 유려한 음악적 면모는 덜한 편이지만, 대음량에서도 밝게 변색되거나 딱딱하게 경질화되지 않는 음색과 무대 표현은 델타 모노가 이전과는 다른, 클라세 본연의 색깔로 돌아온 느낌을 갖게 해주었다.
마커스 밀러의 ‘Trip Trap’은 초저역 보다는 중역에 가까운 중저역대의 에너지가 많은 베이스 연주 녹음이다. 자칫 부밍이나 산만함으로 변질되기 쉬운 부분이 있지만, 델타 모노는 단단하면서도 파워풀한 베이스 기타 연주를 정확한 리듬감으로 재현하며 M3와 기분 좋은 시너지를 내준다. 단단하게 엣지가 정확히 서는 베이스 기타를 힘차고 여유있게 그려낸다. 관악기들과 뒤섞일 때도 혼란하거나 산만하지 않고 음악에 빠져들 수 있는 재생 능력을 선사한다. 라이브 녹음이라서 중고역이 자칫 자극적이고 시끄러워질 수 있는 부분들이 있지만 음악적 감흥을 충분히 살려주면서 매끄럽게 넘어가는 재능을 보여주었다. 밝지 않은 음색에 중저역이 들뜨지 않는 안정감을 유지하며 저음의 단단하고 흐트러짐 없는 재생이 인상적이었다.
중역의 투명도도 매우 뛰어나다. 레드카 톤네프의 ‘The moon is a harsh misterss’를 들으면 세련된 중역의 투명함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중역에서도 높은 대역이 매우 강조되면서 약간의 엣지감을 일으킬 수도 있는 녹음이지만, 자극적이거나 가운데로 튀어나오는 보컬의 강조 현상을 일으키지 않는다. 중앙에 포커싱이 맞춰진 음상은 안정적이며 자연스러운 보컬음으로 얇은 여성 보컬의 특유의 개성을 잘 살려냈다. 투명도가 훌륭한 편으로 자칫 중고역의 거슬리리는 소리로 산화되는 느낌을 만들 수 있지만, 그런 지나친 밝기나 귀를 거슬리게 만드는 엣지감 없이 톤네프의 가늘지만 예리한 톤을 세련되게 잘 살려낸다. 그 만큼 중역의 투명도나 해상력을 훌륭히 소화해낸다.
정리
10년 넘는 세월 끝에 3세대로 진화한 클라세의 새로운 델타 모노 파워 앰프는 지난 10여년 동안 B&W에 의해 자기의 길을 잃은 듯 보였던 클라세 오디오를 다시 본래의 개성과 장점을 찾아 원래의 위치로 돌려 놓은 듯한 인상을 보여준다. 한층 강인하고 단단해진 힘과 구동력 그리고 밝지 않고 무게 중심이 좀 더 낮아진 듯한, 어떤 면에서는 약간 어두워진 톤 컬러로 하이파이적 어조와 음악적 감흥을 잘 배합시킨 사운드를 들려준다. 마치 백색에 가까운 알루미늄 마감의 색상이 잿빛 톤의 다크 톤으로 섀시의 컬러가 바뀐 것처럼 말이다.
새로운 엔지니어링과 사운드 유나이티드라는 새 그룹의 일원으로 모든 것이 변했지만, 오히려 제품적으로나 사운드적으로는 훨씬 더 클라세스러운 모습으로 바뀐 점에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물론 그렇다고 옛날로 돌아갔다는 말은 아니다. 최신예 앰프답게 하이엔드적 기조에 걸맞은 전류 위주의 구동력 높은 설계로 사운드 또한 세련미와 다이내믹스 그리고 힘을 적절히 배합하여 대다수 현대의 스피커들을 어렵지 않게 자유자재로 이끌어낼 능력을 갖추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하이엔드 앰프들의 가격에 비하면 염가(?)로 느껴질 만큼 합리적인 가격을 갖추어 훌륭한 가성비와 높은 가격대비 가치를 선사한다. 이 가격에 이 만한 성능과 만듦새, 퀄리티를 보여주는 앰프는 클라세 외에는 없다고 단언할 수 있을 정도로 델타 모노는 훌륭한 가치를 자랑한다. 새롭게 하이엔드에 입문하는 오디오파일과 본격적인 고성능 하이파워 모노 블록을 찾는 사람이라면 클라세는 반드시 들어봐야 할 1순위 추천 대상의 놀라운 가성비의 파워 앰프이다.
덴마크의 오디오 거상, 피터 링돌프가 설립한 링돌프 오디오는 첨단 디지털 및 오디오 기술로 유명한 기술 전문 그룹이다. 마케팅과 사업가로 유명한 그는 대중적인 하이파이 브랜드로 링돌프 오디오를 내놓는 반면에 초고가의 럭셔리 오디오로 스타인웨이 링돌프를 별개의 브랜드로 선보이고 있다. 스타인웨이 링돌프는 세계 최고의 피아노 제작사인 스타인웨이와 공동 개발로 탄생된 럭셔리 하이엔드 오디오 시스템이다. 스타인웨이의 피아노 마감 기술을 그대로 제품에 사용하고, 모든 사운드 튜닝에 스타인웨이의 피아노 튜닝 기술자들이 함께 참여하여 음질을 결정한다. 이런 이유로 스타인웨이 링돌프는 악기 본연의 사운드와 부합하는 가장 자연스러운 사운드를 들려주는 오디오로 알려져 있으며 가격 또한 그에 걸맞는 수준으로 굉장한 고가를 자랑한다.
링돌프 오디오는 스타인웨이 링돌프와 동일한 기술을 갖고 있지만 훨씬 대중적인 가격대의 제품으로 발매되는 고급 하이파이 제품군이다. 링돌프의 제품답게 기술적 뿌리는 디지털 회로와 DSP 알고리듬이다. 90년대부터 디지털 공간 음향 보정 기술과 100% 퓨어 디지털 앰프 기술에 투자해 온 피터 링돌프의 모든 기술적 결과물이 이루어낸 탁월한 가성비와 고음질을 자랑하는 것이 링돌프 오디오의 개성이자 장점이다. 그리고 그 기술적 핵심이자 정점에 위치한 것이 TDAI-1120 그리고 그 중에서도 ‘룸퍼펙트’ 기술이다.
하이엔드 미니어처, TDAI-1120
링돌프의 TDAI-1120은 억대의 가격을 자랑하는 링돌프의 럭셔리 브랜치인 스타인웨이-링돌프에 쓰이는 기술을 그대로 차용하는 하이파이 클래스의 올인원 인티 앰프이다. 스타인웨이-링돌프와 같은 ‘룸퍼펙트(RoomPerfect)’라는 공간 음향 보정 기술 그리고 스타인웨이-링돌프에 사용되는 퓨어 디지털 앰프 회로 기술이 그대로 탑재되었음에도 가격은 일반 입문형 앰프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마술을 보여준다.
300만원대로 책정된 가격은 링돌프 오디오 제품으로도 역대급 가격으로 링돌프 오디오 역사상 가장 저렴한 제품이다. 그런 염가(?) 모델의 앰프임에도 각종 네트워크 스트리밍, 광/동축 같은 디지털 입력, TV 연결을 위한 HDMI 입력 뿐만 아니라 심지어 아날로그 턴테이블 연결할 수 있는 포노 앰프까지 갖추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을 아우르며 미디어 허브로서의 놀라운 다기능성을 자랑한다.
놀라운 소스 대응 능력들
일단 스펙 만으로도 TDAI-1120은 오디오파일들 뿐만 아니라 일반 음악 애호가까지도 사로잡는다. 현대의 유니버설 앰프답게 스포티파이, 타이달, 코부즈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들 재생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크롬캐스트와 에어플레이2를 기본 지원하여 안드로이드와 아이폰/아이패드 같은 각종 스마트 기기들과 완벽한 궁합을 이룬다. 물론 오디오파일들에게 필수적인 Roon 도 기본 탑재되어 있다. Roon Ready 인증을 마친 TDAI-1120은 Roon 이외에도 일반 DLNA/UPnP 기능을 통한 네트워크 오디오 재생 능력을 갖고 있다. 한마디로 소스 기기로서의 재생 능력은 현존 최고의 네트워크 플레이어인 셈이다.
TDAI-1120과 각 스트리밍앱의 외부기기연결을 테스트해본 결과이다. 위와 같이 거의 모든 국내외 스트리밍앱 자체에서 크롬캐스트 를 지원하므로 크롬캐스트 하나만으로도 모든 스트리밍앱을 24bit/96kHz까지 들을 수 있다.
편의적인 기능은 하나 더 있다. 블루투스다. 블루투스 오디오 또한 기본 제공되어 네트워크 스트리밍이나 크롬캐스트 또는 에어플레이가 안되는 상황에서도 간단히 블루투스를 연결하여 음악 재생을 즐길 수 있다. 최근에는 TV들도 블루투스 오디오 재생을 지원하는 모델들이 등장하고 있으므로, TV에도 TDAI-1120을 무선 연결로 사용할 수 있다.
TV에는 블루투스보다 좀 더 고급스러운 오디오 연결 기능으로 HDMI 연결이 가능하다. TV의 사운드 출력을 HDMI를 통해 TDAI-1120에서 받을 수 있도록 ARC(Audio Return Channel) 기능의 HDMI 입력 단자가 제공되어 TV용 오디오 시스템으로도 손쉽게 즐길 수 있다. 또한 CEC를 지원하는 TV와 셋탑박스를 연결할 경우 따로 전원을 켜고 입력모드를 맞추는 등의 귀찮은 과정이 없이 같이 동작한다.
이 외에도 USB 스토리지 연결을 통한 음원 재생 기능도 제공된다. 음악 파일이 많은 경우, USB 외장 하드를 통해 음원을 연결해주면 자체 앱을 통한 음악 파일 재생도 가능하다. 하지만, USB Audio 입력은 없다. 따라서 PC같은 USB출력장치 연결은 불가능한 점은 아쉬운 점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USB Audio 의 아쉬움보다 이를 대신할 반가운 기능으로 포노 입력이 있다. 최근 아날로그의 유행에 맞춰, 턴테이블을 연결할 수 있는 전용 포노 입력이 제공되어 LP도 즐길 수 있다. 제공되는 포노 앰프는 MM 카트리지의 턴테이블을 지원하여 아날로그 음반들도 즐길 수 있다.
링돌프의 핵심 기술, 룸퍼펙트(RoomPerfect)
TDAI-1120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룸퍼펙트이다. 룸퍼펙트는 공간의 음향 특성을 인식하여 리스닝 위치에서 최적의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공간 음향 보정 기술이다. 이를 위해 1120에는 이 가격대의 어느 제품에서도 볼 수 없는 고성능 마이크가 기본으로 제공된다. 고성능 마이크와 더불어 이를 앰프에 연결할 수 있는 프로용 XLR 마이크 케이블 그리고 설치 위치에서 음향 측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마이크 전용 삼각대가 TDAI-1120의 기본 악세서리로 제공된다. 흥미롭게도 리모컨 같은 악세서리는 유료 옵션으로 기본 제공되지 않지만, 고성능 마이크를 공간 음향 측정을 위해 기본 제공하는 점은 링돌프가 얼마나 룸퍼펙트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있는 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링돌프의 RoomPerfect는 자사가 직접 개발하여 제품에 일체화된 음향보정 소프트웨어로 타 프로그램/앱 설치나 귀찮은 사전 설정작업 같은 것이 필요 없다. 유저가 할 일은 단지 설정하는 동안 기본제공되는 마이크의 위치를 아무데나 서너 번 옮겨 가며 ‘Next’버튼을 누르는 것뿐이다.
룸퍼펙트를 즐기려면 먼저 리스닝 룸의 음향 특성을 스캐닝해야 한다. 리스닝 위치를 중심으로 마이크를 통해 공간의 음향 특성을 찾는 것이다. 마이크를 전용 케이블로 앰프 후면에 꽂아주면 측정의 모든 출발은 끝이다.
룸퍼펙트 전용 메뉴를 통해 측정을 시작하면 공간에 대한 인식과 보정을 매우 프로페셔널하게 진행한다. 물론 사용자가 할 일은 별로 없다. 위치에 따라 마이크를 약간씩 옮겨가며 마이크 배치만 해줄 뿐 모든 것은 TDAI-1120이 알아서 한다. 스타인웨이 링돌프와 같은 하이엔드에서 사용되는 음향 보정 기술을 불과 300만원대의 앰프에서 즐길 수 있는 것이다. 룸퍼펙트의 실행 및 처리는 이런 가격대의 제품에서 찾아볼 수 없는 놀라운 하이엔드적 기술과 감성을 느끼게 해준다. 공간을 인식하기까지는 대략 10-20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90% 이상의 인식률이 있어야 룸퍼펙트가 기본 동작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좀 더 많은 포커스 포지션을 넣어주고 측정하여 95% 이상의 공간 분석 수치를 달성하면 훨씬 더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룸튜닝이 되지 않은 일반 가정환경에서 룸퍼펙트 전/후 효과를 REW를 이용하여 직접 측정해 보았다. (빨강 : 적용전 / 초록 : 적용후) 전반적으로 저역대의 튀는 피크 구간을 깎고 딥 구간은 메꾸어 밸런스를 맞추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것 처럼 보일수도 있으나 심한 딥구간의 경우 약 10db의 차이를 보이며 청감상의 차이는 더욱 크다.
전체 룸 스캔 과정이 모두 끝나면, 룸퍼펙트는 필터와 딜레이를 스스로 계산해내 최적화된 사운드를 만들어낸다. 리스닝 룸과 스피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음향적 문제를 모두 해결해주는 시간이다. 처리의 결과물은 꽤나 설득력 있는 결과를 얻게 되는데, 스피커의 저음이 부족하거나 또는 저음이 많을 경우, 음상이 산만하거나 스테이징이 좋지 않은 경우 등의 여러 음향적 문제를 일거에 해소해준다. 실제로 사용해 보면 룸퍼펙트의 차이는 상당히 놀랍다. 밸런스가 제대로 잡힌 저음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과하거나 둔중하지 않은 균형이 제대로 잡힌, 다이내믹한 사운드로 들려준다.
Vocing 셋업화면각 input 마다 Vocing 모드 설정 가능
쉽고 간편한 사용, 놀라운 셋업 환경
TDAI-1120은 간단히 케이블만 연결하고도 곧바로 즐길 수 있다. 하지만, 1120의 잠재력을 완전히 끄집어 내려면 다양한 셋업 메뉴를 활용해야 한다. TDAI-1120을 네트워크에 연결해주면 웹브라우저를 통해 상세한 셋업 메뉴에 접속할 수 있게 된다. 셋업은 다양한 입력 단자별 셋업에서부터 룸퍼펙트 설정, 최종 스피커 출력 모드 설정 그리고 기타 스트리밍에 대한 설정 등 방대한 셋업을 사용자가 직접 만질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리뷰에서 모든 것을 설명하기에는 너무 많은 분량이라 생략하지만, 간단히 정리하면 입력 설정과 출력 설정이 다른 앰프에서 볼 수 없는 특별한 TDAI-1120의 강점이라 할 수 있다.
입력 설정의 핵심은 ‘보이싱(Voicing)’ 설정이다. 룸퍼펙트와도 연동되는 보이싱 기능은 일정의 음색 연출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특정 성향의 음색적 개성을 갖는 사운드를 특별히 개발된 EQ 패턴을 통해 제공한다. 기본은 16가지의 보이싱 프로그램이 프리셋으로 제공된다. 이를 각 입력 별로 다르게 지정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TV에 맞는 음색과 스트리밍 재생에 맞는 음색 그리고 아날로그 턴테이블 재생에 맞는 음색을 각기 다르게 지정할 수 있다.
Vocing 사용자 커스텀
반드시 미리 저장된 음색만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용자가 직접 음색적 개성을 만들 수도 있다. 8개의 필터를 지정하여 전체 사운드의 특성을 본인의 귀에 맞게 바꾸어 저장할 수도 있다. 룸퍼펙트가 기본적인 음향 특성을 완벽에 가깝게 보정을 해준다면, 보이싱 기능은 그 위에 자신이 좋아하는 성향의 음색적 개성을 입혀서 즐기는 셈이다.
소스별 입력 특성에 보이싱이 있다면 출력 설정은 디지털 크로스오버 기능이라 할 수 있다. TDAI-1120은 프리아웃을 제공하는데, 이를 서브우퍼 연결이 가능한 디지털 크로스오버라 사용하거나 파워 앰프 연결을 위한 일반 프리아웃으로 사용할 수 있다. 디지털 크로스오버 기능을 사용할 경우, TDAI-1120에 연결된 스피커의 재생 능력에 따라 대역을 나누어 저음을 확장하거나 메인 스피커와의 유기적인 밸런스를 만들어 마치 풀레인지 같은 스피커로 동작하게 만들 수도 있다.
출력 설정의 또 다른 장점은 링돌프의 스피커에 맞는 프로그램이 프리셋으로 미리 입력되어 있는 점이다. 즉, 링돌프의 북쉘프와 서브우퍼를 사용하면 별도의 어려움없이 미리 입력된 크로스오버가 자동으로 입혀져 링돌프 스피커와 우퍼 시스템에서 최적의 사운드를 재생할 수 있도록 해준다. 사실 이 기능은 스타인웨이 링돌프의 S 시리즈 스피커와 바운더리 서브우퍼 같은 하이엔드 올인원 시스템을 규모만 줄여 링돌프 오디오로 이식시켜 놓은 것이다. 따라서, TDAI-1120에 링돌프의 새틀라이트 북쉘프 스피커와 서브우퍼를 추가하면, 스타인웨이 링돌프에 준하는 놀라운 가성비의 사운드 퍼포먼스를 얻을 수 있다.
링돌프오디오 설정 메인화면셋업 메뉴입력모드 별 설정출력 설정룸퍼펙트 설정Vocing 설정Audio 설정HDMI 설정스트리밍 설정일반 설정이더넷/와이파이 설정OTA/USB 펌웨어 업데이트 설정웹 기반으로 제작된 링돌프의 이 셋업모드는 OS/플랫폼을 가리지 않는 범용성, 깔끔하고 직관적인 UI디자인, 디테일한 각종 설정, 즉각적이고 빠릿한 반응 등 딱히 흠잡을 데가 없는 업계 최고수준의 퀄리티를 가지고 있다.좌 : 링돌프 Audio 셋업화면 / 우 : Roon 의 Signal Path 팝업 화면
Output 및 Audio 설정, RoomPerfect 적용 여부를 Roon의 Signal Path에서도 실시간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Roon을 비롯하여 전반적으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간의 최적화와 완성도가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작지만 강력한 100% 퓨어 풀 디지털 앰프
TDAI-1120의 마지막을 담당하는 것은 풀 디지털 앰프이다. 요즘 유행하는 이런 제품들이 대부분 하이펙스나 아이스파워 등의 Class D 앰프를 쓰는데, 이들은 아날로그 방식의 스위칭 앰프들이다. 이와 달리 링돌프는 TacT Audio 시절 직접 개발한 완벽한 풀 디지털 앰프를 갖고 있다. 현재는 반도체 업체인 TI에 특허를 넘기고 본인들은 직접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갖고 있다. 일반적인 Class D와 달리 PCM 오디오 신호를 PWM으로 변환하여 펄스 증폭을 하는 링돌프의 디지털 앰프는 한마디로 Power DAC 이라 할 수 있다. 디지털 소스 신호로 스피커를 다이렉트 구동하는 방식으로 높은 효율과 다이내믹스를 자랑한다.
앰프는 꽤 작은 크기와 달리 채널당 4옴 기준 120W, 8옴 기준 60W의 출력을 낸다. 이처럼 작은 체구에도 꽤나 파워풀한 힘과 스펙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완전한 풀 디지털 앰프의 위력이다. 게다가 효율까지 높아 앰프를 듣는 내내 발열 현상이 거의 없었다. 심지어 애앰프에는 별도의 방열판이나 발열 구멍 조차도 없다. 그 만큼 에너지 효율이 높고 고성능의 전원 회로 그리고 디지털 증폭 회로가 제공되는 셈이다.
이처럼 탁월한 증폭 능력 위에 온갖 미디어를 처리하는 플레이어와 DAC 기능 그리고 하이엔드 스타인웨이 링돌프에서 사용되는 고급스러운 룸퍼펙트 기능까지. 한 마디로, TDAI-1120은 현존하는 최고의 디지털 음악 기술들을 모두 작은 섀시 속에 완벽하게 갖춘 마술같은 상자라 할 수 있다.
사운드 퀄리티
테스트에는 딱히 준비할 내용물이 필요치 않았다. 단지 음악을 들을 스피커만 필요했을 뿐. 테스트를 위해 ATC의 SCM19 북쉘프 스피커를 기본 스피커로 사용했다. 먼저 10여분에 걸친 룸퍼펙트를 실행한 뒤, ATC SCM19로 여러 가지 음악을 시청했다.
시청하자마자 알 수 있는 것은 매우 중립적이고 자연스러운 사운드라는 점이다. 대개 이 정도 가격대의 Class D나 디지털에 가까운 앰프들이 들려주는 음질은 혈색 좋은 다이내믹스를 보여주는 것 같은(?) 크고 대담한 소리를 들려주는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인상적일 수 있지만, 계속 듣다 보면 뭔고 시끄럽고 밀도감이 비는 듯한 허전함을 자아낸다. 하지만 TDAI-1120은 그런 인상이 없다. 오히려 자극적이고 디지털적인 냄새가 강조되지 않은 뉴트럴하며 음악적인 사운드를 들려준다. 물론 이는 룸퍼펙트가 만들어낸 음향 보정 능력이 큰 역할을 했다. 딱히 EQ 기능의 보이싱 설정을 크게 건드리지 않아도 꽤나 매끄럽고 자연스러운 악기 본연의 음색을 들려주며 보컬 또한 빅마우스 같은 문제나 중고역으로 치우친 소리를 내지 않는다. 그 만큼 대역 밸런스가 유기적으로 자연스럽게 연출된 사운드를 선사한다.
레드카 톤네프의 ‘The moon is the harsh mistress’ 처럼 얇고 투명한 보컬을 들으면 자칫 밝고 쏘는 경향으로 치우치는 것이 이 정도 가격대의 시스템에서 흔한 일인데 1120은 그런 일이 전혀 없다. 안정되고 단단한 밀도감의 보컬은 얇기보다는 투명하고 깨끗한 보컬 특유의 개성을 하이파이 톤으로 제대로 들려준다. 특히 ATC SCM19의 중립적이며 정확한 표현과 어울려 꽤나 듣기 기분좋은 음악적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었다.
TDAI-1120의 사운드스테이징 능력 또한 만만치 않다. 역시 룸퍼펙트로 셋업한 결과로 전면에는 꽤 심도가 깊은 무대가 그려지며 좌우의 폭도 작지 않은 스케일의 입체적 사운드를 얻을 수 있었다. 사운드가 훨씬 더 자연스러워지고 스테레오의 원근감이 보다 입체적으로 변하여 제대로 된 밸런스의 사운드를 만들어낸다.
SCM19로 듣는 말러 교향곡 2번의 피날레는 매우 큰 스케일과 압도적인 다이내믹스가 담겨 있는데, TDAI-1120은 SCM19 같은 북쉘프 스피커에서 그런 스케일 큰 사운드스테이지를 어렵지 않게 만들어냈다. 특히 총주처럼 저음부터 고음까지 모두 쏟아져 나오는 클라이맥스에서는 대개 음상의 딱딱하게 굳어져버리거나 한가운데로 함몰되는 일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TDAI-1120은 이 가격대 앰프로는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을 뛰어넘는 유연성과 지구력으로 스테이징을 유지하며 대편성의 사운드를 꽤나 인상적으로 연출해내는 재능을 펼쳐 보였다.
저음 재생 능력도 특기할 만하다. 작은 앰프임에도 TDAI-1120은 SCM19에서 굉장히 다이내믹한 빠르고 정교한 저음을 들려주었다. 풍부한 양감은 아니지만 적절한 양감과 단단하고 야무진 리듬감은 딱히 볼륨을 높이지 않아도 음악을 편히 즐길 수 있게 해준다. 대개 이런 앰프들과 스피커들이 저음이 적다고 자꾸 볼륨을 올리면서 겪게 되는 밸런스가 깨진 사운드를 들려주는 문제가 없다. 오히려 안정된 저역으로 마일드하며 따스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마커스 밀러의 ‘Trip Trap’ 을 들으면 다이내믹한 베이스 기타 연주를 즐길 수 있다. 대개 부밍이나 지나치게 저음이 전체 음상을 잡아먹는 현상 같은 것이 1120에는 거의 없었다. SCM19를 어렵지 않게 구동해내면서 다이내믹한 음으로 베이스의 리듬을 깨끗하고 정확하게 트랙킹해내는 능력마저 보여주었다. 마커스 밀러의 연주 뿐만 아니라. 어떤 음악을 들어도 크게 문제를 보이는 법이 없이 항상 좋은 다이내믹스를 들려주었다.
결론
링돌프 오디오가 야심차게 내놓은 올인원 유니버설 스트리밍 앰프인 TDAI-1120은 오늘날 음악 감상과 가정용 오디오에 필요한 모든 기능들을 완벽히 갖춘 최고의 올인원 앰프라 부를 만하다. 특히 네트워크와 스트리밍에 익숙한 세대라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완벽한 제품이 것이다. 꼭 스트리밍이나 기능이 아니더라도 이 정도 가격대의 올인원 스피커나 타 경쟁 제품들과 비교해도 평면하고 무미건조한 사운드가 아닌 제대로 된 하이파이 사운드로 음악을 음악답게 들려주는 능력에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선택이 되는 미디어 플레이어이자 앰프의 뮤직 시스템이라 할 만하다. 한 마디로 하이파이 마니아에서 음악을 좋아하는 일반인들까지, 나이든 기성 세대와 젊은 신세대 모든 계층을 아우를 수 있는 완벽한 오디오 시스템인 것이다.
워낙 다재다능한 능력을 갖춘 제품이라서 1120을 써보며 문득 꼭 앰프로 1120의 능력을 한정지을 필요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미 1120보다 더 훌륭한 파워 앰프를 갖고 있지만, 아직 네트워크 플레이어나 별도의 DAC가 없는 상황이라면 1120을 소스 기기이자 프리앰프로 쓰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 모든 미디어를 소화하여 최고의 사운드 보정 능력을 갖춘 1120을 미디어 허브이자 프리앰프가 되면, 이 가격의 그 어떤 플레이어나 DAC도 1120의 재능과 힘을 뛰어넘기 쉽지 않을테니 말이다. 이 가격이면 합리적인 가격의 소스 기기 하나 구매하는 셈이니 말이다. 링돌프의 모든 회로 기술과 소프트웨어 기술이 집약된 1120은 구두상자보다도 작은 크기로 모든 것을 다 해주는 작은 거인이다. 레퍼런스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이 가격대의 올인원의 주인공이다.
제품사양
Description: 2-channel streaming amplifier Power rating: 2 x 120 W RMS @ 4Ohm / 2 x 60 W RMS @ 8Ohm Max output current: 30A Audio specifications: Frequency Response: ±0,5dB from 20 to 20,000 Hz, Total Harmonic Distortion: 0.05% max from 20 to 20,000 Hz THD-N 1w/8ohm 0,04%, THD-N 1w/4ohm 0,04% Digital inputs (Asynchronous): 2 x Coaxial (≤192kHz/24bit) 2 x Optical (≤96 kHz/24bit) 1 x HDMI eARC (≤24 bit/192 kHz) Analog inputs: 1 x Phono Single Ended RCA (RIAA / 47kOhm 100pF), 1 x Analog Single Ended RCA (Max level: 4.0V = 0dBFS) 1 x Microphone input (XLR) for RoomPerfect™ calibration Analog output: 1 x Stereo Analog RCA (75ohm-Max output level 4 Vrms) EQ: RoomPerfect™, Pre-Equalizer, ICC, 32 x adjustable voicings holding ≤8 filters with adjustable gain and Q Media player: Internet Radio (vTuner), Spotify Connect, Roon Ready, Chromecast built-in, DLNA Support (uPnP/see DLNA formats), AirPlay2, Bluetooth, Local file playback (USB) Wireless connections: Bluetooth connectivity, Wi-Fi (802.11 n) Interfaces: Intuitive input selector, Web-interface for setup and media player, Remote application for IOS and Android, IP control, CEC (HDMI), 1 x trigger input, 1 x trigger output, 1 x RJ45 Ethernet LAN connector, 1 x USB connectors (Type A) Remote control: Infrared/Bluetooth BLE Accessories included: RoomPerfect™ microphone, Microphone stand, Microphone cable Optional accessory: IR remote control, rack mounting kit Placement options: Freestanding Dimensions (H x W x D): 10.1 x 30 x 26 cm (including connectors), 3.98 x 11.8 x 10.3 inches (including connectors) Weight: 3,3 kg / 7.3 lb Finish: Anodized aluminum, matte black 수입원 : ODE www.ode-audio.com 제품문의 : 02-549-0717 / 공식판매처 링크
캐나다의 클라세 오디오는 1980년 설립된 40년 역사의 하이파이 앰프 업체이다. 크렐, 다고스티노 오디오의 댄 다고스티노와 함께 데이튼 라이트의 엔지니어였던 데이브 리치가 크렐과 같은 시기에 캐나다에서 일으킨 하이엔드 앰프 제조가 출발점이다. 흥미롭게도 Class A 앰프만을 고집했다는 점, 1옴 임피던스의 아포지 신틸라 같은 스피커도 무리없이 울려주는 앰프라는 점, 당시 최고의 하이엔드인 마크 레빈슨에 비견되는 성능이면서도 가격은 굉장히 저렴하는 점 그리고 같은 회사 출신의 엔지니어가 같은 시기에 설립했다는 점에서 크렐과 클라세는 너무도 빼닮았다. 아쉽게도 내리막길을 걷게 된 과정이나 결과까지도 너무나도 닮았다는 점까지 말이다.
클라세 오디오가 폐업 조치를 통보받은 것은 지난 2017년 가을의 일이다. B&W 그룹의 계열사였던 클라세는 B&W를 인수한 새로운 경영진으로부터 사업 정리 대상이 되어버렸다. 앞서 클라세 브랜드 스토리에서도 설명했듯이, B&W를 인수한 ‘에바 오토메이션’은 IoT를 겨냥한 벤처 업체로, IoT의 멀티미디어 확장 도구로 B&W를 인수했기 때문에 하이파이 앰프 같은 것은 생각 밖이었다. 현재 클라세 오디오의 브랜드 디렉터이자 당시 클라세 오디오의 대표였던 데이브 노버에 따르면, B&W를 인수한 경영진들은 클라세 오디오라는 존재와 그런 앰프 업체가 B&W 산하에 있다는 사실도 몰랐다고 한다. 인수 주체의 미래 구상에 없으며 딱히 매출과 흑자를 자랑하던 회사도 아니었기에 걸림돌이 되던 클라세 오디오를 정리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B&W의 매각 뒤, 1년 만에 받아든 폐업 통보는 클라세에게는 커다란 충격이었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였다. 폐업 조치를 통보받은 클라세 오디오의 대표였던 데이브 노버는 발 빠른 대처로 새로운 자본의 도움을 이끌어내어 공중분해 상황의 클라세 오디오는 독자적인 하이파이 앰프 업체로 홀로서기에 성공했다. 2018년 1월, 공식적으로 재출발을 알린 클라세 오디오는 제일 먼저 엔지니어링 능력을 복원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뿔뿔이 흩어질 뻔한 엔지니어들을 다시 한 자리로 모이도록 만들었다. 일부는 자리를 떠났지만, 다시 모인 팀에게 내려진 최우선 과제는 완성 단계에서 사라진 3세대 델타 시리즈의 완성이었다.
공중 분해된 클라세 오디오는 사운드 유나이티드의 인수로 발빠르게 위기에서 벗어났다.
클라세 오디오의 델타 시리즈는 브랜드를 대표하는 아이콘과 같은 제품이다. 2003년 B&W와의 동거가 시작되며 탄생된 델타 시리즈는 이후 10 여 년 동안 다양한 프로세서와 앰프 제품군으로 B&W 스피커의 레퍼런스 앰프로 자리매김을 해왔다. 이미 한 차례의 버전 교체가 있었던 델타는 2017년 발표할 3세대 모델이 거의 완성된 상태였지만, B&W 사태(?)로 인해 모든 것이 물음표로 변해버렸고 폐업 통보를 받았다. 거의 완성 단계였던 마무리 되지 못한 신제품을 완성시켜 신제품으로 발매하는 것이 새로운 클라세 오디오 출발의 최우선 과제였다.
데이브 노버는 엔지니어링 팀을 재구축하여 3세대 델타 개발 프로젝트를 맡기고 곧바로 생산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이전까지 클라세 오디오는 하이엔드 오디오 제조업체답게 캐나다 본사에서 모든 제품들을 직접 생산을 했다. 심지어 B&W의 유명 제품이었던 도킹 스피커 제플린의 앰프 모듈까지 생산하여 납품할 정도의 제조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자체 제조 공장 외에도 B&W의 중국 공장에서 일부 모델을 생산하는 경험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새로 시작하는 클라세 오디오가 다시 제조 공장을 구축하는 일은 또 다른 비용 투자가 필요했고, 투자자인 사운드 유나이티드 또한 그리 긍정적이지는 않았던 듯 보인다. 대안으로 찾아낸 것이 데논과 마란츠의 상위 제품들을 생산하는 D&M의 일본내 공장이었다. 사운드 유나이티드 산하 계열사인 D&M이 보유한 일본 중북부 지역에 위치한 시라가와 공장에 클라세 오디오의 생산을 맡기기로 한 것이다.
개발과 생산에 이르는 모든 과정이 정리되면서 곧바로 새로운 델타 시리즈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었다. 하지만, 2018년 1월 클라세 오디오의 재출발이 발표된 이후 실제 제품이 나온 것은 2020년 초였다. 데이브 노버에 따르면, 미완 상태의 3세대 델타 개발의 마무리는 어렵지 않았으나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에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일본의 데논, 마란츠 생산 공장인 시라가와 공장은 보유한 부품들과 생산 공정이 데논과 마란츠의 제품에 맞춰져 있었다. 주로 대중적인 하이파이에 가까운 이들 제품과 달리 클라세 오디오는 하이엔드 제품이므로 전혀 다른 부품과 섀시를 사용하고 있었다. 게다가 조립 과정도 대량 생산되는 제품들과 달리, 개별 수작업에 가까운 하이엔드 오디오스러운 구조였다.
이 때문에 부품과 섀시의 새로운 부품 수급이 필요했고, 이를 일본의 시라가와 공장 시스템에 입력 시키고 관리하는 일도 필요했다. 부품의 수급과 관리를 새로 갖추는 일도 어려웠지만, 가장 힘든 일은 일본 공장의 작업자들에게 클라세의 제품을 만들고 조립하도록 교육시키는 일이 난관이었다고 한다.
이미 데논과 마란츠 제품들을 기계적으로 생산해내는 사람들에게 기존 작업 과정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하도록 시키는 일은 동양과 서양의 문화적 차이가 커서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특히 제품의 Q.C 과정에서 일본인들이 이해하지 못한 부분과 기존 하이엔드 업체들에서는 익숙한 부분들이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에 많은 충돌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실 동서양의 문제 보다는 일본산 하이파이 제품들과 서구산 하이엔드 제품들 간의 물리적인 차이가 컸던 것이다. 나사 하나 조차도 정확하게 박아 넣어야 이해가 되는 일본식 대량 생산 시스템에서 수작업으로 생산되던 하이엔드 제품들의 구조나 모양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듯 싶다. 결국 모든 문제는 해결되었고, 일본 공장 시스템에서도 클라세 오디오의 제품들이 완벽하게 생산될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일본 공장에서 생산되는 클라세 오디오 제품들은 그 어떤 하이엔드보다도 치밀하고 정밀한, 뛰어난 수준의 만듦새를 얻게 되었다고 한다.
이런 어려운 셋업 과정 끝에 드디어 3세대 델타가 2020년 시작과 함께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코로나의 여파가 있긴 했지만, 지난 한 해 동안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새로운 클라세 오디오의 델타 시리즈 발매가 이어졌고 한국 또한 마찬가지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식적인 클라세 오디오의 수입 판매가 개시되었다. 새로운 클라세 오디오의 수입원은 데논, 마란츠의 국내 수입 판매원인 D&M 코리아가 새로 맡게 되었다. 게다가 지난해 사운드 유나이티드가 B&W를 다시 인수하면서 B&W 또한 사운드 유나이티드 계열사가 되어, 곧 국내에서도 D&M 코리아가 클라세 오디오와 함께 B&W의 수입 판매도 새롭게 시작할 예정이다. 클라세 오디오와 B&W가 다시 한 자리에서 의기투합하게 된 것이다.
클라세 오디오의 새로운 시작, 델타 시리즈
2003년부터 시작된 클라세 오디오의 델타 시리즈는 클라세 오디오가 중견 하이파이 업체에서 하이엔드로 도약하는 큰 계기가 된 시리즈였다. 델타에 앞서 럭셔리 하이엔드 오디오로 선보인 오메가 시리즈가 큰 성공을 거두긴 했지만, 디자인이나 브랜딩, 마케팅은 여전히 소규모 하이파이 업체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었다.
B&W와의 협업에서 출발한 델타 시리즈는 대폭 확충된 하이엔드 엔지니어링 팀이 대거 합류하며 기술적 한계선을 돌파한 제품들로 탄생되었다. 영국과 미국의 최고 하이엔드 설계 엔지니어들이 이루어낸 결과물은 디지털 회로 설계 및 프로세싱에서 한 차원 높은 제품들을 만들어냈다. 특히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훨씬 전 시절임에도 불구하고, 그래픽 기반의 터치형 전면 디스플레이로 모든 기기의 동작과 셋업을 조작하는 인터페이스까지 선보였다.
이런 모든 설계상 차별화를 소비자들이 한 눈에 느낄 수 있도록 코스메틱 디자인까지 전문 산업 디자이너가 담당했다. 델타 시리즈의 디자인 컨셉을 잡은 것은 영국 출신의 산업 디자이너 모튼 워렌이다. 그는 B&W의 시그니처 시리즈와 노틸러스 800 시리즈의 디자인을 만든 인물로 클라세 델타 시리즈의 라운드 타입의 미려한 섀시 디자인 뿐만 아니라 기기 내 디스플레이의 그래픽 디자인의 사용자 인터페이스까지, 델타 시리즈의 모든 디자인이 그의 작품이다. 이후 아우디, 벤틀리 그리고 링컨 같은 자동차의 내부 전장 시스템의 사용자 인터페이스까지 다룬 것을 감안하면 클라세 오디오의 인터페이스 수준이 상당한 수준임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아날로그 프리앰프에서 디지털 프로세서까지, DELTA PRE
클라세 오디오 프리앰프의 시작은 데이브 리치가 설계한 DR-6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5년 등장한 최초의 클라세 프리앰프이자 전원 분리형 프리앰프인 DR-6는 이후 마이너 체인지를 통해 mk2 등을 거쳤다. 데이브 리치의 퇴사 이후 이니셜 DR을 제거한 ‘Six’라는 이름의 모델로 이어졌고, CP60, 65 같은 모델을 거쳐 궁극의 프리앰프인 오메가를 통해 럭셔리 플래그십 프리앰프로 진화했다.
오메가 이후 델타 시리즈로 이어지며 순수 아날로그 프리앰프는 변화점을 맞게 된다. 새로운 코스메틱 디자인과 새로운 터치형 그래픽 인터페이스를 통해 디지털 컨트롤 기술이 더해진 첨단 프리앰프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델타 시리즈의 첫 프리앰프로 등장한 CP-500은 그런 변화의 모습을 잘 보여주었으나 DR-6부터 이어온 고급 프리앰프 수준은 아니었다. 실제로 DR-6부터 오메가 프리앰프의 뒤를 잇는 계보로 등장한 것은 이후 등장한 CP-700 이었다. 순수 아날로그 프리앰프로 분리된 전원부에 풀 디스크리트의 듀얼 디퍼런셜의 럭셔리한 회로 설계로 델타 시리즈의 순수 아날로그 프리앰프 최고 자리를 차지했다.
델타 시리즈의 플래그십 아날로그 프리앰프 CP-700. 전원부와 오디오 회로를 분리한 플래그십 프리앰프의 전통을 이어받은 순수 아날로그 프리앰프의 마지막 모델.
클라세 오디오에는 이와 같은 순수 아날로그 프리앰프 외에도 홈시네마를 위한 서라운드 프리프로세서도 별도의 라인업으로 갖춰져 있었다. 과거 오메가 시리즈 때부터 SSP-75 같은 하이엔드 프로세서를 만든 업체답게 델타 시리즈에서도 SSP-300, SSP-600을 시작으로 SSP-800까지 다양한 멀티채널 서라운드 프로세서를 시대별로 꾸준히 내놓았다.
흥미로운 점은 2010년을 기점으로 시장의 판도가 바뀌었다는 점이다. 2008년 이후로 컴퓨터 기반의 파일 재생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났다. 컴퓨터의 USB를 오디오로 활용하는 USB Audio 재생이 늘어나면서 소스 기기이자 프리앰프 역할로 컴퓨터가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이에 반해 홈시네마의 서라운드 프로세서 수요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맞춰 클라세 오디오의 제품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린의 Sondek CD12와 Unidisk, 마크레빈슨의 30.6/31.5 등의 디지털 소스 기기를 설계했던 엔지니어들을 대거 영입하여 내놓은 클라세의 CDP 시리즈를 과감하게 접고 프리앰프를 소스 기기와 하나로 하는 새로운 컨셉의 프리프로세서이자 컨트롤러로 새롭게 구축하기로 한 것이다.
2012년 등장한 델타 시리즈의 첫 프리앰프 프로세서 모델인 CP-800이 그 주인공이다. 이 프리앰프는 2채널 스테레오 프리앰프의 기본 회로에 USB Audio를 비롯한 다양한 디지털 입력을 내장시키고, 심지어 아이팟/아이폰을 연결하여 음악 파일 재생까지도 가능하도록 만든 미디어 센터에 가까운 프리앰프였다. 단순히 DAC 만 넣은 것이 아니라 이미 SSP 서라운드 프로세서에서 보여준 DSP 회로와 알고리듬을 함께 내장시켜 디지털 EQ와 디지털 크로스오버(서브우퍼 출력 지원) 기능을 넣은 프로세서 기능을 대거 장착시켰다.
퓨어 아날로그 프리앰프 회로 기반이지만, 각종 디지털 재생과 DAC 그리고 DSP와 각종 알고리듬이 투입되는 만큼 설계의 책임은 린의 CD12와 클라세의 CDP 시리즈를 책임졌던 앨런 클럭이 맡았다. 새로운 개념의 프리앰프/프로세서/DAC인 CP-800은 파일 재생과 컴퓨터 등의 디지털 재생이 많은 하이파이 판도에 최적화된 제품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이더넷 스트리밍 기능을 추가하여 DLNA/UPnP 네트워크 스트리밍 기능이 더해진 CP-800mk2 로 마이너 체인지가 한 차례 있었다. 그리고 지난 2016년 3세대 델타 시리즈에 맞춰 새로운 모델로 발매될 예정에서 사라졌던 것이 바로 리뷰 모델인 ‘델타 프리(DELTA PRE)’이다. 약간의 난관은 있었지만, 새롭게 출발하는 클라세 오디오에 맞춰 완성된 새로운 델타 시리즈의 브레인으로 한층 개선된 성능으로 진화를 이룬 것이 3세대 델타이자 프리앰프인 델타 프리이다.
델타 프리의 기술적 특장점들
새로운 3세대 델타 시리즈는 전작과 유사한 점도 많지만 세부적으로는 상당한 변화가 있다. 가장 큰 것은 개발팀의 변경이다. 아날로그 설계를 담당한 낭 뉴엔과 디지털 설계를 책임진 앨런 클럭은 모두 CP-800 이후 클라세를 떠났다. 대신 새로 영입된 엔지니어 세르주 이그나(Sergiu Ignat)가 3세대 델타 시리즈 전체 설계를 이끌었다. 델타 프리도 마찬가지다.
제품 이름이 번호 대신 모델명으로 고정된 새로운 프리앰프인 델타 프리는 기본 설계 방향 자체가 오리지널인 CP-800과 크게 다르지 않다. 풀 밸런스드로 설계된 아날로그 프리앰프 회로의 기본 뼈대 위에 USB-Audio와 네트워크 스트리밍 같은 다양한 디지털 입력 기능을 제공한다. 여기에 DSP를 통해 각종 EQ 기능과 서브우퍼 사용을 가능하게 하는 디지털 크로스오버 기능을 넣어 재생 시스템의 상태에 따라 다양한 시스템 셋업을 가능하게 해준다. 이 DSP는 좌우 채널에 각각 5밴드의 파라미트릭 EQ를 제공하여, 특정 주파수의 컷팅이나 부스팅을 사용자가 직접 조정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음향 보정 시스템이 설계되어 있지만, 룸 코렉션같은 공간 음향 보정 기능은 별도로 탑재되어 있지 않다. 이에 대해 브랜드 디렉터인 데이브 노버는 다음과 같이 그 이유를 설명했다. 디랙, 오디세이, 룸 퍼펙트 같은 여러 공간 음향 보정 알고리듬이 완벽한 공간 인식 및 셋업이 아니라, 어느 정도의 환경 조건을 파라미터 수치로 가정해 놓고 마이크로 측정하여 이를 가상 시뮬레이션하는 방식으로 음향을 보정하고 있다. 게다가 그 결과물도 측정할 때마다 결과가 제각각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한 음향 보정 시스템이라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의 측정 서비스가 더해진다면 그 측정 및 분석에 맞춰, 결과에 걸맞은 EQ 셋업을 델타 프리에 넣어주면 그것이 더 정확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물론 전문가의 측정 도움이나 사용자의 측정 및 셋업 능력이 필요하다는 전제하에 말이다.
델타 프리의 내부. 크게 2개의 회로 기판과 1개의 전원 회로로 구성되어 있다. 회로 기판은 6층 기판이 사용되었으며, 모든 전원은 디지털 회로와 아날로그 회로가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
디지털 회로는 자체 설계한 FPGA 기반의 디지털 필터가 동작하며, DAC 회로는 AKM의 AK4497 DAC 칩을 사용했다. 총 8채널 분량의 DAC 칩을 투입하여 풀 밸런스드에 듀얼 디퍼런셜 모드 설계가 이루어져 있다. 전작에서는 울프슨의 WM8471, 스테레오 DAC를 채널당 1개씩 썼던 것에 비해 물량 투입과 회로의 규모가 2배로 증가된 셈이다. 이와는 별도로 서브우퍼를 위한 크로스오버 기능을 활용할 경우에는 서브우퍼 전용 DAC로 WM8471이 별도의 DAC 회로로 설계되어 있다.
이러한 디지털 필터 시스템 덕분에 프리아웃은 다양한 구성을 사용자가 직접 설정할 수 있다. 2개의 좌/우 기본 스테레오 출력 외에 3개의 프리아웃 단자가 추가로 제공되며 이들 단자는 2.1/2.2채널의 서브우퍼 출력이 더해진 프리아웃 구성 또는 바이앰핑을 위한 더블 출력 모드로 설정할 수 있다.
USB Audio는 한층 진화하여 DSD256, PCM384까지 재생이 가능해졌으며, 이더넷 스트리밍을 사용할 경우는 DSD64, PCM192까지 재생을 지원한다. USB Audio와 이더넷 스트리밍은 외부 업체의 솔루션이 아닌 자체 개발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제작되어 있다. 별도의 무선 기능은 없지만, 애플의 AirPlay를 지원하고 기기 전면의 USB 포트에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연결하면 기기에 담긴 음원 재생이 가능하다. 단, USB 메모리나 외장 하드를 통한 파일 재생은 지원하지 않는다.
디지털 입력들과 달리 아날로그 입력들은 디지털 바이패스라는 기능이 제공된다. 위에 설명된 모든 DSP 관련 소프트웨어적인 기능들은 각 입력마다 적용 여부를 직접 선택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따라서, 퓨어 아날로그 프리앰프로 사용하려면 설정 메뉴에서 해당 입력에 디지털 바이패스 기능을 설정해주면, A/D 변환이후 DSP로 처리되는 전 과정이 바이패스되어 순수한 아날로그 프리앰프와 볼륨 컨트롤 기능만 적용된다. 볼륨 컨트롤은 린의 Klimax Pre에 사용된 볼륨 컨트롤 회로를 사용하였으며, -93dB에서 +14dB까지 전체 볼륨을 400 스텝으로 컨트롤 할 수 있다.
전작과 달라진 또 하나의 특징은 HDMI의 옵션화와 포노 앰프의 기본 장착이다. 절반 이상이 HDMI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에 따라, HDMI는 별도의 옵션 보드로 만들어 필요한 사람들만 별매로 장착할 수 있도록 바꾸었다. 줄어든 비용 만큼의 예산은 거꾸로 아날로그 포노 앰프 회로를 기본 탑재로 넣을 수 있게 해주었다. MM/MC에 대응하는 포노 앰프는 풀 밸런스드 방식으로, 임피던스와 로딩, 게인등의 설정을 모두 설정 메뉴를 통해 입력하는 방식이라서 앰프를 열고 딥스위치를 조정하는 등의 번거로운 작업이 필요없다. 턴테이블 유저들은 포노 앰프없이 델타 프리만으로도 아날로그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전원부의 개선도 눈에 띈다. CP-800은 자체 개발한 스위칭 모드 전원부로 동작했다. 이와 달리 델타 프리는 아날로그용 리니어 전원부와 디지털용 스위칭 전원부가 각기 분리, 설계되어 있다. 따라서, 전원부의 고급화와 전원 분리를 통해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영역 분리를 취해 힌층 하이엔드적인 구성으로 개선되었다.
델타 프리 + 델타 스테레오 파워 후면부
사운드 퀄리티
테스트에는 ATC의 SCM100SE를 사용하고, 파워 앰프로는 델타 스테레오와 EAR의 509 모노 블록 파워 앰프를 사용했다. 디지털 소스 기기의 성능 비교를 위해 브링크만의 나이키스트 mk2 네트워크 스트리밍 플레이어도 함께 테스트에 사용했다. 먼저 브링크만을 소스 기기로 시청에 임했다.
지금까지의 클라세 제품들은 B&W 스피커의 매칭 대상으로 인식되어 여성적이거나 약간 밝고 가늘게 들리는 여성적 경향의 사운드라는 인식이 없지 않았다. 델타 프리도 뿌리는 예전 개발팀이 설계한 CP-800에 두고 있지만 3세대 개발팀이 새롭게 설계를 바꾸고 완성된 제품이라서 확실히 역동적이며 여성적이라는 전작의 평가와는 많이 달라졌다.
델타 프리의 가장 큰 개성은 넓은 사운드스테이지다. 넓은 큰 스케일의 사운드스테이지에 음색은 지나치게 가늘거나 여성적인 경향으로 흐르지 않고, 강건하고 탄탄한 구조적 형태를 유지한다. 여기에 저역의 힘이 느껴지는 남성적 면모와 선명한 디테일을 갖추어 힘찬 사운드를 들려준다. 호방하게 펼쳐지는 스테이징은 넓고 투명하여 녹음에 담긴 심도와 좌우의 펼침을 제대로 그려낸다. 음색은 중립에서 약간은 밝은 경향이긴 하나 거의 중립에 가까운 수준이다. 굳이 음상의 전후 움직임을 평가하자면 뒤로 펼쳐지기 보다는 포워드하게 그려지는 타입에 가깝다. 특별히 대역별 밸런스가 강조되는 부분은 없지만 중역의 단단함과 저역의 탄탄함은 델타 프리가 지닌 강건한 남성적 사운드에 도움을 주는 부분이다. 저음의 양감이 늘어나거나 고역의 에지가 강조되는 느낌도 별로 없다. 해상력은 좋은 편이면서도 고역에 인위적인 에지감을 만들거나 하지는 않는다.
번스타인이 지휘한 <말러: 교향곡 2번>의 피날레를 들으면 전체 악단의 무대가 상당히 넓게 좌우로 펼쳐지며, 합창단까지의 뎁스도 꽤 깊게 잘 뽑아낸다. ATC가 지닌 모니터적인 선명도가 해상력과 디테일 그리고 심도를 모두 활용하는 느낌이며, 음량의 총주에서도 시끄럽거나 딱딱해지는 일이 거의 없다. 오르간의 저음도 양감은 많지 않지만 선명한 저음의 존재감을 잘 그려낸다. 델타 스테레오 앰프와의 기본 조합의 인상도 훌륭하지만, EAR의 509 모노 블록 파워 앰프에서는 좀 더 유연한 투명한 시야와 부드러운 질감과 색채가 더해진다.
번스타인이 지휘한 <말러: 교향곡 2번>의 피날레를 들으면 전체 악단의 무대가 상당히 넓게 좌우로 펼쳐지며, 합창단까지의 뎁스도 꽤 깊게 잘 뽑아낸다. ATC가 지닌 모니터적인 선명도가 해상력과 디테일 그리고 심도를 모두 활용하는 느낌이며, 음량의 총주에서도 시끄럽거나 딱딱해지는 일이 거의 없다. 오르간의 저음도 양감은 많지 않지만 선명한 저음의 존재감을 잘 그려낸다. 델타 스테레오 앰프와의 기본 조합의 인상도 훌륭하지만, EAR의 509 모노 블록 파워 앰프에서는 좀 더 유연한 투명한 시야와 부드러운 질감과 색채가 더해진다.
고고 펭귄의 에비로드 스튜디오 라이브를 들으면, 2번 스튜디오의 작지 않은 공간의 크기를 금방 알 수 있을 정도로 넓고 투명한 무대의 분위기를 전해준다. 탁월한 잔향감과 울림을 살려내는 능력에서 델타 프리의 재능을 쉽게 알 수 있다. 게다가 이 녹음의 장점인 드럼과 베이스의 리드미컬하면서도 에너지가 실린 리듬감을 혈색 좋은 힘찬 사운드로 그려내어 남성적인 이미지의 델타 프리의 개성을 느낄 수 있었다. 애비로드라면 B&W와 클라세의 모니터링 시스템이겠지만, 델타 프리와 델파 파워 또는 EAR이 더해진 ATC의 사운드도 기대 이상으로 훌륭한 매칭을 들려주었다.
보컬 재생에서도 마찬가지다. 사라 바렐리스의 라이브 중 ‘Goodbye Yellow Brick Road’를 들으면 라이브 녹음의 현장 분위기 재현도 사실적이며 입체적이다. 냉랭함보다는 온기가 실린 이 녹음의 공간감도 델타 프리와 델타 스테레오 파워는 기분 좋은 시원함으로 듣기 좋게 그려낸다. 피아노 타건의 목질감도 메탈릭하게 변색되는 일 없이 나무적 질감을 그대로 전달해준다. 또한 보컬이 지닌 두께와 에너지 그리고 진한 색채는 얇거나 시끄럽게 변색되지 않고 단단한 중역의 순도 높은 사운드로 그대로 재현된다.
다음으로 브링크만 플레이어가 아닌 델타 프리 자체의 스트리밍 기능을 사용하여 내장된 DAC에 의한 재생음을 체크해보았다. 이 사운드 또한 나쁘지 않다. 진공관 기반의 출력단 설계를 지닌 브링크만에 비해 확실히 전체적으로 힘과 탄력이 더해진 사운드로 훨씬 강건한 톤 컬러가 높아진다.
브링크만이 자랑하는 진공관 튜닝 사운드의 세밀하고 부드러우며 디테일이 줄어드는 대신 스케일감이 훨씬 크게 느껴지는 커다란 음상과 중저역의 단단함과 빠르고 정확한 저음으로 다이내믹스의 향상이 눈에 띄게 나타난다. 중역의 힘과 투명도가 높으며 고역의 디테일도 수준급 사운드로 유지된다. 진공관의 장점을 살린 브링크만에 비하면 약간의 에지감이 더해지는데, 이는 음악을 힘차고 다이내믹하게 연출하는 데에 좋은 효과를 제공한다.
다만, 볼륨이 커지거나 대편성이나 음 수가 많은 녹음들에서는 브링크만에 비해 약간 산만해지거나 고역이 강조되는 현상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이는 두 기기가 지닌 가격차의 한계점일 수도 있다. 브링크만은 델타 프리에 비해 2배 가까운 가격의 전용 소스 기기이다. 델타 프리의 단점이라기 보다는 기기 간의 등급 차이로 보는 것이 맞다. 반대로 델타 프리가 프리앰프로서 이 정도의 디지털 소스 퍼포먼스를 내주는 것은 오히려 상당한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또한 1,000 만원 미만의 웬만한 소스 기기라면 차라리 그 돈을 앰프나 케이블 등에 투자하고 델타 프리를 메인 소스 기기이자 프리앰프로 쓰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정리
3년 만에 완전체로 등장한 클라세 오디오 3세대 델타 시리즈, 그 핵심이 되는 델타 프리앰프는 지금까지의 클라세 이미지를 일거에 바꾸는 새로운 사운드로 변신에 성공했다. 순수한 아날로그 오디오파일이 원하는 프리앰프에 머무르지 않고, 스트리밍과 디지털로 현대 오디오파일들에게 가장 이상적인 솔루션으로 프리앰프의 개념을 새롭게 정의내렸다. 네트워크 스트리밍과 USB Audio 및 광/동축의 디지털 입력이 제공하는 디지털 소스 기기로서의 사운드 퀄리티도 매우 휼륭하다. 여기에 아날로그 소스 뿐만 아니라 MM/MC 포노 앰프까지 갖추어 모든 음악 소스에 대응하는 올라운더의 재능을 보여준다. 다양한 디지털 기능들이 필요없는 순수한 프리앰프를 원한다면 디지털 바이패스를 통한 퓨어 아날로그 프리앰프로도 즐길 수 있다.
변신의 백미는 사운드에 있다. 다크 그레이로 바뀌는 외형 색상과 분위기처럼 남성적으로 변신한 사운드적인 개성도 새로운 클라세, 새로운 델타의 이미지에 아주 잘 맞아 떨어진다. B&W의 800 시리즈 모니터 스피커들과 스튜디오의 레퍼런스로 개발되었던 시스템의 역사 덕분인지 ATC의 모니터 스피커들과도 꽤나 좋은 상성을 보여준다. 오히려 지금까지 B&W라는 이름에 갇혀 있던 재능이 이제 다시 새롭게 재평가를 받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가격 대비 성능도 빠질 수 없다. 요즘 하이엔드 기기들의 가격을 고려하면 클라세의 델타 시리즈는 거의 바겐세일이나 다름없다. 이 정도 만듦새와 이 정도 사운드 퀄리티라면 이 가격대에 상대할 만한 경쟁자를 찾기란 쉽지 않다. 놓치지 말고 들어봐야 할 클라세의 새로운 변신과 시작이다.
클라세 오디오가 처음으로 설립된 것은 1980년의 일이다. 스피커 제조 업체 출신의 전자 공학 엔지니어였던 ‘데이빗 리치(David Reich)’가 동료들과 의기투합하여 다섯 명이 하이파이 앰프 전문 회사를 세운 것이 클라세 오디오의 시작이었다. 캐나다 온타리오 지역에서 시작한 업체답게 회사 이름 ‘클라세(Classé)’는 불어로 ‘정평이 있는, 권위가 있는’ 뜻하는 단어이다. 의미도 의미지만 이름을 클라세로 지은 이유는 발음이 ‘클라시이’ 불리워 마치 Class A 처럼 발음이 되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KRELL 그리고 CLASSE
클라세와 크렐? 뜬금없이 보이겠지만, 회사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두 업체는 하나의 시작점을 갖고 있다. 클라세를 설립한 데이빗 리치는 클라세에 앞서 캐나다의 유명한 스피커 업체였던 ‘데이튼 라이트(Dayton Wright)’에서 엔지니어 경력을 시작했다 데이튼 라이트는 쿼드 ESL, 아포지 처럼 정전형 스피커로 유명한 캐나다 업체로 당시에는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던 스피커 업체였다. 정전형 스피커는 다이내믹형 일반 패시브 스피커들과 달리, 고압의 동작을 위한 별도의 전원 회로가 필수적이었다. 이를 위해 회사에는 전기/전자 분야의 엔지니어들이 필요했고, 데이빗 리치는 대학 졸업 후 데이튼 라이트에서 회로 설계를 하며 경력을 쌓았다.
70년대의 끝자락으로 향하여 데이튼 라이트는 서서히 내리막을 향하고 있었다. 이때, 데이빗 리치는 회사를 그만두고 직접 앰프 회사를 차린 것이 클라세 오디오였던 셈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같은 시기에 데이튼 라이트를 그만두고 또 다른 앰프 회사를 미국에 설립한 엔지니어가 있었는데, 현재 다고스티노 마스터 오디오 시스템을 운영중인 댄 다고스티노가 그 주인공이다. 다고스티노는 데이튼 라이트를 그만두고 미국 코네티컷으로 건너와 크렐 인더스리를 설립하여 세계적 앰프인 ‘크렐(KRELL)’을 만들었다. 다고스티노와 데이빗 리치는 같은 데이튼 라이트 출신의 일렉트로닉스 엔지니어로 설계 경력을 쌓은 뒤 같은 시기에 회사를 나와 각자의 앰프 회사를 설립한 것이다.
출신과 시기만 같은 것이 아니다. 두 엔지니어는 정전형 스피커 회사 출신답게 스피커 구동에 필요한 회로의 모든 것을 꿰뚫고 있었다. 특히 정전형 스피커는 뛰어난 사운드에 비해 초저 임피던스로 앰프에게 상당한 구동력을 요구하는 단점이 있었다. 덕분에 다고스티노와 데이빗 리치는 낮은 임피던스의 스피커들을 제대로 드라이브하는 앰프의 힘을 설계의 기본으로 삼았다. 게다가 둘은 Class A 앰프만을 설계한다는 공통 주제로 앰프를 설계했다. 스펙 숫자 상의 대출력 보다는 엄청난 전원부와 전류 증폭으로 임피던스에 상관없이 스피커들을 자유자재로 구동하는 여유를 보여주는 앰프를 만든 것이다.
Class A의 Classe Audio
마이크 비글라스
1980년 회사를 설립하고 초기 설계 제품이 지인들을 통해 주변에 알려지게 되었는데, 이 제품을 접하고 적극적으로 접근한 사람이 ‘마이크 비글라스(Mike Viglas)’라는 자동차 세일즈맨이었다. 마이크 비글라스는 그리스 출신의 캐나다인으로 1950년대에 캐나다로 이주하여 60-70년대에 포드 트럭을 캐나다에서 가장 많이 판매하며 성공을 거둔 세일즈맨이었다.
그가 클라세에 참여하게 된 일화가 있다. 어느날 지인들을 불러 모아 파티를 하던 중, 음악을 틀어 놓았던 진공관 앰프가 불에 타버리면서 파티를 망쳐버렸다고 한다. 이후 성능 좋은 앰프를 찾던 중 클라세의 앰프를 접하게 되었고, 그 성능에 가능성을 본 마이크 비글라스는 적극적인 조언과 함께 클라세에 투자를 하기로 한 것이다. 설립 2년차에 재무적 투자자로 클라세 오디오에 인연을 맺은 마이크는 1985년에 본격적으로 회사 경영에 참여하게 된다.
마이크 비글라스의 재무적 기반 위에 데이빗 리치의 Class A 기반의 앰프는 설계자의 이름 이니셜을 붙인 DR 시리즈로 성공을 거두게 된다. 초기작인 DR-2, DR-3 같은 파워 앰프를 시작으로 DR-6 같은 플래그십 프리앰프로 이어지며 Class A 앰프의 대표 주자로 캐나다의 클라세, 미국에는 크렐의 구도를 만들었다. 사실 클라세나 크렐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정전형 스피커도 거뜬히 구동해내는 놀라운 파워의 안정된 성능 그리고 Class A의 탁월한 사운드 덕분이지만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당시 최고로 불리우던 하이엔드의 대표 주자였던 마크레빈슨 앰프에 비견될 만한 성능과 존재감을 보여주면서 불과 절반 내지는 30% 수준의 가격으로 제품을 내놓은 것이 성공을 거두게 된 비결 중 하나였다.
경영자 vs 엔지니어, 자본 vs 기술
성공적인 출발로 안정적인 브랜드 명성까지 쌓으며 잘 나가는 듯 했지만 클라세 오디오 또한 다른 벤처 기업들이 그렇듯이 성공적인 결과는 구조적 충돌을 낳게 되었다. 자본가로 합류한 마이크의 생각과 순수 엔지니어인 데이빗 리치는 의견 대립이 잦았고, 회사의 방향성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갖게 되었다. 기술 위주로 생각하는 엔지니어와 달리 사업성과 회사의 목표를 생각한 자본가이자 경영자는 결국 파국을 맞게 되었다. 1991년, 클라세 오디오를 세운 데이빗 리치는 자본 앞에 무릎을 꿇고 회사를 떠나게 된다. 비슷한 데자뷔가 15년 뒤 미국의 크렐에서도 똑같이 벌어지게 되어 결국 다고스티노도 크렐을 떠나 다고스티노를 설립한 것까지 크렐과 클라세는 똑같은 길을 걷게 되었다. 아무튼 회사에서 쫓겨나듯 나온 데이빗 리치는 미국으로 건너가 맥코맥 오디오 등의 여러 회사를 전전하며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온갖 고생을 하게 된다. 결국 2000년에 세타 디지털의 치프 엔지니어로 자리를 잡으며 어두운 세월을 마감하게 되었다(한참 뒤에 세타 또한 매각되며 다시 한 번 비운의 시절을 겪긴 하지만 말이다).
본격적인 하이엔드를 향한 도약
창업자이자 엔지니어링의 핵심인 데이빗 리치가 떠났지만, 회사를 이끄는 마이크 비글라스는 처음부터 계획이 있었다. 그는 1987년에 클라세 오디오에 입사한 베트남계 직원이자 신입 엔지니어인 낭 뉴엔(Nang Nguyen)의 재능을 눈여겨 보았다. 회로 설계에 재능을 보인 초짜 직원에게 본격적이고 체계적인 엔지니어 수업을 받도록 대학에 보내주고 기술 경력을 쌓도록 투자를 하여 클라세 앰프 설계의 주인공이 되도록 만들었다.
데이빗 리치가 떠난 뒤, 낭 뉴엔은 마이크의 지시 아래 클라세 앰프들을 전부 새로 설계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클라세 앰프들에 있던 제품명 DR이 사라지고, 클라세 오디오를 뜻하는 CA 이니셜의 제품들이 등장하게 된다. 이후 5년간 CP/CA 같은 이니셜의 새로운 클라세 앰프들이 중급 하이파이 앰프로 등장하며 다시 클라세 오디오는 하이파이 앰프 업체로서 이미지를 살리게 된다.
데이빗 리치 이후 새로운 클라세 오디오의 변신에 성공한 마이크 비글라스는 낭 뉴엔에게 커다란 프로젝트를 지시하는데 클라세를 하이엔드 오디오 반열에 오르게 만들어 준 앰프인 오메가 프로젝트가 그것이었다. 안정적인 성능에 쓸만한 사운드로 가성비 좋은 중급 하이파이 앰프를 벗어나 최고의 퍼포먼스와 최고의 사운드를 들려줄 수 있는 초 하이엔드 앰프를 만드는 것이 오메가 프로젝트의 목표였다.
수 년에 걸친 개발 끝에 오디오 쇼에 프로토타입 으로 등장한 오메가 파워 앰프는 세계 각지의 오디오 디스트리뷰터들로부터 발매에 대한 문의가 빗발치게 만들었다. 자신감을 얻은 클라세는 2년에 걸친 개발 마무리를 통해 1998년부터 오메가 파워 앰프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후 짝을 이루는 오메가 프리앰프가 등장했으며, 오메가 시리즈는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공교롭게도 클라세의 오메가 시리즈는 같은 시기에 등장한 크렐의 FPB 시리즈와 경쟁적 대립구도를 보이며 하이엔드 앰프로서 완전히 자리잡게 된다.
일례로 당시 하이엔드 스피커로 최고의 자신감을 보여주었던 아발론에서 플래그십 모델인 센티넬 스피커의 액티브 우퍼 구동을 위한 파워 앰프를 클라세에 의뢰할 정도였다. 아발론의 닐 파텔은 클라세에 사운드에 대한 조언과 의견을 나누며 두 회사의 협업이 이루어졌는데, 이는 당시 클라세의 위상을 보여준 증거라 할 수 있다. 세계적 하이엔드로 거듭한 오메가 시리즈는 오미크론이라는 또 하나의 주니어 모델로 이어지며 탄탄한 하이엔드 앰프 업체로서의 명성을 이어가게 되었다.
2. B&W 그룹의 일원으로
이처럼 오메가 시리즈로 하이엔드로 도약한 클라세 오디오의 성공에 대해 높은 잠재력을 주시한 사람이 있었다. 또 다른 캐나다인이자 세계적 스피커 업체인 B&W의 대표였던 조 앳킨스(Joe Atkins)였다. 클라세의 마이크 비글라스처럼 캐나다인으로 B&W를 인수하여 세계적 스피커로 발돋움시킨 그는 클라세 오디오의 재능과 가능성을 일찌감치 파악했다. 같은 캐나다 출신이자 업체라는 점도 클라세 오디오를 좀 더 정확히 꿰뚫어 볼 수 있는 조건이 되었다.
마이크 비글라스와 같은 캐나다인이자 B&W 그룹의 회장인 조 앳킨스는 클라세의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었다.
조 앳킨스는 마이크 비글라스에게 인수 제의를 통해 클라세 오디오를 B&W 그룹의 일원이 되도록 설득했다. 2001년 조 앳킨스는 클라세 오디오를 B&W 산하 브랜드이자 자체 일렉트로닉스 전문 업체로 인수했다. 하지만 회사 경영에 대해서는 마이크 비글라스 체제를 그대로 끌고 갔다. 대신 B&W의 생각에 방향에 걸맞은 브랜딩 및 마케팅을 소화해낼 수 있는 전문 경영인을 별도로 영입하여 클라세 오디오에 합류시켰다. 당시 클라세 오디오의 새로운 에너지를 불어넣은 인물로 스카웃된 사람이 현재 클라세를 이끌고 있는 데이브 노버(Dave Nauber)였다.
데이브 노버
회사의 대표는 마이크였지만, 데이브 노버는 실제 기획과 마케팅을 총괄하며 B&W와 공동작업을 진두지휘했다. 데이브 노버는 클라세 합류 전까지 마크레빈슨과 프로시드 브랜드를 이끌었던 마드리갈의 세일즈 및 마케팅을 맡았던 인물이었다. 대학 시절부터 오디오 업계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자연스럽게 하이엔드 업체들을 몸소 체험한 데이브 노버는 매우 흥미로운 경력을 갖고 있다. 시카고 인근에 있는 일리노이 주립대 출신인 그는 대학 시절, 인근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오디오/비디오 전문 인스톨러이자 딜러 업체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오디오 업을 배웠다.
당시 이 업체의 대표가 훗날 Balanced Audio Technology를 설립한 투자자이자 대표였던 제프 푸어(Geoff Poor)였다. 덕분에 졸업후 마드리갈에 입사하여 마크레빈슨의 엔지니어링에서부터 세일즈 및 마케팅까지 모두 섭렵하는 경험을 쌓게 되었던 것이다.
앨런 클락톰 칼라타이어트Linn Sondek CD12마크레빈슨 31.5
이런 하이엔드 업계의 내부 구조를 샅샅이 꿰뚫고 있는 데이브가 클라세 오디오에 합류한 것은 클라세 오디오가 변신하는 데에 큰 밑바탕이 되었다. 그는 마크레빈슨 출신 엔지니어들을 클라세 오디오로 스카웃해왔으며, B&W를 통해 영국의 Linn에서도 유명한 엔지니어를 스카웃해왔다. 린의 역사적 명기였던 CD 플레이어인 Sondek CD12를 만든 앨런 클락 같은 엔지니어와 마크레빈슨의 플래그십 CD 시스템인 31.5/30.6 CD 트랜스포트/DAC를 설계한 톰 칼라타이어트 같은 엔지니어들이 새로운 클라세의 엔지니어링 책임자로 들어왔다. 앰프 설계는 오메가 시리즈를 성공시킨 낭 뉴엔이 맡았다.
영국 출신의 세계적 산업 디자이너인 모튼 워렌은 조 앳킨스가 인수한 B&W 시대를 대표하는 명작 제품들을 설계한 인물이다. 노틸러스 800 시리즈를 시작으로 제플린 같은 멀티미디어 스피커까지 B&W의 대표작들은 모두 그의 영감이 만들어낸 결과물들이다.
새로 갖춰진 것은 엔지니어들 뿐만이 아니었다. 모기업인 B&W를 통해 B&W의 노틸러스 800 시리즈 스피커와 시그니처 800 같은 B&W의 아이콘 스피커들의 디자인을 담당했던 산업 디자이너 모튼 워렌(Morten Warren)에게 새로운 클라세 앰프들의 디자인을 맡겼다. 세계적 성공을 거둔 오메가 시리즈이긴 했지만 산업 디자인적인 측면에서는 다소 투박하고 아마추어적인 부분이 없지 않았다. 그런 부족한 점들을 완전히 바꾸어 세련된 하이엔드 럭셔리 기기에 걸맞은 디자인을 새로운 클라세의 이미지로 만들고자 했다. 이처럼 클라세 오디오의 부족한 부분이었던 디지털 분야와 디자인 요소를 모두 보강하여 본격적인 하이엔드 업체로 환골탈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클라세 델타
데이브가 새로운 클라세 오디오 팀을 꾸린 뒤, 2003년 새로운 체재의 클라세 오디오는 처음으로 새로운 클라세 오디오의 시리즈를 발매하게 된다. 그것이 오늘날 클라세의 주력 모델인 델타 시리즈이다. 과거 하이엔드라는 목표를 향한 프로젝트로 끝이자 출구를 의미하는 오메가 시리즈를 내놓았다면, 차이(difference)를 의미하는 델타 시리즈는 지금까지의 클라세 오디오와는 전혀 다른, 새로워진 달라진 클라세를 보여주기 위해 프로젝트 이름으로 ‘델타’를 정했다고 밝혔다.
새로 시작된 델타 시리즈는 단순한 프리/파워 앰프 뿐만 아니라 CD 플레이어, DVD 플레이어, 멀티채널 프로세서 등의 다양한 디지털 기기들이 함께 등장했다. 시기적으로 DVD와 홈시어터의 붐이 일었던 시기였기 때문에 가장 앞선 기능과 첨단 DSP 및 프로세싱 능력에 하이엔드 하이파이의 능력을 모두 보여준 것이 클라세의 델타 시리즈였다. 일례로 전면 디스플레이가 GUI에 가까운 디스플레이로 구현되었고 터치식 디스플레이를 통해 각종 메뉴를 자유자재로 조정하고 셋업할 수 있도록 만들어냈다. 마치 피처폰 시대에서 스마트폰을 처음 보는 듯한 놀라운 인터페이스와 다양한 기능들이 더해진 신개념 하이엔드 하이파이 및 홈시네마가 클라세 델타 시리즈의 차별화였다.
새로운 델타 시리즈는 클라세로서는 파격적이었다. 게다가 새로운 델타 시리즈는 애초부터 B&W 800 시리즈의 디자인 컨셉과 어느 정도 공유된 디자인이 가미되어 800 시리즈와 패밀리룩을 이루는 부분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B&W 800 시리즈가 투입된 각종 스튜디오들, 특히 애비로드 스튜디오를 비롯한 유럽의 유명 녹음 스튜디오들의 메인 모니터링 스피커와 앰프 시스템으로 투입되며 녹음에 있어서 오리지널 사운드 시스템이라는 명성을 얻게 되었다.
B&W 제플린
새로운 클라세가 내놓은 것은 델타 시리즈 뿐만이 아니다. 모체가 되는 B&W와의 협업 프로젝트가 꾸준히 진행되었다. 가장 대표적인 작업이 B&W의 제플린이었다. 당시 아이팟 전용 스피커들이 득세하자 아이팟 전용 멀티미디어 스피커를 위한 디지털 회로와 앰프 설계를 클라세가 도맡아 개발하여, 최종 제품에 들어가는 앰프와 DAC 등의 디지털 회로 전부를 클라세가 생산하여 납품했다. 즉, 제품은 B&W의 제플린이었지만 실제 내부의 전자 회로와 앰프는 모두 클라세의 것이었다. 돌이켜 보면, CD12나 마크레빈슨의 하이엔드 DAC 등을 만든 기술자들의 재능으로 만들어진 것이 B&W의 제플린이었떤 셈이다. 클라세의 엔지니어링으로 말이다. 이 외에도 다른 B&W의 멀티미디어 기기들의 회로 설계에 클라세의 능력이 발휘되었으며, 오리지널 노틸러스 전용 액티브 크로스오버에 대한 자체 개발 프로젝트도 새롭게 시도되었었다.
새로운 클라세 오디오의 시즌 2
클라세 델타 M600
조 앳킨스와 마이크 비글라스의 매입/매각은 2001년 이루어졌지만, 실제로 완전히 관계가 정리된 것은 2010년이었다. B&W가 클라세 오디오를 100% 인수 마무리를 한 것은 2010년이며, 2010년 공식적으로 마이크 비글라스는 클라세 오디오를 떠나게 된다. 이후 클라세 오디오의 변신을 이끌었던 데이브 노버가 공식 대표로서 클라세 오디오를 이끌기 시작한다. 그 동안 미뤄졌던 델타 시리즈의 개정판을 만드는 새로운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2011년 거의 10년만에 새로운 2세대 델타 시리즈 앰프들이 등장했다.
시그마 시리즈
새로운 델타 시리즈와 함께 클라세에는 시그마 시리즈가 추가되었다. 델타 시리즈는 하이엔드로 B&W의 800 시리즈 같은 고가의 하이파이 시장을 커버했지만, B&W의 600 시리즈나 700 시리즈 같은 중간 시리즈에게는 너무도 비싼 앰프들이었다. 이런 중간급 제품군을 커버하기 위해 델타보다 저렴하면서도 가성비가 높은 퍼포먼스를 자랑하는 제품들로 새롭게 기획된 것이 시그마 시리즈였다. 이때부터 델타 시리즈와 시그마 시리즈로 나뉜 클라세 오디오 제품들은 보다 넓은 가격대의 스펙트럼을 자랑하며 시장의 빈 부분을 채워나갔다.
3. 폐업 그리고 사운드 유나이티드와의 새 출발
2016년, 5월. 클라세 오디오에게는 충격적인 뉴스가 날아오게 된다. 모기업인 B&W가 미국의 작은 IT 벤처에게 매각된다는 소식이었다. B&W를 매입한 주체는 국내 대기업인 LS 그룹 가계의 일원인 구본웅이 운영하는 벤처 투자 업체인 포메이션 그룹이었다.
포메이션 그룹
포메이션 산하에 속한 ‘에바 오토메이션(Eva Automation)’이라는 벤처 업체가 2,500억이 넘는 거액을 들여 B&W를 인수한 것이다. 이후 B&W는 커다란 내부 변화를 겪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클라세 오디오의 존폐 여부가 논의되기 시작한 것이다. 애초부터 IoT 같은 정보 통신과 멀티미디어의 결합을 염두에 둔 B&W 인수업체에게 클라세 오디오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1년 반에 걸친 지지부진한 논의 끝에 2017년 10월, B&W는 클라세 오디오의 페업을 공식적으로 발표하며 클라세 오디오를 정리했다.
데이브 노버를 비롯한 엔지니어링 팀은 큰 난관에 봉착했고, 모두 뿔뿔이 흩어지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데이브는 클라세를 살리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고, 데논, 마란츠의 D&M 홀딩스를 인수한 사운드 유나이티드에 클라세 인수 협상을 제안했다. 다행히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내 폐업 선언이 이루어진 뒤 3개월 만에 사운드 유나이티드가 클라세 오디오를 공식적으로 인수한다는 발표를 하게 되었다. 2018년 1월부로 되살아난 클라세 오디오는 사운드 유나이티드 산하 브랜드로 다시 회사의 진용을 갖추게 되었다.
과거 클라세를 새롭게 환골탈태시킨 데이브 노버는 흩어진 엔지니어들을 다시 재결성하고 몬트리올 인근 퀘벡 지역에 본거지를 재구축했다. 대신 과거와 달리 본사는 순수 개발 및 엔지니어링만 맡는 구조로 슬림한 구조에 기술 전문 연구소로 운영하게 되었다. 그 동안 함께 운영했던 제품의 생산은 모두 D&M의 데논, 마란츠의 고급 제품들을 생산하는 일본 내의 D&M 공장으로 이전시켰다. 새로운 생산 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과정에서 많은 시간과 노력이 투입되었고 거의 1년 넘는 시간이 걸렸다. 따라서, 사운드 유나이티드의 클라세 인수 발표가 있었지만 예상했던 제품 발매는 2년 가까이 지지부진하게 미뤄졌다. 일각에서는 다시 클라세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있었지만, 모든 과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면서 2020년 초에 처음으로 3세대 델타 시리즈가 공식 발매되면서 클라세의 새로운 시대가 다시 시작이 되었다.
2019년 CES에서 공식 발표된 3세대 뉴 델타 시리즈. 매지코와 짝을 이뤄 B&W가 아닌 새로운 클라세 오디오의 출발을 알렸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처음으로 델타 시리즈가 공식 발매가 되면서 그 동안 잊혀졌던 클라세의 사운드와 놀라운 가성비의 퍼포먼스가 다시 우리들 앞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이제 3세대 델타 시리즈를 통해 새로운 클라세의 사운드에 대해 살펴볼 예정이다.
최근 블루투스 이어폰 시장은 10 여 년 전의 1세대 스마트폰 시절을 연상케 한다.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핸드폰 시장이 한 순간에 바뀌던 그 시절 말이다. 삼성은 애니콜에서 갤럭시로 전환하며 빠르게 대응하여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과 애플의 양강 구도가 되었다. 블루투스 이어폰 시장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중소 블루투스 이어폰들이 시장을 만들긴 했지만 세계적 규모의 거대 시장으로 커진 것은 에어팟의 등장부터다. 아이폰과 갤럭시가 그랬듯이 삼성의 갤럭시 버즈와 애플의 에어팟이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2019년 갤럭시 S10 시리즈와 처음 등장한 갤럭시 버즈는 갤럭시 스마트폰과 함께 버전을 이루어왔다. 리뷰 제품인 갤럭시 버즈 프로는 지난 1월 15일, 갤럭시 S21 공개와 함께 발매된 갤럭시 버즈 시리즈의 4세대 모델이다. 지난해 발매된 오픈형 모델인 갤럭시 버즈 라이브를 제외하고 순수 커널형 이어폰으로 보면 갤럭시 버즈, 버즈 플러스에 이어지는 3세대 모델이다.
패시브 이어폰과 전혀 다른 최첨단 기술의 트루 와이어리스
갤럭시 버즈 프로 리뷰에 앞서 요즘 유행하는 트루 와이어리스에 대해 간단히 언급해본다. 이전의 패시브 이어폰은 오디오로 치면 스피커였다. 스피커의 역할은 소스 기기와 앰프가 만들어낸 신호를 소리로 변환해주는 패시브 타입의 트랜스듀서이다. 따라서, 좋은 이어폰은 좋은 드라이버와 안정된 하우징 그리고 좋은 케이블과 단자로 조립하는 것이 전부였다.
패시브 타입의 이어폰과 달리 블루투스로 동작하는 트루 와이어리스 이어폰은 완전히 다르다. 블루투스로 신호를 주고 받는 무선 통신 회로, 블루투스 규격에 맞춘 오디오 신호의 압축과 해제를 하는 코덱 회로, 개인적 취향에 따라 음색을 바꾸는 EQ 및 DSP, 주변 소음을 완전히 제거해주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 마이크를 통한 통화, 음성 인식 및 AI를 활용한 각종 부가 기능, 동작, 움직임을 인식하는 모션 센서와 각종 컨트롤, 증폭용 앰프 회로, 앰프용 전원부 배터리까지… 겉보기엔 손톱만한 이어폰에 불과하지만 그 속에는 엄청난 기능과 회로, 소프트웨어가 투입되고 나서야 패시브 이어폰과 같은 드라이버, 하우징으로 마무리된다. 오디오로 비유하자면 첨단 네트워크 스트리밍 및 각종 소스 기기와 앰프가 스피커 안에 모두 들어있는 최첨단 일체형 올인원 오디오가 트루 와이어리스 이어폰이다.
이처럼 블루투스 이어폰은 패시브 이어폰과는 차원이 다르다. 통신 및 오디오 회로에서 DSP, 소프트웨어 그리고 생체 인식 기능까지 총체적인 현대 하이테크 기술들을 다룰 수 없다면 절대로 좋은 제품, 좋은 소리를 만들어낼 수 없다. 여기에 꾸준한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기능 개선과 성능 개선이 더해져 제품의 퀄리티와 퍼포먼스가 최고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어야 한다. 패시브 이어폰/헤드폰의 유명 업체들이 이 분야에서 과거와 같은 명성을 얻을 수 없는 구조다. 결국 트루 와이어리스에서 최고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은 삼성, 애플 같은 세계적 빅테크 같은 기술과 제조 능력이 아니고서는 최고의 사운드와 기능을 지닌 이어폰이 나오기가 어렵다. 바꾸어 말하면 갤럭시 버즈 같은 제품이 현존 최고의 트루 와이어리스 이어폰이 될 수 밖에 없다. 한 마디로 트루 와이어리스 선택에서 있어서 과거의 이어폰/헤드폰의 명성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제 갤럭시 버즈 프로에 대해 본격적으로 살펴보자. 4세대인 버즈 프로를 크게 2가지로 정리한다면 최고의 노이즈 캔슬링과 최고의 사운드 퀄리티라 말 할 수 있다. 사운드 퀄리티는 뒤에서 다루기로 하고 먼저 노이즈 캔슬링부터 보자.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은 버즈 프로만의 특별한 기능은 아니다. 이미 많은 트루 와이어리스 제품들이 노이즈 캔슬링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그 많은 기기들 중에서 버즈 프로 같은 퀄리티의 노이즈 캔슬링을 제공하는 기기는 없다. 그 결정적인 차이는 압박감이 없는 노이즈 캔슬링의 탄생이다. 대부분의 노이즈 캔슬링 제품들은 기능을 켜자마자 주변 소음이 차단되며, 일거에 먹먹한 공간에 홀로 남겨진 느낌을 만들어준다. 소음 차단으로 조용해지는 것은 좋다. 그런데 이 먹먹한(!) 느낌은 압박감으로 느껴지며 머리 속까지 멍멍해지는 부자연스러움을 남긴다.
하지만 갤럭시 버즈 프로의 노이즈 캔슬링에는 그런 먹먹함이 하나도 없다. 말 그대로 소음만 차단되는 자연스러운 노이즈 캔슬링을 선사한다. 이런 성능은 업계 최초가 아닐까 싶다. 본래 노이즈 캔슬링은 외부 소음과 반대되는 음을 만들어 소음이 취소(!)되는 현상으로 소음을 제거한다. 대다수 제품들은 사람에게 민감한 중고역대 위주의 주파수 대역내 소음들만 제거하는 노이즈 캔슬링이었다. 하지만, 버즈 프로는 소리가 제거되는 주파수 대역을 저음역까지 확장시켰다. 버즈 프로는 118Hz 정도의 저음역에서도 -99dB의 소음 제거를 구현했다. 덕분에 중고역만 제거되고 그대로 남아있는 저음역의 소음이 귀를 먹먹하게 만들던 기존 노이즈 캔슬링과 달리 버즈 프로는 저역의 소음까지 제거하여 먹먹한 느낌이 하나도 없는 소음 제거를 구현했다. 갤럭스 버즈 프로가 그 어떤 노이즈 제거 이어폰, 헤드폰에서도 경험할 수 없던 노이즈 제거의 신세계를 체험할 수 있게 해주는 이유이다.
노이즈 캔슬링이 좋아진 것은 소음 제거를 저음역까지 확장한 것이 전부가 아니다. 고감도 마이크를 통한 정확한 외부 소음의 채집과 함께 외부 바람이 마이크로 새어들어오는 것을 막하는 윈드 실드 챔버와 메시가 더해졌다. 덕분에 실외에서 착용시 거슬릴 수 있는 바람 소리나 걸어 다니면서 사용할 때 새어 들어오는 공기 유입의 소음이 대폭 줄어들어 취약한 야외 환경에서의 노이즈 캔슬링의 효과가 한층 배가 되었다.
듀얼 콘센트릭 타입의 하이파이 드라이버
갤럭시 버즈 프로가 정말로 훌륭한 음질을 낼 수 있게 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드라이버 덕분이다. 손톱만큼 작은 버즈 프로 속에는 6.5mm의 트위터, 11mm의 우퍼로 구성된 2웨이 드라이버가 탑재되어 있다. 우퍼, 트위터 같은 2웨이 이어폰은 여러 제품들에서 쉽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삼성은 단순한 2웨이 구성이 아니라 갤럭시 버즈 프로를 위해 트위터를 우퍼의 중심부에 배치하는 듀얼 콘센트릭 타입의 일체형 2웨이 드라이버를 만들어냈다. 기존 갤럭시 버즈 시리즈 및 같은 그룹 소속인 AKG 제품에도 없던 이 드라이버는 삼성 하만과 AKG를 통틀어 가장 좋은 소리를 내주는 드라이버로 등장했다.
듀얼 콘센트릭은 위상 특성과 효율면에서 장점이 높은데 갤럭시 버즈 프로는 이런 강점을 뛰어난 음질로 만들어냈다. 대단히 명료하고 깨끗한 사운드로 지금까지 트루 와이어리스에서 들어본 적이 없는 사운드를 들려준다. 스튜디오급 사운드 감상이라는 광고가 절대 허튼 말이 아니다.
다양한 편의 기능
이 외에도 갤럭시 버즈 프로에는 다양한 기능들이 담겨있다. 대화 감지 기능은 버즈 프로를 장착한 상태에서 말을 하게 되면 목소리를 인식하여 버즈 프로의 동작 모드가 주변 소리 듣기 상태로 자동 전환된다. 앱을 끄거나 이어폰을 빼지 않고 음악이 재생되는 상태에서 그대로 상대편과 대화를 할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이다. 일정 시간동안 말을 하지 않으면 다시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으로 돌아가므로 굳이 앱을 켜고 기능을 동작시키거나 하는 등의 조작이 필요없다. 실제로 사용해 보면 상당히 편리하다. 또한 주변 소리 듣기 기능에는 소리 크기 조절 기능이 있어서 최대 20dB 정도 외부 소리를 크게 들을 수 있다. 마치 보청기와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사진=삼성전자)
통화 음질의 개선도 눈에 띈다. 갤럭시 버즈 프로에는 고감도 마이크 3개가 내장되어 이전 모델들보다 더 깨끗하고 선명한 통화음을 들을 수 있다. 실내에서는 스마트폰의 기본 스피커/마이크와 다름없는 사운드를 듣고 보낼 수 있으며, 지하철이나 버스 같은 외부 환경에서도 소리가 뭉개지거나 끊김없이 충분히 깨끗하고 명료한 통화 수준을 제공한다.
음질 튜닝을 위한 EQ 기능도 제공된다. EQ는 개별 주파수 조정 대신 미리 설정된 음향 모드를 선택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5가지 모드를 제공하는데, 어느 모드를 선택해도 음질이 나빠질 일은 없다. 기본 재생 성능 자체가 높으며 EQ 프로그램들이 매우 음악적으로 설계되어 있어서 과거 이런 제품들의 프로그램 모드와는 재생음의 퀄리티 자체가 다르다.
또한 게임 모드를 제공하여 영상과의 동기화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일반 유튜브 시청 같은 경우에는 딱히 음성 지연 현상 같은 것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게임에서는 영상과 음향의 동기화가 매우 중요한 만큼, 게임 모드를 켜면 블루투스의 딜레이 시간을 줄여 빠른 동작의 화면에서도 음향이 어긋나거나 늦게 나오는 문제가 없도록 했다.
이 외에도 돌비 헤드 트랙킹 기술을 사용한 360도 오디오 기능은 영화나 동영상 시청 중에 머리를 돌리면 머리 회전에 맞춰 소리가 원래 위치에서 나오도록 해주는 기능이다. 이어폰을 꽂고 있어도 소리는 화면에서 나오는 듯한 새로운 입체감으로 영상에 대한 몰입감을 높여주는 기능이다. 단, 이 기능은 One UI 3.0 이상이 적용된 갤럭시 기기들에서만 가능하다.
또한 방수 기능으로 설계되어 IPX7 수준의 방수가 제공되어 눈, 비 상태에의 착용 및 재생도 문제 없으며 간단한 세척도 가능하다. 재생 시간은 완전 충전 상태에서 노이즈 캔슬링 사용시 18시간(버즈 프로 5시간, 케이스 13시간), 기본 재생시 28시간(버즈 프로 8시간, 케이스 20시간)으로 긴 재생 시간을 제공한다.
사운드 퀄리티
서두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갤럭시 버즈 프로의 사운드는 지금까지 써 본 트루 와이어리스 중 단연 최고다. 매우 유기적이고 매끄러운 대역 밸런스로 자연스러운 사운드를 들려준다. 저음은 지나친 양감 없이, 매우 탄탄하며 다이내믹한 빠르고 정확한 저음을 들려주어 드럼의 킥 같은 낮은 저음의 타격도 선명하고 깨끗하고 또렷하게 살아난다. 코플랜드의 ‘보통 사람을 위한 팡파레’의 팀파니의 타격음은 매우 선명하고 강력한 임팩트로 재현된다. 저음이 풀어지거나 흐트러짐 없이 임펄스에 가까운 깊은 저음을 굉장히 또렷하고 강하며 에너제틱한 사운드로 들려준다.
이런 깨끗하고 강력한 임팩트의 다이내믹한 저음은 베이스 녹음에서도 탁월했다. 마커스 밀러의 ‘Trip Trap’에서는 거칠고 산만함이 전혀 없이 탄력 넘치는 에너지의 베이스를 아주 정교하며 선명한 리듬의 다이내믹함으로 베이스 기타 연주에 푹 빠져들게 만들었다.
중역에는 약간의 온기가 실린 온도감과 함께 매우 높은 명징함으로 높은 정보량을 느끼게 한다. 고역 또한 이런 블투루스 이어폰에서는 쉽게 들어보기 힘은 넓은 대역폭으로 고역의 확장, 개방성을 느끼게 하며 세밀한 디테일 처리가 매우 훌륭하다. 지나친 밝기를 억제하면서도 선명한 음색을 들려주는 능력은 이런 류의 이어폰들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고급스러움마저 느끼게 한다. 대개 중급 하이파이 스피커들을 듣다가 하이엔드 스피커로 업그레이드했을 때의 느낌과 매우 흡사하다.
레드카 톤네프의 ‘The moon is a harsh mistress’를 들으면 얇고 투명한 보컬이 지닌 예리하면서도 고운 떨림이 아주 선명하게 재생된다. 자칫 지나친 밝기로 귀에 쏘는 느낌을 주기 쉬운 녹음이지만 제대로 재생만 되면 극도의 투명도와 보컬의 투명한 음색에 빠져들게 된다. 버즈 프로는 밝기에 대한 착색 없이 극도로 자연스러우면서도 투명한 음색으로 재생해주었다.
보컬 뿐만 아니라 라둘로비치의 <파가니니 판타지> 같은 바이올린 녹음에서도 그런 장점은 이어진다. 아날로그적 질감이 풍부한, 따뜻하고 매끈한 바이올린 톤 컬러를 아날로그적 색채감으로 따뜻하고 부드럽게 그러면서도 매끈한 샤프니스의 현의 질감을 멋지게 재현해냈다.
사운드스테이지 같은 녹음에 담긴 입체적 공간감을 재현해내는 능력도 탁월했다. 물론 이어폰의 특성상 음상은 머리 속에 맺히지만 그 속에 그려지는 공간의 투명도와 입체적 분위기, 공기 냄새 같은 녹음 현장의 사운드 이미지를 고스란히 머리 속에 옮겨다 놓는다. 이는 듀얼 콘센트릭 타입의 버즈 프로 드라이버 성능의 덕분일 것이다.
번스타인이 지휘한 <말러: 교향곡 2번>의 피날레를 콘서트 홀의 입체감을 충분히 느끼고 남을 만큼 투명하고 입체적 공간으로 재현해준다. 넓은, 심도 깊은 무대 속에 금관 악기의 울림이나 합창단의 총주도 선명하게 재현된다. 게다가 수 많은 사운드로 쏟아져나오더라도 딱딱해지거나 뭉개진 소리로 변질되는 일 없이 대부분의 소리를 모두 풀어내는 디테일 처리 능력은 블루투스 이어폰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놀라운 성능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4세대가 된 갤럭시 버즈 시리즈의 최신작 갤럭시 버즈 프로는 드디어 갤럭시 버즈 시리즈의 명성을 갤럭시 S 시리즈에 걸맞은 최고 수준으로 만들어 놓은 역대급 모델이다. 다양한 기능들과 편리한 기능들 같은 것들도 훌륭하지만, 갤럭시 버즈 프로가 최고라 불리울 만한 이유는 바로 최고의 사운드를 들려주기 때문이다. 트루 와이어리스는 단순히 이어폰을 무선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최첨단 기술력의 집약체이자 최고의 사운드 튜닝 기술과 소재 과학이 모두 투입되어야 한다. 지난 2년여의 시간 동안 쌓아온 기술들과 경험이 드디어 현존 최고의 트루 와이어리스를 탄생시킨 것이다. 디자인, 성능, 편의성 모든 면에서 갤럭시 버즈 프로는 만점을 주어도 아깝지 않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점을 꼽는다면 이어팁의 크기다. 기존 제품들에 비해 작게 설계된 이어팁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기본 팁 중에 가장 큰 것을 사용해야 거의 귀에 맞을 정도였다. 중형 또는 소형 이어팁으로는 노이즈 캔슬링 성능을 제대로 즐기기 힘들 정도로 소리가 새는 부분이 있었다. 사람마다 귓구명의 형태와 크기가 다소 차이가 있겠지만 착용감과 사운드 부분에 있어서 이어팁의 크기는 서드파티 업체의 팁을 추가로 구매해야 할 수도 있다. 팁의 크기만 제외하면 지금까지 써 본 블루투스 이어폰 중 단연 최고이다.
다인오디오 음향 연구의 결정체인 쥬피터랩은 스피커의 모든 것을 낱낱이 찾아낸다. 쥬피터랩으로 들어간 컨투어 시리즈는 이전까지 알 수 없었던 컨투어 스피커의 잠재력을 새롭게 밝혀냈다. 쥬피터랩이 찾아낸 컨투어의 새로운 개선점은 과연 무엇일까?
하이파이매거진
긴 세월 끝에 바뀐 컨투어의 진화가 이루어진 것은 지난 2017년의 일이다. 거의 10여년 만에 새롭게 바뀐 컨투어는 앞선 모델인 컨투어 S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바뀐, 진정으로 새로운 스피커였다. 모델 체인지에 대해 그렇게 보수적인 다인오디오가 그런 컨투어를 불과 2년 반만에 새로운 스피커로 다시 내놓게 되었다. 작년 하반기에 발매된 새로운 컨투어 ‘i’ 시리즈는 이름의 끝에 알파벳 하나가 붙었다. 개선(improved)을 의미하는 i 버전의 컨투어 신형은 이름처럼 전작에서 다양한 기술적, 사운드적 개선을 이루어냈다.
쥬피터랩이 발견한 컨투어의 새로운 가능성
개선의 출발점은 쥬피터랩이다. 본사 공장 옆에 새로 지은 쥬피터랩은 스피커 측정 분석 테스트 룸으로 스피커가 지닌 다양한 물리적 특성을 수십 여분 만에 분석해낸다. 과거에 일주일이나 걸리던 분석 및 해석 작업이 그 자리에서 해결이 되는 것이다.
이 연구실이 완공된 것은 2016년의 일이다. 2017년에 발매된 컨투어는 쥬피터랩을 거치지 않고, 그 전에 개발이 완료된 모델이었다. 탁월한 기술력과 황금 귀를 자랑하는 다인오디오의 엔지니어링 팀은 쥬피터랩을 통해 지난 2년여에 걸친 컨피던스와 이보크 같은 시리즈를 탄생시켰다. 그런데 현행 컨투어 시리즈는 유일하게 쥬피터랩의 테스트를 거치지 않은 제품이었다. 이에 대한 아쉬움과 궁금증을 풀기 위해 컨투어 시리즈를 쥬피터랩에서 낱낱이 분석한 엔지니어링 팀은 컨투어 시리즈의 약점들을 찾아내려 노력했다.
예상과 달리 컨투어 시리즈의 성능은 매우 뛰어났지만, 전에는 발견할 수 없었던 몇 가지 아쉬운 부분들을 찾아냈다. 그리고 그런 약점들을 새롭게 보완하고 개선하여 새로운 컨투어 시리즈는 내놓게 된 것이다. 지난 해 발매된 새 컨투어 시리즈가 큰 변화없이 이름에 ‘i’ 하나 만 붙이고 나온 것이 그런 이유인 것이다.
그레이오크 마감
마감의 고급화를 자랑하는 신형 컨투어 ‘i’
컨투어 30의 개선버전인 컨투어 30i는 겉만 봐서는 전작인 컨투어 30과 똑같다. 제품 뒷면의 이름을 봐야 구형인지 신형인지 알 수 있다. 하지만 변화가 없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30i는 전작 보다 훨씬 두껍고 고급스럽게 제작한 글로스 마감처리의 블랙, 좀 더 짙은 컬러의 월넛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가장 멋있게 보이는 그레이 오크 마감을 마감의 고급화를 이루어냈다. 아쉬운 점은 이전 시리즈에서 가장 맘에 들던 화이트 글로시 마감이 없다는 점이다.
에소타 2의 진화, Esotar 2i
컨투어 30i가 지닌 진정한 개선은 겉보다는 속에 있다. 바로 드라이브 유닛과 캐비닛 그리고 댐핑 소재의 개선이다. 변화의 핵심은 트위터 에소타 2가 에소타 2i로 바뀐 점이다. 뉴 컨피던스 개발에서 도입된 헥시스(Hexis) 돔이 에소타 2에 적용되었다. 마치 골프공의 딤플들 마냥 미묘한 굴곡과 패턴이 새겨진 플라스틱 소재의 돔이 실크 돔 뒷면에 새로 설치되었다. 이는 공기 역학적으로 유닛 후면의 공기 흐름을 매끄럽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새로 설계된 뒷면 백체임버의 구조는 유닛 후면의 배압을 배출, 소멸시켜 트위터의 컴프레션 현상을 없애주는 효과를 가져왔다. 에소타 2 성능에 훨씬 더 개방적이며 더 넓은 음파의 분산 특성을 더해주는 결과를 만들어 낸 것이다.
노멕스 스파이더의 신형 우퍼
우퍼와 미드베이스에도 개선은 이루어졌다. 보이스코일의 중심과 진동판의 연결하고 단단하게 잡아주는 스파이더를 노멕스 소재로 교체했다. 이전보다 훨씬 틈이 크게 벌어져 직조된 노멕스 섬유 소재는 직조 패턴 사이의 틈이 넓어져 유닛 후면의 공기 흐름을 훨씬 자연스럽게 만들어주지만, 강도는 훨씬 높아져서 콘지를 붙잡는 능력과 보이스코일의 유닛 센터에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해주는 특성을 가져다 주었다. 덕분에 미드베이스와 우퍼의 저음 재생 능력은 훨씬 단단하고 빠른 제동의 다이내믹한 저음 재생을 제공하게 되었다.
하이엔드 부품 도입과 간결화를 이룬 크로스오버
드라이브 유닛들의 개선은 크로스오버에 대한 부담을 낮춰주었다. 전작에 있던 임피던스 보정에 필요한 회로가 제거되며 전체 회로는 아주 심플하게 줄어들었다. 대신 전작보다 훨씬 고급 부품들을 사용하여 재생 퀄리티를 한층 높일 수 있게 되었다. 이외에도 쥬피터랩의 측정 결과가 만들어낸 새로운 내부 흡음용 댐핑 충진재가 적용되었으며, 캐비닛 내부 설계의 강화가 동시에 이루어졌다. 겉으로는 별 다른 변화가 없어 보이지만, 이처럼 내부에는 다양한 기술적 진화와 개선으로 전체 퍼포먼스에는 상당한 변화를 가져왔다.
사운드 퀄리티
테스트에는 오디오넷의 WATT 인티 앰프를 사용하고 소스 기기로는 왓슨오디오의 에머슨 아날로그를 사용했다. 전작과 1:1 비교는 아니지만, 진화된 컨투어 30i의 사운드는 확실히 개방적이며 다이내믹한 사운드의 변신이 느껴진다. 다인오디오스러운 진한 채색의 음색적 개성은 여전히 다인오디오 스피커임을 들려주면서도 여기에 한층 스피디하며 제동력이 우수한 기민한 저음을 선사했다. 또한 전작보다 더 넓고 투명한 스테이징으로 공간적 표현과 음상 내의 다양한 이벤트들을 분리해내는 분해능이 좋아진 것으로 느껴진다. 특히 개선된 에소타 2i 트위터 능력 덕분인지 높은 볼륨에서도 고음의 멈춤 없는, 리니어하며 빠른 변화는 투명하고 시원스런 고역의 개방감을 자아낸다.
번스타인이 지휘한 말러 교향곡 2번의 피날레에서는 넓고 거대한 콘서트홀의 스테이지를 눈 앞에 사실적으로 그려냈다. 여기에 상당히 높은 음량으로 스피커를 밀어붙여도 전혀 소리의 압박감없이 대편성의 다채로운 사운드 이벤트들을 세세하게 모두 들려줄 뿐만 아니라 오르간 같은 초저역의 에너지도 어렵지 않게 재생해냈다.
베이스와 드럼 연주가 인상적인 고고 펭귄의 에비로드 스튜디오 라이브를 들어도 마찬가지다. 스튜디오지만 넓은 에비로드 2번 스튜디오의 잔향감과 울림을 투명하게 입체적으로 멋지게 그려내면서도 베이스와 드럼이 엉기거나 둔중해지는 일이 없이 스피디한 사운드로 깨끗하고 선명한 리듬감을 그려냈다. 뛰어난 다이내믹스를 들려주는 부분은 이전 컨투어보다 훨씬 간결해진 크로스오버의 영향도 있을 것이며 매칭 앰프인 오디오넷 와트와의 이상적인 상성을 보여준 결과물이기도 하다.
보컬 재생에서도 여전히 다인오디오의 강점을 그대로 들려준다. 사라 바렐리스의 라이브 중 ‘Goodbye Yellow Brick Road’를 들으면 라이브 녹음이 지닌 현장의 분위기가 매우 사실적이며 입체적으로 재현된다. 자연스러운 피아노의 목질감이 느껴지는 타건의 명료함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라의 보컬이 지닌 색채와 감정의 전달은 웬만한 하이엔드 스피커들에 비견할 만한 높은 색채감과 온도감 그리고 뛰어난 음악적 감성으로 에소타 트위터와 다인오디오의 이미지에 걸맞은 음악성을 보여주는 증거라 할 수 있다.
정리
새롭게 진화한 i 버전의 다인오디오 컨투어는 이미 새시대의 컨투어를 알린 전작의 변화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컨피던스 시리즈에서 느낀 다인오디오 사운드의 변화를 컨투어에 새롭게 담아냈다. 예전의 컨투어 시리즈와 비교하면 완전히 달라진 현대적 다인오디오의 빠르고 정교하며 투명한 사운드로의 진화를 느낄 수 있다. 리뷰 제품인 컨투어 30i는 플로어스탠딩 모델로서 깊은 저음, 스피디하며 리니어한 고역의 진화, 개선된 다이내믹스, 넓은 음장으로 전작에서 또 달라진 새로운 다인오디오의 진화를 체감하게 해준다. 하이엔드 컨피던스 영역에 근접한 컨투어 30i의 진화는 대단히 성공적이다. 물론 가격이 과거의 컨투어에 비해 오르긴 했지만 사운드 퍼포먼스는 그런 부담을 납득하게 만든다. 직접 들어봐야 할 고급 플로어스탠더의 최신작이다.
매지코의 A 시리즈는 창업자이자 대표인 애론 울프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기술 프로젝트이다. 가격을 무시하고 만들거나 기술적 타협 없이 도전할 수 있는 초고가 모델들은 오히려 만들기가 쉽다. 이와 달리 가격적 제한을 제품의 출발점이자 목표로 삼고 매지코 퀄리티에 걸맞은 스피커를 만들겠다는 것이 A 시리즈의 기획 의도였다.
애초에 1,000 만원이라는 장벽을 무너뜨리는 매지코 스피커를 목표로 탄생된 A3는 그 목표를 훌륭히 달성한 놀라운 결과물이었지만, 얼마 뒤 소재 가격 인상으로 인해 가격이 다소 올랐다. 그래도 A 시리즈를 위해 개발한 기술과 소재, 제작 기법은 북쉘프 스피커 A1으로 이어지며 놀라운 가격 대비 성능과 최고 성능의 북쉘프 스피커로 불리우며 A 시리즈의 성공 가도를 이어갔다.
그리고 세 번째로 A 시리즈의 플래그십 모델인 A5가 등장했다. A5는 A 시리즈의 최고 모델 답게 매지코가 자랑하는 놀라운 기술들을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비슷한 크기의 S3 mk2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결코 뒤지지 않는 사운드 퍼포먼스를 내세우며 새로운 킬러 모델로 하이엔드 입문형 스피커 시장의 판을 뒤집고자 한다.
강건한 디자인과 만듦새를 자랑하는 A의 플래그십
A5는 작지 않은 크기로 높이 1.13m , 폭 26.6cm 이며 안길이는 38cm 정도다. 숫자보다 실제로 보면 꽤 큰 규모를 자랑한다. 엔트리급 시리즈지만 플래그십 다운 위용이 느껴진다. 마감은 블랙 컬러로 하나 뿐이지만 S 시리즈에서 쓴 항공기용 6061-T6 알루미늄을 그대로 사용하여 절삭 가공한 캐비닛의 아노다이징과 마감 처리는 매우 훌륭하다. 실제로 매지코의 부사장인 피터 매케이에 따르면 A5의 마감 처리는 과거 Q 시리즈의 마감 보다 더 뛰어난 퀄리티임을 강조했다.
A 시리즈부터는 새로 도입한 독일제 그라인더로 마감 처리를 하는데, 이는 과거 Q 시리즈 시절에는 사용할 수 없었던 가공 기계라고 한다. 덕분에 저렴한 시리즈임에도 제작 퀄리티는 예전 Q 시리즈에서 구현할 수 없었던, 훨씬 뛰어난 마감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단단한 구조체를 완성시키는 내부 버팀 격자가 A5 캐비닛에 맞춰 새로 설계되어 고강도 무공진에 가까운 캐비닛이 완성되었다. 실제 두들겨 보면 거의 울림이 없고, 음악 재생시에도 캐비닛에 진동이 크게 올라오지 않는다. 중량 82kg의 무게는 그러한 고강도 알루미늄 스피커의 신뢰를 보여주는 부분이다.
매지코 역사상 전례가 없는 고강도 초경량 드라이버, 8세대 나노-텍 드라이버
A5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새로운 드라이버에 있다. 매지코는 새로운 스피커를 내놓을 때마다 차세대 제품들을 위한 신기술들이 하나씩 도입하는 실험 정신을 보여주었다. 신제품 A5도 마찬가지다. 이전까지 없던 매지코의 새 스피커 드라이버가 처음으로 탄생되며 A5에 적용되었다.
A5에서 처음으로 도입되는 새 드라이버는 매지코의 카본 나노-텍 스피커 드라이버의 최신 버전으로 8세대 모델이다. 전례 없는 혁신적 기술 개선을 이루어낸 8세대 나노-텍 드라이버는 최초로 알루미늄 허니콤 구조의 코어를 도입했다. 기존의 나노-텍 드라이버는 카본 파이버를 시작으로, 카본 나노 튜브에 이어 M 시리즈에서 처음 등장한 7세대 그래핀 드라이버에 이르기까지, 초경량 고강도 진동판 소재를 끊임없이 개발해왔다.
알루미늄 허니콤 코어
이번에 등장한 8세대 나노-텍 드라이버는 알루미늄 허니컴 구조물을 코어 소재로 사용했다. 알루미늄을 벌집 모양의 격자로 그물망처럼 만든 알루미늄 허니콤 코어는 종이처럼 가벼우면서도 잘 휘어지거나 구부러지지 않는 특성을 자랑한다. 하지만 구멍이 뚫린 망 형태의 소재라서, 이를 막기 위해 카본 나노 튜브와 그래핀으로 이루어진 7세대 나노-텍 드라이버의 콘지를 코어 앞 뒷면에 붙여 샌드위치 형태의 소재로 완성했다. 이를 스피커 진동판으로 사용하여 드라이버로 완성한 것이 8세대 나노-텍 드라이버이다.
이전 나노-텍 드라이버의 콘은 스킨 자체가 진동판으로 단단함을 제공하고 두 스킨 사이의 코어는 댐핑제 역할을 했다. 본드 같은 댐핑제를 대체한 새로운 알루미늄 허니콤 코어는 모든 것을 바꾸었다. 여기에 나노-텍 진동판의 최고 결정체인 그래핀은 6각형 격자 구조의 카본 소재로 원자 1개 층으로 형성된 소재다.
그래핀은 믿기 힘들 정도로 단단한 경도에 현존 하는 소재 중에 가장 높은 인장 강도를 제공하는 소재로 카본 스틸의 인장 강도보다 40배가 넘는다. 알루미늄 코어의 엄청난 고강도 능력에 카본 그래핀 진동판이 하나가 되면, 15인치 크기의 진동판 하나를 가공하는 데에 무려 12,000kg의 하중 압력을 가해야만 모양을 성형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무게는 초경량이다.
엄청나게 단단한 콘지는 땅바닥에 놓고 자동차로 밟아도 찌그러지거나 휘어지지 않으면서도 종이처럼 가볍다.
나노-텍 그래핀 드라이버 초근접 확대
초경량 고강도의 울트라 하이스피드 프리시전 사운드
이런 고강도, 초경량 특성은 소재가 지닌 공진 주파수를 가청 대역 보다 훨씬 높은 초고역을 밀어내어, 공진이나 브레이크업 모드 제거를 위한 부수적인 댐핑 처리가 하나도 필요치 않다. 한 마디로 신호 자체의 미세 움직임이 그대로 공기의 움직임이 되는 것이다. 스피커 드라이버 진동판 소재의 단단함 그리고 이를 통한 균일한 피스톤 움직임을 추구한 매지코의 집착은 세계 최초로 믿기 힘들 정도로 강력한 그래핀 나노튜브 알루미늄 샌드위치 유닛을 탄생시킨 것이다.
A5의 5인치 미드레인지, 3개의 9인치 우퍼는 모두 이 8세대 나노-텍 드라이버가 매지코 스피커로는 최초로 사용되었다. 새로운 8세대 나노-텍 드라이버들은 이와 같은 전례 없는 수준의 단단함과 가벼움으로 현존하는 드라이버들 중 가장 순수하고 이상적인 피스톤 움직임이 구현되어 있다. 덕분에 볼륨에 따른 소리의 변화를 가장 리니어하게 재현해내며, 브레이크업이나 뒤틀림이 없이 피스톤 움직을 하기 때문에 사운드에 디스토션이 없다. 그리고 빠르고 정확하다. 한 마디로 가장 이상적인 스피커 드라이버가 탄생된 것이다.
이 새로운 드라이버 콘 기술은 A5에 처음으로 적용되었고, 곧 등장할 플래그십 M9에는 M시리즈용 8세대 나노-텍 드라이버가 도입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M9에서는 캐비닛까지도 이 알루미늄 허니콤 구조의 소재로 제작된다고 한다.
트위터는 M 시리즈를 위해 개발된 28mm의 베릴륨 트위터를 물려받았다. 다만, 상위 시리즈와 같은 다이아몬드 적용은 빠졌지만, 마그넷 시스템과 백 체임버 설계 등은 상위 모델의 트위터와 동일하다고 한다.
세계 최초 문도르프 M-Resist 저항을 쓴 크로스오버 회로
매지코는 자체 개발 크로스오버인 엘립티컬 시메트리 크로스오버 회로 토폴로지를 끊임없이 진화시켜왔다. 새로운 A5에서는 매지코 최초로 크로스오버에 독일 문도르프의 하이엔드 저항인 M-Resist 울트라 포일 저항을 도입했다.
하이엔드 부품으로 개발된 문도르프의 새로운 저항인 M-Resist는 더 높은 출력을 소화할 수 있으며 훨씬 더 투명하고 유려한 사운드를 들려준다는 것이 매지코의 설명이다. 이 외에도 A5의 크로스오버에는 다수의 부품들이 문도르프의 하이엔드 오디오 전용 부품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크로스오버는 상위 시리즈의 것과 거의 유사하여 주파수 대역폭을 극대화시키면서도 각 드라이버들의 재생 대역내 위상의 선형성은 일정하게 유지한다고 한다.
어렵지 않은 구동 스펙, 손쉬운 앰프의 선택
하이테크의 산물들인 트위터, 미드레인지 그리고 3개의 우퍼와 혁신적인 엘립티컬 시메트리 크로스오버의 조합은 뛰어난 주파수 응답 특성을 만들어내어 24Hz에서 50kHz까지 평탄한 특성을 들려준다. 그러면서도 감도는 88dB로 낮지 않은 편이다.
첨단 기술들로 등장한 현대식 하이엔드 스피커로서는 비교적 감도가 높은 편이며 임피던스는 공칭 4옴이다. 매지코는 최소 50W 이상의 앰프 매칭을 권장하며 A5의 최대 출력은 1000W 까지 소화할 수 있다. 실제 테스트로 몇 가지 앰프들을 물려봤지만, 구동하는 데에 어려움이 전혀 없었다.
사운드 퀄리티
테스트를 위해 그리폰의 디아블로 120 인티앰프와 오디오넷의 WATT 앰프를 준비하고 소스 기기로는 루민의 X1을 사용했다.
A5는 A 시리즈 중 가장 투명하고 넓은 사운드스테이지 그리고 가장 기민하고 빠르며 깊은 저음을 들려준다. 최저 24Hz 재생 그리고 50Hz에서 115dB 출력을 내는 저음의 강인한 파워에 걸맞게 저음의 빠르기와 단단함, 폭발적인 에너지가 동 시리즈 최고 스피커임을 강렬하게 보여준다.
매지코 사상 최초로 알루미늄 허니콤 코어 드라이버인 나노-텍 8세대 미드레인지와 우퍼를 쓴 제품이라는 제조사의 자랑이 허언이 아니었다. 둔중하거나 부풀어진 저음이 아니라 힘과 적절한 양감을 지닌 파워 플레이를 보여줌에도 긴 꼬리나 흐릿한 저음의 끝을 남기지 않는다. 게다가 테스트에 사용한 앰프들이 인티 앰프였음을 감안하면 구동에서도 그리 어렵지 않다는 장점까지 입증한 셈이다.
코플랜드의 ‘보통 사람을 위한 팡파레’를 들으면 팀파니의 타격 그리고 초저역의 에너지 그리고 잔향감은 매우 깊고 빠르고 정확했다. 둔중하고 지나친 양감으로 음상이 둔탁해지는 일이 전혀 없다. 디아블로나 와트 같은 인티 앰프로도 이 정도의 힘과 에너지 그리고 깊은 저음을 어렵지 않게 재생해내는 것은 역시 드라이버의 탁월한 설계 덕분일 것이다.
브라이언 브롬버그의 중 ‘Come Togather’를 들으면 베이스의 다이내믹함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흔히 저음의 양감이나 명료하지 못한 리듬감으로 듣기 거북하기 쉬운 녹음이 되기도 하는데, 그리폰 디아블로로 구동하는 A5는 단단하며 깨끗한 베이스 음의 재현으로 명쾌한 저음의 리듬감에 푹 빠져들게 만들었다. 여기에 임펄스적인 베이스의 피치카토 연주를 힘차게 재현해냈다.
저음만큼이나 인상적인 것은 중고역이다. 중역의 보컬은 매우 투명하고 깨끗하다. 밝기나 색감에 착색의 기미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소위 음악적이라는 표현으로 대변되는 두툼한 중역의 두꼐감이나 온기 같은 것이 A5에는 없다. 녹음이 지닌 정보를 있는 그대로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해주는 가장 정확한 표현력을 지닌 중역을 들려준다.
녹음의 퀄리티가 전혀 가감없이 재생이 된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차갑거나 냉랭하며 무미건조한 소리라는 말은 아니다. 오히려 녹음이 뛰어난 경우, 연주자의 감정과 열정을 고스란히 전달해주는, 가장 이상적인 음악적 메신저 역할을 해준다.
고역은 매우 높은 해상력으로 아주 세밀한 디테일을 그려낸다. 대구경 보이스코일과 거대한 마그넷 덕분에 대음량으로 올려도 소리가 딱딱해지는 컴프레션 현상이 전혀 없는, 아주 리니어하며 빠른 반응이 기민한 고역의 개성을 즐길 수 있다.
매지코 A5 & 그리폰 디아블로 120
레드카 톤네프의 ‘Moon is a harsh mistess’는 매우 얇으면서도 매끈한 여성 보컬 특유의 색감과 밝기가 아주 자연스럽게 재현된다. 전혀 귀를 거슬리게 만드는 중고역의 링잉이나 지나친 밝기가 하나도 없다. 리마스터링된 음원이 지닌 높은 정보량과 자연스러운 보컬 재생은 A5의 중역 재생의 강점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런 대역별 재생 능력 덕분에 전체 음장은 대단히 넓게 팽창된 스테이지로 재현된다. 그러면서도 중앙에 있는 악기들과 보컬들의 정확한 포커싱과 임장감은 매지코다운 입체감의 재현으로 이어진다. 특히 뛰어난 위상 특성 덕분에 중앙의 무대 심도도 매우 깊고, 녹음된 공간의 공기 냄새마저 느껴질 정도로 사실적인 현장감을 안겨준다.
마르쿠스 슈텐츠가 쾰른 괴르체니히 오케스트라와 녹음한 <말러 교향곡 2번> 중 ‘피날레’를 들으면 원형에 가까운 대형 콘서트 홀인 쾰른 필하모니의 입체적인 무대가 눈 앞에 넓게 펼쳐진다.
대형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의 다채로운 사운드 레이어들이 대음량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정교하게 디테일을 유지한다. 중앙의 무대 심도도 매우 깊고 훌륭하여 입체적인 녹음 홀의 분위기를 훌륭하게 전달해준다. 특히 총주에서의 다이내믹한 사운드와 스케일을 유지하는 능력은 과연 매지코 스피커임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정리
A5는 엔트리 A 시리즈의 플래그십이라고 해도 절대 타사의 제품들의 엔트리 모델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매지코에서의 엔트리 라인업일 뿐, 범접하기 쉽지 않은 하이엔드 스피커이다. A5는 매지코의 전매 특허 같은 베릴륨 트위터와 비약적인 혁신적인 개선을 이룬 미드레인지와 우퍼로 A 시리즈의 퍼포먼스를 상위 시리즈의 그것과 어깨를 나란하게 만들 정도의 놀라움을 만들어냈다.
대개 이런 첨단 기술과 신소재의 제품들은 장점에 비해 대개 개별 부품들의 성능이 따로 노는 듯한 위화감을 보여주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매지코의 A5는 전혀 그렇지 않다. A5는 특별한 소재와 기술 그리고 부품으로 탁월한 기술적 차별화를 유기적인 결합을 통해 시너지를 만들어 놀라운 사운드 퍼포먼스의 놀라운 스피커를 탄생시켰다.
정확한 음색, 정밀한 해상력 그리고 사실적이며 듣기 즐거운 음악적 연출 능력까지 음악 재생의 모든 것이 이상적으로 갖춰졌다. 애론 울프가 예전에 밝힌 것 처럼, A5는 A 시리즈의 고급 모델이 아니라 다가올 초 하이엔드 스피커인 M9의 등장을 알리는 전야제와 같은 스피커이다. 기술과 성능에 있어서 일체의 타협이란 존재하지 않는 매지코 차세대 기술의 대형 미니어처가 등장했다!
제품사양
매지코 A5
드라이버 구성
1인치 트위터 x 1 5인치 그래핀 나노-텍 미드레인지 x 1 9인치 그래핀 나노-텍 베이스 x 3
많은 오디오파일들이 애용하는 스트리밍 서비스는 단연 타이달(TIDAL.com)일 것이다. 타이달은 무손실 CD 음원 서비스이자 MQA를 통한 HD급 고음질 음원 서비스의 대표주자로 대다수 네트워크 플레이어들이 지원하는 레퍼런스 스트리밍 서비스가 되어 있다. 그런데 순수 음악 재생으로만 사용 중인 타이달에는 좀 더 재미있는 컨텐츠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아직 그런 서비스를 제대로 즐기는 오디오파일들이 많지 않기 때문에 타이달은 보다 깊게 즐겨보는 방법을 간략히 소개해 본다.
뮤직 비디오 스트리밍
타이달은 음악 스트리밍 전문 서비스이긴 하지만, 몇 년 전부터 다양한 뮤직비디오 또한 음악 못지 않게 상당한 라이브러리를 구축하고 있다. 타이달은 컴퓨터나 타이달 자체 앱으로 사용하는 분들이라면 뮤직 비디오들을 꽤나 요긴하게 즐길 수 있지만, 네트워크 플레이어로 음악 재생만 하는 분들이라면 아직도 이런 컨텐츠가 있는지 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제 이 방대한 타이달의 뮤직 비디오를 즐기는 방법을 살펴보자.
타이달의 뮤직 비디오를 즐기는 방법은 크게 2가지이다. 첫 번째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통한 감상이다. 두 번째 방법은 TV나 프로젝터가 같은 일반적인 디스플레이를 통한 감상이다.
1. 스마트폰 또는 태블릿 재생
가장 간단한 방법은 기존의 사용 중인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사용하는 것이다. 방법이랄 것도 없다. 아주 간단하다. 앱 스토어에서 타이달 앱을 설치하고 재생해주면 끝이다. 하지만 약간의 어려움이 있다. 타이달은 대한민국내에서는 서비스를 하지 않기 때문에 안드로이드든 iOS든 앱스토어에서 타이달 앱을 찾아 설치할 수 없다. 따라서, 타이달 앱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안드로이드는 구글 계정을 타이달이 서비스 중인 미국이나 유럽 계정으로 만들어서 로그인을 해주어야 한다.
하지만 이 마저도 어렵다면 아예 인터넷에서 앱 파일을 다운 받는 방법이 있다. 안드로이드는 아래와 같은 링크에서 직접 ‘.apk’ 파일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다운받아 실행시켜주면 금방 타이달 전용 앱이 설치된다.
설치된 앱을 실행해주면 컴퓨터에서와 같은 타이달 화면을 볼 수 있다. 그러면 여기서 원하는 아티스트의 이름을 검색하면 검색 결과물이 나온다. 화면을 쭉 내려서 아래로 가면 해당 아티스트와 관련된 뮤직 비디오를 추려서 보여주는 ‘Videos’ 항목이 있다. Videos 탭 우측에 [view all] 버튼을 누르면 타이달에 있는 해당 아티스트의 모든 뮤직 비디오가 나열된다. 그러면 원하는 곡의 뮤직 비디오를 선택하면 바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 뮤직 비디오를 감상할 수 있다.
그런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이 대신 제대로 된 오디오와 비디오 시스템에서 이 많은 뮤직비디오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물론 있다. 다음으로는 A/V 시스템 또는 거실의 오디오와 TV를 통해 하이파이로 타이달의 뮤직 비디오들을 즐기는 방법을 알아보자.
2. TV나 프로젝터를 통한 재생
뮤직 비디오이니 타이달을 TV로 곧바로 즐길 수 있으면 여러 번거로운 설정 과정을 거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문제는 국내에 판매되는 삼성, LG 같은 TV들은 앞서 구글이나 iOS의 앱스토어와 마찬가지로 TV 전용 앱스토어에 타이달이 없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TV들에는 있지만 말이다. 그러면 국내 TV나 프로젝터를 통한 타이달 재생이 불가능할까? 그럼 이번에는 TV에 맞는 타이달 재생 방법을 살펴보자.
안드로이드 TV의 활용
가장 손쉬운 방법은 안드로이드 TV 박스를 사용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안드로이드를 폰이 아닌 TV에서 즐길 수 있도록 만든 안드로이드 TV 박스는 구글의 크롬캐스트 기능을 비롯하여 다양한 안드로이드용 앱을 TV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TV의 연결 장치라 할 수 있다. 시중에 판매중인 대표적인 안드로이드 TV 박스로 샤오미의 미박스(mibox)와 엔비디아의 쉴드 TV(Shield TV), 구글 크롬캐스트 3세대/4세대/울트라 등이 있다.
이런 안드로이드 TV 박스가 있다면 이더넷은 인터넷 공유기에 연결하고, TV에는 HDMI로 연결해주면 모든 것이 끝난다. 그 다음은 스마트폰의 타이달 앱에서 뮤직 비디오를 재생하는 것 뿐이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 타이달 앱을 실행하고 원하는 아티스트의 뮤직 비디오를 재생해 보자. 그러면 재생 화면이 뜰 것이다. 재생 화면의 좌측 하단에 보면 스피커 모양의 아이콘이 있다. 이 아이콘을 누르면 현재 연결된 네트워크에 있는 크롬캐스트 지원 기기 아이콘이 뜬다. 여기서 아까 설치한 안드로이드 TV 박스를 선택하면 그때부터 모든 뮤직 비디오가 TV를 통해 재생이 된다.
LG smart TV의 재생
국내 TV들에서는 TV 앱스토어에 타이달 앱을 제공하지 않는다. 하지만, LG의 smart TV에서는 스마트폰의 타이달 앱이나 TV 내의 타이달 앱 없이도 타이달의 뮤직비디오를 즐길 수 있다. 이 방법에서 사용하는 것은 Bubble Upnp 를 사용하면 된다.
먼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의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Bubble Upnp를 찾아 설치한다. 설치가 되었으면, Bubble Upnp를 실행한 뒤 Library 항목에서 TIDAL을 선택한다. 그러면 TIDAL의 아이디와 패스워드 입력 화면이 뜨고 본인 계정의 아이디 패스워드를 넣어준다. 이때부터 Bubble Upnp에서 타이달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그러면 앱의 Now Playing 항목을 선택한다. 그리고 기기 아이콘을 누르면 현재 네트워크에 연결된 플레이어 리스트가 뜨는데, 여기에 LG의 smart TV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여기서 LG의 TV를 선택하고 우측 끝의 점 3개 모양의 아이콘을 눌러주면 기기 셋팅 메뉴가 나온다. 메뉴 중 아래로 이동하면 ‘Mime-type check’라는 항목이 있는데, 기본은 이 항목이 선택 상태로 되어 있다. 이를 해제해준다.
그러면 모든 설정은 완료되었다. 이제 라이브러리에서 타이달로 들어가 원하는 아티스트나 음반을 검색한다. 검색 결과 중 비디오 항목을 누르면 관련 아티스트의 비디오 리스트가 나타난다. 그리고 원하는 비디오를 선택해주면 LG smart TV에서 타이달의 뮤직 비디오가 재생되는 것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이전 기사에서는 라즈베리파이를 활용하여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구축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라즈베리파이의 USB 출력을 활용한 방법도 충분히 즐길 만한 사운드 퀄리티에 훌륭한 네트워크 재생 능력으로 놀라운 가성비의 새로운 네트워크 스트리밍의 세계를 체험할 수 있었다. 그런데 뭔가 부족한, 뭔가 아쉬운 부분이 남는다. 음질적으로 좀 더 개선된, 하이파이 클래스를 높여 준, 고급스러운 재생이 가능한 방법은 없을까? 그에 대한 해법으로 알로(Allo)의 ‘DigiONE(이하 디지원)’을 사용한 고급 네트워크 트랜스포트 만들기를 소개한다.
하이파이 설계의 디지털 출력 회로, DigiOne
지금까지 사용한 방법은 라즈베리파이의 일반 USB 출력을 오디오 용도로 사용했다. 평범한 라즈베리파이의 USB 출력을 그대로 사용한 만큼 오디오 전용 네트워크 플레이어들의 출력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라즈베리파이에도 고급 네트워크 플레이어들처럼 고급 오디오 회로 설계로 동축 또는 광 같은 디지털 오디오 출력을 만들어주는 라즈베리파이용 디지털 오디오 출력 옵션 보드들이 있다. 그 중 가장 높은 퀄리티를 자랑하는 것이 알로에서 제작한 ‘디지원’이다.
라즈베리파이용 디지털 오디오 출력 옵션 보드인 디지원은 라즈베리파이를 네트워크 트랜스포트로 만들어준다. 마치 CD 트랜스포트가 CD에 담긴 오디오 신호를 SPDIF의 동축 디지털 출력으로 만들어주듯, 음원 파일과 네트워크 스트리밍 신호를 SPDIF 출력으로 만들어 준다.
기판을 보면 금방 알 수 있듯이, 알로의 디지원은 울프슨의 디지털오디오 트랜시버를 시작으로, 라즈베리파이와 전기적 절연 처리를 하고 신호만 넘겨 받게 해주는 갈바닉 아이솔레이터가 장착되어 있다. 클럭 처리 또한 NDK의 정밀 오실레이터를 사용하여, 지터까지 줄이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 외에도 자체 전원 레귤레이터를 더해 노이즈가 제거된 깨끗한 오디오 전용 내부 전원을 만들어 디지털 신호를 만들어낸다. 어지간한 하이엔드 네트워크 플레이어들에 맘먹는 디지털 오디오 출력 회로 설계를 자랑한다. 덕분에 노이즈는 50uV 이하이며, 지터도 0.6psec에 불과하다. 디지원을 장착하기만 하면 USB 출력과는 차원이 다른, 고순도의 하이파이 등급을 자랑하는 순수한 디지털 오디오 출력의 네트워크 트랜스포트를 거머쥐게 되는 것이다.
DigiOne에 동봉된 지지대(수-암, 암-암)를 네 귀퉁이에 끼운 뒤 결합하면 된다.
디지원의 설치
설치는 아주 쉽다. 라즈베리파이의 GPIO 핀 위에 디지원 보드를 그대로 끼워주면 된다. 조립 시간은 불과 2~3분이면 끝! 사진을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디지원의 셋업
디지원을 장착했으면, 라즈베리파이에 전원을 넣고 부팅을 시킨다. 부팅이 이루어지면, 알로의 메인 화면에서 기기 셋업으로 들어간다. 사운드 카드 항목에서 ‘Allo Digione’을 선택해준다. 그리고 저장. 이것으로 라즈베리파이는 완전한 순수 오디오 네트워크 트랜스포트로 변신에 성공!
재생
디지원의 RCA 동축 출력 또는 BNC 출력을 DAC의 동축 또는 BNC 입력에 연결해준다. 기본적인 신호는 동일하지만, 알로에서는 RCA 보다는 BNC 출력의 사용을 권장한다. 좀더 안정적이고 높은 성능 스펙의 출력이 BNC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이 작은 기판에서 제대로 된 소리가 날까 싶겠지만, 직접 들어보면 아마도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사운드 퀄리티
라즈베리파이의 USB 출력과 비교하면 알로 디지원의 동축 출력은 그야말로 환골탈태의 사운드 변화라 부를 만하다. 스테이징에서 투명도, 해상력, 디테일 처리에서 커튼을 한두겹 벗겨낸 듯한 사운드의 개선을 듣는 순간 느낄 수 있다. 저음은 한층 단단하고 탄력 넘치는 사운드로 면모하고 보컬과 악기들의 중역대는 아티큘레이션이 비약적으로 향상된 음으로 진화한다. 물론 동축 디지털 케이블에 대한 변수가 있긴 하지만, 기본적인 퀄리티의 질적인 변화가 크다.
배터리 전원에 의한 음질 개선
디지원에 의한 음질 개선만으로도 훌륭하지만, 오디오파일이라면 뭔가 오디오적인 개선과 사용법을 추구해야 한다. 가장 절실하게 필요한 부분이 역시 전원부다. 라즈베리파이는 기본적으로 5V 어댑터로 동작한다. 전원 입력 단자도 핸드폰 충전기에 사용하는 USB-C 단자로 전기가 투입된다. 따라서, 저렴한 어댑터의 노이지한 전기 대신 순수한 DC 전원인 배터리 전원을 사용해보자. 이미 시장에는 핸드폰 충전을 위한 보조 배터리가 차고 넘친다. 한 번 완충을 해두면 용량도 넉넉하여 몇 시간 동안 음악을 들어도 충전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네트웤크 입문자 또는 운용중인 다수의 시스템에 일일이 네트워크플레이어를 갖추기엔 공간적, 경제적으로 부담스럽다면 꽤 쓸만한 아이템이 될 것이다.
핸드폰용 보조 배터리를 사용하여 라즈베리파이의 전원을 연결하면 어댑터 사용때와 마찬가지로 곧바로 부팅이 시작된다. 부팅 후 들었던 음악들을 다시 들어 본다. 확실히 배터리 전원을 사용하면 훨씬 더 정갈해지고 정숙해진 뒷 배경이 느껴진다. 음의 디테일들이 지닌 해상도가 확실히 높아진다. 소리가 줄어든 듯 세밀하게 그리고 정밀하게 바뀐다. 질감 또한 좀 더 유려하고 부드러우며 색감과 온기가 더 높아진다. 딱딱한 냄새가 걷히며 더 음악적인 느낌이 살아난다. 심리적으로도 저가의 스위칭 전원 어댑터 보다 배터리 전원이 더 안정감을 주는데 플라시보 효과도 전혀 없지는 않을 것이다.
불과 몇 만원 밖에 되지 않는 배터리 DC 전원으로 동작하는 네트워크 트랜스포트는 기존 DAC와 오디오 시스템을 새로운 차원의 네트워크 스트리밍 시스템으로 진화시켜주는 것이다. 굳이 고가의 네트워크 플레이어 없이도 스트리밍의 신세계가 내 시스템 안에서 펼쳐진다.
지금까지 라즈베리파이를 활용한 네트워크 플레이어 만들기를 경험해보았다. 그리 어렵지 않은 설치 과정, 특별히 컴퓨터나 네트워크 전문 지식 없이도 누구나 쉽고 간단하게 네트워크 오디오를 만들 수 있다. 불과 10-20만원 이내의 비용으로 뛰어난 사운드 퀄리티의 네트워크 오디오를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직도 네트워크 스트리밍과 고음질 음원 재생에 대한 두려움이나 난해함에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면 지금 바로 라즈베리파이와 옵션 보드인 알로 디지원으로 도전해보길 권한다. 고음질 음원 재생의 신세계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
LP, CD 같은 음반에서 MP3와 flac 같은 음원 다운로드를 거쳐 이제는 스트리밍이 음악 감상의 대세가 되었다. 여전히 CD와 CD 플레이어로 음악을 즐기는 오디오파일들도 여전하지만, 넘쳐나는 무한 음원과 고해상도 고음질 스트리밍 서비스는 더 이상 CD에 머물러 있지 못하게 만든다. CD보다 4배 8배 높은 고음질 대용량의 고해상도 음원들, 최신 녹음의 고음질 음원을 단 돈 CD 한 장 값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장점이자 오디오파일의 욕구를 해소시켜주는 출구이다.
이런 이유로 네트워크 플레이어의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 루민과 린 같은 네트워크 플레이어들이 등장한 뒤, 10년에 걸쳐 다양한 제품들이 스트리밍 서비스 재생 장치로 진화해왔다. 단순한 파일 재생에서, TIDAL 이나 QOBUZ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 지원에 ROON이라는 새로운 네트워크 재생 서비스까지, 모든 것이 다 되는 신개념 네트워크 플레이어들이 빠르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그런데 이미 CD 플레이어를 사용하고 있는 유저들 또는 고가의 DAC나 DAC 기능이 있는 플레이어를 사용 중인 사용자들에게 네트워크 플레이어는 계륵 같은 존재다. 새로 구입하자니 중복 투자가 되고, 저렴한 플레이어로 기능을 즐기자니 CD 플레이어보다 음질이 한참 떨어진다. 고음질 음원 재생을 위해서 더 싸고 저렴한 음질이 떨어지는 기기로 들어야 하는 아이러니에 빠져버린다. 디지털 입력이 제공되는 고급 CD 플레이어나 DAC를 쓰는 사용자들에게는 뭔가 특별한 해법이 있을 듯 싶은데 말이다.
네트워크를 오디오로 연결해주는 브릿지, 라즈베리파이
그렇다. 해법은 있다. 특별히 큰 돈 투자 없이도 현재 시스템의 음질 그대로 네트워크 스트리밍 시스템을 꾸미는 방법이 있다. 바로 라즈베리파이를 스트리밍 트랜스포트로 사용하는 것이다. 라즈베리파이는 5-6만원에 불과한 소형 컴퓨터이다.
라즈베리파이4B
SBC(Single Board Computer)라 불리우는 라즈베리파이는 PC 같은 컴퓨터지만, 윈도우 대신 전용 리눅스로 동작하는 컴퓨터로 CCTV용, NAS, 안드로이드 TV, 게임에뮬레이터, 디지털 캘린더, 로봇, IoT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오디오용으로도 다양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나와 있으며, 이미 몇몇 하이파이 제조사들은 자신들의 네트워크플레이어 모듈로 이 라즈베리파이를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여기서는 라즈베리파이에 오디오 전용 OS와 오디오 전용 소프트웨어 설치와 셋업을 해주어 단번에 최신식 네트워크 플레이어로 변신시킬 예정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요상하게 생긴 기판에 ‘리눅스’라는 용어까지 나오니 컴맹 입장에선 이쯤에서 뒤로가기를 누를까 말까 고민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두려워하거나 애써 쳐다보지 않으려 할 필요없다. 불과 몇 분만 투자하면 아주 간단히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직접 조립할 수 있다.
처음인 걸 감안해 길게 잡아도 15분만 참고 견디면(?) DLNA/UPNP, 에어플레이, Roon 브릿지를 지원하는 작고 기특한 네트워크 스트리밍 머신이 여러분의 손에 들려있을 것이다.
1. 만들기 준비
1-1. 하드웨어 준비물
라즈베리파이
버전에 큰 상관이 없지만 현재 판매중인 최신 버전은 ‘버전 4’ 이다. 지난해 하반기에 발매된 버전 4가 있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버전 3’도 판매 중이며, 버전 4 보다 1-2만원 정도 싸다. 하지만, 추천은 가급적 최신 버전인 버전 4를 쓰도록 하자. 버전 4에는 램의 용량에 따라 2G, 4G, 8G 모델이 있는데, 오디오 용도로는 2G 용량으로도 충분하다. 네이버, 다나와 등에서 ‘라즈베리파이4b’를 검색하여 구입하면 된다.
마이크로SD 메모리 카드
라즈베리파이에는 PC처럼 윈도우를 설치할 하드 드라이브가 아예 없다. 따라서 PC처럼 OS를 동작시킬 하드 드라이브로 마이크로 SD 메모리를 사용한다. 윈도우와 달리 라즈베리파이 전용 리눅스는 크기가 작고 메모리 차지가 크지 않다. 전용 리눅스의 크기는 불과 1~2GB에 불과하며 기타 용도로 필요한 여분을 감안해도 4GB 정도면 사용하는 데에 지장이 없다. 대개는 16GB 정도의 마이크로 SD 사용을 권장한다. 다만, 읽기와 쓰기는 좀 빠른 것이 좋으니 가급적 전송 속도가 높은 클래스의 메모리를 쓰는 것이 편리하다. 물론 음질이나 기능과는 무관하다.
USB AB 케이블 (USB DAC 연결용)
라즈베리파이를 이용하여 오디오 기기에 연결시키려면 광, 동축 같은 오디오 전용 연결이 필요하다. 라즈베리파이의 기본 오디오 출력은 HDMI 또는 3.5mm 아날로그 출력이 있다. 하지만, 음질과 오디오 기기와의 연결을 감안하면 둘 다 효과적인 방법은 아니다. 그래서 일단은 USB 출력을 활용하여 오디오에 연결하는 USB Audio 방식을 쓰기로 한다. 그리고 추후 고음질 재생을 위해 별도의 디지털 출력 장치를 연결하는 2단계로 올라가기로 한다. 따라서, 라즈베리파이를 USB DAC 기능이 있는 장치와 사용할 수 있도록 USB 케이블을 준비하도록 하자.
기타 준비물과 작업 환경
유무선공유기 (iptime 등의 일반적인 가정용)
라즈베리파이를 유무선 공유기와 연결할 랜케이블
USB-C타입의 충전기
윈도우 PC 또는 노트북
뭔가 많은 듯 하지만 라즈베리파이를 제외하곤 대부분 이미 가정에 하나 쯤은 있는 것들일 것이다.
이제 나 만의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꾸밀 부품들의 준비는 끝났다. 라즈베리파이를 네트워크 플레이어로 동작시키기 위해서는 플레이어로 변신시켜주는 소프트웨어를 설치해주면 된다.
라즈베리파이를 네트워크 플레이어로 바꿔주는 소프트웨어들은 꽤 많은 편이다. 제 각기 용도와 기능에 장단점이 있다. 그 중 하이파이 매거진이 선택한 것은 라즈베리파이용 OS인 ‘다이어트파이(DietPi)’를 오디오용 GUI로 만들어 놓은 ‘ALLO(이하 알로)’의 소프트웨어를 쓰기로 한다. 위에 있는 링크를 누르면 이미지 파일을 다운 받을 수 있다.
다운 받은 파일을 반디집 등의 압축 해제 프로그램으로 압축을 풀면 ‘DietPi_RPi-ARMv7-Buster_AlloGUI.img’ 파일이 생긴다.
설치용 도우미 프로그램 (Etcher)
다운 받은 이미지 파일을 라즈베리파이에서 윈도우 처럼 부팅 되게 만들어 주는 전용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자세한 내용은 몰라도 된다. 그냥 아래 링크의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놓도록 하자.
링크로 접속하면 화면 가운데에 연두색으로 된 ‘Download for Windows (x86|x64)’라는 버튼이 있다. 이 버튼을 누르면 ‘에쳐(etcher)’ 라는 설치용 도우미 프로그램이 다운로드 된다.
일단 다운받아 설치한다.
2. 설치
준비물들을 갖추어 놓으면 80%는 끝난 일이나 다름없다. 이제는 소프트웨어만 설치하고 셋업을 해주면 된다. 물론 이 또한 간단하다. 윈도우즈를 컴퓨터에 설치하는 것과 같은 어려운 작업이 절대 아니다. 컴맹도 몇 분 만에 가능하다.
1. 다운받고 압축풀고 나온 img파일 선택 > 2. 마이크로SD카드 드라이브 선택 > Flash! 버튼 누르기
2-1. 마이크로SD카드에 OS 설치하기
앞서 다운받아 설치한 Etcher를 실행한다. 메뉴 중 ‘Flash from file’을 선택한다. 창이 열리면 앞서 다운받은 이미지 파일인 ‘DietPi_RPi-ARMv7-Buster_AlloGUI.img’을 찾아 선택해준다.
이미지 파일이 로딩되면, 그 다음으로 ‘Select Target’을 눌러 설치할 마이크로 SD 메모리를 선택한다. (실수로 기존의 다른 드라이브를 선택하지 않도록 주의)
설치할 마이크로 SD 메모리 드라이브가 선택되었으면 마지막으로 ‘Flash!’ 버튼을 눌러준다. 그러면 1분여 시간 동안 메모리에 소프트웨어가 자동으로 설치된다. 모든 설치가 마무리되면 에처를 끝내고, 마이크로 SD 카드를 꺼낸다.
※ 간혹 Write단계는 100% 완료되고 다음 Validate 단계에서 에러가 나며 Flash Failed! 가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그냥 뽑아서 라즈베리파이에 꽂고 켜면 정상작동 한다.
2-2. 설정
알로가 설치된 마이크로 SD 카드를 라즈베리파이에 꽂아준다. 그리고 이더넷 케이블로 라즈베리파이를 인터넷 공유기나 스위칭 허브에 연결한다. USB DAC에 USB 케이블로 연결한다. 그리고 라즈베리파이에 전원을 연결해주면 자동으로 부팅이 시작된다. 부팅 시간은 대략 1~2분 정도가 걸린다.
그 다음, 컴퓨터의 웹 브라우저에서 http://dietpi.local 을 쳐준다. 그러면 다음과 같은 알로 로그인 화면이 뜬다. 이때 아이디는 ‘admin@allo.com’를, 패스워드는 ‘ allo ’ 를 입력한다.
※ 8.1 버전 이후 패스워드 ‘dietpi’로 변경됨
‘USB DAC’을 선택 후 화면 하단의 SAVE를 누르고 리부팅 버튼을 눌러 재부팅하면 이제 완료
로그인이 되면, 알로의 설정 화면이 나타난다. 여기서 하드웨어 셋업 메뉴로 들어가 ‘사운드 카드’ 설정 항목을 선택하자. 그러면 현재 라즈베리파이에 연결된 여러 가지 오디오 출력 장치가 나열되는데, 여기서 ‘USB DAC’을 선택한다.
저장 후 다시 메인 화면으로 나오면 네트워크 플레이어로 사용할 수 있는 재생 기능들을 직접 선택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DLNA/UPNP, 에어플레이, Roon 브릿지 등이 활성화 되어 있다.
3. 음악 재생
모든 설치와 셋업이 마무리되었으면, 드디어 음악을 들어볼 차례다. 알로 소프트웨어에는 앞서 설정한 일반 UPNP 방식의 네트워크 플레이어와 ROON의 ROON READY 플레이어가 모두 제공된다. 따라서, 일반 네트워크 플레이어로 사용하려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mConnect Control 이나 BubbleUpnp 를 설치하면 음원 재생을 즐길 수 있다.
두 가지 앱 모두 TIDAL과 QOBUZ를 지원하므로, 간단히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모두 즐길 수 있다. 특히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인 벅스를 사용하는 경우라면 mConnect를 사용하면 훨씬 더 알차게 스트리밍 재생을 즐길 수 있다. (자세한 방법은 아래의 기사 참고).
mConnect 앱 리뷰
앱을 실행하고 ‘Play to’ 탭을 열어보면 ‘DietPi’ 가 뜨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을 선택해주면 된다.
에어플레이, DLNA/UPNP(mConnect), Roon 브릿지로 기기로 ‘DietPi’가 뜨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TIDAL, QOBUZ의 재생은 mConnect에서는 Browse, BubbleUpnp에서는 Library 항목을 눌러주면 각각 TIDAL과 QOBUZ 아이콘이 있다. 이를 선택하면 아이디, 패스워드 입력 화면이 뜨고, 모두 입력해주면 곧바로 TIDAL과 QOBUZ를 라즈베리파이 네트워크 플레이어로 즐길 수 있다.
4. 더 높은 하이파이를 향해
지금까지 라즈베리파이를 활용하여 기존 오디오 시스템에서 네트워크 스트리밍을 즐기는 방법을 알아보았다. 기존 CD 플레이어나 DAC 기능을 활용하는 이 방법은 별 다른 비용 투자 없이 스트리밍과 음원 재생을 기존 시스템의 사운드 퀄리티로 즐길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라즈베리파이의 USB 출력을 사용하는 만큼 음질에 있어서는 한계가 있다. Good, Better, Best의 3단계에서 1단계인 Good에 속한다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본격적인 고음질을 즐기기 위해서 Better 단계에 걸맞은 재생 방법은 무엇일까? 라즈베리파이의 네트워크 기능만 사용하고, 음질에 관한 오디오 출력은 아예 오디오 전용 출력 회로를 사용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면, 지금 사용한 알로의 소프트웨어와 호환되는 오디오 출력 보드, DigiOne 같은 라즈베리파이용 오디오 옵션 보드를 사용하는 것이다.
라즈베리파이 보드에 추가장착할 수 있는 DigiOne 하이파이 전용보드.
다음 포스트에서 라즈베리파이에 오디오 출력용 옵션 보드를 사용하여 음질을 개선시킨 라즈베리파이의 고음질 재생 방법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다.
스위스의 왓슨 오디오는 20년간 축적된 하이엔드 오디오 설계 개발 능력을 자랑하는 엔지니어드(Engineered SA)가 설립한 신개념 하이엔드 하이파이 브랜드이다. 왓슨 오디오의 역사와 설립 과정에 대해서는 앞서 업데이트한 왓슨 오디오의 브랜드 스토리를 참고하시길 바란다. 엔지니어드가 기획한 새로운 브랜드 왓슨오디오는 과거 엔지니어드의 모체였던 애너그램과 오르페우스의 사례를 다시 보는 데자뷰처럼 보인다.
하지만, 엔지니어드와 왓슨 오디오는 애너그램과 오르페우스의 사례와는 전혀 다르다. 애너그램이 만든 오르페우스는 애너그램의 기술을 제품으로 보여줄 수 있는 예제로 기획된 기술의 쇼케이스 성격에 불과했다. 오르페우스는 애초부터 제조업을 목표로 설립된 오디오 회사가 아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스위스 오디오 브랜드들과 경쟁이 될 만한 제품으로 인식되며, 애너그램 기술을 쓰는 타 하이엔드 제품들과 시장에서 충돌을 일으킨 케이스였다. 이에 반해 왓슨 오디오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설립된 업체다. 왓슨오디오는 자체적인 오디오 제조를 위해 설립된 하이파이 전문 오디오 제조사이다.
오르페우스와 달리 왓슨 오디오는 스위스 하이엔드들과 무관한 엔트리 클래스의 하이파이 시장을 타겟으로 잡았다. 엔지니어드의 클라이언트들과 겹치지 않는 시장에서 엔지니어드의 첨단 기술력을 보여주기로 한 것이다. 덕분에 스위스 최고 하이엔드의 기술들을 엔트리급 가격대에서 놀라운 가성비의 스위스 오디오로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스위스 하이엔드를 엔트리급의 가성비로 즐기는 것, 그것이 바로 왓슨 오디오이다.
이런 기획 의도에 걸맞은 제품으로 왓슨 오디오의 첫 제품으로 선택된 것이 네트워크 스트리밍 플레이어였다.
엔지니어드는 지난 10여년 동안 네트워크 스트리밍 모듈과 전용 소프트웨어 개발로 여러 하이엔드 업체의 DAC와 네트워크 플레이어 제작에 관여해왔다.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과 경험, 노하우를 자랑한다.
ABC PCB 시절 개발한 MR-MOD(Media Renderer – MODule)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하이엔드 DAC 와 네트워크 플레이어에서 자주 사용되는 네트워크 스트리밍 솔루션이다.
초고가의 하이엔드 DAC와 플레이어에 탑재되던 MR-MOD 속에 담긴 스트리밍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대한 기술력이야 말로 엔지니어드의 능력을 확실히 입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대상이다. 그런 이유로 왓슨 오디오는 첫 제품으로 네트워크 스트리밍 트랜스포트와 플레이어를 내놓기로 한 것이다.
과거 ABC PCB 시절 개발한 MR-MOD. MR-MOD로 설계된 CH Precision의 Streaming (구형) 보드
스트림 컨버터, 에머슨(EMERSON)
왓슨 오디오의 첫 제품이자 네트워크 스트리밍 플레이어인 에머슨은 애초부터 명쾌한 기획의도로 기획, 설계되었다. 바로 네트워크 스트림을 오디오로 출력해주는 장치, 단 하나의 기능만을 최고의 성능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가격적인 제한이 있는 만큼, 모든 부수적인 기능들을 제거하고, 이더넷 케이블에서 곧바로 디지털 및 아날로그 오디오를 출력해주는 고성능 스트림 오디오 컨버터가 에머슨의 목표이자 차별화된 가치이다. 마치 하이엔드 앰프들이 스트레이트 와이어 위드 게인을 설계의 기본 사상으로 내세우는 것처럼 말이다.
네트워크의 스트림 신호를 일체의 가감없이 원본 그대로 완벽하게 오디오로 만들어내는 것이 에머슨의 특징이다. 따라서, 에머슨은 2개의 제품으로 등장했다. 하나는 네트워크 스트림을 디지털 오디오로 출력해주는 네트워크 트랜스포트인 에머슨 디지털, 다른 하나는 네트워크 스트림을 아날로그 오디오로 출력해주는 에머슨 아날로그이다. 두 제품은 공히 엔지니어드가 개발한 2세대 스트리밍 솔루션을 기반으로 설계되어 있다.
하이엔드 스트리밍 모듈 eRED-MOD
에머슨에 사용된 네트워크 스트리밍 솔루션은 엔지니어드가 개발한 2세대 네트워크 오디오용 솔루션인 ‘eRED-MOD’라는 네트워크 스트리밍 모듈을 사용한다. 이 모듈은 ABC PCB 시절 개발된 1세대 네트워크 스트리밍 모듈, MR-MOD에서 대폭 개선된 사양의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완전히 새로 개발된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최신 네트워크 오디오 솔루션이다.
2010년에 내놓았던 1세대 버전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PCM 고해상도와 DSD 재생을 동시 지원하는 유일한 네트워크 오디오 솔루션이었다. 이후 PCM384, DSD128 그리고 DSD256까지 지원하는 등의 성능 개선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지원한 바 있다.
하지만, 하드웨어 사양의 한계로 고해상도 재생의 지원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었다. 또한 ROON READY 처럼 나중에 등장한 스트리밍 서비스까지는 제공하기 어려웠다. 이러한 문제점은 하드웨어의 사양 때문이었다. 제한된 프로세싱 능력과 메모리의 한계 이로 인한 어플리케이션의 동작 제한으로 고해상도와 새로운 어플리케이션 동작이 어려웠던 것이다.
엔지니어드의 2세대 스트리밍 솔루션 Ered-Mod
2019년 발표된 엔지니어드의 2세대 네트워크 솔루션인 eRED-MOD는 이러한 문제를 모두 해결한 최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사양을 솔루션이다. TI의 Sitara Cortex A8 프로세서와 512MB 램과 16GB의 플래시 메모리 사양으로 PCM384, DSD256의 재생을 기본적으로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클럭 시스템도 APU의 클럭이 아닌, 외부의 오디오 전용 클럭 시스템에 의해 구동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오디오 클럭이 마스터가 되어 네트워크 스트리밍 모듈을 슬레이브로 동작시키는 것이다. 덕분에 오디오 클럭이 주가 되어 스트리밍 신호에서 순수 오디오 신호를 오디오 회로의 퀄리티로 뽑아내도록 설계되어 있다.
넉넉해진 메모리는 여러 가지 어플리케이션을 동작시킬 수 있게 해준다. AirPlay 호환 모드와 ROON READY 기능들은 1세대와 달리 2세대인 Ered-mod에서만 제공되는 기능들이다.
신형 모듈인 eRED-MOD가 무엇보다도 뛰어난 점은 소프트웨어에 있다. 1세대 모듈로 지난 10년 동안 다양한 네트워크 재생에서의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개선시켜 온 소프트웨어 안정성과 각종 오류에 대응하는 노하우가 담긴 펌웨어는 타사 제품들과 차별화된 eRED-MOD의 성능을 보여주는 최대 장점이다.
이러한 성능 개선을 통해 eRED-MOD는 기능의 확장 뿐만 아니라 사운드 퀄리티에 대한 업그레이드를 동시에 이루어냈다. 이미 CH Precision 에서는 eRED-MOD를 사용한 새로운 Streaming HD 보드를 신규 옵션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소울루션에서도 DAC에 내장된 스트리밍 기능을 eRED-MOD를 장착하여 DAC를 HD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시켰다.
에머슨은 이와 같은 하이엔드 네트워크 스트리밍 플레이어들에 탑재된 eRED-MOD를 기본 네트워크 솔루션으로 사용한다. 여기에 엔지니어드가 타 하이엔드 업체들의 디지털 설계에 사용했던 자체 개발 고정밀 오디오 클럭 시스템을 투입했다.
뿐만 아니라 에머슨에 맞춰 새로 개발한 전용 소프트웨어를 탑재하여 뛰어난 안정성과 하이 퍼포먼스의 사운드 퀄리티를 이 가격에서 구현해내는 놀라운 가성비의 성과를 만들어냈다.
고정밀 오디오 클럭 시스템으로 동작하는 스트림의 오디오 출력
에머슨의 eRED-MOD 솔루션은 타사에 공급하는 것과 동일한 하드웨어 모듈을 사용하지만, 소프트웨어는 다르다. 에머슨의 프로세서 메모리에는 크게 2개의 버퍼가 동작한다. 하나는 이더넷 입력으로 받아들이는 네트워크 스트림 버퍼이며, 다른 하나는 네트워크 스트림에서 추출한 디지털 오디오 신호를 DAC나 플레이어로 내보내주기 위해 저장하는 오디오 출력용 메모리 버퍼이다.
에머슨은 네트워크 스트림 버퍼에서 오디오 출력 버퍼로 신호를 추출하고 내보내는 소프트웨어 전체를 새로 설계했다. 뿐만 아니라, 에머슨를 위해 자체 개발한 고정밀 오디오 전용 2개의 클럭 시스템에 의해 오디오 출력 메모리 버퍼가 동작되도록 오디오 재생 소프트웨어도 전면적으로 에머슨에 맞게 새로 설계했다.
덕분에 네트워크 스트림에서 오디오 신호가 추출되어 오디오 출력 및 DAC 회로로 지터 없이 완벽한 디지털 오디오로 출력이 되도록 완성될 수 있었다.
2개로 분리된 디지털 출력 회로
스트리밍 모듈에서 추출된 정밀 디지털 오디오 신호는 AES/EBU 출력과 동축 디지털 출력 회로를 거쳐 최종 출력이 이루어진다. 이 2개의 디지털 출력 회로 또한 오디오 전용 클럭 시스템에 의해 동작하여 네트워크 회로와 완벽한 싱크 상태가 유지되어 지터 없는 출력이 이루어진다.
디지털 출력 회로에는 커먼 모드 노이즈를 줄여주는 출력 트랜스포머가 사용되었다. 2개의 분리된 탭으로 제작된 디지털 출력용 트랜스포머는 네트워크 출력의 오디오 신호를 지터와 노이즈가 제거된 상태로 AES/EBU 출력 회로와 동축 디지털 출력 회로에 서로 독립적으로 공급하게 된다. AES/EBU 출력과 동축 디지털 출력은 서로 독립적으로 분리된 상태에서 최적의 디지털 오디오 신호로 최종 출력을 하게 된다.
DC 동작의 전원부
에머슨은 5V로 동작하는 제품으로 기본으로 5V 어댑터를 제공한다. 오디오파일이라면 어댑터 전원에 대한 불신이 높을 것이다. 하지만, 제조사에 따르면 어차피 에머슨 내부에 별도의 내부 전원 정류 회로가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5V DC가 에머슨 내부에서 다시 전원 재처리 과정을 거치게 된다고 한다.
따라서, 어댑터에 대한 성능 및 노이즈 문제가 에머슨 성능을 크게 좌우하지 않는다고 한다. 기본 어댑터 동작은 충분히 훌륭하지만, 그래도 별도의 리니어 전원이나 배터리 전원을 사용하면 좀 더 개선된 음질을 얻을 수 있었다.
다양한 기능과 쉽고 편한 자체 앱 Wattson Music
에머슨 디지털이 지원하는 파일 포맷은 WAV, FLAC, AIFF, ALAC, MP3, AAC, Ogg Vorbis, WMA 등이며 PCM 192kHz/24bit 까지 출력을 제공한다. 지원되는 프로토콜은 UPnP/DLNA, AirPlay compatible 모드 그리고 ROON READY를 지원한다.
또한 자체 앱을 통해서 TIDAL, Qobuz 등의 무손실 고해상도 스트리밍 서비스 재생이 가능하며 인터넷 라디오로는 TuneIn(airable) 라디오 기능을 제공한다.
따라서, 에머슨을 사용하는 데에는 크게 2가지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 왓슨 오디오가 제공하는 기본 앱, Wattson Music을 사용하는 방법과 다른 하나는 mConnect Control(관련기사) 이나 BubbleUpnp 같은 UPNP 전용 서드파티 앱을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왓슨 오디오의 기본 앱인 Wattson Music은 아직 iOS 버전 뿐이라 안드로이드 계열 스마트폰이나 패드라면 ROON 이나 mConnect 또는 BubbleUpnp를 써야 한다. 하지만 2021년 1분기에 안드로이드 앱이 제공될 예정이니, 어쩌면 리뷰가 나올 시점에는 안드로이드에서도 Wattson Music을 사용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사운드 퀄리티
테스트에는 에머슨 디지털의 동축 출력을 션야타 리서치의 시그마 V2 동축 케이블로 CH Precision I1 인티 앰프에 연결했다. 비교 대상으로는 비슷한 가격대의 네트워크 플레이어들의 동축 디지털 출력을 사용해 보았다. 재생은 어댑터 재생과 바쿤이 만든 5V 배터리 전원을 준비하여 어댑터와 배터리의 음질 차이도 확인해보았다.
사실, 주먹만한 크기에 200만원이나 되는 네트워크 트랜스포트에 큰 기대는 없었다. 이미 비슷한 기능을 제공하는 제품들이 있기 때문에 확실한 성능 차이가 없다면 큰 차별화가 어려울테니 말이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에머슨 디지털은 동급 타 제품들과는 확연하게 다른 사운드를 들려준다.
분명 네트워크 트랜스포트로 랜선의 신호를 디지털 출력으로 만들어주는 제품에 불과하지만, 타 제품들과 달리 굉장히 고급스러운 사운드를 들려준 것이다. 이미 CH Precision의 Streaming HD와 소울루션의 DAC HD에서 보여준 것처럼 투명하고 입체적이며 높은 해상력의 사운드를 제공한다.
신기한 것은 그것이 고역 중심의 자극적인 사운드가 아니라 매우 매끄럽고 유려하며 특유의 고급스러우며 자연스러운 톤을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높은 해상력이 비해 고역에 시끄럽거나 자극적인 면이 없고, 높은 투명도가 그려내는 사운드스테이지 속에는 악기들이 디테일과 악기간의 거리가 공기 냄새 가득하게 살아있었다. 이 정도의 퍼포먼스라면 중저가 제품들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사운드 퀄리티이다.
번스타인이 지휘한 <말러: 교향곡 2번>의 피날레처럼 광대한 무대와 이벤트가 담긴 녹음에서는 훌륭한 스테이지와 깊이감 그리고 자연스럽고 세밀한 디테일을 들려준다. 볼륨을 올려도 요란스럽지 않은, 리니어한 사운드의 변화와 공간의 입체감을 그대로 유지해준다.
마누 카체의 를 들어보면 ECM 특유의 깨끗하고 투명한 공간감에 드럼의 현란한 디테일들이 하나도 둔탁해지거나 평면적으로 변하지 않고 입체적인 사운드로 그려졌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악기들이 서로 분리되어 각자의 소리와 연주를 개성있게 펼쳐지는 부분도 에머슨 디지털이 지닌 장점이었다.
분명 비슷한 가격대 및 그 이하의 네트워크 제품들과 비교해보면 색채감, 분위기, 고역의 디테일 특히 경질화되지 않는 고역의 세련된 표현력이 에머슨이 차별화된 음을 들려주는 부분이었다.
어댑터를 배터리로 바꾼 뒤 다시 음질의 차이를 확인해 보았다. 배터리 전원을 사용하니 확실히 더 부드럽고 자연스러우며 차분해진 사운드를 얻을 수 있었다.
투명도와 디테일 그리고 사운드스테이지의 심도는 더욱 세밀하고 예리해지면서 음량이 더 작아지는 듯한 느낌을 준다. 볼륨을 올려도 중역이나 고역에 경질화나 밝기의 변화가 없이 리니어한 음량의 변화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전반적으로 정숙해진 뒷 배경 위에 전면에 그려지는 이벤트들이 확연하게 더 세밀하게 예리해진다.
라둘로비치의 <파가니니 판타지> 중 ‘Sonate Op.12’에서 바이올린 사운드는 훨씬 더 목질감과 아날로그적 톤으로 온도감있게 재현되었으며 피아노의 타건 역시 마찬가지였다. 볼륨을 좀 더 올리게 되지만 훨씬 더 깨끗하고 매끈한 톤으로 자연스러운 악기의 사운드를 즐기게 해주었다.
베이스 연주 또한 마찬가지로 펫 매스니의 에서 기타 사운드는 훨씬 더 찰랑거리며 디테일한 세련된 톤을 들려주고 베이스는 군더더기 없는 깨끗한 울림으로 살아났다. 부밍이 없는 깨끗하고 정확한 베이스는 기타와 베이스의 대비와 리듬의 정확함으로 음악에 대한 몰입감을 한층 높여주었다. 자연스러운 재생 그 자체였다.
정리
왓슨 오디오의 첫 출사표인 에머슨 디지털은 지난 20년 동안 쌓아온 스위스 하이엔드의 핵심 디자이너가 내놓은 놀라운 가성비의 네트워크 트랜스포트이다. 이미 지난 10년 동안 다른 스위스의 하이엔드 네트워크 플레이어와 DAC에서 보여준 럭셔리 하이엔드들의 놀라운 사운드 퀄리티를 엔트리급 하이파이 제품의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마술같은 디지털 오디오 기기이다.
긴 세월 동안 세계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 온 업체답게 설계에 대한 기술력이나 소리를 만들고 하이엔드다운 색깔을 보여주는 기기의 사운드 퍼포먼스는 단연 뛰어나다.
물론 이더넷 케이블에서 동축 디지털 출력이나 AES/EBU 출력을 내주는 주먹만한 기기에 200 만원이나 되는 가격표는 비싸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같은 회로를 사용한 같은 기능의 스위스 기기들은 적게는 500만원, 비싸게는 900만원 가까운 가격표를 달고 나오는 것을 감안하면 에머슨은 정말로 놀라운 가격 대비 성능을 자랑하는 하이엔드 네트워크 트랜스포트라 할 수 있다.
순수 네트워크 트랜스포트인 에머슨 디지털은 네트워크 스트리밍 기능은 없지만, 탁월한 사운드를 자랑하는 SACD/CD 플레이어, DAC 또는 디지털 프리앰프에게 최고의 선이다.
굳이 훌륭한 성능을 자랑하는 SACD/CD 플레이어나 DAC를 두고 스트리밍 기능 때문에 또 하나의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구입하는 것은 불합리한 일이다. 게다가 스트리밍 때문에 SACD/CD 플레이어를 두고 더 저렴하거나 성능이 낮은 스트리밍 플레이어로 음악을 듣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 아닌가.
에머슨 디지털은 디지털 입력이 있는 하이엔드 SACD/CD 플레이어나 DAC에 새로운 하이엔드 네트워크 스트리머로 변신하는 날개를 달아 준다. 하이엔드 SACD/CD 플레이어의 음질 그대로 유지한 채로 ROON READY까지 가능한 네트워크 플레이어로 변신을 시켜주어 TIDAL, QOBUZ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마음껏 즐길 수 있게 해주니 말이다.
새로이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사지 않고도 고음질 스트리밍을 시도해 보려는 오디오파일들에게 한 줄기 빛과 같은 존재가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