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클라세 오디오는 1980년 설립된 40년 역사의 하이파이 앰프 업체이다. 크렐, 다고스티노 오디오의 댄 다고스티노와 함께 데이튼 라이트의 엔지니어였던 데이브 리치가 크렐과 같은 시기에 캐나다에서 일으킨 하이엔드 앰프 제조가 출발점이다. 흥미롭게도 Class A 앰프만을 고집했다는 점, 1옴 임피던스의 아포지 신틸라 같은 스피커도 무리없이 울려주는 앰프라는 점, 당시 최고의 하이엔드인 마크 레빈슨에 비견되는 성능이면서도 가격은 굉장히 저렴하는 점 그리고 같은 회사 출신의 엔지니어가 같은 시기에 설립했다는 점에서 크렐과 클라세는 너무도 빼닮았다. 아쉽게도 내리막길을 걷게 된 과정이나 결과까지도 너무나도 닮았다는 점까지 말이다.

클라세 오디오가 폐업 조치를 통보받은 것은 지난 2017년 가을의 일이다. B&W 그룹의 계열사였던 클라세는 B&W를 인수한 새로운 경영진으로부터 사업 정리 대상이 되어버렸다. 앞서 클라세 브랜드 스토리에서도 설명했듯이, B&W를 인수한 ‘에바 오토메이션’은 IoT를 겨냥한 벤처 업체로, IoT의 멀티미디어 확장 도구로 B&W를 인수했기 때문에 하이파이 앰프 같은 것은 생각 밖이었다. 현재 클라세 오디오의 브랜드 디렉터이자 당시 클라세 오디오의 대표였던 데이브 노버에 따르면, B&W를 인수한 경영진들은 클라세 오디오라는 존재와 그런 앰프 업체가 B&W 산하에 있다는 사실도 몰랐다고 한다. 인수 주체의 미래 구상에 없으며 딱히 매출과 흑자를 자랑하던 회사도 아니었기에 걸림돌이 되던 클라세 오디오를 정리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다.

B&W의 매각 뒤, 1년 만에 받아든 폐업 통보는 클라세에게는 커다란 충격이었다. 하지만, 위기는 곧 기회였다. 폐업 조치를 통보받은 클라세 오디오의 대표였던 데이브 노버는 발 빠른 대처로 새로운 자본의 도움을 이끌어내어 공중분해 상황의 클라세 오디오는 독자적인 하이파이 앰프 업체로 홀로서기에 성공했다. 2018년 1월, 공식적으로 재출발을 알린 클라세 오디오는 제일 먼저 엔지니어링 능력을 복원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뿔뿔이 흩어질 뻔한 엔지니어들을 다시 한 자리로 모이도록 만들었다. 일부는 자리를 떠났지만, 다시 모인 팀에게 내려진 최우선 과제는 완성 단계에서 사라진 3세대 델타 시리즈의 완성이었다.

클라세 오디오의 델타 시리즈는 브랜드를 대표하는 아이콘과 같은 제품이다. 2003년 B&W와의 동거가 시작되며 탄생된 델타 시리즈는 이후 10 여 년 동안 다양한 프로세서와 앰프 제품군으로 B&W 스피커의 레퍼런스 앰프로 자리매김을 해왔다. 이미 한 차례의 버전 교체가 있었던 델타는 2017년 발표할 3세대 모델이 거의 완성된 상태였지만, B&W 사태(?)로 인해 모든 것이 물음표로 변해버렸고 폐업 통보를 받았다. 거의 완성 단계였던 마무리 되지 못한 신제품을 완성시켜 신제품으로 발매하는 것이 새로운 클라세 오디오 출발의 최우선 과제였다.

데이브 노버는 엔지니어링 팀을 재구축하여 3세대 델타 개발 프로젝트를 맡기고 곧바로 생산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이전까지 클라세 오디오는 하이엔드 오디오 제조업체답게 캐나다 본사에서 모든 제품들을 직접 생산을 했다. 심지어 B&W의 유명 제품이었던 도킹 스피커 제플린의 앰프 모듈까지 생산하여 납품할 정도의 제조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자체 제조 공장 외에도 B&W의 중국 공장에서 일부 모델을 생산하는 경험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새로 시작하는 클라세 오디오가 다시 제조 공장을 구축하는 일은 또 다른 비용 투자가 필요했고, 투자자인 사운드 유나이티드 또한 그리 긍정적이지는 않았던 듯 보인다. 대안으로 찾아낸 것이 데논과 마란츠의 상위 제품들을 생산하는 D&M의 일본내 공장이었다. 사운드 유나이티드 산하 계열사인 D&M이 보유한 일본 중북부 지역에 위치한 시라가와 공장에 클라세 오디오의 생산을 맡기기로 한 것이다.

개발과 생산에 이르는 모든 과정이 정리되면서 곧바로 새로운 델타 시리즈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었다. 하지만, 2018년 1월 클라세 오디오의 재출발이 발표된 이후 실제 제품이 나온 것은 2020년 초였다. 데이브 노버에 따르면, 미완 상태의 3세대 델타 개발의 마무리는 어렵지 않았으나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에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일본의 데논, 마란츠 생산 공장인 시라가와 공장은 보유한 부품들과 생산 공정이 데논과 마란츠의 제품에 맞춰져 있었다. 주로 대중적인 하이파이에 가까운 이들 제품과 달리 클라세 오디오는 하이엔드 제품이므로 전혀 다른 부품과 섀시를 사용하고 있었다. 게다가 조립 과정도 대량 생산되는 제품들과 달리, 개별 수작업에 가까운 하이엔드 오디오스러운 구조였다.

이 때문에 부품과 섀시의 새로운 부품 수급이 필요했고, 이를 일본의 시라가와 공장 시스템에 입력 시키고 관리하는 일도 필요했다. 부품의 수급과 관리를 새로 갖추는 일도 어려웠지만, 가장 힘든 일은 일본 공장의 작업자들에게 클라세의 제품을 만들고 조립하도록 교육시키는 일이 난관이었다고 한다.
이미 데논과 마란츠 제품들을 기계적으로 생산해내는 사람들에게 기존 작업 과정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하도록 시키는 일은 동양과 서양의 문화적 차이가 커서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특히 제품의 Q.C 과정에서 일본인들이 이해하지 못한 부분과 기존 하이엔드 업체들에서는 익숙한 부분들이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에 많은 충돌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실 동서양의 문제 보다는 일본산 하이파이 제품들과 서구산 하이엔드 제품들 간의 물리적인 차이가 컸던 것이다. 나사 하나 조차도 정확하게 박아 넣어야 이해가 되는 일본식 대량 생산 시스템에서 수작업으로 생산되던 하이엔드 제품들의 구조나 모양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듯 싶다. 결국 모든 문제는 해결되었고, 일본 공장 시스템에서도 클라세 오디오의 제품들이 완벽하게 생산될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일본 공장에서 생산되는 클라세 오디오 제품들은 그 어떤 하이엔드보다도 치밀하고 정밀한, 뛰어난 수준의 만듦새를 얻게 되었다고 한다.

이런 어려운 셋업 과정 끝에 드디어 3세대 델타가 2020년 시작과 함께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코로나의 여파가 있긴 했지만, 지난 한 해 동안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새로운 클라세 오디오의 델타 시리즈 발매가 이어졌고 한국 또한 마찬가지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식적인 클라세 오디오의 수입 판매가 개시되었다. 새로운 클라세 오디오의 수입원은 데논, 마란츠의 국내 수입 판매원인 D&M 코리아가 새로 맡게 되었다. 게다가 지난해 사운드 유나이티드가 B&W를 다시 인수하면서 B&W 또한 사운드 유나이티드 계열사가 되어, 곧 국내에서도 D&M 코리아가 클라세 오디오와 함께 B&W의 수입 판매도 새롭게 시작할 예정이다. 클라세 오디오와 B&W가 다시 한 자리에서 의기투합하게 된 것이다.
클라세 오디오의 새로운 시작, 델타 시리즈
2003년부터 시작된 클라세 오디오의 델타 시리즈는 클라세 오디오가 중견 하이파이 업체에서 하이엔드로 도약하는 큰 계기가 된 시리즈였다. 델타에 앞서 럭셔리 하이엔드 오디오로 선보인 오메가 시리즈가 큰 성공을 거두긴 했지만, 디자인이나 브랜딩, 마케팅은 여전히 소규모 하이파이 업체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었다.

B&W와의 협업에서 출발한 델타 시리즈는 대폭 확충된 하이엔드 엔지니어링 팀이 대거 합류하며 기술적 한계선을 돌파한 제품들로 탄생되었다. 영국과 미국의 최고 하이엔드 설계 엔지니어들이 이루어낸 결과물은 디지털 회로 설계 및 프로세싱에서 한 차원 높은 제품들을 만들어냈다. 특히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훨씬 전 시절임에도 불구하고, 그래픽 기반의 터치형 전면 디스플레이로 모든 기기의 동작과 셋업을 조작하는 인터페이스까지 선보였다.


이런 모든 설계상 차별화를 소비자들이 한 눈에 느낄 수 있도록 코스메틱 디자인까지 전문 산업 디자이너가 담당했다. 델타 시리즈의 디자인 컨셉을 잡은 것은 영국 출신의 산업 디자이너 모튼 워렌이다. 그는 B&W의 시그니처 시리즈와 노틸러스 800 시리즈의 디자인을 만든 인물로 클라세 델타 시리즈의 라운드 타입의 미려한 섀시 디자인 뿐만 아니라 기기 내 디스플레이의 그래픽 디자인의 사용자 인터페이스까지, 델타 시리즈의 모든 디자인이 그의 작품이다. 이후 아우디, 벤틀리 그리고 링컨 같은 자동차의 내부 전장 시스템의 사용자 인터페이스까지 다룬 것을 감안하면 클라세 오디오의 인터페이스 수준이 상당한 수준임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아날로그 프리앰프에서 디지털 프로세서까지, DELTA PRE
클라세 오디오 프리앰프의 시작은 데이브 리치가 설계한 DR-6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5년 등장한 최초의 클라세 프리앰프이자 전원 분리형 프리앰프인 DR-6는 이후 마이너 체인지를 통해 mk2 등을 거쳤다. 데이브 리치의 퇴사 이후 이니셜 DR을 제거한 ‘Six’라는 이름의 모델로 이어졌고, CP60, 65 같은 모델을 거쳐 궁극의 프리앰프인 오메가를 통해 럭셔리 플래그십 프리앰프로 진화했다.

오메가 이후 델타 시리즈로 이어지며 순수 아날로그 프리앰프는 변화점을 맞게 된다. 새로운 코스메틱 디자인과 새로운 터치형 그래픽 인터페이스를 통해 디지털 컨트롤 기술이 더해진 첨단 프리앰프의 모습을 갖추게 된다. 델타 시리즈의 첫 프리앰프로 등장한 CP-500은 그런 변화의 모습을 잘 보여주었으나 DR-6부터 이어온 고급 프리앰프 수준은 아니었다. 실제로 DR-6부터 오메가 프리앰프의 뒤를 잇는 계보로 등장한 것은 이후 등장한 CP-700 이었다. 순수 아날로그 프리앰프로 분리된 전원부에 풀 디스크리트의 듀얼 디퍼런셜의 럭셔리한 회로 설계로 델타 시리즈의 순수 아날로그 프리앰프 최고 자리를 차지했다.

클라세 오디오에는 이와 같은 순수 아날로그 프리앰프 외에도 홈시네마를 위한 서라운드 프리프로세서도 별도의 라인업으로 갖춰져 있었다. 과거 오메가 시리즈 때부터 SSP-75 같은 하이엔드 프로세서를 만든 업체답게 델타 시리즈에서도 SSP-300, SSP-600을 시작으로 SSP-800까지 다양한 멀티채널 서라운드 프로세서를 시대별로 꾸준히 내놓았다.
흥미로운 점은 2010년을 기점으로 시장의 판도가 바뀌었다는 점이다. 2008년 이후로 컴퓨터 기반의 파일 재생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났다. 컴퓨터의 USB를 오디오로 활용하는 USB Audio 재생이 늘어나면서 소스 기기이자 프리앰프 역할로 컴퓨터가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이에 반해 홈시네마의 서라운드 프로세서 수요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맞춰 클라세 오디오의 제품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린의 Sondek CD12와 Unidisk, 마크레빈슨의 30.6/31.5 등의 디지털 소스 기기를 설계했던 엔지니어들을 대거 영입하여 내놓은 클라세의 CDP 시리즈를 과감하게 접고 프리앰프를 소스 기기와 하나로 하는 새로운 컨셉의 프리프로세서이자 컨트롤러로 새롭게 구축하기로 한 것이다.

2012년 등장한 델타 시리즈의 첫 프리앰프 프로세서 모델인 CP-800이 그 주인공이다. 이 프리앰프는 2채널 스테레오 프리앰프의 기본 회로에 USB Audio를 비롯한 다양한 디지털 입력을 내장시키고, 심지어 아이팟/아이폰을 연결하여 음악 파일 재생까지도 가능하도록 만든 미디어 센터에 가까운 프리앰프였다. 단순히 DAC 만 넣은 것이 아니라 이미 SSP 서라운드 프로세서에서 보여준 DSP 회로와 알고리듬을 함께 내장시켜 디지털 EQ와 디지털 크로스오버(서브우퍼 출력 지원) 기능을 넣은 프로세서 기능을 대거 장착시켰다. 퓨어 아날로그 프리앰프 회로 기반이지만, 각종 디지털 재생과 DAC 그리고 DSP와 각종 알고리듬이 투입되는 만큼 설계의 책임은 린의 CD12와 클라세의 CDP 시리즈를 책임졌던 앨런 클럭이 맡았다. 새로운 개념의 프리앰프/프로세서/DAC인 CP-800은 파일 재생과 컴퓨터 등의 디지털 재생이 많은 하이파이 판도에 최적화된 제품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이더넷 스트리밍 기능을 추가하여 DLNA/UPnP 네트워크 스트리밍 기능이 더해진 CP-800mk2 로 마이너 체인지가 한 차례 있었다. 그리고 지난 2016년 3세대 델타 시리즈에 맞춰 새로운 모델로 발매될 예정에서 사라졌던 것이 바로 리뷰 모델인 ‘델타 프리(DELTA PRE)’이다. 약간의 난관은 있었지만, 새롭게 출발하는 클라세 오디오에 맞춰 완성된 새로운 델타 시리즈의 브레인으로 한층 개선된 성능으로 진화를 이룬 것이 3세대 델타이자 프리앰프인 델타 프리이다.
델타 프리의 기술적 특장점들
새로운 3세대 델타 시리즈는 전작과 유사한 점도 많지만 세부적으로는 상당한 변화가 있다. 가장 큰 것은 개발팀의 변경이다. 아날로그 설계를 담당한 낭 뉴엔과 디지털 설계를 책임진 앨런 클럭은 모두 CP-800 이후 클라세를 떠났다. 대신 새로 영입된 엔지니어 세르주 이그나(Sergiu Ignat)가 3세대 델타 시리즈 전체 설계를 이끌었다. 델타 프리도 마찬가지다.

제품 이름이 번호 대신 모델명으로 고정된 새로운 프리앰프인 델타 프리는 기본 설계 방향 자체가 오리지널인 CP-800과 크게 다르지 않다. 풀 밸런스드로 설계된 아날로그 프리앰프 회로의 기본 뼈대 위에 USB-Audio와 네트워크 스트리밍 같은 다양한 디지털 입력 기능을 제공한다. 여기에 DSP를 통해 각종 EQ 기능과 서브우퍼 사용을 가능하게 하는 디지털 크로스오버 기능을 넣어 재생 시스템의 상태에 따라 다양한 시스템 셋업을 가능하게 해준다. 이 DSP는 좌우 채널에 각각 5밴드의 파라미트릭 EQ를 제공하여, 특정 주파수의 컷팅이나 부스팅을 사용자가 직접 조정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음향 보정 시스템이 설계되어 있지만, 룸 코렉션같은 공간 음향 보정 기능은 별도로 탑재되어 있지 않다. 이에 대해 브랜드 디렉터인 데이브 노버는 다음과 같이 그 이유를 설명했다. 디랙, 오디세이, 룸 퍼펙트 같은 여러 공간 음향 보정 알고리듬이 완벽한 공간 인식 및 셋업이 아니라, 어느 정도의 환경 조건을 파라미터 수치로 가정해 놓고 마이크로 측정하여 이를 가상 시뮬레이션하는 방식으로 음향을 보정하고 있다. 게다가 그 결과물도 측정할 때마다 결과가 제각각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한 음향 보정 시스템이라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의 측정 서비스가 더해진다면 그 측정 및 분석에 맞춰, 결과에 걸맞은 EQ 셋업을 델타 프리에 넣어주면 그것이 더 정확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물론 전문가의 측정 도움이나 사용자의 측정 및 셋업 능력이 필요하다는 전제하에 말이다.
델타 프리의 내부. 크게 2개의 회로 기판과 1개의 전원 회로로 구성되어 있다. 회로 기판은 6층 기판이 사용되었으며, 모든 전원은 디지털 회로와 아날로그 회로가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
디지털 회로는 자체 설계한 FPGA 기반의 디지털 필터가 동작하며, DAC 회로는 AKM의 AK4497 DAC 칩을 사용했다. 총 8채널 분량의 DAC 칩을 투입하여 풀 밸런스드에 듀얼 디퍼런셜 모드 설계가 이루어져 있다. 전작에서는 울프슨의 WM8471, 스테레오 DAC를 채널당 1개씩 썼던 것에 비해 물량 투입과 회로의 규모가 2배로 증가된 셈이다. 이와는 별도로 서브우퍼를 위한 크로스오버 기능을 활용할 경우에는 서브우퍼 전용 DAC로 WM8471이 별도의 DAC 회로로 설계되어 있다.
이러한 디지털 필터 시스템 덕분에 프리아웃은 다양한 구성을 사용자가 직접 설정할 수 있다. 2개의 좌/우 기본 스테레오 출력 외에 3개의 프리아웃 단자가 추가로 제공되며 이들 단자는 2.1/2.2채널의 서브우퍼 출력이 더해진 프리아웃 구성 또는 바이앰핑을 위한 더블 출력 모드로 설정할 수 있다.
USB Audio는 한층 진화하여 DSD256, PCM384까지 재생이 가능해졌으며, 이더넷 스트리밍을 사용할 경우는 DSD64, PCM192까지 재생을 지원한다. USB Audio와 이더넷 스트리밍은 외부 업체의 솔루션이 아닌 자체 개발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로 제작되어 있다. 별도의 무선 기능은 없지만, 애플의 AirPlay를 지원하고 기기 전면의 USB 포트에는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연결하면 기기에 담긴 음원 재생이 가능하다. 단, USB 메모리나 외장 하드를 통한 파일 재생은 지원하지 않는다.
디지털 입력들과 달리 아날로그 입력들은 디지털 바이패스라는 기능이 제공된다. 위에 설명된 모든 DSP 관련 소프트웨어적인 기능들은 각 입력마다 적용 여부를 직접 선택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따라서, 퓨어 아날로그 프리앰프로 사용하려면 설정 메뉴에서 해당 입력에 디지털 바이패스 기능을 설정해주면, A/D 변환이후 DSP로 처리되는 전 과정이 바이패스되어 순수한 아날로그 프리앰프와 볼륨 컨트롤 기능만 적용된다. 볼륨 컨트롤은 린의 Klimax Pre에 사용된 볼륨 컨트롤 회로를 사용하였으며, -93dB에서 +14dB까지 전체 볼륨을 400 스텝으로 컨트롤 할 수 있다.

전작과 달라진 또 하나의 특징은 HDMI의 옵션화와 포노 앰프의 기본 장착이다. 절반 이상이 HDMI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에 따라, HDMI는 별도의 옵션 보드로 만들어 필요한 사람들만 별매로 장착할 수 있도록 바꾸었다. 줄어든 비용 만큼의 예산은 거꾸로 아날로그 포노 앰프 회로를 기본 탑재로 넣을 수 있게 해주었다. MM/MC에 대응하는 포노 앰프는 풀 밸런스드 방식으로, 임피던스와 로딩, 게인등의 설정을 모두 설정 메뉴를 통해 입력하는 방식이라서 앰프를 열고 딥스위치를 조정하는 등의 번거로운 작업이 필요없다. 턴테이블 유저들은 포노 앰프없이 델타 프리만으로도 아날로그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전원부의 개선도 눈에 띈다. CP-800은 자체 개발한 스위칭 모드 전원부로 동작했다. 이와 달리 델타 프리는 아날로그용 리니어 전원부와 디지털용 스위칭 전원부가 각기 분리, 설계되어 있다. 따라서, 전원부의 고급화와 전원 분리를 통해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영역 분리를 취해 힌층 하이엔드적인 구성으로 개선되었다.
사운드 퀄리티
테스트에는 ATC의 SCM100SE를 사용하고, 파워 앰프로는 델타 스테레오와 EAR의 509 모노 블록 파워 앰프를 사용했다. 디지털 소스 기기의 성능 비교를 위해 브링크만의 나이키스트 mk2 네트워크 스트리밍 플레이어도 함께 테스트에 사용했다. 먼저 브링크만을 소스 기기로 시청에 임했다.
지금까지의 클라세 제품들은 B&W 스피커의 매칭 대상으로 인식되어 여성적이거나 약간 밝고 가늘게 들리는 여성적 경향의 사운드라는 인식이 없지 않았다. 델타 프리도 뿌리는 예전 개발팀이 설계한 CP-800에 두고 있지만 3세대 개발팀이 새롭게 설계를 바꾸고 완성된 제품이라서 확실히 역동적이며 여성적이라는 전작의 평가와는 많이 달라졌다.
델타 프리의 가장 큰 개성은 넓은 사운드스테이지다. 넓은 큰 스케일의 사운드스테이지에 음색은 지나치게 가늘거나 여성적인 경향으로 흐르지 않고, 강건하고 탄탄한 구조적 형태를 유지한다. 여기에 저역의 힘이 느껴지는 남성적 면모와 선명한 디테일을 갖추어 힘찬 사운드를 들려준다. 호방하게 펼쳐지는 스테이징은 넓고 투명하여 녹음에 담긴 심도와 좌우의 펼침을 제대로 그려낸다. 음색은 중립에서 약간은 밝은 경향이긴 하나 거의 중립에 가까운 수준이다. 굳이 음상의 전후 움직임을 평가하자면 뒤로 펼쳐지기 보다는 포워드하게 그려지는 타입에 가깝다. 특별히 대역별 밸런스가 강조되는 부분은 없지만 중역의 단단함과 저역의 탄탄함은 델타 프리가 지닌 강건한 남성적 사운드에 도움을 주는 부분이다. 저음의 양감이 늘어나거나 고역의 에지가 강조되는 느낌도 별로 없다. 해상력은 좋은 편이면서도 고역에 인위적인 에지감을 만들거나 하지는 않는다.
다음으로 브링크만 플레이어가 아닌 델타 프리 자체의 스트리밍 기능을 사용하여 내장된 DAC에 의한 재생음을 체크해보았다. 이 사운드 또한 나쁘지 않다. 진공관 기반의 출력단 설계를 지닌 브링크만에 비해 확실히 전체적으로 힘과 탄력이 더해진 사운드로 훨씬 강건한 톤 컬러가 높아진다.
브링크만이 자랑하는 진공관 튜닝 사운드의 세밀하고 부드러우며 디테일이 줄어드는 대신 스케일감이 훨씬 크게 느껴지는 커다란 음상과 중저역의 단단함과 빠르고 정확한 저음으로 다이내믹스의 향상이 눈에 띄게 나타난다. 중역의 힘과 투명도가 높으며 고역의 디테일도 수준급 사운드로 유지된다. 진공관의 장점을 살린 브링크만에 비하면 약간의 에지감이 더해지는데, 이는 음악을 힘차고 다이내믹하게 연출하는 데에 좋은 효과를 제공한다.
다만, 볼륨이 커지거나 대편성이나 음 수가 많은 녹음들에서는 브링크만에 비해 약간 산만해지거나 고역이 강조되는 현상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이는 두 기기가 지닌 가격차의 한계점일 수도 있다. 브링크만은 델타 프리에 비해 2배 가까운 가격의 전용 소스 기기이다. 델타 프리의 단점이라기 보다는 기기 간의 등급 차이로 보는 것이 맞다. 반대로 델타 프리가 프리앰프로서 이 정도의 디지털 소스 퍼포먼스를 내주는 것은 오히려 상당한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또한 1,000 만원 미만의 웬만한 소스 기기라면 차라리 그 돈을 앰프나 케이블 등에 투자하고 델타 프리를 메인 소스 기기이자 프리앰프로 쓰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정리
3년 만에 완전체로 등장한 클라세 오디오 3세대 델타 시리즈, 그 핵심이 되는 델타 프리앰프는 지금까지의 클라세 이미지를 일거에 바꾸는 새로운 사운드로 변신에 성공했다. 순수한 아날로그 오디오파일이 원하는 프리앰프에 머무르지 않고, 스트리밍과 디지털로 현대 오디오파일들에게 가장 이상적인 솔루션으로 프리앰프의 개념을 새롭게 정의내렸다. 네트워크 스트리밍과 USB Audio 및 광/동축의 디지털 입력이 제공하는 디지털 소스 기기로서의 사운드 퀄리티도 매우 휼륭하다. 여기에 아날로그 소스 뿐만 아니라 MM/MC 포노 앰프까지 갖추어 모든 음악 소스에 대응하는 올라운더의 재능을 보여준다. 다양한 디지털 기능들이 필요없는 순수한 프리앰프를 원한다면 디지털 바이패스를 통한 퓨어 아날로그 프리앰프로도 즐길 수 있다.
변신의 백미는 사운드에 있다. 다크 그레이로 바뀌는 외형 색상과 분위기처럼 남성적으로 변신한 사운드적인 개성도 새로운 클라세, 새로운 델타의 이미지에 아주 잘 맞아 떨어진다. B&W의 800 시리즈 모니터 스피커들과 스튜디오의 레퍼런스로 개발되었던 시스템의 역사 덕분인지 ATC의 모니터 스피커들과도 꽤나 좋은 상성을 보여준다. 오히려 지금까지 B&W라는 이름에 갇혀 있던 재능이 이제 다시 새롭게 재평가를 받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가격 대비 성능도 빠질 수 없다. 요즘 하이엔드 기기들의 가격을 고려하면 클라세의 델타 시리즈는 거의 바겐세일이나 다름없다. 이 정도 만듦새와 이 정도 사운드 퀄리티라면 이 가격대에 상대할 만한 경쟁자를 찾기란 쉽지 않다. 놓치지 말고 들어봐야 할 클라세의 새로운 변신과 시작이다.
제품사양
일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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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인 범위 | -93dB~+14dB |
채널 매칭 | 0.05dB |
입력 임피던스(1kHz, 밸런스/싱글 엔드 기준) | 50kΩ |
출력 임피던스 밸런스/싱글 엔드 | 200Ω / 50Ω |
최대 출력 레벨 밸런스/싱글 엔드 | 18Vrms / 9Vrms |
바이패스 모드(아날로그 입력, 톤/EQ/서브우퍼 비활성화) | |
주파수 응답(-3dB, 50Ω 소스 임피던스) | 1Hz ~ 2MHz |
고조파 왜곡(측정 대역폭: 90kHz) | 1kHz에서 0.0004% 미만 / 10kHz에서 0.0005% 미만 / 20kHz에서 0.0006% 미만 |
최대 입력 레벨 밸런스/싱글 엔드 (0dB 이득 기준) | 9Vrms (+21.3dBu) / 4.5Vrms (+15.3dBu) |
신호 대 잡음비(A 가중치) (22kHz BW, ref 9Vrms) | 130dB (133dBA) |
크로스토크 (한 채널 미구동) (밸런스/싱글 엔드) | -143dB (100Hz), -140dB (1kHz), -124dB (10kHz) |
포노 섹션 (0DB 이득, 바이패스 모드, XLR2 입력, MAIN XLR 출력) | |
RIAA 편차(20Hz~20kHz) | 0.2dB 미만 |
MM 유형 (47k II)에 대한 선택 가능한 부하. | 50pF, 100pF, 150pF, 200pF, 250pF, 300pF, 350pF, 400pF, 450pF |
MC 유형에 대한 선택 가능한 부하 – 저출력 | 7.5Ω, 10Ω, 33Ω, 50Ω, 82Ω, 100Ω, 330Ω, 1kΩ |
MC용 부하– 고출력 | 47kΩ |
지원되는 파일 형식 및 샘플레이트) | |
USB-F | 44.1k, 48k, 88.2k, 96k(iOS만 해당) |
USB-B | 32k, 44.1k, 48k, 88.2k, 96k, 176.4k, 192k, 352.8k, 384k DSD64, DSD128, DSD256 (네이티브 – Windows용 Thesycon/Classe 드라이버 필요) DSD64, (DoP) |
Ethernet | WAV, AIFF, ALAC, FLAC, WMA, AAC, MP3, OGG_VORBIS(최대 192k/24비트) DSD64, (DoP) |
SPDIF (OPT, COAX, AES/EBU) | PCM 32k, 44.1k, 48k, 88.2k, 96k, 176.4k, 192k / DSD64 |
입력/출력 컴플리먼트 ANALOG IN | |
BAL / XLR | 2페어(XLR2는 BAL 포노 입력으로 할당 가능) |
SE / RCA | 2페어 |
포노 RCA | 1페어 |
DIGITAL IN | |
HDMI | 4*(HDCP 2.2 지원 HDMI 2.0b) |
USB-F | 1 |
USB-B | 1 |
SPDIF 동축 | 3 |
SPDIF 광 | 3 |
SPDIF AES / EBU | 1 |
Ethernet | 1 |
출력 | |
HDMI | 1*(HDCP 2.2 지원 HDMI 2.0b) |
BAL / XLR | 5(구성 가능: 2페어+1서브, 1페어+1서브 페어, …) |
SE / RCA | 5(구성 가능: 2페어+1서브, 1페어+1서브 페어, …) |
기타 | |
크기 | 가로444 x 세로449 x 높이121mm |
무게 | 총중량 : 18.7kg / 순중량 : 13.5kg |
수입원 | (주)디엔엠세일즈앤마케팅코리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