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스토리

Wattson Audio

Brand Story

하이엔드의 한 축이 된 스위스의 오디오는 공통점이 있다. 유능한 엔지니어링 회사가 많은 브랜드들의 디지털, 아날로그 오디오 기기를 만들어 왔던 것이다. 숨겨져 있던 이 전문집단이 직접 스위스 하이엔드 오디오를 선보인다. 바로 왓슨 오디오의 이야기이다.
성연진
이동훈

스위스의 하이엔드 오디오는 업계의 한 축이 되었다. 고가, 럭셔리 그리고 탁월한 사운드 퍼포먼스. 그런데 이 다양한 스위스 하이엔드 오디오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유능한 엔지니어링 회사 하나가 많은 브랜드들의 디지털, 아날로그 오디오 기기를 만들어 왔던 것이다. 숨겨져 있던 이 스위스의 하이엔드 설계 전문 집단이 이제 자신의 이름을 걸고 신개념 스위스 하이엔드 오디오를 선보인다. 왓슨 오디오(Wattson Audio)가 그 주인공이다.

왓슨오디오 로고

2020년 7월,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스위스의 새로운 하이파이 업체, 왓슨 오디오(Wattson Audio).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처음 등장한 이 스위스의 신진 하이파이 전문 업체는 오디오 업계에서는 완전 생소한 초보처럼 보이지만, 속 내용을 들여다 보면 완전히 그 반대다. 무려 20년 경력을 자랑하는 오디오 설계의 전문가로, 이미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다수의 하이엔드 오디오들의 개발 및 설계를 해왔다.

왓슨 오디오를 설립한 모 기업은 ‘엔지니어드(Engineered SA)’라 불리우는 스위스의 하이엔드 오디오 설계 전문 업체다. 오디오 완제품을 생산하는 제조 업체가 아니라, 오디오용 고급 기술의 개발, 설계만 제공하는 하이엔드 오디오 솔루션 전문 업체가 왓슨오디오의 실제 주인공이다. 오르페우스, 다질, 소울루션, CH Precision, 나그라 등의 하이엔드 오디오들의 여러 제품들에는 이 엔지니어드가 만든 회로들과 소프트웨어들이 탑재되어 있다. 그런 내용의 면면을 들여다 보면 엔지니어드의 실력과 명성이 얼마나 높은지를 바로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엔지니어드가 설립한 왓슨오디오는 얼마나 특별한 오디오일까? 이제 왓슨오디오의 스토리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에너그램 (Anagram)

왓슨오디오의 시작, 애너그램 그리고 오르페우스

왓슨오디오를 이야기하려면 모체인 엔지니어드가 있고, 엔지니어드를 설명하려면 뿌리가 되는 20년 전의 시작 이름부터 살펴봐야 한다. 혹시 ‘애너그램 테크놀로지(Anagram Technologies, 이하 애너그램)’라는 이름을 기억하는가? 2000년, 스위스 제네바 인근에서 설립된 애너그램은 밀레니엄 시대에 하이엔드 오디오 업계에서 가장 뜨거웠던 디지털 오디오 전문 브레인 집단이었다. 골드문트 키즈로 불리웠던 소프트웨어 전문 엔지니어, 티에리 히브가 설립한 애너그램은 디지털 오디오 기술 개발 전문 업체였다.

애너그램 ATF 모듈로 유명한 Nagra DAC
애너그램의 창업자이자 대표였던 티에리 히브

골드문트에서 디지털 프리앰프와 DAC의 개발을 담당했던 티에리는 애너그램의 첫 작품으로 당시 업계에서 가장 큰 화두였던 업샘플링 기술을 제품화시킨 비동기식 업샘플러 모듈, 애너그램 ATF(Adaptive Time Filtering, 이하 ATF)를 내놓았다. ATF는 자체 개발한 특별한 수치 연산 알고리듬을 DSP를 동작시켜 CD 수준의 오디오를 24/192로 업샘플링 해주는 디지털 필터를 하드웨어 모듈로 만든 것이다. 기존의 단순 오버샘플링 디지털 필터를 대체하는 ATF 모듈은 나그라 DAC, 오디오에어로. 린데만 등을 비롯한 여러 하이엔드 CD 플레이어와 DAC에 탑재되며 하이엔드 디지털 플레이어들의 디지털 엔진으로 레퍼런스가 되었다.

에너그램 ATF 설명 영상 (자막 > 자동번역 > 한국어 설정 권장)

에너그램 PowerLoop
애너그램의 앰프 회로 컨트롤 기술 PowerLoop

애너그램은 ATF 업샘플링 모듈 뿐만 아니라 앰프 회로 설계 등에서도 새로운 회로 기술을 선보였는데 대표적인 것이 ‘애너그램 POWER LOOP’였다. 앰프 회로의 전압, 전류 그리고 열 특성을 모니터링하여 바이어스와 앰프 회로의 동작을 최적화시켜주는 기술이었다.

애너그램은 DSP 및 알고리듬의 디지털 엔진과 앰프 모듈의 성능과 기술력을 널리 알리기 위해 애너그램 기술의 쇼케이스 개념으로 자회사를 설립했다. 2001년 설립된 ‘오르페우스 랩(Orpheus Lab)’이 그 주인공이다. 오르페우스는 애너그램에서 개발한 디지털 및 아날로그 오디오 기술들을 사용하여 오디오 시스템을 생산하던 오디오 제조 브랜드였다. 이전에 없던 새로운 애너그램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로 설계된 오르페우스는 등장과 함께 Model One, Model Three 같은 디지털 소스, 프리앰프, 파워 앰프의 풀 시스템을 내놓으며 애너그램과 마찬가지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하지만, 그런 인기는 거꾸로 문제를 일으켰다. 애너그램의 기술 홍보 수단으로 기획된 오르페우스가 큰 인기를 끌자 오히려 애너그램 기술을 사용하던 하이엔드 업체들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오르페우스가 애너그램의 클라이언트들에게는 경쟁자로 여겨진 것이다.

오르페우스의 앰프 Model Three
애너그램의 PowerLoop 모듈로 설계된 오르페우스의 앰프 Model Three

왓슨오디오의 전신 ABC PCB 그리고 CH PRECISION

몇 년 뒤, 애너그램은 오르페우스를 매각하며 오디오 제조 업체를 정리하고, 애너그램도 ATF 기술의 특허를 영국의 캠브리지 오디오에 매각하며 애너그램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대신, 애너그램의 기술 사용 권한을 보유하고 있는 티에리 히브와 오르페우스에서 회로 설계를 담당했던 엔지니어는 기술 솔루션 판매 대신 아예 하이엔드 오디오 설계를 전문으로하는 디자인 하우스를 설립했다. 애너그램과 오르페우스의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스위스 및 유럽 일대의 하이엔드 업체들의 제품 개발과 설계를 하던 이들의 새 업체 이름은 ABC PCB 였다. 당시 회로를 비롯한 하드웨어 설계를 맡은 엔지니어가 현재 CH Precision의 대표인 플로리언 코시였다.
알렉상드르 라방시(Alxandre Lavanchy)

히브와 플로리언, 2명으로 시작한 ABC PCB는 인력 구성의 한계로 인해 외부에서 하이엔드 설계 전문 엔지니어를 스카웃하게 되었고, 이때 초빙한 엔지니어가 디지털 오디오와 회로 설계의 전문가인 알렉상드르 라방시(Alxandre Lavanchy) 였다. AES(Audio Engineering Society) 에서도 연구위원으로 활동하는 알렉상드르는 ABC PCB에 몸을 담으며, 맨 처음 언급한 스위스의 유명 하이엔드 기기들의 제품 설계의 상당 부분을 직접 개발하고 제품 설계를 담당했다.

하지만, ABC PCB 또한 몇가지 문제에 봉착했다. 이들이 설계해준 클라이언트들은 세계적 스위스 하이엔드 브랜드로 우뚝 성장했지만, 정작 자신들이 얻을 이익이 별로 없었던 것이다. 결국 ABC PCB를 설립한 티에리 히브와 플로리언 코시는 다시 회사를 정리하고, 아예 독자적인 하이엔드 오디오 회사를 설립하게 되었다. 코시와 히브, 두 사람이 2008년 설립한 새로운 하이엔드 업체의 이름이 CH Precision이었다. CH Precision의 설립과 함께, 설계 전문 회사로 남아있던 ABC PCB는 엔지니어로 합류한 알렉상드르 라방시가 100% 지분을 인수하여 독자적인 설계 전문 업체의 길을 걷게 된다.

2008년부터 알렉상드르는 ABC PCB를 통해 스위스의 여러 하이엔드 오디오 업체들과 밀월 관계를 유지하며 세계적인 디지털 기기와 아날로그 앰프들을 내놓게 되었다. 우리들이 들으면 알 만한 유명 스위스 브랜드들의 상당수가 그의 손을 거쳐 탄생되었다. 그의 흔적을 금방 알 수 있는 증거가 있다. 세계적인 스위스 앰프나 플레이어에 보면 똑같은 볼륨 컨트롤러와 네트워크 스트리머 그리고 유사한 DAC 회로들이 사용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모든 제품들이 알렉상드르가 설계한 회로나 소프트웨어 등의 솔루션을 통해 탄생된 제품들인 것이다.

다질 인티 앰프
알렉상드르의 손을 거친 스위스의 하이엔드 중 하나인 다질의 인티 앰프
2015년, 알렉산드르는 ABC PCB를 제네바 근처에서 스위스 중북부 지역으로 이전하고 회사의 이름도 ABC PCB가 아닌 ‘엔지니어드(Engineered SA)’라는 새 이름으로 바꾸었다. 알렉산드르는 ABC PCB 인수에서 엔지니어드로 변신하기까지, 다양한 자체 기술들을 직접 개발하여 내놓게 되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새로운 ATF 업샘플링 모듈들과 네트워크 스트리밍용 오디오 렌더러 모듈이였다.
ABCPCB_audiorender module
ABC PCB 오디오렌더러 모듈
ATF_Q5
ATF Q5
애너그램 시절 시작된 ATF 모듈은 알렉상드르가 새로 재구성한 Q5을 시작으로 EDEL S2, S8 등으로 꾸준히 진화되며 새로운 알고리듬과 새로운 기능들이 더해졌다. 예를 들어 384kHz/24bit 업샘플링과 DSD-to-PCM 같은 새로운 연산 알고리듬 도입 등으로 고해상도 음원 재생 시대에 걸맞은 기술로 진화하고 있다. 덕분에 새로운 디지털 필터 모듈은 여전히 하이엔드 업계에서 변함없이 유명한 디지털 엔진으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도 소울루션의 745 SACD 플레이어를 비롯하여 비투스, 오르페우스의 CD 플레이어와 DAC 등 여러 하이엔드의 디지털 엔진으로 사용되고 있다.
SOULUTION 745에 사용되는 Engineered의 ATF 모듈
SOULUTION 745에 사용되는 Engineered의 ATF 모듈
애너그램 시절 시작된 ATF 모듈은 알렉상드르가 새로 재구성한 Q5을 시작으로 EDEL S2, S8 등으로 꾸준히 진화되며 새로운 알고리듬과 새로운 기능들이 더해졌다. 예를 들어 384kHz/24bit 업샘플링과 DSD-to-PCM 같은 새로운 연산 알고리듬 도입 등으로 고해상도 음원 재생 시대에 걸맞은 기술로 진화하고 있다. 덕분에 새로운 디지털 필터 모듈은 여전히 하이엔드 업계에서 변함없이 유명한 디지털 엔진으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도 소울루션의 745 SACD 플레이어를 비롯하여 비투스, 오르페우스의 CD 플레이어와 DAC 등 여러 하이엔드의 디지털 엔진으로 사용되고 있다.
CH프리시전 스트리밍 모듈
CH프리시전 스트리밍 모듈

뿐만 아니라 알렉산드르가 개발한 네트워크 스트리밍용 오디오 렌더러는 10년 전에 개발된 기술임에도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DSD 네이티브 재생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고해상도 PCM 재생까지 소화하여 하이엔드 네트워크 스트리밍 솔루션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CH Precision의 C1 D/A 컨버터에 사용되는 스트리밍 모듈이 바로 알렉상드르가 개발한 오디오 렌더러 모듈이다. 이 외에도 소울루션과 다질에서도 스트리밍 플레이어 기능으로 이 ABC PCB의 오디오 렌더러가 사용되고 있다.

엔지니어드
engineered

엔지니어드 그리고 왓슨 오디오

이와 같이 스위스의 하이엔드 설계 전문가 집단인 엔지니어드는 지난 20년간 하이엔드 오디오 개발 및 설계에 필요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능력을 바탕으로 하이엔드 업계의 보이지 않는 손으로 기술 개발만을 도맡아왔다. 하지만, 자신의 손을 거친 제품들의 성공을 보며, 뭔가 허전한 아쉬움을 달랠 길이 없었다. 제품들과 브랜드들의 성공을 보며 엔지니어드 또한 자신들 만의 제품에 대한 갈증을 느끼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클라이언트들이 요구한 제품의 동작이나 사양과 달리, 훨씬 더 고차원적이며 자신들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기술적 한계를 보여줄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제품들을 소비자들과 직접 소통하며 만들어내고 싶은 욕망을 갖게 된 것이다.

엔지니어드의 대표인 알렉상드르는 2015년 회사 이전과 새로운 이름으로 회사 타이틀을 바꾸며 독자 브랜드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이후 3년여에 걸친 기획과 개발을 통해 엔지니어드의 자체 브랜드로 새로운 개념의 스위스 하이엔드 오디오인 ‘왓슨 오디오’를 설립하게 되었다. 왓슨 오디오는 지난 7월 공식 공개가 이루어졌지만, 브랜드의 기획 및 제품 개발에 약 3년여의 준비 기간 끝에 세상에 등장한 것이다. 여기에 애너그램 시절부터 ABC PCB까지 거의 20년 세월 동안 쌓아 온 하이엔드 설계 기술, 네트워크 개발 및 소프트웨어 설계 및 하드웨어 설계 능력 그리고 보이지 않는 각종 노하우까지 감안하면 왓슨 오디오는 엄청난 내공의 스위스 오디오 엔지니어링의 최고 전문가 집단의 야심찬 작품이라 부를 수 있다.

새롭게 시작되는 스위스 하이엔드 오디오 기술의 결정체, 왓슨오디오. 과연 어떤 제품과 어떤 기술로 오디오의 마술을 보여줄지 큰 기대를 갖게 만든다. 곧 등장할 첫 작품인 네트워크 플레이어, 에머슨(Emerson)을 통해 왓슨오디오의 능력을 제대로 평가해 볼 예정이다.

왓슨오디오 에머슨 디지털 제품리뷰와 인터뷰 기사가 곧 업데이트될 예정입니다.

수입원 : 사운드트레이드 https://soundtrade.co.kr/wattson/emerson-digi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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