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eaming HD로 하이엔드 네트워크 스트리밍의 시대를 열다

CH프리시전 인터뷰

CH Precision Streaming HD

스위스 하이엔드 오디오의 브레인 CH PRECISION이 DAC이자 네트워크 플레이어인 C1의 네트워크 플레이어 옵션인 스트리밍 보드를 ‘Streaming HD’로 업그레이드를 단행했다. 9년 만에 버전업이 이루어진 새로운 스트리밍 보드는 ROON Ready를 비롯하여 확장된 파일 포맷 재생 능력과 안정된 네트워크 스트리머 기능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네트워크 스트리밍 음질의 비약적인 개선을 일궈냈다. 하드웨어에서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완전히 바뀐 새로운 Streaming HD의 개발에 대해 CH PRECISION의 소프트웨어 개발을 맡고 있는 Eduard Kohler로부터 비하인드 스토리를 직접 들어보았다.

Streaming HD 보드의 개발은 언제부터 시작되어 언제 완성된 것인가?

2017년 독일 뮌헨 하이엔드 쇼에서 ROON과 미팅을 하게 되었고, ROON의 소프트웨어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을 받게 되었다. 우리는 기존에 사용 중인 스트리밍 보드에 ROON의 RAAT 프로토콜을 이식시켜 ROON Ready를 구현하고자 했지만 기존 스트리밍 보드는 하드웨어의 한계로 인해 ROON Ready의 구현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당시에는 한창 인티 앰프 I1의 개발이 진행 중이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새로운 스트리밍 보드 개발을 빠르게 진행하기가 어려워서 개발 프로젝트는 비교적 천천히 진행되었다. 또한 이 시기에 기존 스트리밍 보드에서는 FLAC으로 인코딩된 DXD 음원들도 재생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들이 본사에 보고되었고, 여러 DXD FLAC 파일들이 입수되었다. 그래서 2018년에는 새로운 스트리밍 솔루션을 찾는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었다.

ROON과 DXD 같은 요구 사항들을 검토하고 정리하면서, 기존의 CPU 모듈을 이용해서 뭔가 개발을 진행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기존 모듈은 오디오 전용으로 설계된 프로세서와 회로가 아니었다. 192kHz는 대다수 오디오 애호가들에게는 좋은, 충분한 고음질 음원일 수 있지만 CH Precision의 기준으로는 그렇지 않았다. 그래서 CH Precision 자체 개발의 프로세싱 모듈 개발을 결정하고 각종 프로세서와 주변 회로들을 검토했는데, 당시에 오랜 파트너이자 CH Precision이 창립 이전에 설립했던 엔지니어링 업체 Engineered SA에서도 기존 스트리밍 솔루션을 대체하는, 새로운 스트리밍 모듈을 개발중이라는 연락을 받았다. 그 소식은 우리에겐 큰 짐을 내려놓게 해주는 아주 반가운 뉴스였다. CH는 기존 스트리밍 보드에도 Engineered SA의 보드를 사용 중에 있었고, 그들의 새 모듈은 기존 모듈과 동일한 폼팩터(크기와 입출력 단자들)로 호환될 수 있도록 제작되고 있었고, CH에서 사용 중인 컨트롤용 마이크로프로세서와 동일한 프로세서를 사용하여 모듈을 컨트롤하기 때문에 CH의 기존 스트리밍 보드의 설계를 크게 바꾸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에 쉽게 도입할 수 있었다.

그래서 2018년 10월에 기존 스트리밍 보드와 C1에 엄청난 개조를 시도하고 여기에 Engineered SA로부터 프로토타입의 신형 스트리밍 모듈을 받아 장착하여 스트리밍 HD 보드의 워킹 샘플을 완성하고, 이 보드를 기반으로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 개발을 시작했다. 2019년 1월에는 자체 제작한 새로운 Streaming HD 보드의 프로토타입을 완성했다. 2019년 독일 하이엔드 쇼에서는 기존 스트리밍 보드와 같은 기능이면서도 훨씬 더 용량이 큰 DXD, DSD256 음원 재생이 가능한, ROON의 RAAT 프로토콜 동작이 이루어진 새 Streaming HD 보드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그리고 2019년 8월말에는 드디어 C1이 ROON Ready 인증이 공식적으로 완료되었으며, I1 또한 현재 인증 테스트는 모두 완료되어 곧 공식 인증이 공표될 예정이다.

새 Streamig HD 보드는 한층 강력한 성능 덕분에 다른 하이파이 네트워크 스트리밍 프로토콜인 Diretta의 추가 여부도 검토 중에 있으며, 32bit FAC 음원 같은 더 확장된 포맷 재생의 지원도 개발 중에 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고객들로이 요청하는 각종 재생 및 이슈들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대응을 할 예정이다.

새 Streaming HD 보드의 하드웨어 설계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그리고 기존 Streaming 보드와 비교할 수 있다면, 비교 설명도 부탁한다.

Streaming HD 보드의 핵심은 새로운 CPU 모듈이다. ARM 7, 32비트 프로세서로 720MHz의 클럭 주파수로 동작하며 512MB의 램과 1GB의 플래시 메모리를 탑재하고 있다. 또한 이더넷 피지컬 레이어가 내장되어 있으며 일부 카피 프로텍션 회로도 함께 담겨있다. 기존 Streaming 보드의 경우 CPU 모듈은 16비트 사양에 600MHz로 동작하는 DSP 프로세서로 64M 램과 16MB의 플래시 메모리의 모듈이었다.

새 모듈과 C1 사이에는 CH가 자체 제작한 FPGA 회로가 들어 있다. Streaming HD 보드에 장착된 이 FPGA 회로는 클럭 처리, 데이터 동기화 처리 그리고 모듈 관리 등의 모든 오디오 데이터와 클럭의 처리 및 전송, 제어를 한다. 또한 Streaming HD 보드는 POE(Power Over Ethernet) 표준을 지원하는 네트워크 스위치로부터 모듈을 부팅시키는 회로도 내장하고 있다.

CH Precision은 스트리밍 보드의 모든 소프트웨어 코드를 직접 프로그래밍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새 보드의 소프트웨어 제작에 대해서도 설명을 부탁한다.

Streaming HD 보드의 OS(Operating System)는 리눅스(Linux) 기반의 커스텀 제작된 전용 OS가 사용되었다. 리눅스는 견고한 OS로 임베디드 세계에서는 어디에서나 사용되는 유비쿼터스적인 OS로 개발 툴로서는 아주 훌륭한 OS 이다. 또한 ARM 기반 프로세서 세계에서는 필연적이자 당연한 선택이다. 오디오 용도로서 사용하기 위해서, 리눅스 커널에 내장되어 있는 ALSA 시스템을 활용했다.

리눅스의 구조와 활용 방법을 오래전부터 사용해왔기 때문에 우리가 목표로 하는 동작들, 예를 들어 오디오 데이터의 전송, 오디오 클럭의 처리, 외부 클럭에 의한 신호 처리, 비트 퍼펙트 렌더링 등등, 모든 처리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코드를 직접 프로그래밍했다. 또한 이전에 지원하지 않았던 포맷들, 예를 들어 32kHz의 라디오 스트림들 같은 음원들도 쉽게 재생할 수 있도록 변환 소스 코드를 넣을 수 있는 가능성도 준비해 두었다. 확장된 하드웨어의 가능성에 맞춰 직접 개발하는 소프트웨어의 기능 구현과 프로그래밍 능력은 한마디로 대응과 확장성을 모두 얻는 윈/윈 상황을 만들게 되었다.

디코더 측면에서는 (32비트 한계와 연관된) 4GB 이상 크기의 대형 음원 파일들의 재생 능력도 추가되었다. 또한 Streaming HD 보드에서는 어디에서나 사용/활용되는 HTTPS 프로토콜을 통한 스트리밍도 재생할 수 있다.

Streaming HD 개발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

기본 제공되는 OS와 소프트웨어 코드를 분석하고 이해하는 일이었다. Streaming HD 개발을 시작할 때, 눈 앞에 마주한 장벽은 거대한 2개의 블랙박스에 모든 코드를 채워넣는 일을 해야만 했다. 2개의 블랙박스란 네트워크로부터 오디오 신호를 재생해내는 2단계의 처리 과정을 의미한다.

1차 작업은 네트워크 스트림 패킷으로부터 오디오 데이터를 끄집어내어 디코딩하고, 디코딩된 오디오 데이터를 오디오 메모리 스택에 옮겨 담는 작업이다. 오디오 전용 메모리 스택은 일종의 마법같은 역할을 하는 오디오 신호의 중간 정착지이다.

2차 작업은 오디오 메모리 스택에 담아놓은 오디오 데이터를 읽어내어 오디오 DAC 회로로 들어가는 오디오 하드웨어에 다시 오디오 신호로 옮겨 담아주어야 한다. C1과 I1 등 CH의 오디오 회로들과 연동되는 스트리밍 소프트웨어 코드 개발 작업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으며, 내 머리카락들이 모두 새치가 되는 결과를 가져다 주었다. 덕분에 최근에는 염색약을 애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길고 긴 전체 과정들을 간단히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이전보다 스트리밍 보드가 훨씬 뛰어난 제품이 되었다는 것이다.

제품을 받아서 테스트를 해보니 기능적인 면을 떠나 음질적으로도 이전 스트리밍 보드보다 Streaming HD의 음질이 훨씬 훌륭했다. 음질적 차이가 상당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하드웨어의 개선, 소프트웨어의 개발? 클럭 시스템? 아니면 또 다른 이유가 있는가?
Streaming HD 보드 출시 후에 본사에는 질문한 것과 유사한 리포트들이 상당히 많이 올라왔다. 음질이 훨씬 좋아졌다는 반응이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렇게 설명할 수 있다. Streaming HD 보드 내의 주변 회로들, 쉽게 말해서 새 스트리밍 보드에 입력되는 신호와 스트리밍 보드에서 내보내는 신호 영역은 이전과 동일하다. 따라서, 순수하게 Streaming HD 보드의 내부, 즉 새 모듈과 이 모듈에 동작하는 소프트웨어에서 음질 개선의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음질적인 영향을 갖게 되는 부분은 Streaming HD 보드의 전력 소비 부분에서 원인을 찾는 것이 맞다. 소스의 음질 열화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또 다른 요인은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전류 스파이크를 꼽을 수 있다. 소프트웨어 코드에 맞춰 프로세서가 동작하면 동작이 이루어질 때마다 전기가 흐르면서 전류 스파이크가 발생되는데, 이렇게 생기는 주기적인 전류 스파이크는 오디오 스펙트럼의 끝단에 노이즈로 남게 된다. 새로운 Streaming HD의 하드웨어는 물리적인 특성 자체가 저전력 동작으로 이루어지는 회로라서 이전 보다 훨씬 많은 프로세싱을 제공하면서도 전기 소모는 훨씬 적다. 즉 이전 스트리밍 보드보다 전류 스파이크 발생도 대폭 줄어들었다.

소프트웨어의 최적화도 음질 개선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컴팩트하며 최대한 효율적인 동작을 하도록 개발한 소프트웨어 코드는 Streaming HD의 프로세싱을 줄여서, 프로세서의 동작이 줄어들었고, 이로 인해 프로세서에서 발생되는 전류 스파이크도 줄어들게 된 것이다. 훨씬 짧고 발생 빈도가 줄어든 전류 스파이크는 외부 회로에서 훨씬 쉽게 필터링으로 제거할 수 있다. 따라서, Streaming HD는 이전 스트리밍 보드보다 전기적 노이즈가 훨씬 적고 쉽게 노이즈 제거가 가능하다.

  • 인터뷰어 : 성연진 (하이파이매거진 편집장)
  • 인터뷰이 : 에두아르 코울러(Eduard Kohler, CH프리시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 CH프리시전 수입원 : 극동음향(주) www.kdsoundmall.co.kr/
  • 제품문의 : 02-549-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