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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악 K시리즈 안내서 – 프로악 사운드의 클라이맥스를 향한 진화

    프로악 K시리즈 안내서 – 프로악 사운드의 클라이맥스를 향한 진화

    1973년 스튜어트 타일러라는 재능 넘치는 청년이 만든 작은 스피커는 지난 40년의 세월을 거치며 당당한 스피커의 노포 브랜드가 되어오고 있다. ‘Celef’ 라는 이름의 이 스피커는 애초에 취미 생활이자 지인들에게 좋은 스피커를 만들어주는 것이 전부였고 그가 시작했던 스피커 제작은 본업으로 큰 돈을 벌 목적으로 사업을 벌인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점차 그 숫자가 늘어나면서 품질이 조금씩 떨어지고 생산에 대한 문제가 생겼으며, 스피커 설계가 그때그때마다 조금씩 바뀌는 등의 여러 문제를 겪게 되었다.

    결국 수량을 줄이고 수작업으로 일일이 제대로 만들던가 아니면 본격적인 사업으로 스피커 공장을 차려야 하는 기로에 놓이게 되었다. 그는 단순한 취미를 벗어나 본격적인 사업으로 스피커 회사 운영을 결심하게 되는게 그것이 1979년 설립된 회사가 ‘프로페셔널 어쿠스틱스(Professional Acoustics)’. 바로 프로악(PROAC) 이다. 발음으로 본다면 프로억이 맞겠지만 국내에서는 프로악으로 통용되므로 이하 프로악으로 부른다.

    북쉘프 전문 스피커 업체의 탄생, 프로페셔널 어쿠스틱스 – 프로악

    프로악의 첫 공식제품 TABLETTE

    그렇게 설립된 스피커 업체 프로악은 1979년 첫 공식 제품인 북쉘프 스피커 태블릿(Tablette)으로 큰 성공을 거두며 하이파이 시장에서 하나의 이름으로 자리를 잡게 된다. 작은 북쉘프 스피커의 성공은 이후 ‘태블릿’이라는 이름의 공식 시리즈가 되면서 오늘날까지 그 이름의 시리즈를 이어오고 있다.

    태블릿 시리즈가 등장한 지 10년이 되는 1989년, 프로악은 북쉘프 스피커들 보다 한 단계 더 높은 고급 시리즈로 리스펀스(Response) 시리즈는 내놓게 된다. Response 1, 2 같은 북쉘프 타입으로 시작된 이 시리즈는 이후, 2.5, 3.5 같은 플로어스탠딩이 추가되면서 본격적인 프로억의 대표 시리즈로 자리잡게 되었고, 이후 리스펀스 D(Response D) 시리즈로 업그레이드되어 북쉘프, 톨보이 그리고 대형 모델까지의 다양한 제품들로 프로악의 고급 하이엔드 시리즈를 책임지는 베스트셀링이자 스테디셀링 모델로 오늘날까지 프로악을 이끄는 역할을 하고 있다.

    차세대 프로악을 꿈꾼 퓨처 그리고 다시 프로악으로

    프로악 퓨처 원

    세기말이 다가오던 90년대말에는 프로악의 다음 세대를 준비하며, 스튜어트 타일러 본인이 갖고 있던 스피커 설계에 대한 모든 노하우와 자신이 추구한 최고의 설계 기술을 투입하여 밀레니엄에 대응하는 신개념 스피커를 내놓게 된다. 2000년에 발표된 퓨처(Future) 시리즈는 지난 20여년 동안 이끌어온 프로악의 전매 특허 같은 좁고 긴 직사각형의 디자인과는 완전히 다른, 전례가 없던 새로운 사다리꼴 형태를 취한 오픈 배플에 가까운 설계 방식과 리본 트위터 등의 프로악에서는 사용하지 않았던 소재들을 도입하여 프로악의 새로운 출발점을 제시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기대와 달리 혼란스러웠고 제작자 본인도 이를 인정하고 다시 전통적인 프로악의 디자인으로 되돌아갔다.

    하지만 새로운 스피커였던 퓨처 시리즈는 스튜어트 타일러 본인이 말했던 것처럼, 그가 만들고자 했던, 그가 추구했던 스피커 기술의 목표들이 전부 담겨있었다. 광대역 재생이 가능한 리본 트위터와 카본 소재가 함유된 새로운 스피커 다이어프램 등이 그것이었다. 그는 퓨처 시리즈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이 시리즈에서 사용했던 기술들을 프로악의 다음 제품들에 하나씩 적용하기 시작했다. 2007년 등장한 새로운 리스펀스 D 시리즈들에는 옵션으로 ‘R’이 붙는 모델들이 등장하게 된다. 리스펀스 D30R과 2011년 등장한 D40R은 리스펀스 시리즈지만 트위터에 리본 트위터를 사용하고 좀더 새로운 튜닝과 사운드로 재탄생한 리스펀스 시리즈였다.

    프로악 카본 프로

    퓨처의 기술과 프로악 전통의 만남, 카본 프로

    2009년은 공식 업체로서 프로악이 창립한 지 30주년이 되는 해였다. 프로악은 이를 기념하며 또 한번 차세대 기술의 플랫폼으로 신제품을 내놓게 되는데, 바로 카본 소재를 도입한 최초의 모델인 ‘카본 프로 (Carbon Pro)’ 시리즈였다. 2009년에 등장한 카본 프로 8 과 연이어 2010년에 등장한 카본 프로 6는 드라이버의 진동판 소재부터 스피커의 바닥 지지대이자 받침판 역할을 하는 베이스 플레이트까지 카본 플레이트로 제작한, 말 그대로 카본 소재를 적극 도입한 프로악의 새로운 기술의 변곡점이 되었다. 퓨처 시리즈의 기술적 근간을 바탕으로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카본 프로는 기술적 진화의 테스트이자 차세대 프로악을 위한 새로운 출발점으로, 퓨처 시리즈와 같은 급진적 변화에 대한 거부감과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가장 프로악스러운 신세대 스피커 제작의 성공을 거둔 결과물이 되어주었다.

    10여년의 기술 플랫폼, 새로운 플래그십 ‘K’의 탄생

    2011년, 프로악은 자사에서는 전례가 없던 새로운 소재 케블라를 스피커 소재로 도입한 새로운 플래그십 하이엔드 스피커 시리즈를 내놓게 된다. 바로 케블라를 의미하는 K 시리즈가 그것이다. K 시리즈의 첫 작품인 K6는 퓨처, 카본 프로 등에서 보여준 프로악의 기술적 한계점과 목표점을 가장 프로악스럽게 보수적인 디자인에 녹여 넣되, 혁신적인 사운드의 진화를 프로악 특유의 전통적인 음악적 사운드 재생을 하나로 만든 본격적인 프로악의 신세대 하이엔드 스피커이다.

    사실 소재 ‘케블라’에 대해서 새롭지 않다는 의견도 많을 수 있다. 베릴륨이나 다이아몬드 그리고 그래핀과 카본 그리고 알루미늄 같은 최첨단 소재들의 제품들이 넘쳐나는 이 시장에서 케블라는 이미 90년대에 한 차례 인기를 휩쓸고 간 소재이니 말이다. 하지만 프로악이라는 업체를 다시 되새겨보자. 이들은 그 어떤 유행이나 유행처럼 번지는 기술들에 휩쓸린 적이 없다. 오직 자신 만의 소재, 기술, 튜닝으로 지난 40년의 세월을 이끌어왔다. 그 오랜 세월 동안 메탈 돔 트위터나 세라믹 드라이버 또는 알루미늄 인클로저 같은 것들은 이 업체의 제품에서는 찾아 볼 수 없다. 그 보다는 전통적인 실크 돔과 페이퍼 콘 또는 폴리프로필렌 같은 소재를 자신들의 드라이버로 개발하고 이를 꾸준히 개선하고 업그레이드시켜 성능의 개선과 향상을 가져왔다. 혁신적인 변화보다는 단계적 진화로 자신들의 사운드를 지키며 새로운 단계로 진일보해온 것이다.

    프로악 K6
    프로악 K6

    K의 시작, K6 플로어스탠딩 스피커

    K 시리즈의 출발점이자 중핵이 되는 핵심 모델인 K6는 이 시리즈가 갖고 있는 기술적 특징의 모든 것이 소개되어 있다. 일단 좁고 긴 전통적인 프로악의 캐비닛 디자인을 통해 프로악의 전통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하지만 전매특허 같은 외형 디자인은 그대로인 듯 보이지만 속살을 들여다보면 스튜어트 타일러의 재치넘치는 기술적 변화를 스무드하게 녹여 넣은 것을 볼 수 있다.

    프로악 트위터

    와이드레인지의 리본 트위터

    일단 드라이버들부터 살펴보자. 트위터는 과거 혹독한 시련을 겪었던 퓨처 시리즈 그리고 K 시리즈의 산파 역할을 한 카본 프로 시리즈에서 사용한 리본 트위터를 사용되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K6의 리본 트위터는 카본 프로 시리즈에서 사용한 것과 같은 리본 트위터로 두께가 사람 머리카락과 같거나 좀 더 얇다는 초막박 진동판을 사용한 리본 트위터가 고역을 담당하며 30kHz까지 평탄한 응답을 이끌어낸다.

    특히 K 시리즈를 위해서 전면 플레이트도 자체 제작한 6061 항공기용 최고급 알루미늄 소재를 절삭 가공하며 새로운 플레이트 재조립 작업을 통해 프로악에서 자체 제작, 사용한다.

    프로악 설계의 혼 웨이브 가이드를 자랑하는 대구경 돔 미드레인지

    프로악 미드레인지

    미드레인지는 보수적이면서도 전통적인 그리고 고급 프로모니터들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대형 돔 미드레인지를 사용하고 있다. 같은 영국의 스피커 제조업체이자 프로용 스피커 드라이버 제조사인 볼트에서 제작하는 이 미드레인지는 직경 50mm(2인치) 구경의 미드레인지 유닛을 사용한다. 평탄한 응답 특성과 높지 않은 부하 특성으로 PMC를 비롯한 유수의 하이엔드 프로페셔널 모니터들이 즐겨쓰는 미드레인지인 볼트의 미드레인지를 프로악에서는 K 시리즈를 위해 자체 튜닝을 통한 K 시리즈의 커스텀 사양 미드레인지를 제작, 볼트에서 생산을 한다. 그리고 트위터와 마찬가지로 프로악이 자체 설계, 제작한 혼 타입의 웨이브가이드를 트위터와 동일한 6061 항공기용 알루미늄 소재를 절삭 가공하여 미드레인지에 장착하여 최종 스피커 생산에 사용하고 있다.

    고압 압축 성형으로 완성되는 초고강도의 프로악 케블라 우퍼

    프로악 케블라 우퍼

    저역을 담당하는 우퍼는 시리즈의 이름과 같은 케블라 소재를 사용한 6.5인치 우퍼를 사용한다. 우퍼 유닛 역시 영국의 볼트 스피커에서 제작하는 유닛으로 모두 프로악 K 시리즈를 위해 새롭게 개발, 생산되는 K 시리즈 전용 유닛이다. 정확한 사양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기본 케블라 소재에 카본 섬유가 일부 섞인 합성 폴리머 소재로 알려진 이 케블라는 과거 B&W 나 와피데일에서 사용한 케블라와는 전혀 다르다. 기본 케블라에 레진을 발라 콘지를 제작하여 사용하던 과거의 타사 케블라 유닛들과 달리, 새로운 케블라 합성 소재를 특수 제작한 고압 압착 성형 기계에서 4시간에 걸친 고강도 고열의 압착 과정으로 케블라의 특수 성형 과정을 거쳐 다이어프램(진동판, 콘지)가 완성된다.

    4시간에 걸쳐 성형 가공된 다이어프램은 다시 수 시간 동안 천천히 풀림 과정을 거쳐 자기 모양을 유지하게 되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케블라 다이어프램은 대단히 가볍우면서도 칼로 써도 될 만큼 매우 단단한 고강도 성질을 갖게 된다. 실제로 진동판의 표면을 보면 과거 우리가 알던 일반 케블라 소재의 유닛들과는 완전히 다른 케블라 소재의 드라이버임을 알 수 있다. 전량 볼트에서 생산되는 이 6.5 인치 케블라 우퍼는 초경량 고강도 소재로 다이내믹하고 흐트러짐 없는 저음의 응답 특성을 제공한다.

    프로페셔널 모니터 디자인에서 홈 하이엔드 디자인으로, 포트형 캐비닛

    K6가 갖는 또 하나의 특징은 위상 반전 포트의 설계 방식이다. 최저역의 확장을 위해 위상 반전형으로 설계된 이 스피커의 포트는 일반 하이파이 스피커들과는 다르게 바닥에 위상 반전 포트를 설치했는데 그 구경이 무려 4인치 크기이다. 이는 ATC나 볼트 같은 영국의 하이엔드 프로 모니터 스피커들과 같은 설계 방식으로 저역의 밸런스나 반응을 고려한 설계이다. 대구경의 위상 반전 포트로 저음의 밸런스를 맞추되, 바닥면의 소재(카페트나 마루 등)에 따라 소리의 미묘한 변화가 달라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바닥면의 베이스 플레이트 위에 포트가 배치되는 K 시리즈 만의 특별한 캐비닛 구조를 완성했다.

    그리고 캐비닛은 고강도 합판인 HDF를 사용하되, 스피커 면면에 따라 판재의 두께를 다르게 하여 캐비닛의 공진과 진동을 적절히 컨트롤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캐비닛 내부에는 비튜멘이라 부르는 소재를 한번 더 입혀 스피커 내부에서 발생되는 음과 진동을 흡수하고 억제하는 구조로 만들어 캐비닛의 부자연스러운 노이즈성 울림을 최대한 억제하도록 했다.

    프로악 ProAc K8
    프로악의 플래그십 모델 K8

    K의 클라이맥스를 향한 도전, K8

    K 시리즈의 시작을 알린 K6의 성공은 프로악 내부적으로도 안도와 함께, K 시리즈에 대한 자신감을 얻게 해주었다. K6는 비교적 보수적인 외형과 프로악스러운 느낌을 그대로 유지했지만, 혁신적인 기술적 업그레이드와 HD급 음원에 걸맞은 사운드의 진화로 프로악의 하이엔드 라인업을 성공적인 교두보를 마련하게 해주었다. 이후 2년여의 개발 끝에 프로악은 K 시리즈의 대형 모델로 K8을 내놓게 된다. K8은 단순히 K6 보다 큰 스피커라기 보다, 하엔드 대형 스피커들의 경쟁 상대로 기획한 야심찬 플래그십 모델이다.

    한층 크고 새로워진 K8 미드레인지 그리고 우퍼

    K8의 가장 큰 변화는 캐비닛의 크기와 드라이버의 변화에 있다. 드라이버의 변화 중 핵심은 미드레인지와 우퍼이다. 트위터는 K6와 같은 리본 트위터를 그대로 사용하여 고해상도 재생에 걸맞은 퀄리티를 유지하되, 미드레인지는 한층 커진 스피커 규모에 맞춰 출력과 응답 특성을 변화를 가져왔다. K6의 2인치 미드레인지보다 한층 더 커진, 새로운 3인치 미드레인지를 개발하여 탑재시킴으로써 중역의 순도와 음의 방사 패턴과 응답 특성 모두를 한층 개선시키게 되었다. 미드레인지에는 K6와 마찬가지로 자체 개발한 혼 타입의 웨이브가이드와 항공기용 소재 알루미늄으로 가공, 장착하여 물리적인 스펙의 개선을 가져왔다.

    프로악 ProAc K8 미드, 우퍼
    프로악 K8의 미드레인지와 우퍼

    우퍼 또한 마찬가지다. K6를 위해 개발된 6.5인치의 케블라 소재의 우퍼를 크기를 키워 8인치 우퍼로 다이어프램의 크기를 키우고, 이에 걸맞은 마그넷과 백 체임버 개선을 통해 출력 향상을 이끌어냈다. 이는 대형 스피커에 걸맞은 대출력과 안정된 응답 특성을 위한 것으로 역시 K8을 위해 개발, 튜닝이 이루어진 전용 케블라 우퍼이다.

    10cm 이상 더 커지고 3cm 이상 넓어지고 10cm 정도 깊어긴 새로운 캐비닛은 대형기를 추구한 K8의 지향점을 잘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이처럼 규모가 커지면서도, 새로운 미드레인지와 새로운 우퍼 덕분에 출력 스펙은 K6보다 2배 정도 커진 최대 500W의 출력을 소화할 수 있게 되었으며, 감도 또한 91.5dB로 90dB의 K6 보다 1.5dB 더 높아졌다. 즉, 같은 1W로도 K8은 K6 보다 훨씬 더 큰 소리를 낼 수 있는 고감도 대출력의 대형기를 완성한 셈이다.

    프로악 K3

    K 패밀리의 구축, K3

    K6가 K 시리즈의 탄생이자 밑거름이 되었다면, K8은 K 시리즈를 본격 하이엔드 스피커로 만드는 시리즈 확장의 가이드가 되었다. K8 이후 프로악은 기존 K6에 대해서도 대대적인 매스를 가하여 음질 개선의 노력을 기울이게 되었고, K 시리즈의 성공에 따라 보다 대중적인 K 시리즈의 엔트리가 될 수 있는 새로운 K 시리즈의 주니어 모델이 필요했다. 이 두가지 프로젝트에 대해 2년여의 작업 끝에 2018년 첫 프로토타입으로 공개된 것이 K 시리즈의 엔트리인 K3와 K6 Signature 이다.

    프로악 ProAc K3

    K3는 K 시리즈의 가장 저렴한 모델로, 일반 가정 환경에서 훨씬 쉽게 즐길 수 있는 크기의 스피커로 만들어진 가장 슬림한 K 시리즈의 플로어스탠딩 스피커이다. 가장 슬림한 모델이라고는 하나 크기와 무게는 K6와 크게 다르지 않다. 높이만 약간 낮을 뿐이다.

    크기와 달리 변화를 준 것은 드라이버와 유닛 배치에 있다. K3는 3웨이 구성의 K6나 K8과 달리 2웨이 방식의 모델로, 트위터와 미드베이스 구성이다. 미드레인지가 없는 것이다. 기름진 돔 미드레인지의 유혹은 더 이상 볼 수 없지만, K6와 같은 6.5인치의 새로운 미드베이스 드라이버를 개발하고 이를 K 시리즈의 리본 트위터와 매칭 시키는 튜닝 과정을 거쳐 새로운 사운드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정확한 크로스오버의 사양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새 미드베이스와 리본 트위터의 대역 매칭은 매우 매끄럽고 자연스러운 사운드를 제공한다.

    프로악 ProAc K3

    K8의 기술적 변화로 다시 태어난 K6, K6 Signature

    2019년 뮌헨 하이엔드 쇼에서 공개된 K6 Signature는 오리지널 K6를 8년만에 새롭게 업그레이드시킨 개정판 모델이다. 오리지널의 자랑거리이던 대형 미드레인지와 우퍼 구성의 기본 구조는 그대로 유지하되 모두 새로운 유닛으로 바꾸며 성능을 일신했다. 새로 도입된 3인치 미드레인지는 더 커진 구경과 함께 훨씬 더 얇고 가벼운 돔으로 유닛이 바뀌었다. 음의 시작과 끝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단속할 수 있게 되었고 이를 통해 음의 착색도 한층 줄일 수 있게 되었다. 이는 훨씬 개방벅이며 투명하고 자연스러운 사운드를 가져다 준다고 한다.

    또한 K6와는 완전히 달라진 새로운 유닛 배치 구조는 훨씬 더 넓은 음상 크기를 눈 앞에 그려주며 이를 통해 더 크고 입체적인 무대와 깊이감을 선사하고, 음의 분산 특성 또한 개선시켜 듣는 위치에 대한 핀 포커스적인 위치를 풀어내어 훨씬 더 넓은 공간, 넓은 위치에서 정확한 음과 음상을 즐길 수 있게 해준다고 한다. 새로운 드라이버와 새로운 유닛 배치 구조에 맞춰 스피커의 크로스오버 또한 전면적으로 교체되었는데 이는 스무드하고 안정적인 대역 밸런스를 이끌어냈다.

    미래 그리고 K 시리즈

    내년은 2020년으로, K 시리즈의 출발점이 된 K6가 등장한 지, 10년이 되는 해이다. 현재 프로악은 시리즈의 10주년을 기념하는 모델이자, 프로악 탄생 40년을 기념하는 차세대 하이엔드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있다. 바로 프로악 최고의 스피커이자 초대형 플래그십인 K 시리즈의 탑엔드 모델 K10 이 그 주인공이다. 공식적인 내용이나 공개 자료는 없지만, 현재 스튜어트 타일러의 1순위 프로젝트로 진행 중인 K10은 지금까지 프로악의 모든 것을 쏟아 부어 등장한 최고의 스피커임은 분명하다.

    40주년이자 K 시리즈 10년을 기념하는 K10의 등장은 분명 커다른 기대작이지만 모든 사람이 즐길 수 있는 스피커는 아닐 것이다. 비싼 가격과 엄청난 규모는 일반 가정 환경에서는 결코 만만치 않은 스피커이지 않을까. 그렇다고 K 시리즈를 사치성 스피커로 접어둘 필요는 없다. K 시리즈의 뛰어난 사운드를 가장 프로악의 강점이자 무기가 되는 북쉘프 스피커로 내놓을 계획이 함께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프로악은 플래그십인 K10과 더불어 K 시리즈의 엔트리이자 초고성능 북쉘프 스피커인 K1도 준비 중에 있다. 하이엔드를 시작하거나 북쉘프 모니터 스피커에 관심많은 오디오파일이라면 K1의 발표를 결코 기대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프로악 K시리즈 신제품 관련 인터뷰)

    지난 10년의 성공을 바탕으로 다시 한번 비상한 2020년의 K 시리즈. 프로악의 진화는 계속된다.


    수입원 : (주)소리샵   www.sorishop.com / 02-3446-7390

  • 요르마 디자인 디지털 75Ω – 디지털 냄새를 벗겨내는 전송 통로의 아날로그적 변신

    요르마 디자인 디지털 75Ω – 디지털 냄새를 벗겨내는 전송 통로의 아날로그적 변신

    요르마 코스키의 비밀 레시피로 만든 디지털 케이블

    리뷰 제품인 요르마 디지털 75옴은 별다른 명칭이나 이름이 없는, 말 그대로 디지털 (동축) 케이블로 단자 마감에 따라 BNC 모델과 RCA 모델 2가지로 나뉜다. RCA 모델의 경우, WBT의 NextGen 단자를 사용한 반면, BNC 모델은 자체 제작한 순은 BNC 단자를 사용한다.

    요르마 디지털 케이블은 요르마의 다른 아날로그 케이블 및 파워 코드와 마찬가지로 요르마의 3가지 기본 기술에 입각하여 제작된다.

    첫 번째는 도체 소재로 구리를 사용하는 점이다. 요르마가 구리만 사용하는 이유는 다양한 소재들을 테스트해 본 결과, 구리 소재가 가장 중립적이고 투명하며, 가장 자연스러운 음악 신호 재생을 들려주기 떄문이라고 한다. 은 또는 금 같은 소재들 보다는 초고순도의 구리와 이를 이용한 다채로운 구조나 차폐 소재의 구성으로 최고의 성능을 이끌어내는 것이 최고의 사운드라는 것이다. 요르마는 최고 순도의 동선만 사용하는데, 단순한 무산소 동선이 아닌, 구리 이외의 모든 불순 요소를 걸러낸 진짜 고순도 동선임을 자랑한다. 이를 위해 엄선하여 전문 공급 업체로부터 동선을 공급받고 특수 배합으로 구성된 화학 처리 과정을 거쳐 피복 작업 전에 클리닝 과정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두 번째는 고압의 전기 통전 테스트 과정이다. 무려 6,000V의 고압 전기의 임펄스 신호를 통전시켜 동선의 전기적 특성을 만들어내고, 이 과정을 거친 동선들만을 케이블 제작에 사용한다고 한다. 이러한 소재 엄선 과정과 특수 처리 과정이외에도 최종 피복 처리 이전까지 공개할 수 없는, 다양한 케이블 처리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 물론 미신 같은 작업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십 수년 전에 극저온 처리를 할 때도 많은 사람들이 ‘사기(?)’라고 불렀지만 오늘날 극저온 처리는 케이블 제작의 일상적인 과정이 된 것을 보면 분명 요르마가 공개하지 않는 특수한 그 무엇(?)은 이 슬림한 케이블에 상당한 음질적 기여를 할 것이다.

    세 번째는 도체의 구조와 피복 처리이다. 요르마는 매우 복잡한 차폐 기법을 적용하여 고주파 간섭과 전자기 간섭을 차단하고 진동과 마이크로포닉의 영향이 케이블의 신호 전달 과정에 끼어들지 않도록 만들었다. 덕분에 98%의 고주파 및 전자기 간섭이 제거되어 최고 순도의 오디오 신호 전송을 이끌어냈다고 한다.

    고정된 동축 구조 위에 다양한 소재와 두께로 튜닝된 디지털 케이블

    사실 아날로그 케이블들은 이러한 모든 과정이 어느 정도 일리가 있을 수 있다. 아날로그 케이블이란 것은 특별한 표준이 없고, 만드는 사람의 장인 정신과 기술적 노하우에 따라 모든 것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지털 케이블은 그렇지 않다. 기본적으로 신호 단자와 전송 방식에 따라 임피던스(50옴, 75옴 또는 110옴)가 정해져 있고, 동축이라는 기본적인 케이블 구조 또한 고정되어 있다. 변화를 줄 수 있는 것은 신호를 전달하는 케이블의 도체 소재와 케이블을 에워쌓고 있는 유전체 및 절연체 소재의 물성을 어떤 것을 사용하는가 하는 정도일 것이다. 요르마 디지털 케이블은 아날로그와 같은 고순도 동선을 코어 소재로 사용하고, 테플론을 유전체로 사용하여 도체를 덮어 씌우고 차폐 피복 및 외피를 더하는 구조로 케이블이 만들어졌다. 물론 공개되지 않은 노하우로는 소재의 두께, 피복의 종류 등과 같은 파라미터들있다.

    요르마 디지털 케이블을 보면 상당히 얇고 부들부들한 편인데 흔히 생각하는 고가의 케이블들이 팔뚝만한 굵기로 규모와 남성성을 보여주는 것에 비하면 왜소하기 그지 없다. 그럼 왜 이렇게 얇을까? 가격을 고려하면 훨씬 더 두꺼워야 할 듯 싶지만 요르마 디지털 케이블은 매우 왜소하다. 흔히 케이블의 굵기가 곧 퀄리티를 의미한다는 생각이 보편적이지만, 제작자 요르마 코스키는 역으로 더 두꺼운 케이블들은 사운드에 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했다. 가장 빠르고 안정적인 신호 전송을 사실상 공기층 만이 있는 상태에서 신호가 전달되는 것이 가장 좋지만 현실은 도체 위에 절연과 유전율을 감안하여 피복처리를 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거의 공기와 동일한 조건에 가까우면서도 케이블의 안정성 그리고 전자기 간섭 및 고주파 간섭이 없는 구조를 만들기 위한 최적의 조건을 찾는 것이 케이블 설계의 핵심이다. 오랜 시간의 개발 및 테스트를 거쳐 완성된 것이 요르마 디지털 케이블의 피복 소재와 유전체 그리고 이러한 굵기가 된 것이다. 즉, 도체 주변에 최소한의 유전체를 두는 것이 최고의 사운드를 들려준다는 것이 요르마의 설계 철학인 셈이다. 보기 좋게 하기 위해 더 두껍고, 더 단단하며, 더 무겁고 비싸 보이는 케이블은 만들기 쉽지만 문제는 음질이 떨어진다는 것이 요르마 코스키의 설명이다.

    실제로 사용해 보면, 요르마 디지털 케이블은 매우 설치가 조작이 쉬운 편이라서 어느 환경에서나 어렵지 않게 기기 연결이 가능하다. 굵고 두꺼운 케이블들의 뻣뻣하고 잘 꺾이지 않는 문제를 이 케이블에서는 단 한 번도 경험할 수 없다.

    참고로 이와 비슷한 케이블이 또 하나있다. 미국의 션야타 리서치의 디지털 케이블이다. 전기 신호의 전달 속도와 접점에서의 전압 강하, 노이즈 필터로 유명한 이 케이블 과학 업체의 디지털 케이블을 보면 신기할 정도로 요르마 디지털 케이블과 생김새가 다르지 않다. 물론 션야타의 시그마 모델들은 중간 별도의 필터 구조물이 장착되어 있다는 점이 다르지만 전체적인 설계 방식은 두 회사의 비싼 디지털 케이블이 거의 같은 방식, 같은 컨셉으로 완성되어 있다. 이는 고가의 동축 케이블이 굵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구조와 소재, 배합이 어느 비율로 완성되었는가가 중요한지를 알게 되는 증거이다.

    사운드 퀄리티

    테스트는 CH 프리시전의 D1 트랜스포트 및 오포의 203 블루레이 플레이어와 C1 컨버터 사이의 동축 연결과 같은 회사의 T1 클럭 시스템과 C1 컨버터 사이의 10MHz 클럭 연결에 사용했다.

    대개 고가의 디지털 케이블은 일반인이나 디지털 동일론자들에게는 최고의 사기(!)이자 사치성 품목이나 다름 없다. 하지만, 아주 요상하게도 디지털 동축 케이블은 아날로그 케이블 만큼이나 고가로 올라갈수록 재생음의 퀄리티 또한 매우 아날로그적이며 자연스러운 소리를 들려준다는 사실이다. 이는 요르마 케이블 뿐만 아니라 유명 케이블 업체의 하이엔드 디지털 케이블이 전부 유사한 음의 개선 효과를 가져다 준다. 다만, 그 방향성과 색채 그리고 음의 미세한 입자 크기의 정도 차이가 있을 뿐이다. 가격에 따라서 말이다.

    먼저 기존에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있던 디지털 케이블은 K사의 제품으로 역시 100만원을 훌쩍 넘는 모델로, 굵기는 요르마 디지털과 마찬가지로 얇고 가늘다. 이 케이블 또한 웬만한 디지털 케이블을 모두 뛰어넘을 수 있는 깨끗하고 명료한 사운드를 들려주기로 유명한데, 전반적인 결과물은 약간 밝고 선명하고 화사한 색채나 밝은 콘트라스트를 들려준다.

    충분히 만족스러운 디지털 케이블이지만, 요르마 디지털을 끼자 색깔 그리고 분위기가 달라진다. 분명 선입견일 수 있겠지만, 요르마 케이블은 훨씬 북유럽적인 분위기를 가져온다. 전체적으로 음의 중심이 낮고 안정적으로 갈아앉으며 마치 뒷배경에 암막을 씌운듯 노이즈 플로어가 대폭 내려간 차분한 음이 된다. 이는 전면에 나오는 악기와 보컬 같은 음악적 신호들이 훨씬 더 선명하게 만들어주는데, 최대 장점은 이러한 음악적 이벤트들이 요란스럽거나 시끌벅적한 것이 아니라 매우 부드러면서도 초점이 또렷한, 정확하고 선명한 사운드를 들려준다는 것이다.

    밝고 화사하기 보다 약간의 그레이 톤에 가까운 음영을 지닌 공기냄새가 뒷배경으로 깔리며 음악적 사운드들의 울림이 훨씬 입체적으로 뒷배경과 떨어져 3차원적인 사운드를 내주는 것이다. 마치 ECM의 사운드에 부드러움이 더해진 듯한 효과를 가져다 준다. 그런데 이것이 아날로그 케이블의 변경이 아니라 디지털 케이블의 변화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코플랜드의 ‘보통 사람을 위한 팡파레’의 팀파니 타격음은 들으면 팀파니의 진동판이 인조 가죽에서 천연 가죽으로 바뀐 듯한 찰지고 깊은, 탄력이 강하고 진한 타격의 음이 된다. 그런데 그 저음의 타격이 건조하고 메마르지 않고, 적당한 물기가 있는 말랑말랑한 질감이 살아있다. 여기에 오케스트라가 있는 콘서트 홀의 공기 냄새는 마치 온도가 2~3도 정도 더 내려간 듯, 차가운 분위기로 입체감과 홀의 크기가 훨씬 더 깊고 멀리 들어간 입체적 무대로 바뀐 듯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대개 이런 변화는 입체감과 분위기 조성에는 뛰어나지만 자칫 차갑고 인간미없는 하이파이 톤으로 퇴색될 수 있지만, 요르마 디지털은 이 부분에서 차이를 보여준다.

    보컬 사운드에 따뜻한 질감과 선명하고 진한 색채를 더해주는데, 커트 엘링의 <The Questions> 중 ‘Endless Lawns’에서 남성 보컬의 실버톤의 묘한 울림을 차가움이 없는, 매끄럽고 부드러우며 넉넉한 울림이 있는 아날로그적 톤으로 들려준다. 이전의 타사 케이블이 선명도와 생동감은 살렸지만 색채면에서 차갑거나 선이 얇아지는 건조한 사운드였다면, 요르마 디지털은 훨씬 진한 색채에 유려한 색채 변화 그리고 매끄러운 보컬 톤의 질감을 아주아주 자연스럽게 그려냈다. 이러한 변화는 바이올린 색채에서도 그대로 유지된다. 에미리 미야모토가 연주한 ‘Vitali Chaconne’에서 금방 알 수 있었다. 현의 색채는 정말로 진하고 아날로그적 매끄러움이 잘 살아났으며, 이전 케이블보다 훨씬 더 아날로그적 색채가 진하고 강하게 풍겨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아노와의 거리, 무대 분위기, 잔향감은 훨씬 더 입체적이었다.

    클럭 케이블로서의 아날로그적인 변화

    흥미로운 것은 트랜스포트와 DAC 사이의 연결 뿐이 아니다. CH 프리시전의 C1과 T1에 클럭 케이블로 사용을 해보았는데, 결과는 마찬가지로 비슷한 사운드적 색채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훨씬 더 부드럽고 리퀴드한 유연한 사운드를 들려주는 결과를 가져다 준다. 이는 클럭이 음질에 미치는 영향과 유사한데, T1이 더해질 때 가져다 주는 고역의 해상력과 미려한 음의 입자감과 분위기의 변화를 한층 더 배가시켜주는 효과를 이끌어냈다.

    여기에 한 차례 더 시도해 본 것은 네트워크 재생 시스템에 적용한 경우다. 네트워크 오디오 용도로 사용중인 SOtM의 10G 오디오 전용 스위칭 허브의 클럭 입력을 CH의 T1과 요르마 디지털 케이블로 연결했다. T1으로 동작하는 10G 스위칭 허브와 네트워크로 재생한 Qobuz의 고해상도 음원 재생들은 디지털 네트워크 오디오의 사운드 퀄리티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다 준다. 기존에 있는 저렴한 동축 케이블을 클럭 케이블로 사용했을 때와 달리, 스트리밍 재생에서도 아날로그적 유려한 색채의 변화와 리퀴드한 질감의 변화를 동시에 가져다 주었다. 이 정도의 퀄리티면 네트워크 스트리밍 재생음이 디스크에 결코 뒤지지 않는 음이라 할 수 있다.

    정리

    디지털 케이블의 효용 가치는 경험한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개인적인 체험으로 얻은 한가지 결론은 고가의 디지털 케이블은 디지털 소스가 지닌 디지털의 냄새를 가장 아날로그적인 톤 컬러로 확실하게 바꿔준다는 점이다. 물론 개인에 따라 그 체험의 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고가의 하이엔드 디지털 케이블은 아주 오래된 CD 재생에서도 디지털 초기 녹음이 지닌 딱딱함을 훨씬 유연하게 만들어준다. 특히 최신예 고해상도 DAC들에서 사용하면 더욱 그렇다.

    또 하나의 흥미로운 점은 가격 대비 성능의 포인트가 어느 정도까지 올라가면 돈에 비하여 변화하는 음질적인 차이가 급격히 줄어드는, 일종의 골디락스 포인트가 나타난다는 점이다. 바로 그 지점이 요르마 디지털이 서 있는 그 가격이자 그 포인트이다. 굳이 이 스웨덴의 하이엔드 케이블 업체가 더 비싼 고가의 스테이트먼트 디지털 케이블을 내놓지 않고, 요르마 디지털 하나로 디지털 케이블 시리즈를 마무리 지은 이유가 거기에 있다.

    분명히 이 케이블은 저렴함과는 아주 거리가 멀지만, 디지털 케이블이 들려줄 수 있는 가장 음악적이고 가장 부드럽고 아날로그적 색채의 사운드를 들려주는 최적의 케이블로서는 가장 이상적인 가격이자 성능을 겸비한 케이블이다. 트랜스포트든, 블루레이 플레이어든 아니면 클럭 시스템이든 또는 네트워크 스위칭 허브든, 디지털 신호 전달이 필요한 곳에서는 가장 디지털 색깔을 지워주는 마술봉 같은 케이블이다.


    제품문의 : 02-549-0717

  • 와피데일 린튼 – 하이파이 입문자들에게 선사하는 하이엔드 스피커의 탄생

    와피데일 린튼 – 하이파이 입문자들에게 선사하는 하이엔드 스피커의 탄생

    같은 헤리지티지 시리즈 중 하나인 덴튼 85

    와피데일의 과거 명기를 현대적 재해석으로 복원하여 새로운 제품으로 발매하는 와피데일 헤리티지(Wharfedale Heritage) 시리즈는 덴튼(Denton)으로 꽤 성공적인 명성을 다져왔다. 올 여름에는 본격적인 헤리티지 시리즈의 대표작으로 신제품 린튼(Linton)이 등장했다. 지난 5월 독일 뮌헨 하이엔드 쇼에서 발표와 더불어 세계적인 발매를 알린 스피커 린튼은 유서깊은 영국제 스피커 브랜드의 황금기를 장식했던 스피커로 35년 만에 새로운 발매를 알리게 되었다.

    과거의 영광을 되새기는 기념작, 헤리티지 시리즈

    와피데일이 스피커 제조를 시작한 것은 1932년의 일이다. 머지 않아 100년의 역사를 바라보는 영국 오디오의 이 역사적인 브랜드는 긴 세월 동안 발매된 자사의 스피커들과 기술들을 기념하여 새로운 제품으로 전통을 재해석 해내는 일련의 제품들을 하나의 시리즈로 기획한 것이 헤리티지 시리즈이다. ‘재해석’이라는 말은 과거의 제품을 다시 만드는 복각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복각은 복원의 개념으로 똑같이 다시 만드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헤리티지 시리즈는 설계 기술에서부터 부품, 소재까지 스피커 제조에 필요한 모든 기술들을 밑바탕부터 전면적인 다시 개발하는 ‘리-엔지니어링(re-engineering)’의 개념이 들어간다. 와피데일을 비롯하여 미션, 캐슬 그리고 쿼드 등의 오디오 기기들의 기술을 책임지고 있는 이 회사의 CTO인 피터 코뮤(peter comeau)는 과거 인터뷰에서 ‘헤리티지 시리즈는 옛날 소리를 다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옛날의 영광스러운 스피커들을 현대의 기술과 현대의 사운드에 맞춰 새롭게 현대화시킨 것’이라고 소개한 바 있었다. 그 만큼 헤리티지 시리즈의 스피커들은 사운드에 있어서 모든 면면에 대한 개선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런 현대화된, 비약적으로 사운드의 진화를 이끌어내는 것은 리뷰 제품인 린튼 또한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85년을 기념하는 애니버서리 모델, 린튼

    신제품 린튼은 헤리티지 시리즈의 선배격인 ‘덴튼(Denton) 85’ 의 후속 모델로 등장하는 헤리티지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다. 오리지널 린튼이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1965년의 일이며, 70년대에 걸쳐 꾸준히 업그레이드를 거치며 판매되며 큰 성공을 거둔 스피커이다. 튼실한 캐비닛에 3웨이 방식의 설계된 ‘린튼 3’가 헤리티지 린튼의 오리지널로 보면 될 것이다. 같은 린튼 시리즈였지만 ‘린튼 2’는 2웨이 모델로 헤리티지 린튼과는 컨셉이 다르다. 오리지널 린튼이 등장할 당시, 린튼 뿐만 아니라 이 시기에 등장한 다른 와피데일 스피커들인 덴튼, 멜튼, 트라이튼 같은 시리즈의 모델들은 사실 BBC 모니터적인 컨셉을 취하고 있으며 유닛 구성과 크기에 따라 차별화를 두고 만들어졌다. 물론 이 시리즈들은 BBC의 인증을 받거나 한 제품들은 아니라서 LS 3/5나 다양한 BBC 모니터 계열과는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기본 디자인 컨셉과 내용은 상당히 유사했다. 당시 이런 류의 스피커들의 대중화와 인기 덕분에 이런 스피커들이 일련의 시리즈로 등장했던 것이다.

    35년 만에 부활한 신제품 린튼 또한 오리지널의 DNA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3웨이 모델인 린튼은 2웨이 소형 모니터에 가까운 덴튼과 달리 좀 더 크고 더 대중적인 사운드로, 더 크고 더 많은 저음을 내줄 수 있는 성능을 갖추기 위해 작은 북쉘프가 아니라 다소 큰 북쉘프 내지는 미들타워에 가까운 스피커로 완성되었고 크기에 맞춰 우퍼의 크기를 대폭 키웠다. 새로운 린튼도 같은 3웨이 설계에 크기와 용적 또한 오리지널과 크게 다르지 않은 편이며 빈티지적인 느낌을 주는 원목 마감의 디자인으로 과거의 향수를 자아내게 하는 레트로풍의 디자인을 그대로 유지했다.

    유닛에서부터 크로스오버까지, 모든 부품의 ‘Made for Linton’

    3웨이 설계인 린튼은 트위터, 미드레인지, 우퍼의 3 유닛 방식으로 설계되었고, 이에 맞춰 전면적인 크로스오버 설계가 이루어졌다. 먼저 아래 동영상을 보면 오리지널 린튼 3의 모습을 볼 수 있다. 60-70년대 당시 스피커로 대중적인 성공을 거둔 제품인 만큼 그리 비싸지 않으면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들려주던 스피커였다. 소박한 설계와 소박한 만듦새라는 것을 영상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내부 크로스오버까지 보게 되면 린튼 3는 전용 드라이버들과 캐비닛을 통한 튜닝과 완성이 이루어졌음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오리지널 린튼 3

    오리지널과 달리, 신제품 린튼은 완전히 다른 설계를 추구했다. 일단 드라이버 유닛부터 새로운 린튼을 위해 전면적으로 새로 설계되었다. 저음을 다루는 우퍼는 튼튼한 다이캐스트 섀시로 제작된 200mm 직경의 8인치 케블라 콘 우퍼를 개발했다. 북쉘프라고 하기에는 꽤 큰 미들타워급의 넉넉한 체적에 걸맞게 저음 재생의 한계를 늘리기 위해 개발된 이 우퍼는 오직 린튼만을 위해 사용되는 새 우퍼이다.

    우퍼 뿐만이 아니다. 우퍼 위에 장착된 135mm의 5인치 미드레인지 드라이버 또한 우퍼와 마찬가지로 직조된 케블라 소재를 다이어프램으로 쓴 린튼 위해 개발된 린튼 전용 미드레인지이다. 미드레인지의 경우, 캐비닛 내부에서 별도의 수납 공간에 하우징되어 우퍼와의 공간을 격리시켰다. 이는 우퍼의 저음이나 진동으로 인해 미드레인지의 음이 뒤섞여 명료도가 떨어지고 탁한 음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즉, 미드레인지는 별도의 자체 스피커 공간이 설계되어 이에 따라 동작한다는 이야기다.

    마지막으로 트위터는 25mm의 소프트 돔으로 높은 자력을 갖는 페라이트 마그넷으로 설계된, 역시 린튼을 위해 개발된 린튼 트위터이다.

    린튼 3 크로스오버 vs 헤리티지 린튼 크로스오버

    그림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오리지널 린튼 3의 크로스오버는 대단히 단순하며 부품 또한 지극히 평범하다. 이와 달리 헤리티지 린튼은 완전히 다른 크로스오버 설계를 보여준다. 트위터에서 우퍼까지 모두 새로운 린튼을 위해 개발된 유닛을 사용하는 만큼, 크로스오버 또한 새로운 드라이버에 맞춰 전면적으로 새롭게 설계된 것이다. 과거와 달리 훨씬 정교해진 크로스오버 회로를 사용했으며 부품들 또한 과거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수준이 높고 수량도 많아졌다. 물론 이 가격대에서 문도르프나 듀런드 같은 하이엔드 부품 업체의 콘덴서나 코일, 저항은 아니지만 중저가 스피커임에도 메탈 필름과 폴리프로필렌 필름 소재의 필름 콘덴서들을 투입하는 등의 부품 퀄리티 또한 상당한 수준으로 투입했다.

    스피커 드라이버에서 크로스오버용 콘덴서, 코일, 저항 등의 부품 그리고 뒤에 언급할 캐비닛까지, 모든 부품들은 와피데일의 모회사인 IAG(International Audio Group)의 공장이 있는 중국 선전에서 생산, 공급되며, 린튼을 비롯한 헤리티지 시리즈 전체는 IAG의 선전 공장에서 생산된다.

    이런 부품들로 만들어진 스펙을 보면, 임피던스는 기본 6옴으로 명기되어 있는데 최저점은 3.5옴까지 내려갈 뿐 그 이하로 떨어지는 법이 없다. 음압도 90dB로 매우 높은 편이다. 오리지널인 린튼 3의 경우 85dB 스펙의 6옴이었던 것에 비하면 임피던스는 그대로지만 감도는 많이 좋아져 구동은 훨씬 쉬워진 셈이다. 기술적 업그레이드 덕분일 것이다. 그리고 헤리티지 시리즈의 다른 모델인 덴튼 모델들이 86dB, 85dB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린튼이 훨씬 구동도 쉽고 임피던스도 앰프에게 부담스럽지 않은 스펙이라 할 수 있다.

    통울림과 공진 분산을 구현한 스마트한 설계의 캐비닛

    린튼 헤리티지의 캐비닛은 오리지널 린튼 3 처럼 비교적 전면부가 넓은 편의 디자인으로 완성되었다. 슬림하고 좁은 전면을 추구하는 요즘 스피커 설계와는 방향이 많이 다르다. 기본 소재는 MDF로 일반 중저가 스피커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카본이나 알루미늄 같은 소재가 이 가격대의 스피커에서 가능할리는 없지 않겠는가.

    그렇다고 저렴함을 목표로 만든 스피커들의 캐비닛과는 전혀 다르다. 기본은 MDF에 별도의 칩보드 합판을 본딩하여 접합시킨 듀얼 레이어 보드로 만들어졌다. 대다수 중저가 스피커 내지는 보통의 하이파이 스피커들은 두꺼운 MDF 단일 소재로 만드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린튼은 MDF에 각기 다른 밀도의 칩보드들을 스피커 통 부위마다 다른 입자 크기의 칩보드들을 덧붙였다.

    MDF에 부위마다 다른 칩보드를 레진으로 본딩하여 사용한 이유는 소리가 자연스럽게 통울림으로 소멸되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와피데일에 따르면, 캐비닛 통에 사용된 칩보드의 공진 현상들은 특정 주파수가 아니라 넓은 주파수 전체에 걸쳐 골고루 분산되어 소멸되도록 하여 특정 주파수에서의 공진의 튀거나 통울림이 소리의 색깔을 바꾸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이는 단일 MDF 하나로 제작할 경우, 특정 주파수에서 튀거나 통울림이 심하게 생기는 것을 없애기 위한 설계 기술 중 하나라는 것이다. 분명 중저가 제품으로 투입할 수 있는 예산 하에서 제작 기법과 적절한 소재의 가미로 통울림을 듣기 좋은 울림으로 소멸되도록 만든 것이라 할 수 있다. 대신 유닛들이 장착된 전면 패널의 경우는 1인치 두께의 단일 MDF를 사용하여 단단한 강도를 유지하여 유닛의 흔들림이 없도록 했다. 결과적으로 드라이버들로부터의 재생된 사운드가 더 깨끗하고 또렷한 음이 될 수 있는 캐비닛이 완성될 수 있었다.

    고급 마감 처리 그리고 가격

    캐비닛은 올드한 디자인이지만 이처럼 나름의 설계 기술이 투입되어있을 뿐만 아니라, 레트로풍의 디자인임에도 월넛 무늬의 원목 마감 처리 수준이 꽤나 높기 때문에 절대 이 가격에 만날 수 있는 스피커로는 보이지 않는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수준의 만듦새 그리고 후술하겠지만 사운드 퀄리티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굉장히 착하다. 아마도 70년대 당시 발매된 린튼의 가격이나 오늘날 린튼의 가격이나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이런 놀라운 일이 가능한 것은 기술의 개발과 중국 공장의 대량 생산 덕분일 것이다. 설계자인 피터 코뮤는 30년 전 그가 만들던 헤이브룩 스피커 가격과 현재 생산 중인 와피데일 다이아몬드 200의 가격이 똑같은 사실을 언급하며, 이런 놀라운 가격의 현상 유지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의거한 설계 기술의 발전과 부품의 고급화 그리고 중국 공장에서의 대량 생산이 가져다 주는 원가 절감의 효과 덕분이라고 한다. 아마 영국내 제조 내지는 IAG 그룹이 아닌 개인 회사 였다면 제 아무리 중국 생산으로 한다해도 헤리티지 린튼 같은 만듦새와 퀄리티를 갖추면서 이런 가격에 제품을 내놓기란 불가능했을 것이다.

    옵션이지만 필수인 전용 스탠드

    이 스피커의 또 하나 특징적인 점은 옵션으로 제공되는 스피커 스탠드가 거의 기본으로 제공된다는 점이다. ‘거의’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분명히 스탠드는 별매품이지만, 실제로는 스탠드가 포함된 가격으로 판매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애초부터 크기와 높이를 맞춰 스피커를 위하 함께 개발된 악세서리이므로 이 스피커를 위해서는 기본 옵션으로 사용해야 하는 악세서리이다. 스탠드없이 사용하려는 사람도 있겠지만 특별히 스탠드를 쓸 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기본 스탠드는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메탈 프레임에 상부와 하부에 나무 판재를 더해 만든 린튼 전용 스탠드는 불필요한 진동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별도의 치밀한 댐핑 처리가 입혀졌다. 기본 디자인은 스피커의 높이를 귀 높이와 맞추기 위해 그리고 이에 맞춰 튜닝이 되었는데, 아래의 빈공간에는 LP 수납이 가능하도록 하여 기능적 편의성도 함께 제공된다.

    사운드 퀄리티

    테스트에는 EAR의 V12 인티 앰프와 소스 기기는 린데만의 뮤직북 10 과 라즈베리파이에 ALLO 보드를 얹은 Roon Ready 플레이어를 사용했다. Roon Core는 삼성 노트북에 윈도우 10에서 코어를 동작시켰다.

    외모에서 느껴지는 선입견으로 시작된 린튼의 사운드는 완벽한 반전의 드라마였다. 레트로 풍의 디자인과 저렴함의 대명사 와피데일 그리고 크기는 커졌으나 여전히 저렴한 가격의 이 스피커에게 거는 기대는 두꺼운 중역, 따스한 보컬 톤 그리고 두껍지만 나름의 질감이 살아있는 현악기 및 어쿠스틱 악기들의 사운드. 딱 그 정도였다. 하지만, 린튼은 기대와 달리 훌륭한 현대적 올라운더 스피커의 기질로 귀를 번쩍 뜨이게 했다.

    이 스피커는 중역만 부풀려 놓은 둔중한 스피커가 아니다. 저역은 무르고 고역은 잘라 먹은 빈티지 같은 사운드는 외모에서 느껴지는 선입견이었을 뿐, 현실은 매우 현대적인 해상력과 디테일 그리고 탄력있는 저음과 투명한 중역으로 입체적이며 어쿠스틱한 녹음에서 뛰어난 성능을 발휘했다. 가격이 무색할 만큼 중역의 높은 순도와 명료도, 투명함으로 ECM의 고해상도 녹음에서 뛰어난 상성을 발휘하여 고역 끝이 뭉치거나 두꺼운 입자 그리고 딱딱한 입자로 소리를 두텁고 평면적으로 만드는 일이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어떤 면에서는 모니터적인 소리를 들려주는 부분이 있을 정도였다. 뛰어난 어쿠스틱 녹음들에서는 녹음이 지닌 무대, 깊이감, 다이내믹스, 해상력, 디테일 등을 제대로 보여주지만, 단조롭고 평면적인 가요나 팝의 인위적인 밸런스의 어쿠스틱적이지 않은 녹음들에서는 녹음이 지닌 문제점들과 답답함들을 하나도 걸러내지 않고 그대로 다 드러내놓는다. 생김새만 봐서는 보컬 위주의 가요나 팝 같은 곡을 들어도 듣기 편하게 술술 음악을 풀어내놓는 푸근한 음악성을 내세우는 사운드를 들려줄 것 같지만 그 반대다. 녹음이 좋을 수록 제 소리를 내고, 녹음이 나쁘면 나쁜 만큼 문제점을 그대로 눈 앞에 그려놓는다.

    일단 클래식 대편성으로 카라얀이 베를린필과 70년대에 녹음한 <브루크너: 교향곡 7번> 중 ‘3악장: 스케르초’를 들어보면 대형 오케스트라의 커다란 규모의 사운드를 제법 멋있게 스케일감을 그려내며 그 속에서 뻗는 관악기들의 울림도 진하고 선명하게 시원스럽게 뽑아준다. 물론 일부 플로어스탠딩 모델들이 들려주는 다이내믹스나 깊이감 있는 음상에 비하면 약간 스케일은 작고 입체감이 간혹 평면적일 때도 있지만, 이 정도 크기의 몸통과 케블라 드라이버 그리고 소프트 돔으로 들려주는 사운드가 이 정도라면 굉장한 선방을 한 것이다. 그 이유는 뒤에서 다시 언급할 것이다.

    저음 테스트를 위해 코플랜드의 ‘보통 사람을 위한 팡파레’를 들어보면 테스트했던 리스닝 공간이 8m x 8.8m 의 작지 않은 공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꽤나 깊이있는 저음을 이 정도 체구의 몸통으로도 쏟아내주었으며, 능력 이상의 저음 내느라 허덕이거나 저음 때문에 음상이 헐거워지는 문제점도 전혀 드러내지 않았다.

    저음은 깊고 힘이 있으며 양감도 크기에 비해 꽤 풍부하고 임팩트한 타격도 정확히 제때 울려주었다. 물론 비교했던 플로어스탠딩 스피커에 비하면 초저역의 깊이감이나 안길의 무대 뎁스 같은 것은 다소 덜했지만 크기와 가격을 감안하면 덴튼의 성능은 꽤나 놀라웠다.

    요즘 자주 듣게 되는 커트 앨링(Kurt Elling)의 <The Questions> 중 ‘Endless Lawns’를 들어보면 보컬의 자연스러움이 그대로 사운드로 풀려나온다. 도입부에 리듬을 잡는, 드럼이 아닌 발구름의 쿵덕거리는 저음부터 중량감과 적절한 양감의 무게로 저음의 도입부를 성공적으로 들려주며 이어지는 부드러우면서도 자연스러운 남성 보컬의 발음들은 가격을 무색케할 만큼 부드럽고 명료했다. 보컬로부터 바톤을 이어받아 관악기 연주를 이어가는 마커스 힐(Marquis Hill)의 트럼펫 사운드 또한 보컬 만큼이나 선명하면서도 부드럽고 자극적인 고역의 딱딱함이나 듣기 거북한 거친 입자 같은 것이 하나도 없다. 녹음이 지닌 공간적 분위기, 잔향감, 악기의 색채, 보컬의 톤 컬러 모두 하나도 어색하지 않고 부드럽고 자연스럽고 모두 혼연일체가 된듯 녹음 속으로 빨려들게 만드는 소리를 내준다.

    ECM 특유의 사운드를 듣기 위해 준비한 도미닉 밀러의 <Absinthe> 중 ‘Mixed Blessing’ 에서는 도미닉 밀러의 기타는 전작인 ‘Silent Light’ 보다 훨씬 더 입체적이고 투명해진 울림의 디테일한 기타 사운드로 한층 진화했으며, 산티아고 아리아스가 연주하는 반도네온의 멜로디와 사운드 또한 매우 진하고 풍부하며 반도네온 특유의 잔향감과 울림이 입체적이면서 편안하게 풀려나온다.

    ECM 녹음을 알 수 있는 기분좋은 청량감에 악기들의 풍부한 디테일과 입체감 넘치는 무대까지, 녹음이 지닌 뛰어난 퀄리티를 있는 그대로 다 끄집어 내어 눈 앞에 보여준다. 모든 면면을 비교하자면 함께 한 플로어스탠더가 모든 부분에서 더 우수한 사운드와 스테이지를 들려주었지만 덴튼의 사운드 또한 그에 비할 바 없는, 비견될 만한 뛰어난 퀄리티를 선사했다. 특히 가격을 생각하면 더욱 그 퀄리티가 값지게 느껴졌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이 비교 대상의 스피커가 무엇인가 하는 점이 아닐까. 덴튼 옆에 서서 스피커 케이블을 번갈아가며 연결했던 스피커는 매지코의 플로어스탠더 A3 였다. 오해는 말자. 덴튼이 매지코 A3와 거의 똑같은 퀄리티의 사운드를 들려준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작지 않은 북쉘프 모양의 레트로풍 스피커는 해상도, 투명도, 입체감, 무대 연출 그리고 자연스러운 중역과 안정된 저역 그리고 거칠지 않고 답답하지 않은 고역 등으로 10배나 되는 가격의 스피커와 견주어도 크게 부족함없이 즐길 수 있는 음악을 들려주었다는 사실이다. 물론 비교를 하면서 느낀 덴튼의 약점은 당연히 존재한다.

    말러나 브루크너 같은 대편성으로 넘어가면 총주 같은 부분에서 일시에 소리가 가운데에서 딱딱하게 붙어버리는 한계를 보여준다거나 어쿠스틱한 클래식 녹음들에서 악기의 수가 늘어날수록 버거워지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등의 문제점을 노출한다. 하지만, 그 비교 대상이 매지코 A3 정도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거꾸로 지금까지 이 가격대의 모든 스피커들은 린튼의 사운드를 넘지 않으면 게임에 참여하기가 어려워진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 만큼 이 가격대의 모든 스피커들을 한꺼번에 다시 순번 정하기 게임으로 보내버리는 것이 헤리티지 린튼의 실력인 것이다.

    정리

    지금까지 중저가 스피커 시장에는 수 많은 스피커들이 등장해왔고, 저마다의 개성과 기술적 차별화로 자기 소리를 내며 고유의 사운드를 만들려는 노력들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와피데일의 신작 린튼은 거대 중국 공장이 보여줄 수 있는 저렴함의 한계가 무엇인지를 눈과 귀로 느끼게 만드는, 굉장히 놀라운 스피커를 탄생시켰다. 과거의 스피커를 되살리는 프로젝트의 결과물로 등장한 린튼은 단순히 빈티지풍의 디자인과 사운드로 향수어린 추억 되새김 정도의 보기 좋은 스피커에 불과할 것이라는 생각을 무참히 짓밟아 버리는 뛰어난 성능과 놀라운 가격 대비 성능으로 이 가격대 스피커 시장 재편할 일순위의 몬스터급 엔트리 스피커이다.

    제작자인 IAG의 기술 총책임자인 피터 코뮤는 지난 40년간 헤이브룩에서 와피데일의 다이아몬드에 이르기까지 중저가 스피커의 핵심을 다뤄온 인물이다. 신작 린튼은 그의 40년 가까운 경험이 무엇인지, 그가 추구하는 저렴한 스피커의 핵심이 무엇인지를 완결짓는 완결판에 가까운 스피커이다. 굳이 첨단 기술과 값비싼 소재가 아니어도 충분히 뛰어난, 음악 감상에 부족함없는 훌륭한 스피커를 고급스럽게 저렴하게 만들 수 있음을 린튼으로 입증해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구식의 사운드와는 거리가 먼, 현대적인 사운드 퀄리티를 평가하는 요소들을 제대로 살려낸 입체적이고 투명하며 충분한 다이내믹스와 저음 재생 능력까지 거머쥔 이 스피커는 이 가격대를 평정할 새로운 챔피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엔트리급 스피커 시장의 허들을 높여도 한참 높여놓았다.

    제품사양

    Type3way Bass reflex (제품 후면에 위상 반전 포트 2개)
    Bass driver200mm Kevlar cone
    Midrange driver135mm Kevlar cone
    Tweeter25mm textile dome
    Sensitivity (2v@1m)90dB
    Nominal impedance6 Ohms
    Frequency response (+/-3dB)40Hz-20kHz
    Bass extension (-6dB)35Hz
    Crossover frequencies630Hz, 2.4kHz (midrange/treble)
    Speaker dimensions (HWD)565x300x330mm
    Stand dimensions (HWD)437 x 300 x 330mm
    Weight18.4kg/ea
    수입원사운드 솔루션   www.sscom.com
    제품문의02-549-0717
  • 달리 칼리스토 6C – 하이파이와 멀티미디어의 총집합체

    달리 칼리스토 6C – 하이파이와 멀티미디어의 총집합체

    이제까지 하이파이 오디오 시장에서는 별 볼일이 없었던 액티브 스피커들이 살아났다. 스피커에 앰프가 내장된 액티브 스피커들은 단순히 앰프가 필요없는 스피커에서 벗어나, 무선 연결로 스트리밍 재생까지 가능한 현대 네트워크 스트리밍 시대에 가장 알맞은 오디오 시스템으로 탈바꿈하면서 하이파이 시장에서 가장 핫한 제품으로 떠올랐다. 이런 제품들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대다수 하이파이 업체들은 앞다투어 올인원 시스템으로 설계한 신개념 액티브 스피커로 대중적인 오디오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앰프, 스피커, 소스 기기 구성의 하이파이 마니아들이 아니라 일반인들의 라이프스타일 오디오로 거대한 규모의 시장 쟁탈전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얼마전 리뷰로 다루었던 다인오디오의 포커스 20XD가 그랬고, 같은 회사의 XEO 시리즈 역시 마찬가지다. 눈 높이를 낮춰 한 발 더 내려가면 AI 기능이 탑재된 통신사와 인터넷 업체들의 음성 인식 스피커들까지 공격적으로 가정 환경에 침투하고 있다. 한 마디로 일반 가정에서 오디오라고 부르는 제품은 곧 액티브 스피커의 시대가 되고 있다.

    덴마크 하이엔드의 모던 라이프스타일 오디오 시스템, 칼리스토

    덴마크의 하이파이 스피커 전문 업체인 달리(Dali)가 내놓은 신작 칼리스토(Callisto) 또한 이 뜨거운 시장에 기름을 끼얹는, 가장 발화점이 낮은 휘발성이 강한 제품이다. 전통적인 패시브 하이파이 스피커에서 명성이 높은 이 덴마크 스피커 제조사는 하이파이 스피커 시장에서의 기술과 명성을 바탕으로 그 위에 현대의 디지털 네트워크와 스트리밍 그리고 블루투스와 와이파이를 더하여 최적의 라이프스타일과 최고급 하이파이 사운드를 한 번에 보여주고자 한다. 아마존의 알렉사나 구글의 어시스턴트 같은 AI 기능은 없지만, 칼리스토는 무선 및 네트워크 연결과 최신예 디지털 스트리밍 서비스 기능에 중저가 오디오 기기들이 따라올 수 없는 덴마크 전통 하이엔드 스피커 설계의 고품격 하이파이 사운드를 무기로 차별화된 신개념 라이프스타일의 하이엔드임을 보여주고자 한다.

    칼리스토 시리즈는 2가지 종류의 스피커와 1개의 컨트롤러/허브로 구성된다. 스피커는 북쉘프 모델인 2C, 플로어스탠딩 모델인 6C 2가지이며, 컨트롤러이자 허브 역할을 하는 사운드 허브(Sound Hub)가 옵션으로 제공된다. 따라서 제품은 2C와 사운드 허브로 구성된 ‘2C 세트’와 6C와 사운드 허브로 구성된 ‘6C 세트’의 2가지 세트로 구성된다.

    사운드 허브는 일종의 프리앰프로 디지털 소스를 비롯하여 아날로그 소스의 연결를 제공하며 스피커들과는 무선으로 연결, 재생을 지원한다. 여기에 옵션이 되는 BluOS NPM-1 모듈을 추가하면, BluOS가 지원하는 각종 스트리밍 서비스와 네트워크 플레이어 기능 그리고 MQA 기능까지 모두 한번에 구현된다.

    현존하는 모든 소스를 연결하는 미디어 허브, 사운드 허브

    칼리스토 시스템의 중핵이 되는 기술이자 핵심 기기는 사운드 허브이다. 사운드 허브는 광/동축의 디지털 입력 및 RCA 아날로그 입력 같은 외부 입력을 기본 제공하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연결을 위한 블루투스 연결을 통해 애플의 iOS에서는 AAC를, 안드로이드에서는 기기에 따라 최대 APT-X HD를 지원하여 블루투스로 24비트 음원 재생을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칼리스토 스피커들과 무선으로 디지털 오디오 전송을 해주는 장치지만, 아날로그 프리아웃과 서브우퍼 아웃 그리고 볼륨 컨트롤 등의 프리앰프 기능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단품 DAC 이자 디지털/아날로그 프리앰프로도 사용할 수 있다. 디지털 입력들을 아날로그로 바꾸어주는 회로에는 버브라운의 PCM1796 DAC가 탑재되어 있고, 아날로그 입력들을 칼리스토로 전송하기 위해서는 96kHz/24bit로 변환하는 ADC 또한 탑재되어 있다. 한마디로, DAC 이자 ADC 기능을 통해 디지털과 아날로그 그리고 무선 재생까지 모두 구현되어 아날로그부터 디지털까지 모든 오디오 신호를 재생하는 미디어 허브 역할을 수행한다.

    칼리스토 스피커들과의 무선 연결은 2.4GHz와 5.8GHz의 주파수를 사용하여 30비트 해상도로 디지털 오디오 신호를 송수신하는 자체 프로토콜 방식을 사용한다. 즉, 와이파이나 인터넷 공유기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고, 사운드 허브를 켜고 스피커를 켜주면 둘이 알아서 2.4GHz 또는 5.8GHz로 스스로 연결되는 방식이다. 별도의 네크워크 설정이나 셋업은 전혀 필요없다. 켜주고 제품 뒷면에 버튼을 터치해주면 알아서 서로가 서로를 찾아낸다.

    사운드 허브와 칼리스토 스피커가 무선 디지털 연결로 주고 받는 데이터는 mp3나 flac 등의 모든 디코딩이 끝마쳐진 상태의 순수 PCM 디지털 오디오 데이터로 I2S 포맷을 사용하며 최대 96kHz/24bit까지 디지털 무선 전송을 지원한다. 따라서 무선 송수신 신호 속에는 오리지널 무손실 음원 데이터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으며, 이에 추가로 스피커ID(좌/우 구분), 볼륨 컨트롤 및 각종 컨트롤 신호가 함께 전송된다.

    사운드 허브 전면에는 볼륨 조정 및 각종 컨트롤이 가능한 노브가 있으며 디스플레이를 통해서는 볼륨 상태를 알 수 있다. 또한 블루투스 방식의 기본 리모컨도 제공되어 소스 선택와 볼륨 조정이 가능하며 기기 On/Off도 가능하다.

    Tidal, MQA 그리고 ROON을 지원하는 네트워크 스트리밍 옵션, BluOS

    사운드 허브 뒷면에는 크게 2개의 옵션 슬롯이 구비되어 있다. 여기에는 달리에서 제공하는 별도의 옵션 보드를 추가 구매하여 장착이 가능한데, 현재 제공되는 옵션은 BluOS NPM-1 모듈이다. 이 BluOS 모듈은 유료 옵션으로 별도 판매되는 부가 상품이지만 칼리스토를 제대로 즐기겠다면 사실상 필수(!) 옵션이다. BluOS 모듈인 NPM-1을 장착하면 칼리스토는 단순 디지털 입력의 무선 스피커에서 한 발 더 나아가 Tidal, Qobuz 그리고 국내 서비스인 벅스 등의 온라인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칼리스토로 즐길 수 있게 해준다. 뿐만 아니라 디지털 음원 재생의 서버/클라이언트 시스템인 ROON도 지원한다. NPM-1을 장착하면 사운드 허브는 ROON Ready의 ROON 전용 네트워크 플레이어로 사용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여기에 한 발 더 나아가 MQA 인증까지 끝마친 MQA 기기라서, Tidal Master의 96kHz/24bit 같은 고해상도 HD급 음원들도 완벽히 재생할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NPM-1에는 USB 스토리지를 연결을 제공하는 USB 입력을 갖추어, 별도의 USB 외장하드나 USB 메모리에 음악 파일들을 담아 직접 메모리/하드디스크로 파일 재생을 하는 플레이어로도 활용할 수 있게 해준다.

    단, 192kHz/24bit 내지는 그 이상의 고음질 음원들의 경우는 칼리스토와의 전송을 위해 최적의 DSP 알고리듬을 통해 96kHz/24bit로 변환되어 전송된다.

    디지털 와이어리스 플로어스탠더, 칼리스토 6C

    칼리스토 6C는 달리의 자체 디지털 무선 프로토콜을 기반으로 동작하는 무선 플로어스탠딩 스피커로 최대 250W의 출력을 낼 수 있는 디지털 액티브 스피커이다. 스피커에 사용된 드라이버들 구성은 2.5웨이 방식으로 2개의 우퍼와 달리의 전매 특허인 하이브리드 트위터 1개로 설계되어 있다. 6.5인치 셀룰로오스 소재의 우드파이버 콘 미드베이스 드라이버는 2개가 사용되었는데, 1개는 1.9kHz에서 크로스오버가 이루어지는 미드베이스이며, 다른 1개는 100Hz에서 크로스오버가 이루어지는 우퍼 동작을 한다. 트위터는 1인치 소프트 돔과 1.75×0.7인치의 리본 트위터가 구성의 하이브리드 트위터가 사용되었다. 이미 에피콘과 루비콘 같은 달리의 하이파이 스피커의 최상위 모델에 사용된 하이브리드 트위터는 20kHz의 상한선을 갖는 일반 트위터와 달리 30kHz 이상의 초고역 재생이 가능한 와이드레인지 재생 능력과 서로 다른 음의 방사 패턴을 갖는 트위터를 사용하여, 훨씬 넓은 각도로 공간 전역에 음을 퍼뜨리는 넓은 음의 분산 특성을 가져다 준다.

    미드베이스와 트위터 간의 크로스오버 주파수는 2.6kHz이며 하이브리드 트위터 내에서 실크 돔과 리본 트위터는 10kHz에서 스무드하게 서로 대역 연결이 이루어지도록 되어 있다. 미드베이스와 트위터를 나누는 크로스오버는 24비트의 DSP 연산으로 설계된 디지털 필터 소프트웨어가 크로스오버 역할을 한다. 트위터 내에서의 실크 돔과 리본 사이의 크로스오버는 유닛 내에서 자연스럽게 오버랩되는 구조이다. 미드베이스 유닛 2개 중 1개는 2.6kHz 이하를 시작으로 최저 주파수까지의 저역을 담당하며, 다른 하나의 미드베이스 유닛은 100Hz 이하만 담당하는 서브우퍼적인 동작을 한다.

    트위터와 미드베이스를 나누어주는 메인 크로스오버는 저항이나 콘덴서, 코일의 물리적 회로가 아니라 DSP에 의한 24비트 방식의 디지털 필터가 대신한다. 소프트웨어 방식의 크로스오버로 동작하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이 크로스오버 필터와 전체 시스템 동작 코드는 언제든지 외부에서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기능 개선이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다(스피커 뒷면의 USB 단자가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용 단자이다). 단, 서브우퍼 용도를 위한 100Hz 이하 대역 담당 크로스오버는 별도의 아날로그 크로스오버 필터 회로가 설계되어 마지막 아날로그 영역에서 대역 분할 재생이 이루어지도록 설계했다. 따라서, 달리에서는 크로스오버 회로 또한 디지털/아날로그 하이브리드 크로스오버라 부른다.

    DSP로 크로스오버 처리가 이루어진 디지털 오디오 신호는 DAC를 거쳐 아날로그로 변환되고, 이렇게 출력된 아날로그 고역과 아날로그 중저역 신호는 각각 30W의 Class D 파워 앰프를 거쳐 트위터와 미드베이스를 구동하게 된다. 즉, 미드베이스 전용 앰프와 트위터 전용 앰프가 1개씩 내장되어 있고, 이를 위한 전용 스위칭 전원 모듈이 함께 탑재되어 있다. 출력은 유닛당 30W 출력의 사양이지만, 스위칭 전원부와 Class D 파워 앰프는 5초 동안 250W의 정격 출력을 보장하므로, 실제 청감상 출력과 토크가 높은 다이내믹스 재현이 가능한 물리적 회로 설계가 구현되어 있다.

    스피커의 캐비닛은 1인치 두께의 MDF 소재로 제작되었으며 마감은 매트 블랙과 매트 화이트 2가지이다. 그릴은 기본 제공되지만 장착 하지 않는 편이 훨씬 더 멋있게 보이며, 전체 디자인은 아름답거나 멋진 외적 감각 보다는 심플한 유틸리티성 모양으로 어느 가정의 거실에서나 쉽게 어울릴 외모로 마무리되어 있다.

    제품 뒷면에는 전원 케이블 연결 단자와 아날로그 RCA 입력이 제공되어, 사운드 허브 없이 사용할 경우 아날로그 연결로 사용할 수도 있다.

    셋업 그리고 간단한 사용 방법

    사운드 허브와 칼리스토 6C 스피커의 연결은 무선으로 간단히 연결된다. 두 기기를 켜준 뒤, 사운드 허브 뒷면의 무선 연결 버튼을 누르고 나서 6C 스피커 뒷면에 있는 똑같은 무선 연결 버튼을 눌러주면 자동으로 두 제품 간의 셋업이 이루어진다.

    메인 볼륨은 리모컨으로 조작이 가능한데, 옵션인 BluOS 모듈을 탑재한 경우에는 BluOS 전용 앱으로 조작이 가능하다. 볼륨 조정은 칼리스토 스피커로도 직접 조정할 수 있는데 스피커 상판에 정전식 터치로 손가락을 문질러주면 볼륨을 높이거나 줄일 수 있다. 볼륨의 변화는 스피커 전면 중앙의 약간 아래에 배치된 LED 불빛으로도 볼륨 상태를 한 눈에 알 수 있다.

    BluOS가 설치된 사운드 허브는 간단한 기본 동작 이외에 새로운 미디어 재생의 신세계를 열어준다. 사운드 허브는 소프트웨어의 개발사인 블루사운드의 다른 BluOS 기기들과도 호환이 되어, 다른 방에 있는 블루사운드의 Vault 2i나 Powernode 2i 같은 기기들과 연결이 되어 멀티룸 동작을 하거나 각각을 개별 플레이어로 잡아 방마다 다르게 음악을 즐길 수도 있다. 또한 앱을 통해 Tidal을 비롯한 각종 스트리밍 서비스가 재생 가능하고, 인터넷 라디오로 즐길 수 있다. Tidal, Qobuz 및 TuneIn 연결로 테스트해볼 수 있었고, ROON 플레이어로도 사용이 가능했다.

    사운드 퀄리티

    재생에는 칼리스토 6C 세트 이외에 준비된 것은 ROON Core 1대 뿐이다. 모든 소스는 네트워크 스트리밍을 통해 Tidal와 Qobuz의 음원 재생을 사용했다.

    하이브리드 트위터가 장착된 디지털 액티브 시스템답게 첫 인상은 시원스럽게 뻗는 고역의 확장성, 청량감 그리고 다이내믹한 사운드가 가장 먼저 귀에 들어온다. 중역은 명료하고 또렷하며 저역 또한 기민하고 빠른 반응의 타이트한 저음이다. 음상은 스피커 배치의 너비 만큼 넓고 안정적인 음상 구현이 이루어지고, 형성된 스테이지 내에서 개별 악기들의 이벤트들 역시 또렷하고 선명하여 입체적인 분위기를 제대로 만들어낸다. 색채는 진한데 전체적인 온도감은 약간 중간에서 약간 밝은 편으로 한 발 정도 걸쳐있는 느낌을 준다. 덕분에 귀에는 쉽게 살갑게 와닿는 소리라서 답답함이나 둔중함 그리고 어두운 색채를 느끼기 어렵다.

    저역 테스트를 위해 코플랜드의 ‘보통 사람을 위한 팡파레’를 들어보면 저역의 깊이감이나 임팩트한 타격과 에너지가 충분히 힘이 실린 사운드로 분출된다. 초저역의 팀파니 울림은 충분히 깊고 낮은 저음으로 재생되는데, 뒤에 긴 여운이나 끝이 풀어진 흐트러진 저음을 만들지 않고 간결하게 끝을 정리하는 음의 단속이 확실한 저음의 정리가 인상적이다. 저음과 달리 금관 악기군이 이끄는 멜로디의 고역은 매우 시원하고 선명하여 광채가 느껴지는 울림을 들려준다.

    고역 끝까지 뻗는 에너지가 인상적인데 자칫 시끄럽거나 지나친 밝기로 귀를 거북하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시청 공간은 3.5m x 5m 정도의 리스닝 룸으로 이 정도 공간에서 꽉찬 저음, 빠르고 정확한 타이밍의 리듬 그리고 에너지를 쏟아내는 것은 비슷한 가격의 일반 하이파이 시스템으로는 절대 쉽지 않다.

    아바도가 빈필을 이끌고 녹음한 <말러: 교향곡 2번>을 들어보면 클래식 녹음이 지닌 스테이징의 입체감과 무대의 깊이감을 쉽게 알 수 있다. 좌우 폭은 스피커가 배치된 영역을 뚫고 넘어갈 정도로 크지는 않지만, 스피커 좌우 폭의 규모를 유지하되 전후 깊이나 입체감은 꽤 뛰어난 수준의 입체감으로 악단의 배치를 그려낸다. 다이내믹스가 큰 마지막 악장의 합창과 오케스트라의 총주는 리스닝 룸을 울려줌에 전혀 부족함없는 힘으로 공간을 가득매운다. 어쿠스틱한 녹음이자 대편성 오케스트라의 녹음에서 녹음에 담긴 공간적 정보와 넓은 주파수 대역 전반에 걸친 사운드의 재생을 군더더기 없이 빠르게 전개해주는 다이내믹스와 스피드를 선사한다.

    바이올린의 현을 테스트하기 위해 네마냐 라둘로비치의 <Paganini Fantasy>를 들어보면 이 녹음이 지닌, 라둘로비치 특유의 진한 현의 질감이 느껴지는 바이올린의 색채를 화려하게 재현해낸다. 광대역 트위터 덕분에 현이 뻗는 높은 고역의 한계점이 거침없이 올라가는 느낌인데, 약간의 광채나 밝기가 느껴지는 현의 표현이지만 귀를 아프게 하거나 지나친 밝기로 시린 느낌 같은 것을 만드는 법이 없다. 시원하면서도 기분 좋은 고역의 뻗침으로 바이올린 특유의 현의 질감을 진하게 선명하게 들려준다. 여기에 대비를 이루는 피아노의 반주도 명료하고 깨끗한 현대적 피아노의 울림으로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조화를 투명하게 그려낸다.

    보컬을 듣기 위해 영국 출신의 재즈 보컬리스트인 노마 윈스턴(Norma Winstone)의 <Distances> 중 ‘Distance’를 들어보면 차분한 어조의 여성 보컬의 잔잔하면서도 명료한 발음이 ECM 녹음 특유의 깨끗하고 선명한 사운드로, 입체적이면서 투명한 사운드로 재현되고 뒤를 받쳐주는 피아노와 클라리넷의 사운드 또한 매우 진하고 매끄러운 선율의 미, 악기 특유의 질감이 살아있는 진하고 선명한 사운드로 깨끗이 재현된다. 투명한 공간 위에 펼쳐지는 보컬과 리버브가 잔뜩 실린 ECM 스러운 사운드 그리고 입체감과 악기 특유의 음색이 수반된 악기들의 화려한 색채는 칼리스토가 지닌 디지털적인 투명도와 해상력이 들려주는 장점이다.

    정리

    덴마크 스피커 역사의 한 축을 이루는 스피커 업체, 달리의 새로운 변신을 의미하는 신작 칼리스토는 오랜 시간, 많은 기획이 담겨 완성된 제품이다. 현대 음악 감상에 필요한 모든 요소들, 예를 들어 블루투스와 HD급 코덱 그리고 무손실 음원 재생과 스트리밍 서비스를 모두 갖춘 네트워크 디지털 플레이어의 능력을 기반으로 거실이나 안방 같은 룸에서 가정 환경 내에서 즐기는 다양한 미디어들을 고음질로 들을 수 있게 해주는 사운드 시스템이다. 현대인들이 즐기는 모든 음악과 사운드의 감상 방법들을 완벽히 소화해주는, 현대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시킨 올인원의 하이파이 시스템인 것이다.

    지금까지의 하이파이나 오디오라면 다양한 기기들의 조합과 번거로운 연결과 셋업 그리고 부담스러운 비용은 더 이상 음악과 영화를 즐기는 데에 장애물이 되지 않는다. 칼리스토는 이 모든 것을 한 번에 해결해주는 신개념 오디오이자 사운드 재생 시스템의 신세계이다. 거실의 TV, 그 옆에 있는 인터넷 공유기 그리고 내 손 안에 스마트폰만 있으면 칼리스토는 여러분이 즐길 수 있는 모든 음악들을 들려줄 준비가 되어 있다. 그저 전기만 넣고 켜주면 각종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TV 드라마와 쇼 프로그램 그리고 넷플릭스 같은 영화까지도 뛰어난 사운드의 고품질 컨텐츠ㄹ 만들어 고품격 감상의 세계로 안내해준다. 한 마디로 칼리스토 하나로 더 이상의 하이파이 오디오나 A/V 사운드 시스템 같은 것을 떠올릴 일이 없다는 이야기다.

    쓰기 편하고 현대의 미디어 소스들을 모두 재생해주는 대응 능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그 재생음의 퀄리티 또한 같은 비용을 주고 구축할 수 있는 하이파이 시스템보다 훨씬 뛰어나며 가성비 높은 퀄리티를 선사한다. 일반인이 아니라 하이파이 마니아들에게도 칼리스토의 매력은 쉽게 버릴 수 없을 것이다. Tidal 같은 무손실 스트리밍과 Tidal Master, Qobuz의 고음질 HD급 음원 그리고 MQA 스트리밍까지 완벽히 재생해주며, 하이파이 시장에서 가장 필수적인 기능으로 자리잡고 있는 ROON의 플레이어 역할까지 한번에 모두 해결해준다. 물론 이 모든 소스 재생에 있어서 필요한 퀄리티의 수준도 하이파이 시스템 그 이상의 성능을 자랑한다.

    달리의 신작 칼리스토는 HD급 음원과 MQA 재생 그리고 무손실 스트리밍과 ROON까지, 모든 것을 선사하는 하이파이 시스템으로 단순한 편의성에서부터 최고 수준의 퀄리티까지 한 번에 해결해주는 최고의 올라운드 라이프스타일 오디오 시스템이다. 당신이 하이파이 마니아든, 오디오를 시작하는 초심자든 아니면 거실에 놓은 쓰기 편한 오디오를 찾는 일반인이든 반드시 들어봐야 할 신개념의 진정한 멀티미디어 사운드 시스템이다.


    제품사양

    달리 칼리스토 6C

    TypeBass Reflex 2.5way Digital active speaker
    Frequency Range (+/-3 dB)37 – 30kHz
    Crossover Frequency2.6kHz
    Hybrid tweeter module, Super high freq. driver1 x 17 x 45 mm, Ribbon
    Hybrid tweeter module, High frequency driver1 x 29 mm, Soft Textile Dome
    Low frequency driver2 x 6.5in Wood Fibre Cone
    Max. Digital Resolution [bits/KHz]24 / 96
    Recommended PlacementFloor
    Dimensions With Base (HWD)1004 x 200 x 346mm
    Weight22.6kg
    수입원ODE www.ode-audio.com, 02-512-4091
  • EAR V12 – 아날로그의 거장, 파라비치니의 모든 것이 담긴 진공관 하이엔드 사운드 발전소

    EAR V12 – 아날로그의 거장, 파라비치니의 모든 것이 담긴 진공관 하이엔드 사운드 발전소

    오디오 취미가 오래되지 않은 사람이라면 에소테릭 오디오 리서치(Esoteric Audio Research, 이하 EAR) 라는 이름이 익숙치 않을 것이다. 혹시 일본 티악이 설립한 하이엔드 브랜드 에소테릭 컴퍼니(Esoteric Company)를 떠올릴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팀 데 파라비치니(Tim de Paravicini, 이하 파라비치니)라는 이름을 듣는다면 ‘아하!’ 하고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에소테릭 오디오 리서치는 파라비치니가 설립한 오디오 제조업체로 가정용 하이파이에서 프로용 녹음 및 재생 시스템 전반에 이르는 사운드 재생의 모든 것을 만들어 온 오디오의 거목으로 홈 오디오 분야에서는 특히 진공관 기반의 일렉트로닉스로 유명하다.

    Tim de Paravicini, Ear Yoshino
    팀 파라비치니

    아날로그 오디오의 역사, 파라비치니

    파라비치니와 EAR에 대해 이야기를 하자면 그것만 별도의 주제로 다루어야 할 정도로 수 많은 스토리가 그의 뒤에 펼쳐져 있다. 그래도 초심자들을 위해 간단히 그의 과거 경력을 소개하자면, 70년대 일본의 럭스만(Luxman, 당시는 럭스 주식회사로 불리웠다)의 엔지니어로 스카웃되어 럭스만의 하이엔드 오디오를 만들어낸 장본인이며, 80년대에는 영국의 뮤지컬 피델리티의 창업을 도와 세계적 히트를 거둔 Class A의 인티앰프, A1을 만든 엔지니어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그는 하이파이 기기 이외에도 프로페셔널 오디오 업계에서도 특히 레코딩과 마스터링 관련된 장비들, 전체 시스템을 설계, 개조, 개선하는 컨설턴트로 세계 유명 스튜디오의 기기를 직접 제작하거나 관리하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로는 미국의 고급 리마스터링 오디오파일 음반 제작사인 모빌 피델리티 사운드 랩스(Mobile Fidelity Sound Labs, MFSL)의 커팅 헤드도 그의 작품이다. MFSL 로고로 발매되는 수 많은 고음질 LP가 바로 그의 손으로 만든 기기와 셋업 하에서 생산되는 음반들이다. (관련 링크)

    Ear Yoshino Logo

    아날로그를 최우선으로, EAR

    팀 파라비치니가 이끌고 있는 EAR은 프리앰프, 파워 앰프에서 포노 앰프, CD 플레이어 그리고 헤드폰 앰프에 이르는 다양한 하이파이 일렉트로닉스를 만들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70년대 말에 설립된 이 회사는 지금까지 이러한 기기들을 내놓고 있으면서도 항상 최우선으로 내세우는 기술의 출발점은 ‘아날로그’ 그리고 ‘진공관’이었다. 현재 EAR에서 발매되는 모든 제품들은 거의 대부분이 진공관으로 설계된 제품들로 심지어 CD 플레이어이자 DAC도 진공관과 출력 트랜스포머가 담겨있는, 소위 ‘뼛 속까지’ 아날로그적인 설계를 최우선시하고 있다. 파라비치니에게 아날로그와 진공관에 대한 집착을 물어보면 언제나 그의 답은 똑같다. 본인은 진공관 회로만 설계하는 사람이 아니며 아날로그 사운드가 꼭 진공관으로만 구현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중요한 것은 설계의 방식이며, 트랜지스터 같은 반도체 회로로도 그가 생각하고 EAR이 만들어내는 사운드 퀄리티를 똑같이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다만, 그가 진공관을 좋아하는 이유는 전자의 축적으로 인한 컨덕턴스 등으로 인해 반도체보다 전자의 흐름이 훨씬 빠르고 이를 기반으로 보다 리니어한 동작 특성을 구축하기가 수월하기 때문에 진공관을 사용할 뿐이라고 한다. 실제로 그는 EAR의 브랜드로 진공관이 아닌 트랜지스터 기반의 제품들을 내놓기도 했으며, 뮤지컬 피델리티의 앰프 설계 그리고 2000년대 초반까지는 영국의 또 다른 앰프 업체이자 반도체 위주의 앰프만을 제작하던 알케미스트(Alchemist)의 제품들을 설계를 책임졌었다.

    Ear Yoshino V12

    진공관 인티 앰프의 최고봉, V12

    리뷰 제품인 V12 진공관 인티 앰프는 EAR의 인티 앰프 시리즈 중 최상위 모델로 가격이 1,000만원을 훌쩍 뛰어넘은 고가의 인티 앰프이다. 본래 이 앰프의 시작은 지난 1997년 발표된 V20이 오리지널이 된다. V20은 매우 독특하게 다른 진공관 파워 앰프나 인티 앰프들처럼 고출력의 커다란 출력관을 앰프 회로에 쓰지 않았다. 오히려 그 대신 프리앰프에나 사용하는 12AU7/ECC83 같은 초단관을 채널당 10개씩 투입하는 새로운 회로 구성 방식으로 채널당 20W 출력의 앰프를 만들었던 것이다. 대형 출력관 대신 소출력 초단관으로 구성된 이 인티 앰프는 흥미롭게도 어지간한 스피커들을 여유있게 구동하면서 진공관 특유의 미음을 들려주었는데 더욱 놀라운 점은 구시대적인 진공관 사운드가 아니라 현대적인 투명함과 해상도를 겸비한 다이내믹한 사운드를 들려주는 진공관 앰프였다는 점이다.

    V20이 처음 등장한 지, 거의 2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뒤, 파라비치니는 자신의 최고 인티 앰프 설계에 대해 새로운 변화를 가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V20을 대체하는 새로운 모델로 V12 인티 앰프를 설계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모든 것을 ‘완전 백지 상태에서 새로 설계’하기로 결정했다. 겉으로 보이는 생김새는 V12나 V20이나 똑같이 생겼기 때문에 도대체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전혀 알 수 없다. 사실 외형이 바뀌지 않은 것은 파라비치니가 이 제품에 대한 디자인에 그의 애정을 쏟았기 때문이다. V20이 처음 등장할 당시, 이 앰프의 외형 디자인은 크게 2개의 자동차 디자인에서 컨셉을 가져왔다. 일반적으로 V12나 V20을 이야기할 때면 항상 영국의 재규어의 ‘V12 엔진’의 모습에서 앰프 디자인을 떠올렸다고 알려져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진공관과 트랜스포머의 배치 디자인 이야기일 뿐이다.

    포드 'Ka'(위) / 재규어 V12엔진(아래)
    포드 ‘Ka'(위) / 재규어 V12엔진(아래)

    엄밀히 말하면 오리지널 V20 설계 당시 포드가 새로 내놓은 미니카 ‘Ka’가 그의 눈을 사로 잡았고, 기본 외형의 틀을 Ka의 컨셉에서 따왔다. 포드 Ka 디자인의 기본 틀에 재규어에 사용된 V12 엔진의 실린더 배치 디자인을 더해 V20의 앰프 디자인을 구현한 것이다. 파라비치니는 ‘덜 공격적인’ 느낌의 외모를 만들기 위해서 정사각형의 바닥 위에 회로를 설계하고 평탄하고 직선적인 구조의 표면 대신에 측면을 사선으로 깎고 그 자리에 다량의 진공관을 배치했다. 이런 디자인이 가능했던 것은 진공관 앰프들에서는 흔한 ‘전면 진공관, 후면 트랜스포머’의 배치 구조 대신 전혀 다른 특별한 구조로 ‘측면 진공관, 중앙 트랜스포머’ 배치를 만들어냈기에 가능해진 것이다. 트랜스포머는 별도의 특별한 마감 처리 없이 검게 매트 처리로 하고 상부에는 절연을 위한 크롬 도금의 커버만 씌웠다.

    다만, 아이러니하게도 V20은 재규어의 V12 엔진 외형 컨셉을 차용했다고 했지만, 제품의 이름에는 V12가 아닌 V20이라는 모델명을 사용했다. 그 이유는 출력관이 채널당 10개씩 총 20개의 출력관 구조를 사용했기 때문에 V12라는 이름을 사용하길 꺼렸던 것이다. 하지만 새 앰프 V12는 최초의 디자인 설계 당시부터 V12 엔진의 V자 형태 구조에 맞춰 앰프의 출력관을 엔진의 실린더와 유사하게 배치하고 총 12개의 출력관을 지닌 프로토타입을 설계의 뼈대로 잡았다. 이를 최종 제품의 완성까지 이끌어갔고 그가 원했던 모델명 ‘V12’를 쓸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그의 애정이 담긴 V20의 디자인은 특별히 바꾸어야 할 이유가 없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전작인 V20과 신작인 V12의 디자인이 똑같아서 여러모로 두 앰프의 차이에 대한 혼란이 남게 되었을 뿐이다. 하지만 파라비치니는 V12에 대한 설명을 아주 간단히 요약했다. ‘모든 것을 싹 뜯어 고쳤다!’라고 말이다.

    Ear Yoshino V12

    EAR의 전매 특허 회로와 부품으로 구현된 V20

    V12라는 이름을 쓰지 않았던 전작 V20은 앰프 회로에 간접 가열 방식의 이중 삼극관 ECC83을 채널당 10개를 사용해서 이름이 V20이 되었다. 나머지를 채우는 다른 진공관들로는 6개의 ECC83/12AX7과 4개의 12AU7을 더하여 채널당 20W의 출력을 냈다. 출력관은 Class A 방식의 푸시풀 동작을 하는데 이는 EAR 859 싱글엔드 삼극관 앰프와 EAR 861 푸시풀 삼극관 앰프에서 사용한 ‘인헨스드 트라이오드(enhanced triode)’ 모드를 사용했다. 마찬가지로 EAR 앰프들의 특징이자 핵심인 파라비치니의 ‘밸런스드 브릿지 모드(Balanced Bridge Mode)’로 구성한 초광대역을 자랑하는 출력 트랜스포머가 출력을 마무리하고 회로에는 일체의 피드백을 사용하지 않았다. 또한 파라비치니는 아주 쉽게 구할 수 있는 아주 일반적인 진공관의 사용을 고집해왔는데 V20에서도 어디에서나 쉽게 구입할 수 있는 ECC83/12AX7을 사용하여 앰프의 내구성과 사용 편의성을 모두 제공했다.

    완전히 새로 설계된 진공관 회로 설계의 V12

    기본 디자인은 전작인 V20의 형태 그대로지만 V12는 앰프 회로와 기계의 디테일들을 모두 바꾸어 완전히 달라졌는데 만듦새나 퀄리티는 EAR 이름에 걸맞은 수준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실제 변화의 핵심은 사용된 진공관들과 이를 통한 회로의 신설계에 있다. V20에서 썼던 총 30개의 진공관을 12개의 EL84(채널당 6개씩 측면에 배치한)과 10개의 ECC83으로 교체했다. 출력관인 EL84의 개수를 드디어 V12라는 이름을 이 앰프에 붙이기에 충분한 조건으로 딱 맞춘 것이다.

    새로운 설계의 V12 앰프는 간접 가열 방식의 5극관으로 출력단을 구축하고, 바이어스 및 동작은 여전히 Class A의 푸시풀 방식을 사용했다. 하지만, 트라이오드 모드 대신 펜토드 모드로 출력관의 동작에는 변화를 주었다. 물론 전작과 마찬가지로 출력에는 초광대역을 자랑하는, EAR이 직접 제작한 최고급 출력 트랜스포머를 밸런스드 브릿지 모드(Balanced Bridge Mode)로 EL84의 출력단 회로와 연결하고, 역시 피드백 또한 하나도 쓰지 않은 ‘제로 피드백’ 방식을 사용했다. 이를 통해 ‘훨씬 더 튼실한 구동력을 자랑하는 채널당 50W의 출력과 훨씬 더 오랜 기간 사용이 가능한 내구성이 뛰어난 진공관 앰프’를 완성했다고 한다.

    Ear Yoshino V12

    외부 입력은 5개의 언밸런스드 입력과 ‘Phono’라고 표시한 입력이 1개 더 있지만 포노 EQ 회로는 내장되어 있지는 않다. 출력은 ‘Tape Out’ 만이 있고 별도의 프리아웃은 없다. 스피커 출력 단자는 제품 상판 뒤편에 배치되어 있다. 케이블은 말굽 단자 연결이 거의 불가능하고 오직 바나나 단자나 핀 단자만 연결이 가능하다. 스피커 터미널은 분명 말굽 단자 연결까지 가능한 단자지만, 전기적 합선과 안정성 문제로 인해 유럽 기준에 맞추느라 별도의 플라스틱 커버를 덧씌워 놓았기 때문이다. 연결 단자는 스피커 임피던스에 따라 4옴, 8옴 연결이 각각 구비되어 있으며 중간에 설치한 크롬 바를 통해 트랜스포모와 닿지 않도록 해두었다. 안전을 이유로 커브 형태로 디자인된 그릴 망 또한 아예 섀시에 고정되어 진공관에 손이 닿지 않도록 보호망 역할을 하도록 했다. 그릴과 전면 패널에는 각기 나무와 크롬 도금으로 악센트를 주었다.

    사용자의 편의성을 위해 제공되는 컨트롤은 딱 3개의 버튼/노브 뿐이다. EAR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어버린 오렌지 불빛의 전원 On/Off 스위치 버튼, 금또금 처리된 볼륨 컨트롤 노브 그리고 외부 입력 선택의 펑션 노브만이 있다. 그리고 애초의 V12에는 리모컨도 없었는데, 최근에 발매되는 V12에는 고맙게도 리모컨이 지원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리모컨에는 오직 ‘+’ 버튼과 ‘-’ 버튼 밖에 없다. 할 수 있는 것은 볼륨 조정이 전부이다.

    사운드 퀄리티

    테스트에는 매지코의 A3 플로어스탠딩 스피커를, 소스 기기로는 플레이백 디자인스의 DAC Merlot을 사용하고 미디어 트랜스포트로는 플레이백 디자인스의 PLINK 출력 보드가 장착된 OPPO 203을 사용했다.

    진공관 앰프에 아날로그 대가가 만든 앰프라는 이유로 대단히 고풍스러운 진공관 사운드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V12는 전혀 그렇지 않다. 이 앰프는 전면 크롬 도금에서 느껴지는 번쩍거리는 광채를 화려하고 화사하게 들려줄 정도로 진하고 매끄러운 사운드로 고급스러운 진공관의 색채미를 들려준다. 그런데, 단지 색채만 살려놓은 그런 진공곤 앰프들과는 완전히 다르다. 투명한 무대 재현의 탁월한 입체감, 뛰어난 스테이징으로 연주 장소의 공기 냄새를 몸소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는 점이다. 애매모호하거나 평면적인 사운드와는 완전 반대 위치에 있는 재생 결과를 보여준다. 매우 투명하고 입체적인 녹음 공간의 무대 연출 속에 진한 색채의 사운드 이벤트들을 또렷또렷하게 그려 넣어 뛰어난 어쿠스틱 녹음들의 입체적이면서도 자연스럽고 진한 사운드를 아주 사실적으로 눈 앞에 펼쳐 놓는다.

    또 하나의 인상적인 점은 힘이다. 분명 KT88 내지는 대출력을 자랑하는 진공관들은 이 앰프에는 하나도 없다. 오히려 EL84라는 소출력이지만 아름다운 음악적 사운드를 지닌 진공관만이 있을 뿐이다. 힘은 포기하고 색채와 질감이 우수할 것만 같은 이 Class A 방식의 50W 앰프는 강력한 구동력과 에너지로 매지코의 A3 스피커를 압도하는 힘을 보여준다. 베이스나 팀파니의 낮은 저역을 이끌어냄에 있어서 절대 뭉그러지너가 웅얼거리는 저력을 보여주고, 대편성 오케스트라의 스케일과 에너지를 거침없이 쏟아낸다. 뿐만 아니라 락이나 팝의 일렉트릭 사운드의 저역 효과음들도 전혀 어려움없이 탁월한 리듬으로 정확히 끊어내는 빠르고 기민한 명료도를 흐트러짐 없이 유지한다. 어떤 음악을 들어도, 어떤 스피커를 물려도 스피커를 제압하는 능력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이다.

    코플랜드의 ‘보통 사람을 위한 팡파레’를 들어보면 도입부의 첫 팀파니 타격음에서 V12의 힘을 단번에 파악할 수 있다. 스피커를 어려움없이 컨트롤하는 빠르고 정확하고 타격음은 매우 깊고 꽉찬 에너지로 재생되는데, 7m x 9m 규모의 작지 않은 공간임에도 매지코 A3로 그런 강인하고 깊은 저음을 흐트러짐없이 들려준다.

    스피커 구동에 전혀 힘들어하는 모습이 없으며, 팀파니의 타격음은 정확하고 여기에 금관 악기군의 시원하게 뻗는 팡파레 또한 절대 딱딱하고 밝게 변질되는 법이 없다. 본래 금관 악기의 색채 그대로 진한 음으로 뻗어준다. 저역에서 고역까지 에너지가 몰리거나 에너지 부족으로 인한 음의 열화 같은 것이 하나도 없다. 저음은 찰진 탄력과 질감이 실린 저음으로, 관악기들의 화려하며 투명한 울림도 진한 색채로 멋지게 살아난다.

    마찬가지로 매시브 어택(Massive Attack)의 <Mezzanine> 중 ‘Angel’에서도 일렉트릭 베이스 라인이 지닌 둔중하고 무거운 리듬의 사운드가 뭉게진 저음이 아니라 정확한 리듬의 선율로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된다. 중간중간 박자를 맞춰주는 퍼커션의 저음도 매우 정확한 음으로 깊고 선명한 타격감과 에너지로 처음부터 끝까지 유지된다.

    스네어 같은 드럼의 사운드나 각종 퍼커션의 효과음 그리고 변조시켜 넣은 보컬의 사운드는 어쿠스틱보다는 인위적인 이펙트로 만든 사운드에 가까운데, 자칫 답답하고 딱딱하게 들리거나 저음에 묻혀 둔탁한 소리로 가려질 수 있지만 V12은 깊고 정확한 그리고 임팩트있는 저음을 유지하면서도 다른 중고역의 이펙트들은 효과 그대로 재현해준다. 어쿠스틱한 녹음보다는 클럽 사운드에 가까운 이 곡을 V12는 다채로운 사운드 이벤트들의 입체적인 효과를 충분히 느끼게 하는 재생을 선사했다.

    한편 노마 윈스턴(Norma Winstone)의 <Distances> 같은 보컬 녹음을 들어보면 V12의 색채나 분위기를 더 잘 알 수 있다. 대개 베이스나 드럼이 동반되는 재즈 트리오들과 달리, 노마 윈스턴은 트리오를 피아노와 클라리넷 그리고 보컬로 구성하여 특별한 리듬감이나 에너지를 분출시키기 보다는 차분한 보컬 톤에 피아노의 멜로디와 클라리넷, 섹소폰의 고즈넉한 분위기로 음악을 이끌어간다.

    V12는 이 음반이 지닌 ECM 스러운 깨끗하고 투명한 녹음의 명료함과 차가운 공기 냄새의 쓸쓸한 분위기를 투명하게 깨끗한 사운드의 이미징으로 선명하면서도 디테일하게 그려낸다. ‘Everytime we say goodbye’를 들어보면 피아노의 터치의 목질감이나 여운이 남는 잔향감 그리고 아주 매끄럽고 끝까지 부드럽게 뻗는 섹소폰은 이 앰프가 고급 진공관 앰프라는 점을 인정하게 만든다. 여기에 차분하고 시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보컬에는 거친 입자나 쇳소리 같은 요소가 하나도 없는, 음의 끝의 입자도 자연스럽게 풀어내는 그러면서도 디테일이나 딕션의 변화를 세밀하게 들려준다. 한마디로 V12는 세련미 높은 진공관의 사운드로 ECM의 깨끗하고 매끄러운 녹음을 아날로그적인 자연스러움으로 풀어내준다.

    네마냐 라둘로비치의 <Paganini Fantasy> 중 ‘Sonata No.12’ 나 요요마의 <Six Evolutions – Bach: Cello Suites>의 바이올린과 첼로는 현악기 특유의 매끄럽고 자연스러운 톤에 풍부한 배음이 실린 유려한 사운드로 재생된다. 바이올린의 경우, 높은 온도감이 수반되고 중역대가 두터운 녹음으로 온도감과 함께 반주를 맡은 피아노의 타건과 울림이 수반되어 매우 부드럽게 따스한 현악기의 색채와 피아노의 목질감을 즐길 수 있었다.

    또한 요요마의 첼로는 현대 첼로 녹음으로 과거와 같은 온도감이나 중역대의 두께감보다는 투명도와 세련된 디테일과 공간적 울림이 담겨있는데 V12는 부드러우며 아날로그적 색채로 첼로의 움직임을 그려주며 여기에 기분좋은 청량감을 더하여 풍부한 공기 냄새와 울림을 실어준다. 분명 하이엔드 반도체 앰프들과 같은 높은 해상도와 투명도가 담겨있지만 반도체 앰프들과는 다른, V12 특유의 색채감과 울림, 질감 표현은 현악기 재생과 EL84로 구현한 음악적인 사운드의 증거이다.

    Ear Yoshino V12

    정리

    팀 파라비치니가 15년 만에 개정판으로 내놓은 두 번째 플래그십 인티 앰프인 EAR의 V12는 EAR 최고의 인티 앰프이자, 진공관 앰프 전체를 놓고 보아도 최고의 진공관 인티 앰프로 불리워도 손색이 없는 앰프이다. 모든 것을 버리고 백지 상태에서 새로 만들었다는 이 앰프는 똑같은 디자인의 외형만 제외하면 지금까지의 EAR의 인티 앰프들에서는 볼 수 없던 새로운 설계와 비약적으로 향상된 사운드를 선사한다. 대출력 진공관 대신 EL84 을 병렬배치하고 EAR 특유의 최고급 출력 트랜스포머로 구현한 밸런스드 브릿지 방식의 설계는 피드백이 하나도 없으면서도 안정된 출력과 높은 구동력과 다이내믹스로 어줍잖은 분리형 앰프들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의 뛰어난 스피커 구동 능력을 선사한다. 고출력 회로가 아님에도 탁월한 드라이빙 능력에 EL84가 지닌 음악적 그리고 미적 사운드 그리고 피드백이 없는 하이스피드 설계 사상으로 이끌어낸 광대역의 재생 및 응답 특성은 단순히 이쁘고 진공관적인 사운드가 아니라, 하이엔드적인 높은 투명도와 해상력 그리고 하이스피드로 현대적인 고해상도 사운드를 들려준다.

    물론 저렴한 진공관 앰프는 아닌 만큼, 이 앰프가 갖는 가치나 재생의 기준은 상당히 높아야 한다. 그리고 V12는 가격에 걸맞은 그런 높은 기준으로 평가한다고 해도, 가격 이상의 충분한 실력을 보여주며 사운드로 제 값어치를 입증한다. 인티앰프스럽지 않은 높은 에너지와 힘 그리고 빠른 반응과 투명하고 입체적인 스테이징과 스케일 등, EAR이 추구하는 아날로그 사운드 그리고 팀 파라비니치가 추구하는 설계와 사운드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귀로 그리고 가슴으로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이제 몇 명 남지 않은 사운드 전설들이 사라져가는 하이파이 시장에서 거장의 명기를 직접 경험해보시길 바란다.

    제품사양

    EAR YOSHINO V12

    Ear Yoshino V12
    ValvesTwelve EL84 (6BQ5)
    Ten ECC83 (12AX7)
    Frequency Response12-60Khz -3dB
    Signal-to-nosie Ratio93dB
    Input Sensitvity0.4V
    Input Impedance47kΩ
    Output Damping Factor10
    ConnectivityFive Line Inputs (RCA)
    One Tape Output (RCA)
    OutputPower Output (20-20KHz) : 50W
    nto 4 & 8Ω (8 & 16Ω optional)
    Total Harmonic Distortion: <0.03%
    Dimensions & WeightWeight: 22kg (48lb)
    Length: 420 mm (16.5”)
    Width: 440 mm (17.3”)
    Height: 135mm (5.3”)
    PowerPower Consumption: 200 watts
    240 volt / 110 Volt / 100 Volt
    (depending on model)
    수입원(주)다미노   www.damino.co.kr
    제품문의02-549-0717
  • 다인오디오 이보크 50 – 뭔가 특별해진 다인오디오의 새로운 사운드

    다인오디오 이보크 50 – 뭔가 특별해진 다인오디오의 새로운 사운드

    다인오디오의 새 스피커 시리즈 이보크(Evoke)는 컨투어(Contour)와 에밋(Emit) 시리즈의 먼 가격적 간극을 좁히기 위한 시리즈이며, 리뷰 모델인 Evoke 50은 시리즈의 최상위 플로어스탠딩 스피커이다. 본래 두 시리즈의 사이를 채우고 있던 주인공은 포커스(Focus) 시리즈로 수 차례의 업그레이드를 거치며 13년 동안 롱런을 했지만 포커스는 XD 라는 접미사와 함께 액티브 시장에서 싸우기 위한 새로운 제품으로 탈바꿈하며 패시브 스피커 시리즈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그럼 새로운 시리즈 이보크는 포커스의 빈자리를 완벽히 대체하는 안정된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지난 몇 년 간 비워있던 자리에 새 모습을 드러낸 신제품은 포커스와는 완전히 다른, 확실히 새로운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특히 최근 몇 년 동안의 비약적인 변신을 한 다인오디오는 새로운 사운드 변혁을 이번 신작 이보크에서도 변함없이 보여주고 있다.

    신세대 다인오디오의 디자인, 이보크

    이보크 50의 외모는 적잖이 크다. 제공되는 고강도 철제 스파이크까지 장착하면 무려 116cm나 되는 큰 키를 자랑한다. 큰 키에 비해 슬림하고 댄디한 몸통 디자인 그리고 최신예 다인오디오 스피커들처럼 각이 없는 라운드형 모서리와 뒤로 좁아지는 캐비닛 설계로 이 스피커는 크기에서 오는 육중한 위압감 같은 부담감을 주지 않는다. 리뷰용 제품은 이 시리즈에서 처음 선보이는 ‘블론드 우드(Blonde Wood)’라는 마감으로 월넛와 메이플의 중간 정도 되는 색상을 지녔지만 나무 무늬는 다소 다른 톤을 갖고 있다. 이 외에도 마감에는 블랙/화이트의 두 하이글로스 마감과 매트 월넛이 선택 가능하다.

    전면에는 유닛들만 보일 뿐, 보호 그릴 장착용 홀더나 구멍은 하나도 없고 그릴을 장착할 수 있도록 전면 패널 속에 자석을 설치해 놓았다. 사실, 드라이버의 외주부에 해당하는 유닛의 메탈 바스켓 엣지는 스무드한 플라스틱 링으로 덮혀 있어서 외부에는 그 어떤 나사도 보이지 않는다. 또한 작지 않은 위상 반전 포트는 스피커 뒷면에 배치되어 있어서 전면에서는 그 어떤 시각적 문제점이나 부담스러운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전면 모습만으로도 이 스피커는 매우 멋지고 댄디한 인상을 남기는데, 딱히 손가락으로 눌러 유닛을 망가뜨릴 어린아이나 애완 동물이 없다면 그릴 없이 쓰는 것이 훨씬 좋다. 실제로 리스닝 동안에도 그릴의 유무를 테스트해봤는데, 그릴을 쓰지 않는 편의 사운드와 사운드 이미지가 더 개선된 느낌을 주었고, 그릴을 장착하면 뭔가 덮혀있는 느낌을 받게 된다. 시각적 아름다움을 떠나 사운드만으로도 그릴을 사용할 이유는 없다.

    기술적 특징들

    이보크 50은 3웨이 스피커 시스템이다. 다인오디오의 모든 스피커들이 그렇듯이, 이 스피커의 드라이버들 또한 이보크 시리즈를 위해 특별히 개발된 이보크 전용 드라이버들만 사용된다. 외형적으로 눈에 보이는 스피커 유닛들은 늘 보아왔던 다인오디오의 평범한 유닛들과 다르지 않지만, 유닛 속에 담긴 보든 기술들은 완전히 다르다. 예를 들어 이보크 전용 드라이버의 보이스코일 홀더는 기종에 따라 조금 더 길거나 약간 더 짧고, 소재도 다르며 유닛에 사용된 자석의 세기 또한 각각 다르다. 심지어 스파이더와 센터 링 조차도 똑같아 보이지만 미묘한 차이가 있다. 이런 식으로 이보크의 드라이버들은 모델마다 각기 다른 설계의 차이와 튜닝을 통해 이 스피커에 맞춰 최적화된 유닛으로 완성되었다. 스피커 제조 업체로서 직접 스피커 유닛을 이렇게 자유자재로 만들 수 있는 것은 커다란 혜택이자 기술적 우월성이라 할 수 있다.

    새로운 설계의 에소텍 플러스 드라이버

    이보크 50의 에소텍 플러스(Esoter+) 우퍼와 미드레인지는 익히 유명한 다인오디오의 MSP 소재의 콘으로 지난 수 십년 동안 다인오디오의 스피커 소재로 사용된 것들이다. 물론 70년대의 오리지널 그대로는 아니다. 긴 세월 동안 꾸준히 소재의 개선이 이루어져 왔으며, 형태 또한 미세하게 디자인을 바꾸며 성능을 최적화시켜왔다. 보이스코일의 홀더 수준 또한 달라졌는데, 중앙부는 좀 더 두꺼워졌고 외주부의 엣지는 한층 더 얇아졌다. 무엇보다도 놀라운 점은 우퍼와 미드레인지의 중앙 센터 더스트 캡은 예전보다 많이 작아진 점이다. 그러면서 보이스 코일 홀더 또한 더 직경이 작아졌다. 자사의 드라이버들이지만 모두 유닛 마다 각기 다른 크기의 센터 캡이 적용된 것은 다인오디오에서 콘지와 보이스코일이 연결되는 통합 부분으로, 전체 구조가 많이 단단해지면서도 무게가 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디자인의 변경이 가능해졌다.

    훨씬 줄어든 보이스 코일의 직경은 음악 재생시 더 깊고 더 많은 저음이 요구될 때 우퍼가 훨씬 넓은 면적으로 공기를 진동시키기 위해서 필수적인 부분이다. 이보크 50의 우퍼는 기계적인 이동/움직임이 전후 방향으로 1cm 이상 움직일 수 있다. 이는 상당한 파워의 운동 능력으로, 실제로 이 정도의 움직임이나 대출력을 들을 일이 많지는 않겠지만 새로운 우퍼 구조의 변경이 가져오는 실용적인 결과는 단순히 출력이 아니라 일상적인 재생음의 출력 상태에서도 우퍼가 훨씬 더 리니어한 이동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이다. 반대로 말하면 이전 드라이버들보다 훨씬 더 디스토션이 줄어든 것이다.

    우퍼의 보이스코일은 구리선으로 감겨져있다. 이와 달리 미드베이스 드라이버의 경우는 훨씬 더 높은 주파수 재생이 수반되기 때문에 더 빠른 주파수 대응이 필요하므로, 이를 위해서는 무게를 줄이기 위해 동 도금 처리가 된 알루미늄 와이어를 사용한다. 하지만 미드레인지에 준하는 대역까지 재생해야 할 필요가 없다면, 우퍼는 훨씬 무거운 구리 보이스코일이 지닌 힘의 장점을 누릴 수 있고, 이때 사용되는 마그넷은 모든 동작을 완벽히 제어할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힘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이보크의 새 드라이버들에 사용된 마그넷은 새로운 소재로 스트론튬 카보네이트 소재와 페라이트를 세라믹 소재와 하나로 압축시켜, 필요한 자력 이상의 세기를 갖게 된 새로운 마그넷 시스템이다.

    이보크 50의 미드레인지는 상위 시리즈인 컨투어 60을 위해 만든 미드레인지 드라이버를 기본으로 새로이 제작되었다. 가격적인 제한이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이보크의 미드레인지는 훨씬 비싼 상위 스피커 시리즈에 사용된 것과 동일 소재, 동일 구조를 거의 그대로 활용하여 완성되었다. 미드레인지의 MSP 콘은 아주 큰, 그래서 대단히 강력한 힘을 제공하는, 더 비싼 네오디뮴 마그넷에 의해 동작한다.

    헥시스(The Hexis)

    이보크 시리즈에서 처음으로 등장하는 부품이 있다. 트위터 세로타(Cerotar)가 그것이다. 세로타는 스트론튬 카보네이트와 페라이트 소재를 사용한 트위터로, 하이엔드 모델들로부터 낙수 효과의 방식으로 기술 전이를 받아 완성된 새 트위터이다. 직접적으로 세로타 트위터의 베이스가 된 것은 ‘스페셜 40’에서 사용되고, 이후 곧 시판될 새 컨피던스(Confidence) 시리즈의 트위터이다. 새 컨피던스 시리즈에서 사용될 ‘에소타(Esotar) 3’ 트위터는 새로운 형태(뒷면에 덜 음의 반사/회절을 일으키는 도넛 형태)와 신소재로 만든 마그넷이 개발되었을 뿐만 아니라 ‘헥시스(Hexis)’라 불리우는 돔이 도입되었다. 헥시스는 작고 볼록한 커브 형태의 플라스틱 디스크로 트위터의 돔 뒤에 설치되어 있는 부품으로 진동판인 실크 돔과 똑같은 모양으로 만들어져 있다. 헥시스 돔은 미묘한 패턴의 구멍이 패인 디스크로 마치 골프공의 표면과 같은 형태를 갖고 있다. 이러한 패턴으로 이루어진 돔 디스크는 트위터 뒤로 배출되는 음파들이 아주 쉽고 빠르게 소멸되도록 유도한다. 그 결과, 트위터의 컴프레션 현상이 줄어들고 상당히 더 깨끗해진 고역과 이미징을 이끌어낸다.

    이 작지만 독특한 형상의 디스크 개발은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을 투입한 결과물로 R&D의 노력은 컨피던스 같은 최상위 시리즈를 위해 아낌없이 투입되었다. 차세대 하이엔드를 위해서는 충분히 그럴 만한 노력이다. 이제 그 작지만 강력한 디자인은 중요한 핵심 부품이 되었고, 이 효과를 누리기 위한 단순 부품 생산의 단가는 실제 완성된 스피커의 가격에 비하면 푼돈에 불과한 적은 비용일 뿐이다. 따라서, 새로운 스피커와 곧 등장하게 될 다인오디오의 차세대 스피커들은 가격대와 무관하게 이 혁신적인 기술을 마음껏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다.

    필터 그리고 위상 반전 포트

    다인오디오의 개발팀은 바이와이어링이나 바이앰핑에 대한 애착이 없다. 지금까지 그래왔고, 이보크 시리즈 또한 오직 싱글 와이어 연결만 가능하다. 케이블을 여러 개를 구입하기 보다는 훨씬 좋은, 제대로 된 케이블 하나를 쓰는 것이 다인오디오의 방식인데 그 이유는 이렇다. 필터는 2차, 3차 토폴로지 구성이다. 엔지니어적인 설명에 따르면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강력한 필터를 사용하여 각각의 드라이버들이 훨씬 더 엄격하게 제한된 특정 주파수 대역만 재생하도록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렇게 스피커를 완벽히 만들고자 한다면 스피커 설계 엔지니어의 능력이 훨씬 더 요구되는데 다인오디오에서 그 정도는 기본이자 스피커 설계의 필수 요건이다. 그리고 다인오디오가 자랑하는 스피커 측정 룸인 ‘Jupiter’에서 필터에 대한 변경이나 개조는 아주 쉽고 빠르게 테스트 및 측정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며칠 밤을 보내면서 결과를 찾아낼 노력을 할 필요가 없다.

    Dynaudio의 스피커 측정룸 ‘Jupiter’

    이 스피커의 감도는 87dB@2.83V/1m 사양으로 아주 낮은 감도는 아니지만 3W 출력의 싱글엔드 3극관 진공관 앰프에게는 쉽지 않은 스피커다. 임피던스는 공칭 4옴이며 다인오디오의 스피커들이 그렇듯이 최저 3옴 이하로는 절대 떨어지는 일이 없다. 주파수 응답은 35Hz에서 23kHz까지 3dB 이내의 오차를 갖는다.

    베이스 포트는 앞서 언급했듯이 스피커 뒷면에 있는데 포트 노이즈를 막기 위해 꽤나 큰 구경으로 넓게 설계되었다. 제조사는 에보크 시리즈에 폼으로 제작한 2개의 마개를 제공하다. 하나는 코어, 다른 하나는 링의 형태라서, 둘을 결합하여 완전히 밀폐형 타입으로 막든가 아니면 링만 장착하여 포트 크기를 줄이는 2가지 방식 중 선택적인 사용을 할 수 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이런 식의 가변형 포트 조정 악세서리는 그리 좋은 결과를 얻었던 적이 없었다. 대개는 다이내믹의 손실을 겪게 되는데 그래서 마개 조정 보다는 스피커 위치 조정이 더 좋은 음을 들려준다.

    사운드 퀄리티

    일단 시작은 스피커 셋업을 위한 기본 서비스 과정부터 거쳤다. 프리마루나의 다이알로그 프리미엄 HP 진공관 앰프에 시멘스의 EL34 튜브로 구동하고 나중에 초단관을 RCA 5963 롱-플레이트 관으로 바꾸어 보다 세심한 비교 시청을 시도했다. 소스 기기는 블루사운드의 노드2와 NAD의 M51 DAC를 소스 기기로 사용했다. 음원은 Mac mini 에 ROON을 사용. 아날로그 재생은 토렌스 TD125 턴테이블에 젤코 SA750E 톤암 그리고 홀리스틱 오디오의 HA103-C 카트리지에 Cinemag 스텝업 트랜스포머와 오디오크리에이티브의 포노듀드 포노 앰프를 연결했다.

    이보크 50은 듣자마자 실제 스피커 규모 보다 훨씬 큰 사운드를 쏟아내는 스피커임을 증명했다. 공간 재현력이 믿기 힘들 정도의 뛰어난 수준이라서 심지어 좌우/전후 이동이나 토우-인 같은 미세 조정을 별달리 취하지도 않았다. 헥시스 돔이 장착된 세로타 트위터, 아름다운 사운드의 미드레인지의 조합은 아주 넉넉하고 충분히 입체적인 공간감 넘치는 사운드 이미지를 그려주는데 보통 스피커들의 수준은 가뿐히 제친다.

    이례적인 음향 연출을 담아낸 뛰어난 녹음들, 예를 들어 마이클 고다르(Michel Godard)의 <Monteverdi: A Trace of Grace> 같은 CD 또는 커트 레이서(Knut Reiersrud)와 아이버 클레이브(Iver Kleive)의 <Nåde Over Nåde> 등을 들어보면 뮤지션들이 완변히 따로 떨어져 공간에 배치되어 리스닝 공간을 넘어 멀리 떨어진 거리에 있는 듯이 들린다. 연주자들의 위치는 매우 정밀하게 자리잡게 되고 보컬의 명료도 또한 훌륭함 그 이상이다. 목소리는 풀바디의 묵직함이 가득 채워져 있고, 이는 보컬의 위치와 색깔을 훨씬 더 진하게 만든다. 이보크 50이 보여주는 음색적 성향은 아주 중립적이며 실제로는 아주 좋다고 느낄 만한 약간의 온도감이 느껴지는 사운드를 들려준다.

    반면에 훨씬 더 무겁게 많은 음향들을 뒤섞은 음악을 들어보면 입체적인 레이어링의 재현 능력이 약간 버거워하는 모양새를 보여준다. Astrix(He.art – HOM-Mega Productions HM CD92)와 Martin Nonstatic (Ligand – Ultimae Records inre092) 같은 녹음에서 훨씬 더 큰 스피커들의 결과와 비교해 보면 이보크 50은 테스트가 이루어진 6m x 4m 정도의 공간은 어려움없이 흔들어주어야 하겠지만 좀 더 제대로 된 밸런스를 얻기 위해서는 스피커를 뒷 벽에 가까이 붙여주어야 했다. 이처럼 다양한 시도의 장점은 공간감 형성을 최적화시킨 결과물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이보크 50은 더 큰 방에서 더 좋은 음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모든 사람에게 권하기는 하지만, 구매 전에 이보크 50을 반드시 방에서 직접 들어보고 난 뒤에 구입하길 권한다. 아주 좋은 스피커이고 좋은 사운드를 쉽게 내주지만 어느 정도의 셋팅과 배치에 대한 노력이 요구되는 스피커이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테스트로 결정할 수 있는 결과물은 상대적으로 강력하고 광대역 재생이 가능한 프리마루나와 이보크 50의 상성에 대한 것이지만 이는 꽤 좋다고 할 수 있다. 이 두 조합이 가져다 주는 사운드는 아주 공간감 넘치며 몰입도 높은 사운드로 진한 색채와 다이내믹이 살아있으며 레이어는 매우 깊고 낭랑하게 분리되어 들린다. 하지만 댄스 음악이나 하드 락에서는 궁극의 타이트한 저음의 단단함에 감탄하게 될 것이다.

    결론

    오디오 쇼에서 아주 작은 이보크 10에 말 그대로 한 방 얻어맞은 기분이었는데, 이보크 50에서도 어떤 기대가 예상대로 한 방을 안겨주었다. 그런 선입견과 충족함은 하이파이 리뷰어에게는 위험한 조건이다. 만약 실망감이 들게 된다면 그 실망은 한층 더 배가될테니 말이다. 하지만 다인오디오의 이보크 50은 선입견을 뛰어넘어 오히려 너무 좋아서 문제가 되었다.

    이 이보크 시리즈의 최고 모델을 벤치마크용으로 선택한다면, 이보크 시리즈는 포커스 시리즈의 대체자가 아니라 그 이상의 가치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다인오디오는 점점 더 잘되가는, 더욱 잘하고 있는 회사이다!

    제품사양

    다인오디오 이보크 50

    Type3way Bass reflex rear ported
    Sensitivity87dB (2.83V/1m)
    Impedance4Ω (min 3Ω@100Hz)
    Frequency response(±3dB)35Hz–23kHz
    Crossover frequency430/3500Hz
    Woofer2x18cm MSP cone
    Midrange15cm MSP
    Tweeter28mm Cerotar with Hexis
    Weight26.9kg
    Dimensions(WHD)215x1140x307mm
    수입원태인기기   www.taein.com
    제품문의02-549-0717
  • 프로악 K3 – 케블라로 완성된 음악 감성의 메신저

    프로악 K3 – 케블라로 완성된 음악 감성의 메신저

    내가 항상 만들기를 열망해왔던 스피커가 바로 이것이다!

    프로악 퓨처 원
    프로악 퓨처 원

    2000년대 초반, 프로악 스피커의 대표이자 설계자였던 스튜어트 타일러가 한 말이다. 도대체 무슨 스피커를 두고 그는 기존 스피커를 내버려두고 자신이 정말로 만들고 싶었던 스피커가 이것이라고 이야기한 것일까? 아마 오디오를 십 수 년 넘게 취미로 즐기고 있는 분이라면 프로악의 하이엔드 플래그십 ‘퓨처 원(Future One)’ 이라는 스피커를 기억할 수도 있을 것이다.

    당시 오디오 매체에 소개된 그의 말 중에는 ‘내가 평생동안 만들어 온 스피커들은 내가 원해서 만들었던 스피커들이 아니었다’는 언급이 있었다. 예술을 하는 아티스트나 기술이나 제품을 개발하는 엔지니어들이라면 누구나 현실과 달리 자신이 추구하는 남다른 목표나 로망이 있으니 타일러의 말은 충분히 그럴 만하다고 할 수 있다. 사업적으로 만드는 제품과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목표점이 같을 수는 없으니 말이다.

    미래를 위한 프로젝트, 퓨처(Future)

    아무튼, 그가 성공적인 과거 대신 새로운 미래를 내세우며 만든 프로악의 하이엔드 모델 ‘퓨처 원’은 등장과 함께 큰 반향을 일으켰다. 첫 번째 이유는 전통적인 직사각형 박스 구조의 프로악 스피커들과는 생김새가 전혀 달랐다. 사다리꼴에 가까우며 넓은 폭과 뒤로 기울은 사선형 전면은 기존의 프로악 이미지와는 완전히 달랐다. 두 번째 이유는 생김새의 이질감 만큼이나 사용된 재료들 또한 완전히 달랐다는 점이다. 고전적인 브리티시 스피커이자 프로악 스피커들의 전통적인 소재라 할 수 있는 실크 돔 트위터 대신 전혀 찾아볼 수 없던 2인치 길이의 리본 트위터가 훨씬 넓은 고역을 재생하여 소리의 영역을 확장했다.

    미드레인지는 자주 사용하던 폴리프로필렌 콘 유닛이었지만, 우퍼는 카본 파이어와 페이퍼 배합된 신소재 콘 드라이버가 적용되었다. 디자인, 소재, 튜닝 모두 프로악의 기존 내용물들과 많은 차이가 있던 그리고 제작자인 스튜어트 타일러 본인의 인생 스피커로 만들어진 이 스피커는 제작자의 기대와 달리 시장에서는 그리 높은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워낙 진일보한 디자인 덕분에 사운드 면에서는 평가가 나쁘지 않았지만, 이질감이 큰 디자인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못했다.

    ProAc Carbon Pro (프로악 카본 프로)

    급진적 변화에서 얻은 깨달음. 보수적인 진화의 카본 프로(Carbon Pro)

    하지만, 평생의 숙원이라 했던 제품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못한 원인 분석에 들어간 타일러는 조금 더 현실적인 방법을 찾고자 했다. 프로악이 지닌 고유의 가치를 잃지 않으면서 그가 구현하고자 했던 새로운 사운드를 프로악 사용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을 말이다. 심사숙고 끝에 내놓은, 퓨처 시리즈의 뒤를 잇는 프로악의 신기술 후계기는 지난 2010년에 등장한 카본 프로(Carbon Pro) 시리즈 였다. 프로악의 새로운 카본 프로 시리즈는 한 눈에 봐도 금방 알 수 있는 프로악스러운 디자인으로 등장한 스피커였지만, 그 속에 담긴 기술들과 부품 소재 그리고 튜닝 방식은 퓨처 시리즈의 것을 한층 확장시켰다. 마치 레스폰스 시리즈와 별반 달라보이지 않는 프로악스러운 캐비닛 디자인을 유지하되, 리본 트위터와 카본 소재의 대형 소프트 돔 미드레인지 그리고 카본 파이버 소재의 우퍼로 구성된 카본 프로 스피커들은 스펙과 사운드 모두 과거 보다는 확실히 미래 지향적인 방향으로 바뀌어 있었다. 퓨처 시리즈에서도 나쁘지 않았던 음질적인 평가를 보다 프로악에 가깝지만 더 고해상도 스펙에 가까운 경향으로 이끌어내며 본인이 원했던 고전적인 스피커보다는 현대적인 스피커 경향으로 다가갔다. 하지만, 디자인이나 유닛 배치 등의 모든 스피커의 외형적 디자인은 레스폰스 시리즈와 차이점을 찾아내기 어려울 정도로 프로악 이미지가 그대로 유지되었다.

    ProAc K Series (프로악 K시리즈)

    현대적 기술에 온화한 음악성을 더한 플래그십, K 시리즈

    카본 프로의 등장 이후, 자신감을 얻은 스튜어트 타일러는 물리적인 스펙만큼 음악적으로도 더 성숙한 사운드를 찾기 위해 새로운 소재에 대한 연구를 이어갔다. 그거 새로운 다음 스피커의 소재로 찾아낸 것은 케블라(Kevlar)였다. 사실 케블라 자체는 그리 새로운 소재는 아니다. 듀폰이 개발하고 지난 30여 년 동안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사용된 이 소재는, 특히 오디오 분야에서는 B&W가 노란색 케블라 미드레인지 드라이버 이미 두 세대 이상 시장을 휩쓸고 간 소재였다. 프로악이 케블라를 들고 나왔을 때, 다들 의아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이미 케블라를 넘어 카본이 대중화되었고, 업계에서는 첨단 신소재로 평가받는 베릴륨이나 다이아몬드 같은 것들이 넘쳐나고 있으며 심지어 카본을 뛰어넘어 그래핀까지 스피커 드라이버에 사용되는 현실이었으니 케블라가 웬 말인가 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프로악의 케블라 유닛은 기존 업체들이 알고 있던 소재와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특별 제작된 성형 가공 기계에서 고열과 4시간에 걸친 압축 가공 성형 과정을 거쳐 하나 하나 생산해내는 완전 수작업의 소재였으니 말이다. 이러한 새로운 성형 가공에 의한 케블라 소재는 우퍼로 제작되어 훨씬 깊고 빠르며 다이내믹한 저역 개선을 가져왔다. 사실 퓨처 시리즈부터 리본 트위터는 밸런스 면에서 중역과 저역이 뒤쳐져 있다는 평이 없지 않았다. 초박막의 리본 트위터는 쿼드의 정전형 스피커를 떠올리게 할 만큼의 클리어하고 빠른 반응으로 극대화된 명료도를 제공하지만 중저역이 그에 걸맞은 밸런스를 갖지 못하면 전체 소리에 위화감이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K 시리즈는 미드레인지에는 카본 돔을, 우퍼에는 케블라를 사용하여 전반적인 반응, 속도를 높이고 리본 트위터와의 대역 밸런스, 튜닝을 통해 유기적인 사운드를 완성해내는 데에 성공했다. 앞서 얻은 카본 프로에서의 드라이버 소재와 튜닝 기술 덕분에 프로악은 자사 전용의 케블라 유닛으로 원하는 사운드를 찾아낸 셈이다.

    ProAc K6 (프로악 K6)
    프로악 K6

    2012년 등장한 K 시리즈는 K6와 K8의 하이엔드 스피커로 시장에 등장하여 과거에 묶여있는 프로악의 고전적인 이미지를 훨씬 더 현대적이며 세련된 모습으로 탈바꿈시켰다. 그러면서도 외형적인 모양새는 여전히 수 십 년 전의 프로악 스피커들의 모습에서 크게 바뀌지 않았다. 물론 캐비닛이 과거 그대로는 아니었다.

    훨씬 더 단단한 강도를 추구하여 내부 손실이 있는 MDF 대신 고강도의 HDF 소재를 캐비닛으로 사용하였고, 대신 캐비닛 내부에는 ‘역청’이라 불리우는 비튜멘(Bitumen) 소재를 입혀 지나친 고강도에서 오는 내부 반사의 사운드 문제를 억제하는 동시에 훨씬 단단한 드라이버 진동의 출발점이 되어 훨씬 선명하고 또렷한 사운드를 낼 수 있도록 했다. K6와 더불어 연이어 발표된 K8은 프로악의 하이엔드로 빠르게 자리를 잡으며, 퓨처 시리즈에서 얻지 못했던 프로악의 현대화를 성공적으로 이끌게 되었다.

    ProAc K3 (프로악 K3)

    6년 만에 등장한 K 시리즈의 진화, K3

    지난 몇 년 동안 프로악은 혁신적이거나 새로운 변화를 보여주지 못했다. 오히려 과거 모델들을 소폭 개정하는 수준이었으나 그것은 외형적인 프로악의 움직임이었을 뿐이다. 내부적으로는 새로운 스피커에 대한 개발이 꾸준히 진행되어 왔고, 지난 2018년 뮌헨 하이엔드 쇼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이 K3 플로어스탠딩 스피커였다. K6로 시작된 하이엔드 케블라, K 시리즈가 등장한 지 6년만의 일이었다.

    새로운 K 시리즈인 K3의 등장은 크게 2가지 특징을 갖는다. 첫 번째는 최초로 케블라 소재로 중역을 재생하는 스피커라는 점. 두 번째는 하이스피드의 사운드를 구현할 수 있게 된 스피커라는 점이다. K6와 K8은 미드레인지에 독일 비자톤에서 제작한 카본 소재가 더해진 대형 소프트 돔 미드레인지가 전체 소리의 중심을 맡고 하이스피드의 고역은 리본 트위터가, 단단하고 빠른 저음은 새로 제작한 케블라 우퍼가 담당했다. 거의 두 스피커 사운드의 기본 색깔과 방향은 미드레인지의 몫이었다. 케블라라는 의미의 ‘K’를 시리즈의 이름으로 내세웠지만 케블라 소재는 저역의 밑바탕을 받쳐줄 뿐이었다.

    K 시리즈 최초의 케블라 재생 중역과 저역

    이와 달리 K3는 시리즈 최초로 케블라가 중역까지 커버하는 2웨이 스피커로, 완전히 다른 설계가 되었다. 소프트 돔 형태의 미드레인지가 없다. 당연히 K6/K8과는 많은 차별점이 있는 셈이다. 케블라가 중역을 커버하는 2웨이 스피커인 만큼 중역 재생에 대한 새로운 사운드 개발이 K3 개발의 최대 난제이자 최대 장점일 것이다. 사실 케블라의 중역 재생이 K3가 최초는 아니다. K 시리즈가 등장하던 시기에 프로악은 작은 북쉘프 스피커 시리즈인 태블릿 시리즈에 ‘태블릿 애니버서리’라는 모델을 내놓았는데, 작은 거인이라 불리웠던 이 북쉘프 스피커가 프로악 최초의 케블라 미드베이스 유닛을 사용한 스피커였다. 당시 3kHz를 중심으로 크로스오버를 잡았던 이 스피커는 실크 돔 트위터였다. 하지만, K3는 실크 돔이 아니라 리본 트위터를 사용한다. 이탈리아 업체가 설계한 이 리본 트위터는 머리카락 보다도 얇은 두께의 초박막 진동판을 2인치 높이의 면적으로 넓은 재생 대역을 커버하는 만큼 리본 트위터가 담당하는 대역은 2kHz 이하까지 내려올 것이다. 프로악은 정확한 크로스오버나 필터 설계에 대한 내용은 함구하고 있지만, 스펙 정확상 충분히 그리 예측이 가능할 것이다.

    아무튼 1-2kHz 사이에서 대역 분리가 이루어진다 가정해도, 사람 목소리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운드는 케블라 미드베이스의 몫이 된 것이다. K 시리즈로서는 케블라로 거의 모든 소리를 재생해내는 첫 스피커가 K3가 된다는 이야기다. 그만큼 프로악은 K3의 미드베이스 개발에 많은 공과 시간을 투입했다. 완전 새로 개발된 K3 전용 미드베이스의 케블라는 가볍고 단단하며 따스한 특성을 갖는 케블라 소재의 장점을 극대화하도록 개발과 튜닝을 시도했다. 이미 K 시리즈의 성립 자체가 앞선 카본 프로의 카본 소재 보다 더 우수한 음악적 소재가 케블라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훌륭한 베이스 트렌지언트 능력과 더 깊은 저음역대까지 재생을 더해 뛰어난 케블라 미드베이스가 완성되었다. 그리고 드라이버 중앙에는 페이즈 플러그가 더해져 디테일과 음의 분산 특성이 한층 더 향상된 사운드를 들려주도록 했다.

    새로운 케블라 드라이버는 영국의 스피커 드라이버 전문 업체인 볼트(Volt)가 맡고 있다. 또 다른 영국의 프로 스피커 업체인 PMC를 비롯하여 다수의 영국 스피커 업체들의 유닛 생산을 맡고 있는 볼트는 프로악과 협업을 통해 과거 카본 프로 시리즈부터 현재의 K3 및 K6 Signature 등의 모든 하이엔드 신제품들의 유닛 개발과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한편 K3의 트위터는 다른 K 시리즈의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동일한 알니코 마그넷을 기반으로 설계된 초박막 리본 트위터가 사용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언급할 또 하나의 특징은 다른 K 시리즈들과 동일한 캐비닛이다. 스피커 바닥에 설치된 위상 반전 포트를 통해 저음의 확장을 더한 캐비닛 설계는 K 시리즈가 처음이 아니다. 사실 이 설계 역시 과거 퓨처 시리즈의 캐비닛 설계 방식을 그대로 따른 것이다. 바닥면에 넓게 설계된 위상 반전 포트는 내부 음도 길이를 통해 케블라 미드 베이스의 저역 하한선에 맞춰 튜닝되어 저역의 반응과 양감을 최적화시킨 것으로, 스피커 위치와 뒷벽과의 거리 등의 문제 없이 스피커 설치를 쉽게 해주어 저음 재생을 보다 쉽게 잡을 수 있게 해준다.

    바인딩포스트는 바이와어이링 및 바이앰핑이 가능한 구조이며, 단자는 고급 바인딩 포스트를 사용하고 있다.

    프로악 ProAc K3

    사운드 퀄리티

    테스트에는 EAR의 V12 인티앰프와 플레이백 디자인스의 DAC, 멀럿(merlot)을 사용했다.

    사운드는 매우 흥미롭다. 사용된 소재의 면면을 보면 리본 트위터의 스피드, 케블라의 빠른 반응과 제동으로 하이스피드와 해상력 위주의 차가운 하이테크 사운드를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그와는 정반대의 소리로 음악에 집중하게 만든다. 음은 매우 따뜻하고, 중역을 중심으로 두툼하고 밀도감 높은 사운드를 구사하여 어떤 음악을 들어도 자극적이거나 듣기 거북한 소리를 내는 법이 없다.

    분명 30kHz를 넘나드는 넓고 높은 고역과 25Hz까지 내려가는 깊은 저음의 스펙은 현대적인 광대역 재생을 떠올리게 만들지만, 재생 대역의 넓은 팔레트는 화려한 색상과 다채로운 색조의 수채화보다는 따뜻하고 진하고 선명한 색상의 유화풍 그림을 보여준다. 귀를 자극하는 고역의 에너지나 지나치게 조여놓은 타이트한 저역은 이 스피커에서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따뜻한 음악성 때문에 선택했다는 케블라의 선택 이유를 듣는 순간 알 수 있을 정도로 중역의 두툼하고 높은 밀도감이 사운드의 핵심이다. 마치 꽉찬 풀바디의 와인마냥 보컬과 어쿠스틱 악기들의 사운드는 진하고 두껍다.

    두껍다는 의미는 중역의 밀도감을 의미하는 것이지 고역이 굵고 둔중하며 해상력이 떨어진다는 것이 아니다. 리본 트위터의 넓은 고역 재생 능력이 뒤를 받쳐주는 능력을 고역 끝에 에너지를 집중시켜 에지감을 강조하기 보다는 하모닉 성분들의 풍부한 재생으로 음색적 화사함과 자연스러움으로 연출시켜낸 것이 K3 리본 트위터의 재능인 셈이다. 덕분에 고역의 디테일과 세련된 질감을 잘 살려내면서도 자극감이 없고 어쿠스틱하며 아날로그적인 색채의 사운드를 들려준다.

    저역도 마찬가지다. 케블라 미드베이스의 저음은 꽤나 깊고 단단하다. 저음역에 둔중하고 지나친 부밍감도 없다. 오히려 끝이 정확하다고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정확하고 속도감있는 저음을 들려주는데 그 임팩트한 에너지는 매우 진하고 역시 저역의 질감을 논할 수 있을 정도로 밀도감이 있는, 탄력감이 살아있는 저음을 선사한다.

    코플랜드의 ‘보통 사람들을 위한 팡파레’를 들으면 팀파니의 임펄스적인 타격감은 매우 깊고 정확하게 떨어지는데 흥미로운 점은 팀파니의 가죽의 질감이 느껴질 듯한 저음을 들려준다는 점이다. 음에는 아날로그적이며 클래식에 어울리는 높은 온도감과 부드러운 질감이 더해져 있다. 저음이 차갑고 정밀하게 객관적으로 리듬을 끊어내기 보다는 감성이 더해진 저음의 풍윤한 톤으로 곡의 분위기를 살려준다. 팀파니와 더불어 등장하는 금관악기 또한 차가운 메탈릭 사운드 보다는 온도가 높은 콘서트 홀에서 환한 조명 아래 진하게 뻗어나오는 금관악기들의 사운드로 연출된다. 덕분에 차갑고 입체적인 홀톤의 공기 냄새보다는 악기들의 자연스러운 음향적 색채감이 높고, 전체 악단의 사운드는 매우 음악적이며 감성적인 톤으로 연출된다.

    Radka Toneff - The Moon is A Harsh Mistress

    래드카 톤네프의 ‘The moon is a harsh mistress’는 대단히 얇은 중역의 보컬 톤이 담긴 녹음으로 지나치게 디테일로 승부하는 스피커로 들으면 자칫 밸런스가 깨진 고역의 날리는 소리로 듣게 되는 녹음이다. K3는 이런 녹음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보컬은 얇고 디테일한 변화들은 잘 살아있지만, 차갑거나 지나친 밝기로 귀를 시리게 만드는 일이 없다. 높은 온도감과 중역의 밀도감은 얇은 톤의 보컬도 도톰하고 진한 색상으로 자연스러운 중역의 보컬로 음악적인 분위기 속에 부드럽게 재생된다. 가볍거나 지나치게 얇아져 냉소적으로 들리는 일이 없어서 듣기 편한하고 음악적으로도 몰입도 높은 분위기를 연출해준다.

    도미닉 밀러의 <Silent Light> 중 ‘Water’ 의 어쿠스틱 기타 사운드도 마찬가지다. 디테일하며 명징한 기타의 음에는 메탈릭한 느낌 대신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어쿠스틱한 기타 사운드가 앞선다. 음색은 풍윤한 톤이며 다른 악기들 또한 어쿠스틱한 자연스러운 사운드가 변함없다. 그러면서도 기타를 짚는 손가락의 움직임이나 부스럭거리는 잔향등도 잘 살아있는 디테일을 들려주는데, 퍼커션이 연주하는 일부 효과들이 특히 그러하다.

    한편 이 스피커의 이미징과 사운드스테이지도 특기할 만하다. 좌우로 벌어지는 음상의 폭은 스피커 위치 만큼 넓게 벌어지는데 양 옆 벽을 뚫고 나가거나 앞 뒤 폭에서 깊이감이 뒷벽을 뚫는 정도의 광활하고 큰 스테이징 능력을 보여주지 않는다. 분명 좌우 스피커 정도 크기의 폭에 무대 형상을 구현하지만 중요한 점은 무대의 형성 능력이다. K3는 배치나 스테이징을 잡는 데에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하지 않는다. 적당한 정삼각형 내지는 직삼각형 형태로 리스너와의 거리, 각도만 맞춰주면, 녹음에 담긴 무대를 어렵지 않게 입체적으로 스피커 사이에 정확히 그려낸다. 정확히 맞춰주면 더더욱 입체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지만, 1cm 단위로 움직이며 까다롭게 핀포인트를 잡지 않아도 충분히 입체적이며 안정적인 무대와 음상을 손쉽게 얻을 수 있다.

    정리

    K3는 거의 7년 만에 K 시리즈의 신제품으로 케블라를 의미하는 이 시리즈에서, 최초로 케블라 소재가 고역을 제외한 모든 소리를 재생해내는 첫 모델이다. 리본 트위터와 케블라만으로 소리를 만들어내는 이 스피커는 하이테크한 차갑고 냉소적인 사운드 대신 대단히 음악적이며 따스한 분위기 연출에 부드럽고 아날로그 색채가 풍부한 사운드로 음악이 지닌 본연의 감성을 전달해주는 음악의 메신저 역할을 해준다. 특히 중역이 지닌 밀도 높은 사운드는 팝, 재즈 또는 클래식 등의 어느 음악을 들어도 충분히 어쿠스틱하며 자연스러운 사운드로 녹음의 물리적 성향을 내세우기 보다 음악 속에 담긴 감정과 악기들이 지닌 질감을 멋지게 재현해낸다. 굳이 소재와 스펙, 숫자로 제품을 설명할 필요가 없는 스피커이다. 녹음이 지닌 음악적 감각, 음악적 감성을 가장 프로악스러운드 사운드로 전해주는 케블라 소재의 음악적 스피커의 등장이다.


    제작자가 설명하는 ProAc K3

    프로악 창업자 스튜어트 타일러

    프로악의 대표이자 스피커 설계를 전담하는 CTO인 스튜어트 타일러에게 신작 K3에 대한 몇가지 궁금증을 물어보았다. K3에 담겨있는 의미와 의도가 무엇인지 제작자의 설명으로 간단히 요약해본다.


    K3가 K 시리즈에서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우리의 계획은 K 시리즈의 새로운 스피커를 만드는 것이었다. K는 케블라의 이니셜로, 이는 K 시리즈 전 제품의 스피커 드라이버 진동판에 사용되는 소재이다. 하지만 K 시리즈에는 선택의 폭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부족한 다양성과 시리즈의 확대를 위해 기획한 것이 K3 이다.

    K3의 기획 의도 내지는 개발에서 추구한 것은 무엇인가?

    K 시리즈가 처음 론칭된 것은 지난 2012년의 일로 첫 모델은 K6 였다. 이 3웨이 플로어스탠딩 스피커는 대단히 성공적이고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K6가 발매된 이후에 플래그십 모델인 K8이 탄생했다. K6와 K8, 이 두 모델은 지난 8년 동안 오랜 세월 성공적인 판매량을 만들어냈다. 세월이 꽤 흘렀고 새로운 모델을 시리즈에 추가되기를 바라는 요구들이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보다 대중적인 접근이 가능한 가격대의 새로운 2웨이 스피커를 설계하게 되었다.

    K3를 설계한 이유는 D48 이 지닌 무게감을 사랑했지만, 좀 더 뛰어난 중역대와 훨씬 더 깨끗하고 보다 깊게 뻗는 저음을 바랬기 때문이다.

    K3 개발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새 스피커를 위해서는 2웨이 모델에 사용할 새로운 드라이버의 개발이 선행될 필요가 있었고, 그렇게 하여 개발된 것이 2웨이용 케블라 미드베이스 드라이버였다. K3의 개발은 새로운 케블라 드라이버와 이에 걸맞은 크로스오버의 개발이 동시에 이루어졌고, 약 18개월에 걸쳐 다양한 연구와 개발 끝에 K3 스피커가 완성된 것이다.

    K 시리즈에서 또 다른 제품에 대한 계획이 있는가?

    K6 Signature와 함께 K3는 뮌헨 쇼에서 처음 공개가 되었다. 추후 K1도 내놓을 계획이 있다. K1은 스탠딩마운트 타입의 소형 스피커로 최고의 북쉘프 스피커이자 놀라운 사운드 퀄리티를 들려줄 것이다. 마지막으로 시리즈 완결에 해당하는 새로운 플래그십 K10이 가장 큰 K 시리즈의 스피커로 나올 개발 중에 있다. 기대해도 좋다.

    제품사양

    ProAc K3

    Nominal Impedance4 ohms
    Frequency Response25hz – 30Khz
    Sensitivity89 dB linear for 1 watt at 1 metre
    Bass/Midrange2 x 6.5in Kevlar cone and phase plug
    TweeterRibbon with diaphragm as light as a human hair, alnico magnet and rear chamber damping.
    Dimensions(HWD)1073 x 215 x 340mm
    Weight42kg
    수입원(주)소리샵 www.sorishop.com / 02-3446-7390
  • NURA 누라폰 – 청각 상태를 측정 후 최상의 음질을 구현하는 생체 인식형 헤드폰

    NURA 누라폰 – 청각 상태를 측정 후 최상의 음질을 구현하는 생체 인식형 헤드폰

    지금까지 헤드폰/이어폰을 만든 사람들은 모두 전기/전자공학 및 음향을 전공한 엔지니어들이었다. 소비자들은 그래프로 표시된 응답 특성과 수치로 정리된 스펙만 보고 헤드폰/이어폰의 성능을 판단했다. 좋다고 열광했던 헤드폰/이어폰은 모두 전기 신호와 전기 신호가 만들어낸 화려한 그래프와 커다란 숫자들이었다. 하지만, 정작 우리가 듣는 것은 정확한 전기 신호의 그래프와 숫자가 아니라 소리이다. 그리고 실제로 소리를 느끼는 것은 사람의 ‘귀’ 다.

    여기서 온갖 모순이 시작된다. 가장 평탄하고 정확한 응답 특성과 숫자가 가장 좋은 소리일까? 전기적으로 정확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가장 좋은 음이 될까? 절대로 그렇지 않다. 문제는 사람마다 소리를 인식하는 ‘귀’라는 센서가 모두 다른 특성을 갖기 때문이다. 헤드폰/이어폰은 전기적으로 정확하게 만들 수 있지만, 그런 기기들의 정확한 전기 신호 재생음이 정작 사람들의 귀 속에서는 모두 다르게 들리기 때문이다.

    문제는 바로 사람의 귀에 있다. 모든 사람들의 청력은 제각각이다. 아주 작은 소리도 잘 듣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큰 소리 조차도 제대로 못듣는 사람도 있다. 저음, 중음, 고음 같은 주파수로 이야기하면 결과는 또 달라진다. 저음에 둔감한 사람, 고음에 집착하는 사람, 사람 목소리 같은 중음은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 등, 사람마다 청각적 생체 특성 중 주파수에 따라 반응하는 감도가 확연하게 다르다. 과연 이들에게 전기적으로 100% 완벽한 신호 전달이 가능한 헤드폰/이어폰을 준다한들 모든 사람들이 그 소리를 최고의 사운드라고 말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소리는 전기적 정확성만 평가했을 뿐, 정작 듣는 사람이 느끼는 사람의 체감적 신체 반응에서의 소리는 하나도 고려되지 않았다. 좋다는 소리들은 모두 전기적 완벽함에 더 가까이 다가간, 전기적 기계적 정확성을 자랑하는 결과물일 뿐, 귀로 들었을 때 가장 좋은 소리는 아니었다. 사람의 생체 반응적 체험은 그 어디에도 언급되거나 고려되지 않았다. 사람의 귀는 평탄한 응답 특성을 갖는 마이크가 아니다!

    이비인후과 의사, 사운드의 해답을 귀에서 찾다.

    청각 전문의이자 누라의 설립자 루크 캠벨
    청각 전문의이자 누라의 설립자 루크 캠벨

    호주 맬버른에 위치한 ‘왕립 시각 청각 병원’의 청각 전문의 루크 캠벨(Luke Cambell)은 이러한 문제점을 주의 깊게 살펴보았다. 많은 환자들이 지나친 음량의 헤드폰/이어폰으로 인해 겪게 되는 청각적 문제를 보고 원인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지나친 볼륨으로 음악을 듣는 문제가 청력 상실 원인의 핵심 요인 중 하나였다. 특히, 특정 소리가 잘 안들린다고 볼륨을 자꾸 높이다보면 결국 안들리던 소리는 잘 들리게 되지만, 정작 보통 음량에서 잘 들리던 다른 소리(또는 다른 주파수)들은 거꾸로 지나치게 커져서 오히려 청력을 파괴하는 과도한 유해 진동으로 귀를 공격하기 때문이다.

    만약 헤드폰/이어폰이 사람마다 귀의 주파수 인식 특성에 맞춰서, 귀에 맞는 평탄한 밸런스의 소리로 음악을 들려준다면 굳이 지나친 음량으로 음악을 듣다가 귀를 다치는 일이 없을 것이다. 쉽게 말해서 저음 중 잘 안들리는 부분이 있는 사람은 안들리는 특정 저음만 소리를 크게 해주면 굳이 볼륨을 크게 높이지 않아도 편안하게 음악을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사람 목소리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에게는 사람 목소리 대역을 낮춰주면 전반적으로 오히려 다른 저음이나 고음이 잘 들리게 되므로 이 또한 볼륨을 크게 높이지 않고서도 충분히 모든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헤드폰/이어폰은 사람의 이러한 소리 인식 특성은 무시하고 오직 전기적으로 모든 주파수들이 모두 똑같이 재생되는 것을 목표로 삼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사람 귀 속의 센서들이 과도한 소리로 인해 고장이 났던 것이다.

    사람의 귀가 소리를 내는 스피커?

    청각 전문의인 루크 캠벨은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완전 백지 상태에서 헤드폰/이어폰의 컨셉을 스케치했다. 사람의 귀에 가장 정확히 반응하는 헤드폰/이어폰, 생체 공학적 특성이 반영된, 개개인의 귀에 커스터마이징된 헤드폰/이어폰을 말이다. 과연 그것이 가능할까? 그는 이러한 목표를 잡고 다양한 연구 논문과 생체 관련 의용 공학 기술들을 찾았다. 그 중 그가 주목한 것은 ‘이음향(Otoacoustic) 방사(Emission)’ 이라는 기술이었다. 이 기술은 신생아의 청각 인지 능력 테스트 기술로, 갓 태어난 아기들이 귀머거리인지 아닌지의 여부를 판단해내는 의료 테스트 시스템이다. 특별하게 설계된 특수 마이크가 달린 이어폰을 아기 귀에 꽂고 테스트 신호(소리)를 들려주면 아기의 귀 속에서 되돌아 나오는 반사음으로 아기가 소리를 듣는지 소리를 듣지 못하는지를 판단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에 따르면, 귀 속에 고막이 움직이면 고막 뒤에 있는 ‘청소골’이라는 귀 안에 있는 작은 뼈가 달팽이관을 때리고, 사람은 달팽이관 속의 진동으로 소리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청소골이 달팽이관을 두들길 때, 소위 ‘뼈 때리는’ 소리가 발생되어 귓 속에서 소리가 나온다는 것이다. 이음향 방사는 귀 밖으로 나오는 그 ‘뼈 때리는’ 소리를 마이크로 잡아내어 사람이 소리를 듣는지 못듣는 지 판별해내는 기술이다.

    루크 캠벨은 이 기술 중 귀에서 나온 소리를 판별해내는 기술에 관심을 기울였다. 실제로 귀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는 사람들의 청각 능력에 따라 각각 다른 소리를 나타낸다는 점이다. 그는 귓 속에서 되돌아 나온 소리를 분석하여 사람 고유의 청각 능력을 일종의 주파수 그래프로 분석해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루크 캠벨은 청각 관련 전문의이면서 동시에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여 석사 학위를 보유한 엔지니어이기도 했다. 그는 귀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인식하는 미세음 채집 마이크를 사용하고 이를 통한 귀의 응답 특성을 분석하는 소프트웨어를 직접 만들어냈다. 한마디로 ‘인체의 사운드 인식 능력을 읽어내는 기술’을 만들어낸 것이다!

    세계가 열광한 ‘당신의 귀를 스캔해드립니다’, 누라(NURA)

    2015년, 루크 캠벨은 새로 개발한 귀의 소리 인지 능력 분석 기술을 헤드폰으로 만들겠다는 아이디어를 크라우드 펀딩에 올렸다.(관련링크) ‘당신의 귀를 스캔해드립니다’라는 설명으로 시작된 이들의 생체 인식형 생체 적응 커스터마이징 헤드폰은 단번에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원하는 펀딩 액수를 빠른 시간내에 채운 루크 캠벨의 생체 인식형 헤드폰은 여러 기술 관련 투자자들에게 알려졌다. 그 중 지인을 통해 소개 받은 인물 중 하나가 퀄컴 계열사의 이사였던 드라간 페트로비치였다. 본래 와이파이 관련 기술 및 반도체 개발을 담당했던 드라간은 새로운 기술의 가능성을 간파하고 퀄컴을 그만두고, 루크 캠벨과 새로운 회사를 설립했다. 세계 최초의 생체 인식형 헤드폰을 만든 회사, 누라(NURA)가 시작된 것이다. 이 둘은 회사 누라를 설립하고, 자신들의 생체 인식 헤드폰의 이름을 누라폰(NURAPHONE)이라 명명했다.

    NURA 누라폰

    2016년 크라우드 펀딩용 제품 제작에 들어간 누라는 초기 제안에 맞는 헤드폰의 완성을 위해 기술적 연구를 추가했고, 업체 누라는 본격적인 스타트업 회사로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그리고 대표를 맡고 있는 드라간은 퀄컴을 비롯하여 다양한 벤처 캐피털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하여 2018년까지 200억원 규모의 펀딩을 성공시키고, 개발인력만 20여명의 총 30여명의 대규모 기술 전문 회사로 누라를 탈바꿈 시켰다.

    이후 2017년 말에 크라우드 펀딩용 헤드폰이 완성되어, 펀딩 참가자들에게 제품이 발송되었고, 이 기술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세계 최초의 상업용 생체 인식형 헤드폰의 개발이 시작되었다. 단순히 귀를 스캔하고 귀의 소리 인식 능력에 맞추는 재생 뿐만 아니라 최신예 디지털 기술들이 가미된 무선 헤드폰/이어폰 제품들의 다양한 기술이 더해진, 진짜 헤드폰/이어폰 제작이 시작된 것이다. 그렇게 탄생된 것이 2018년 CES에서 최고의 찬사를 받으며 대중들앞에 공개된 헤드폰, 누라폰이었다.

    NURA 누라폰

    블루투스, APT-X HD, 노이즈 캔슬링 그리고 생체인식까지, 누라폰

    누라폰은 누라의 첫 상업용 제품이지만, 헤드폰으로는 크라우드 펀딩 제품에 이어지는 두 번째 작품이다. 그래서 리뷰 제품인 이들의 첫 양상 헤드폰은 ‘누라폰 G2’(이하 누라폰) 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누라폰의 출발점은 생체인식 기능이다. 이를 위해, 일반적인 헤드폰들과 달리 헤드폰 속에는 신생아의 청각 능력을 감별해내는 초미세음 인식용 마이크가 탑재되어 있다. 그리고 소리를 재생하는 고감도 이어폰이 있으며, 전체 귀를 감싸는 이어컵에는 낮은 저음만을 재생하는 서브 우퍼가 별도로 설계되어 있다. 한마디로 누라폰은 2.2채널(2개의 스피커, 2개의 서브우퍼)로 구성된 스테레오 오디오 시스템과 귀의 사운드 인식 능력을 보정하기 위한 이어 코렉션(Ear Correction) 기능의 마이크가 탑재되어 있다.

    헤드폰은 기본적으로 무선 헤드폰으로 동작하므로 별도의 유선 연결없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들과 블루투스로 연결되고 각종 컨트롤 기능을 제공한다. 물론 원할 경우, 전용 케이블을 연결하면 유선 헤드폰으로도 동작한다. 블루투스는 여러 코덱이 지원하는데 아이폰에서는 AAC, 안드로이드 계열에서는 APT-X HD를 지원한다. 따라서, 블루투스로 최대 24비트의 음원 재생도 완벽히 소화한다. 다양한 고음질 코덱과 더불어 무선 헤드폰으로서는 효과적인 보조 기능인 노이즈 캔슬링 기능도 탑재하여 어디서나 최적화된 음향 상태에서 안정된 음악 재생 및 고음질을 선사한다.

    내 귀를 읽어내는 스캔 과정과 셋업

    NURA 누라폰 어플리케이션
    Hifimag 편집장과 디자이너의 측정결과. 흥미롭게도 둘의 측정치는 들어가고 나온 데가 정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누라폰의 시작은 먼저 스마트폰에 전용 앱 NURA를 설치해야 한다. 앱은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다운받을 수 있다. 누라폰에는 별도의 전원 버튼이 없는데, 누라폰을 머리에 쓰면 자동으로 동작을 인식하여 누라폰이 켜진다. 그 뒤에는 스마트폰의 블루투스를 켜고 기기 검색을 시작하면, 누라폰이 연결 가능해진다. 누라폰의 블루투스 연결이 이루어지면 누라 앱을 실행하여 누라폰 셋업에 들어간다. 앱은 누라폰을 자동을 찾고, 이내 귓구멍에 누라폰이 제대로 꽂혀 있는지를 알려준다. 제대로 귀에 꽂혀있지 않으면 꽂혀있지 않은 귀를 완벽하게 장착하도록 메시지를 보여준다. 완벽한 장착 상태가 되면 곧바로 귀의 청각 능력을 스캔하는 과정으로 넘어간다. 수 십 초 동안 전용 테스트 신호를 들려주는데, 테스트 신호 후에는 마이크가 귀에서 나오는 소리를 채집하고 앱은 이 신호를 분석하여 내 귀의 청각 능력을 그림으로 보여준다.

    NURA 누라폰

    귀를 스캔한 결과물은 대략 귀가 어느 주파수에 민감하고 둔감한지를 한 눈에 알 수 있게 해주는데, 그림은 12시 방향이 20Hz이며 여기서 360도 시계 방향으로 가청 주파수인 20kHz까지의 주파수 대역을 나타낸다. 그리고 원에서 움푹 들어간 곳은 인지 능력이 떨어지는 대역이며, 원 밖으로 튀어나온 부분은 귀가 아주 민감하게 소리를 인식하는 주파수 대역이다.

    귀의 장착 상태에 따라 미묘하게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가급적 초기 스캐닝 셋업 과정은 세 차례 정도 반복하여 스캔한 결과를 비교해서 보는 것이 좋다. 세 번 정도 테스트 셋업을 거치면 정형화된 그래프 형태가 나타나는데 그것이 바로 자신의 귀의 소리 인식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간혹 누라폰이 부정확하게 장착된 상태에서 테스트를 하면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세 번 정도해서 정확한 귀의 주파수 인식 능력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완벽에 가까운 노이즈 캔슬링 vs 열린 외부 소통의 소셜 모드

    누라폰의 또 하나의 장점은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다. 요즘은 대다수 헤드폰/이어폰에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있어서 노이즈 캔슬링이 똑같을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써보면 노이즈 제거 능력이 전혀 다르다. 누라폰은 기본 구조가 이어폰이 귀에 꽂히고, 귀 전체를 덮는 이어컵이 더해지므로 물리적으로 누라폰 자체의 차음 능력이 기존 헤드폰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여기에 누라폰이 켜지면 뛰어난 노이즈 캔슬링 동작 여부를 앱에서 설정할 수 있는데, 이 기능이 동작되면 다른 헤드폰과 달리 거의 두 차례에 걸친 노이즈 캔슬링 기능이 동작하는 셈이다. 외부 노이즈가 전혀 귀로 유입되지 않으면서, 여기에 외부의 공기 소음 등의 노이즈가 모두 전기적으로 제거되므로 마치 무음향 상태에 빠져있는 느낌을 준다. 처음에는 약간 막막할 정도로 정막한 음향 상태가 익숙치 않을 수도 있는데, 음악을 틀면 곧바로 음악 사운드에 몰입되어버린다.

    사실 이런 막막한 음향 상태는 위험할 수도 있다. 가만히 앉아서 음악을 듣는다면 별 문제가 없지만, 외부에 걸어다니면서 음악을 듣는 상황이라면 주변으로부터 음향적으로 완벽히 격리된 상태가 되어 주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자칫 교통 사고나 사람과 부딪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사고 방지를 위해 노이즈 캔슬링 기능과 반대 되는 외부 소음을 마이크를 통해 헤드폰 내부로 증폭시켜 전달해주는 소셜 모드가 있다. 간단히 헤드폰을 한 번 쳐주면 동작되는 소셜 모드는 외부의 모든 소리들을 좀 더 큰 소리로 증폭시켜 전달해주므로 누라폰 장착 상태에서도 헤드폰을 쓰지 않은 것과 동일하게 주변의 모든 움직임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서브 우퍼의 강약 조절, 이머전(Immersion)

    마지막으로 살펴볼 기능은 이머전 또는 몰입도라 불리우는 기능이다. 이 기능은 누라폰이 지닌 저음 조정 기능으로, 낮은 저음들을 자신의 선호도에 맞춰 그 세기를 조정하는 기능이다. 쉽게 말해서 홈시어터나 하이파이에서 서브우퍼 음량을 조정하는 기능과 같다. 마치 콘서트 장에서 무대 가까이서 대형 스피커에서 쏟아져 나오는 저음을 몸으로 느끼는 듯한 저음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이는 단순히 저음을 부스트 시키는 EQ 기능보다는 전체 음악 분위기의 진동 에너지는 몸으로 느끼게 해주는 기능에 가깝고, 음악에 따라 분위기에 따라 간단히 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음악을 다이내믹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유용한 기능이다.

    이 외에도 누라폰에는 음량 조정 및 음악 트랙 전후 이동 같은 다양한 컨트롤 기능들이 있는데, 모든 기능들은 누라폰 좌우에 배치된 로고의 정전식 터치 버튼을 활용하여 온갖 기능들을 조정할 수 있다. 버튼의 기능은 앱에서 원하는 기능을 설정해주면 해당 기능으로 동작하므로 사용하기가 대단히 편리하다.

    사운드 퀄리티

    누라폰은 크게 2가지 사운드 퀄리티로 나누어 평가할 수 있다. 아무런 동작이 없는, 기본 상태에서의 중립 모드의 사운드 그리고 귀 스캔에 의한 생체 인식 모드의 사운드. 일단 중립 모드의 기본 사운드는 전반적으로 안정된 저역 위에 평탄한 보컬의 중역을 들려준다. 고역은 아주 디테일하지는 않지만 드럼의 스내어나 어쿠스틱 녹음들의 원거리의 잔향이나 디테일을 들려줄 정도의 기본 해상도 그 이상은 충분히 갖추고 있다. 특히 보컬 대역의 중음역은 튀거나 부풀려 놓은 편은 아니라서 전체적으로 단정하고 중저역으로 스무드한 음을 들려준다. 물론 서브우퍼 역할의 이어컵과 이어폰의 사운드 사이에 약간 빈듯한 대역도 간혹 느껴지긴 하는데 전반적인 대역 밸런스는 스무드하고, 고역 끝이 밝거나 자극적이지 않아서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사운드다. 100점 기준으로 점수를 준다면 70-80점 정도 수준의 사운드이다.

    귀를 스캔한 생체 인식 모드로 바꾸면 사운드는 완전히 돌변하다. 평탄하게만 들렸던 보컬은 주변에 공기 냄새와 분위기가 발생되면서 입체적인 사운드스테이지 연출이 시작된다. 고역에 숨겨져있던 (다소 가려져 있던 무디게 느껴지던) 디테일들이 또렷하고 선명한 음으로 살아나면서 디테일이 수면 위로 올라오는데, 드럼의 스내어나 다양한 효과의 부수적 악기음들이 들리면서 악기와의 거리, 악기의 배치에 변화가 나타난다. 예를 들어, 가운데 평면적으로 묻혀있던 드럼이 갑자기 세세한 디테일의 드럼 연주로 변하면서 중앙에서 약간 좌측에 그리고 좀 더 멀리 배치된 입체적 음상의 형태로 연출된다. 보컬은 가운데에 한층 선명한 형태로 또렷하고 진한 보컬로 제 목소리를 낸다. 이런 주변 악기들과 중앙의 메인 이벤트가 되는 사운드가 서로 대비를 이루어 입체적인 무대의 사운드 이미징을 그려내는 것이다. 마치 DVD를 보다가 Full HD의 고해상도의 정보량 높은 영상을 보듯 선명도가 높아진 듯하며 색이 진해진 사운드를 들려준다.

    흥미로운 점은 그러면서 귀를 피곤하게 만들거나 자극적인 고역의 사운드를 쏟아내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덕분에 팝이나 가요 같은 대중적인 음악에서 훨씬 다이내믹하고 에너지가 살아있는 음악적 흥을 즐길 수 있으면서 귀에 자극이나 피로가 거의 없다. 덕분에 귀가 멍멍해질 정도로 볼륨을 크게 듣지 않아도 충분한 저음의 에너지나 저역의 다이내믹한 리듬감을 충분히 체감할 수 있고, 중고역은 큰 볼륨이 아니어도 높은 선명도와 입체적인 스테이징으로 음악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제작자인 루크 캠벨이 원했던 귀에 무리를 가하지 않으면서 충분한 저음과 음악적 감흥 및 쾌감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해주는, 나 만의, 내 귀에 커스터마이징 된 헤드폰이자 사운드를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팝이나 가요가 아닌 클래식에서도 누라폰은 빛을 발한다. 대중적인 음악과 달리 어쿠스틱한 녹음들인 클래식 음악에서는 전체 녹음 현장의 무대의 입체적 재현, 무대 앞 뒤 그리고 악기 주변의 공기 흐름 같은 분위기들이 중요한데 생체 인식 모드의 사운드 이러한 입체적 분위기와 무대 앞 뒤의 깊이감 같은 전반적인 공간 입체감을 훨씬 높여준다. 코플랜드의 ‘보통 사람을 위한 팡파레’ 같은 곡을 들으면 평면적으로 붙어있던 팀파니와 트롬본 사이의 거리는 넓은 미네소타 콘서트 홀로 바뀌주며 금관 악기들의 뻗침과 음색이 훨씬 선명하고 투명해진다. 팀파니 또한 그 위치를 더 선명히 알 수 있도록 존재감이 개선되며, 이머전 모드의 레벨 조정을 통해 초저역의 울림의 깊이를 한층 더 깊게 만들 수 있다. 한마디로 기분좋은 하이파이적 쾌감, 오디오적 재생의 극대화를 선사한다.

    Marcus Miller - Laid Black

    마커스 밀러의 <Laid Back> 중 ‘Trip Trap’을 들어보면 밀러의 베이스 연주의 리듬의 선명도는 DVD와 UHD를 보는 듯한 차이를 들려준다. 둔중하고 밋밋한 흐릿한 베이스에서 마치 손가락이 보이는 듯한 진하고 또렷한 리듬의 베이스로 커튼이 벗겨지며, 드럼 또한 한 가운데에 묻혀 있던 둔중함으로부터 벗어나 조명을 받으며 제 모습이 보이는 드럼으로 자기 자리를 찾는다. 키보드의 디테일들과 잔향들도 선명하게 부각되는데, 흥미로운 점은 중립 모드에서는 이 모든 악기들이 한 가운데에 몰려있다가 생체 인식 모드로 동작하면 갑자기 무대 위에 악기 다섯가지가 확 펼쳐지며 입체적인 무대위에서의 생동감 넘치는 연주로 돌변한다는 점이다.

    정리

    누라폰은 지금까지의 헤드폰과는 전혀 다른 개념과 기술 그리고 전례 없던 체험을 선사하는, 한마디로 헤드폰의 개념을 뒤집는 게임 체인저이다. 지금까지 기계적, 전기적 정확도만을 추구해왔던 전통적인 오디오적 개념에서 실제 사람의 귀에 초점을 맞추고 가장 생체 공학적인 사운드 재생이라는 신개념의 사운드 재생 장치가 등장한 것이다. 우리가 모르고 살아왔던, 내 귀의 감도, 내 귀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헤드폰이 스스로 인식하고, 귀의 청각 능력에 가장 잘 맞는 상태의 사운드로 녹음에 담긴 음악의 감흥을 극대화시켜 음악적 체험을 선사하는 것이다.

    청각 전문의가 설계한 덕분에 귀에 가장 이상적인 상태의 응답 특성으로 청력에 큰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즐거운 음악 감상을 즐길 수 있게 해줄 뿐만 아니라, 그러한 재생음은 기존 헤드폰들과 차원이 다른 고음질, 고해상도의 사운드를 즐길 수 있게 해준다.

    물론 누라폰에도 아쉬운 부분은 있다. 이어폰과 이어컵이 동시에 장착되어야 하는 특이한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귓 구멍에 이어폰을, 귀 전체에는 이어컵을 씌운 상태로 장시간 음악을 듣기란 익숙치 않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지기는 하지만, 단순한 이어폰 내지는 헤드폰 하나만 썼을 때보다는 귀 전체가 느끼는 답답함은 적응에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장착에 대한 익숙함만을 제외하면 이 새로운 게임 체인저는 놀라운 청각적 체험의 신세계를 안겨준다. 풀이 죽어있던 음악이 마치 강력한 에너지를 받아 한껏 폭발적인 음악 연주로 살아난 것 같은 음악 감상을 보여주니 말이다.

    테스트를 마치고 나니, 얼마 전 인터뷰에서 ‘수 년 내에 Bose를 따라 잡겠다’는 포부를 밝힌 제작자 루크 캠벨의 말이 결코 허투루 느껴지지 않았다. 이 신개념 헤드폰은 새로운 게인 체인저로 전체 헤드폰 시장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켜 올 것이다. 머지 않아 이 세계의 모든 헤드폰/이어폰들은 너도 나도 ‘당신의 귀를 스캔해드립니다’ 라고 하는 시대가 될 것 같다. 더 이상 과거의 헤드폰은 설자리가 점점 사라질 것이다.

    제품사양

    Nura 누라폰

    크기190 x 170 x 88 mm
    무게329g
    연결aptX-HD 형식의 블루투스, 다양한 선 (라이트닝, USB-C형, 마이크로 usb, 아날로그연결)
    배터리리튬 이온 배터리, 20시간까지 재생가능
    노이즈 차단액티브 노이즈캔슬링 + 이중의 노이즈 차단
    소재최고급의 스테인레스, 알루미늄 컵, 저자극성 실리콘 패드
    보이스전화 통화를 위한 외부의 마이크로폰
    수입원델핀 www.delfin.co.kr / (02) 2678-3096~7
  • 다인오디오 포커스 60 XD – 다인오디오, 고음질 음원과 접속하다

    다인오디오 포커스 60 XD – 다인오디오, 고음질 음원과 접속하다

    최근 사용하던 공유기가 고장 났다. 몇 년을 아무 이상 없이 써왔던 공유기지만 고장이 나는 것은 순간이었다. 아날로그처럼 시간을 끌면서 죽지 않고 한순간에 신호가 끊겨 인터넷조차 끊겨버렸다. 별도의 공유기가 있어 인터넷은 사용했지만 한동안 음원을 듣지 않았다. 공유기를 통해 분배되던 인터넷 신호가 사라지자 모든 것은 적막 속으로 사라졌다. 타이달 등 음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었고 오직 LP로 음악을 듣게 되었다. 잠깐이자만 며칠 동안 아날로그 LP만으로 음악적 갈증을 해소했다. 하지만 작은 공유기 하나 사라진 것 치곤 그 파장은 무척 컸다. 최신 음원이나 개인적으로 저장해놓았던 플레이리스트, 매일 쏟아지는 신제품 리뷰에 사용하는 테스트 음원을 들을 수 없으면서 일상에 일대 마비가 일어났다.

    그깟 공유기 하나라고 하지만 이젠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부터 음원 재생 등 여러 부분에서 디지털은 음악을 공급하는 플랫폼의 중추다. 혈맥이 끊긴 이후에야 반대로 우리가 얼마나 많은 부분 인터넷과 네트워크에 사로잡혀 있으며 기대고 있었는지 더 크게 다가왔다. 다시 공유기를 구입해 설치한 후 음악을 재생하자 모든 것은 제자리를 찾았다. 타이달에 접속해 며칠 동안 못 듣고 있었던 음악을 연속해서 재생했고 평소 자주 듣던 플레이리스트를 쉴 새 없이 재생했다. 마치 오래 쓰지 않던 연장을 꺼내 녹을 제거하고 광을 내고 있는 듯했다.

    음악을 듣는 인터페이스의 변화는 우리 생활의 많은 부분을 바꾸어놓았다. 항상 손에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을 사용해 블루투스, 에어플레이로 재생하기도 하며 손가락만 까딱하면 온라인 서비스에 커넥트되어 음악의 파도에 자신을 맡겼다. 하드웨어도 이런 현대인의 음악 소비 습관에 맡게 진화해나갔음은 물론이다. 피지컬 포맷의 지분이 줄어들고 온통 디지털 음원으로 소비하는 시대에 꼭 맞는 오디오들이 범람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시대의 흐름에 얄팍하게 숟가락만 얹은 하드웨어들도 넘쳐나는 것이 사실이다. 집적회로가 보편 회되었고 모듈만 구입해 매우 저렴한 가격대에 대량생산하는 스트리밍 오디오들이 고음질 음원 시대 오히려 저음질 평준화를 부추기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전통적인 하이파이 메이커들의 약진은 진지하게 고음질을 추구해왔던 오디오파일들에게 편의성과 고음질이라는 두 개 가치를 양립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있다. 예를 들어 합리적인 가격대에 북셀프 모니터의 태풍을 몰고 왔던 케프 LS50의 무선 액티브 버전 LS50 Wireless가 대표적이다. 더불어 최근 B&W에서는 Formation이라는 시리즈를 내놓고 이 분야에서 또 한 번 격변을 예고하고 있다. 이 즈음에서 전 세계 하이파이 스피커 시장의 커다란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덴마크 출신의 하이파이 메이커 다인오디오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Focus 60XD

    다인오디오가 액티브 스피커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그들은 시대의 변화를 예감하고 일찍이 이 분야 전문가들을 모아 액티브 스피커를 다수 출시했고 현재 다인오디오의 주력 사업은 모두 무선 액티브 스피커 쪽으로 향하고 있다. 예를 들어 몇 년 전 출시해 커다란 성공을 거둔 XEO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각각의 스피커에 D클래스 앰프를 내장하고 별도의 허브 또는 커넥트가 중간에서 여러 아날로그, 디지털 입력을 처리해 전송한다. PC나 맥, 넷북이나 랩탑, TV, 블루레이 및 여러 스마트 기기와 간단히 연동하며 멀티 룸 기능까지 지원하는 XEO 시리즈는 심플한 하이파이 시스템을 추구하는 최근 젊은 오디오파일에게 많은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이런 XEO의 성공 뒤에는 이미 다인오디오가 계속해서 발전시켜온 Focus XD 라인업이 버티고 있었다. 다인오디오가 운영 중인 무선 액티브 스피커 라인업 중 레퍼런스 급으로서 유닛이나 내부 설계 등 이것은 단지 합리적인 가격대에 고음질을 추구하는 것을 넘어서고 있다. 요컨대 미들급 하이엔드 시스템을 최소한의 타협을 통해 축소할 수 있는 마지노선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다인오디오는 Focus 20XD와 Focus 60XD의 계량 형을 내놓으며 다시 한 번 미들급 하이엔드 시스템에서 액티브 와이어리스 시스템으로의 세대교체를 추동하고 있다.

    Focus 60XD는 기본적으로 3웨이 타입으로 총 네 개의 유닛을 탑재하고 있다. 트위터는 28mm 소프트 돔 타입이며 미드레인지는 14cm 구경의 MSP 유닛 그리고 우퍼는 18cm 구경 MSP 유닛을 총 두 개 투입했다. 크로스오버는 285Hz 및 4600Hz 두 구간에서 끊었고 주파수 응답 범위는 통상적인 ±3dB 기준 18Hz에서 24kHz까지 광대역을 소화한다. 저역 제한이 있는 북셀프 타입에 간단한 앰프와 스트리머를 내장한 무선 액티브 스피커들과 달리 진정한 광대역 풀레인지급 스피커 설계다. 게다가 기본적으로 밀폐형 설계를 취하고 있는 모습이다.

    후면으로 가면 아날로그 RCA 입력단과 디지털 동축 입/출력단이 마련되어 있다. 참고로 아날로그 입력단의 경우 –6dB에서 +6dB까지 세 단계로 입력 감도를 조절할 수 있는 소스 기기의 출력에 따라 세팅을 조정할 수 있다. 더불어 하단엔 고역 조정용 스위치가 마련되어 있는데 이 또한 –1db에서 +1dB까지 총 세 단계로 고역 데시벨을 조정할 수 있다. 청취 거리나 취향에 따라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고역을 조절해 사용자의 환경과 취향을 배려하고 있는 모습이다.

    또 하나 흥미로운 것은 공간에 따른 적응형 사운드 조정 기능이다. 예를 들어 기본 세팅 외에 벽에 설치했을 때 그리고 리스닝 공간의 코너에 사용했을 때 음향 특성을 고려해 각각 세 개의 모드를 상황에 따라 적용, 가장 최선의 음질을 구현해준다. 뿐만 아니라 멀티 룸 기능을 지원하므로 여러 공간에서 사용할 경우 간단히 리모트 컨트롤이 가능한 점도 사용자에 따라서는 매력적이다.

    셋업 & 리스닝 테스트

    Focus 60XD 내부엔 채널당 무려 600와트 출력을 내는 D클래스 앰프가 내장되어 있다. 따라서 PCM 디지털 포맷이 입력되면 PWM 증폭 후 유닛을 구동한다. 이 사이에 DSP가 내장되어 있는데 크로스오버 또한 일반적인 패시브 방식이 아니라 24dB/Octave 슬로프의 디지털 크로스오버를 사용한다. 별다른 DA 컨버터 없이 24/96 고해상도 음원에 대해 처리가 가능한 구조다. Focus 60XD는 허브나 커넥트를 통해 무선 블루투스, 유선 DLNA를 통해 음원을 들을 수 있지만 이번 테스트에서는 블루사운드 볼드 2i를 앞단에 셋업, 동축 케이블로 커넥트와 연결 후 테스트했다. XEO도 마찬가지지만 아무래도 전용 스트리머를 추가해서 사용하는 쪽이 음질이나 연결 안정성 측면에선 더 나았다. 청음은 주로 에어플레이나 블루투스 등을 활용해 진행했고 장소는 오디오플라자 시청실임을 밝힌다.

    액티브 무선 스피커지만 자체 제작한 다인오디오 유닛을 사용한 스피커이기 때문에 음색적인 부분에선 바로 다인 스피커임을 알 수 있다. 차갑고 얇은 일부 하이엔드 스피커에 비하면 살집도 충분하며 매끄러우면서 부드러운 표면 텍스처가 매력적이다. 고역은 급격히 롤 오프되진 않지만 약간 달콤한 맛이 느껴지며 탄탄한 중역 위에서 안정적인 음결을 쏟아낸다. 예를 들어 리키 리 존스의 ‘Dat dare’에서 리키의 목소리는 그녀 특유의 코맹맹이 같은 보컬 톤이 실감나게 전달된다. 음결 자체는 단단하지만 딱딱하지 않고 유연하고 매끄러운 편으로 감칠맛 나는 표현력은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다인 C4의 에소타에 버금간다.

    하지만 Focus 60XD는 다인 고유의 유닛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크로스오버와 D클래스 증폭 앰프를 내장했기 때문에 평소 트랜지스터 앰프나 진공관 앰프를 사용한 다인 소리를 생각하면 조금 다른 특성을 감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콜드플레이의 ‘Magic’ 같은 곡들 들어보면 무척 빠르고 단단한 저역 표현이 인상적이다. 개인적으로 플리니우스 파워앰프나 진공관 앰프로 듣던 저역보단 코드 일렉트로닉스 앰프로 듣던 소리와 유사하다. 약간 과장하자면 최근 들었던 컨투어 신형과 유사한 면이 많다.

    adele

    내장 앰프 및 디지털 크로스오버의 적용은 다인 스피커에서 상상할 수 없었던 입체적인 음장감을 만들어낸다. 본래 다인 스피커가 핀 포인트 포커싱이나 입체적인 사운드 스테이징을 그려내는 데 장점이 많은 스피커는 아니다. 하지만 Focus 60XD의 경우 아델의 ‘Hello’ 같은 팝 음악에서도 군살이 빠진 확실한 골격을 만들어내며 또렷한 정위감을 드러낸다. 기존에 패시브 형태의 다인 스피커를 사용했던 유저들 사이에서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분명 음장감이 높아진 것은 좋은 현상이다.

    지금은 조금 상황이 다르지만 과거엔 다이아몬드, 베릴륨 그리고 다인오디오 에소타를 세계 3대 트위터로 분류하곤 했다. 특히 에소타의 경우 현악 표현에 있어서 가장 뛰어난 매력을 발산해 많은 클래식 마니아를 거느렸다. 이런 고역 특성은 Focus 60XD에서도 여전하다. 물론 에소타 정도의 코히어런스에는 도달하지 못하지만 분명 과거의 다인보다 일신한 해상도와 분해력을 갖추었다. 레이첼 포저 연주로 듣는 비발디 ‘La stravaganza’에서 보여주는 번뜩이는 고역은 포칼 베릴륨보다 덜 소란스럽고 차분하며 유려하다. 차갑고 인위적인 느낌이 없고 대신 좀 더 고급스러운 촉감이 느껴진다.

    총평

    그렇다면 과연 다인 Focus 60XD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일까? 사실 다인오디오 상위급의 경우 매칭이 까다로운 편에 속했다. 기분 좋은 컬러와 촉촉한 촉감이 좋은 고역을 살리기 위해 질감 위주의 앰프를 매칭하면 저역이 뭉개지기 십상이고 반대로 저역을 단단하고 빠르게 제동하기 위해 대출력 앰프를 매칭하면 다인오디오 고유의 유려한 중, 고역이 부서진다. 하지만 다인 유닛에 최적화한 D클래스 앰프와 매우 정교한 디지털 크로스오버를 적용한 Focus 60XD은 매칭에 대한 고민 없이 다인오디오가 의도한 소리에 가장 쉽게 다가설 수 있다. 게다가 별도의 DAC나 스트리머 없이 무선으로 즐길 수 있다는 편의성은 쉽게 떨치기 어려운 매력이다. 다만 좀 더 나은 음질을 듣기 위해선 전용 스트리머나 뮤직 서버를 함께 셋업해서 듣길 권한다. 다인의 방식으로 고음질과 커넥트한 Focus 60XD는 고해상도 음원 감상의 즐거움과 편의성을 한껏 높여줄 것이다.

    제품사양

    다인오디오 포커스 60 XD

    Analogue Inputs1 x RCA per speaker
    Digital Inputs/Outputs1 x RCA input 1 x RCA output
    WirelessAccepts up to 24bit / 96kHz (Connect Box)
    Frequency Response (±3dB)18Hz – 24kHz
    Box PrincipleClosed
    Crossover3 way DSP based
    Crossover Frequencies285, 4600Hz
    Woofer2 x 18cm MSP
    Midrange14cm MSP
    Tweeter28mm soft dome
    Amplifier Power4 x 150W
    AC Power Input100-240 V 50/60Hz
    Standby Power Consumption< 0.5W
    Maximum Power Consumption200W
    Weight27kg
    Dimensions (W x H x D)213 x 1095 x 337mm
    Dimensions with feet/grill (W x H x D)271 x 1123 x 358mm
    수입원태인기기   www.taein.com
    제품문의02-549-0717
  • 엘락 벨라 FS409 – 콘센트로의 기술로 진화한 400시리즈의 새로운 항해

    엘락 벨라 FS409 – 콘센트로의 기술로 진화한 400시리즈의 새로운 항해

    지난 수 년 동안 하이엔드를 향한 변신과 새로운 디자인의 대중적인 스피커의 도입으로 독일의 스피커 업체 엘락은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단순한 스피커 업체에서 본격적인 멀티미디어와 종합 오디오 브랜드로의 색다른 변신을 위해 뮤직 서버와 소출력 앰프 같은 대중적인 오디오 시스템을 연달아 내놓은 것에 이어 미국의 하이파이 일렉트로닉스 업체인 오디오 알케미(Audio Alchemy)를 인수했고, 독일에서는 수십 여년 전에 접었던 턴테이블과 카트리지 제조를 다시 시작했다.

    또한 미국 시장에서는 유럽과는 전혀 다른 디자인의 스피커로 북미 주택 성향에 맞는 대중적인 스피커 시스템을 내놓고 있다. 한마디로 스피커에서 일렉트로닉스 그리고 일체화된 시스템 구성이 가능한 단일 풀 시스템의 토털 오디오 브랜드로의 변신을 시도 중에 있다. 그러한 변화 중 하나로 등장한 것이 새로운 스피커 시리즈인 벨라(Vela) 시리즈다. 이탈리아어로 ‘항해’를 뜻하는 단어 ‘벨라’는 엘락의 새로운 세계를 향한 출발이자 새로운 변신으로의 여행을 알리는 새로운 제품의 출사표를 뜻한다.

    엘락 벨라 시리즈
    엘락 벨라 시리즈

    콘센트로의 기술을 입힌 400 시리즈의 변신, VELA

    엘락의 여러 스피커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핵심으로 꼽히는 시리즈는 숫자 ‘400’으로 네이밍이 이루어진 제품들이다. 북쉘프에서 톨보이까지 다양한 스피커들로 이루어진 이 400 시리즈는 탑엔드이자 하이엔드에 속하는 500 시리즈의 아래로 엘락의 하이엔드로 안내하는 하이파이 중 최상급 라인이다. 제품의 포지셔닝 자체가 하이엔드에 가깝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하여 높은 가성비로 인기를 끌었던 시리즈였으나 기존의 400 시리즈가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 2012년의 일이다. 거의 7년 동안 모델 변화 없이 유지되어 온 만큼 이 시리즈의 스피커들이 꽤나 좋은 반응을 거두고, 긴 시간동안 판매될 수 있었던 이유는 그 만큼 사운드 퀄리티 면에서 많은 만족도를 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흘렀고, 지난 2016년 등장한 기념 모델이자 억대를 자랑하는 엘락의 울트라 하이엔드 스피커인 콘센트로(Concentro)의 탄생 이후, 400 시리즈에도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게 되었다. 콘센트로 개발에서 얻은 새로운 설계와 음질 개선에 사용된 신기술들이 가격에 걸맞게 새로운 형태로 재정립되어 기존 400 시리즈에 적용되어, 400 시리즈를 새롭게 재구축하게 된 것이다. 7년 만에 변화를 맞이하게 된 400 시리즈는 컨셉, 외형 디자인 그리고 설계 목표가 전작으로부터 완전히 다른 형태와 다른 목표점을 향하게 되었고 2년여에 가까운 개발 끝에 지난해 가을 첫 공개가 이루어지면서 올 상반기에 공식 발표가 되었다. 새로운 이름인 ‘벨라’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ELAC VELA FS409

    새로운 사운드를 향한 신기술과의 항해, 벨라

    외형에서 알 수 있듯이 새로운 400 시리즈인 벨라는 기술적으로 가장 큰 변화를 취한 부분이 바로 스피커 캐비닛이다. 상급 모델인 500 시리즈나 과거 400 시리즈와 달리, 벨라의 캐비닛 디자인은 엘락으로서는 최초로 뒤로 비스듬하게 기울어진 디자인으로 완성되었다. 뿐만 아니라 스피커 면면이 만나는 모서리 부분들도 모두 큰 각도로 깎아내어 라운드 형태의 곡면형 모서리로 제작, 예리한 엣지를 없어버렸다. 또한 정사각형에 가까운, 약간 안길이가 더 깊은 직사각형 형태의 캐비닛만 사용해온 기존 엘락 스피커 구조와 달리 사다리꼴에 가깝게 뒷폭이 좁고 사선으로 좁아지는 측면 구조의 몸체 디자인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특히 전면의 유닛 장착 패널에는 약간의 라운드가 더해져, 스피커를 위에서 내려다 보면 전체적으로 보면 나팔관 형태에 가까운 라운드진 사다리꼴 구조의 캐비닛이 되었다. 게다가 이처럼 뒤로 기울이고 모든 면에 미묘한 굴곡을 넣고 라운드진 모서리에 나팔 형상과 비슷한 사다리꼴 구조로 만든 것은 모두 초하이엔드 모델인 콘센트로 개발에서 얻은 캐비닛 디자인의 결과물이다. 직선이 없는 콘센트로는 캐비닛 자체에서 생기는 음파의 2차 발생, 음의 회절 현상이 만들어낸 음상, 음색의 왜곡을 제거한, 엘락 최초의 완전 유선형 스피커이다. 하지만, 가공이 쉽지 않고 제작비가 높기 때문에 이러한 설계 기술을 400 시리즈 수준의 제품에 사용하기란 불가능하다. 따라서, 엘락은 콘센트로 기술의 일부를 400 시리즈에 입혀 유사한 음향적 효과를 이끌어내도록 만든 디자인이 바로 벨라의 스피커 캐비닛이다. 새로운 스피커 캐비닛은 미국의 산업 디자이너의 협업을 통해 완성된 것으로 독일의 음향 설계 기술과 미국의 산업 디자인이 만들어 낸, 새로운 엘락의 결과물이다.

    엘락 벨라 FS409

    알루미늄 소재의 캐비닛 도입

    캐비닛의 변신은 단순한 외형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음의 회절 제거와 사다리꼴 캐비닛을 통한 내부 정재파 제거 등의 효과는 늘쌍 보게 되는 스피커 디자인의 결과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엘락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이 가격대의 스피커로는 이례적으로 알루미늄을 캐비닛에 도입했다. 물론 과거 300 시리즈 처럼 통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스피커도 있긴 했지만, 압출형 알루미늄 파이프 구조의 캐비닛을 사용했던 것으로 전문적인 캐비닛 디자인과는 다소 다른 설계였다. 이와 달리 새로 개발된 벨라의 캐비닛에는 스피커 상판과 바닥면을 절삭 가공한 알루미늄 패널을 도입했다. 캐비닛에 알루미늄 소재를 도입한 이유는 동일한 크기를 MDF 같은 나무 소재로 완성했을 때보다 더 높은 내압과 내부 부피를 유지할 수 있고, 캐비닛 자체의 경도를 훨씬 높고 단단하게 만들어 줌으로써 보다 안정된 발음 환경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엘락 벨라 FS409

    또한 바닥면에 도입한 알루미늄 패널은 한 가지 장점이 더 있는데, 바로 위상 반전 포트의 설계와 포트/인클로저 사이의 유기적인 일체화된 구조체의 완성이라는 점이다. 네모 반듯한 기존 엘락 스피커들과 달리 뒤로 기울인 벨라 시리즈는 모두 위상 반전형 캐비닛 디자인이라서 위상 반전 포트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뒤로 기울인 캐비닛 디자인에서는 내부 음도와 포트의 구조, 모양새가 네모반듯한 과거 스피커들과 같은 형태로 유지할 수 없었다. 따라서, 비스듬한 내부 모양새와 구조에 맞춰 포트 또한 사선형으로 디자인하되, 외부로 배출되는 부분도 곡면형으로 벨라 컨셉에 맞춰 다시 설계해야 했다. 과거와 같은 MDF 소재로는 이러한 벨라 캐비닛에 포트를 유기적인 형태로 일체화하기란 쉽지 않았다. 따라서, 아예 알루미늄으로 포트에서 밑바닥면까지를 하나의 디자인으로 가공하여 스피커 하단부를 일체화된 모듈로 장착함으로써, 벨라 디자인에 걸맞은 모양새와 이상적인 위상 반전 포트 구조를 완성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광활하게 넓어진 사운드필드의 형성

    비스듬한 캐비닛 디자인의 또 다른 이유는 음의 방사 패턴과 음장 형성 위치 그리고 크기의 변화이다. 이 또한 콘센트로에서 얻은 기술의 일부이다. 기념작인 콘센트로는 스피커 뒷면에 중고역 드라이버의 위치를 조정할 수 있는 유닛 위치 조절 노브가 있다. 이 노브는 중고역 드라이버를 스피커 전면과 후면 사이에서 원하는 위치에 배치할 수 있게 해주는데, 이는 스피커와 리스너 사이의 거리 그리고 스피커 배치된 공간에서 리스너와의 초점을 맞추는 데에 유용하게 사용되는 스피커 셋업 도구이자 기구물이다. 이는 스피커 유닛의 시간축 보정을 가져다 주는데, 제작자에 따르면 그 효과는 정확하고 또렷한 음상 구현을 가져온다고 한다. 측면에 장착된 우퍼와 전면에 배치된 중고역 드라이버 사이의 위치 조정이 콘센트로에서는 유용한 도구가 되었지만, 벨라는 스피커 드라이버가 전면에 고정된 구조라서 그런 사치를 누릴 여유는 없다. 대신 새로운 비스드한 캐비닛 디자인은 스피커 드라이버들 사이의 시간축 정합을 가져다 주는 이유이자 효과이면서 부수적으로 전체 음장의 형성을 수평이 아닌 비스듬하게 수평 중심보다 약간 위로 펼쳐지도록 해준다. 이는 리스너를 향해 형성되는 음장의 좌우 너비와 상하 길이를 더욱 크게 벌릴 수 있게 해줌으로써 기존 400 시리즈와는 다른, 훨씬 넓고 입체적인 사운드필드 형성을 가져다 준다.

    엘락 최상위 드라이버 그리고 최대한 간결한 크로스오버

    벨라 시리즈는 전작인 400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JET5 트위터와 크리스털 알루미늄-페이퍼 하이브리드 콘 미드레인지와 우퍼를 사용하고 있다. 드라이버의 소재가 구조 자체가 새롭게 바뀌지는 않았다. 물론 새로운 캐비닛에 맞춰 드라이버들의 세부 스펙은 새 스피커 튜닝 과정에 맞춰 바뀌긴 했지만, 완전히 다른 신소재, 새 구조의 전혀 없던 드라이버가 탄생된 것이 아니다. 이에 대해 제작자는 400 시리즈부터 사용중인 드라이버들의 뛰어난 성능에 대한 설명을 듣게 되었다.

    벨라에 사용된 트위터와 미드레인지 그리고 우퍼는 타사의 드라이버 유닛들과는 달리 특정 주파수에서 특이 성향을 만드는 ‘브레이크업 모드’가 없다고 한다. 특정 주파수에서 공진 현상을 보이는 유닛들은 크로스오버 회로에서 해당 공진 주파수 대역을 잘라낸다고 하지만, 문제는 유닛의 재생 대역 밖에 존재하는 브레이크업 모드의 주파수 사운드들도 음량이 커지면 결국 다른 대역의 유닛들의 재생 대역에 영향을 끼치는 노이즈성 출력음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크로스오버 자체의 왜곡이 아니라, 대역 밖의 노이즈가 다른 재생 대역을 흩트리는 결과를 초래하는 셈이다. 예를 들어 우퍼가 갖는 높은 저역 또는 중역대의 공진 현상의 소리가 크로스오버로 잘라내도 결국 미드레인지 재생음에 뒤섞여 나오는 셈이다. 미드레인지는 고역에 같은 문제점을 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벨라 시리즈의 드라이버들은 재생 대역 외의 브레이크업 모드 자체가 거의 존재하지 않아서 드라이버 자체가 크로스오버 필터와 유사한 성격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벨라 시리즈의 크로스오버는 아주 간결하고 단순하며 드라이버들 간의 유기적인 대역 밸런스가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간결한 크로스오버는 필터로 인한 디스토션도 거의 사라지게 되므로 훨씬 더 깨끗하고 매끄러운 그리고 마치 풀레인지처럼 동작하는 유기적인 사운드를 연출할 수 있게 해준다.

    엘락 벨라 FS409

    사운드 퀄리티

    테스트에는 소울루션의 330 인티 앰프를 준비하고 소스는 소울루션 인티 앰프의 옵션인 DAC/스트리밍 플레이어 기능을 활용했다.

    전체 사운드는 독일의 엘락다운드 명징하고 투명한 사운드다. 고역의 디테일은 매우 뛰어나며 중고역의 음색은 크리스털 알루미늄 페이퍼 콘과 JET5 트위터 특유의 (좋은 의미로) 메탈릭한 색채와 질감을 선사한다. 귀를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또렷하고 선명한 그리고 약간의 실버틱한 특유의 그레이한 색채의 울림은 보컬이나 현악기 같은 사운드에서 엘락 특유의 미음을 들려준다. 보컬과 다양한 어쿠스틱한 악기의 중심음들은 매우 진하고 선명하며 빠른 반응을 갖지만, 타 스피커들처럼 중역이 부풀려져 있거나 온도감을 높이느라 색채에 인위적인 변화를 준 느낌이 거의 없다. 오히려 언제나 변함없는 엘락 특유의 자연스럽고 은은한 울림의 중고역으로 선명하고 또렷한 음상과 포커스, 입체적인 스테이지를 그려낸다.

    대역 밸런스면에서 중고역의 강조되거나 튀지 않는 만큼, 저역도 비대하거나 지나친 양감 내지는 부풀린 저음의 강조 현상이 하나도 없다. 적당히 잡아 놓은 볼륨감의 저음은 절대 부밍이나 탁한 저음의 문제를 보여주는 법이 없다. 오히려 빠른 반응의 기민한 스피드를 기반으로 정확한 음의 시작과 끝으로, 중고역의 명징함과 정확도에 발을 맞추고 있다. 단단하고 정확하며 기민한 저음의 활동으로 스피커는 초저역의 팀파니부터 브러시로 긁어주는 스네어의 미묘한 디테일 표현까지, 음의 바닥부터 최고 끝의 높이까지 빠르고 정확하게 들려준다.

    이처럼 스피드와 깨끗한 음의 단속 표현은 사운드스테이지의 투명도와 해상력을 높여주는데, 전체 음상의 크기가 넓고 입체적으로 펼쳐지게 만든다. 입체적인 사운드스테이지의 재현 속에 각종 악기나 이벤트들이 또렷하게 배치되는데, 절대 자극적인 밝기나 고역 끝의 링잉같은 지저분한 디테일 주변의 불필요한 번짐 현상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코플랜드의 ‘보통 사람을 위한 팡파레’를 들어보면 팀파니가 들려주는 초저역의 에너지로 이 스피커의 방향성을 단번에 알 수 있다. 깊고 강력한 초저역 에너지는 있는 그대로 폭발하지만 그 저음이 비대하거나 부풀어져 공간을 혼탁하게 만드는 일이 없다. 단단한 타격음과 깊은 저음의 순간적인 분출과 소멸로 깨끗하고 빠른 저음을 선사하며 관악기들의 울림에 일체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관악기는 시원스럽게 뻗고 충분한 힘이 실려있지만, 귀를 시리게 만드는 메탈릭한 자극이나 지나친 밝기 대신 JET 트위터 특유의 묘한 그레이톤의 울림으로 오히려 금관악기들을 훨씬 유려한 색채로 만들어준다.

    기타리스트 도미닉 밀러가 지난 3월 발매한 중 ‘Mixed Blessing’을 들어보면 벨라 409의 디테일한 해상력과 중고역의 다채로운 색감, 표현력을 더욱 쉽게 알 수 있다. 기타의 연주는 적절히 가미된 공간적 울림 속에서도 명징함과 또렷함이 자연스럽게 살아있고, 브러시를 통한 가벼운 드럼 연주와 스네어의 울림같은 고역의 입자들은 절대 굵거나 텁텁함없이 미립자에 가까운 세밀한 음의 입자들로 쿨한 공기 냄새의 공간 속에 기분 좋게 뿌려진다. 또한 멜로디를 주도하는 반도네온의 음도 자극적인 중고역 대신 매끄럽게 진한 색의 사운드로 공간의 울림 위에 입체적으로 그려진다. 가장 ECM 적인 색채가 담겨있는 녹음에 엘락 특유의 사운드가 배합되어 듣기 좋은 ECM의 쿨한 사운드가 멋지게 재생된다.

    나윤선

    지난 5월 발매된 나윤선의 신보 은 지금까지 ACT 레이블로 내놓았던 예전의 나윤선 음반들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방향을 시도한 신작이다. 타이틀곡인 ‘Mystic River’ 나 ‘Hallelujah’ 을 들어보면 어쿠스틱한 오디오파일용 재즈 보컬 녹음이 아닌 대중적인 팝에 가까운 녹음으로 적당한 일렉트릭한 리버브나 효과들이 더해진 녹음이다.

    벨라 409는 리버브적 효과가 더해진 보컬을 자연스럽게 들려주고, 신디사이저 키보드나 기타, 베이스 같은 배경 악기들의 저음도 부밍이나 부풀어진 인위적 양감 없이 단단하고 클리어한 저음으로 들려준다. 보컬의 명료도가 높아지고, 일부 인위적으로도 느껴질 수 있는 잔향음들이 고역의 자극적인 색채가 없기 때문에 매우 자연스럽게 원래 녹음 의도에 가깝게 재생된다. 특히 일부 다른 스피커들의 경우 보컬과 베이스가 마치 벽을 두고 따로 노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벨라 409는 그러한 부자연스러움없이 녹음을 하나의 사운드로 자연스럽게 재생해준다. 보컬 또한 튀거나 자극감 없이 들려주는데, 이번에 많이 바뀐 창법의 높은 에너지감도 매우 사실적으로 그리고 명료하게 전달해준다.

    엘락 벨라 FS409

    정리

    7년 만에 등장한 엘락의 새로운 400 시리즈 ‘벨라’의 최상위 모델인 VELA FS409는 작지 않은 크기와 새로운 디자인과 설계 기법의 캐비닛 그리고 플래그십 콘센트로에서 얻은 기술의 도입 등으로 전작에서 진일보한 엘락 사운드를 들려준다. 확실히 개선된 사운드스테이징 능력과 대형기로서 낮은 저역에서 높은 고역까지의 넓은 재생 대역 그리고 깨끗하고 빠르며 정확한 저음과 JET 트위터 특유의 컬러링이 입혀진 중고역은 다른 스피커와 차별화된 새로운 벨라 시리즈만의 톤 컬러를 선사한다.

    하이엔드에 속하는 초고가의 스피커는 아니지만, 콘센트로의 기술과 컨셉에서 파생된 기술 도입으로 하이엔드적인 색채와 능력이 겸비되어 가격적으로도 성능적으로도 이전 모델보다 훨씬 높은 가격 대비 성능 및 절대적인 성능 개선의 결과물을 내놓게 된 셈이다. 또한 스펙 면에서도 난해하거나 앰프에 대한 요구 사항이 높지 않아서 사용하기도 어렵지 않다. 평범한 출력의 인티 앰프나 아주 소출력의 싱글 진공관 앰프만 아니라면, 수 십 와트 수준의 진공관 앰프로도 울릴 수 있을 정도의 편의성을 제공한다. 즉, 그 만큼 대중적이며 충분히 고급스러운 소리를 적당한 하이파이 시스템으로 만족도 높은 음악 감상을 즐길 수 있게 해준다는 뜻이다.

    이 스피커를 설계한 제작자 본인이 밝혔듯이, 이미 성능과 가성비가 높은 기존 400 시리즈를 한층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일이 제일 힘들었다는 것처럼 이 스피커는 충분히 좋았던 성능을 훨씬 더 세련되게 개선시킨 스피커이다. 충분히 성능이 뛰어난 소스 기기 및 앰프와 함께하면 그 어떤 고가의 하이엔드 스피커들과 겨루어도 전혀 부족함이 없는 올라운드적 다양성과 하이엔드에 준하는 사운드 퍼포먼스를 선사한다. 하이파이와 하이엔드 사이의 영역을 이어주는, 하이엔드로 안내하는 엘락의 뛰어난 하이엔드 가이드의 탄생이다.

    제품사양

    엘락 벨라 FS409

    Type3.5Way, bass reflex
    Woofer2 x 180mm AS XR cone
    Midrange150mm AS XR cone
    TweeterJET 5
    Crossover frequency140 | 360 | 2700 Hz
    Frequency range (IEC 268-5)28 – 50000 Hz
    Sensitivity89 dB @ 2,83 V/m
    Nominal impedance4 Ω (min 3,4 Ω @ 105 Hz)
    FinishesBlack High Gloss, White High Gloss, Walnut High Gloss
    Size(HDW)1307 x 276 x 332 mm
    Weight32.1kg
    수입원(주)사운드 솔루션 www.sscom.com / 02-2168-4500
  • 엘락 벨라 BS403 – ELAC의 새로운 돛이 되어 소리의 신세계를 향한 항해를 떠나다

    엘락 벨라 BS403 – ELAC의 새로운 돛이 되어 소리의 신세계를 향한 항해를 떠나다

    ELAC

    ELAC 이란 이름은 독일 기업의 브랜드명으로는 이례적으로 입에 착 달라붙는 어감을 갖고 있다.유럽의 다른 나라처럼 독일도 창업자 가문의 이름을 기업명으로 정하는 예가 적지 않지만 ELAC은 Electroacustic GmbH라는 정식 명칭에서 EL과 AC, 앞 철자 두 개를 붙여 단순 명료한 작명을 통해 독일어 특유의 딱딱하고 거친 듯한 어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이름을 지어냈다.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ELAC의 4개의 철자 중 2개의 모음은 남성 이름에 비해 모음이 더 많이 쓰이는 여성 이름이 연상되어 발음이 부드럽고 편안해지는 느낌도 받는다.

    전기음향의 뜻을 절묘하게 조합한 ELAC은 군사, 산업용 제품을 만드는 기업으로 출발하였고 몇 차례의 굴곡을 거쳐 지금처럼 하이파이 스피커 제조사로 개성이 뚜렷한 존재감을 갖게 된 것은 창업 후 60여 년이 지난 80년대 중반부터였다.

    지멘스의 이름으로 나온 엘락의 레코드 플레이어

    ELAC은 1926년 독일의 북부 항구도시인 키일(Kiel)에서 설립되었고 소나(SONAR: SOund Navigation And Ranging)를 기반으로 공중과 수중에서 사운드 시그널을 처리하는 장비를 개발하는 전문 기업으로 출발하였다. 덴마크가 자리한 유틀란트반도의 밑동에 위치하여 발트해를 안고 있는 키일은 독일에서 오랜 역사를 가진 항구로, 전통적인 독일 해군의 거점이었고 하이테크 조선소가 자리 잡은 도시다.

    세계 대전 중 ELAC은 수중 음파 탐지기 같은 군사 목적의 장비를 포함하여 광산용 점화 장치 등을 만들었으나 전후 급격하게 사세가 위태로워지자 제조 시설을 변경하여 소비재인 재봉틀을 비롯하여 자동차용 부품 등을 만들었고, 라디오 세트를 지멘스에 납품하여 가까스로 회사를 지켜낸다.

    1948년에 ELAC은 뛰어난 제조기술을 토대로 LP 레코드가 체인지 되는 턴테이블을 만들어 하이파이 제조사로 명성을 높이기 시작하는데, 70년대에 이르러 3000여 명의 인력이 매년 최고 백만 대가 넘는 레코드플레이어를 생산할 정도로 전성기를 맞이한다. 그러나 호사다마랄까 2차 오일쇼크가 일어난 70년대 말에 이르러 ELAC은 도산하게 되었고 이후 인수합병을 거쳐 오디오파일에게 익숙한 중견 스피커 전문 제조사로 탈바꿈하게 된다.

    Miracle + Record = Miracord
    ELAC이 만든 카트리지

    스피커 제조사로서 ELAC은 행보는 1985년에 10~50Khz에 이르는 초고음역의 무지향성 애드온 트위터인 4Pi를 개발하여 하이파이 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1993년에는 오스카 하일 박사가 창안한 AMT(Air Motion Transformer) 트위터를 만들던 A.R.E.S.를 인수하여 ELAC의 전매특허라 할 JET 트위터의 상용화에 박차를 가한다.

    일반적으로 스피커 제조사들은 홀로그래픽 한 음장감과 자연스럽게 펼쳐지는 고음역대의 매끄러운 표현력을 구현하기 위해 가청 주파수 영역대를 넘어 40~50kHz 영역대의 초고음역을 재생하는 트위터에 관심이 많다. 매우 가벼우면서도 경도가 높은 재질을 찾는 과정에서 인조 다이아몬드나 베릴륨 같은 첨단 소재가 트위터의 진동판으로 발굴되었는데, 다이아몬드는 까다로운 제조공정을 통해서도 수율을 안정화 시키기 어렵고, 베릴륨은 제조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생기는 독성 물질의 제어가 쉽지 않은 어려움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재 발굴에 몰두하는 이유는 소재 자체가 가진 뛰어난 물성을 그대로 활용하면 발음체의 성능과 표현력이 좋아지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ELAC의 제트 트위터는 이와는 접근 방식이 다르다. 제트 트위터는 듀퐁사가 개발한 폴리아미드 필름인 캡톤(Kapton)으로 만들어졌는데, 합성수지로는 −269 ~ +400° C에 이르는 온도 변화에 매우 강한 물성을 갖고 있고, 유연성이 매우 뛰어나 필름형 프린트 기판에서 우주선이나 통신위성의 몸체를 감싸는 내열 마감재(thermal blankets) 등으로 사용된다.

    제트 트위터는 얇은 막 상태의 캡톤 포일을 아코디언 벨로즈처럼 여러 겹으로 접어 강력한 네오디뮴 마그넷으로 횡 방향의 진동을 일으키고 이에 반응한 공기의 파장을 유닛 밖으로 분출시키는 것이다.

    콘, 돔 형태의 다이어프램이 보이스 코일과 마그넷의 상호작용에 의해 종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과는 운동 방식이 다르다.

    다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캡톤으로 벨로즈를 만드는 방법은 제조공정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숙련된 장인의 수작업으로 이루어졌는데, 2000년에 이르러 SCARA 로봇을 사용하여 대량 생산에 적합한 기계화에 성공하였고 제트 트위터의 개량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현행 5세대에 이르고 있다.

    스피커 제조업체들의 소재 발굴은 비단 트위터뿐만 아니라 미드, 우퍼 영역에도 확대되어 펄프 소재의 콘 재질을 대부분 질기고 가벼운 폴리프로필렌 같은 합성소재로 바꾸는데 그치지 않고 방탄 소재로도 사용되는 케블라, 도자기 재질의 세라믹, 알루미늄, 마그네슘, 티타늄 같은 금속 재질 또한 진동판의 소재로 채택되었고, 최근에는 첨단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을 다이어프램의 소재로 발굴한 브랜드까지 생겨났다.

    그런 점에서 ELAC의 우퍼 유닛은 제트 트위터와 같이 다른 스피커 제조사와는 접근 방식이 조금 다르다.

    크리스털 AS-XR로 이름 붙인 미드, 우퍼 유닛은 펄프 소재의 콘을 가운데 두고 샌드위치 형태로 알루미늄 박막을 붙여 기하학적인 다면체의 패턴을 프레싱하여 완성한다.

    조형미가 매우 아름다운 검정 다이어프램 콘은 상부의 노란 제트 트위터의 벨로즈와의 대비로 인해 배색의 조화를 이뤄 시각적인 악센트를 준다.

    제트 트위터와 크리스털 AS-XR 우퍼는 ELAC이 매우 평범한 방식의 캐비닛을 사용하면서도 ELAC 사운드로 각인된 고유의 독특한 음향을 만들어왔다. 투명하면서 밟은 음색과 선명하면서 고운 결이 느껴지는 중고역의 사운드에 더해, 적절한 공간에 놓아두면 아담한 크기로도 뜻밖의 에어리 한 공간감 느낄 수 있어 매우 고급스러운 하이엔드적인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다.

    만일 ELAC이 일찌감치 고유의 드라이브 유닛이 가진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음향 공학적이면서도 과감한 디자인으로 가다듬은 캐비닛을 갖고 있었다면 어떠했을까 생각해본다.

    ELAC의 라인업에서 알루미늄 압출재를 캐비닛으로 사용한 300시리즈와 하이브리드 구조의 600시리즈를 제외하면 천편일률적으로 MDF 소재의 단순한 직사각형 캐비닛으로 구성되어 있다. 훌륭한 유닛과 대비되는 평범한 인클로저가 그동안 ELAC 스피커의 기대치였던 것이다.

    사실, 스피커 제조업체 중 자기 고유의 유닛 없이 전문 제조업체에서 주문형 드라이브 유닛을 공급받아 사용하면서도 캐비닛 구조와 네트워크 최적화를 통해 오랜 기간 장수하는 브랜드가 상당수 있다. 그런 점에서 ELAC은 캐비닛의 실험적인 변화를 통한 인클로저의 최적화로 음향적인 이득을 얻을 수 있는 모험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앞뒤로 길지 않은 캐비닛과 좁은 배플에 장착된 작은 구경의 듀얼 우퍼로는 깊이 있는 저음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떨어졌고, 그런 이유로 플로어 스탠딩 스피커보다는 좁은 청음 공간을 가진 일본의 경우처럼 오디오파일의 선택은 북쉘프 스피커에 집중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알루미늄을 캐비닛에 사용한 300, 600 시리즈의 시도는 매우 제한적이었고 피드백을 통해 하위 시리즈에 거의 영향을 주지 못했다.

    캐비닛이 스피커에서 갖는 음향적인 이득과 상품 가치를 높이는 디자인을 통해 첨단의 이미지를 드높이는 ELAC의 진지한 시도는 창업 90주년을 기념한 Concentro에서 시작되었다.

    ELAC의 개발 총책임자인 롤프 얀케의 주도로 이루어진 기념비적인 대작에서 Vela 시리즈의 힌트가 엿보이는데, 이러한 추세가 500과 단종된 600 시리즈에도 이어질지는 더 두고 봐야겠지만 ELAC이 비로소 스피커 캐비닛이 가진 중의적인 의미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시도를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기존의 400시리즈를 라인업에 그대로 둔 상태에서 새롭게 론칭한 Vela는 플로어 스탠드의 FS 409, FS 407, 북쉘프의 BS 403으로 기존 400시리즈의 네이밍을 쓰고 있다. Vela의 뜻을 찾아보면 라틴어로 배의 돛을 뜻하며, 남쪽 밤하늘의 성좌인 돛자리를 의미한다.

    ELAC이 90년 넘게 떠나지 않고 자리 잡은 키일(Keil)이 독일의 유서 깊은 항구도시여서 이런 이름을 붙인 것이지는 알 수 없지만, 스피커의 윗면이 마치 돛처럼 모서리가 부드러운 사다리꼴로 이루어진 실루엣을 갖고 있어 Vela라는 이름이 매우 어울린다.

    지금까지 고수한 직사각형 캐비닛은 Vela에 이르러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뒤로 갈수록 좁아지고 흰색의 고광택 래커로 마감 처리되어 있는데 반해, 윗면은 아노다이징 처리된 검정 알루미늄 패널이 결합되어 배색의 강한 대비를 느낄 수 있으며, ELAC의 로고가 박힌 플린트 역시 검정 아노다이징 처리된 알루미늄 다이캐스팅의 뒷부분을 V 커팅하여 날렵한 인상을 심어준다.

    또한, 캐비닛의 뒤쪽을 높인 평행 사변형으로 디자인하여 인클로저 내부와 캐비닛 외부의 정재파를 억제하는 콘셉트로 디자인하였다. 플린트의 V 커팅 된 안쪽에는 다운 파이어링 포트를 만들어 스피커의 배치에서 뒷벽과의 거리에 유연성을 확보하여 작은 공간에서도 운용의 묘를 살리고 있고, 이는 매우 현대적이면서 기능적인 면을 모두 아우르는 디자인은 드라이브 유닛 기술에만 몰두해왔던 ELAC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사운드 퀄리티

    Vela 403은 감도는 4Ω에 86bB 수준으로 기존의 403처럼 비교적 낮은 음압으로 인해 어느 정도 출력이 여유로운 앰프를 매칭해야 진가를 느낄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Vela 403과 매칭 한 시스템은 오디오넷 DNC, PRE1 G3, AMP1 V2로 카다스 클리어 리플렉션 스피커 케이블을 연결하였고 아타카마 스탠드에 스피커를 얹었다.

    청음을 시작하면서 일상적으로 들었던 볼륨 수준보다 몇 단계 더 올리고 음악을 듣기 시작하면서 작은 청음 공간의 크기와 비례하여 기대하던 수준 이상으로 매칭의 시너지 효과가 일어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플로어 스탠드 스피커에 비해 부밍을 걱정하지 않고 마음껏 음량을 올려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거침없는 질주와 비슷한 만족감을 처음 선곡한 슈만의 피아노 5중주의 4악장 주제부를 들으면서 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Vela 403이 어느 정도 번 인이 되었다고 판단이 되었을 때부터 평가를 위한 집중적인 청음을 시작했다.

    슈만, 피아노 5중주 Op.44, 4악장 Allegro, ma non troppo
    곡을 바꿔, 같은 레이블의 코플랜드 ‘보통사람들을 위한 팡파레’를 들어보면 저역의 재생 한계로 실감할 수 있다. 겉보기에는 그리 강력한 저음이 나올 것 같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사실 이 스피커의 높이는 120cm 정도이며 무게가 100kg이나 되는 거구로, 생김에 대한 선입견과 달리 상당히 깊고 임팩트한 에너지가 실린 저역의 응집력과 무게감을 선사해준다. 팀파니의 에너지는 매우 정확한 느낌인데, 밀폐형의 저음과는 다소 다른 부분이 있지만 꽤나 단단하고 퍼짐이 없는 타이트하면서도 울림이 살아있는 저역을 들려주었다. 특히 초저역 재생 능력은 2개의 10인치 우퍼로서 충분히 양감과 깊이감이 살아있는 저음이었다. 여기에 고역의 금관 악기 사운드는 일체의 자극적인 화려함없이 멀리 그리고 높게 뻗는 고음의 매끄럽고 시원한 울림을 내주었다. 클래식에는 더 할 나위 없는 재생 능력이다.
    바그너, 베젠동크 가곡 중 3번째 Im Trebhaus (온실에서)
    바그너는 베젠동크 시에 의한 5개의 연가곡 중 3번째 “온실에서”를 관현악으로 편곡하여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3막의 전주곡 주제로 사용할 정도로 심혈을 기울여 작곡한 곡이다. 아련한 슬픔이 짙게 느껴지는 느린 템포의 주제가 첼로의 보잉으로 시작하면 바이올린과 비올라가 화음이 이어지면서 매력적인 알토 디바(diva)인 크리스타 루트비히의 호소력 넘치는 목소리가 오케스트라에 화답한다. 억눌린 슬픔을 느린 템포로 표현하는 프레이즈에서, 소프라노보다는 알토 음역대가 잘 어울림을 이 곡을 통해 느낄 수 있는데, Vela 403은 현악의 표현이 매우 유려하고 저음과 고음 악기의 음상이 명료하며 크리스타 루드비히의 절제된 감성을 과장 없이 표현함을 느낄 수 있었다. 금관과 타악기가 빠져 선율의 비중이 높은 이 곡에서 Vela 403의 표현 능력은 발군의 수준이라 단언할 수 있다.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5번 K.219, 1악장 Allegro aperto
    바그너는 베젠동크 시에 의한 5개의 연가곡 중 3번째 “온실에서”를 관현악으로 편곡하여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3막의 전주곡 주제로 사용할 정도로 심혈을 기울여 작곡한 곡이다. 아련한 슬픔이 짙게 느껴지는 느린 템포의 주제가 첼로의 보잉으로 시작하면 바이올린과 비올라가 화음이 이어지면서 매력적인 알토 디바(diva)인 크리스타 루트비히의 호소력 넘치는 목소리가 오케스트라에 화답한다. 억눌린 슬픔을 느린 템포로 표현하는 프레이즈에서, 소프라노보다는 알토 음역대가 잘 어울림을 이 곡을 통해 느낄 수 있는데, Vela 403은 현악의 표현이 매우 유려하고 저음과 고음 악기의 음상이 명료하며 크리스타 루드비히의 절제된 감성을 과장 없이 표현함을 느낄 수 있었다. 금관과 타악기가 빠져 선율의 비중이 높은 이 곡에서 Vela 403의 표현 능력은 발군의 수준이라 단언할 수 있다.
    바르톡, 푸른 수염의 성, 5th door “Ah! Now behold my spacious Kingdom”

    바리톤과 메조소프라노, 단 두 명의 가수가 펼쳐가는 단막의 오페라 “푸른 수염의 성”은 프랑스의 샤를 페로가 지은 잔혹동화를 소재로 다이내믹한 악상을 펼쳐낸 현대음악을 대표하는 명곡 중 하나다.

    바르톡이 창조한 대규모 오케스트레이션의 백미를 느낄 수 있는 곡으로 시작과 함께 여주인공의 놀람의 탄성이 모든 악기와 함께 어울려 울려 퍼진다.

    과연, 중형 플로어 스탠드 스피커로도 제대로 표현하기 어려운 튜티를 2웨이 북쉘프 스피커로 감당이 될지 의구심을 갖고 청음에 임했지만 기대 이상의 표현을 해내는 Vela 403의 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존의 ELAC 스피커를 논할 때, 중역 이하가 허하다는 클리셰를 깔끔하게 잊게 할 정도로 음향의 에너지를 뿜어내는 능력이 출중하였고, 어두운 막을 걷어낸 듯한 해상력은 오케스트라의 각 악기 군이 갖고 있는 소리 결을 뭉개지 않고 또렷하게 펼쳐진다..

    무대의 스케일 또한 북쉘프 스피커로는 가늠했던 것보다 큰 스테이지를 만드는 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도 기대 이상이었다. 청음을 진행할수록 Vela 403의 능력은 체급의 한계를 넘어서는 뛰어난 음향 엔지니어링의 정수를 보여주었다.

    정리

    창업 90년을 훌쩍 넘긴 ELAC의 연대기를 살펴보면 브랜드가 와해될 만한 몇 번의 위기를 맞이하면서도 사업분야를 바꾸는 과감한 변신을 통해 성공적으로 ELAC의 이름을 유지해왔다. 어찌 보면 생존력이 뛰어난 카멜레온 같은 전술을 가진 브랜드라 여길 수도 있겠지만 ELAC이 손댔던 SONAR, 턴테이블의 기술 수준은 최정상급으로 평가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뛰어난 기술력을 오랫동안 꾸준히 유지해왔고 70년 내 말에 있었던 위기를 벗어나 새로운 분야인 스피커 제조에 뛰어들었을 때도, 쉬운 지름길이 아닌 정공법을 선택하여 차곡차곡 음향 엔지니어링의 코어에 접근하였다는 점이다.

    AMT 유닛을 최고 수준의 품질을 유지하면서 양산에 성공하였고, 크리스털 멤브레인을 개발하여 독자적인 트위터와 미드 우퍼 유닛을 갖게 된 것은, ELAC의 명성이 비즈니스만으로 쌓은 모래성의 허상이 아니란 것이다.

    ELAC은 플래그십 “Concentro”와 “Vela” 시리즈로 새로운 도약대 위에 서있다.

    오디오파일의 입장에서 소리에 대해 진지하고 과학 기술적인 접근을 해온 ELAC 같은 제조사가 더 많아지고 오랫동안 장수하여 뛰어난 만족감을 주는 오디오를 만들어 주기를 바라는 것은 당연한 바람이라 할 수 있다.

    제품사양

    Type2-Way, bass reflex
    Woofer1 x 150 mm Ø, AS XR cone
    TweeterJET 5
    Magnetic shieldingNo
    Crossover frequency2400 Hz
    Frequency range (IEC 268-5)41 – 50000 Hz
    Sensitivity86 dB at 2,83 V/m
    Suitable for amplifiers from… to4 – 8 Ω
    Recommended amplifier power40 – 200 W/channel
    Nominal | Peak power handling70 W | 100 W
    Nominal | Minimum impedance4 Ω | 3,2 Ω at 260 Hz
    FinishesBlack High Gloss, White High Gloss, Walnut High Gloss
    Optional accessorySpeaker grilles
    Height x Width x Depth:362 x 191 x240 mm
    Weight7,1 kg
    수입원사운드솔루션, www.sscom.com, 02-2168-4500
  • 마르텐 콜트레인 3 – 10년의 진화로 올라선 북유럽의 울트라 하이엔드 정점

    마르텐 콜트레인 3 – 10년의 진화로 올라선 북유럽의 울트라 하이엔드 정점

    마르텐(Marten)은 대단한 영감을 자랑하는 스웨덴의 작은 스피커 제조 업체로서 창립부터 자신들의 아이디어와 포부가 실린 스피커들을 내놓아왔다. 스피커를 설계하는 이 회사는 레이프 마르텐 올로프손(Leif Marten Olofsson)에 의해 설립되었고, 그의 형인 요르겐 마르텐 올로프손(Jörgen Olofsson)은 회사 경영을 책임지는 CEO를 맡고 있다. 마치 체스키 레코드와 HD Tracks를 운영하는 데이빗 체스키와 노먼 체스키 형제의 창의적 협업 관계와 흡사하다.

    마르텐 슈프림 2
    마르텐 슈프림 2

    마르텐의 야심찬 포부를 자랑하는 기념비적인 모델, 콜트레인 수프림 2(Contrane Supreme 2)는 높이 2미터, 개당 무게 240kg, 가격 6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스피커로, 자신들도 대형 스피커를 만들 수 있음을 증명하는 결과물이다. 하지만 설계하고 만드는 것과 이것을 판매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이다. 하지만 발매 후 1년 뒤, 오디오쇼에서 이들 형제를 만났을 때, 이미 4세트의 수프림 2가 판매되었다고 했다. 이들은 성공을 거두고 있었다.

    그들의 성공 사례는 훨씬 더 놀랍게 느껴졌는데, 그 이유는 지난 해 스웨덴 스톡홀름 방문 당시 예테보리에 있는 마르텐의 쇼룸, 사무실 그리고 리스닝 룸을 직접 눈으로 보았을 뿐만 아니라 거기서 몇 시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는 평범한 규모의 조립 및 포장을 담당하는 공장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수프림 2를 작업하기에는 너무 작다고 느꼈던 곳이었는데 그 뒤로 조립 공장까지도 예테보리로 이전했다고 한다.

    마르텐의 밍거스, 헤리티지, 장고 라인업

    방문 당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상당한 공을 들여 만든 2개의 리스닝 룸이었다. 음향적으로 치밀함 준비가 된, 완전 격리 구조로 설계된 전문 리스닝 룸인 그곳은 레이프가 마르텐의 스피커들을 설계하는 곳이다. 둘 중 훨씬 더 큰 룸은 대중들에게 제품을 소개하고 데모하는 자리이자 콘서트가 이루어지는 공간이기도 하다. 콜트레인, 마일즈, 장고, 겟츠, 듀크, 밍거스, 몽크 등의 제품명에서 알 수 있듯이, 마르텐 형제는 재즈의 광 팬이다. 그래서 마르텐 레코드라는 자체 레이블의 음반사도 운영하고 있다.

    대다수의 작은(그리고 일부 대형) 스피커 제조사들이 그렇듯이, 마르텐도 스피커 드라이버와 캐비닛의 제조는 외부 업체들에게 자신들의 스펙에 맞춰 생산하도록 아웃소싱하여 제품을 만들고 있다. 세계적인 스피커 드라이버 제조 업체들이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여럿 있지만, 마르텐은 독일의 스피커 드라이버 업체, 틸 앤 파트너(Thiel & Partner GmbH)로부터 스피커 유닛을 공급받고 있다. 틸 앤 파트너는 회사 이름보다는 수 많은 스피커 업체들이 사용 중인, 높은 경도와 낮은 질량의 진동판 소재 세라믹 유닛의 대명사, 어큐톤(Accuton)이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한 업체이다. 지금까지 대화를 나눠 본 다수의 스피커 설계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레이프 올로프손도 그가 만든 스피커에 사용된 드라이버들이 범용으로 판매되는 유닛들이 아니며, 틸 앤 파트너와 밀접한 공동 개발 작업을 통해 만든 마르텐 전용 스피커 유닛들임을 강조했다.

    마르텐 콜트레인 3
    마르텐 콜트레인 3

    겉 그리고 속

    최초의 콜트레인 스피커를 리뷰한 것은 지난 2005년의 일이다. 당시 마르텐은 생긴지 6년째에 접어든 업체로 회사 이름도 머텐 디자인(MÜrten Design)으로 부를 때였다. 오리지널 콜트레인의 당시 가격은 $50,000였으며, 마르텐의 최고급 플래그십 모델이었다. 이후 두 차례의 세대 교체가 이루어졌는데 새로 등장한 최신작 콜트레인 3는 오리지널과 매우 흡사한 외모를 지녔으며 여전히 22Hz에 튜닝한 직경 4인치 구경의 다운파이어링 위상 반전 포트를 갖고 있다. 하지만, 그 외의 것들은 모두 바뀌었다. 캐비닛의 크기는 훨씬 더 커졌고, 드라이버들도 모두 바뀌었으며 가격도 바뀌어 이제는 2배의 가격표를 달고 있다.

    되새겨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은 콜트레인의 고난도 캐비닛 구조이다. 캐비닛에 사용되는 25mm 두께의 판재는 2개의 카본 파이버 레이어와 1인치 두께의 케블라 허니콤을 샌드위치 구조로 압착시켜 만든 소재이다. 이 캐비닛 소재는 300도의 진공 상태에서 구워내는 방식으로 제작되는데 일체형 모노코크 구조체로 몰딩 가공되어 완성된다. 덕분에 가벼우면서도 초강력 고강도의 경도를 자랑하는, 평행면과 각이 없는 곡면형 인클로저로 만들어질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캐비닛은 다시 “특별 테스트”를 거쳐 만들어진 비튜멘 아스팔트로 댐핑 처리가 더해지고, 마지막으로 캐비닛 속은 깨끗이 세탁 및 가공 처리 되어 제작된 순수한 양의 울이 채워진다. 외부 마감은 7차례에 걸친 폴리싱 작업을 거쳐 피아노 글래스 마감으로 완성된다.

    콜트레인 3의 새로운 캐비닛은 높이 1.2m, 폭 40cm, 안길이 64cm로 오리지널 모델보다 높이, 폭, 안길이 모두 10cm 씩 더 커졌다. 10cm 라는 숫자가 별로 크지 않다고 느낄 수도 있고 얼핏 봐서는 큰 차이가 없을 것 같지만 실제로 보면 차이가 상당히 크다. 이 스피커는 상당히 큰 스피커인데 오리지널 콜트레인의 무게는 47kg 정도였지만 콜트레인 3는 2배가 되는 95kg 이나 된다. 하지만 콜트레인 3는 가격도 2배로 올랐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마르텐이 무게로 스피커 가격을 매겨서 파는 업체는 아니다.

    전면 배플의 두께는 이제 68mm로 두꺼워졌다. 30mm 두께의 “특별히 엄선한” 매우 높은 댐핑 특성을 갖는 블랙 “파이버보드”를 양 끝에 놓고 그 사이에 6mm 두께의 알루미늄 플레이트를 샌드위치시키는데, 두 접합면에는 진동 및 소음을 죽여주는 1mm 두께의 접합 본드 소재의 접합층이 추가된다. 마르텐에 따르면, 이 샌드위치 구조는 스피커 드라이버에서 발생된 진동이나 각종 울림 등이 스피커 캐비닛에 전달되기 전에 모두 없애준다고 한다.

    콜트레인 3의 드라이버들은 모두 새 유닛들로 엄청난 기술적 진화를 이루었고 2배로 오른 가격의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하다. 트위터부터 우퍼까지 모두 어큐톤의 셀 컨셉(Cell Concept) 기술을 사용한 유닛들로 훌륭한 피스톤 운동 특성, 고차 하모닉스 성분의 스테디한 소멸 그리고 미드레인지와 트위터 간의 이상적인 음향 중심축 성립이 새 유닛의 진화 포인트이다.

    마르텐 콜트레인 3

    스피커 1개마다 장착되는 2개의 10인치 우퍼는 새로운 스파이더 형태로 인해 ±16mm 진폭의 활동량을 자랑하는데, 그러면서도 초저 디스토션과 내부 에너지 축적이 없다. 우퍼의 독특한 외부 모양은 울트라급 견고함을 자랑하는 알루미늄 허니콤 샌드위치 소재로 인한 것이다. 이 특별한 우퍼의 소재는 상당량의 허니콤 구조 설계로 인해 다운파이어링의 포트에 꿀벌들이 날아오는 것을 기대해도 될 정도이다.

    퓨어 세라믹의 7인치 미드레인지 드라이버는 언더헝 네오디뮴 마그넷 모터로 설계되었는데, 모터(자석)의 직경이 돔 자체와 거의 같은 크기를 자랑한다. 이는 유닛 자체의 에너지 축적과 반사를 제거한다고 한다. 마르텐은 저손실 고무 서라운드와 얇은 패브릭 소재의 스파이더가 움직이는 부품의 정중앙에 위치하도록 하여 현재 시장에서 판매되는 유닛들 중 높은 리니어리티와 가장 적은 디스토션을 제공하는 미드레인지 유닛이라고 한다. 디스토션이 2.83V 에서 0.05%, 110dB 출력에서 최대 0.4% 밖에 되지 않는다.

    새 1인치 트위터는 초강력 경도에 좋은 댐핑 성능의 퓨어 다이아몬드 돔으로 공진이 발생되는 브레이크업 모드가 가청 대역 밖에서 발생된다고 한다. 트위터 또한 언더헝 모터에 더들 네오디뮴 마그넷과 구멍이 있는 알루미늄 보이스 코일 포머로 만들어져 있다. 마르텐은 이런 설계 덕분에 큰 진폭의 움직임이 가능하고 출력 저하 현상은 낮으며 디스토션은 초저 미세 수준에 불과하여 2.83V에서 0.04%, 최대 110dB 출력에서도 0.4%에 불과하다.

    마르텐 크로스오버 기술영상

    수프림 2에 처음 사용된, 콜트레인 3의 1차 크로스오버(220Hz와 3.8kHz)는 금속 소재를 더한 폴리프로필렌 커패시터들(둘다 오일 속에 알루미늄과 실버/골드 메탈을 넣은)과 동-포일 코일들을 사용하여 완성되었다. 또한 어큐톤과의 공동 협업을 통해 완성된, 마르텐이 “미니멀리스트”라 주장하는 크로스오버인데 여전히 부품은 70개가 넘는다. 마르텐은 이 크로스오버는 “100% 시간과 위상이 일치”한다고 자랑한다.

    콜트레인 3의 내부 배선재는 요르마 디자인(Jorma Design)의 순수한 동소재 케이블이다. 스피커 터미널은 WBT Nextgen 단자로 바이와이어링, 바이앰핑이 가능하며 싱글 와이어링에 대응하도록 마르텐에서는 점퍼를 함께 제공한다.

    셋업

    오리지널 콜트레인처럼, 콜트레인 3 또한 광택 마감 처리된 스테인리스 철제로 제작된 크로스 로드 위에 올려진 상태로 설치가 된다. 크로스 로드에는 블랙 다이아몬드 레이싱 콘과 받침용 퍽이 받침 기구물로 제공되어 바닥면으로부터 스피커가 띄워져 포트가 충분히 공간 위에서 숨 쉴 수 있는 여유가 있다(콘과 받침 퍽은 높이거나 낮출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스피커의 저역 성능에 미묘한 튜닝을 할 수 있다).

    마르텐의 올라프손 형제는 콜트레인 3 설치를 위해 스웨덴에서 직접 내 리스닝 룸을 찾아주었다. 워낙 고가의 스피커이다보니 충분히 그럴 만한 가치가 있었다. 오리지널 콜트레인의 리뷰 당시 내 리스닝 룸에서 스피커 자리 잡기는 대단히 까다로운 작업이었는데, 콜트레인 3는 훨씬 셋팅이 쉬웠다. 이렇게 개선된 이유의 상당 부분은 새 스피커의 훨씬 훌륭해진 저역 성능에 있었다. 하지만 오리지널 모델처럼, 새 콜트레인도 내 방에서 대부분의 스피커들이 최적의 소리를 들려주는 그 위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여기에서 토우-인을 주어 리스닝 위치에서는 스피커의 전면만 보이도록 설치를 완료했다. 이전까지 사용했던 윌슨 오디오의 알렉산드리아 XLF 보다 크기가 작아져서 마르텐 스피커는 옆 벽과 뒷 벽에 훨씬 넓은 공간적 여유를 갖게 되어 방 안에서 스피커가 숨 쉴 수 있는 여유가 늘어났다.

    블랙 다이아몬드 레이싱 콘이 리스닝 룸의 카펫 위에서 완전히 밀착되지 않아서 레이프 올라프손은 별도의 날카로운 스파이크를 보내줄테니, 스피커가 콘크리트 바닥에 완전히 고정될 수 있도록 바꾸어보라고 했다. 하지만, 박스에서 갓 꺼낸 스피커의 저역 퍼포먼스와 음상의 안정감이 충분히 만족스러웠기 때문에 스파이크 유무에 대한 불만은 하나도 없었다. 과거 콜트레인에서 그랬듯이, 케이블도 마르텐에서 별도로 제공한 요르마 스피커 케이블을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와이어월드의 플래티넘 7과 타라랩의 오메가 에볼루션도 함께 테스트했다. 요르마가 오리지널 콜트레인에서 최고의 상성을 보여준 것과 달리 콜트레인 3는 와이어월드와 타라랩의 케이블들과도 괜찮은 상성을 내주었는데 이는 뒤에서 다시 언급하기로 한다.

    나중에 스웨덴에서 보내 온 스파이크가 도착하여 함께 테스트에 비교 사용해보았는데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간에 저음은 오리지널 블랙 다이아몬드 레이싱 콘을 사용할 때가 더 좋았다.

    마르텐 콜트레인 3

    1억원의 가격표 만큼 좋은가?

    말 그대로를 믿는 편이 좋을 것이다. 레이프 올라프손은 오리지널 콜트레인 리뷰에서 완벽하게 통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던 저음을 개선했고, 항상 일정하지 않아서 때때로 저역의 음표 대신 그냥 저음만이 재생되던 불균일한 음조를 일정하고 균일하게 재생되도록 개선했다.

    같은 리뷰 공간에 오리지널 캐비닛 설계에서 한층 향상된 캐비닛으로 등장한 콜트레인 3는 이 리스닝 룸에서 지금까지 들어 본 저음 중 최고의 저음을 들려주었다. 마르텐의 공식 스펙은 20Hz-60kHz(±2dB)의 주파수 응답 특성을 갖는데, 실제로 들어본 뒤 이를 반박할 만한 점을 하나도 찾을 수 없었다. 비록 내 룸은 최저역 재생이 되지 않는 어려운 공간으로 악명 높긴 하지만, 콜트레인 3는 이 곳에서 들어본 저음 중 가장 깊은 저음을 들려주었다. 예외가 있다면 밴더스틴의 Model 7이 있지만, 이 스피커는 액티브 서브우퍼가 내장된 스피커였다.

    대진폭의 운동 능력을 자랑하는 콜트레인 3의 새 스피커 드라이버들은 스피드, 펀치 그리고 다이내믹의 파괴력을 들려주면서도, 밀도감 넘치는 표현력이 가득한 풍부한 음조가 더해져 있었다. 그러면서도 지나치게 붕붕거리는, 흔히 홈시어터 저음이라 부르는 저음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음표들은 폭발하고, 사그라들고 마지막으로 소멸되는 과정에서 끝에 꼬리를 남기는 흐릿한 음의 번짐이 없었다. 이는 콜트레인 3의 4개 포지션으로 조정 가능한 저음 감도 스위치(클릭당 1dB씩 줄일 수 있는)를 “Maximum” 상태로 놓고 테스트한 결과이다.

    저음의 트랜지언트들이 깨끗하게 재생되었는데, 이는 제대로 정의된 저음의 텍스처와 하모닉 구조들 덕분이다. 이런 재생 특성은 실제 베이스의 음표들이 정확히 재생되도록 만들어준다. 결과적으로 음표들이 연주되는 악기들을 항상 믿을 만한 악기로 일정하게 그려낸 사운드를 들려준다. 이는 가장 낮은 밑바닥의 옥타브까지도 변함이 없는데, 그 어떤 악기, 그 어떤 음량으로 재생해도 항상 제대로 된 저음의 음표들을 재생해냈다. 방이 보통 크기의 방(폭 4.5m, 길이 6.7m 그리고 높이 2.4m)이였지만, 콜트레인 3를 대단히 큰 음량으로 강하게 밀어붙였는데도 일체의 압박감이나 소리가 억압되는 느낌이 하나도 없었다. 전반적인 음색이나 텍스처를 표현해내는 수준이 놀라우리 만큼 변함없이 일정하게 유지되었다.

    최근에 환호성을 지를 만큼 인상적인 레코드였던 데이빗 머레이의 <Spirituals>는 1988년에 뉴욕에 있는 필 라몬의 A&R 스튜디오에서 거장 엔지니어 짐 앤더슨에 의해 녹음된 음반이다. ‘Amazing Grace’에서 머레이는 테너 섹소폰의 음역 전체를 매우 높은 곳에서부터 아주 깊은 바닥까지 휘졌고 다니며, 베이시스트 프레드 홉킨스는 깊은 음표들을 뜯어내고 드러머인 랄프 피터슨 주니어는 탐을 폭발시킨다. 피아니스트 데이브 버렐은 녹음 전반에 파묻혀있는데 가스펠 코드들을 크게 연주하여 온갖 연주들이 혼란스러워지는 것을 정리해준다. 이 트랙은 정말로 영적인 느낌으로 가득한 연주로 마치 Saturday Night Live의 마지막 엔딩 연주 같은 사운드로 들린다. 이 놀라울 정도로 훌륭하며 폭력성마저 느껴지는 레코딩은 콜트레인 3가 지닌 최고의 특징들의 모든 것들, 스피드, 응답 능력 그리고 정확한 음조 그리고 인상적인 생동감과 초저역의 명료도를 그대로 보여준다.

    같은 음반 중 ‘Blues for My Sisters(For Barbara and Michelle)’의 도입부 베이스 라인 꼭 들어봐야 한다. 여기서 콜트레인 3는 단단하고 근육질적이며 깨끗하게 쭉 뻗어나오는 낮은 옥타브의 음을 정말 제대로 들려주기 때문이다. 이 중독성이 있는 녹음을 마르텐으로 들으면 오장육부를 뒤흔드는 압력으로 저음의 웨이브를 들려주는데 내 방에서 이런 저음이 나오리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모던 재즈 콰르텟의 <European Concert>는 1960년에 발매된 이래로 지금까지 자주 듣는 녹음이다. 퍼시 히스의 베이스 라인이 살아있는 듀크 엘링턴의 곡 ‘It Don’t Mean a Thing’은 항상 애청하는 곡이지만 50년 전에 당시 부모님이 쓰던 오디오로는 재생이 어려웠던 곡이기도 하다. 아는 지인으로부터 어쿠스틱 리서치의 AR-2ax 스피커를 구했을 때, 히스의 연주는 드디어 무게감이라는 것이 실리기 시작했다. 그 뒤로, 내 침실의 짧은 벽면 쪽에 책장 안으로 스피커를 옮겨야겠다는 아이디어를 갖게 되었다. 물론 저음은 압도적으로 강해졌고 그 재미가 상당했다. 당시 이 곡을 틀었을 때, 아버지가 나를 불렀는데 부르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그러자 아버지는 방으로 와서 내 머리 너머에 있던 레코드를 부셔버렸다. 이 사건은 아버지와 부서질 듯한 관계를 완전히 부셔버리는 계기가 되었다. 다행히 애틀랜틱은 2개의 디스크로 분리하여 발매했기 때문에 다시 세트를 만들 수 있었다.

    콜트레인 3가 그려내는 이 음반의 재생음은 몇가지 부분에서는 내가 들어본 음 중 최고의 재생음이었다. 이런 최고의 음이라 부를 수 있게 된 가장 요인 중 일부는 스웨덴 아날로그 테크놀로지의 톤암이 내주는 저음 퍼포먼스 때문이기도 하지만 마르텐 스피커의 음의 어택, 유지 그리고 소멸이 이례적인 성능의 재생을 들려주었기 때문이다. 이 콘서트는 중간 내지는 대형 홀에서 공간 특유의 잔향 특성이 실린 상태로 녹음된 음반이다. 방의 잔향은 베이스 라인을 삼켜버릴 수 있고 따뜻한 음색으로 만들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저음의 시작과 끝이 모호하게 흐릿해지고 리드믹한 드라이브를 답답하게 퇴색시키게 된다. 콜트레인 3는 이 방에서 지금까지 들어본 그 어떤 스피커보다도 그런 저역의 정보들을 풀어냄에 있어서 훨씬 뛰어났다.

    제대로 된 고역

    한 때, CNET.com의 오디오 관련 리뷰어인 스티브 구텐버그가 페이스북을 통해 ‘당신이 좋아하는 트위터는 무엇입니까?’라고 질문한 적이 있었는데, 내 대답은 ’우퍼와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이 최고의 트위터입니다’ 였다. 물론 그냥 말 장난식으로 내맽은 말이 아니었다. 스피커 시장에는 스피디하며 투명한 성향의 트위터들을 사용한 스피커들이 넘쳐난다. 불행히도 이런 트위터들과 짝을 이루는 우퍼들은 종종 트위터의 성능을 따라가지 못한다. 일반적인 결과물들은 의심의 여지없는 스펙타클한 고역의 응답을 들려주지만 나머지 오디오 대역들은 고역과 동떨어져 따로 노는 소리를 내버린다. 때로는 스피커 설계 엔지니어들이 이런 문제를 숨기려고 스피커의 저역 응답 특성에 제한을 두어 밸런스를 잡아보려고 한다.

    오리지널 콜트레인 리뷰 당시, “다이아몬드 트위터의 압도적인 개성을 줄이고 갇혀있는 베이스를 살리기 위해, 일반 배치 때보다도 스피커의 토우-인 각도를 줄여야 했다. 트위터의 재생 축이 리스닝 위치보다 뒤에서 초점이 잡히도록 해주는 것인데 그렇게 되면 사운드스테이지 공간이 좀 더 개방되고 스무드하고 달콤하면서도 여전히 넓게 개방된 고역의 재생 및 임장감을 즐길 수 있게 된다” 라고 했었다. 실측한 스피커의 응답 특성 커브는 중역이 다소 억압된 것을 보여주었고 중고역이 살짝 오목하게 패어있었다. 전반적으로 오리지널 콜트레인은 약간 밝고 고역에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어 있으며 약간 얇은 저음역을 들려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토우-인은 중요했고 최종적으로는 요르마 케이블을 사용하는 것으로 마무리가 되었는데, 트위터의 공격적인 고역 끝을 어느 정도 감쇄시켜주는 효과가 있었다.

    콜트레인 3의 트위터는 훨씬 토우-인에 덜 민감한 것으로 입증되었는데, 이번에는 훨씬 더 개방적인 소리를 내주는 와이어월드와 타라랩의 케이블이 예전의 요르마에 비해 전반적으로 더 나은 밸런스를 들려주었다. 신형 다이아몬드 트위터는 레이저빔 같은 성향이 오리지널 보다 많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빠르고, 에어리하며 높은 해상력은 그대로이다. 오리지널 모델의 트위터에 대해서는 그 특성을 ‘위압적’이라고 평을 했었다. 신형의 트위터는 훨씬 스무드해졌지만 밝은 성향으로 녹음된 음반을 들을 때는 고역의 거친 톤이 그대로 재생될 여지는 아직도 조금 남아있다.

    하지만 오리지널 콜트레인의 우퍼와 달리, 마르텐의 새 우퍼들은 콜트레인 3의 트위터에 발을 맞춰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완전한 능력을 갖고 있다.

    중역의 세련미

    오리지널 콜트레인의 중역은 약간 억눌린 경향이 있었기 때문에 일부 오디오파일들이 원하는 크림같이 달콤한 중역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콜트레인 3의 중역도 여전히 달달한 크림같은 느낌은 강하지 않지만 중음역대 주파수들은 훨씬 튼실하고 진하게 채워져 있어서 전반적으로 훨씬 스무드해지고 보다 풍부해진 음색 밸런스를 들려준다.

    예전 리뷰에서 오리지널 콜트레인 사운드에 대해 “인접한 공간들을 모두 도려내어 음상들이 3차원 공간 상에 입체적으로 자유롭게 떠있다. 콜트레인의 음악적 그립감은 단단하고 중역에서부터 잘 제어되어 있으면서도 밝거나 귀를 시리게 하는 소리를 내지 않는다. 임장감은 녹음과 재생 과정에서 수반되는 모든 단점들을 다 끄집어 보여준다”고 썼다.

    콜트레인 3는 여기서 훨씬 더 나아가 카멜레온처럼 변한다. 과거와 같은 길에서 훨씬 멀리 달아나서 레코딩이 레코딩 그 자체로 들리도록 해준다. 스피커의 중역이 약간 억압된 것으로 들었을 때는 케이디 랭의 <Ingenue> 같은 것을 들어보았는데 그러자 더 이상 중역의 표현력이나 해상력에 대해 뭔가 지적할 필요가 없어졌다.

    일련의 현악기군 연주나 솔로 바이올린 또는 솔로 첼로 연주에 대한 스피커의 중립적인 재생은 개인적인 리스닝 취향에 딱 들어맞는다. 조금 더 따뜻하고 화사하게 피어오르는 중역을 원했다면 소스 기기 쪽에 그런 소리의 제품을 연결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럴 필요까지는 없었다. 하지난 내 시스템에서 반도체 앰프인 다질의 NHB-458 모노 블록으로 구동한 콜트레인 3는 모든 재생에서 만족감과 충분히 설득될 만한 음을 남겨주었다. 하지만 쿼드의 정전형 스피커 같은 사운드에 중독된 분이라면 마르텐에서 재생된 음에, 아니 보이스 코일로 동작하는 그 어떤 스피커의 음에도 마음이 움직일 일이 없을 것이다.

    단 한가지의 목적으로

    오리지널 콜트레인의 리뷰를 되돌아 보면, 레이프 올로프손의 설계 목표는 바뀌지 않았다고 했다. 그 뒤 바뀐 것은 그가 사용할 수 있는 기술들이 바뀌었고, 이것을 통해 훨씬 더 추구했던 목표에 더 가까이 도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당시 인터뷰에서 콜트레인을 “빠르고 타이트하며 트랜지언트 에너지와 디테일이 수반된 예리함을 지닌 스피커라서 하모닉 오버톤을 살려내는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스피커이다. 리듬과 페이스는 콜트레인의 장기인데, 이 스피커의 설계자가 지닌 다채로운 음악적 취향을 감안하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라고 정리했다. 이러한 표현은 콜트레인 3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데, 그 면면들이 모두 오리지널보다 3가 훨씬 뛰어나다. 초기 모델처럼 콜트레인 3 또한 전체 사운드가 술술 풀려나오며 힘들이는 법이 없고, 대음량이나 미세음량의 성능이 추구하는 방향은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 특히 미세한 디테일의 해상력과 베이스 다이내믹스에서도 그렇다. 다만, 새 우퍼들은 모든 부분에 있어서 그 정도가 훨씬 더 뛰어나게 바뀌었다.

    콜트레인 3는 홀로그래픽적이며 핀포인트적인 음상을 재현해주는데 음상은 전면 배플 앞과 뒤에 형성되고 그것도 아주 적절하게 그려진다. 하지만 오리지널 콜트레인에서 언급했듯이, 이러한 소리의 영상의 크기는 여러분을 연주 현장으로 옮겨다 주기 보다는 연주 현장을 여러분의 앞으로 더 가까이 가져다 주는 편이다. 그런 경험을 했던 것은 내 리스닝 룸에서 윌슨 오디오의 대형 스피커를 듣기 전인 몇 년 전의 일이었다. 하지만 대형 스피커를 듣게 되면서부터는 그 차이가 훨씬 더 명확해졌다. 비슷한 크기의 밴더스틴 Model 7 처럼, 마르텐의 사운드스테이지의 전반적인 폭과 높이는 윌슨 알렉산드리아 XLF이 보여주는 음상의 폭과 높이에 비교되지 않는다.

    하지만, 윌슨 알렉산드리아 XLF의 드라이버 출력과 좀 더 작은 축에 속하는 밴더스틴 Model 7의 출력은 물리적으로 시간축 일치가 되도록 개별 모듈 인클로저를 단계별로 쌓아 올린 구성이다. 내 생각에는 사운드적인 측면에서 보면, 이처럼 배플면이 따로 없고 분리된 인클로저 모듈로 나뉜 구조의 스피커들의 보여주는 악기들의 레이어링 같은 것들을 하나의 평면형 전면 배플을 지닌 스피커들이 따라잡기는 어렵다고 본다. 배플을 경사지게 만들고 크로스오버의 고난도 정확함을 기울인다 해도 말이다. 이에 대한 그 모든 노력들이 더해져도 그런 대형의 모듈 타입의 스피커들이지닌 공간적인 재현 능력을 뛰어넘지는 못한다. 그 대신에 콜트레인 3는 훨씬 큰 윌슨이 하지 못하는 것들을 확실히 더 잘하는 것들이 있다. 그 중 하나는 훨씬 더 날렵한 스포츠카 같은 성능이며 다른 하나는 훨씬 더 로드스터 같은 점이다. 나는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즐긴다.

    결론

    스피커의 성능 측정의 결과는 오직 숫자 뿐이다. 스피커를 듣는 즐거움은 숫자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어떤 스피커의 측정 수치가 얼마나 좋은지는 무관하게 그 스피커를 통해 듣는 음악에 아무런 즐거움이 없다면 그 좋은 숫자들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확신하건데 콜트레인 3는 측정 결과도 좋을 것이며 오리지널 콜트레인과 비교하면 모든 면에서 수치가 훨씬 좋아졌을 것이다. 보다 중요한 점은 이 스피커는 듣는 즐거움을 100% 충족시켜주며 언제나 음악적 만족감을 안겨준다는 점이다. 이 스피커가 재생한 모든 장르의 음악들은 음색/음조, 텍스처 그리고 다이내믹스에서 모두 완벽하게 설득된다. 풀 레인지의 체험을 선사하며 1억원이라는 가격표에 걸맞은 모든 미세한 디테일들까지 세련되게 풀어낸다.

    하지만 콜트레인 3의 감도가 88dB/m/2.83V 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제대로 울리기 위해서는 상당한 파워가 필요하다. 윌슨 알렉산드리아 XLF는 높은 감도로 인해 높지 않은 출력으로도 방 안을 큰 소리로 채울 수 있지만, 내 시스템에서 마르텐을 듣는 동안, 다질 NHB-458 앰프의 피크 파워 미터는 거의 일정하게 100W 부근을 유지했다.

    진화된 기술과 10년이라는 세월의 경험치가 더해진, 레이프 올라프손은 아마도 그의 설계를 최대한 갈 수 있는 그 목표점으로 점점 더 도달해가고 있다. 여러분이 그의 목표점으로 함께 가든 그렇지 않든 그것은 여러분의 취향의 문제일 뿐이다. 하지만 이전의 모든 문제점들은 해결되었고, 한층 커진 새로운 콜트레인은 거의 오리지널의 2배에 달하는 가격과 2배에 걸맞은 무게와 내용물을 자랑하게 되었다. 즉, 콜트레인 3는 2배 이상 좋아졌다는 말이다.

    제품사양

    마르텐 콜트레인 3

    Drivers2 x 10 ” Aluminium sandwich
    1 x 7 ” Ceramic
    1 x 1 ” Diamond
    Frequency range20-60000 Hz +-2dB
    Power rating350 W
    Sensitivity88 dB / 1 m / 2.83V
    Impedance6 ohm (3.7 Ohm min)
    Type3-way bass reflex
    Crossover frequencyFirst order: 320 & 3800 Hz
    TerminalsWBT bi-wiring
    Internal wiringJorma Design (optional Statement)
    Cabinet25 mm:s carbon fibre laminate cabinet,
    Stands68 mm laminated wood / Aluminium front brushed stainless steel with Black Diamond Racing pucks and cones
    Dimensions W x H x D39.5 x 122 x 64 cm
    Net weight87 Kg
    제품문의02-549-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