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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오복스 Casta Diva – 20년 외길, 네오복스 케이블의 결정판

    네오복스 Casta Diva – 20년 외길, 네오복스 케이블의 결정판

    노르마, 카스타 디바

    벨리니의 가장 위대한 오페라로 손꼽히는 ‘노르마’는 드루이드의 여제사장 노르와 갈리아에 파견된 로마 총독 폴리오네의 사랑을 다룬 작품으로 사랑과 전쟁에 관한 대서사시다. 벨리니는 다른 무엇보다 이 오페라에 대한 애정이 대단했다. 벨칸토의 시절이 저물고 이후 여러 소프라노가 이 오페라에 도전했지만 굉장한 난이도의 가창력을 요구해 많은 성악가들을 당혹케 하기도 했다. 이를 가장 완벽하게 소화한 소프라노라면 마리아 칼라스가 대표적이다. ‘칼라스의 노르마인가, 노르마의 칼라스인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녀는 완벽했다.

    Casta Diva(Norma)

    노르마 중 대표적인 노래는 ‘카스타 디바’다. 이 곡은 달에 바치는 기도의 의미를 담고 있는데 우리나라 말로 번역하자면 ‘정결한 여신이여’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갈리아와 로마, 그 사이에 허락될 수 없는 사랑 이야기 그리고 ‘카스타 디바. 정결한 여신이여, 은빛 찬란한 빛은 이 거룩한 고목에서 뿜어 나온다’ 등 주옥 같은 가사들. 오페라 팬이라면 꼭 들어봐야 할 곡 중 하나다.


    NEOVOX의 초기제품들

    토종 국산 케이블 네오복스

    국내 굴지의 케이블 브랜드 네오복스가 ‘카스타 디바’라는 노래 제목을 소환한 건 다소 의외였다. 왜냐하면 기존에 출시했던 케이블 네이밍의 패턴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필자가 네오복스를 처음 만났던 당시 출시한 모델은 ‘베르디’였다. 그리고 이후 ‘파가니니’, ‘오이스트라흐’, 이 외에 ‘타르티니’와 ‘첼리비다케’ 등이다. 눈치 챘겠지만 모두 작곡가 또는 지휘자, 연주자 이름을 따와 라인업을 구성했다. 제작자의 취향, 제작자의 음악적 열망을 모두 간직하고 있는 이 이름은 이제 네오복스의 역사를 증명하는 이름으로 탈바꿈되었다.

    기존의 네이밍에서 벗어나 노래 이름을 모델명으로 한 카스타 디바는 과연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진 케이블일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사실 네오복스 케이블은 이번 신제품 이전에 여러 제품들이 있었다. 오디오 마니아면서 그보다 더 음악 마니아였던 김신환 대표는 자작 케이블로 시작해 이후 사용 모델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먼저 접했던 베르디 같은 경우 특별한 기억으로 남는다. 당시 킴버, 반덴헐 등 고만고만한 입문형 케이블로 만족하던 당시 여러 테스트를 통해 베르디의 우수성을 실감하고 이후 국내 케이블 브랜드 중 유일하게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테스트는 물론 직접 필자의 시스템에 사용하곤 했다.

    세상에 좋은 케이블은 많지만 그만큼 고가인 경우가 많은 상황에서 네오복스 케이블은 출시 때마다 오디오, 음악 마니아드에게 한 줄기 빛 같은 존재였다. 확인도 되지 않을 만큼 소량의 은을 입혀 고가에 마케팅하는 케이블 메이커들 사이에서 특히 아낌없이 은을 투입해 코팅한 네오복스 케이블은 가격 대비 뛰어난 성능을 내기 충분했다. 한편 동선에 대한 네오복스의 진심이 통한 모델도 있었다. 바로 첼리비다케가 그 주인공으로 이전에 은도금 동선의 상쾌하고 화려한 사운드 대비 중, 저역대에서 강점을 드러내면서 기존 모델과 상호 보완적인 매칭에 있어 탁월한 성능을 입증해보였다.


    네오복스 Casta Diva

    정결의 여신

    과연 이번 신제품은 어떤 모습으로 태어났을까? 이미 신제품에 관해 간헐적으로 소식을 듣긴 했지만 실물을 보고 테스트해보기 전까지 상상이 잘 되지 않았다. 기존 은도금 도체가 아니며 동선을 개발 중이라는 소식만 들었을 뿐이며 자세한 지오메트리는 공개되지 않은 상태였다. 결국 공개된 카스타 디바는 상상했던 것 이상의 모험과 실험을 통해 완성되었다. 예상했던 출시 시기를 훌쩍 넘겨 5년이 흘러버린 이유다. 일단 기존 도체와 완전히 이별하고 순수 동선을 택했다. 그리고 도체는 UPOCC 도체다. 이는 ‘Ultra-Pure Ohno Continuous Casting’의 약자로서 기존 OCC보다 더 순도가 높은 단방향 결정을 갖는 도체다.

    네오복스측에서 전문기관에 의뢰한 순도 측정결과

    이 도체가 처음 개발된 건 198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의 치바 공대 오노 교수의 아이디어에서 개발된 것으로 단방향, 연속 주조 방식으로 생산에 성공한 이후 여러 메이커에서 이 방식을 활용해 케이블을 만들어낸 바 있다. 핵심 골자는 도체를 이루는 입자의 배열을 단방향으로 배열, 규칙적으로 만들어냄으로서 입자 사이의 그레인을 최소화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전자의 흐름을 더욱 원활히 해 결과적으로 케이블의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 결과다. 일반적으로 단결정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정확히는 단방향 결정이라고 지칭하는 것이 옳다. 여기에 더해 네오복스는 순도 부문에서도 최상급을 추구해 결과적으로 7N을 달성해냈다. 전문 기관에 의뢰해 얻은 측정 결과를 보면 더 상세히 알 수 있는데 도체 내부에 동이 99.999992883%에 달한다고 한다. 대단한 수치다.

    하지만 도체만 뛰어나다고 해서 케이블 완성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이 도체를 과연 어떤 방식으로 구성해 케이블을 완성했을까? 일단 네오복스는 카스타 디바를 개발하면서 두 개의 도체 형태를 만들었다. 하나는 두터운 단심선 그리고 또 하나는 얇은 연심이다. 단심선의 굵기는 12AWG. 그리고 연심은 0.47mm 정도 두께로 주조, 이를 19가닥씩 꼬아 총 12AWG 두께로 가공해 사용했다. 한편 절연 같은 경우 테플론을 사용했다. 이전에도 테플론을 사용해왔는데 그 정확한 명칭은 FEP다. PTFE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지만 네오복스는 오이스트라흐 얼티밋 레퍼런스부터 FEP를 사용했다. 대표적으로 노도스트 같은 하이엔드 케이블 메이커에서 주로 사용하는 절연체다. 이 외에 차폐 같은 경우는 주석 도금한 동을 사용한 모습이다.

    일단 이번엔 스피커 케이블과 함께 RCA, XLR 인터케이블을 출시했다. 모두 위에서 언급한 도체를 사용했는데 그 활용 방식은 모델마다 조금씩 다르다. 우선 스피커 케이블은 단심선 두 조와 연심선 두 조를 사용한 쿼드 코어 형태다. 단심선의 굵기는 12AWG. 그리고 연심은 0.47mm 두께로 주조, 이를 19가닥씩 꼬아 총 12AWG 두께로 가공해 사용했다. + 신호 전송에 단심선 한 줄, 연심선 한 줄을 사용하고 – 신호 전송에 마찬가지로 단심, 연심선 한 줄씩 투입했다. 한편 단자의 경우 로듐 도금한 합금 형태로 제작해 사용한다. 모든 소재들은 시중에서 판매하는 상용품이 아니라 특주 형태로 직접 디자인, 설계해 생산 후 터미네이션하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인터케이블 같은 경우 단심, 연심 각각 한 줄 씩 사용하고 그라운드 신호에 대해선 차폐용으로 사용하는 케이블을 사용한다. 단심선의 굵기는 16AWG. 그리고 연심은 0.28mm 두께로 주조, 이를 19가닥씩 꼬아 총 16AWG 두께로 가공해 사용했다. 특히 XLR 케이블의 경우 + 신호에 단심선, – 신호에 연심선을 사용하고 있다. 많은 제작비용과 제작 난이도 상승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단심과 연심을 굳이 따로 개발해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고역은 도체 표면으로 흐르고 저역은 도체 중심부로 흐르며 단심선은 저역에, 연심은 고역에 강점이 많은 편이다. 아마도 집안 전기 공사를 해본 사람이라면 단심선을 사용한 파워케이블 사용을 시도할 생각을 해봤을지도 모른다. 물론 다른 종류의 케이블이지만 단심선의 경우 일반적으로 저역에 강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며 벽체 혹은 멀티탭이나 앰프 용도로 사용하는 오디오파일도 꽤 있다.


    청음

    카스타 디바 케이블 테스트엔 필자의 레퍼런스 시스템을 활용했다. 시스템 목록은 아래와 같다.

    • 룬 코어 : 웨이버사 시스템즈 Wcore
    • 네트워크 플레이어 : 웨이버사 시스템즈 Wstreamer
    • DAC : 반오디오 Firebird MKIII Final Evolution
    • 턴테이블 : 트랜스로터 ZET-3MKII (다이나벡터 DV20XH)
    • 포노앰프 : 서덜랜드 PhD
    • 프리앰프 : 클라세 CP-800 MKII
    • 파워앰프 : 패스랩스 XA60.5 모노
    • 인티앰프 : 라인마그네틱 LM-219A Plus
    • 스피커 : 락포트 테크놀로지스 Atria
    • 스피커 : 윌슨 오디오 Sasha

    우선 케이블 테스트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케이블들을 걷어내고 카스타 디바 인터케이블과 스피커케이블을 순차적으로 투입해 성능을 비교해보는 식으로 진행했다. 참고로 인터케이블은 주로 DAC와 프리앰프, 인티앰프 사이에 연결해 사용했다. 이후 다시 원래 케이블로 돌아가 테스트하는 등의 시도를 통해 음질적 변화를 추적해보았다.

    보컬곡이나 피아노 솔로 등의 녹음을 들어보면 이 케이블은 특정 대역을 왜곡하거나 일부 대역으로 밸런스를 심하게 이동시키는 현상은 보이지 않는다. 대신 고역은 더 높이, 저역도 더 깊게 대역폭을 충실히 표현해준다. 예를 들어 존 애덤스의 ‘Bohemian rhapsody’ 같은 곡이나 데이브스 트루 스토리의 ‘Marisa’ 같은 보컬 레코딩에서 고역이 활짝 열려 있어 시원하고 상쾌하게 들린다. 미세한 움직임도 섬세하게 포착해 선명하게 표현해준다. 동선이지만 UPOCC 구조에 7N이라는 고순도로 인해 마치 순은 케이블에 필적하는 해상도를 얻은 듯하다.

    다시 고역의 해상력을 살펴보자. 해상력이란 아주 작은 소리 입자까지 얼마나 섬세하게 표현해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홀베르크 모음곡’을 들어보면 관악이나 피아노의 움직임이 중, 고역 옥타브를 아슬 아슬 넘나들면서 선명하게 표현된다. 동시에 악기들 사이가 서로 질척이듯 끈끈하게 엮이기보단 보송보송하게 서로 간격을 두고 충분한 공간감을 만들어낸다. 관악기는 화려하게 공간을 채우면서 특유의 빛깔을 착색 없이 표현해낸다. 한편 피아노는 빠르고 또렷하다. 전체적으로 악기들이 뚜렷하게 구분되고 배경은 적막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깨끗하다.

    카스타 디바는 인터케이블과 스피커 케이블 가릴 것 없이 모두 빠르고 명쾌한 편이다. 예를 들어 루카 스트리카뇰리의 ‘Thriller’ 같은 곡을 들어보면 어택이 빠르고 힘차다. 하지만 저역이 과장되지 않으며 민첩한 리듬감을 부각시킨다. 특히 중, 저역 구간의 임팩트는 상당한데 억지로 저역의 양을 늘린 모습이 아니라 밀도감, 저역 깊이 등에서 왜곡 없이 확장을 이뤄낸 모습이다. 이러한 중, 저역의 높은 해상력과 충실도 덕분에 중, 고역의 기타 사운드도 더 또렷하게 부각되어 들린다. 다이내믹 컨트라스트의 대비도 훨씬 더 잘 표현되는 모습이다.

    쾌감은 상당하다. 악기의 음색 구분이 명확하며 강, 약 세기 표현이 거시적으로 그리고 미시적으로도 모두 높기 때문이다. 아마도 단심선과 연심선의 강점이 모아져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이는데 동선이지만 은선과 동선의 강점이 결합되는 듯한 착각이 들 만하다. 예를 들어 피츠버그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베토벤 : 교향곡 3번, 1악장’ 같은 대편성 녹음에서 악기들의 구분이 정확하며 약음에서 강음까지 매우 섬세하게 대비되어 들리면서 박진감 넘치는 사운드를 재현해준다. 대역폭 확장이 충분히 이뤄졌을 때의 실체감 향상 덕분에 무척 생생하게 들린다.


    총평

    네오복스가 케이블을 만들어온 지 벌써 20여년이 흘렀다. 어찌 보면 나의 본격적인 오디오 라이프와 함께 해온 케이블이라고 할 수 있다. 부침이 없었던 것은 아니어서 중간에 일부 케이블은 무모해보이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타르티니 파워케이블은 타협이 없이 제작한 열정의 산물이었다. 구부리기조차 힘들 정도로 유연성이 부족해 설치가 힘들 정도여서 제작자에게 항의한 적도 있다. 이번 카스타 디바를 바라보면서 그리고 사용해보면서 네오복스도 어느 경지에 오른 모습을 보았다. 과유불급이라고 했던가. 케이블 안에도 우주가 있고 그 안에 여러 설계, 소재의 균형이 정확히 조화가 되었을 때 시너지가 피어오른다. 적재적소에 탁월한 소재를 사용하고 제작자의 설계 철학을 또렷이 반영했지만 절대 균형을 잃지 않은 케이블. 카스타 디바는 네오복스 20년 역사의 결정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Casta Diva

    스피커 케이블

    • 7N (99.99999%)  UPOCC (Ultra-Pure Ohno Continuous Casting) 단방향 단결정 동선 
    • +,- 각각 7N UPOCC 12AWG 단심선 + 0.47mm x 19가닥 연심선
    • FEP 절연, 차폐율 50%
    • 로듐 도금단자

    인터케이블

    • 7N (99.99999%)  UPOCC (Ultra-Pure Ohno Continuous Casting) 단방향 단결정 동선
    • +,- 각각 7N UPOCC 16AWG 단심선 + 0.28mm x 19가닥 연심선
    • RCA : 단심 x 1 + 연심 x 1, 그라운드는 차폐 소재
    • XLR : HOT 신호(단심 x 1) + COLD 신호(연심 x 1), 그라운드는 차폐 소재
    • FEP 절연, 차폐율 50%
    • 로듐 도금단자

    NEOVOX

  • 혜성처럼 등장한 슈퍼루키, Wiim Amp

    혜성처럼 등장한 슈퍼루키, Wiim Amp

    Wiim Amp

    스트리밍 앰프


    Wiim Amp

    Wiim

    네트워크 스트리밍 기기 시장의 기준은 해마다 그 높이가 엄청나게 높아지고 있다. 10년 전에는 UPnP 하나 만으로도 수 백, 수 천 만원의 기기들이 존재했지만 지금은 불과 몇 십 만원 정도의 기기들이 모든 종류의 네트워크 오디오 기술들을 제공하여 기술의 장벽이 무너진 시대가 되었다. 특히 기능만 놓고 본다면 하이엔드 오디오는 말도 안되는 가격의 사기성 제품이고, 초저렴한 엔트리급 스트리머들은 현존 최고의 최첨단 기기가 되어버렸다. 이런 시장 변화를 이끌어낸 성공적인 제품들 중 하나가 바로 ‘윔(Wiim)’이다.

    윔은 미국의 스타트업 ‘링크플레이(Linkplay)’가 내놓은 입문형 엔트리급 네트워크 스트리밍 오디오 기기 브랜드이다. 국내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링크플레이는 세계적인 오디오 업체 출신 엔지니어와 실리콘밸리의 엔지니어들로 구성된 기술 전문 벤처 업체로, 야마하, LG 등에 네트워크 스트리밍 솔루션을 공급해왔다. 주로 B2B 방식의 기업 대상으로 네트워크 오디오를 솔루션화하여 싱글보드 형태의 컴퓨터로 만든 스트리밍 모듈과 여기에서 동작하는 OS 및 어플리케이션 등을 상품으로 납품해왔다. 다국적 기업들의 제품으로 판매되어 수 년에 걸친 노하우를 쌓은 링크플레이는 B2B의 스트리밍 솔루션에서 벗어나 직접 자체 브랜드를 걸고 네트워크 오디오 기기를 소비자 대상으로 판매를 시작했는데, 그 오디오 브랜드가 윔인 것이다.

    Wiim Amp

    리뷰 모델인 윔 앰프에 앞서, 먼저 발매된 윔 프로가 이 회사의 첫 제품으로 순수 스트리밍 플레이어에 간단한 디지털 입력의 DAC 기능을 갖춘 네트워크 스트리머/DAC가 있고 뒤를 이어 이를 슬림화한 초염가 모델 ‘윔 미니’가 발매되었다. 두 윔 모델의 성공으로, 윔 프로의 음질을 개선한 고급 버전인 윔 프로 플러스 그리고 윔 프로 플러스에 앰프를 더해 유니버설 올인원으로 만든 윔 앰프를 지난해 말에 발매했다.


    Wiim Amp

    윔 앰프는 공식 발매 가격이 50만원이 채 안되는 가격으로 윔 프로 플러스의 모든 기능을 제공하면서 채널당 8옴 60W, 4옴 120W의 출력까지 만들어내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준다. 게다가 큰 성공을 거둔 윔 프로 플러스의 음질을 감안하면 비슷한 가격에 윔 프로 플러스의 음질에 앰프까지 얻을 수 있다니 하나의 마술상자 같은 느낌이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이 정도 사양이 되기 위해서는 네임이나 캠브리지오디오의 올인원 제품들이 전부였는데, 그 제품들의 가격이 200만원대 후반에서 300만원대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진화이다. 특히 기능만으로 보면 네트워크 오디오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만한 잠재력을 지닌 셈이다.

    먼저 윔 앰프의 외관 디자인을 보면 꽤 만족스럽다. 63 x 190 x 190mm의 컴팩트한 크기에 단순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의 디자인과 마감 처리는 작은 크기긴 하지만 가격을 감안하면 동 가격대 이상의 만듦새를 느끼게 한다. 마감 처리가 매끄럽고 부드러우며 버튼이나 노브 같은 컨트롤들의 조작이나 동작 수준도 가격처럼 싸지 않다. 컬러는 실버 또는 어두운 스페이스 그레이의 2가지 색상을 선택할 수 있다. 작은 크기 덕분에 책상 위의 데스크탑 오디오용 DAC 이자 앰프로 쓰기에는 최적의 선택일 것이다.

    제품 뒷면의 단자들은 앰프인 만큼 바인딩 포스트 타입의 스피커 출력 단자가 있고, 외부 입력으로 라인 레벨 입력, TV에 연결할 수 있는 HDMI ARC 단자 그리고 디지털 광 입력 등이 있다. 특이한 점은 서브우퍼 출력을 추가하여 스피커와 함께 우퍼를 추가한 2.1채널 재생이 가능하도록 만든 점이다. 네트워크 스트리밍을 위한 이더넷 연결을 기본 제공하지만 5GHz와 2.4GHz의 와이파이 연결도 가능하고 블루투스 오디오의 무선 연결도 가능하다.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최신 제품임에도 USB Audio 입력은 없기 때문에 컴퓨터의 직접적인 연결을 불가능하다. USB 포트가 있긴 하지만 이는 USB Audio를 위한 B 타입 단자가 아니라 A 타입으로, 외장 USB 하드나 USB 메모리 연결용 일 뿐이다. 물론 컴퓨터의 3.5mm 아날로그 출력을 RCA 입력에 연결해서 쓰면 컴퓨터 연결도 가능한데, 광 출력이 있는 컴퓨터라면 디지털 광 연결을 사용하면 좀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외에도 리모컨을 함께 제공하는 것도 장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저렴한 엔트리급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좋은 만듦새와 재생, 일시 정지, 트랙 건너뛰기, 음소거, 볼륨 조절 등의 기능이 구현된 리모컨은 꼭 음악을 들을 때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의 앱을 열어야 하는 불편함을 없애준다.

    하드웨어보다 중요한 것은 윔 앰프의 소프트웨어이다. 앞서 소개했듯이 제작사인 링크플레이는 수 년 동안 야마하, LG 같은 회사의 네트워크 오디오들의 솔루션을 공급한 업체로, 이 분야의 네트워크 동작의 안정성과 크롬캐스트, 에어플레이 같은 스마트 기기의 OS과 호환되는 오디오 스트리밍 프로토콜들 뿐만 아니라 스트리밍 서비스의 프로토콜인 TIDAL CONNECT, SPOTIFY CONNECT 같은 서비스들 그리고 하이파이에서는 가장 중요한 ROON READY 기능을 모두 지원한다. 한 마디로 네트워크와 스트리밍에서는 안되는 것이 없다.

    소프트웨어 설계의 재능이 빛나는 또 하나의 결과물은 앱이다. 이런 제품의 대다수가 자사의 앱 없이 서드파트 업체들의 컨트롤러 앱의 사용을 권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링크플레이는 윔 전용 앱인 ‘윔 홈(Wiim Home)’을 제공하여 윔의 모든 제품들은 완벽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윔 홈의 앱 인터페이스는 쓰기가 쉽고 편리하며 UI 디자인도 나쁘지 않아서 시각적으로나 사용자 편의성에서 모두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물론 스포티파이나 타이달 같은 서비스 또는 크롬캐스트나 에어플레이를 쓴다면 딱히 윔 홈을 쓸 일이 많지는 않겠지만, 기기의 기본적인 동작이나 설정을 조정할 수 있는 기본 앱이 제대로 만들어져 있다는 점은 이 기기의 높은 안정성을 보장하는 증거이다.

    앱의 또 하나의 특징은 타 제품들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EQ 기능이 제공된다는 점이다. 윔 홈 앱에는 미리 만들어진 24개의 EQ 프리셋이 제공되어 원하는 재생 음의 음악적 특성에 맞춰 EQ를 선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10 밴드 그래픽 EQ 및 4 밴드 파라메트릭 EQ가 제공되어 본인의 오디오와 공간 특성에 맞춰 음을 특성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언급할 부분은 내장된 회로 부분이다. 앞서 발매된 윔 제품들은 모두 소스 기기였기 때문에 앰프없었지만 윔 앰프는 유일하게 앰프 내장 모델로, 8옴 기준 채널당 60W, 4옴 기준 120W의 출력을 낸다. 이 작은 체구에 이 정도 출력이 나올 수 있는 것은 TI에서 제작한 TPA3255 라는 Class D 앰프 칩이 탑재되었기 때문이다. 이미 저가의 중국제 고성능 앰프들에서 선풍적인 인기몰이를 해 온 TPA3255는 본래 덴마크의 토카타 테크놀로지의 기술을 TI가 사들여 반도체로 만든 것이다. 오리지널 앰프 회로로도 여전히 제품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덴마크 링돌프 오디오의 앰프 회로가 바로 이 TPA3255의 원형이 되는 회로이다. 비슷한 파워 앰프가 탑재된 링돌프 오디오의 인티 앰프들이 400 만원대부터 시작하는 것을 감안하면 윔 앰프의 가성비는 상당하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스트리밍 모듈 뒤에 연결된 DAC 로는 ESS의 ES9018Q2M을 사용하여 윔 프로 플러스의 AKM DAC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물론 플레이어와 앰프라는 두 제품 자체의 기종이 다르기도 하지만, 음질적으로 볼 때 윔 프로 플러스보다 좀 더 나은 선택이 될 수 있는 설계일 수 있다. 다만, 본사의 스펙 비교표를 보면 윔 프로 플러스는 S/N비가 121dB 인데 반해 윔 앰프가 98dB 라서 많이 쳐지는 제품이 아니냐는 시각을 갖는 분도 있는데, 이는 소스 기기의 출력 레벨 측정 수준과 앰프의 출력 스펙 측정의 수준이 달라서 오는 차이로 보면 된다. 앰프의 최종 출력이 120dB에 달하는 경우는 정말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쉽게 나올 수 없는 수치이다.


    사운드

    기가 테스트에는 비슷한 가격대의 달리의 오베론1 스피커를 매칭하고, 네트워크를 통해 타이달, 애플뮤직, 멜론 등의 음원 재생과 HDMI ARC 단자를 윔 앰프와 연결한 TV 재생 시청을 이어서 진행했다.

    미니사이즈 앰프와 5인치급의 북쉘프 스피커, 외형상으론 다소 단촐해보이는 소형 기기들의 조합이지만 의외로 여유있게 울려주는 윔 앰프의 힘이 꽤 인상적이다. 물론 본격적인 하이파이용 고급 앰프들에 비하면 부족한 부분들은 있지만, 불과 40만원대의 올인원 앰프가 들려주는 음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 매우 충실도 높은 사운드를 들려주었다.

    Eiji Oue – Fanfare for the common man (Roon, Tidal)

    타이달의 무손실 음원을 스트리밍으로 재생한 코플랜드의 ‘보통 사람을 위한 팡파레’ 같은 녹음에서 그란카사의 타격과 저음을 어느 정도 저음의 윤곽을 잘 살려 명료한 저음으로 들려줄 뿐만 아니라 저음의 양감도 적절히 배어나왔다.

    클래식 녹음이 갖는 무대 위의 공간 표현도 인상적이다. 악기들의 좌우 펼침이나 중앙의 심도도 제대로 그려졌으며 음량에 따른 악기들의 음색 변화나 경질화 현상도 거의 없이 볼륨량에 따른 대응 능력도 안정적이었다. 다만 그란 카사의 타격음에서 다소 높음 음량으로 재생하거나 금관 악기의 총주에서는 다소 중앙으로 음이 쏠리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이 가격대의 앰프들이 갖는 물리적인 출력의 한계점이다.

    Radka Toneff – The moon is a harsh mistress (Roon, Tidal)

    반면에 음의 수가 적은 레드카 토네프 같은 재즈 보컬 녹음을 들어보면 보컬의 정위감은 정확히 정 가운데에 잘 잡혔을 뿐만 아니라 다소 얇고 밝게 느껴질 수 있는 보컬의 음색도 귀에 거친 입자가 지나친 밝기없기 깨끗하고 명료한 사운드를 내주었다. 오히려 뭉개지거나 번지는 일 없이 명징한 톤을 그려내는 점이 윔 앰프의 장점으로 느껴졌다.

    6 Underground – Netflix (TV, HDMI ARC)

    스트리밍 음원 대신 TV의 HDMI ARC로 소스를 바뀌 시청에 임했다. 넷플릭스의 영화 재생에서도 윔 앰프는 안정적인 재능을 펼쳐보인다. 영화 <6 언더그라운드>의 도입부 피렌체에서의 카 체이싱 부분에서는 각종 부대 효과음들이나 배경 음악들이 선명하고 또렷하게 구분되어 들릴 뿐만 아니라 각종 폭발적인 효과음들의 파편들이 묻히거나 뭉개짐없이 들리는 점이 인상적었다. 또한 대사의 명료도도 매우 높고 정 중앙의 대사 정위감도 정확히 구현되는 등 이 가격대 앰프 성능으로는 큰 점수를 줄 만하다.

    Stellar Blade – PS5 (TV, HDMI ARC)

    EQ를 ‘Game’으로 설정하고 PS5의 스텔라 블레이드를 플레이해 보았다. 영화와 마찬가지로 게임에서도 선명한 사운드와 더불어 특유의 임장감이나 효과음의 입체적인 느낌이 더욱 두드러진다. 유튜브의 뮤직비디오들을 봐도 마찬가지로 앞서 스트리밍 재생에서처럼 음악적인 사운드를 재현해 내는데에 큰 무리가 없다. 음원 자체는 유튜브보다는 확실히 스트리밍 음원 재생에서의 음질이 더 뛰어난데 이는 윔 앰프의 능력 때문이 아니라 녹음 소스의 음질 차이 때문이다.

    다만 일부 음량이나 녹음에 따라 약간 거슬리는 경우도 없지는 않은데 이때는 윔 홈 앱에 있는 EQ를 적당히 활용하면 큰 도움이 된다. 물론 지나치게 EQ를 많이 조정하면 오히려 음이 깨지는 경우가 생길 수 있지만, 저역의 과잉이나 특정 저음의 부족이 느껴질 때 살짝 조정해주면 공간적 환경이나 윈 앰프와 스피커 사이의 부족한 연결 고리를 채워 넣어 훨씬 더 음악적인 사운드를 연출해 즐길 수 있다.


    정리

    새로 등장하는 윔 앰프는 ‘이 가격에?’, ‘이 크기에?’ 하는 놀라움에 대한 탄성을 터뜨리게 만드는 올라운드 올인원 스트리머 앰프이다. 지금까지 오디오 업계 없었던 완전 신생 업체의 신생 제품이지만, 수 년에 걸쳐 세계적인 업체들의 네트워크 스트리머 회로와 소프트웨어를 공급해 온 업체의 노하우가 만들어낸 탁월한 기술력과 가성비의 결정체이다. 스트리밍?, HDMI와 TV 사운드? 셋톱박스? 외부 기기 연결? 그 어떤 용도에 대해서도 손쉽게 대응할 뿐만 아니라 크롬캐스트와 에어플레이 그리고 블루투스 등의 모든 오디오 재생 프로토콜로 현존하는 오디오 소스들을 모두 소화해준다. 2년 전만 해도 이 정도 사양은 수 백 만원대에서나 가능한 것들을 1/4도 안되는 수준의 비용과 크기로 모든 것을 구현해낸 마술같은 제품이다.

    물론 음질적인 절대 점수면에서 한계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 가격에서 이루어낸 결과물은 엄청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오디오와 음악 감상을 시작하기에 이보다 좋을 수는 없을 것이다.


    제품 사양

  • 사운드바로 완성한 안방극장의 진수, LG S95TR

    사운드바로 완성한 안방극장의 진수, LG S95TR

    S95TR

    사운드바로 완성한 안방극장의 진수


    영상 그리고 음향

    음악이 은유적이고 상상의 영역에 많이 걸쳐 있다면 영상은 보다 직관적이며 상상이 아닌 직관의 영역에 더 많이 걸쳐 있다. 음악은 다른 책을 본다던가 다른 일을 하면서 동시에 즐길 수도 있지만 영상은 좀처럼 다른 일과 멀티태스킹을 허락하지 않는다. 눈은 귀보다 빠르고 직관적이며 이런 이유로 영상은 종종 음악보다 더 강력하게 집중력을 빼앗아간다. 더군다나 영화나 드라마 그리고 스포츠에도 스토리가 있다. 스토리텔링은 마치 책을 영상으로 보는 듯한 또 다른 차원의 감흥을 이끌어낸다. 이 경우 음향은 졸지에 메인이 아닌 부가 콘텐츠로 전락하기도 한다.

    이런 영상의 특성 때문일까? 일반적인 TV는 점점 영상 위주로 발전해왔다. 과거 브라운관, 프로젝터 TV 같은 것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지금 TV는 상상 이상으로 얇아졌다. 가정에서 뒷벽과의 거리를 좁힐 수 있어 공간 활용에 좋은 점은 있다. 게다가 그 얇은 두께로 수십 인치 화면을 어렵지 않게 구현하는 요즘 디스플레이 관련 기술은 놀라울 정도다. 그러나 눈에 집중력을 빼앗긴 음향은 되레 퇴보한 듯 보인다. 그 얇은 깊이에 어느 정도 수준 이상의 음향적 성능을 기대한다는 건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눈부시게 발전한 TV의 영상 화질에 환호하는 사이 TV 자체 음향 수준은 그만큼 뒤따라오지 못한 게 사실이다.

    자료 제공 – LG전자

    사운드바 전성시대

    하지만 사람들은 기억한다. 영화관에서 그 뛰어난 화질만큼이나 온 몸을 흔들어댄 역동적인 입체음향을. 최근엔 많은 상영관에서 돌비 애트모스 등 3D 서라운드 음향으로 영화를 상영 중이다. 좌/우 위치, 전/후 거리만 표현하던 기존의 2D 서라운드 음향의 세계는 영화에서 이젠 사물이나 사람의 상/하 위치 관계까지 눈에 보이는 듯 펼쳐지는 3D까지 구현하고 있다. 이에 비하면 가정용 TV에 장착된 사운드 장치는 영화, 드라마 등 컨텐츠가 담고 있는 역동성, 감동을 일부만 재현해주는 데 그치고 있다.

    자연스럽게 음향에 대한 수요가 또 다른 영역의 음향 장치를 만들어냈다. 바로 사운드가 그 주인공이다. TV 앞에 놓지 좋게끔 좌우로 긴 형태로 만들어졌고 그 안에 스피커와 앰프 및 전자 회로가 모두 담겨져 있는 일체형 스피커를 사운드바로 불렀다. 하지만 그걸로 끝일까? 사운드에 대한 염원은 종종 일체형 스피커에서 환상이 깨지기 일쑤였다. 필자는 2017년경 ‘3D 서라운드 사운드의 세계’라는 제호 아래 국내에서 거의 처음 오로 3D, 돌비 애트모스 관련 가이드 리뷰를 쓴 적이 있다. 그리고 실제 천장 채널까지 추가해 시연해본 사운드는 상상 이상의 감동을 만들어냈다.

    LG S95TR

    그 즈음부터 사운드바 시장은 다시 분주해졌다. 일반적인 기존 사운드바를 넘어 3D 서라운드 포맷, 대표적으로 돌비 애트모스에 대응해야했다. 이 뿐만 아니다. 이제 사운드바는 단지 TV의 스피커를 대체하는 제품의 바운더리를 넘어서야 했다. 가장 보편의 사람들은 사운드바를 단순히 TV와 연결해 듣는 걸 넘어 음악만을 감상하는 대중적인 오디오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앰프와 소스 기기 그리고 커다란 스피커를 줄줄이 연결해 듣는 건 일부 마니아들의 시장이고 일반 대중은 그저 작고 가벼우면서 예쁜, 거기에 TV 음향은 물론 음악 감상의 도구로서 기능하는 제품을 원했다. 가장 대표적인 제품군이 바로 사운드바로 귀결되어졌다. 전 세계 사운드 바 시장은 오는 2029년까지 드라마틱하게 성장해 17조 매출을 훌쩍 넘어설 거라는 보도가 이런 소구를 증명하고 있다.

    여기에 LG가 승부수를 던졌다. LG는 TV 부문에서도 올레드 TV로서 화질과 기능성 모두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바늘 가는 데 실이 따라가는 것은 당연했다. 사운드바는 LG TV 입장에선 가장 멋진 선물이 될 테니까. 그리고 LG는 최근 가장 진보한 사운드바 S95TR이라는 모델이 시장에 선보였다. 우선 이 모델은 플래그십 모델로서 그 크기부터 사운드바치곤 상당히 크고 구성 자체도 정통 홈시어터 시스템에 버금갈 정도로 화려하다. 다시 말해 우리가 알고 있는 사운드바 하나가 아니라 후면 스피커 한 조와 서브우퍼 등 총 세 개 스피커로 구성되어 있는 제품이다.

    일단 사운드바는 1250mm 너비로 좌/우로 길며 135mm 길이에 높이는 63mm 정도로 낮은 편이다. TV 앞에 길게 배치하기 좋지만 꽤 넓은 TV 랙 등 가구를 필요로 한다. 한편 물리적으로 얇은 사운드바에 설치하긴 어려운 우퍼를 별도로 분리해 초저역을 구현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가상의 서라운드가 아닌 실제 서라운드 사운드를 더욱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후면 스피커를 따로 분리해 제공하고 있다. 높이가 약 223mm 정도로 북셀프 사이즈이므로 별도의 스탠드 위에 설치해야 한다. 참고로 이 모든 스피커끼리는 무선으로 연결되어 페어링 뒤 사용할 수 있어 복잡한 케이블 배선에 대한 스트레스에서 가볍게 해방될 수 있다.

    멀티채널 홈시어터 사운드 시스템은 배우 목소리와 배경 사운드를 실제 현장처럼 해당 위치에 믹싱해 만들어진다. 따라서 하이파이와 달리 최소 5.1채널, 3D 서라운드의 경우 5.1.2채널이 기본이다. 이를 기존의 보편적인 사운드바 한 대가 모두 소화한다는 건 사실 억지다. 이를 잘 알고 있다는 듯 LG는 최소 우퍼와 리어 스피커를 분리시켰다. 그리고 S95TR 전면 사운드바에 8채널을 설치해놓았다. 리어 스피커도 알고 보면 좌/우 각각 3채널씩 6채널이다. 전용 서브우퍼까지 합하면 결국 15채널이 연동되는 셈이다.

    요컨대 9.1.5채널도 이 중 전면 사운드에서 3채널과 리어 채널에서 2채널은 애트모스 서라운드 음향 효과를 위한 채널도 사용하고 있다. 이는 애트모스 인에이블드 스피커 또는 업파이어링 스피커라고 부르는데 실제 천장에 스피커를 설치하기에 애로사항이 많은 주거 환경을 감안한 설계다. 메인 스피커 상단에 스피커 유닛을 탑재해 천장으로 소리를 방사 후 이 반사음을 듣게 되는 방식이다. 이런 설계를 통해 LG S95TR은 사운드바 시스템으로는 이례적인 9.1.5채널이라는 화려한 서라운드 사운드바로 완성되었다. 당연히 돌비 애트모스, DTS X 등의 멀티 채널 음향 포맷에 대응한다.

    TV와 연동해 사용하는 방법은 무척 간단하다. HDMI ARC 출력단자가 마련되어 있는 TV를 사용 중이라면 HDMI 케이블로 S95TR 메인 사운드바와 연결하면 끝이다. 참고로 S95TR에 마련되어 있는 HDMI ARC는 eARC 규격으로 최신 영상을 모두 패스스루할 수 있는 규격이므로 다양한 영상을 마음 놓고 S95TR로 감상 가능하다. 단순히 TV 프로그램만 본다면 그리 대단한 기능이 아닐 수도 있지만 사실 최근 OTT가 가장 대중적인 영상 컨텐츠 제공 통로가 되어버린 요즘 이 단자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넷플릭스 등 OTT에 등록된 최신 컨텐츠 중 애트모스 등을 지원하는 영화를 S95TR을 활용해 감상한다면 차원이 다른 감동을 되찾을 수 있다.

    리모컨과 ‘LG Soundbar’ 전용앱을 제공한다

    멀티채널 관련 이야기로 시작했지만 앞서 언급했듯 이 제품의 활용도는 단순히 영상의 음향 출력을 위한 도구로서만 기능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에어플레이 2, 블루투스 등에 대응하니 간단히 음악 감상할 때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준다. 더불어 타이달, 스포티파이, 구글 크롬캐스트 등을 활용해 음원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이 외에 유선으로 HDMI 입력 및 광(Optical) 입력도 지원하고 있으므로 플레이스테이션, 애플 TV 등 다양한 외부 기기들과 연동해 활용도를 극대화할 수도 있다. 이 외에 USB 메모리 재생도 가능하다.

    사운드바의 탈을 쓴 풀 홈시어터

    매우 긴 좌우 사이즈에서 나오는 소리는 마치 두 개 스피커를 통해 나오는 듯하다. 당연히 스테레오 분리도가 뛰어나 일체형 스피커라고 보기 힘들 정도. S95TR은 다양한 사운드 모드를 지원하는데 보컬 음향은 사운드 모드에 따라 그 음상의 크기 및 위치가 약간씩 바뀌면서 전체 무대의 모양도 달라진다. 대역 균형감이 절대 높지 않고 상당히 균형 잡힌 모습이다. 우퍼가 추가되어 있기 때문으로 더블 베이스와 드럼의 묵직한 타격감이 몸으로 전해질 정도로 무게감이 충분하다.

    James Blake – Limit to your love

    Tidal Connect (Wi-Fi)

    좌우로 상당히 넓은 무대가 형성되어 거의 중형 북셀프를 듣는 듯하다. 가장 놀라운 건 저역이다. 서브우퍼가 사운드바의 부족한 면을 상당 부분 보충해주는 것은 물론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것까지 가능케 해준다. 저역은 볼륨을 높이면 실로 무시무시한 저역이 초저역 구간까지 하강하면서 바닥에 깔린다. 하지만 기본 세팅에서도 질 좋은 저역을 선보인다.

    한국 공식 제품정보에는 없지만 타이달 커넥트를 지원하므로 오디오파일이라면 더욱 질 좋은 중, 저역을 감상할 수 있다.

    BTS – Permission to dance

    HDMI ARC – 애플TV (애플뮤직 Dolby Atmos)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므로 일반 음악을 멀티채널 포맷 돌비 애트모스로 즐길 수 있다. 서라운드 채널을 영상 컨텐츠 뿐 아니라 음악 감상에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타이달은 물론 애플뮤직 등 여러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최근 들어 이러한 멀티 채널 포맷으로 믹싱한 음원들이 종종 보이는데 2채널과 상당히 다른 음악적 뉘앙스를 즐길 수 있다. 사운드바만으로도 가능하지만 애플 tv 같은 기기를 연결해 애플 뮤직에서 재생해보면 공간음향의 맛을 더욱 실감나게 느낄 수 있다.

    Top Gun Maverick

    HDMI ARC – 애플TV (Neflix Dolby Atmos)

    전면 센터부터 좌우 프론트 스피커 사운드는 기대 이상으로 정확한 위치를 추적해낸다. 보이스가 좌우 스피커의 배경음과 섞이지 않고 또렷해 실제 분리형 센터 스피커가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아무래도 프론트 스피커와 센터 스피커 등 전면 채널을 담당하는 스피커가 하나의 사운드바에 장착되어 있지만 매우 긴 길이를 통해 상당 부분 일체형의 한계를 극복해낸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리어와 애트모스 채널의 사운드 구현에 있어 애트모스 업화이어링(인에이블드) 스피커는 천장에 실제 설치한 것 같은 입체 음향을 구현한다.


    ※ AI 룸 캘리브레이션 등 편의성

    시종일관 사운드바로 음악과 영화 등을 시청하면서 또렷하고 입체적인 사운드에 놀랐다. 아주 큰 거실도 아니고 그리 크지 않은 공간이었음에도 서브우퍼의 저역조차도 부밍이 없이 부드럽고 강력했다. 사실 S95TR 사운드바 시스템의 성능엔 비밀이 있었다. 바로 AI 룸 캘리브레이션 기능이다. 스피커들이 음향적으로 올바른 위치에 세팅되어 있지 않더라도 AI가 설치 환경을 분석한 후 보정해주는 기능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요즘 마니아들이 선호하는 하이파이, 홈시어터 기기들에서 종종 목격할 수 있는 일종의 공간 음향 보정 기법이다. 이 외에도 와우 오케스트라, 와우 인터페이스, 와우 캐스트 등을 통해 일반 가정에서 손쉽게 고음질을 즐길 수 있는 사용자 편의성까지 극대화시키고 있는 모습이다.


    총평

    필자 같은 경우 약 20여 년간 홈시어터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 최소한의 셋업 형태인 5.1채널이지만 프로젝터에서 100인치로 투사해 다양한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를 즐기다보니 이젠 홈시어터 없는 영상 컨텐츠 감상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여기에 더해 최근엔 시청실에도 홈시어터를 하나 더 세팅했다. 영상은 130인치에 음향 시스템도 업그레이드했다. 그토록 염원했지만 공간 문제로 시도하지 못했던 돌비 애트모스 시스템이다. 최근 서라운드백까지 더해 7.1.2 시스템을 완성했다. 기존에 이미 봤던 영상도 전혀 새로운 차원의 감흥을 전해주고 있다. 하지만 거실에서 TV와 함께 사운드바 시스템으로 이 정도의 사운드라면 감지덕지다. 과거 커다란 스피커들과 줄줄이 얽히고설킨 케이블과 매립 과정 등을 생각해보면 격세지감이다. TV의 발전이 누락시킨 멀티채널 음향의 퇴보는 결국 또 다른 기술의 진화를 통해 S95TR 같은 괴물을 탄생시켰다. 누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


    제품사양

  • 네임 NOVA PE – 네임오디오, 비장의 카드를 꺼내들다

    네임 NOVA PE – 네임오디오, 비장의 카드를 꺼내들다

    NOVA PE

    (Power Edition)

    UNITI 시리즈 – 아톰, 스타, 노바, 코어

    네임오디오의 우주로부터

    네임오디오의 유니티 시리즈, 예를 들어 아톰과 스타 그리고 노바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나의 머릿속엔 온통 지구와 별 그리고 우주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 입자면서 데즈카 오사무의 SF 만화 ‘우주 소년 아톰’을 연상시키는 아톰(Atom). 자기 내부의 에너지를 복사해 스스로 우주에서 환한 빛을 발산하는 별(Star)이 그 뒤를 잇고 어둡게 빛나던 별의 광도가 급격히 높아지면서 수천, 수만 배에 이르게 되는 변광성 신성(Nova)들 말이다.

    네임오디오가 자신들의 음향적 이상을 하나의 통일된(Unity) 완성체로서 이 세 가지 구성 요소를 상징한 것은 우연이 아닌 듯하다. 그리고 유니티의 시작으로서 이 세 모델은 네임오디오의 새로운 우주를 구성하는 중심이 되었다.

    Naim Statement

    사실 이 새로운 유니티 시리즈는 이미 예견되었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네임오디오는 큰 그림을 그리며 스포일러를 흘렸지만 일반 대중은 그것이 이런 양상의 유니티로 발전할지 몰랐을 지도. 그 시작은 사실 NAC S1과 NAP S1으로 구성된 여섯 덩어리의 스테이트먼트 앰프였다. 프리앰프와 모노블럭 파워앰프가 각각의 섀시에 담겨 있었고 각각의 앰프에 분리된 전원부가 전원을 공급하는 거함이다. 무려 100kg이 넘는 이 거함은 네임오디오가 현대 하이엔드 오디오 앰프에 전하는 일갈이었다.

    Naim Uniti Nova

    스테이트먼트는 지금 소개하는 유니티 시리즈의 갓파더 즈음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 중 노바는 세 개 모델 중 최상위 모델로 기획되었다. 그리고 단순히 앰프가 아닌 올인원 스트리밍 앰프의 형식을 띄고 있었다. 친구가 취미로 하던 밴드의 녹음을 더 정확하고 좋은 음질로 듣기 위해 직접 앰프를 만들기 시작했던 줄리안 베레카의 열정이 만든 네임오디오. 그의 열정은 스테이트먼트를 통해 기나긴 여정에 방점을 찍었고 이를 발판으로 네임오디오는 다음 스텝을 밟을 수 있는 추진력을 얻었다. 그것은 바로 네트워크 플레이어와 앰프를 결합한 형태로 일단락 지어졌다. 물론 그 이전의 유니티 시리즈도 있었지만 아톰, 스타, 노바는 확실히 진보적이었다.

    노바는 4세대 40비트 샤크 DSP를 장착했으며 버브라운 PCM1791A DAC 칩셋으로 DA 변환을 하는 등 디지털 부문을 설계했다. 여기에 UPnP 및 ROON에 대응하는 등 편의성을 갖추었고 브루투스, 에어플레이는 물론이며 다양한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응하는 만능 네트워크 앰프로 태어났다. 하지만 스테이트먼트가 8옴 기준 채널당 746와트, 4옴 기준 1450와트의 대출력이었던 것은 수억 원대 플래그십에서 그쳤다. 더 많은 대중들을 대상으로 하는 올인원 스트리밍 앰프 노바는 유니티 시리즈의 최상급이라고 해도 8옴 기준 채널당 80와트서 멈췄다. 특별한 환경에서의 사용을 전제로 하지 않는 이상 일반 가정에선 출력 수치보단 음질 자체에 무게 중심을 두는 네임오디오의 설계 철학은 고집한 것이다.


    NOVA Power Edition

    무슨 이유에서였을까? 최근 네임오디오가 노바에 대해 새로운 버전을 출시한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그 정체는 ‘Power Edition’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어느새 나의 눈앞에 그 존재를 우주의 한 행성처럼 드러냈다. 검은 알루미늄 섀시는 여전했지만 더 커졌고 우주의 섬광처럼 빛나는 불빛이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다. 과연 노바에 대한 파워 에디션은 무슨 의미를 갖는 것일까? 그 의미는 너무 뻔해서 조금 기운이 빠졌다. 이름에서부터 유추할 수 있듯 파워, 즉 출력을 증가시킨 버전인 것. 결론부터 말해 노바 파워 에디션은 기존 8옴 기준 80와트에서 150와트로 출력을 대폭 증가시켰고 4옴에선 무려 250와트 출력을 낸다. 네임오디오의 올인원 스트리밍 앰프로선 예상을 뛰어넘는 대출력이다.

    하지만 그 결과보단 그 과정과 방식, 즉 이를 구현하는 데 필요한 기술이 어디로부터 연유한 것인지가 궁금했다. 이미 네임오디오가 50년 이상 연구해온 클래스 AB 증폭을 기반으로 한 걸까? 이 부분에서 다소 충격적인 내용을 접했다. 다름 아니라 노바의 출력 증강은 단순히 수치 증가 이상의 의미가 아니었다. 노바 파워 에디션은 클래스 AB 증폭에서 클래스 D라는 증폭을 받아들인 첫 번째 사례가 된 것이다. 그렇다면 네임오디오는 완전히 새로운 모델도 아니고 기존에 출시한 바 있는 노바라는 모델에서 왜 갑자기 새로운 증폭 기술을 도입한 것일까?

    필자의 추측으로는 올인원 네트워크 앰프에 대한 대중의 눈높이가 예전보다 훨씬 높아졌다는 데서 그 이유를 들 수 있을 듯하다. 과거엔 오디오 사용자에게 올인원 앰프라고 하면 가격 대비 성능을 위한 일종의 타협이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오디오 마니아들은 네트워크 앰프를 가격 대비 성능이라는 프레임에서 탈피해 편의성과 성능 두 마리를 잡을 수 있는 대안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성능만 좋다면 섀시를 나누어 프리, 파워, 소스 기기로 굳이 별도로 나누어 설치, 운용하는 걸 꺼리는 사람들이 증가한 게 사실이다. 그리고 네임오디오도 여기에 화답했다.

    네임오디오가 꺼내든 카드는 클래스 D 증폭이며 그 기술은 바로 퓨리파이로부터 수혈 받았다. 퓨리파이를 설립한 사람은 다름 아닌 브루노 푸제이. 필립스 출신으로 클래스 D 증폭의 효시라 할 수 있는 UcD 앰프를 개발했고 이후 하이펙스로 자리를 옮겨 현재 가장 뛰어난 클래스 D 증폭 모듈 중 하나인 Ncore를 개발한 천재 엔지니어다. 그리고 결국 독립해 차린 퓨리파이에서 그는 최고 수준의 클래스 D 증폭 모듈 아이겐탁트를 내놓으면서 파란을 일으켰다. 이 외에도 몰라몰라 브랜드를 설립했고 Kii오디오의 CTO면서 그림오디오의 여러 장비를 개발하는 등 엔지니어링 능력을 주체 못하고 있는 브루노 푸제이. 네임오디오가 클래스 D의 첫 번째 챕터를 여는 데 사용한 열쇠는 바로 퓨리파이 아이겐탁트였다. 출력은 8옴 기준 150와트, 4옴 기준 250와트로 기존 80와트짜리 노바에 비하면 두 배에 가깝다.

    기능적인 부분에선 보편적인 네트워크 앰프들의 기본 공식을 무난히 따르고 있다. 예를 들어 에어플레이 2, 블루투스 aptX HD 같은 무선 프로토콜은 기본이며 이 외에 타이달, 코부즈 및 타이달 커넥트, 스포티파이 커넥트 등 자체 앱에서 모두 지원한다. 기본적으로 UPnP/DLNA를 지원하므로 그 확장성은 폭넓다. 더불어 ROON 인증을 마쳤으므로 ROON 사용자에게도 반길 일이다. 더불어 구글 크롬캐스트를 지원하므로 이 또한 호환성 면에서 매우 환영할 만하다. 지원 포맷은 WAV, FLAC, ALAC 등 PCM의 경우 최대 32/184까지 지원하며 DSD는 DS128까지 지원하므로 세상에 재생 못한 포맷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네임 NOVA PE 후면

    네트워크 앰프이므로 일반적인 네트워크 플레이어가 갖추고 있는 기능엔 모두 대응하며 당연히 이더넷 및 Wi-Fi를 지원한다. 한편 다양한 입/출력 단자를 통해 외부 기기와 연동에도 충분히 대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우선 RCA 및 DIN 입력 각 두 조를 마련해놓았고 디지털 부문을 살펴보면 광, 동축 각 두 조, BNC 입력 한 조 그리고 TV의 HDMI 출력을 입력받아 TV의 음성 출력을 노바 PE와 연결된 스피커로 출력할 수 있는 HDMI ARC 입력단도 마련해놓았다. 한편 한 조의 프리 아웃 및 4핀 DIN 출력을 지원하고 있다. 더불어 USB 메모리를 재생할 수 있는 USB A 타입 입력 등 과연 지원하지 않는 기능을 찾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유/무선 프로토콜 및 입/출력 단자로 무장하고 있다.


    청음

    노바 PE 테스트엔 포칼 스칼라 에보 그리고 소프라 No.3 등 두 개 스피커를 활용했고 타이달에서 음원을 재생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이미지 클릭시 영상리뷰의 시연장면 재생

    도미니크 피스 아이메 – Brids

    우선 재생하자마자 위상 오차 없이 또렷한 포커싱에 몸서리치게 만든다. 낮은 볼륨에서 볼륨이 아주 미세하게 증가하면서 증감하며 약 40 정도 레벨에서 충분한 음량을 얻을 수 있었다. 좌우 밸런스는 정확한 편으로 낮은 저역에서 높은 중역까지 균형감 있고 때론 파워풀하게 균질한 밸런스를 유지했다.

    부슈 트리오 – 드보르작 ‘Dumky’ 6악장

    포칼 베릴륨 트위터와 미드레인지의 조합은 본래 상당한 고해상도에 직진성이 높은 소리를 낸다. 따라서 너무 강성의 앰프 매칭시 피로할 수 있다. 네임 오디오는 여기에 다소 열기를 불어넣으면서 때때로 컨트라스트, 색채를 입히는데 진한 에스프레소 같은 느낌이다. 수채화보단 여러 레이어로 덧칠한 유화 같은 인상이 강하다. 클래스 D가 맞나 싶다.

    이미지 클릭시 영상리뷰의 시연장면 재생

    브라이언 브롬버그 – The Saga Of Harrison Crabfeathers

    더블 베이스의 낮은 현 움직임을 추적해 나가다보면 앰프의 저역 재생음 품질이 드러난다. 아주 낮은 옥타브의 저역 현 사운드에선 현이 크게 떨리는 듯하며 역동적인 이미지를 눈앞에 그려낸다. 지향성이 거의 없는 저역 주파수까지도 입체적으로 그려내면서 현장의 앰비언스를 표현해낸다. 확실히 아이겐탁트다운 표현력이다.

    이번엔 소프라 3와 매칭해 재생음의 특성을 파악해보았다. 저역에 있어 투명도나 깊이 정밀도는 스칼라에 비해 빠지지만 저역 제어 자체는 더 수월하다. 양감도 더 풍부하면서 중형기다운 풍모를 풍기는데 무엇보다 넓은 무대를 만들어 감상자를 휘어잡는 힘이 있다. 만일 이 앰프 한 대로 시스템을 완성하고 싶다면 소프라 3를 선택하는 게 현명하다.

    이미지 클릭시 영상리뷰의 시연장면 재생

    안드리스 넬슨스/게반트하우스 오캐스트라 – 브루크너 9번, 2악장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음량 차이가 섬세하게 표현되어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총주가 시작되면 각 악기들이 좌우, 전후로 그 배열된 위치를 드러내는데 과도하게 쏟아지지 않고 전후 거리감을 충분히 띄어놓는 표현력에서 과거 네임과 차별을 두고 있다. 다이내믹스, 사운드스테이징 등 포칼의 강점은 높이고 약점은 보충해주는 상호보완의 관계를 보인다.


    총평

    네임오디오의 크롬 범퍼, 올리브 그린 그리고 이후 유니티 및 최근 50주년 기념 클래식 시리즈에 이르기까지 네임오디오의 역사는 변화무쌍했다. 하지만 가만히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마치 옹고집 장인들의 모습을 잃지 않은 앰프와 소스 기기 맛집 같은 모습이었다. 영국에 가야만 맛볼 수 있는 네임오디오의 맛은 같은 국적이라도 코드 일렉트로닉스나 메리디안과도 달랐고 어찌 보면 비슷한 출생의 린, 사이러스 같은 메이커와도 확연히 차별된다.

    그런 네임 오디오가 변화의 칼날 위에 섰고 그 변화의 핵심은 무엇보다 클래스 D 증폭의 도입이다. 이 극적인 장면이 향후 네임오디오의 역사에서 한 때의 반짝이는 해프닝으로 기억될지 성공적인 변혁의 트리거로 기록될지 섣불리 판단하긴 힘들다. 하지만 필자가 볼 때 노바 파워 에디션은 현재 네임오디오에 있어 가장 폭발력 강한 비장의 카드임엔 틀림없다.


    제품 사양

    Product TypeAll-in-one Player
    Damping factor into 843
    Input signal for clippingAt default:
    Digital inputs: -10.6dBfs (max. sensitivity: -18.25dBfs)
    Analogue inputs: 770mV (max. sensitivity: 65mV)
    Peak current into 1 (1kHz 1ms)25A
    StreamingChromecast Built-In, Apple AirPlay2, TIDAL, TIDAL Connect, Spotify® Connect, Qobuz, Bluetooth® (AptX HD), Internet Radio, UPnP™ (hi-res streaming), Roon Ready.
    Analogue Input2 x RCA pairs
    2 x 5-pin DIN
    Digital (S/PDIF)2 x Optical TOSLINK (up to 24bit/96kHz)
    2 x Coaxial RCA (up to 24bit/192kHz, DoP 64Fs)
    1 x BNC (up to 192kHz, DoP 64Fs)
    1 x HDMI ARC
    Analogue Output1 x Stereo power amplifier
    1 x 4-pin DIN
    1 x RCA pair
    1 x 3.5mm headphone jack
    Frequency Response5Hz to 25kHz (-3dB)
    MultiroomServe up to 4 network-connected players via UPnP™ at full CD quality. Party Mode Streaming: Sync up to six Uniti or other Naim streamers, and control via the Focal & Naim app.
    UpdatesUpdate your system wirelessly via the Focal & Naim app.
    NetworkEthernet (10/100Mbps), Wi-Fi antennas (802.11 b/g/n/ac) built into heatsink (patent GB2524815B)
    Audio FormatsWAV – up to 32bit/384kHz
    FLAC and AIFF – up to 24bit/384Hz
    ALAC (Apple Lossless) – up to 24bit/384Hz
    MP3 – up to 48kHz, 320kbit (16 bit)
    AAC – up to 48kHz, 320kbit (16 bit)
    OGG and WMA – up to 48kHz (16 bit)
    DSD – 64 and 128Fs
    Gapless playback supported on all formats
    Weight15.1kg
    Dimensions (HxWxD)11.6×43.2×26.5cm
    Amplifier Output150Watts 8Ω @ 0.1 % THD+N
    250Watts 4Ω @ 0.1% THD+N
    Mains Supply115V or 230V.50/60Hz
    Power Consumption120W
    (Power consumption will vary depending on the size and type of attached USB devices)
    Power ConsumptionNetwork standby mode consumption <2W
    Standby mode consumption <0.5W
    USB2 x USB Type A Socket (front and rear – 1.6A charge)
    Remote ControlBi-directional ZigBee remote control
  • LG 톤프리 UT90S, 돌비 애트모스에 공간감과 몰입감을 더하다

    LG 톤프리 UT90S, 돌비 애트모스에 공간감과 몰입감을 더하다

    UT90S

    세계 최초 돌비 애트모스 지원 이어버드 UT90Q의 후속작 


    영상리뷰


    시작하며

    음악 소비는 지난 세기부터 ‘음반’이라는 중요한 매개체를 통해 대중화되었습니다. 1940년대 LP판의 등장으로 PVC원판에 소릿골이 새겨지면서 재생 시간이 증가했고, 1960년대에는 카세트 테이프가 등장하면서 휴대가 가능해졌죠. 그리고 CD의 등장으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전환을 맞이하게 되면서 보다 더 균일하고 깨끗한 사운드로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됐습니다. 음반 포맷의 변화와 함께 음악 믹싱 방식도 발전했습니다. 1960년대, 모노에서 스테레오 방식의 믹싱이 보편화되어 음상의 좌우 구분과 이동 표현이 가능해졌죠.

    21세기로 넘어오면서 음악이 파일 형태로 전환되고, 스트리밍 서비스의 등장으로 음악 소비 방식이 대폭 변화했습니다. 무선 기술의 발전으로 무선 이어폰과 스피커가 출현하면서 감상 방식 또한 훨씬 편리해졌죠. 그리고 2016년 애플(Apple)이 이어폰 잭을 제거한 아이폰 7을 출시하면서 바야흐로 선이 없는 무선 이어폰의 시대를 본격적으로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무선 이어폰은 초기의 넥밴드형에서부터 현재의 TWS 이어폰 형태로 진화했고, 블루투스 기술 또한 APT-X HD, APT-X Adaptive, LDAC 같은 고음질 코덱까지 등장하면서 이제 개선될 수 있는 건 더이상 없을 것만 같이 느껴졌죠.

    하지만 3년이 지난 2019년, 새로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우리에게 DVD 케이스 뒷면에 표기되어 있는 상표로 익숙한 돌비가 자사의 서라운드 사운드 기술인 돌비 애트모스를 음악에 적용시킨 ‘돌비 애트모스 뮤직’을 출시한다는 소식이었죠.

    돌비는 7년 전인 2012년에 이미 스피커를 전방위적으로 설치해서 360도의 음향 공간을 만들고, 각각의 음원 소스를 객체화하여 해당 공간 어디든 위치를 자유롭게 설정하는 ‘객체 기반 방식’의 서라운드 사운드 기술인 돌비 애트모스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360도의 음향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는 여러 개의 스피커가 필요했기에 돌비 애트모스를 음악 산업에 적용시키기에는 어려움이 따랐죠.

    이에 돌비는 청각기관이 소리를 어떻게 감지하고 인식하는지를 연구하는 심리 음향학에 의거해서 스페이셜 오디오 소프트웨어를 개발했고, 이를 통해 스테레오 환경에서도 360도의 가상 음향 공간을 만드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것은 모노에서 스테레오로의 변화에 버금가는 엄청난 진보이자 혁신이 아닐 수 없었는데요, 기존에 좌우 채널에 의존해서 믹싱을 해야 했던 것과 달리, 이제는 각 악기의 위치 정보를 자유롭고 정교하게 지정할 수 있게 되었고, 기존에는 제한적이었던 Y축, 즉 공간적 특성을 구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돌비 애트모스 체험 사이트 : https://www.dolby.com/atmos-visualizer-music/

    이로써 포터블 헤드파이까지 영역을 확장한 돌비 애트모스는 영상부터 음악, 게임, 가전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제작사들은 신규는 물론, 기존 콘텐츠들까지 적극적으로 돌비 애트모스 포맷으로 믹싱하기 시작했고, 스트리밍과 OTT 서비스들까지 뒤를 이었죠.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 중에서는 아마존 뮤직 HD를 필두로 애플뮤직, 타이달, 국내에서는 네이버 바이브, 멜론, 지니뮤직 등이 돌비 애트모스 지원 소식을 알렸고, OTT 서비스 중에서는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애플TV, 아마존 프라임 등이 공식적으로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고 나섰습니다. 가전 쪽에서는 LG, 애플, 삼성, 소니, 아마존을 비롯한 여러 제조사들이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비롯해 노트북, TV, 플레이어, 각종 음향기기를 내놓으면서 이러한 흐름에 동참했죠.


    세계 최초의 돌비 애트모스
    무선 이어버드를 출시한 LG

    그 중 포터블 헤드파이(Portable Head-Fi) 쪽에서 가장 발빠르게 움직인 브랜드는 ‘가전’하면 떠오르는 브랜드 LG였습니다. 2022년 8월, 콘텐츠나 디바이스에 상관없이 돌비 버추얼라이저와 헤드 트래킹 기능을 지원하는 세계 최초의 돌비 애트모스 블루투스 이어버드 ‘톤프리 TONE-UT90Q’를 출시한 것이죠.

    LG UT90Q 리뷰 참조: https://hifimag.net/lg-ut90q/

    그리고 약 1년 반 만에 LG가 후속기종의 출시 소식을 알렸습니다. 오늘 다룰 ‘톤프리 TONE-UT90S(이하 UT90S)’가 바로 그 주인공이죠.


    친환경 시대, 자연 친화적 패키지

    UT90S는 박스, 케이스, 본체, 네 가지 사이즈의 이어젤, 여분의 멀티기능폼 4개, USB C to C 케이블, USB C to Aux 케이블, 간단 사용설명서, 품질보증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먼저 박스부터 살펴보면 전작과 마찬가지로 코팅 되어있지 않은 골판지로 만들어져 있고, 그 위로 제품 이미지를 포함한 각종 정보가 표기된 종이 재질의 스티커가 부착되어 있습니다. 안의 완충제와 사용설명서도 모두 종이로, 스테이플러조차 사용되지 않았죠.


    더 아담하고 고급스러워진
    충전 케이스

    1세대부터 3세대까지 쭉 이어져온 크램쉘 방식의 원형 케이스는 UT90S에 이르러서 가로로 넓고 납작한 타원형으로 바뀌면서 부피가 30%가량 작아졌습니다. 질감 역시 매트한 무광 마감에서 은은한 광이 나는 펄 마감으로 더 고급스러워졌죠. 뚜껑 바로 아래로는 배터리 상태 표시등과 UVnano 표시등이 있으며, 좌측 측면에는 플러그 앤 와이어리스(Plug & Wireless) 토글 스위치, 후면부에는 USB C타입 케이블 연결단자가 있습니다.

    뚜껑을 열면 파란색 무드등이 고급스럽게 켜집니다. 자석으로 착 달라붙어 있는 이어버드를 꺼내보면 케이스의 바닥에 원형의 무드등, 그 옆으로 사각형 UVnano LED가 자리하고 있죠. 이어폰이나 이어버드는 손과 귀 안쪽에 집적적으로 접촉하는 만큼 각종 세균들에 노출되어 있는데요, UT90S에 탑재된 UVnano 자외선 LED는 글로벌 인증기관 TUV SUD의 테스트 결과, 10분에 걸쳐 이어젤 전체의 대장균, 황색포도상구균, 폐렴균 등 유해세균을 99.9% 청결하게 살균해준다고 합니다.

    후면부 USB 단자는 두 가지 기능을 수행합니다. 첫째는 플러그 앤 와이어리스, 둘째는 케이스 충전이죠. 플러그 앤 와이어리스는 케이블에서 후술할 테니 우선 충전과 사용시간에 대해 살펴보면, UT90S는 유선 충전과 무선 충전 모두 지원하며, 이어버드 단독 사용하여 음악 재생 시 9시간, 케이스를 포함하면 36시간까지 사용 가능하다고 합니다. 이는 전작보다 7시간 늘어난 수치로, 출퇴근 시간에만 듣는다고 가정하면 2주는 거뜬하겠네요.


    귀에 꼭 맞고 청결한
    인체공학 이어버드

    이어버드는 전작까지 쭉 고수해온 콩나물 타입에서 버즈 형태로 변경되었고 마감도 케이스와 마찬가지로 은은한 광이 나는 펄 마감으로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또한 귀에 꽂는 노즐 부분도 2세대의 원형, 3세대의 완만한 타원형을 지나 완전히 길쭉한 타원형으로 바뀌었죠.

    형태가 바뀌면서 달라진 건 역시 착용감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이어버드들은 귓속에 끼운 후 사용자가 이어버드 기둥을 볼 쪽으로 돌려서 최적의 위치를 찾게끔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정확한 지점을 찾지 못하면 앞뒤로 왔다갔다 하면서 헤매게 되죠. 반면 UT90S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귓속에 넣을 때 자동으로 최적의 위치를 찾아가는 느낌을 줍니다. 전작과 다른 점은 볼 쪽으로 돌렸을 때 기둥 부분이 이주에 딱 걸리게끔 제작되어 있어서 이동 반경이 아주 좁고, 그만큼 아주 신속하게 최적의 위치를 찾을 수 있다는 거죠.

    아울러 고정감과 차폐력 역시 향상되었습니다. 전작의 경우 귓구멍 입구만 적당히 차단될 정도로 짧은 노즐 길이로 인해 압박감이 없고 편안한 대신 차음 측면에서는 타사 제품 대비 조금은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었는데요, UT90S는 짧은 노즐의 이점은 그대로 가져가면서 형태에 변화를 줌으로써 보다 견고한 고정감과 확연하게 향상된 차음 성능을 보여주었습니다.

    UT90S만의 또 다른 특이점 중 하나는 이어젤을 안정감 있게 고정해주는 구조입니다. 최상단의 지름이 더 넓은 버섯갓 형태의 노즐은 이어젤이 쉽사리 빠지지 않게 해주고, 노즐 좌우로 돌출된 턱과 이어젤에 파여져 있는 사각 홈은 이어젤이 돌아가는 걸 방지해주죠. 이러한 구조는 3세대부터 이어져온 것으로, UT90S를 쓰면서 이어젤의 각도가 틀어지거나 이어버드를 빼면서 이어젤이 분리될 일은 웬만해서는 없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참고로 UT90S는 IPX4등급의 생활방수를 지원하고, 이어젤은 무독성, 저자극 메디컬 그레이드 실리콘 소재로 염증이나 알러지로부터 비교적 안전하다고 하는데요, 여기에 더해 앞서 언급한 자동 살균 케이스, 귀지가 묻어나거나 외이도염 및 중이염이 발생할 염려가 적은 짧은 노즐 길이까지 위생 측면에서는 그 어떤 제품보다 세심하게 신경 썼다고 보여집니다.

    내부로 들어가보면 스피커 유닛의 진동판으로 9.8Φ의 그래핀(Graphene)이 채택되었습니다. 그래핀은 탄소의 동소체 중 하나로, 구리 대비 100배 이상의 전도성, 실리콘 대비 100배 이상의 전자 이동 속도, 강철 대비 200배 이상의 강도, 다이아몬드 대비 2배 이상의 열전도성, 탁월한 탄성 등으로 ‘꿈의 나노물질’이라 불리우는 차세대 신소재죠. 특히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그래핀의 강도와 탄성은 스피커 진동판의 무게와 두께를 최소화할 수 있게 해주는데요, 그만큼 투명하고 섬세한 소리 표현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오디오 산업에서도 초고가의 하이엔드 스피커 제조사들에게 각광받고 있죠. 그 결과는 사운드 부분에서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블루투스가 없어도 괜찮아”
    Plug & Wireless 기능

    무선 이어버드는 기본적으로 블루투스를 통해 음성 신호를 데이터의 형태로 입력 받습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와 연결해서 사용할 때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지만, 데스크탑, TV, 게임기, 비행기 기내 스크린, 런닝머신 등 블루투스를 지원하지 않는 디바이스와는 사용할 수 없죠. 하지만 UT90S라면 가능합니다. 플러그 앤 와이어리스 기능이 있으니까요. 사용 방법은 간단합니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USB C to C 혹은 USB C to Aux 케이블로 해당 디바이스와 충전 케이스를 연결하고 케이스 좌측에 위치한 토글 스위치를 유선 방향으로 바꿔주면 끝이죠. 여기에 더해 3세대부터는 USB 연결에 한해 말하기 기능이 추가되었습니다. 덕분에 온라인 게임 시 헤드셋처럼 이용하거나 줌(Zoom)과 같은 화상 회의 용으로 활용이 가능해졌죠.

    여기에 멀티포인트를 곁들이면 이 기능은 사용하기에 따라 활용도가 굉장히 높아집니다.

    예를 들면 개인적으로 맥과 윈도우PC(블루투스 없음)를 병행해서 사용중인데요. 맥과는 블루투스로, 윈도우PC와는 USB로 케이스를 연결해 놓으면 소리가 나오는 쪽으로 자동전환(멀티포인트)이 되기 때문에 이 이어버드 하나로 컴퓨터 2대의 음향기기 역할까지도 한방에 해결할 수가 있게 됩니다. 

    여기에 추가로 주목할만한 점은 하나 더 있습니다. PS5의 경우 공식지원 제품 외에는 블루투스로 사운드를 빼기가 굉장히 어렵죠. 이 UT90S는 물론이고 심지어 같은 소니의 WF-1000시리즈도 블루투스 연결을 거부합니다. 그런데 PS5 본체에 이 UT90S의 케이스를 USB케이블로 연결하면 ‘USB 헤드셋’으로 인식되고 UT90S로 게임 사운드를 들을 수 있게 됩니다. 마이크도 되구요.

    다른 기능이 워낙 많아 이 ‘플러그&와이어리스’ 기능은 살짝 묻히는 느낌마저 드는데요, 본인의 용도에 맞을 경우 위의 사례와 같이 굉장히 매력적인 기능이 될 수 있겠습니다.


    상세하고 직관적인
    LG TONE Free 앱

    UT90S의 다양한 기능들은 전용 ‘LG TONE Free 앱(이하 톤프리 앱)’을 통해 모두 제어할 수 있습니다. UT90S가 구글 플레이와 애플 MFi(Made for iPhone) 인증을 모두 획득한 만큼, 톤프리 앱은 안드로이드(Android) 버전 7.0, iOS 13.0 이상 버전이라면 문제없이 다운받을 수 있는데요, 제품 박스 상단의 QR코드를 통해서 들어가거나 앱스토어에서 ‘LG’로 검색하면 금방 찾을 수 있습니다.

    톤프리 앱은 상당히 직관적인 데다가 매우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최상단부터 살펴보면, 제품의 배터리 잔량이 아이콘과 수치로 표기되고 그 아래로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메뉴가 이루어져 있죠.

    1. 사용 설명서
    2. 주변 소리 제어
    3. 이퀄라이저
    4. 터치 기능
    5. 멀티포인트 & 멀티페어링 (Multi-Point & Multi-Pairing)
    6. 기타 설정
    7. 톤 프리 랩 (TONE Free LAB)
    8. 내 무선 이어버드 찾기
    9.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이 중 자주 사용할 만한 기능들은 2, 3, 5항 정도로 요약할 수 있는데요, 순서대로 한 번 살펴볼까요?

    # 주변 소리 제어

    먼저 2. 주변 소리 제어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노이즈 캔슬링 기능입니다. ‘노이즈 캔슬링’, ‘사용 안함’, ‘주변 소리 듣기’로 세 가지 옵션이 제공되며, 주변 소리 듣기는 주변 소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듣기 모드’와 대화 상대의 목소리를 증폭시켜주는 ‘대화 모드’로 나뉘어지죠. 모드 전환은 이어버드를 길게 터치하는 걸로도 가능한데요, 길 가다가 주변 소리를 듣고 싶거나 일하다가 누군가와 소통하고 싶을 때 유용하겠죠.

    UT90S의 노이즈 캔슬링이 특별한 이유는 2020년 9월, 퀄컴(Qualcomm)사가 개발한 적응형 액티브 노이즈 캔슬링(Adaptive ANC)이 적용되었기 때문입니다. 내부 마이크로 사람마다 제각기 다른 귓구멍 모양 때문에 발생하는 착용 상태 차이와 외부 소음을 실시간으로 감지하여 노이즈 캔슬링 성능을 최적화해주죠.

    전작의 경우, 짧은 노즐 길이로 인해 착용감이 편하고 청결하게 사용 가능한 대신, 타사 제품 대비 외부 소음이 더 잘 들렸고, 노이즈 캔슬링을 켰을 때도 외이도형 제품만큼 차단되는 느낌을 주지는 못했는데요, UT90S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노즐의 형태에 변화를 줌으로써 기본적으로 우수한 차폐력은 물론, 애플 및 소니와 비교해도 전혀 뒤쳐지지 않는 매우 수준 높은 노이즈 캔슬링 성능을 보여주었습니다.

    # 이퀄라이저

    다음으로 [3. 이퀄라이저]는 다음과 같이 일곱 가지의 음향모드를 제공합니다.

    • Immersive – 풍부한 공간감으로 몰입감을 높여주는 사운드
    • Natural – 녹음 당시의 원음을 가장 자연스럽게 살려주는 메리디안 오리지널 사운드
    • Bass Boost – 낮은 음역을 강화하여 통통 튀는 리듬감을 더 살려주는 모드
    • Treble Boost – 높은 음역을 살려주어 또렷하고 깔끔한 사운드
    • 3D Sound Stage – 영화, 스포츠 감상 시 입체적이고 몰입감 있는 소리를 재생합니다.
    • Dolby Virtual Head Tracking™ – 머리 방향을 추적하여 청취자가 콘서트장이나 극장에 있는 듯한 몰입감 제공
    • Dolby Virtual Sound – 고정된 방향 기준으로 공간감 있는 사운드 제공

    이 중 Natural 모드가 담백한 기본값이라면, Bass Boost는 저음역대, Treble Boost는 고음역대, Immersive는 전 대역의 오버톤, 3D Sound Stage는 음성 대역을 제외한 나머지 대역의 오버톤을 강화한 모드로 볼 수 있습니다.

    하단의 2개는 돌비 애트모스가 적용된 음향모드입니다. Dolby Virtual Sound는 돌비에서 블루투스 이어버드 전용으로 설계한 기술로 스테레오 사운드를 3차원적인 서라운드 음향으로 바꿔주고, Dolby Head Tracking™은 사용자의 머리 움직임에 따라 소리의 거리감과 방향을 조절해서 마치 무대나 장면 속 한 가운데 있는 것 같은 몰입감을 주죠.

    이 음향모드들은 돌비 애트모스 미지원 디바이스에서는 Virtual Head Tracking과 Virtual Sound 2개로 표기되는 반면, 지원 디바이스에서 돌비 애트모스 기능을 활성화하면 Virtual Sound에 해당하는 기능이 디바이스에서 동작하기 때문에 Dolby Head Tracking™ + Virtual Sound 1개만 표기됩니다.

    마지막으로 사용자 설정 1, 2는 주파수 대역을 취향껏 커스터마이징 후 프리셋으로 저장해 놓는 기능입니다.

    # 멀티포인트 & 멀티페어링

    [5. 멀티포인트 & 멀티페어링]은 UT90S만의 특장점 중 하나입니다. 멀티포인트는 2개의 디바이스를 동시에 연결하는 기술인데요, 예를 들어 태블릿과 스마트폰을 연결해놓은 상태에서 태블릿으로 넷플릭스를 보다가 스마트폰으로 전화가 걸려오거나 화장실에 가서 유투브를 틀면 자동으로 전환되죠. 멀티페어링은 자주 사용할 디바이스들을 지정해 놓으면 초기 페어링 과정 없이 블루투스를 바로 연결해주는 기능으로 최대 5대까지 저장 가능합니다.

    # 기타

    이어버드를 낀 상태로 전화를 받으면 상대방으로부터 “너 이어폰이야?” 하는 질문을 종종 받곤 합니다. 마이크에서 입까지의 거리가 먼 이어버드의 특성 상 물리적으로 목소리가 작게 들리는데다 주변 소음까지 같이 유입되기 때문이죠. 이런 이유로 통화 품질은 이어버드를 구매하는데 중요한 고려 사항이 되고, 제조사들 역시 통화 품질 향상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UT90S는 타사 제품 보다 월등한 모습을 보여주죠.

    그 이유는 먼저 마이크 구성에 있습니다. UT90S에는 좌우에 각각 4개의 마이크가 설치되어 있는데요, 기둥 부분의 메인 빔포밍(Beamforming) 마이크는 입으로부터 음성을 직접 수음하고, 상단 그릴 안에 위치한 서브 빔포밍 ANC 마이크는 외부 소음을 모니터링해서 줄여주며, 내부 ANC 마이크는 노즐 안 쪽에서 귀로 전달되는 소음을 감지해서 감쇠시킵니다. 마지막으로 골전도 보이스 픽업 유닛(Voice Pickup Unit, 이하 VPU)은 얼굴의 뼈와 근육을 통해 전달되는 소리를 감지해서 음성을 포착하죠.

    이러한 마이크 구성이 전작부터 이어져온 것이라면 UT90S에서 새롭게 개선된 사항도 있습니다. 먼저 통화 외부 소음을 감쇠시키기 위해 신호대 잡음비가 향상된 마이크가 적용되었고 4개의 마이크로 취합된 정보들은 소음환경에 따라 동작하는 신규 알고리즘이 음성과 소음을 분리합니다. 덕분에 UT90S는 더욱 깨끗하고 명료하게 목소리를 전달합니다.

    또한 UT90S는 사람들이 많고 시끌벅적한 곳에서도 통화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데요, 7. TONE Free LAB > ‘속삭이면서 말하기’ 기능을 활성화시키고 오른쪽 이어버드를 입 근처에 갖다 대면 주변 소음 걱정할 필요 없이 작은 목소리로도 선명하게 통화가 가능합니다.


    사운드

    전작인 UT90Q의 경우, 기본적으로 밸런스가 매우 고르고 중립적이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약간 롤오프된 초고음과 초저음으로 듣기 편한 청취감, 따스한 온도감, 부드러운 터치감, 둥글게 처리된 음촉, 몽글동글한 윤곽감, 기분 좋게 퍼지며 여운을 남기는 배음 등 메리디안의 손길이 느껴지는 사운드를 들려주었습니다. 짙고 강건하기 보다는 옅고 감미로우며, 음장형 보다는 음색형에 살짝 무게를 두고 있는 느낌이었죠.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담백 수수하고 편안하면서 섬세한 소리’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반면 UT90S가 들려주는 사운드는 사뭇 달랐습니다. 향상된 신호대 잡음비로 배경은 보다 적막해졌고, 기음 주변으로 보푸라기처럼 형성되던 배음이 줄어들면서 살집이 빠진 듯 기음의 윤곽이 보다 또렷해졌으며, 그로 인해 음과 음, 악기와 악기 사이의 여백이 살아나기 시작했죠. 성능을 평가하는 가장 주요 척도인 해상도와 다이내믹스 역시 향상되면서 기음의 채도가 보다 진하고 힘차며 명료하게 표현되었고요. 결과적으로 차분함 속에서 긴장감이 유발되면서 음악에 대한 집중도와 몰입도가 대폭 향상되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UT90S가 선명하고 단단하며 예리한 ‘쿨 앤 클리어’ 성향으로 탈바꿈한 것은 물론 아닙니다. 작은 입자가 촘촘하게 포진되어 자극성이 느껴지지 않는 곱고 매끄러운 질감과 날카롭지 않은 음촉, 따스하고 자연스러운 온도감에서 여전히 메리디안의 손길을 발견할 수 있죠. 지난 리뷰에서 전작인 UT90Q의 사운드를 LP에 비유했는데요, 거기에 빗대어 말하자면 UT90S는 CD나 음원이 아니라 레코딩 품질이 뛰어난 LP를 보다 높은 성능의 시스템으로 듣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 음향모드

    이러한 음색 변화와 음질 향상에 따라 각각의 음향모드도 그 느낌이 상당 부분 달라졌는데요, 먼저 Natural 모드의 경우, 전작이 애플의 에어팟(AirPods)에서 약간의 살집이 붙고 더 고우며 포근한 소릿결을 들려주었다면, UT90S는 에어팟보다 진하고 활기차며 명료한 느낌을 전달했습니다.

    Immersive 모드의 경우, 전작이 소니보다 담백하고 밀도가 낮고, 음상이 조밀해서 마이크로 다이내믹스와 섬세한 표현력에 강점을 보였다면, UT90S에서는 밀도가 높아지고 살집이 빠지면서 소니와 비슷한 정보량을 보다 작은 음상에 집중적으로 단단하게 채우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이 외에도 다른 음향모드들을 테스트하면서 느낀 점은 UT90S가 전작보다 정위감을 비롯한 공간 표현력이 월등하고, 그에 따라 음향모드간의 대비 역시 더욱 두드러진다는 것이었습니다.

    # Dolby Virtual Sound

    돌비 오디오 버추얼라이저를 가동하면 새로운 세상이 열립니다. 무대의 가로폭과 깊이가 확장되고 특히 Y축을 포함한 공간감이 대폭 향상되며 매크로 다이내믹스 폭 역시 넓어져서 모든 곡이 훨씬 입체적으로, 그리고 생동감있게 재현되죠. 비록 음상이 커지고 윤곽감이나 각 악기의 정위감은 미세하게 흐려진다는 단점은 있지만, 멀티 채널 스피커와 달리 이어버드는 직접 귀에 꽂을 만큼 작다는 특성 상 단점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을 뿐 아니라 실 대비 득이 워낙 크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Dolby Virtual Sound 모드의 만족도가 가장 컸고 여러분에게도 강추하고 싶습니다.

    아울러 돌비 애트모스 믹싱 음원의 경우, 각 음들이 듣도보도 못한 위치에서 자유롭게 뛰어노는 신기한 경험을 선사해줍니다. 전작인 UT90Q를 리뷰할 때만 해도 돌비 애트모스로 믹싱된 영화는 쉽게 찾을 수 있었던 반면, 음악이나 게임은 그리 많지 않았는데요, 현재는 BTS, 비욘세, 비틀즈, 빌리 아일리쉬, 아리아나 그란데, 에드 시런, 저스틴 비버, 퀸, 테일러 스위프트 등 수없이 많은 아티스트들의 음원들이 국내외 다양한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서비스되고 있으니 꼭 찾아서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돌비 애트모스 옵티마이저의 경우, 개인적으로 음악 감상 시에는 프리셋인 ‘보통’이 가장 자연스럽게 들렸습니다만, 음상이나 뉘앙스보다 현장감이 중시되는 영화나 게임을 할 때는 최대로 설정했을 때 빛을 발했습니다. 영화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Leonardo DiCaprio)와 제니퍼 로렌스(Jennifer Lawrence) 주연의 돈 룩 업(Don’t Look Up), 게임은 디아블로 IV로 테스트를 진행했는데요, 돌비 애트모스가 기본적으로 입체 음향 포맷인 만큼 아무래도 게임, 영화, 음악 순으로 그 장점이 잘 드러났습니다. 게임의 경우, 배틀필드(Battlefield)나 콜 오브 듀티(Call of Duty) 등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FPS게임에 헤드 트래킹을 적용해보지 못한 점이 계속 아쉬움으로 남을 정도였죠.


    마치며

    음반 산업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도래했습니다. 그 새로운 패러다임의 흐름에서 LG전자는 UT90시리즈로 헤드파이 진영의 선봉에 서 있죠. 따라서 UT90S를 ‘세계 최초의 돌비 애트모스 블루투스 이어버드’로 정체화하는 건 거역할 수 없는 필연일 겁니다. 기능적으로도 콘텐츠나 디바이스에 상관없이 돌비 버추얼라이저와 헤드 트래킹, 그리고 옵티마이저를 지원하는 이어버드는 현재도 LG만이 유일하고요.

    하지만 테스트를 거듭할수록 돌비 애트모스라는 틀을 씌우고 돌비 애트모스 전용 이어버드로만 상정하기에는 UT90S가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동 살균 케이스, 외이도까지 들어가지 않는 짧은 노즐, 생활방수, 메디컬 그레이드 실리콘 이어젤 등 그 어떤 제품보다 위생적인 설계, 스마트폰보다 더 큰 화면으로 영상을 보고 싶을 때 유용한 플러그 앤 와이어리스 기능, 직접 사용해보면 정말로 편리한 멀티 페어링 & 멀티포인트는 다른 제품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LG만의 독보적인 특징들이기 때문이죠. 게다가 4세대에 들어서면서 큰 폭으로 향상된 성능은 그 어떤 제품에도 뒤지지 않는 뛰어난 공간감과 몰입감을 선사하고요.

    한줄평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다양한 기능으로 편하게 듣고 깔끔하게 넣는 고음질 돌비 애트모스 이어버드”


    LG전자 톤 프리 UT90S

    장점단점
    • 세계 유일 컨텐츠, 디바이스와 관계없이 돌비 애트모스 지원(Dolby Virtual Sound)
    • UV살균기능, 위생적인 설계
    • 편안하고 잘 빠지지 않는 인체공학 디자인
    • 높은 차폐력과 최상위급 성능의 노이즈 캔슬링
    • 우수한 통화품질
    • 블루투스 미지원 디바이스와 연결 가능 (플러그앤 와이어리스)
    • 복수 디바이스 페어링(멀티페어링), 2개의 디바이스 동시 연결(멀티포인트)
    • 듣기 모드와 대화 모드 노이즈 캔슬링 자동 변환 미지원
    항목 별점
    디자인 / 기능
    사운드 성능
    사운드 매력
    총점

    written by 마누
    Photo by 이동훈


    제품사양

    통신, 연결성 블루투스® V5.4 / BLE, Google Fast Pair Service
    동작 시간 음악재생시간(ANC 사용 시) : 최대 9시간 (5시간) / 크레들 포함시 29시간(16시간)
    충전소요시간 이어버드 1시간, 충전케이스 2.5시간
    충전 무선충전, 고속충전
    디스플레이 LED (BT / Power on / Battery), UVnano LED
    색상 블랙, 화이트
    크기 (폭x길이x두께, mm) 이어버드 : 21.6 x 21.9 x 24.2 mm / 충전케이스 : 65.0 x 29.9 x 32.6 mm
    무게 (g) 이어버드 : 5.7 g / 크래들 : 43.0 g
    이어버드 타입 canal
    스피커 유닛 Dynamic / 9.8Φ (그래핀)
    음성 명령 구글 어시스턴트, Siri
    TONE Free App 지원 (안드로이드, iOS)
    생활방수 IPX4(이어버드)
    위생관리 UVnano(UV-C LED), 안심 실리콘 이어젤
    무드 라이팅 지원
    오디오 코덱 apt-X Adaptive, SBC, AAC
    사운드 기능 액티브 노이즈캔슬링, 주변소리듣기, 속삭이면서 말하기,
    EQ Meridian Sound Effect
    Meridian EQ
    LG EQ
    Customized EQ
    Dolby Atmos, 3D입체음향
    플러그&와이어리스 (블루투스 송신) 지원 (블루투스 송신 듣기 / 말하기 가능)
    마이크 4 EA (3 MIC + VPU)
    구성품 충전케이스, 이어버드, 충전케이블, 안심실리콘 이어젤, AUX(3.5Φ) to USB-C 케이블, 품질보증서
    제조사 LG전자
  • 에버솔로 DMP-A6, 스트리머의 개념을 바꾼 새로운 선수 등장

    에버솔로 DMP-A6, 스트리머의 개념을 바꾼 새로운 선수 등장

    에버솔로 DMP-A6

    네트워크 플레이어


    DMP-A6 프리뷰 영상

    정식리뷰에 앞서 DMP-A6의 기능과 사용법에 대한 프리뷰 영상입니다.


    지두 테크놀러지 (Zidoo Technology)

    에버솔로는 중국 선전에 위치한 ‘지두 테크놀로지(Zidoo Technology)’의 하이파이 브랜드다. 오디오 애호가들에게 지두라는 이름은 낯선 존재다. 이들은 과거 국내의 티빅스처럼 비디오 재생 위주의 미디어 플레이어를 제작해 온 스타트업으로 지난 10년 동안 블루레이 소스를 시작으로 4K, 돌비 비전, 돌비 애트모스 그리고 mp4, avi, mkv 등의 각종 파일 컨테이너 지원 뿐만 아니라 최신의 AV1 코덱 디코딩에 이르기까지, 과거 오포의 블루레이 플레이어 역할을 완벽히 대체하며 이 분야의 세계적 업체가 되었다.

    몇 년 전부터는 이런 미디어 플레이어에 ROON READY 기능과 SACD 음원 재생 기능까지 더하며 오디오 기능 또한 상당한 수준으로 올려 놓았다. 하지만, 비디오 기기라는 인식과 오디오 시장에서의 인지도 문제로 기능, 성능 그리고 실력에 비해 하이파이 시장에서는 알려지지 못했다. 그래서 비디오가 아닌 순수 하이파이 설계의 별도 제품군을 백지 상태에서 새로 설계하고 유럽의 오디오 업체와 설계 및 튜닝의 협업을 시작하면서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었다. 그렇게 시작된 에버솔로는 지두 테크놀로지의 미디어 플레이어와는 완전히 다른, 순수 하이파이 네트워크 플레이어이자 고성능 DAC로 완성되었다.

    안드로이드로 설계한 비트퍼펙트 하이파이 OS

    에버솔로가 네트워크 오디오 시장의 판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로 불리우는 이유는 바로 OS와 스트리밍 모듈에 있다. 에버솔로는 기존 네트워크 플레이어들과 같은 리눅스나 윈도우가 아닌 안드로이드를 OS로 채택했다. 오래전부터 미디어 플레이어들을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개발해 온 전력이 있기에, 자체적으로 안드로이드 OS를 필요에 맞게 변형시키고 최적화시키는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에서 독보적인 실력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에버솔로의 OS는 안드로이드의 거의 최신 버전인 안드로이드 11을 기반으로 오디오적인 성능에 맞게 트위킹하여 최적화된 OS를 만들었다. 오디오용 OS로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오디오 원본 데이터를 비트하나 건드리지 않고 DAC로 보내거나 디지털 출력으로 내보내는 비트퍼펙트 출력을 안드로이드에서 완벽히 구현해냈다.

    PC-FI를 해 본 사람이라면 WASAPI 또는 ASIO 같은 오디오 드라이버나 설정을 기억할 것이다. 이런 드라이버들은 OS가 지닌 오디오 처리 과정을 바이패스하여 플레이어에서 재생한 오디오 파일 원본 데이터를 가감없이 그대로 외부 DAC 또는 오디오 장치로 보내는 원본 출력 기능이다. OS의 오디오 믹서 같은 소프트웨어가 중간에서 샘플레이트를 바꾸고 플레이어와 DAC 사이에서 볼륨 조정으로 음원을 변형시키거나 딜레이나 버퍼링으로 지터를 야기하는 문제를 없애기 위해 아예 OS의 통제를 벗어난 오디오 전용 출력 경로를 만드는 것이다.

    에버솔로의 오디오용 안드로이드 OS는 이런 오디오 재생 및 원본 유지 그리고 딜레이 없는 직접적인 DAC 또는 디지털 출력이 구현되어 있다. 에버솔로는 이를 ‘EOS(Eversolo Original Sample rate) 오디오 엔진’라 부른다. EOS 오디오 엔진은 안드로이드 OS의 오디오 처리를 완전히 바이패스하여 스트리밍이나 파일 재생 소프트웨어들이 다이렉트로 DAC 또는 디지털 출력을 사용하도록 해준다. 소위 ‘비트퍼펙트’라 부르는 오디오 전용 출력 통로를 설계하여, 기존의 OS로 인한 데이터 변형, 중간 딜레이로 인한 지터 등의 문제없이 퓨어 오디오 데이터 재생을 소프트웨어적으로 구현한 것이다.

    네트워크 플레이어의 판도를 뒤집는 게임체인저, ‘사이드로딩’

    사이드 로딩? 뜬금없는 용어가 등장했다. 아는 사람들을 알겠지만 아마 모르는 분들이 훨씬 많을 것이다. 안드로이드나 iOS를 사용하면 대개 구글 플레이 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에서 앱을 설치하게 되어있다. 이와 달리 USB 메모리나 개인 클라우드 등을 통해 앱을 복사하여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설치할 수도 있다. 앱스토어 없이 앱을 설치하는 방식을 대개 ‘사이드로딩(Sideloading)’이라 부른다. 특히 안드로이드는 OS 자체가 사이드로딩을 지원한다. 즉, 원하는 앱을 파일 형태로 복사하여 갤럭시 폰이나 갤럭시 탭 같은 기기에 직접 설치가 가능하다.

    에버솔로의 DMP-A6는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여 사용자가 직접 플레이어에 앱을 설치할 수 있다. 그 정도로 무슨 게임체인저냐고 할 수도 있지만 사이드로딩이야말로 만만치 않은, 정말로 막강한 무기이자 기능이다. 지금까지 모든 네트워크 플레이어들은 사용자의 선택권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제조사가 지원해주는 기능만을 쓸 수 있었고, 제조사가 펌웨어 업데이트로 새 기능을 제공해주어야만 업그레이드가 가능했다. 하지만 제조사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없으면 플레이어는 구형 제품으로 전락하고 쓰임새도 떨어져 더 이상 사용하기란 쉽지 않았다.

    이와 달리 에버솔로의 DMP-A6는 앱의 설치가 가능하여, 자신이 원하는 앱(서비스)를 직접 플레이어에 설치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애플 뮤직이다. 현재 전 세계 네트워크 플레이어들 중 애플 뮤직을 Airplay가 아닌 네이티브 재생으로 애플 뮤직의 192kHz/24bit 고해상도 음원을 제대로 재생할 수 있는 네트워크 플레이어는 없었다. 하지만 에버솔로의 DMP-A6는 업계 최초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직접 애플 뮤직의 안드로이드 앱을 DMP-A6에 설치하면 애플 뮤직의 모든 고해상도 음원들을 고해상도 원본 그대로 재생할 수 있다.

    애플 뮤직 뿐만이 아니다. 국내 오디오 애호가들이 겪은 가장 많은 아쉬움은 멜론, 지니, 벅스 같은 국내 스트리밍 또한 네트워크 플레이어에서 직접 듣기란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이들 서비스의 네트워크 플레이어 재생이 불가능은 아니지만 많은 호환성과 안정성의 문제가 비일비재하여 제대로 쓰기란 쉽지 않았다.

    DMP-A6는 이런 국내 스트리밍 재생의 문제점도 한 방에 해결해 준다. DMP-A6에 멜론, 지니 또는 벅스의 안드로이드 앱을 설치하기만 하면 곧바로 이들 스트리밍이 제공하는 방대한 가요 음원들과 무손실, 고해상도 음원들을 원본 그대로 네이티브 재생이 가능해진다. 굳이 네트워크 플레이어 제조사가 따로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 재생 기능을 개발해주지 않아도 소비자가 자신의 니즈에 따라 원하는 스트리밍 앱을 깔고 나만의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만들면 되는 것이다.

    ※ 앱 설치 방법은 프리뷰 영상 참고

    타이달, 코부즈, 아마존 뮤직 그리고 HIGHRES AUDIO

    사용자가 직접 앱을 설치할 수도 있지만 에버솔로는 타이달, 코부즈, 아마존 뮤직 그리고 유럽의 고해상도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인 HIGHRES AUDIO 등의 플레이어 기능을 DMP-A6에 기본적으로 탑재시켰다. 대개 기존 네트워크 플레이어들은 플레이어의 전용 앱 내에서 타이달, 코부즈 같은 스트리밍을 들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문제는 그런 플레이어 전용 앱 내에서의 타이달, 코부즈는 사용하기가 대단히 불편하다. 인터페이스 자체가 오리지널 타이달, 코부즈 앱과는 거리가 먼, 오디오 제조사가 만든 허접한 인터페이스와 텍스트 기반의 메뉴 구성이라서 한 번 써보고 나면 다시는 쓰고 싶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에버솔로는 자체 개발 앱 ‘에버솔로 컨트롤러’에 타이달, 코부즈의 오리지널 앱 못지 않은 빠릿하고 쾌적한 UI를 가지고 있다. 만약 오리지널 타이달 앱을 사용하고 싶은 경우에는 Tidal Connect로 연결하면 된다.

    다양한 네트워크 재생 프로토콜의 지원

    DMP-A6는 사이드로딩을 통한 사용자의 직접 앱 설치 외에도 기존 네트워크플레이어들 처럼 다양한 네트워크 오디오 재생 프로토콜역시 지원한다. 가장 기본인 DLNA UPnP와 ROON READY를 시작으로 타이달 전용 재생 기능인 TIDAL CONNECT, 스포티파이의 Spotify Connect 를 기본 지원하며 Airplay도 가능하여 iOS 기기들의 오디오로 사용할 수도 있다.

    공식적인 발표에는 없지만 추후 등장할 코부즈용 프로토콜인 Qobuz Connect 도 대응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외에도 블루투스 오디오 기능을 통한 무선 오디오 재생이 가능하며, 블루투스 코덱 또한 SBC, AAC 뿐만 아니라 aptX HD와 LDAC 같은 고해상도 코덱까지 지원한다.

    에버솔로 전용 앱, 터치스크린

    재생 기능 만큼이나 놀라운 점은 에버솔로 DMP-A6의 인터페이스다. 앞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자체 전용 앱인 에버솔로 컨트롤러는 상당한 수준의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모든 입력과 출력들은 단자마다 각각 자기의 기능들을 일일이 설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날로그 XLR 이나 RCA 출력을 선택하면 DAC의 디지털 필터를 설정할 수 있고, 광/동축 디지털 출력을 선택하면 DSD의 PCM 변환 출력 또는 DoP 출력 선택 및 MQA 디코딩 출력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매우 직관적인 사용을 그래픽적으로 쉽고 편리하게 선택할 수 있다.

    모든 기능의 동작 및 설정은 에버솔로 컨트롤러 앱으로 할 수 있지만, 동일한 메뉴를 기기 전면 디스플레이로도 똑같이 설정할 수 있다. DMP-A6의 전면 디스플레이는 6인치 터치스크린으로 앱과 거의 동일한 메뉴 구성을 제공하며, 모든 기능들을 직접 디스플레이를 터치하여 설정하고 조정할 수 있다. 스마트폰과 다를 바 없는 직관적인 사용은 기존의 네트워크 플레이어들과는 차원이 다른 기기 조작의 체험을 선사한다. 앱이나 설정 및 부가 기능에 대해서는 아마 따로 다루어야 할 정도로 내용이 많다.

    SACD.ISO 와 APE 등의 방대한 파일 포맷 디코딩

    에버솔로 DMP-A6에서 또 한 가지 주목할만한 점은 파일 디코딩 기능인데, SACD.ISO 파일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이미 토렌트나 다양한 다운로드 경로를 통해 엄청나게 많은 SACD 리핑 파일들이 공유되고 있다. 특히 그 중에서도 SACD 원본 이미지인 SACD.ISO 파일은 SACD를 통째로 저장하여 2채널 스테레오에서 DSD 멀티채널까지 모두 담겨있다.

    지금까지는 이 SACD 원본을 들으려면 컴퓨터에서 일일이 트랙 단위로 개개의 dsf 파일로 분리해야만 네트워크 플레이어에서 재생이 가능했다. 하지만 DMP-A6는 그럴 필요가 없다. 원본 SACD.ISO 파일을 DMP-A6의 내부 저장소나 외부 USB 메모리에 저장하여 연결해주면 마치 SACD 플레이어에 SACD를 넣은 듯이 DMP-A6는 SACD 원본 디스크 그대로 재생해준다. 그것도 2채널 스테레오와 멀티채널을 골라서 들을 수 있고, 디스크 로딩 및 트랙 변경도 SACD 플레이어의 재생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고 정확하다.

    이렇게 재생한 SACD의 DSD 음원은 자체 DAC에서는 DSD 디코딩으로, 디지털 출력은 DoP 또는 PCM 변환 출력이 가능하다. 심지어 HDMI 출력을 통해 SACD의 DSD 멀티채널 출력까지 제공된다. 데논/마란츠의 리시버에 연결하여 재생해보니 실제로 DSD Direct 모드로 DSD 5.1채널 재생이 완벽하게 이루어졌다.

    SACD 음원 뿐만 아니라 MQA 음원의 풀 디코딩 기능도 제공되며 심지어 타이달에서 다운로드한 mp4 확장자의 돌비 애트모스 음원 파일까지도 자체 디코딩을 통해 PCM 5.1 채널 출력으로 멀티채널 재생을 완벽하게 구현해주었다. 이 외에도 지금은 많이 사용하지 않지만 몽키 오디오의 APE 파일들도 기본 재생을 제공한다. FLAC 및 FLAC 멀티채널 재생은 두 말이 필요없다. 포맷들의 재생 상한선은 DSD는 DSD512(22.5MHz)까지, PCM은 768kHz/32bit 까지 재생이 가능하다. 물론 이런 현존 스펙 최대치의 재생은 사용된 DAC 칩의 성능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가격대를 훌쩍 뛰어넘는 물량 투입형 회로 설계

    DAC는 ESS의 ES9038Q2M 칩을 사용했다. 2채널 사양의 이 칩을 채널당 1개씩 사용하여 좌/우 채널을 물리적으로 분리하고, 각 채널은 DAC에서부터 최종 아날로그 출력까지 풀 밸런스드 모드로 완성되었다.

    염가에 가까운 가격이지만 고급 DAC 칩과 함께 아날로그 부품들도 비마, 니치콘, 오므론, 무라타 등의 유명한 오디오용 부품 업체들의 고급 부품들을 투입하여 가격대 이상의 성능을 얻고자 노력했다. 실제 설계나 사운드 튜닝도 자체 엔지니어보다 외부의 오랜 오디오 설계 경력의 엔지니어들을 섭외하여 오디오적인 설계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하는데 이는 음질이나 스펙에 고스란히 묻어나온다. 실제 측정 수치를 보면 S/N 비는 128dB이며, THD+N는 -120dB(0.00009%)에 이른다. 이 가격대의 제품으로도 이제는 이런 강력한 스펙은 기본적으로 나오는 시대가 된 듯 하다.

    DAC 뿐만이 아니다. 다양하게 제공되는 입출력 중에는 블루투스와 USB Audio 기능을 빼놓을 수 없다. 먼저 USB는 XMOS의 DSP 중 가장 최신예 3세대에 속하는 XMOS 316 프로세서를 도입하여 USB 오디오 입출력에서 최대 DSD512 와 PCM 768kHz/32bit 사양을 재생할 수 있고, MQA 풀 디코딩도 제공하게 되었다. 일반 광, 동축 디지털 입출력 또한 PCM은 192kHz/24bit를, DSD는 DSD64까지 재생해준다.

    하이파이에서는 다소 반기지는 않는 포맷이지만 블루투스 오디오 또한 제공되는데, 블루투스 인터페이스도 퀄컴의 QCC5125 칩셋을 사용하여 SBC나 AAC 뿐만 아니라 aptX HD 와 LDAC 같은 무손실 CD 퀄리티 이상의 고해상도 음원 재생까지 재생할 수 있다.

    MQA 음원의 본진과도 같았던 타이달이 코부즈처럼 고해상도 FLAC으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예전보다는 관심이 다소 떨어졌지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MQA 디코딩 기능도 풀 디코더를 설계하여 스트리밍 재생이 아닌 광, 동축 같은 디지털 입력과 USB 오디오 입력에서도 MQA 디코딩이 완벽하게 이루어진다.

    전원부는 자체 설계한 저노이즈 사양의 스위칭 모드 전원부를 사용하고 있는데, 기본은 12V DC 출력과 소량의 -12V DC의 전류 출력을 제공한다. 100kHz에서 5MHz 대역의 전원 노이즈를 제거하여 스위칭 전원이지만 오디오 사양으로 충분히 뛰어난 전원 설계라는 것이 제조사의 설명이다.

    USB 단자는 USB 오디오 출력과 USB 오디오 입력 그리고 외장 하드 같은 USB 스토리지 연결을 위한 저장 장치 연결용 USB 입력을 모두 각각 분리하여 3개의 USB 단자를 용도에 맞게 사용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다만, USB 입력 단자는 오디오 기기에서는 일반적인 USB-B 타입 단자가 아닌 스마트폰에 친숙한 USB-C 타입 단자로 제공된다는 점은 호불호가 갈릴 듯하다.

    사운드 퀄리티

    테스트에는 리바이벌 오디오의 아탈란테 3 북쉘프 스피커와 오디아 플라이트의 FL Three S 인티앰프를 사용했으며 음원은 주로 타이달의 CD급 이상의 음원들을 재생해 보았다. 

    전체 사운드적인 개성은 쿨 앤 클리어이다. 깨끗하고 명료하게 떨어지는 현대적 사운드의 표본이라 할 만하다. 예전 같으면 수 백 만원 대의 중급 기기에서나 가능할 법한 수준의 해상도, 디테일 그리고 심도가 느껴지는 사운드스테이지 같은 요소들이 불과 100만원대의 제품에서 가뿐하게 그려낸다.

    보컬은 매우 또렷하고 중심이 안정적으로 잡혀있으며 소리가 산만하거나 날리는 모양새를 드러내지도 않는다. 적당한 정보량과 하이엔드 수준은 아니지만 꽤나 밀도있는 음으로 재즈 보컬이나 팝 음악 같은 재생에서도 가성비 높은 성능을 제대로 체감하게 만든다. 딱히 장르를 가린다거나 특정 음악 위주의 녹음에서 장점을 보이기 보다 올라운드적으로 평균 이상의 성능을 보여준다.

    그런 면에서 보면 DMP-A6 보다 좀 더 유려한 색채를 자랑하거나 좀 더 풍부한 저음 내거나 또는 좀 더 스케일이 큰 소리를 내는 제품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격적으로 최소 2-3배 이상의 가격으로 올라가야하고, DMP-A6 처럼 전반적인 장르에서 평균점 이상의 성능을 내지는 못할 것이다. 이 가격에 이런 성능이라니… 격세지감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코플랜드의 ‘보통 사람을 위한 팡파레’를 들어보면 녹음이 자랑하는 깊은 초저역의 그란카사의 타격이 아주 선명하고 임팩트하게 재현된다. 아탈란테 3는 북쉘프 스피커지만 꽤나 깊이있는 저음과 스케일있는 무대를 거침없이 보여준다. 높은 해상도와 투명도 그리고 힘과 다이내믹에서 거침이 없는 오디아 플라이트 FL Three S의 성능이 DMP-A6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하나도 숨김없이 모두 보여주는 듯 하다. 약간의 아쉬움이라면 저음의 깊이감에서 ‘조금 더’를 요구하고 싶지만 다시 가격을 생각하면 10배 가격의 기기에서나 나올 법한 저음을 기대하는 것은 욕심일 뿐이다.

    정확한 타이밍과 임팩트한 타격감으로 리듬을 살리는 능력이 꽤나 훌륭한데, 이를 라이브 재즈로 옮겨 놓으면 베이스 기타 연주에서도 그 장점이 빛을 발한다. 마커스 밀러의 ‘Trip Trap’ 같은 곡을 들으면 소리의 엉김이 하나도 없이 기타의 리듬감이 명쾌하게 살아나며 밴드의 여러 악기들이 쏟아져도 소리가 함몰되거나 가운데로 몰리는 현상 없이 안정적인 무대 분위기를 그대로 유지한다. 아탈란테 3의 성능도 한 몫을 하기도 했겠지만 확실히 소스의 가격을 고려하면 수준급의 음 분리도와 선예도가 느껴진다.

    대편성이나 저음의 리듬 보다는 훨신 단순한 보컬을 들어보면 장점은 더욱 잘 살아난다. 라드카 톤네프의 ‘The Moon is a harsh mistress’는 얇은 선의 여성 보컬의 톤을 지나치게 얇고 밝은 톤으로 넘어가지 않고 적정선의 밝기와 가는 톤을 유지하며 명료도를 살리는 것이 요구되는 녹음이다. 대개 중저가 기기들의 지나친 해상력 위주의 튜닝은 너무 밝거나 너무 까칠한 톤으로 변질되기 쉬운데 DMP-A6는 그런 단점을 드러내지 않고 보컬 특유의 맑고 선명한 그러면서도 떨림과 울림이 잘 그려지는 톤을 무리없이 소화해주었다.

    몇 배나 비싼 중급 하이파이 기기에 비해서 크게 밀리지 않지만 확실히 기름지거나 중역의 두터운 색채감을 더하는 톤은 아니다. 오히려 그런 면에서 아탈란테 3와의 조합이 매우 이상적인 톤 배합으로 안정적인 보컬 톤을 유지해준 것으로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네마냐 라둘로비치가 연주한 파가니니의 소나타를 들어보면 확실히 바이올린의 톤에서도 그런 선예도와 명료함 그리고 바이올린 특유의 온도감이 살아있는 현악기의 질감을 또렷하게 느낄 수 있었다. 피아노의 타건이나 바이올린의 보잉에서 느껴지는 아날로그적인 톤이나 어쿠스틱한 녹음의 분위기는 잘 살아있었고 경직되거나 딱딱함이 거의 없는 자연스러운 소리를 내주는 점은 인상적인 부분이다.

    SACD의 DSD 멀티채널 사운드

    에버솔로의 DMP-A6를 리뷰하면서 의외로 가장 주목하게 된 건 멀티채널 재생 능력이었다. DMP-A6는 지금까지의 네트워크 플레이어들과 다르게 HDMI 로 DSD 5.1채널 출력을 내준다. HDMI ARC 같은 기능이 아니라 SACD ISO 파일에서 DSD 멀티채널 출력을 네이티브 DSD 5.1 출력으로 뽑아내준다. 사실 SACD 초장기 시절에 몇 차례 듣다가 접었던 이 멀티채널 DSD 재생을 무슨 생각에 넣었을까하는 우려 섞인 시선으로 봤지만 몇 곡을 듣고 나서는 생각이 뒤집혔다. 차원이 다른 사운드의 시작이었다.

    테스트에는 다소 구형인 데논의 AVR-X7200WA를 준비하고 전면에는 아탈란테 5를 메인으로 하고, 서라운드에는 아탈란테 3를 배치했다. 센터는 팬텀 이미지로 셋팅하고 우퍼는 제외했다. 텔락에서 나온 포포프의 교향곡 1번 중 3악장 피날레를 들었다. SACD ISO 파일을 누르자마자 SACD 플레이어들과 같은 로딩 없이 1초 만에 바로 재생이 시작되었다. 5.1채널로 나오는 런던 심포니의 연주는 그들의 본거지인 런던 바비칸 센터로 옮겨 놓은 듯한 홀의 입체감과 분위기로, 스테레오와는 비교할 수 없는 스케일과 공간감을 안겨준다. 불과 몇 백 만원의 리시버가 수 천 만원이 넘는 앰프나 하이엔드 스피커의 사운드스테이지 같은 것을 한 방에 날려버렸다. 게다가 이 모든 것을 진두 지휘하는 소스 기기인 DMP-A6의 100만원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이것이야 말로 오디오의 신세계다!

    SACD ISO의 DSD 멀티채널 재생은 추후 별도의 리뷰로 따로 업데이트를 할 예정이다. 모든 것을 잊고 이 점 하나 만으로도 에버솔로의 DMP-A6는 모든 오디오파일의 필수품이라 생각된다. 하이엔드나 미드파이, 입문기 같은 등급적인 이야기를 떠나 오디오파일이라면 이 DMP-A6의 DSD 멀티채널 사운드는 절대로 빼먹어서는 안될 오디오의 새로운 영역이다.

    정리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일주일 정도 테스트해 본 DMP-A6는 기기 자체의 리뷰를 떠나 많은 것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 시간이었다.  100만원 초중반대의 높은 가성비는 차치하고, 소스 기기의 대한 생각을 새롭게 정립시켜주는 기기가 등장했다는 의미에서다. 어떤 기기의 카피라거나 염가의 다기능 중국제 플레이어 정도의 느낌이었던 첫인상은 리뷰를 마친 후에는 거의 잊혀져 버렸다. 사용자가 직접 앱을 선택하고 원하는 스트리밍 서비스나 기능을 기기에 구현하여 내 스스로 커스터마이징하는 네트워크 플레이어의 시대가 온 것이다. 

    이제 오디오 입문자, 또는 네트워크 플레이어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분들도 DMP-A6 하나만 있으면 어떤 스트리밍이 무슨 프로토콜을 지원하느니 마니 하는 조건으로 플레이어를 찾을 필요가 없어졌다. 또한 가장 큰 갈증이었던 가요와 국내 스트리밍서비스들까지 네이티브 재생을 커버한다.

    여기에 지금까지 수면아래서 잠을 자던 SACD 속의 숨겨진 엄청난 포텐셜인 DSD 멀티채널을 하이파이 영역으로 끌고 나왔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DMP-A6의 특징들 중 가장 주목할만한 기능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추후 업데이트로 다시 다루고자 한다.

    아마도 에버솔로의 DMP-A6는 여러 매체에서 올해의 제품으로 꼽힐 듯 하다. 단지 저렴한 가격으로 엔트리 입문자들에게 추천하는 수준이 아닌 애호가들 대부분 흥미로워 할 만한 플레이어이자 오디오파일들을 위한 재미있는 장난감이다. 특히 SACD의 DSD 멀티채널 플레이에 관심이 있다면 필히 경험을 해보시길 권한다. 앞으로 네트워크 오디오 시장의 판을 바꾸게 될 선수의 화려한 등장이다.

    제품사양

  • 레전드 네임 사운드의 부활, 네임 Nait 50

    레전드 네임 사운드의 부활, 네임 Nait 50

    Nait 50, 레전드 앰프의 부활

    흔히 역대 레전드 앰프를 꼽게 되면 거의 빼놓지 않고 들어가는 제품이 있다. 예를 들어 매킨토시 MC275, 마크레빈슨 ML-2, 크렐 KSA-100, 마란츠 Model 9, 콘래드존슨 Premier One, NAD 3020, 미션 Cyrus One 등이다. 이러한 리스트에 빠질 수 없는 제품이 하나 있다. 바로 영국 네임(Naim)의 인티앰프 Nait 1이다.

    하프 사이즈에 출력이 8옴에서 13W에 불과했던 Nait 1은 1983년 출시되자마자 돌풍을 일으켰다. 소리와 디자인이 말도 안되게 좋았던 것이다. 중역대가 식욕이 돌 만큼 매력적이다, 사운드스테이지가 비할 데 없이 견고하다, 네임의 출력은 숫자에 불과하다, 이러한 네임 앰프에 대한 상찬은 Nait 1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서리(범퍼) 마감을 크롬 처리한 디자인 역시 특별했다.

    하지만 어느샌가 Nait 1은 잊혀졌다. 이후 등장한 Nait 2, Nait 3, Nait 5, Nait XS, Supernait 같은 후계기들이 착실하게 세를 넓혀간 탓도 있지만, 1990년대, 2000년대 들어 프리앰프, 파워앰프, 분리형 앰프가 오디오 업계 전반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영향이 더 컸다. 이런 와중에 Nait 1 같은 하프 사이즈에 출력까지 낮은 솔리드 인티앰프는 그냥 ‘좋았던 시절’의 추억 쯤으로 취급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올해 5월, 네임이 놀라운 발표를 했다. 자신들의 설립 50주년 기념작으로 Nait 1을 오마주한 Nait 50을 선보인다는 것이었다. 공개된 사진을 보니 외관이 Nait 1의 판박이나 다름없었다. 내부 회로나 부품, 기술 등은 최신 네임 앰프로부터 가져왔지만, 기본적인 증폭방식이나 인터페이스, 출력은 오리지널 Nait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특히 출력을 8옴에서 25W로 묶은 것, 전면 섀시 가장자리 마감을 크롬으로 한 것은 대놓고 1980년대 오리지널 Nait에 빙의했다는 명백한 증거였다. DIN 단자에 대한 고집도 여전했다.

    네임 팬들은 쌍수를 들어 환영했다. 특히 크롬 범퍼 마감에 노브(볼륨)가 왼쪽에 하나밖에 없었던 오리지널 Nait 1에 대한 향수가 컸던 올드 팬들이 열광했다. 올리브 범퍼 마감의 Nait 2도 열혈 팬이 많고 소리도 더 뛰어나다는 평가도 있지만 역시 오리지널리티에서는 Nait 1을 앞설 모델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른 곳도 아닌 네임이 직접, 그것도 수십년만에 Nait 1의 몸을 빌린 Nait 50을 내놓았으니 뉴스도 이런 빅뉴스가 없었다.

    Nait 인티앰프 연보

    Julian Vereker

    Nait 50에 대한 본격 탐구에 앞서 네임 인티앰프 Nait 연보를 간략히 짚고 넘어가보자. 잘 아시는 대로 네임(Naim Audio)은 엔지니어 줄리안 베레커(Julian Vereker)가 1973년 영국 샐리즈배리(Salisbury)에 설립했고, 첫 홈오디오 제품으로 NAP 200 파워앰프를 내놓았다. 이어 1974년에 NAC 12 프리앰프, 1975년에 NAP 250 파워앰프, 1976년에 NAC 22 프리앰프 등을 선보였다.

    그러다 1983년, 네임 최초의 인티앰프 오리지널 Nait가 등장했다. 작은 사이즈 때문에 외국에서는 슈박스(Shoebox), 국내에서는 도시락 앰프로 불린 Nait 1은 출력단에 바이폴라 트랜지스터를 써서 클래스AB 증폭, 푸시풀 구동으로 8옴 13W, 4옴 19.5W 출력을 냈다. Nait는 Naim Audio Integrated Amplifier의 약자다.

    동일한 하프 사이즈에 전면 패널의 노브를 좌우 대칭 2개(왼쪽 볼륨, 오른쪽 입력선택)로 늘린 Nait 2는 1988년에 나왔다. 출력은 8옴에서 20W, 4옴에서 25W. 이듬해에는 범퍼 마감을 크롬에서 올리브로 바꿔 더 유명해진 Nait 2 후기 모델이 등장했다. 이어 1993년에는 섀시 사이즈를 풀 사이즈로 늘리고 출력 역시 8옴 30W로 키운 Nait 3가 나왔다.

    2000년에는 전면 패널을 세 폭으로 나눠 새 네임 디자인을 알린 Nait 5가 나왔다. Nait 5는 이후 2003년에 출력을 50W(이하 8옴 기준)로 늘린 Nait 5i, 2013년에 출력을 다시 60W로 늘린 현행 모델 Nait 5si로 진화했다. 그러는 사이 오리지널 Nait 1에서 100VA에 그쳤던 토로이달 전원트랜스 용량은 Nait 5si에서 400VA로 크게 늘었다.

    2007년에는 Nait 5si 인티앰프의 상급 라인업으로 Supernait, 2008년에는 Supernait와 Nait 5si의 중간 라인업으로 Nait XS가 등장했다. Supernait는 80W, Nait XS는 60W 출력. Supernait는 이후 Supernait 2(2013)를 거쳐 현행 Supernait 3(2019), Nait XS는 Nait XS2(2013)을 거쳐 현행 Nait XS3(2019)로 진화했다.

    따라서 네임의 현행 인티앰프 라인업은 상급 Supernait 3(80W)부터 시작해 Nait XS2(70W), Nait 5si(60W)로 이어지고, 설립 50주년 한정 기념모델로 이번 시청기인 Nait 50(25W)가 별도로 마련된 모양새다. 지금까지 내용을 정리하면 이렇다.

    • 1983 – Nait 1
    • 1988- Nait 2
    • 1993- Nait 3
    • 2000- Nait 5
    • 2003- Nait 5i
    • 2007- Supernait, Nait 5i(italic)
    • 2008- Nait XS
    • 2013- Supernait 2, Nait XS2, Nait 5si
    • 2019- Supernait 3, Nait XS3
    • 2023- Nait 50

    Nait 50 본격 탐구

    이런 역사적인 맥락과 네임이라는 계급장을 떼고 그냥 소출력 솔리드 인티앰프로서 Nait 50을 살펴보자. Nait 50은 우선 요즘 보기 드문 하프사이즈 섀시의 인티앰프다. 가로폭은 207mm, 높이는 87mm, 안길이는 321mm이고 무게는 4.5kg을 보인다. 전원부는 리니어 타입, 출력은 8옴 25W, 4옴 40W.

    전면 패널은 왼쪽에 큼지막한 볼륨 노브가 있고, 그 옆으로 6.3mm 헤드폰 잭과 3개의 입력 선택 버튼(MM phono, Stream, Aux), 1개의 전원 버튼(Mains)이 마련됐다. 맨 오른쪽은 전원 입력상태를 알려주는 흰색 LED로 파워케이블이 연결되면 옅은색, 전원 버튼을 누르면 진한색으로 바뀐다.

    후면은 왼쪽에 전원 인렛이 있고, 가운데에 스피커 커넥터 좌우채널 1조씩, 오른쪽에 DIN 입력단자 2개(Aux, Stream), RCA 입력단자 1조(MM Phono), 접지단자가 자리잡고 있다. 결국 Nait 50은 1개의 MM 포노 입력과 2개의 라인 입력을 갖춘 셈. 스피커커넥터는 말굽 단자는 안되고 바나나 단자만 쓸 수 있다.

    Nait 50과 오리지널 Nait 1을 비교해보면, 전면 패널과 후면이 플라스틱에서 아노다이징한 알루미늄으로 바뀌었고, 밸런스 컨트롤 노브 자리에 헤드폰 잭이 들어섰다. 헤드폰 앰프는 NSC 222에서 가져왔다. 진동을 줄이기 위해 볼륨 노브를 솔리드 알루미늄을 깎아 만든 점도 큰 변화다.

    기본 뼈대가 변하지 않은 것은 디스크리트 구성의 MM 포노단과 클래스A 프리앰프단, 클래스AB 출력단 설계. 내부를 보면 출력단에 산켄(Sanken)의 NPN 바이폴라 트랜지스터 3519를 채널당 2개씩 바닥면에 고정시켰는데, 이처럼 NPN만으로 푸시풀 회로를 짜는 것 역시 네임의 전통이다. NPN + PNP 조합보다 소리가 더 좋다는 이유에서다.

    전원부는 탈레마(Talema) 160VA 토로이달 전원트랜스와 1만uF짜리 케멧(Kemet) 파워 커패시터 2개 등으로 구성됐다. 볼륨은 ALPS 포텐셔미터.

    댐핑팩터는 8옴 기준 36, 게인은 포노앰프가 40dB, 프리앰프가 16dB, 파워앰프가 29dB를 보인다. 확실히 프리앰프 게인이 높다. 헤드폰 출력은 16옴에서 1.5W. THD+N은 0.015%에 그친다. 입력 임피던스는 라인 DIN, 포노 RCA 모두 47k옴, -3dB 기준 밴드위쓰는 라인이 4Hz~45kHz, 포노가 6Hz~30kHz를 보인다.

    시청

    필자의 시청실에서 Nait 50을 비교적 꽤 오래 들을 수 있었다. 처음에는 오리지널을 빼닮은 기막힌 디자인에 놀랐고, 다음에는 한동안 잊고 살았던 담백하면서도 밀도감 넘치는 네임 사운드에 놀랐다. 맞다. 이 빽빽한 음수와 두툼한 중역대, 그리고 견고한 사운드스테이지는 네임 아니면 안되는 것이었다.

    시청에는 스트리머로 네임의 ND5 XS2, 포노단과 헤드폰 출력 테스트를 위해 턴테이블과 오디지의 LCD-2 Classic 역시 동원했다. 스트리머와는 DIN 케이블로 연결. 스피커는 리바이벌 오디오의 아탈란테 3, 디지털 음원은 룬으로 코부즈 스트리밍 음원을 들었다.


    Gil Shaham, Goran Sollscher – Serenade D957 No.4 (Schubert For Tw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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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부터 감탄했다. 나오는 음 모두가 저마다 매끄럽고 단단하고 촘촘했던 것이다. 이 질감과 디테일은 그야말로 독보적인 경지에 올랐다. 특히 연주자의 숨소리가 귀에 거슬릴 정도로 생생히 들린 점이 대단했는데, 이는 결국 노이즈가 거의 씨가 말랐다는 증거다.

    전체적으로 극단적인 소출력 앰프이지만 어디 하나 빈틈이 보이지 않는다. 마치 황금알 낳는 거위 같아 그 배를 갈라보고 싶을 정도다. 두 악기에도 신경이 곤두섰는데 바이올린은 간드러질 정도로 애절하게, 피아노는 의외로 뉴트럴하게 들렸다.


    Katie Melua – Wonderful Life (Wonderful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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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여성보컬 재생에서는 네임이 영원한 갑이다. 배음과 살집, 윤기, 온기가 맛깔나게 잘 배어있다. 이 곡에서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은 Nait 50 이 앰프 자체가 대역밸런스가 출중하거나 광대역 밴드위쓰를 자랑하는 스타일은 절대 아니라는 것. 낮은 출력 임피던스로 스피커에 파워풀한 에너지를 밀어대는 타입도 아니다.

    맞다. 이 소출력 앰프에서 폭발적인 저음이나 쭉쭉 깨끗하게 뻗는 고음을 기대하는 것은 번지수를 잘못 찾은 꼴이다. 그보다는 사람 귀가 가장 예민하고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중역대에 올인한 앰프, 그래서 거의 독보적인 자기만의 아우라를 풍기는 앰프로 파악하는 것이 옳다. 네임 앰프를 듣다보면 자연스럽게 무장해제가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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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ink – Trouble’s What You’re In (Wheels Turn Beneath My Feet)

    라이브의 생생한 현장감과 탁 트인 공간감이 장난 아니다. 어떻게 이 조그만 인티앰프가 분리형 시스템의 프리앰프 역할을 이 만큼 해내는지 의아스러울 정도. 무대는 완전 시커먼 상태에서 기타와 보컬에만 환한 스포트라이트를 쏴준 것 같다. 이렇게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오디오적 쾌감이 상당하다.

    또 하나 이 곡에서 포착한 것은 음 하나하나가 묵직하다는 것. 가볍게 휘날리는 그런 음들이 절대 아니다. 그렇다고 너무 무거워서 거부감이 생기거나 굼 뜨지 않은 그런 경지. 21세기에 갑자기 환생한 듯한 이 조그만 앰프에서는 결코 만만하게 대할 수 없는 위엄이 있다.


    Megadeth – Skin O’ My Teeth (Countdown To Extin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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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음이 나오자 청음노트에 ‘대박’이라고 썼다. 이런 메탈도 가뿐하게 소화하는구나 싶었다. 아니, 오히려 기다렸다는 듯이 이 센 곡을 똑부러지게 요리한다. 이 넘치는 에너지와 응집력! 그러면서도 무대 위에 악기들을 이쪽저쪽에 벌려주고 등장시켜주는 재주가 돋보인다.

    한편으로는 리듬감과 강약조절도 수준급이다. 앰프에 물린 BS312에 조금도 쉴 틈을 주지 않는다. 덕분에 이 스피커가 마음껏 자신의 실력을 발휘한다는 인상. 하여간 당차고 호방하며 듣는 사람을 신나게 하는 그런 앰프다.


    Ernest Ansermet, Orchestra of the Royal Opera House – Nutcracker Suite, La Boutique Fantasque (The Royal Ballet Gala Performance)

    이번에는 Nait 50의 내장 MM 포노단을 이용해 LP를 들었다. 사실 개인적으로 Nait 50는 바이폴라 트랜지스터 출력단도 궁금했지만 내장 포노단의 성능이 그에 못지않게 궁금했다. 오리지널 때부터 변함없이 자리를 지켰던 포노단인 만큼 그 퍼포먼스가 기대됐던 것이다.

    하지만 처음 턴테이블에 올린 LP에서는 큰 매력이 느껴지지 않았다. 무대 스케일은 제법 크게 그려지고, 특히 꽃의 왈츠에서는 광폭의 다이내믹 레인지가 펼쳐졌지만 왠지 해상력이 돋보이지 않은 것이다. 한마디로 스트리밍 음원 재생시에 비해 선명하지가 않았던 것. 그나마 한 음 한 음을 힘껏 눌러가며 연주하는 모습에서 위안을 찾아야 했다.


    Paul Chambers Quartet – Yesterdays, You’d Be So Nice To Come Home To (Bass On Top)

    이미지 클릭시 영상리뷰의 시연장면 재생

    로얄 발레 LP에서 느꼈던 아쉬움은 이 하드밥 재즈 LP에서 150% 만회했다. 이 곡 특유의 야수성과 길들여지지 않은 현장감이 거칠게 툭툭 튀어나온 것이다. 특히 첫 곡 Yesterdays에서 들리는 폴 챔버스의 베이스 연주는 숨이 턱턱 막힐 만큼 대단했다. 두텁게 밑으로 내려가는 낮은 음의 향연, 여기에 더이상 견고할 수 없는 단단한 사운드스테이지!

    두번째 트랙에서는 보다 경쾌하고 멜로디가 있는 베이스 연주에 절로 흥겨워진다. 후반에 등장한 행크 존스의 피아노는 그야말로 건빵에 들어간 별사탕처럼 달달한 색채감을 안긴다. 사실 인티앰프 내장 포노단이 이 정도로 감칠 맛 나게 LP를 들려주면 반칙이다.

    LP로 들었던 로얄 발레와 폴 챔버스 쿼텟 연주를 이번에는 스트리밍 음원으로, 그리고 필자가 4년째 애용하고 있는 오디지 LCD-2 Classic 평판 헤드폰으로 들었다.

    먼저 폴 챔버스의 Yesterdays에서는 헤드스테이지가 명확하게 잡혔고 베이스는 스피커로 들을 때보다 체감상 더 파워풀하고 더 낮은 저음을 토해냈다. 에너지감이나 온 몸으로 느끼는 음의 샤워는 LP+스피커 조합에 밀리지만, 디테일이나 질감 표현은 확실히 오디지 평판 헤드폰이 잘하는 영역이다.

    이어 로얄 발레 LP에서는 마치 아침이슬을 머금은 꽃잎을 접사 촬영하듯 음 하나하나가 방울방울 터졌다. 더이상 깨끗하고 더이상 선명할 수가 없다. 무대 앞의 투명감은 LP로 들었을 때에 비해 약간 밀리지만 입자감 자체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아주 곱다. 전체적으로 정리정돈이 잘 됐다는 인상.

    총평

    “레전드 네임 사운드의 부활”

    그러면 Nait 50의 어떤 것들이 이런 음과 무대를 선사했을까. 우선 출력단에 NPN 소자만으로 푸시풀, 그것도 채널당 단 2개 소자만으로 푸시풀을 구성, 음의 편차를 줄인 점이 유효했을 것으로 보인다. 출력단을 이렇게 심플하게 구성했음에도 전원부를 과분하게 꾸린 점은 이 앰프에 넉넉한 헤드룸을 안겼을 것이다. 피크 출력이 225W나 되는 배경이다.

    클래스A로 증폭해 무려 16dB나 되는 게인을 확보한 프리앰프 스테이지도 네임 특유의 두툼한 사운드를 이끌어냈을 것이다. 패시브 타입의 프리앰프가 유행이 된 요즘, Nait 50의 이러한 독특한 게인 스트럭쳐는 결국 네임만의 사운드로 이어졌을 것이다.

    끝으로 DIN 케이블의 위력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네임에서는 RCA 인터케이블보다 좌우 채널을 한 개 케이블에 담은 DIN 케이블을 선호하는데, 이는 RCA 좌우 인터케이블 각각에 들어간 접지/쉴드선이 결국 전위차로 인한 그라운드 루프를 발생시킨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접지/쉴드선이 1개 뿐인 DIN 케이블에서는 이런 그라운드 루프 위험이 애초에 없다는 것.

    네임에서는 또한 RCA 커넥터의 임피던스(200옴)가 케이블(50옴)보다 높아 특히 고주파 신호의 역류 현상이 일어난다고 보고 있다. 이에 비해 5핀 DIN 커넥터는 케이블과 임피던스가 비슷해 이런 위험이 없다는 것. 요약컨대 Nait 50의 적막한 무대 배경과 해상력에는 DIN 케이블과 커넥터가 의외로 큰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몇날며칠을 네임 Nait 50에 푹 빠져 살았다. ND5 XS2와 함께 있는 Nait 50 사진을 필자의 SNS에 올렸더니 국내에 출시가 됐는지 묻거나 옛 젊은 시절을 Nait 1으로 버텼다, 이런 댓글이 많이 달렸다. Nait 50이 반가웠던 것은 비단 필자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Nait 50은 한마디로 레전드 앰프와 레전드 네임 사운드의 부활이었다. 확실히 요즘 필자가 쓰고 있는 분리형 앰프 조합이나 진공관 300B 싱글 앰프와는 전혀 다른 소릿결이었다. 무엇보다 감탄한 것은 그 빽빽한 음의 밀도감이었고, 그 견고하게 펼쳐진 사운드스테이지였다. 지금도 귀에 선한 묵직하고 촘촘하며 매끄러운 음의 촉감! 애호가들의 즐거운 청음을 권해드린다.


    Naim Audio
    Nait 50

    장점단점
    • 올드팬을 위한 네임의 특별한 선물
    • 매력적인 음색과 밀도감
    • 견고하게 펼쳐지는 사운드스테이지
    • 높은 퀄리티의 내장 포노단, 헤드폰 출력단
    • 제한적인 입출력 단자, 리모컨 부재도 그대로 계승
    • 장르, 취향을 탈 수 있는 소출력 앰프

    에디터  김편
    촬영, 제작 
    이동훈

    문의 : info@hifimag.net


    제품사양

    제품 타입 인티 앰프
    댐핑 팩터 36
    클리핑용 입력 신호 라인: 88mV / 포노 : 710mV
    피크 전류 1(1kHz 1mS) 피크 +/- 15(225W에서 피크 전력)
    오디오 입력 1 x RCA 페어(47kΩ), MM 포노 레벨 5mV
    5핀 DIN(스테레오, 47kΩ) 2개, 라인 레벨
    오디오 입력 MM 포노 입력 / 47kΩ 및 100pF
    오디오 출력 크로스톡 – 라인: 85dB, (1kHz, 25와트 8Ω 기준) / Phono: 80dB
    THD + N 0.015%
    헤드폰 출력 1.5와트 16Ω
    신호 대 잡음비 1와트 8Ω, A-가중 : 라인: 80dB, 1V 입력/포노: 78dB, 5mV 입력
    25와트 8Ω, A-가중: 라인: 93dB, 1V 입력/포노: 84dB, 5mV 입력
    전원 출력 25와트 8Ω @0,1% THD+N
    40와트 4Ω @0,1% THD+N
    60와트 2Ω @1% THD+N
    주파수 응답 라인: -3dB @ 4Hz ~ 45kHz
    Phono: -3dB @ 6Hz ~ 30kHz
    게인 Phono: +40dB(@1kHz RIAA)
    프리앰프(및 헤드폰): +16dB
    파워 앰프: +29dB
    크기 20.7 x 8.7 x 32.1cm
    무게 4.5kg
    수입원 오디오갤러리 https://audiogallery.co.kr/
  • 신흥강자의 필살기 – 페럼오디오 WANDLA

    신흥강자의 필살기 – 페럼오디오 WANDLA

    페럼오디오 WANDLA


    들어가며

    최근 몇 년간 비교적 저렴한 인건비와 자재비, 그리고 뛰어난 기술력과 음악성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높은 완성도를 갖춘 브랜드들을 쏟아내며 급부상하는 지역이 있습니다. 바로 동유럽이죠. 이제 언뜻 떠올려봐도 열 손가락을 넘어가는 내로라하는 브랜드들 중 가장 이목을 끄는 건 파리 다음가는 유럽 문화의 중심지이자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에 위치한 페럼 오디오(Ferrum Audio)일 겁니다.

    지난 인터뷰 영상

    제목에서 ‘22년 경력 신입’ 이라고 일컬은 바와 같이, 페럼 오디오의 제조사 HEM은 마이텍(Mytek)과 22년간 협업하며 수면 아래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ODM과 OEM을 도맡은, 실력이 검증된 숨은 고수이기 때문이죠.

    페럼 오디오의 브랜드명에는 바르샤바의 역사가 깃들어 있습니다. 바르샤바는 제철업과 자동차 생산이 주된 지역 산업이었는데요, 대표 마르친 하메를라(Marcin Hamerla)의 아버지 역시 평생을 제철업에 종사하며 대장장이로 살았다고 합니다. 따라서 고된 노동으로 일궈낸 바르샤바의 뿌리를 기억하기 위해 라틴어로 ‘바르샤바 지역’ 혹은 ‘철’을 뜻하는 페럼(Ferrum)으로 브랜드명을 지었다고 하죠.

    제품명에도 각종 언어로 이루어진 뜻이 숨겨져 있습니다. 자사의 첫 제품인 HYPSOS(힙소스) 전원 장치는 ‘하이브리드 파워 서플라이’의 합성어, OOR(오르) 헤드폰 앰프는 네덜란드어로 ‘귀’, ERCO(에르초) 헤드폰 앰프 겸 DAC는 에스페란토로 ‘광석’을 뜻하죠.

    그럼 이번 리뷰에서 소개할 DAC 겸 프리앰프인 WANDLA(반들라)는 어디서 왔을까요? 바로 독일어입니다. 독일어로 wandeln은 변환하다라는 뜻의 동사로, 명사형은 Wandler죠. 우리가 흔히 DAC 혹은 댁이라고 부르는 건 사실 Digital to Analog Converter의 준말로,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 신호로 변환해주는 변환기라는 뜻입니다. 즉, 제품명을 컨버터 혹은 변환기라고 지은 샘이죠. 굉장한 자신감이 엿보이죠? 과연 어떤 제품이길래 페럼 오디오가 제품명에서부터 이런 자신감을 내비친 건지 같이 한 번 차근차근 살펴보시죠.


    외관

    페럼 오디오의 나머지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WANDLA 역시 페럼 오디오 특유의 페밀리룩을 띄고 있습니다. 가로 21.7cm, 세로 20.6cm, 높이 5.0cm의 컴팩트한 사이즈에 매트 블랙 마감, 그리고 전면 패널 좌측 1/5가량을 차지하는 코르텐강 패치까지 모두 동일하죠. 참고로 코르텐강 패치의 중앙에 배치되어 있는 페럼 오디오 로고는 스마트폰과 같이 엠비언트 센서에 맞춰 밝기를 자동으로 조정되게 하거나 수동으로 조절할 수도 있습니다.

    4mm 두께의 전면 패널 우측에는 OOR와 동일한 크기의 볼륨 노브가, 그리고 중앙에는 HYPSOS보다 큼지막한 디스플레이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즉, 케이스는 동일하지만 전면의 노브나 디스플레이, 입출력단 등은 제품별로 다 상이하다는 얘기죠. 자세히 보면 전면에 버튼이 하나도 없는 걸 알 수 있는데, 그 이유는 디스플레이가 터치스크린이기 때문입니다. 직접 조작해보면 반응 속도가 매우 빠른 데다가 터치스크린을 통해 모든 기능을 제어할 수 있죠. 덕분에 WANDLA의 첫 인상은 매우 심플하고 깔끔한 느낌입니다. 좌측의 코르텐강 패치는 디자인 포인트로서 역할을 톡톡이 하고요.


    입출력

    후면의 단자들은 아날로그, 디지털, 전원 순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좌측부터 밸런스드 XLR 출력, 싱글 엔디드 RCA 출력, RCA 입력까지는 아날로그, 중앙의 AES/EBU, 동축, 옵티컬, HDMI ARC, IS2, C타입 USB 입력까지는 디지털 입출력단입니다. 이어지는 트리거, HYPSOS 전원 장치와의 연결을 위한 DC 전원 입력, 기본 제공되는 어댑터 혹은 서드파티 전원 장치와의 연결을 위한 2.5/5.5mm DC 전원 입력은 전원 관련 단자죠.

    이 가격대 DAC들은 XLR 단자가 없거나, 있어도 RCA에서 단순히 단자만 변환해 놓은 일명 ‘무늬만 밸런스드’인 경우가 많은데, WANDLA는 내부 설계부터 밸런스드로 구현되어 제대로 된 밸런스드 출력을 제공합니다. 또한 볼륨단과 싱글 엔디드 RCA 입력단의 지원으로 다른 소스기기를 연결할 수 있는 프리앰프 역할도 수행하죠. 참고로 RCA 입력단으로 들어온 아날로그 신호는 볼륨 제어나 아날로그 출력단에서 더 나은 성능을 제공할 수 있도록 내부에서 바로 밸런스드로 변환되고 전체 신호 경로에서 지속적으로 밸런스드 상태를 유지합니다.

    디지털에서 눈 여겨 볼 부분은 HDMI ARC와 IS2, 그리고 C타입 USB입니다. 모두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것으로 HDMI ARC는 데스크파이(Desk-Fi) 유저들에게, C타입 USB는 스마트폰 유저들에게 요긴하게 사용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만 하이파이(Hi-Fi) 유저들의 경우, 기존 DAC들에서는 B타입 USB가 주를 이뤘던 만큼 보유하고 있는 USB 케이블 역시 B타입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기왕이면 B와 C타입 모두 지원해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설계

    여기까지만 보면 WANDLA가 터치스크린과 다양한 인터페이스에 치중한 멋지고 편리한 DAC 정도로 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건 맛보기일 뿐, WANDLA의 진가는 내부 설계에 있죠. DAC 칩을 제외하고는 모두 새롭게 코딩하고 커스터마이징 했으니까요.

    신호 경로 순으로 따라가볼까요? 먼저 좌측을 살펴보면 전원부와 조정(regulation) 및 필터링 스테이지가 전체 기판의 1/4가량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HYPSOS로 전원 공급을 받을 수 있는데 전원부에 왜 이렇게 많은 공간을 할애했냐고요? 그 이유는 HYPSOS가 전원 공급의 시작점으로서 직류(AC)를 교류(DC)로 바꿔주는 역할만 할 뿐, 교류로 변환된 이후의 작은 전압과 관련된 모든 작업은 여기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넓은 공간을 할애하며 공들여 설계한 거죠.

    그 옆으로는 ARM CPU와 두 개의 펨토초 클럭, 그리고 버브라운 S/PDIF 칩이 위치하고 있는 보조 기판이 떠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이 기판은 SERCE라는 이름의 맞춤 프로그래밍된 ARM 프로세서 기반 플랫폼으로, 폴란드어로 ‘심장’이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이름에 걸맞게 모든 컨트롤을 처리하고 디스플레이에 출력해주며 USB를 포함한 모든 디지털 입력에 대한 수신기 기능을 제공하는 등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죠. 뿐만 아니라 신호 경로를 상당히 단축시켜주어 디지털 입력의 작업 흐름을 최적화해주고요.

    이 플랫폼을 활용하여 Ferrum은 WANDLA용 고성능 보간 필터 및 노이즈 쉐이퍼를 설계하기 위해 고성능 업샘플링 도구인 HQPlayer의 개발자 주씨 라코(Jussi Laako)와 협업했습니다.

    PCM 신호는 ‘연속적인 신호가 갖고 있는 정보를 잃어버리지 않고 불연속적인 신호에 담기 위해서는 연속적인 신호가 갖고 있는 최대 진동수에 대해 2배 이상의 진동수를 갖고 샘플링을 진행해야 한다’는 나이퀴스트-샤논 샘플링 이론(Nyquist-shanon sampling theorem)에 기반합니다.

    즉, 44.1kHz 오디오를 사용하면 샘플링 주파수의 절반인 22.05kHz까지 원래 파형을 완벽하게 재구성할 수 있다는 뜻이죠. 따라서 이상적인 필터 설계는 22.05kHz 이상의 것은 모두 감쇠시키고, 미만의 것은 모두 그대로 두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연산 능력이 필요한 반면 DAC 칩의 리소스는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기성 DAC 칩에는 이를 적절히 수행하는 필터가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SERCE의 연산 능력을 사용하면 이러한 새로운 ‘HQ’ 필터를 사용할 수 있게 되죠. 이는 측정치의 개선은 물론, 청감상으로도 기본 제공되는 ESS 필터에 비해 월등히 향상된 음질을 제공하고요.

    우측 하단에는 100MHz 클럭과 ESS Sabre사의 플래그십 DAC 칩 ES 9038 PRO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 위로는 I/V 스테이지가 좌우 대칭으로 이어지죠. 전류를 전압으로 변환해주는 I/V 스테이지는 WANDLA 사운드의 비결 중 하나입니다.

    이 크기의 DAC는 채널 당 단일 듀얼 OP앰프를 사용해서 I/V 스테이지를 구성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반면 풀사이즈 DAC는 많은 경우 디스크리트 방식으로 설계하죠. 페럼 오디오가 WANDLA의 제한된 크기에 최대의 성능을 구현하기 위해 선택한 방식은 이 두 가지를 혼합한 하이브리드 방식입니다. 병렬로 연결되는 ES 9038 PRO의 전류 출력을 왜곡 추가 없이 구동하기 위해 두 개의 분리된 IC로 구성되어 있는 복합 앰프(composite amplifier)를 통해 전류를 전압으로 변환한 거죠.

    이러한 방식은 타사 DAC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으로 ESS Sabre칩을 사용한 타사 DAC와 완전히 차별화된 사운드를 발휘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고요. 참고로 이 I/V 스테이지는 측정치와 사운드 모두를 고려해서 설계되었으며, 측정치는 탁월했지만 청감상 완벽히 만족할 수 없었던 여러 버전을 뒤로 하고 완성되었다고 합니다.

    그 위로 하이브리드 아날로그 출력 버퍼 스테이지에는 4개의 채널 모두에 별도의 IC를 사용하며, 전력 출력과 관계없이 완벽한 채널 밸런스를 보장하기 위해 몇 가지 디스크리트 구성 요소와 4개의 AXICOM 아날로그 릴레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2개의 MUSES 저항 감쇠(attenuation) IC는 아날로그 볼륨 제어를 담당합니다. 볼륨은 두 가지 방식으로 조절할 수 있는데, 디지털 볼륨 선택 시 모든 감쇠는 SERCE 프로세서에 의해 디지털 도메인에서 수행되고, 아날로그 볼륨 선택 시 DAC가 디지털 신호를 최대 레벨로 변환한 다음 아날로그 도메인에서 레지스터 래더 IC를 통해 감쇠가 이루어집니다. 디지털 조작을 최소화하는 아날로그 방식이 더 좋다는 게 일반적인 주장이지만, 디지털 방식 또한 보다 정밀한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에 직접 들어보고 선택하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RCA 입력단 바로 밑에는 몇 가지 IC와 디스크리트 구성 요소로 이루어진 하이브리드 프리앰프 스테이지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보통 하프 사이즈의 DAC에는 프리앰프 스테이지가 부재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걸 감안했을 때 WANDLA에 이렇게 출력 스테이지와 프리앰프 스테이지가 별도로 설계되어 있는 건 매우 칭찬할 만합니다.

    결론적으로 WANDLA는 일반적인 ESS Sabre칩을 사용하는 DAC와는 전혀 다르게 설계되었습니다. 전원 공급 구현 방식, 디지털 처리(사용자 정의 디지털 필터), I/V 변환, 버퍼 및 아날로그 프리앰프 스테이지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구축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요, 과연 이러한 페럼 오디오의 노력이 어떤 소리로 귀결될지 같이 한 번 들어보시죠.


    사운드

    청음은 룬(roon)을 통해 CD 샘플링레이트인 16bit/44.1kHz 이상의 음원들을 재생했고, 크렐(Krell)의 K-300i 인티앰프와 매지코(Magico) A1 스탠드 마운트 스피커를 연결해서 진행했습니다. WANDLA는 순수 DAC로만 활용했고요. 참고로 이번 리뷰에서 집중적으로 다루지는 않았지만 수입원에서 고맙게도 HYPSOS를 함께 보내줘서 WANDLA 단독 구성과 WANDLA+HYPSOS 조합의 차이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같은 DAC 칩을 쓰더라도 설계 방식에 따라 사운드는 상이할 수 있지만, 칩 제조사별로 일관된 경향이 있다는 건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겁니다. 가령 ESS사의 경우, 입자가 곱고 질감이 촘촘해서 은은하게 들리지만 음색은 도회적이고 음의 두께는 약간 얇은 편입니다. 또한 주파수 대역은 넓지만 다이내믹스는 상대적으로 좁아 평탄한 사운드를 들려주는 경우가 많고요.

    Jennifer Warnes – Somewhere, Somebo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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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WANDLA가 들려주는 제니퍼 원스(Jennifer Warnes)의 The Hunter 앨범에 수록되어 있는 Somewhere, Somebody는 좀 달랐습니다. 마치 버브라운의 R2R 칩을 사용한 것처럼 음선이 도톰하고 순도가 높았으며 피치는 약간 낮은 듯 중심이 안정적으로 잡혀있어 보컬의 감정선이 매우 잘 느껴졌죠. 아울러 기타는 파워풀하고 저음이 탄력적이며 윤곽이 분명한 게 심지가 뚜렷했고요.

    Eiji Oue, Minnesota orchestra – Dance of the Tumbl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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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서 이지 오우에(Eiji Oue)가 지휘하고 미네소타 관현악단이 연주한 림스키-코르사코프(Rimsky-Korsakov)의 눈 아가씨 모음곡(The Snow Maiden) 중 곡예사의 춤(Dance of the Tumblers)을 들어보면 WANDLA의 진가가 드러납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WANDLA는 기본적으로 도톰하고 약간은 묵직한 음색을 들려주는데요, 이러한 성향은 자칫 둔하고 답답하게 들릴 염려가 있습니다.

    하지만 WANDLA는 이를 높은 해상도로 타개하는데요, 곡의 포문을 여는 현악은 튼실하고 육중함이 느껴지지만 탁월한 다이내믹스로 듣는 재미를 배가시켜줍니다. 단조롭게 밀어붙이는 게 아니라 강약을 오가며 밀당을 한다고 할까요? 여기에 더해 상당히 작고 고운 입자감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악기들의 아기자기한 연주를 세밀하게 표현해주고요. 반면 깊이(depth) 표현은 보통 수준이었는데요, 해상도와 다이내믹스가 워낙 훌륭하다보니 상대적으로 일말의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Dick Hyman – Soft Wi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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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으로 딕 하이먼(Dick Hyman)의 From the Age of Swing 앨범에 수록되어 있는 Soft Winds를 틀어보았습니다. 볼륨감 넘치는 피아노와 색소폰이 공간을 가득 메우며 다채롭고 익살맞게 연주됩니다. 관악기 하나하나에 다양한 표정과 표현력이 생겼다고 할까요? 현장감과 리듬감 역시 상당히 뛰어난 편이고요.

    마지막으로 HYPSOS를 연결해서 동일한 곡들을 다시 들어보았습니다. 꽂자마자 가장 먼저 포착되는 변화는 배음의 비약적인 향상입니다. WANDLA를 꼈을 때 음이 도톰해지고 음의 가짓수가 늘어나서 세밀하다는 느낌을 줬다면, HYPSOS는 여기에 더해 볼륨감과 풍성한 배음으로 각 악기의 존재감과 실체감을 확 살려줍니다. 각 악기의 풍성한 울림이 무대 곳곳으로 스며드니 공간감이 향상되며 자연스러움 역시 배가되고요.

    두 번째는 권위감입니다. HYPSOS는 각 악기의 소리를 더욱 깊고 묵직하게 표현해줍니다. WANDLA가 탄력적인 저음과 분명한 윤곽으로 심지가 뚜렷한 소리를 들려줬지만 고운 질감 때문에 권위감이 두드러지지 않았다면, HYPSOS는 WANDLA를 단순 무식하게 밀어붙이는 게 아니라 표정과 표현력은 그대로 살리면서, 묵직한 볼륨감과 풍성해진 배음으로 박력을 만들어내죠.

    마지막은 스테이징의 변화입니다. 고무적이게도 앞서 언급했던 무대의 깊이가 소폭 확장되면서 각 악기의 세로 간 거리가 늘어나고 여기에 풍성한 배음이 더해지니 훨씬 입체적인 소리로 변모합니다. 각 음이 뻗어나가는 범위도 넓어져서 무대 뿐만 아니라 공간 역시 더 커진 느낌을 주고요.

    마치며

    요약하자면 WANDLA는 ESS의 다양한 기능과 넓은 주파수 대역, 그리고 높은 해상도는 더욱 발전시키고 단점이라고 할 수 있는 얇은 음 두께, 도회적인 음색, 좁은 다이내믹스 폭, 맥없는 심지 등은 개선시킨 수준 높은 DAC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무엇보다 해상도와 다이내믹스를 향상시킴으로써 도톰하고 약간은 묵직한 음색을 둔한 느낌 없이 세밀하고 다채롭게 만든 점은 괄목할만한 점이고요.

    여기에 HYPSOS를 추가하면 각 악기에 권위감이 부여되고 소리가 풍성해지며 무대가 입체적으로 바뀝니다. 어찌 보면 자연스러워진다고도 볼 수 있겠죠. 입문형 DAC에서 WANDLA로 교체했을 때의 변화와 HYPSOS를 추가했을 때의 변화는 그 양상이 조금은 다릅니다. 굳이 급수를 나눠보자면 WANDLA가 중급기에서 고급기 사이, WANDLA+HYPSOS의 조합은 하이엔드의 성능을 보이지만, 그보다는 HYPSOS가 WANDLA를 완성시킨다고 하는 게 더 올바른 표현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한줄평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새로 태어난 전설의 포켓몬 WANDLA, HYPSOS를 통해 완전체로 진화하다


    Ferrum Audio
    WANDLA

    장점단점
    • 컴팩트한 사이즈
      아이덴티티가 확고한 외관
    • 빠른 반응 속도의 터치스크린
    • HQ필터를 포함한 다양한 기능
    • 기본 제공되는 리모컨
    • 기성 DAC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자적인 설계
    • 준수한 가성비
    • 착색 없이 중립적인 음색
    • HYPSOS로 업그레이드 가능
    • 다소 부족한 뉘앙스

    에디터  마누
    촬영, 제작 
    이동훈


    제품사양

    작동 풀 밸런스드, 독자적인 IC 파워 앰프
    DAC 칩셋 ESS Sabre ES 9038 PRO
    디지털 입력 AES/EBU (24bit/192kHz, DoP 64)
    옵티컬 (24bit/192kHz, DoP 64)
    동축 (24bit/192kHz, DoP 64)
    USB (32bit/768kHz, DoP 256)
    ARC (24bit/192kHz)
    IS2 (32bit/768kHz, DSD 256, DoP 256)
    MQA 디코더 겸 렌더러
    아날로그 입력 1 × RCA
    아날로그 입력 최대 전압 9.5 V RMS
    아날로그 입력 임피던스 47 kΩ
    라인 출력 1 × RCA, 1 × XLR
    볼륨 컨트롤 아날로그(바이패스 옵션), 디지털(DAC 작동 시에만 사용)
    출력 레벨 밸런스드 9.3 V, 언밸런스드 4.65 V (@ 0 dBFS, 1kHz sine)
    주파수 응답 10 Hz – 200kHz (+/- 0.1 dB)
    DAC THD – 121 dB (0.00009%), THD+N – 115 dB
    아날로그 입력 THD – 123 dB (@ 2 V RMS 출력 레벨)
    아날로그 다이내믹 레인지 127 dB
    디지털 다이내믹 레인지 127 dB
    크로스토크 – 120 dB (@ 1 kHz), – 100 dB (@ 20Hz – 20kHz)
    출력 임피던스 밸런스드 44 Ω, 언밸런스드 22 Ω
    소비 전력 유휴상태 10 W, 최대 15 W
    전원 입력 5.5/2.5mm DC 커넥터
    전원 어댑터 100 – 240 V(AC) to 24 V(DC)
    크기 21.7 × 20.6 × 5.0 cm (가로, 세로, 높이)
    무게 1.8 kg
    수입원 체스오디오 https://chessaudi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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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락전자 Soundis MV6


    들어가며

    이번에는 모처럼 반갑게도 국내 제조사에서 리뷰 의뢰가 들어왔습니다. 1977년에 설립된 ‘가락전자’라는 제조사로, 자그마치 반 세기에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국내 굴지의 전관방송설비 기업이죠. 아, 전관방송이 뭐냐고요? 잘 아시다시피 일정 규모 이상의 건물은 지을 때 정보통신공사업법과 소방법을 준수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기관이나 건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방송을 바로 전관방송이라고 하죠. 쉽게 말해 놀이공원의 미아 안내, 백화점의 배경음악, 빌딩이나 학교의 공지, 각종 시설의 정전이나 화재에 따른 피난 및 구조 방송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관방송설비는 보통 우리가 ‘방재실’ 혹은 ‘방송실’이라고 일컫는 곳에 설치되는데요, 일반적으로4단계의 구성을 가집니다. 마이크나 각종 소스기기를 의미하는 ‘입력부’, 프리앰프, 컨트롤러, 차임&사이렌(Chime&Siren), 응급 패널(Emergency Panel) 등이 속해있는 ‘제어부’, 파워앰프와 전력분배기를 포함한 ‘증폭부’, 마지막으로 건축물에서 방송을 수신받아야 할 곳곳에 설치되는 각종 스피커를 뜻하는 ‘출력부’까지. 여기에 더해 선로단락보호기와 같이 거리가 먼 환경에서도 방송이 안전하게 전송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각종 장비들이 포함되고요.

    전관방송설비는 통신 메커니즘에 따라 안정성과 음질, 그리고 접근성의 장단점이 각각 다릅니다. 따라서 아날로그와 디지털, 그리고 네트워크 제품을 적재적소에 혼합하거나, 최근에는 서로의 기술을 접목시킨 통합 제품을 사용하곤 하죠. 즉, 전관방송설비 제조사는 하드웨어 관점에서 입력, 제어, 증폭, 출력까지, 그리고 통신매커니즘의 관점에서는 아날로그와 디지털, 그리고 네트워크까지 모두 통달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가락전자는 연구소와 공장을 운영하면서 개발과 생산을 직접 하며 이 모든 걸 충족시키는 몇 안 되는 제조사 중 하나죠.

    가락전자 Soundis MV6

    그런 가락전자에서 작년인 2022년에 자사 최초로 전관방송설비에서 벗어나 soundis라는 브랜드를 런칭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리뷰해볼 제품은 soundis에서 출시한 Motive 시리즈 중 MV6라는 액티브 모니터 스피커죠.


    MV6 디자인

    MV6는 가로 21, 세로 31.5, 깊이 26cm의 큼지막한 스탠드마운트 스피커입니다. 강력한 네오디뮴 자석으로 구동되는 1.25인치 실크 돔 트위터와 페라이트 자석으로 구동되는 6.5인치 폴리프로필렌 콘 드라이버가 조합된 2웨이 2스피커 구성이죠.

    MV6에 대한 첫 인상은 가격 대비 완성도가 상당히 높아 보인다는 거였습니다. 캐비닛은 이 가격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MDF에 시트지를 붙인 구성이지만, 두께는 18mm로 두드렸을 때 텅텅이지 않을 정도의 수준이었으며, 마감 역시 얇은 두께에 어설픈 나무 무늬로 이루어진 얄궂은 품질이 아니라, 도톰하면서 입자감이 느껴지는 무광 블랙 파우더 시트지로, 저렴하다는 느낌은 조금도 들지 않죠.

    손이 다치거나 찌그러질 염려가 없도록 캐비닛의 위, 아랫면과 좌우 측면이 만나는 모서리를 둥글게 가공한 부분에서는 세심함이 묻어나고요. 무엇보다 유닛이 위치하는 전면에 별도로 2cm 두께의 전면 패널을 부착해서 강도를 높인 점, 그리고 전면 패널의 단조로움을 탈피하기 위해 좌우 상단에 비스듬이 각도를 준 점은 칭찬하고 싶습니다. 음향적인 패턴이 적용되어 있지는 않지만 트위터 위로 보호용 철제 그릴이 씌워져 있는 것 또한 이 가격대에서는 놀라운 부분이고요.

    후면으로 넘어가보면 최상단에 가로로 얇고 넓게 뚫려 있는 포트를 발견할 수 있는데요, 이 포트는 별도의 덕트관 없이 전 대역이 자연스럽게 빠져나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덕트리스 설계는 알텍(Altec)과 같은 빈티지 스피커에서 주로 채택되었던 방식으로, 저음 반사형(Bass Reflex) 설계(덕트와 흡음재로 튜닝을 거친 특정 주파수의 저음이 동그란 포트로 방사되는 방식)보다 주파수곡선을 고르게 만들기 용이하고 소리가 자연스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저음역대가 부족하거나 하한선의 제약이 크다는 단점도 있죠. 결과적으로 소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사운드 부분에서 확인해 보시죠.

    포트 밑으로는 엠비언트 라이트가, 전면 좌측 하단에는 soundis 앰블럼으로 디자인된 LED 인디케이터가 위치하고 있는데요, 이 두 개의 라이트는 무드 있는 포인트 조명 역할을 수행함과 동시에 전원 상태를 표기해주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색상이나 조도를 조절할 수 있었으면 더욱 좋았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마지막으로 액티브 스피커인만큼, MV6에는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exas Instrument)사의 클래스 D 앰프가 채널 당 2개씩 내장되어 있습니다. 각 유닛 별로 최적의 앰프가 할당되는 바이앰핑(Bi-amping) 타입이죠. 출력 수치는 상단 60와트, 하단 100와트로, 각 유닛들을 온전히 구동하기에 충분한 수준이고요. 다만 신호대 잡음비는 80dB 이상, 전고조파왜곡은 0.1%로 다소 아쉬운 수준을 보여줍니다.

    MV6 기능

    MV6는 우측 채널이 메인, 좌측 채널이 서브로 나뉘어져 있는 타입으로, 기본으로 제공되는 링크 케이블을 통해 상호 연결됩니다. 따라서 모든 제어부는 메인 스피커에 배치되어 있죠.

    제어부의 최상단에는 볼륨 노브, 그 밑으로는 저음[BASS]과 고음[TREBLE]을 4dB씩 조절할 수 있는 토글 스위치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청취 공간이 협소하고 음향재 설치도 어려운 골방 유저들이나 청음 거리가 짧은 데스크파이(Desk-Fi) 유저들의 경우, 대부분 정재파의 길이가 짧아져서 저음역대에 피크가 두드러지거나, 직접음의 비율이 높아짐에 따라 전대역이 자극적으로 들리게 되는 안타까운 상황을 마주하게 됩니다. 이 중에서도 날카로워진 고음역대는 듣기에 더 고역이죠. 이럴 때, 위의 스위치들로 저음과 고음을 -4dB씩 깎으면 듣기가 한층 편해지는 걸 경험할 수 있습니다. 실생활에서 굉장히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는 스위치들이죠. 반면 볼륨 노브가 스피커의 전면이나 윗면이 아닌 후면에 위치한 건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그 밑으로는 입출력단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먼저 입력단은 각종 아날로그 소스기기와 연결할 수 있는 RCA 소켓과 XLR/TRS 콤보잭, 그리고 PC, 스마트폰, 태블릿, 플레이스테이션 등과 연결할 수 있는 B타입 USB 단자가 있습니다. 

    출력단은 자사의 서브우퍼 MV10과 연결할 수 있는 RCA 출력 소켓과 서브 스피커와의 연결을 위한 링크 케이블 단자가 마련되어 있고요. 개인적으로는 옵티컬 입력과 블루투스 기능의 부재가 아쉬웠는데요, 제조사는 음질적인 이유로 배제했다고 하지만, 이 기능들이 추가되었다면 사운드바와 블루투스 스피커 시장에 파장을 일으킬 수 있었을텐데 하는 미련이 남았습니다.

    마지막으로 고음 조절 토글 스위치를 자세히 보면 바로 밑에 조그마한 출력 단자가 있는 걸 발견할 수 있는데요, 그 옆에 표시된 아이콘에서 알 수 있다시피 인이어용 3.5mm 소켓입니다. 여기에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연결하면 자동으로 인식해서 스피커는 음소거로 전환되죠.

    MV6 사운드

    청음 테스트는 노트북에서 푸바 2000(Foobar 2000)으로 FLAC과 DSD 무손실 음원을 재생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노트북에서 MV6로의 연결은 USB 케이블을 통해 이루어졌고요. 스피커 간의 거리는 1.5m~1.7m 정도에서 포커싱이 가장 자연스럽게 맺혔으며 토우인이 필요했습니다. 청자까지의 거리는 토우인의 각도에 따라 늘릴 수는 있겠지만 생동감 측면에서 2.5m 정도가 최적의 스윗스팟으로 느껴졌고요. 따라서 스피커 간의 거리는 1.7m, 청자까지의 거리는 2.5m, 그리고 적당 수준의 토우인을 주고 청음을 시작했습니다.

    Jennifer Warnes – Somewhere, Somebo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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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제니퍼 원스(Jennifer Warnes)의 The Hunter 앨범에 수록된 Somewhere Somebody를 들어보았습니다. 답답함이 일체 느껴지지 않는 상당히 투명하고 명료한 소리가 스피커를 뚫고 나왔죠. 그것도 단순히 날카로우면서 앙상하고 단조롭게 나오는 게 아니라 풍성하고 다채롭게 말이에요. 여기에 더해 배음 특성 역시 우수해서 보컬과 각 악기가 공간에 흩뿌려지며 공간 안에서의 존재감을 분명하게 드러냈습니다. 포커싱은 아주 또렷하며 상의 크기 역시 매우 자연스럽게 맺혔고요.

    Rebecca Pidgeon – The Ra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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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친 김에 보컬 곡을 한 곡 더 틀어보았습니다. 레베카 피전(Rebecca Pidgeon)의 The Raven 앨범에서 3번 트랙이자 앨범과 동명의 곡, The Raven이죠. 피아노 연주와 레베카 피전의 목소리만으로 시작되는 이 곡을 MV6는 들뜨지 않고 차분하게 풀어갔습니다. 배경도 ‘80dB 이상’이라는 스펙과 달리 액티브 스피커 치고는 꽤 정숙한 편이었고요. 덕분에 그녀가 들려주는 스토리에 침착하게 귀를 기울이며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Eiji Oue – Fanfare for the Common 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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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능 척도를 보다 집중적으로 탐구하고자 에이지 오우에(Eiji Oue)가 지휘하고 미네소타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코플랜드의 보통 사람을 위한 팡파레(Fanfare for the common man)를 선곡해 보았습니다. 이 곡은 스케일감과 더불어 저음역대를 얼마나 정확하게 표현하는가를 가늠하기에 용이한 곡인데요, 먼저 청감 상 느껴지는 재생 주파수 대역은 50Hz-20kHz 정도로, 스펙에 기재된 것과 정확히 일치했습니다.

    물론 6.5인치 우퍼를 탑재한 스탠드마운트 스피커들 중 40Hz까지 내려가는 제품들도 더러 있지만, 50Hz라는 하한선은 인클로저가 저음 반사형으로 설계되지 않은 것을 고려했을 때 기특한 수준이죠. 실제 듣기로도 부족하기는커녕 중저역이 풍성해서 되려 넘치게 느껴졌고요.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중저역이 풍성함에도 불구하고 제법 단단한 윤곽감으로 큰 북소리를 퍼지지 않고 탄력 있게 표현해낸다는 점이었는데요, 내장되어 있는 앰프가 미드베이스 드라이버 유닛을 완벽하게 구동하고 있다는 증거로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Eiji Oue – Mazeppa, TH 7:Gop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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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이지 오우에가 지휘하고 미네소타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곡을 하나 더 골라봤습니다. 오페라 속의 이국적 무곡들(Exotic Dances from the Opera) 앨범에 수록된 차이코스프키의 “Hopak from Mazeppa라는 곡이죠. 먼저 MV6가 그려내는 무대는 좌우로 넓은 직사각형을 띕니다. 좌우폭은 스피커로부터 50cm씩 더 나올 정도로 넓게 그려내며 깊이는 무난한 수준이죠.

    속도감의 경우,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악기들을 뒤쳐짐 없이 표현해줄 정도로 유닛의 반응속도는 꽤 기민했고요. 다이내믹스의 경우, 매크로 다이내믹스는 스피커의 캐비닛 용적을 고려했을 때 상당히 뛰어난 편이었습니다. 마이크로 다이내믹스는 매크로만큼은 아니지만 준수한 수준이었고요. 마이크로 다이내믹스와 직결되는 척도인 디테일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밸런스의 경우, 대역간 및 토널 밸런스 모두 굉장히 고른 편이었습니다. 인클로저 설계 기법과 가락전자의 축적된 프로세싱 노하우, 그리고 전문 음향 엔지니어들의 DSP 튜닝이 빚어낸 결과겠죠.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청취공간이 협소하다면 토글 스위치가 유용하게 쓰이겠지만, 만약 청취공간이 충분하다면 토글 스위치는 조정하지 않고 사용하시길 권장드립니다.

    테스트를 마치기가 아쉬워 파워케이블을 파워텍(Powertek)의 블랙 스네이크(Black Snake)로 바꿔보았습니다. 그러자 전반적으로 배경이 적막해지고 바디감이 두터워졌으며 매크로 다이내믹스가 향상되어 대비감이 더욱 극적으로 바뀌었죠. 여기에 더해 윤곽감도 단단해져서 쫄깃쫄깃한 리듬감도 살아났고요. 

    물론 본체보다 더 비싼 파워케이블을 물릴 경우는 잘 없을 뿐 아니라 이를 권장하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파워케이블로 인한 변화가 꽤 큰 건 자명하기에, 비단 이렇게 고가가 아니더라도 번들보다 나은 케이블을 시도해 볼만한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RCA 입력단에 턴테이블을 연결해서 들어보았습니다. 액티브 스피커와 턴테이블을 연결할 때 가장 눈여겨봐야 할 점은 다름 아닌 험(hum)이 발생하는지 여부입니다. 저가 액티브 스피커들은 전원 단자가 8자 타입으로 접지핀이 없는 경우가 많고, 별도의 접지단을 마련해 놓는다 할지라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거든요. 반면 MV6의 경우, 접지핀이 있는 IEC 타입의 전원 단자였으며, 볼륨을 높였을 때 약간의 히스노이즈가 있었을 뿐, 험은 일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마치며

    에필로그를 쓰기 위해 앞의 내용을 쭉 읽어보고는 커다란 오류를 범한 걸 발견했습니다. 디자인 부분까지만 해도 제품의 공식 소비자 가격을 정확히 인식하고 있었으나, 사운드 부분에 이르러서는 무의식적으로 200만원 정도로 생각하고 작성을 했더군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리며, 동시에 그렇지 않았다면 변별력 없이 그저 너무 좋다는 평가로 점철되었을 것이기에 어쩔 수 없었다는 변명을 해 봅니다.

    오디오를 업으로 하는 사람으로서 지인들에게 오디오 추천 요청을 종종 받고는 합니다. 또한 때로는 내가 아끼는 사람 중 음악을 사랑하는 이가 있으면 괜찮은 오디오를 선물해주고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죠. 그럴 때면 머릿속으로 가성비가 가장 높았던 제품들을 추려봅니다. 스피커로 한정 지어보면 이례적인 가성비를 보여줬던 제품들로 KEF의 LS50이나 GoldenEar Technology의 트라이튼(Triton) 시리즈 등이 떠오르죠. 하지만 아무리 가성비가 뛰어날지라도 하이파이는 산업 구조 상 가격적 허들이 높기에, 왜 고음질 오디오가 필요한지 설득할 수 있을 정도로 성능이 뛰어난 걸 고르려면 최소 몇 백이 드는 게 현실입니다.

    가락전자 Soundis에서 출시한 MV6 액티브 모니터 스피커는 이러한 제게 당당히 추천하고 선물할 수 있는 옵션을 주었습니다. 제가 경험해본 모든 오디오 중 가장 가성비가 높고, 단점을 집기 어려울 정도로 사운드의 완성도 역시 뛰어나죠. 아울러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소리를 만들고 싶다”는 개발자의 결심 어린 말처럼, 무미건조하거나 분석적이기 보다는 정확성을 유지하면서 생동감을 전달합니다.

    물론 MV6가 무결한 건 아닙니다. 리모컨이 없고 볼륨 노브와 3.5mm 단자가 후면에 위치해 있다는 것, 그리고 옵티컬 단자가 없고 블루투스를 지원하지는 않는다는 점은 편의성 및 기능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는 부분들이죠. 하지만 성능과 가격을 고려해본다면 MV6는 하이파이나 데스크파이 유저는 물론, 음악 및 영상 작업하는 분들에게 크나큰 선물임은 분명합니다.

    리뷰를 마치고 나니 하루빨리 가락전자의 대표와 개발자를 만나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리고 만난다면 꼭 전하고 싶습니다. “이런 제품을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Soundis MV6

    장점단점
    • 미친 가성비
    • 단점을 집기 어려운 정도로 높은 사운드 완성도 
    • 가격을 상회하는 외관
    • 큰맘 안 먹어도 살 수 있는 가격
    • 리모컨 부재
    • 볼륨 노브와 3.5mm 단자 위치 (후면)
    • 옵티컬 단자 부재 (셋톱박스 연결 불가능)
    • 블루투스 부재
    • 데스크파이 용도로 쓰기에 약간 부담스러운 크기
    두두오 x 하이파이매거진

    에디터  마누
    촬영, 제작 
    이동훈


    제품사양

    타입 액티브 스튜디오 모니터 스피커
    구성 2웨이 2스피커
    HF유닛 1.25″ 실크 돔 트위터
    LF유닛 6.5″ 폴리프로필렌 콘 드라이버
    재생주파수응답 50Hz – 20kHz
    크로스오버 2.4kHz
    최대 음압레벨 102dB
    앰프 증폭방식 Class D
    채널 구성 쿼드채널
    HF출력 60W
    LF출력 100W
    신호대잡음비 > 80dB
    전고조파 왜곡 0.1%
    전원부 SMPS
    제어 볼륨 다이얼 노브
    HF 조절 토글 스위치 (±4 dB @10 kHz)
    LF 조절 토글 스위치 (±4 dB @125 Hz)
    아날로그 입력 1 × RCA
    1 × XLR/TRS
    디지털 입력 1 x USB 2.0 (B타입)
    아날로그 출력 1 × RCA (MV10용)
    1 × 3.5 mm (인이어용)
    1 × 슬레이브 유닛 링크 (좌측 채널 연결용)
    크기 210 x 315 x 260mm
    무게 10.8Kg (박스 13.1Kg)
    마감 화이트, 블랙
    가격 380,000원
    제조사 가락전자 http://www.karak.co.kr
  • 마크 레빈슨의 골든 레코드, ML-50 모노블록 파워앰프

    마크 레빈슨의 골든 레코드, ML-50 모노블록 파워앰프

    마크레빈슨 ML-50


    1977년에 발사된 우주선 보이저 1호, 2호에는 지구와 인간의 정보를 담은 골든 레코드(Golden Record)가 실렸다. 혹시라도 마주칠 외계 문명에 지구와 인간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것으로, 다양한 그림, 언어, 기호, 숫자, 소리, 음악 등이 실렸다. 예를 들어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안녕하세요?”라는 한국어 인사말, 인간의 간략한 해부도 같은 것!

    뜬금없이 보이저와 골든 레코드 얘기를 꺼낸 것은 최근 접한 마크 레빈슨(Mark Levinson)의 ML-50 모노블럭 파워앰프 때문이다. 마크 레빈슨 설립 50주년 기념작답게, 이 앰프에 대놓고 깃든 여러 디자인이나 설계, 퍼포먼스는 그야말로 ‘마크 레빈슨판 골든 레코드’ 수준. 특히 상판을 강화유리로 덮어 내부를 그대로 노출시킨 것은 이 제품에 대한 마크 레빈슨의 자신감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마크 레빈슨과 ML-50의 탄생

    마크 레빈슨은 엔지니어 마크 레빈슨(Mark Levinson)이 1972년 미국에 설립한 오디오 제작사다. 비록 그는 일찌감치 자신의 회사를 떠났지만 마크 레빈슨이라는 브랜드는 1970, 80년대 하이엔드 오디오를 대표하는 일종의 보통명사와도 같았다. 오디오를 좀 한다는 사람치고 어떻게 LNP-2 프리, ML-2 파워, No.33 파워, No.30 DAC 등을 잊을 수 있을까.

    일단 제작사로서 마크 레빈슨에 대한 팩트체크부터. 마크 레빈슨은 1984년 마드리갈이 인수했고, 2003년에는 하만 인터내셔널이 마크 레빈슨 브랜드와 함께 마드리갈을 손에 넣었다. 2017년에는 잘 아시는 대로 삼성전자가 하만 인터내셔널을 인수. 현재 하만 인터내셔널 산하에는 마크 레빈슨을 비롯해 JBL, 하만 카돈, 레벨, 렉시콘, 인피니티, 아캄, AKG, 크라운 등이 있다. 설립자 마크 레빈슨은 1984년 회사 마크 레빈슨을 떠났다.

    마크 레빈슨 설립 후 주요 제품 출시 연보는 다음과 같다.

    71~80년대 81~90년대 90~00년대 00~10년대 11~현재
    72 LNP-1 프리
    72 JC-1 MC 헤드
    73 LNP-2 프리
    74 JC-2 프리
    76 LNC-2 크로스오버
    77 LNP-2L 프리
    77 ML-1 프리
    77 ML-2 모노파워
    78 ML-2L 모노파워
    79 ML-3 파워
    79 ML-5 마스터레코더
    79 ML-6 모노 프리
    80 ML-7 모노 프리
    80 ML-8 마이크 프리
    81 ML-9 파워
    81 ML-10 프리
    81 ML-6A 모노 프리
    82 ML-11 프리
    84 ML-12 파워
    84 ML-10A 프리
    84 ML-12A 파워
    85 ML-6B 모노 프리
    85 ML-7A 모노 프리
    86 No.20 모노파워
    87 No.23 파워
    88 No.20.5 모노파워
    88 No.25 모노 포노
    88 No.26 프리
    89 No.27 파워
    90 No.28 프리
    90 No.29 파워
    91 No.23.5 파워
    91 No.30 DAC
    92 No.20.6 모노파워
    93 No.38 프리
    94 No.33 모노파워
    94 No.35 DAC
    95 No.36 DAC
    95 No.37 CDT
    95 No.331 파워
    95 No.332 파워
    95 No.333 파워
    95 No.380 프리
    97 No.33H 모노파워
    99 No.32 레퍼런스 프리
    99 No.383 인티
    99 No.30.6 DAC
    99 No.334 파워
    99 No.335 파워
    99 No.336 파워
    02 No.360 DAC
    02 No.39 CD플레이어
    03 No.434 모노파워
    04 No.326S 프리
    04 No.390S CD플레이어
    04 No.431 파워
    04 No.432 파워
    04 No.433 파워
    05 No.436 모노파워
    08 No.53 모노파워
    13 No.52 프리
    14 No.585 인티
    15 No.536 모노파워
    15 No.526 프리
    15 No.519 네트워크/CDP
    16 No.523 프리
    16 No.534 파워
    17 No.515 턴테이블
    17 No.585 인티
    17 No.585.5 인티
    17 No.5802 인티
    No.5805 인티
    20 No.5101 SACDP
    20 No.5105 턴테이블
    21 No.5206 프리
    21 No.5302 파워
    22 ML-50 모노파워

    눈여겨 볼 것은 2014년 5월에 있었던 일련의 신제품 계획 발표. 당시 새 프로젝트를 총괄 지휘한 주인공은 R&D 총책임자인 토드 아이켄바움(Todd Eichenbaum)이었는데, 그는 크렐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베테랑 엔지니어로, 프리앰프 회로 설계의 대가 존 컬(John Curl), 파워앰프 설계의 거봉 톰 콜란젤로(Tom Colangelo)를 잇는 마크 레빈슨의 키맨이다.

    어쨌든 하만 인터내셔널과 토드 아이켄바움 체제 하에서 마크 레빈슨이 내놓은 새 프로젝트 첫번째 주자는 그 해 5월 독일 뮌헨오디오쇼에서 선보인 200W 출력의 인티앰프 No.585였고, 이 때부터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뉴 마크 레빈슨’ 시대가 열렸다. 이어 2015년에 400W 출력의 모노블록 파워앰프 No.536과 프리앰프 No.526, 네트워크/CD 플레이어 및 DAC No.519가 출시됐다.

    이후 보다 ‘저렴한’ 가격대를 표방한 새 5000번대 시리즈가 나왔다. 디지털 입력전용 No.5802 인티앰프, 아날로그 입력단과 포노스테이지를 추가한 No.5805, SACD플레이어 겸 DAC No.5101 등이 대표적. 개인적으로는 올해 리뷰한 No.5206 프리앰프와 No.5302 파워앰프 조합이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를 선보여 지금도 인상 깊다.

    그리고 2022년, 마크 레빈슨이 설립 50주년을 맞아 100조 한정판으로 선보인 모노블럭 파워앰프가 이번 리뷰의 주인공인 ML-50이다. 1984년 이후 종적을 감춘 형번 ML이 부활한 것부터가 심상찮은데, 아니나 다를까 마크 레빈슨은 이 기념모델에 심어놓은 자신들의 표식을 세세히 공개했다. 역시 50년 업력 정도는 되어야 할 수 있는 신나는 이벤트다.

    • 네이밍 : ML-2 25W Class A 모노블럭 파워앰프
    • 프런트 핸들 : No.20 100W Class A 모노럴 파워앰프
    • 프런트 핸들 : No.20.5 100W Class A 모노럴 파워앰프
    • 프런트 핸들 : No.20.6 100W Class A 모노럴 포노앰프
    • 아웃트리거 풋 : No.33 300W Class AB 모노럴 파워앰프
    • 아웃트리거 풋 : No.33H 150W Class AB 모노럴 파워앰프
    • 프런트 글래스 패널, 레드 백라이트 로고 : No.53 500W Class D 모노럴 파워앰프
    • 퍼포먼스 : No.536 400W Class AB 모노럴 파워앰프

    즉, 간만에 ML로 시작하는 모델명은 ML-2에서,
    45도 바깥을 향한 전면 손잡이 2개 디자인은 No.20에서,
    듬직한 아웃트리거 풋은 No.33 및 No.33H에서,
    이제는 친숙해진 페이스 디자인은 Np.53에서,
    그리고 앰프 설계와 퍼포먼스는 플래그십 모노블럭 파워앰프 No.536에서 가져왔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ML-50은 마크 레빈슨의 50년 역사와 스토리를 축약한 ‘마크 레빈슨 판 골든 레코드’다.


    마크레빈슨 ML-50

    ML-50, 8옴 425W 출력의 모노블럭 파워앰프

    이제 본격적으로 ML-50을 살펴본다. 일단 ML-50은 8옴에서 425W, 4옴에서 850W를 내는 클래스AB 및 풀 밸런스 증폭의 모노블럭 파워앰프다. 전압증폭단은 폴디드 캐스코드로 설계해 26dB 게인을 확보하고, 출력단은 바이폴라 트랜지스터(BJT)를 모노블럭당 24개 투입해 12개씩 푸시풀로 구동한다. 전원부는 리니어 구성. 모노블럭인데도 한 채널당 2조의 바인딩 포스트가 마련돼 바이와이어링이 가능하다.

    외관부터 본다. ML-50 실물은 마크 레빈슨 총판인 HMG의 서울 여의도 시청실에서 처음 접했는데, 붉은 빛이 도는 내부를 상판 강화유리를 통해 볼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매력. LED를 흰색 조명으로 바꿀 수도 있고 아예 끌 수도 있다. 어쨌든 내부 앞쪽의 커다란 토로이달 전원트랜스와 양 사이드를 가득 메운 히트싱크가 클래스AB 대출력 파워앰프임을 웅변한다. 사이즈(HWD)는 197 x 438 x 533mm.

    전면은 예의 요즘 마크 레빈슨 스타일. 솔리드 알루미늄 패널 가운데에 큼지막한 블랙 글래스 패널이 있고, 여기에서 붉은색의 Mark Levinson 로고가 빛난다. 둘레를 역시 레드 LED 링으로 감싼 알루미늄 재질의 스탠바이 버튼도 강렬한 시각적 포인트. 물론 전면 양 옆에 자리잡은 튼튼한 실버 알루미늄 핸들, 개당 무게 52.2kg을 버티는 큼지막한 아웃트리거 풋도 빼놓으면 섭섭하다.

    후면은 가운데에 밸런스(XLR)와 언밸런스(RCA) 입력단자가 1개씩 있고, 양 옆에 마크 레빈슨에서 허리케인(Hurricane)이라고 부르는 두 날 바람개비 모양의 금도금 바인딩 포스트가 1조씩 마련됐다. 바이앰핑은 불가능하고 바이와이어링은 가능하다. 하단에는 2개의 트리거 인아웃 단자와 시스템 모니터링용 이더넷 단자, 서비스용 USB-A 단자 등 여러 커넥터가 마련됐다.


    내부를 보자. 앞쪽에 50이라는 숫자와 Mark Levinson, Limited Edition이라는 글자가 크게 씌여진 토로이달 전원트랜스가 쉴드 케이스에 수납됐고, 양 사이드에 여러 개의 파워 커패시터와 바이폴라 트랜지스터가 장착된 출력단이 포진했다. 나머지 가운데에는 입력단과 전압증폭단이 자리를 잡고 있다. 확실히 ML-50의 내부 설계 및 디자인은 No.536에서 가져왔음이 분명하다.

    ML-50의 전압 게인 26dB를 확보하는 입력단 및 전압증폭단은 마크 레빈슨이 자랑하는 폴디드 캐스코드(Folded Cascode) 설계가 핵심이다. 서로 장단점이 확실한 JFET과 BJT를 동시에 투입해 1) 게인과 증폭의 리니어리티는 높이고, 2) 밴드위쓰는 늘리고, 3) 노이즈는 낮춘 설계인데 이는 뒤에서 자세히 살펴볼 것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 입력단과 전압증폭단에 투입된 전원부의 정전용량(커패시턴스)이 No.536의 8800uF에서 1만3200uF로 50%나 대폭 늘어났다는 것. 증폭회로에 전기를 공급하는 전원부의 정전용량이 늘어나면 노이즈 플로어는 줄어들게 되는데, 이는 앰프 앞단에서 음질을 결정짓는 입력단과 전압증폭단으로서는 천군만마 같은 일이다.

    다음은 출력단. ML-50이 블럭당 듀얼 모노 구성이라서 출력단이 양 사이드에 하나씩 세워진 상태로 투입됐고 바깥쪽에는 히트싱크가 부착됐다. 따라서 겉모습만 보면 여지없는 스테레오 파워앰프다. 각 히트싱크(출력단)에는 12개의 바이폴라 트랜지스터(BJT)와 18개의 파워 커패시터가 장착돼, 각 출력단이 푸시(push)와 풀(pull)로 작동한다.

    출력단에서도 눈여겨 볼 것은 파워 커패시터의 정전용량. No.536의 16만9200uF에서 20만6800uF로 20% 늘어났다. 또한 출력단의 왜율을 낮추기 위해 출력단에 미리 흘려주는 바이어스 전류를 2배로 늘렸고, 이 결과 왜율(1kHz 입력, 8옴 425W 출력시 0.04% 미만) 뿐만 아니라 8옴에서 20W까지 클래스A로 작동하는 이득까지 얻었다. No.536의 클래스A 작동범위는 3W까지였다.

    이밖에 주파수응답특성은 -0.2dB 기준 10Hz~20kHz, 신호대잡음비(SNR)는 85dB 이상, 입력 임피던스는 XLR 60k옴, RCA 30k옴이다. 왜율(THD)의 경우 가청영역대(20Hz~20kHz)에서 8옴 425W 출력시 0.3% 미만을 보인다. ML-50 앰프의 댐핑팩터를 알 수 있는 출력 임피던스는 공개되지 않았다.


    퓨어 패스 회로(Pure Path Circuit)에 대하여

    이제 좀 심각히 따져보자. 마크 레빈슨이 한정판 ML-50을 비롯해 플래그십 No.526 등에서 수차례 강조하는 것이 ‘퓨어 패스 회로’(Pure Path Circuit)로 설계했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가장 심플하고 순수한 앰프 회로라는 것이지만, 이를 그렇다고 액면 그대로 또는 ‘심플 이즈 베스트’ 식의 공허한 구호로만 받아들일 수는 없다.

    마크 레빈슨에 따르면 퓨어 패스 회로는 과학적으로 가장 합리적이고 미학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회로이며, 그 핵심은 전압증폭단의 폴디드 캐스코드 회로 설계(Folded Cascode Circuit), 출력단에 거는 울트라 하이 바이어스 전류(Extremely High Bias Current), 그리고 네거티브 피드백의 최소 사용(Usage of Very Little Negative Feedback), 이 3가지로 요약된다.

    이 중 바이어스 전류와 네거티브 피드백은 다른 브랜드의 앰프에서도 자주 언급되는 내용이기 때문에 생략하고, 폴디드 캐스코드 회로에 대해서만 살펴본다. 잘 아시는 대로 출력단에 바이어스 전류를 세게 흘려주면 왜율은 낮아지고 클래스A 작동범위는 늘어난다. 네거티브 피드백은 증폭의 정확도는 높이고 왜율은 낮추기 위해 발명됐지만 앰프의 스피드를 떨어뜨리는 단점이 있어서 일부 제작사들은 전압증폭단에는 아예 피드백을 걸지않고(Non-NFB), 출력단에만 살짝 네거티브 피드백을 건다.

    심화학습. 폴디드 캐스코드 회로(Folded Cascode Circuit)

    ML-50의 전압증폭단에 베풀어진 폴디드 캐스코드 회로는 기본적으로 디스크리트, 풀 밸런스, 다이렉트 커플드, 클래스A 증폭 회로다.

    1.  칩 형태의 OP앰프가 아니라 증폭소자(JFET, BJT)와 저항 등을 하나하나 투입했고(디스크리트),
    2. 전압은 동일하지만 위상만 반대인 플러스(+)와 마이너스(-) 신호를 각각 처리하며(풀 밸런스),
    3. 신호경로에 음질 열화를 일으키는 커패시터를 일절 쓰지 않았으며(다이렉트 커플드),
    4. 증폭소자에 계속해서 바이어스 전압을 가해 바이어스 전류를 흘려준다(클래스A)는 뜻이다.

    위 그림은 마크 레빈슨이 공개한 폴디드 캐스코드 회로다. 우선 캐스코드(cascode). ‘작은 폭포’라는 뜻 그대로 2개의 증폭소자를 연이어 붙였다는 의미인데, 마크 레빈슨의 퓨어 패스 회로에서는 JFET와 바이폴라 트랜지스터(BJT)를 연이어 붙였다. 그림에서 왼쪽 하단에 있는 것이 JFET, 그 위에 바로 붙어있는 것이 BJT다.

    자세히 보면, 하단 JFET에서 증폭신호가 출력되는 드레인(D)에 상단 BJT의 에미터(E)를 다이렉트로 연결한 것을 알 수 있다.

    cf. JFET이나 BJT 모두 3개 전극으로 구성됐다. 입력신호가 들어오는 게이트(gate. JFET)와 베이스(base. BJT), 바이어스 전류가 들어오는 드레인(drain. JFET)과 컬렉터(collector. BJT), 바이어스 전류가 나가는 소스(source. JFT)와 에미터(emitter. BJT)다. 그림에서 보이는 화살표가 바이어스 전류 흐름을 나타낸다.

    증폭된 신호는 드레인이나 컬렉터로 출력할 수도 있고, 소스나 에미터로도 출력할 수 있는데, 마크 레빈슨의 퓨어 패스 회로에서는 JFET과 BJT 모두 드레인과 컬렉터에서 출력을 뽑아내고 있다. 결국 캐스코드는 2개의 증폭소자를 마치 1개의 증폭소자처럼 활용한 방식인 셈이다.

    신호 흐름을 따라가보면 입력신호는 1) JFET의 게이트로 들어와, 2) JFET의 드레인으로 출력돼, 3) BJT의 에미터로 입력된 후, 4) BJT의 컬렉터로 출력된다.

    이러한 설계를 한 이유는 두 증폭소자의 장점은 취하고 단점은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즉, 1) JFET 소자의 낮은 노이즈와 높은 게인이라는 장점은 취하고 비선형 증폭과 높은 왜곡이라는 단점은 버리고, 2) BJT의 낮은 입력 임피던스와 높은 출력 임피던스라는 장점은 취하고 높은 노이즈라는 단점은 버린 것이다. 마크 레빈슨이 JFET과 BJT의 캐스코드 설계로 낮은 노이즈, 높은 게인(이상 JFET), 선형 증폭, 광대역 특성(이상 BJT)을 얻었다고 밝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다. 마크 레빈슨은 이 캐스코드 회로에 BJT를 하나 더 추가했다. 그림을 다시 보면, 캐스코드 BJT 오른쪽에 또 하나의 BJT가 있다. 그리고 두 BJT의 위아래 방향이 다른 것도 눈에 띈다. 즉, 캐스코드 회로에 투입된 BJT는 NPN, 추가된 BJT는 PNP인 것이다. 따라서 첫번째 BJT의 컬렉터(C)에서 출력된 신호는 두번째 BJT의 에미터(E)로 들어가서 컬렉터(C)를 통해 최종 출력된다.

    출력신호 파형을 보면 입력신호 파형에 비해 진폭이 커지고 위상이 반대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캐스코드 회로에 반대 방향의 BJT를 하나 추가했다고 해서 폴디드 캐스코드다. ‘접으면’(folded) 방향이 반대(NPN, PNP)가 되기 때문이다.

    왜 이런 설계를 한 것일까. 마크 레빈슨에 따르면 1) PNP BJT를 추가함으로써 PNP BJT에는 앞단의 캐스코드 회로(JFET + NPN BJT)와는 전류값은 똑같고 위상만 반대인 증폭신호가 흐르고, 2) PNP BJT의 베이스(B)에 작은 전압만 가해도 큰 증폭신호를 얻을 수 있어, 3) 리니어리티는 좋아지고 왜곡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상당히 명쾌하고 설득력이 있는 주장이다.

    청음

    HMG 시청실에서 진행한 ML-50 시청에는 마크 레빈슨의 전원부 분리형 프리앰프 No.52, 스텐하임의 플로어스탠딩 스피커 Referencr Ultime Two를 동원했다. Ultime Two는 12인치 우퍼 2발을 포함한 5유닛 스피커로 공칭 임피던스 4옴, 감도 95dB를 보인다. 소스기기는 오렌더의 N20과 브리카스티 M21 DAC를 써서 주로 타이달과 코부즈 스트리밍 음원을 들었다.

    Diana Krall – Fly to the moon (Live In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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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보컬곡 듣는데 4옴 850W 모노블럭 파워앰프는 과한게 아닌가 싶었지만, 처음 들려오는 소릿결 자체가 다르다. 다림질한 것처럼 표면이 매끄럽고 귀에 와닿는 입자감이 부드러운 포말처럼 곱디곱다. 더 놀라운 것은 다이애나 크롤과 그녀가 직접 연주하는 피아노의 또렷한 이미지. 역시 좌우채널을 전원부까지 섀시째 분리한 모노블럭의 이득이다.

    이어 피아노의 건반을 누르는 미세한 손가락의 터치와 압력이 생생한 것을 보면 SN비와 해상력, 마이크로 다이내믹스 걑은 이 앰프의 기본 됨됨이가 남다름을 확실히 알 수 있다. 귀가 아니라 가슴으로 음악을 듣는다는 것, 대출력 앰프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Hilary Hahn, Los Angeles Chamber Orchestra – Concerto for violin, Strings & continuo No.2 (Bach Concer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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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악장을 여는 챔버 오케스트라의 합주가 속이 꽉 찼다. 무대 배경이 적막한 상태에서 무대를 채운 음들까지 빽빽하니 그야말로 현장에서 이들의 연주를 몸으로 느끼는 것 같다. 특히 힐러리 한이 연주하는 바이올린의 중고음이 강력한데, 상당한 에너지인데도 그 와닿는 촉감이 진득하고 매끄러우며 부드럽다.

    어떻게 해서 이렇게 밀도감 있고 입자감이 고운 소리가 나올 수 있는지 따져보면, 역시 전원부와 출력단 설계 덕분이다. 뜨거운 열기마저 느껴지는 에너지는 4옴 출력이 8옴 출력보다 정확히 2배 높을 정도로 전원 사정이 넉넉한 덕분, 소릿결이 벙벙하지 않고 속이 꽉 찬 느낌을 주는 것은 20W까지 클래스A로 작동하는 출력단 덕분이다.

    또 하나 포착되는 것은 이 앰프의 놀라운 SN비. 스피커 감도가 95dB나 되는데도 그 어떤 쓸데 없는 노이즈가 들리지 않는다. 음식물 쓰레기를 분쇄기로 갈아 말린 후 말끔히 털어낸 것 같다. 귀와 와닿는 것은 이들이 들려주는 음과 연주자들의 기척, 그리고 연주공간이 빚어내는 앰비언스 뿐이다. 앰프의 급 차이는 주머니 안의 송곳처럼 바로 이런 데서 슬그머니 그리고 어김없이 드러나는 법이다.

    Fourplay – Ch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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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는 ML-50의 동적 특성을 알 수 있는 곡이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마크 레빈슨의 퓨어 패스 회로의 핵심 중 하나가 바로 네거티브 피드백을 최소화한 것인데, 이 결과물이 바로 동적 특성, 즉 스피드다. 실제로 처음부터 음 하나하나가 탄력적이고 쏜살 같아서 그 흔적을 남기지 않고 사라진다. 그러니 음들이 하나같이 개운하게 느껴질 수밖에.

    끝으로 이와 관련해 ML-50의 과도응답특성도 돋보였다. 이 역시 앰프의 동적특성 중 하나인데, 순간순간 음들이 치고 빠지는 모습에서 주저함이 머뭇거림이 전혀 없다. 마치 트램폴린에서 뛰어노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연속적이며, 그래서 음들이 싱싱하고 생생하게 느껴진다. 이는 그만큼 전압증폭단과 출력단의 전원부가 증폭단이 필요로 할 때 순간적인 대전류를 잘 흘려주고 있다는 증거다.

    총평

    고백컨대, ML-50을 통해 마크 레빈슨을 다시 보게 됐다. 물론 앞서 리뷰했던 No.5206 프리앰프와 No.5302 파워앰프 조합에서도 마크 레빈슨의 저력을 느꼈지만, 이번 ML-50은 지금 막 환생한 마크 레빈슨의 리즈 시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설계나 디자인, 이런 것 다 떠나서 그냥 소리 자체가 압도적이라고 할 만큼 좋았다. 12인치 우퍼 2발을 단 스텐하임 스피커도 이 모노블럭 파워앰프 앞에서는 순한 양이 되고 말았다. 만약, 마크 레빈슨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도 ML-50을 보고 듣게 되면 그 매력에 빠져들 것이라고 확신한다. 왜? ML-50은 마크 레빈슨의 모든 것을 담은 골든 레코드이기 때문이다.


    마크레빈슨 ML-50

    장점 단점
    • 눈을 사로잡는 상판 강화유리 디자인
    • 8옴 425W, 4옴 850W라는 선형 출력
    • 풀 밸런스 회로를 통한 SN비 향상
    • 다이렉트 커플드 회로를 통한 음의 순도 향상
    • 폴디드 캐스코드 회로를 통한 리니어 게인 및 낮은 노이즈 확보
    • 최소한의 네거티브 피드백 사용으로 스피드 향상
    • 듀얼 모노 및 바이와이어링 지원
    • 대출력 파워앰프로서는 단점이 없다(가격표까지 수긍이 간다)
    • 소출력 파워앰프의 나긋함이 그리울 수도 있다
    두두오 x 하이파이매거진

    written by 김편
    photo by 이동훈


    제품사양

    특징 • 전세계 100조 한정판매
    • 레퍼런스 클래스 앰프
    • Mark Levinson 퓨어 회로
    • 다이나믹한 내부 조명
    • RS-232 컨트롤
    앰프 출력 425W RMS (8Ω, 20Hz ~ 20kHz, < 0.3% THD)
    4Ω에서 850RMS, 20Hz ~ 20kHz
    입력 XLR x 1 / RCA x 1
    출력 “Mark Levinson Hurricane” 바인딩 포스트
    전압 게인 26dB
    크기 (WxHxD) 438mm x 197mm x 533mm
    무게 52.2kg
    수입원 HMG https://www.hmgav.co.kr
  • 헤레틱 AD614 – 재즈 원툴 뉴트로스피커

    헤레틱 AD614 – 재즈 원툴 뉴트로스피커

    헤레틱 AD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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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어가며

    생전 처음보는 브랜드의 리뷰 의뢰가 들어왔습니다. 캐나다 몬트리올에 소재한 헤레틱 라우드스피커스 컴퍼니(Heretic Loudspeakers Company, 이하 헤레틱)라는 스피커 제조사였죠. 잠시 공식 홈페이지에 가서 살펴보니 생긴 게 과거 알텍(Altec)을 빼다 박은 게 영 탐탁찮았습니다. “아니, 언제적 알텍이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물론 사람이건 물건이건 생김새만 보고 경솔하게 판단하면 안 되는 건 알지만 그래도 영 관심이 가지 않아서 대충 훑어보고는 이내 브라우저 창을 닫아버렸습니다. “실제로 보면 또 느낌이 다르겠지”하는 위안을 하며.

    일주일이나 지났을까요? 스피커가 도착했다는 소식에 추적추적 내리는 빗줄기를 뚫고 청음실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그래도 생전 처음보는 브랜드를 만나본다는 생각에 도착지에 가까워질수록 가슴이 뛰었죠.

    드디어 도착해서 청음실 문을 열자 헤레틱 AD614가 모습을 보였습니다. 디자인에 대한 관점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정사각에 가까운 애매해 보이는 셰이프에 썩 고급스럽지 않은 마감, 그리고 크게 고민하지 않은 듯한 외관 디자인까지 마음에 드는 구석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캐비닛을 두드려보니 통울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BBC 계열의 스피커 보다도 텅텅 거리는 게, 무슨 합판으로 만든 것 마냥 실망스럽기까지 했죠. 굳이 마음에 드는 부분을 찾자면 쿨해보이는 로고 뱃지 정도랄까요? 그마저도 과거 웨스턴 일렉트릭(Western Electric)에서 착안한 걸로 보이지만요.

    속으로 “이번 리뷰는 고사할까?”하는 생각이 잠시 스쳐 지나갔지만 이왕 왔으니 들어나 보자는 마음으로 아무런 기대감 없이 포커싱을 잡기 위해 에바 캐시디(Eva Cassidy)의 Autumn Leaves를 틀었습니다. 그리고는 리뷰어로서의 본분을 망각하고 앉은 채로 망부석이 되어 한참동안 음악에 푹 빠졌죠. 너무 예상 밖의 소리가 났냐고요? 아뇨. 소리는 생긴 대로였습니다. 다만 너무 듣기 좋았던 거죠.


    디자인

    한 시간쯤 지났을까요? 정신을 차린 저는 그제서야 부랴부랴 헤레틱에 대해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로버트 게이버리
    설립자 로버트 게이버리 (Robert Gaboury)

    공식 홈페이지에는 설립년도가 나와있지 않아 이런저런 자료들을 찾아보다가 헤레틱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발견했습니다. 첫 게시글이 2021년 3월 6일이더군요. 아마도 2020년 혹은 2021년초쯤에 설립됐나 봅니다. 설립자는 로버트 게이버리(Robert Gaboury)라는 인물로, 젬 오디오(Gemme Audio), 아르테루스(Arteluthe)사의 스피커를 설계한 오디오 엔지니어였습니다. 즉, 따끈따끈한 신생이지만 역량이 증명된 베테랑에 의해 새롭게 설립된 브랜드라는거죠.

    헤레틱에서 현재까지 출시된 건 Model A, AD612, AD614까지 총 3종으로, 모두 알텍의 명기들을 오마주한 모델들입니다. Model A는 1956년에 출시되어 20여년간 가장 인기 있는 극장 및 상업용 스피커로 활약한 Voice of the Theatre 시리즈의 A7에서, AD612와 AD614는 비틀즈가 모니터 스피커로 사용한 걸 계기로 60년대에 큰 인기를 끌었던 Utility 시리즈의 612와 614에서 모티브를 따왔죠.

    ALTEC의 Voice of the theatre 시리즈
    ALTEC Utility 614

    # 트랜스듀서

    현대적인 하이엔드 스피커를 설계하던 로버트 게이버리가 뜬금없이 알텍에 꽂힌 이유는 동축 유닛에 대한 애착 때문이었습니다. 한 인터뷰에서 그는 이런 말을 했죠. “당신이 이미 최고의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할지라도 동축 스피커 한 조는 반드시 필요합니다(Maybe you already own the best, but you still need a pair of those coaxial monitors).”

    잘 아시다시피 동축 유닛이란 2개 이상의 유닛을 같은 축에 두어 설계한 드라이버입니다. 여기서 로버트 게이버리가 말하는 동축 모니터 스피커란 풀레인지처럼 단일 동축 유닛으로 설계한 스피커를 뜻하죠. 그럼 이런 스피커의 특징은 뭘까요? 일단 음파가 단일 지점에서 방출되는 만큼 시간축 도메인 관점에서 유리합니다. 일관적이고 자연스러운 소리를 자랑하죠. 반면 주파수 도메인에서는 다소 불리합니다. 특히 우퍼의 경우, 구경이 커지면 선형적인 움직임이 어려워지고 그에 따라 위상이 흔들리기도 하죠. 따라서 스테이징, 그 중에서도 교향곡처럼 여러 악기들이 층층이 레이어를 쌓는 장르에서는 비교적 약한 면모를 보이는 반면, 간소한 편성의 기악곡, 재즈, 보컬 곡에서는 비할 수 없는 매력을 발휘합니다.

    알텍의 전성기 스피커들이 TS 파라미터(Thile-Small Parameter)와 같이 스피커의 특성을 수학적으로 해석할 툴이 없는 시기에 출시되어 특별한 인클로저 기술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많은 매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죠. 특히 알텍의 604 듀플렉스(Duplex)라는 동축 유닛은 1944년에 출시된 이래로 북미 녹음 스튜디오에서 표준으로 사용되었을 뿐 아니라 20여년 간 버전업을 거듭하면서 동축 유닛 발전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로버트 게이버리는 AD612와 AD614를 위해 ‘303 헤레틱 동축 트랜스듀서(Heretic Coaxial Transducer)’라는 유닛을 새롭게 개발했습니다. FaitalPRO라는 이탈리아 유닛 제조사에 특주해서 제작된 이 동축 드라이버는 12인치 구경으로, 삼중 롤 에지로 둘러 쌓인 페이퍼 콘이 유리 섬유 보이스 코일 포머를 통해 페라이트 자석으로 구동되는 구조입니다. 중앙에 반투명한 직조 섬유로 이루어진 더스트캡의 정체는 사실 강력한 네오디뮴 자석으로 구동되는 컴프레션 드라이버 트위터입니다. 진동판은 슈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으로 불리우는 신소재 중 고주파에 대한 저항이 적은 폴리에텔에텔 케톤(PEEK: Polyetherether ketone)으로 제작되었고, 짧고 두꺼운 알루미늄 혼을 통해 방사되죠.

    # 캐비닛

    인클로저로 넘어가보면 가로 48, 세로 65, 깊이 37cm로, 가로폭이 넓고 깊이는 좁은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현대적인 스피커들이 좁은 배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배플 스텝 보정(BSC: Baffle Step Compensation) 필터를 사용하여 저음역대를 증가시키는 반면, AD614는 넓은 배플과 12인치 대구경 유닛 덕에 이 회로를 사용하지 않을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아무래도 저음역대가 보다 자연스럽게 재생되는데 일조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전면 포트입니다. 덕트의 튜닝을 통해 저음역대를 방사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베이스 리플렉스와 달리, 이 포트는 별도의 덕트관 없이 전 대역이 자연스럽게 빠져나가는 방식을 취하고 있죠. 이렇게 배플이 넓고 후면 포트가 없는 스피커들은 뒷벽에 공간을 두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는데요, 제조사 측에서도 역시 뒷벽에 밀착해서 사용하는 걸 권장하고 있습니다.

    소재는 실제 합판으로, FSC 인증을 받은 프리미엄 품질의 캐나다산 12겹 자작나무 합판이 사용되었습니다. 제조사에 따르면 에너지를 흡수하는 MDF와 달리 음악성, 음색, 펀치감이 우수하고 생생한 사운드를 재생하는데 유리하다고 하네요. 색상은 화이트워시, 브라운, 그리고 블랙을 제공하는데, 이 중 화이트워시와 브라운은 식품 등급의 100% 반투명 아마인유와 순수 밀랍으로, 블랙은 친환경 수성 아크릴로 마감한다고 합니다. 환경까지 고려하는 제조사인거죠.

    # 크로스오버

    유닛과 인클로저가 기존 알텍 Utility 시리즈를 개량한 거라면, 크로스오버는 완전히 다른 방식입니다. 알텍의 경우 일반적인 버터워스(Butterworth) 2차 필터 방식으로 설계되었는데요, 이 방식은 크로스오버 주파수 전 후 3옥타브 구간에서 차단되지 않은 신호가 전달되어 발생되는 신호 전력의 중첩 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크로스오버 주파수에 보정 계수를 적용한 보정 크로스오버를 구축하게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기 때문에 중첩 현상이 발생하는 구간 즉, 보컬 대역이 상대적으로 강하고 빅 마우스 현상이 발생하게 되죠.

    반면 AD614의 크로스오버 네트워크는 일반적으로 패시브 네트워크에서 사용하지 않는 링크위츠 라일리(Linkwitz-Riley) 2차 필터 방식으로 설계되었습니다. 링크위츠 라일리는 우퍼와 트위터가 직렬로 연결되어 있어 각각 -3dB의 이득을 갖게 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크로스오버 포인트의 게인이 0dB로 수렴되죠. 따라서 앞서 언급한 보컬 대역의 강조나 빅 마우스 현상이 해소되고, 완만하게 변화하는 위상 응답과 함께 평탄한 진폭 응답을 갖는 올 패스 필터(All-pass filter)처럼 동작하여 자연스러운 소리를 갖게 된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2차 직렬 크로스오버는 왜 일반적으로 사용되지 않을까요? 그 이유는 소프트웨어로 모델링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수많은 청음 테스트와 거듭되는 시행착오가 수반되고, 이로 인해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감행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헤레틱은 칭찬받아 마땅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네트워크에 사용된 부품 역시 높은 게이지의 솔렌 공심 코일 인덕터, 문도르프 커패시터, 비유도성 고전력 저항, 군용 등급의 PCB 기판, 뉴트릭(Neutrik)사의 절연 동(Copper) 재질의 바인딩포스트까지 최신의 최고급 부품들로, 높은 성능을 기대해볼 수 있겠고요.

    # 스탠드

    마지막으로 AD614는 플로어스탠딩이 아닌 스탠드마운트 스피커로, 바닥에서 일정 공간을 띄웠을때 비로소 최적의 성능을 발휘한다고 하는데요, 이에 맞춰 수입원에서 스탠드를 자체 제작하여 공급한다고 합니다. 직접 테스트해 본 결과 옵션이 아닌 필수라고 할 정도로 그 효과가 크니, 구매하실 분들은 필히 함께 구비하시기를 권장 드립니다.


    사운드

    Sarah Mclachlan – Ang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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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전반적인 사운드 성향은 생긴 대로입니다. 사라 맥라클란(Sarah Mclachlan)의 Surfacing 앨범에 수록되어 있는 Angel을 들어보면 넓은 배플과 덕트리스 전면포트를 지닌 캐비닛은 소리를 응축시키거나 응어리짐 없이 굉장히 쉽게, 술술 이탈시키고 터치 역시 순해서 청자를 스트레스 없이 음악에 빠져들도록 인도합니다. 페이퍼 콘과 PEEK 소재의 트위터 조합은 투명하면서 동시에 따스하고 도톰하며 목질감이 느껴지는 음색을 선사하고요. 무엇보다 칭찬하고 싶은 건, 12인치 대구경 유닛에 알텍의 외형을 띄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빅 마우스 현상이 생기지 않는다는 점인데요, 링크위츠 라일리 2차 직렬 크로스오버 설계가 빛나는 순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Hilary Hahn – J.S.Bach:Violin Concerto No.2 in E Maj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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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 마우스 현상은 생기지 않지만 무대는 꽤 포워딩하게 형성됩니다. 또한 대구경답게 굉장히 풍성한 배음을 만들어내죠. 가령 힐러리 한(Hilary Hahn)이 연주한 바흐 바이올린 협주곡 제2번 E장조, 1악장 알레그로(Allegro)를 들어보면, 바이올린 소리가 약간 도톰하고 울림이 깊으며 보다 풍성하고 다채롭게 들리는 게, 바이올린 크기가 마치 (최장 사이즈인 4/4를 넘어) 5/4가 된 듯한 인상을 줍니다. 활이 현을 그을 때 나는 마찰음은 한층 줄어들어 훨씬 덜 자극적으로 느껴지고요. 결과적으로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투명한 음색, 포워딩하게 형성되는 무대, 그리고 굉장히 풍성한 배음의 조합은 실연을 듣는 것 같은 생생한 현장감과 거기서 비롯되는 감흥을 스트레스 없이 여유롭게 전달합니다.

    다음으로는 취약점을 파악하기 위해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Herbert von Karajan)이 지휘하고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드보르자크 교향곡 제9번 E단조 “신세계로부터” 중 4악장 알레그로 콘 푸오코(Allegro Con Fuoco)를 선곡했습니다. 먼저 재생 주파수 대역은 스펙 상으로 45Hz-22kHz, 실제 청감 상으로는 50Hz-20kHz 정도로 다소 제한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부분은 크로스오버 설계에서 비롯된 거라 비난하기 어렵지만, 인클로저 용적을 고려했을 때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다만 하한선까지의 순도는 매우 높고 자연스럽기 그지없었으며, 매우 풍성하기 때문에 저음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세밀한 표현이나 마이크로 다이내믹스와 같은 디테일도 현대적인 하이엔드 스피커 대비 약간 미흡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스테이징 역시 무대의 깊이와 악기 간 분리도가 조금 아쉬웠고요. 대역간 밸런스는 대역이 약간 좁고 음이 도톰하기 때문에 중역이 살짝 부풀은 것처럼 들릴 여지가 있으나 자세히 들어보면 고른 편이고, 토널 밸런스 역시 이질감 없이 자연스러웠습니다.

    Dave Brubeck Quartet – Take F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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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는 재즈로 눈길을 돌려 데이브 브루벡 쿼텟(Dave Brubeck Quartet)의 Time Out 앨범에 수록되어 있는 Take Five를 틀어보았습니다. 시작부터 공간감과 현장감이 넘치는 조 모렐로(Joe Morello)의 드럼 소리, 변칙적인 5/4박자를 경쾌한 리듬감으로 소화하는 데이브 브루벡의 피아노 연주, 그리고 투명하면서 약간은 멜랑콜리한 음색이 풍성하고 다채롭게 울려퍼지는 폴 데스몬드(Paul Desmond)의 섹소폰까지, 정말 놀랍도록 좋았습니다. 재즈를 이렇게 좋게 들려준 스피커가 있었는지 기억을 더듬어볼 정도로 말이죠. 뒤이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재즈 레파토리를 쭉 들으면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바로 “스피커가 그려내는 게 아니라 스피커를 통해 자연스레 재현되고 있기 때문”이었죠. 재즈만큼은 AD614가 제가 경험했던 수많은 스피커 중 손꼽을 정도로 발군이었습니다.


    마치며

    AD-614는 기본적으로 청자의 심장을 쥐락펴락, 염통을 쫄깃쫄깃하게 만드는 타입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소리를 굉장히 쉽게 술술 이탈시키는 순한 성향의 스피커죠. 음색 역시 따스하고 도톰하며 목질감이 잘 느껴지고요. 한 마디로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여유롭다고 할까요? 하지만 동시에 투명하고 순도가 높으며 무대가 포워딩하게 형성되기 때문에 답답하게 느껴지지는 않습니다. 무엇보다 굉장히 풍성한 배음은 자연스레 재현되는 공간감과 현장감을 자아내죠. 이러한 AD614의 음색적 특성들은 스테이징이나 디테일에서 아쉬웠던 부분을 잊을 만큼 엄청난 시너지를 내며 그 어떤 스피커에서도 들을 수 없었던 매력을 발산합니다.

    한줄평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용납할만한 수준의 단점과 특출난 장점을 지닌 매력만점의 스피커


    헤레틱 AD614

    장점 단점
    • 투명하면서 자연스러운 음색의 동축 트랜스듀서
    • 직렬 링크위츠 라일리 2차 필터 크로스오버 설계
    • 최신의 최고급 부품이 투입된 크로스오버
    • 쉽게 이탈되고 순한 터치의 캐비닛 설계
    • 자연스럽기 그지없는 저음역대
    • 싱글 엔디드 3극관 진공관 앰프로 구동될만큼 높은 감도
    • 굉장히 풍성한 배음
    • 뛰어난 공간감과 현장감
    • 약간 멜랑콜리한 착색
    • 호불호가 갈릴 외관
    • 캐비닛 용적 대비 제한된 재생 주파수 대역
    • 조금 아쉬운 디테일과 무대 깊이, 악기 간 분리도
    • 약간 멜랑콜리한 착색
    두두오 x 하이파이매거진

    written by 마누
    photo by 이동훈


    제품사양

    타입 2웨이 동축 모니터스피커
    주파수 응답 45Hz – 22kHz
    일반적인 실내 응답 35Hz – 20kHz
    드라이버 트위터, 미드레인지 : 1인치 동축 압축 드라이버 베이스 : 12인치 고출력 트랜스듀서
    크로스오버 1.7kHz
    감도 97dB @ 2.83V @ 1M.
    임피던스 8옴
    권장앰프출력 3 – 300W
    구조 FSC 12겹, 자작나무 합판
    마감 아크릴 블랙 / 화이트 워시 / 브라운
    크기 (WxHxD) 48 x 65 x 37cm
    무게 20kg
    수입원 SP Audio https://spa.ideoti.com/
  • 카바세 무라노 알토, 근사하지만 친근한 두 얼굴의 야누스

    카바세 무라노 알토, 근사하지만 친근한 두 얼굴의 야누스

    카바세 무라노 알토


    들어가며

    마리 앙투아네트로 대변되는 호화로운 궁정, 자유, 평등, 박애를 외치며 왕정을 전복시킨 프랑스 혁명, 문예사조이자 예술운동이었던 낭만주의가 발발된 곳, 바로 프랑스죠. 프랑스는 오늘날에도 디저트를 비롯한 요리, 패션, 향수 등으로 세계 문화와 예술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매력적인 오디오 브랜드를 다수 탄생시킨 오디오 강국이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진공관 앰프의 전통강자 중 하나인 자디스, 카오디오와 홈오디오 양 진영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며 영국의 네임오디오까지 인수해버린 포칼, 그리고 최근 들어 심미적인 디자인과 첨단 기술로 큰 인기를 호가하며 매스 마켓까지 넘보고 있는 드비알레 등이 있죠.

    조르주 카바세 (Georges Cabasse)

    하지만 시계를 조금만 뒤로 돌리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200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프랑스를 대표하는 브랜드는 누가 뭐래도 카바세(Cabasse)였죠. 1950년, 조르주 카바세(Georges Cabasse)에 의해 설립된 카바세는 현존하는 프랑스 스피커 제조사 중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합니다. 하지만 카바세가 프랑스를 대표할 수 있었던 건 비단 유구한 역사 때문만은 아니었죠.

    1952년, 영화관용 양방향 동축 스피커, 1958년, 진공관 앰프 내장 3웨이 액티브 스피커, 1993년, 4중 동축(Quadri Coaxial) 스피커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고, 1965년, 프랑스 해군에게 함대용 수중 확성기, 1974년, 메종 드 라 라디오(Maison de la Radio, 프랑스의 모든 국영 라디오 방송국 본사와 국립 오케스트라의 관리 사무실, 방송 스튜디오 및 공연장이 모여있는 건물)에 액티브 스피커를 납품하는 등 카바세가 프랑스의 국가 및 공공사업에 기여한 바는 지대했고, 전 세계 오디오 산업에 남긴 유산은 찬란했습니다.

    2006년도는 카바세에게 분기점이 되는 해였습니다. 자사의 모든 기술력과 예술혼을 아낌없이 쏟아부어 완성한 마스터피스, ‘래 스페어(La Sphère)’를 오디오 공학 학회인 AES(Audio Engineering Society)와 세계가전전시회 CES에서 발표한 기념비적인 해였거든요. 2개의 구형 동축 스피커, 1개의 필터, 그리고 4개의 파워 앰프까지, 구성부터 화려했던 래 스페어는 이론적인 접근 방식과 소리, 그리고 외관까지 가히 충격적이었습니다. (현재는 2개의 구형 동축 스피커, 4개의 파워 앰프, 4개의 프로세서, 1개의 프리앰프, 1개의 스트리머로 구성이 추가됨)

    하지만 너무 무리를 한 탓이었을까요? 카바세는 그 해를 미처 넘기지 못 하고 캐논(Canon) 유럽 지사에 인수되는 안타까운 행보를 걷게 됩니다. 2006년이 기념비적인 해이자 동시에 비극적인 해가 된거죠. 그 이후로 카바세는 한동안 특별한 신제품 출시 없이 암흑기를 보내게 되고요. 그로부터 8년 후, 카바세는 2003년에 설립된 프랑스의 스마트 홈 벤처기업 에이웍스(AwoX)에 인수되면서 다시금 자국의 품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리고는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신제품을 하나 둘 출시하게 되죠.

    프랑스 북서쪽의 브루타뉴 지방 해안가에 위치한 카바세 본사

    9년이 지난 지금, 카바세는 과거의 규모를 완전히 회복했습니다. 래 스페어에서 파생된 원형 셰입의 액티브 ‘라이프스타일 스피커’ 6종, 일반적인 외형의 패시브 ‘하이파이 스피커’ 7종, 영화 재생을 위한 ‘서브우퍼’ 6종, ‘사운드 바’ 1종, ‘블루투스 스피커’ 2종, ‘커스텀 인스톨레이션’ 18종까지 라인업은 물론, 제품수도 어마어마하게 다양하죠.

    그 중에서 오늘 살펴볼 제품은 ‘하이파이 스피커’ 제품군 중 최상위 모델인 ‘무라노 알토’입니다.

    예전부터 합리적인 가격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기술력으로 높은 가성비와 오디오 애호가들의 귀를 사로잡는 매력적인 음색을 자랑하던 카바세였기에 저 역시 기대감을 가득 안고 한껏 부푼 마음으로 만나봤는데요, 그럼 외관부터 찬찬히 한 번 살펴볼까요?

    디자인

    먼저 인클로저는 좌우 측면이 곡선으로 이루어진 반 류트형으로, 뒤로 갈수록 좁아지는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셰입은 뒷면까지 둥그런 완전한 류트형만큼은 아니지만, 일반적인 직사각형 대비 내부의 회절과 정재파로 인한 왜곡에 영향을 덜 받는다는 이점이 있죠. 소재는 MDF인 듯했는데요, 두드려봤을 때 측면의 울림이 더 긴 걸 봐서 아무래도 유닛과 포트가 장착되어 있는 전후면의 두께를 더 두텁게 처리한 듯했습니다.

    마감은 글로시 화이트, 글로시 블랙, 글로시 마호가니로 총 세 가지가 제공됩니다. 제게 전달된 건 화이트 색상이었는데요, 만져보니 마감은 흠잡을 데 없이 고르고 질감 역시 매끈했습니다. 하단의 받침대도 통일감 있게 동일 소재 및 마감의 플린스 형태로 이루어져 있었고요. 여기에 더해 유닛을 감싸고 있는 베젤, 하단의 로고, 그리고 플린스 모서리의 다보 헤드들은 실버 색상의 알루미늄 소재로 이루어져 있어 포인트 역할을 톡톡이 하는데요,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세련된 인상을 줍니다. 그릴 역시 ‘착’ 달라붙는 마그넷 방식에, 화이트 마감과 잘 어우러지는 그레이 색상이 제공되고요. 굳이 아쉬운 점을 꼽자면 인클로저의 밀도가 최근 스피커들 대비 그리 높지 않은 정도?

    후면으로 넘어가보면 유닛 별로 포트가 총 세 개 뚫려있고, 이 중에서 우퍼용 두 개는 하단에 위치하고 있음을 볼 수 있는데요, 풍부하면서 명료한 저음역대를 내기에 최적의 길이로 포트관을 확보하기 위함으로 보입니다. 포트의 개구부는 바깥쪽으로 벌어지는 나팔형(flared)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이런 형태는 공기가 배출될 때 발생하는 와류를 줄이는 데 도움을 주죠. 또한 포트 마개를 언급 안 할 수가 없는데요, 사소한 부분일 수 있지만 스폰지에 코르크 손잡이를 붙여서 사용 편의성을 높인 건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제 드디어 카바세의 핵심이자 장기인 동축 유닛을 언급할 차례네요. 잘 아시다시피 동축 유닛이란 2개 이상의 유닛을 같은 축에 두어 설계한 것으로, 음파가 단일 지점에서 방출되는 만큼 일관적이고 자연스러운 소리가 특징입니다. 카바세는 1952년에 특허를 받은 후 현재까지 동축 유닛만을 고집해오면서 지속적으로 개선을 거듭해 왔죠. 

    무라노 알토 역시 상단에 BC13이라는 이름의 동축 유닛을 장착하고 있는데요, 유닛의 정체는 다름아닌 래 스페어에 장착된 TC23에서 트위터와 미드레인지 부분을 따온 것입니다. 탁월한 깊이와 넓은 사운드 스테이지, 그리고 과장되지 않은 충실한 음색과 밸런스로, 청각적인 피로도가 느껴지지 않는 사실적인 사운드를 구현한다고 하네요.

    이러한 특성은 카바세의 HDSE 설계 원칙에 기인한 것이기도 한데요, 여기서 HDSE란 Homogeneous Distribution of the Sonic Energy 즉, 음향 에너지의 균일한 분포를 뜻합니다. 카바세는 세계 최대 규모의 플로팅 무향실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한데요, 여기서 지향성과 출력을 완벽하게 제어하기 위해 청취 축과 360° 측정을 수행하고, 이를 통해 넓고 안정적인 사운드 스테이지, 그리고 직접음과 반사음의 균일한 조화를 구현한다고 합니다. 우퍼와 최적의 작동을 보장하도록 새롭게 설계된 알루미늄 웨이브 가이드 역시 이러한 과정의 결과물 중 하나로 볼 수 있죠.

    하단의 우퍼 두 발은 무라노 알토와 스탠드마운트 스피커인 무라노를 위해 새롭게 개발된 17ND36이라는 이름의 드라이버 유닛입니다. 카바세는 70년대부터 평탄한 주파수 대역 생성에 용이한 역돔형 드라이버를 주로 사용해 왔는데요, 17ND36 역시 래 스페어의 55cm(21.65”) 우퍼 컨셉을 소형화하여 역돔형 허니컴 멤브레인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이 드라이버는 4kg에 달하는 대형 모터의 45mm 깊이 에어 갭에 있는 긴 보이스코일로 구동되는데요, 촘촘히 직조되어 있는 만큼 뛰어난 강성과 댐핑으로 변형 없이 큰 폭의 변위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제조사에 따르면 작은 볼륨에서도 깊으면서 동시에 탄탄하고 기민한 저음역대를 재생한다고 하네요.

    자, 그럼 이제 소리를 들어볼까요?

    사운드

    청음 테스트는 룬(roon)에서 CD 샘플링레이트인 16bit/44.1kHz 이상의 음원들로 진행했고, 왓슨 오디오(Wattson Audio)사의 에머슨 디지털(Emerson Digital)을 트랜스포트, 마크 레빈슨(Mark Levinson)사의 № 5206을 DAC 겸 프리앰프, № 5302를 파워앰프로 사용했습니다.

    일반적으로 프랑스 제품들은 선도가 높고 열정적이면서 화려하게 뻗치는 고역을 특징으로 하는 브랜드가 많습니다. 포컬, 트라이앵글과 같은 스피커, 자디스, 오디오 에어로, 아톨 등의 일렉트로닉스 제품들이 그러한 예죠. 하지만 무라노 알토는 카바세 역시 마찬가지일 거라는 제 예상에서 조금은 벗어난 소리를 들려주었습니다.

    Nils Lofgren – Keith Don’t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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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리 밝혀 둘 것은 무라노 알토가 기본적으로 현대적인 성향이라는 겁니다. 상당히 투명한 음색과 적극적이고 포워딩한 무대, 거기에 더해 기민한 속도와 탱글거리는 탄력적인 윤곽감으로 생생한 현장감과 리듬감을 자랑하죠. 음의 두께 역시 살짝 얇은 편이고요. 이러한 특성은 닐스 로프그렌의 Keith Don’t Go와 같은 현란한 라이브 곡에서는 물론, 다이애나 크롤의 템테이션만 들어봐도 아주 잘 드러납니다.

    Eva Cassidy – Autumn Lea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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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처음 소리가 터져 나올 때 가장 먼저 느껴진 건 귀를 후벼 파는 자극적이고 날카로운 소리가 아니었습니다. 그보다는 미립자감이 느껴지는 은은한 질감과 조금은 소프트한 터치였죠. 현대적인 스피커들의 경우, 서정적인 보컬 곡 마저도 신나게, 혹은 그 안에 담긴 정서를 효과적으로 드러내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무라노 알토는 에바 캐시디(Eva Cassidy)의 Autumn Leaves에 담긴 쓸쓸한 감정과 사랑하는 이에 대한 그리움을 곧잘 표현해주었습니다.

    Eiji Oue, Minnesota Orchestra – Dance of the tumbl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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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으로 이지 오우에(Eiji Oue)가 지휘하고 미네소타 관현악단이 연주한 림스키-코르사코프(Rimsky-Korsakov)의 눈 아가씨 모음곡(The Snow Maiden) 중 곡예사의 춤(Dance of the Tumblers)을 들어보면 대역간 및 토널 밸런스는 이질감 없이 아주 고르게 재생되었고, 음색 역시 과장되지 않은 자연스러운 면모를 보여주었습니다.

    주파수대역은 청감 상 35Hz에서 25kHz 정도로 느껴졌는데요, 비록 다이아몬드나 리본 트위터와 같은 환상적인 초고역은 없었으나 스펙에 명시된 32/38Hz~24kHz와 정확히 부합했고, 부족함 역시 없었습니다. 무라노 알토가 그려내는 공간과 무대는 불만스럽거나 협소하지는 않았지만 제조사가 제시했던 “탁월한 깊이와 넓은 사운드 스테이지”는 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대표적인 성능 지표인 정보량이나 다이내믹스 역시 무난한 수준이었고요.

    정리하자면 투명하고 적극적이며 포워딩한 무대로 생동감을 주고, 현대적인 성향 답게 기민한 속도와 탱글거리는 탄력적인 윤곽감으로 뛰어난 리듬감을 선사하는 동시에, 여기에 자연스러운 밸런스와 음색, 그리고 은은한 질감과 살짝 소프트한 터치로 자극성을 누그러뜨린 듣기 편안한 사운드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생동감’과 ‘편안함’은 양립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조금이라도 한 쪽으로 치우치면 촌스럽거나 지루한 성향이 될 수 있는데, 이 두 가지를 근사하고 듣기 좋게 충족시켰다는 점에서 큰 점수를 주고 싶으며, 결과적으로 누가 들어도 이견 없이 좋아할만한 대중적인 소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며

    카바세의 제품들은 대부분 섬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습니다. 무라노 역시 1987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탈리아 북동부 베네치아 석호의 한 구석에 위치한 인구 5,000명 남짓의 작디 작은 7개의 섬이죠. 무라노의 가치는 유서 깊은 유리 세공에 있습니다. 1291년, 베니치아 공화국이 자국의 모든 유리 제조업자들을 무라노로 이주시킨 이후부터 16세기 말까지 무라노는 수세기 동안 고품질 유리 제조에 대한 독점권을 유지했고, 오늘날에도 무라노의 장인들이 수백 년 된 기술로 빚어내는 샹들리에, 장신구, 화병, 술잔 등은 고귀한 아름다움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죠.

    동축 유닛을 50년대부터 70여년 간, 역돔형 드라이버를 70년대부터 50여년 간 끈질기게 고집해오며 지속적으로 개선을 거듭해온 카바세가 자사의 하이파이 제품군 중 최상위 모델에 ‘무라노’라는 이름을 붙인 건 어쩌면 그들의 깊은 유서와 장인정신을 흠모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며 한줄평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근사하지만 친근한 두 얼굴의 야누스


    카바세 무라노 알토

    장점단점
    • 깔끔하고 세련된 외관
    • 코르크 손잡이로 사용 편의성을 높인 포트 마개
    • 동축 유닛 특유의 일관적이고 자연스러운 소리
    • ‘생동감’과 ‘편안함’을 동시에 충족시킨 튜닝
    • 누구나 좋아할만한 대중적인 성향
    • 무난한 성능
    두두오 x 하이파이매거진

    written by 마누
    photo by 이동훈


    제품사양

    타입 3웨이 플로어 스탠딩 스피커
    주파수 응답 32/38Hz – 24kHz
    드라이버 트위터, 미드레인지 : 동축 BC13
    베이스 : 17cm(6.7″) 17ND36 x 2
    크로스오버 800, 3500Hz
    감도 89dB
    임피던스 8옴
    최소 임피던스 3.4옴
    파워핸들링 175W
    크기 102.6 x 27.5 x 37.5 cm
    무게 28kg
    수입원 오디오갤러리 www.audiogaller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