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지코의 M6가 등장한 지, 어느 덧 4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M6가 아주 새로운 스피커처럼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몇 차례 쇼에서의 시연회 그리고 용산 같은 매장에서의 시청 등으로 이 스피커가 지닌 특징이나 개성은 엿볼 수 있는 기회들이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런 겉핥기 식의 시청은 스피커의 포텐셜을 온전하게 경험하는 기회가 되지 못한다. 제대로 된 시청 공간과 시스템이 갖춰진 곳에서의 M6가 들려주는 사운드는 얼마나 다를까? 이번 리뷰의 주제이자 핵심은 M6의 포텐셜 그리고 M6를 위한 베스트 시스템 매칭이다.
제대로 된 리스닝 룸, 제대로 된 셋팅 그리고 이상적인 레퍼런스 매칭 시스템으로 테스트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는 결코 쉽지 않지만 이번에는 그런 구성이 현실화되었다. 리뷰가 진행된 곳은 서울 강남에 위치한 AV 플라자로, M6에 맞춰 완벽에 가까운 음향 공간으로 설계한 대형 리스닝 룸이 탄생했다. 용산 같은 오디오 매장이 아닌, 애초부터 스피커와 앰프를 감안하여 설계된 공간이라서 매지코 M6가 지닌 잠재력을 경험할 수 있는 모든 음향적, 전기적 환경이 최고 수준으로 준비되어 있었다.
리뷰에 준비된 시스템은 레퍼런스 조합이라 불리우는 CH Precision의 풀 시스템이다. 예전부터 매지코 M3, M2 등의 시연에서는 주로 CH Precision 기기들의 조합으로 진행된 경우가 많았다. 그 이유는 두 제조사가 서로의 레퍼런스 시스템으로 두 회사의 앰프와 스피커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2016년부터 매지코 본사 시연 룸에는 CH Precision의 L1, M1 그리고 P1으로 구성된 시스템이 제품 개발과 튜닝에 사용되고 있다. 매지코와 CH Precision의 조합이 당연시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 이번 테스트에서는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CH Precision이 10주년 기념으로 내놓은 울트라 하이엔드급 기념 에디션인 L10, M10으로 조합된 시스템이 준비되었다. 프리, 파워 앰프의 가격만 해도 M6의 2배 가까운 가격에 해당하는 초대형 거함으로 M6의 진정한 한계점을 맛보기에는 최적의 선택인 셈이다.
이처럼 매지코 M6가 제대로 설치 및 최고의 셋업으로 시스템이 셋팅된 장소로는 AV 플라자의 전용 룸이 국내 유일의 공간이다. 이런 사운드 체험 환경은 수 년 전에 매지코 본사를 방문했을 당시, 본사 내에 설계된 리스닝 테스트 룸을 떠올릴 정도였다.
이미 기존 쇼와 이벤트에서 M6를 들어본 적이 있었지만 이번 리뷰와 같은 시스템과 공간에서 경험은 처음이다. 기존 매장이나 쇼에서의 사운드와는 차원이 다른, 충격적일 정도로 완전히 다른 수준의 사운드 체험을 경험할 수 있었다. 풀레인지 스피커를 떠올리게 만들 정도로 대단히 유기적인 밸런스의 사운드를 들려주었다. 하이파이적 어조를 하나도 강조하지 않는 자연스러운 그리고 음악적인 사운드로 기존에 갖고 있던 M6에 대한 선입견을 날려버렸다. 고역의 선명도와 투명도가 매우 높지만 그것을 인위적으로 강조하지 않고 음악과 녹음의 디테일와 텍스쳐를 매우 세련되고 세밀하게 그려냈다. 밝거나 귀에 거슬리는 자극감이 하나도 없으면서 이런 투명도와 해상도를 유지하는 것은 놀라울 수준이다. 이런 고역의 놀라운 자연미와 세련미는 M2, M3와는 다른, M6 용으로 튜닝된 1.1인치 베릴륨 다이아몬드 트위터 덕분일 것이다.

기계적이지 않은, 이런 세련된 사운드가 가능한 것은 투명하고 높은 정보량을 자랑하는 중역 그리고 한치의 흐트러짐이 없는 정확하고 빠른 반응을 들려주는 저음 그리고 이런 대역들 간에 이음새가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 매우 이상적인 유기적 대역 밸런스의 힘일 것이다. 유기적인 사운드 밸런스는 매우 넓고 투명한 무대 재현으로 듣는 동안 스피커의 위치가 눈 앞에서 단 한 번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예전 인터뷰에서 제작자인 아론 울프는 이런 홀로그래픽적인 사운드스테이지와 매끈한 대역 밸런스가 가능한 것은 새로 설계된 캐비닛 덕분이라고 한 적이 있었다. 일체형 모노코크로 제작된 카본 소재 인클로저는 라운드 형태로 직선이 아닌 곡선과 곡면형 스피커 몸체를 현실화 시킨 결과물인 셈이다.
좀 더 세세한 테스트로 살펴보면 저음의 안정감과 깊이감이 훌륭하다. 코플랜드의 ‘보통 사람을 위한 팡파레’의 팀파니가 쏟아내는 짧고 깊고 강한 저음을 매우 빠르고 정확하게 그려낸다. 큰 공간을 가득 메우는 초저역의 깊은 에너지는 순간적으로 폭발하고 빠르게 소멸된다. 밀폐형 스피커 답게 저역의 깨끗함과 빠르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다. 이는 CH Precision M10의 힘과 드라이빙 능력이 주는 여유와 두 기기간의 시너지가 빛을 발한 결과이다.
브라이언 브롬버그의 <Wood> 중 ‘Come Together’에서도 베이스의 탄력 넘치는 피치카토와 에너지가 한치의 오차 없이 깨끗하게 재현된다. 저음의 명료도와 기민함이 들려주는 현란한 리듬은 가히 M6의 백미 중 하나라 할 만하다.
사운드스테이징의 스케일과 입체감, 무대 심도 같은 입체적 요소도 마찬가지다. 번스타인이 연주한 <말러: 교향곡 2번> 중 ‘피날레’에서는 거대한 무대를 전면에 그려내는데, 무대 중앙의 깊은 심도와 뒤로 넓게 펼쳐지는 합창단의 울림 그리고 총주에서의 오르간 등 온갖 이벤트들이 난무하는 가운데에도 각각의 사운드가 하나도 엉키지 않고 하나하나 분리되어 있다. 악기들 사이의 공기부터 전면에서 뒤까지 다양한 레이어들의 분리 등, M6는 아무리 음의 개수가 많아져도 전혀 퇴색되지 않고 오히려 모든 사운드를 다채롭게 분리해서 입체적으로 그려내는 놀라운 분해능과 입체적인 무대를 선사한다. 그러면서도 전혀 시끄럽거나 딱딱해지지 않는 사운드는 현대 하이엔드 스피커들 중 최고라 부를 만한다.
마누 카체의 중 ‘Keep On Trippin’에서도 현란한 디테일의 향연과 스피디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이 녹음은 드러머 마누 카체의 연주가 관건인데, 킥, 스네어, 심벌즈 등 드럼이 쏟아내는 온갖 다채로운 연주의 디테일들이 현란하게 그려진다. 저음과 고음의 디테일들이 일체의 자극감이나 인위적인 녹음 재생이라는 느낌이 하나도 없는, 어쿠스틱한 ECM 녹음의 깨끗하고 투명한 분위기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메탈릭한 드럼의 각종 디테일들을 정말 화려하면서도 매끄럽고 그리고 자연스러운 사운드로 들려준다. 놀라운 해상력과 안정된 구동력 그리고 타이트한 저음과 리듬감으로 하이엔드 시스템이 들려주는 현대적 녹음의 장점을 그대로 보여준다.
보컬에서도 마찬가지다. 엘라 피츠제럴드와 루이 암스트롱의 <엘라와 루이스> 중 ‘They Can’t Take That Away From Me’ 같은 옛 아날로그 녹음을 들으면 자칫 무미건조하고 생동감 없는 소리를 들려줄 듯 하지만 그 반대였다. 고해상도로 리마스터링된 이 녹음을 마치 LP에서 듣는 듯한 매끈하고 부드러우며 온도감이 실린 사운드로 대단히 음악적이며 자연스러운 사운드로 두 보컬의 짙은 음색을 매우 사실적으로 들려주었다. 다소 차갑거나 가늘게 변질될 것 같은 걱정은 기우일 뿐, 녹음에 담긴 두 보컬의 감성과 에너지가 그대로 전달되는 높은 정보량의 중역을 느끼게 했다. 절대 경질로 변질되거나 기계적인 소리를 내지 않는다.
반대로 김윤아의 ‘Going Home’ 같은 가요에서도 그런 장점이 그대로 이어진다. 이 곡에는 뒷 배경의 피아노줄의 떨림 같은 노이즈가 살짝 들어있는데, 해상력이 낮은 시스템에서는 들리지 않는 소리다. M6에서는 마치 다른 녹음을 듣는 것처럼 뒷 배경에 깔린 배경 노이즈가 새로 마스터링한 듯 전면에 완전히 노출된다. 녹음 현장에서 듣는 것 마냥 대단히 사실적인 현장 분위기를 그려낸다. 분명 리버브와 믹싱으로 만들어진 가요 녹음임에도 어쿠스틱 녹음 같은 사실적인 분위기 연출을 모두 눈 앞에 보여주는데, 그것이 부자연스럽거나 인위적이라기 보다 높은 해상력과 진한 보컬 색채와 명료함으로 기분 좋은 오디오적 쾌감과 울림을 안겨준다. 자칫 시끄럽거나 기계적일 것이라는 예상을 보기 좋게 깨버리면서 오히려 녹음 속의 숨겨진 1인치를 찾아내는 즐거움마저 느끼게 해주었다.

하이테크 기술과 소재가 만들어낸 아날로그적 자연미
이런 사운드는 대체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앞선 시청 평에도 잠시 언급했지만, M6는 그래핀 나노 카본 드라이버나 베릴륨 다이아몬드 트위터 같은 최첨단 소재와 기술임에도 사운드는 오히려 예전 모델들보다 훨씬 더 세련된 디테일과 대역 간의 이음새가 하나도 없는 유기적이며 자연스러운 밸런스로 음악적인 소리를 들려주게 되었다. 분명 해상력과 단단한 저음, 진하고 선명하면서도 전혀 튀지 않는 중역 같은 하이파이적 요소가 최고 수준으로 구현되어 있음에도 음악이 하이파이적 어조로 흐르지 않고 순음악적으로 들리는 것이다.

제작자에 따르면 가장 큰 요인은 역시 이전까지의 매지코 스피커들에 없던 카본 소재의 모노코크 인클로저를 꼽았다. 직각 모서리를 없앤 곡면형 구조체를 통해 음의 부자연스러움을 일으키는 회절을 거의 소멸시켰다. 특히 트위터 같은 경우, Q7 mk2나 M6나 같은 크기의 같은 베릴륨 다이아몬드 트위터임에도(물론 M6에는 약간의 트위킹 개선이 있다고 하지만) M6가 훨씬 더 매끄럽고 더 자연스러운 고역을 들려주는 이유로 이런 인클로저의 차이라는 것이 제작자의 설명이었다.
또한 카본 소재가 갖는 높은 경도 그리고 중간 댐핑재를 더한 알루미늄과의 혼용 설계를 통해 내부 부피가 훨씬 늘어났다. 외형은 과거 Q7 mk2 보다도 훨씬 작아 보이지만 내부 부피는 Q7과 같은 수준이라서 Q7과 같은 수준의 음압을 버티고 대음량을 낼 수 있는 능력을 이룬 셈이다. Q7에 있던 알루미늄 매트릭스 프레임이 사라지고 카본으로 설계한 단순화한 내부 격자 만으로도 Q7 이상의 강도를 구현했다. 사라진 알루미늄 격자 프레임으로 훨씬 큰 내부 부피를 얻게 되었고, 라운드 형태의 내부 구조 덕분에 알루미늄 격자 프레임 없이도 내부 공진을 억제할 수 있던 것이다. 여기에 강도를 높이고 무게는 대폭 줄인 그래핀 소재의 우퍼와 미드레인지 그리고 엄청난 마그넷 모터 시스템은 M3나 M2 보다도 훨씬 울리기가 어렵지 않은 능력을 이끌어냈다. 실제 스펙을 봐도 30W 앰프 정도만으로도 충분히 울릴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고, 감도도 91dB나 된다.


이처럼 물리적인 설계의 변화와 소재의 진화로 훨씬 더 높은 스펙을 달성하게 되었고 이 모든 장점들이 고스란히 사운드로 연결된 것이다. 더 자연스러운 대역 밸런스로 마치 풀레인지에 가까운 유기적인 사운드 그리고 더 높은 디테일을 구현하면서도 하이파이적인 고역의 자극이나 기계적, 전기적 연출 사운드의 색채를 없애 이런 하이엔드적 하이파이 요소와 음악적 사운드를 하나로 엮어낼 수 있었던 것이다.
M6 발매 이후 실제 판매된 M6 유저들의 상당수가 그런 부분에 많은 점수를 주고 있다. 국내 판매된 M6의 대부분을 담당해 온 AV 플라자의 책임자 이동준 부장에 따르면 M6를 선택한 유저들 대부분은 다이아몬드나 세라믹 소재의 유닛을 쓴 타 스피커들과 달리 다이아몬드 수준 이상의 높은 해상력과 빠르고 정교한 사운드를 내면서도 튀거나 착색이 없는 자연스럽고 유기적인 밸런스로 음악적 사운드를 들려주는 점 때문에 M6를 선택했다는 설명이었다.

정리
매지코 M6는 스피커 기술의 한계점을 돌파한 역대급 하이엔드 스피커의 등장이다. 대개 기술이 앞서면 음악성이 떨어지고, 음악성이 뛰어나면 착색이나 스펙적 한계에 빠지게 되는데, M6는 이런 문제들을 일거해 해소한, 스피커 설계 및 재생의 한계를 뛰어넘은 스피커의 이상향이다. 물론 그에 걸맞은 높은 가격표는 분명 누구나 한번쯤 도전할 만한 수준이 아닌, 극소수의 선택 받은 사람들 만이 써볼 수 있는, 차원이 다른 수준의 스피커이다. 그래도 올 하반기에 등장할 M9에 비하면 지극히 현실적인(?) 하이엔드 스피커이며, 실제 하이엔드 유저라면 도전해볼 수 있는 한계점에 위치한 스피커이다. 자연스러운 음색과 유기적 밸런스의 음악적 재현 능력 그리고 하이파이적 파라미터들의 놀라운 퍼포먼스까지 더해 현존하는 최고의 스피커로 도전할 수 있는 능력만 있다면 정말로 경험해봐야 할 스피커이다.
제품사양
드라이버 구성 | 1 x 1.10″ (2.794cm) 다이아몬드 코팅 베릴륨 돔 트위터 1 x 6” (15.24cm) XG 나노그래핀 콘 미드레인지 3 x 10.5” (26.67cm) XG 나노그래핀 콘 베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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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도 | 91dB |
임피던스 | 4ohms |
최소 권장출력 | 30W |
크기 | 143 x 66 x 51/38cm (Mpod 포함/비포함) |
무게 | 177kg |
수입원 | 사운드트레이드 www.soundtrad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