션야타 리서치 THETA 시리즈
미국의 하이엔드 케이블 및 전원 기기 전문 업체 션야타 리서치는 2025년 한 해 동안 케이블부터 전원 컨디셔너에 이르는 전체 라인업의 업그레이드를 완료했다. 회사의 간판격인 오메가 라인을 시작으로 대표 하이엔드 라인인 시그마, 하이엔드 입문기인 알파 시리즈가 모두 오메가-X, 시그마-X 그리고 알파-X로 바뀌었다. 새로운 X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은 오메가에서 사용하던 실버 소재 선재, 새로운 TAPc 필터(폴라라이저) 그리고 QR 모듈의 도입이다. 이는 이전까지 오메가 라인에서만 볼 수 있던 기술들을 시그마와 알파 시리즈로 기술을 이식시킨 트리클다운의 성공적 적용 사례이다.
다만, 소재의 고급화와 플래그십 기술의 적용으로 전체적인 가격 상승이 불가피했다. 게다가 국내의 경우, 환율 문제까지 더해져 신작 X 시리즈의 국내 가격은 꽤 높아졌다. 하지만 이런 가격적 부담을 해소시켜주는 나름의 대안도 함께 등장했다. 해결책은 바로 세타 시리즈이다.
세타 시리즈는 중급 하이파이와 하이엔드 입문자들에게 가장 잘 맞는 가격대의 스피커 케이블, 인터커넥트 케이블 그리고 전원 케이블로 이전 세대의 델타 시리즈를 대체한다. 션야타가 고심 끝에 내놓은 시장 침투 목적의 최고 가성비 제품인 만큼, 세타 시리즈는 상위 플래그십 라인의 기술이 모두 적용되지는 않았지만, 동일한 선재와 소재, 지오메트리 구조 그리고 일부 필터의 도입과 동일한 제작/생산 기술을 적용하여 상위 시리즈의 성능을 저렴한 가격에서 구현하고자 했다.
세타의 마술
세타 시리즈는 션야타 전체 시리즈들 중 딱 중간에 위치한 ‘퍼포먼스 시리즈’로, 모델에 따라 100만 원대에서 300만 원대 사이의 가격이 책정되어 있다. 그런데도 해외 리뷰어들은 이 케이블이 션야타의 최상위 라인업이나 다른 브랜드의 3배에서 5배 더 비싼 플래그십 제품과 비교될 만하다고 일관되게 이야기한다.
Theta 시리즈 아날로그 케이블
파워, 스피커, XLR, RCA
실제로 <앱솔루트 사운드> 같은 해외 오디오 매체는 세타 케이블들에 ‘바겐(Bargain, 아주 저렴하게 산 물건)’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리뷰어들이 말하는 ‘바겐’은 절대적인 가격이 싸다는 뜻이 아니라, ‘가치가 가격을 훨씬 초과한다’는 의미이다. 단순히 ‘가성비가 좋다’는 말을 넘어, 해당 가격대에서는 도저히 기대할 수 없는 압도적인 가치를 지녔다는 극찬이다. 딱히 오메가 내지는 시그마 급의 1,000 만원대를 넘거나 육박하는 케이블이 아니라면, 세타 케이블 정도로도 그런 가격대의 케이블들에 범접할 만한 사운드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 그런 평가의 이유이다. 그렇다면 그런 가성비 내지는 가격 이상의 성능이 나올 수 있게 된 마술의 비밀은 무엇일까?
Theta 시리즈 디지털 케이블
이더넷, USB, AES, 동축, 클럭 50, 클럭 75
이런 일이 가능한 이유는 션야타 리서치의 설립자이자 기술 책임자인 캘린 가브리엘(Caelin Gabriel)의 독특한 개발 철학 때문이다. 그의 목표는 ‘최상위 라인의 기술을 어떻게 하면 더 낮은 비용으로 구현할 것인가’였다. 그는 흔히 신기술을 개발하면 최상위 제품에만 적용해 가격을 올리는 일반적인 하이엔드 브랜드들과 정반대로 트리클-다운 전략을 추구한다. 이 ‘기술의 상향 평준화’ 전략이 중간급 제품이 플래그십과 경쟁할 수 있게 만드는 사업적, 기술적 선택으로, ‘바겐’이라는 평가를 가능하게 한 핵심 요인이다. 기술의 상향 평준화가 만들어낸 마술의 비밀은 ‘재료’, ‘구조’, ‘공정’ 이라는 세 가지 요소에 숨겨진 집요한 혁신 덕분이다.
1. 재료 : 완벽한 신호의 고속도로
오노(Ohno) 동선 그리고 테플론 유전체
션야타는 거의 모든 시리즈의 원재료인 구리를 자체 매입하여 케이블로 뽑아낸다. 세타 시리즈의 케이블들은 최고 순도의 구리인 ‘OFE Alloy 101(C10100)’ 동괴를 매입하여 션야타 공장에서 ‘오노 연속 주조(Ohno Continuous Cast, OCC)’ 방식으로 가공해 선재로 만들어 이를 케이블 제작에 사용한다. 일반 구리선은 순도도 낮을 뿐만 아니라 선재로 압출 해내는 과정에서 수 많은 결정 발생으로 인해 신호 전달시 케이블 내에서 미세 왜곡과 저항이 발생한다.
이와 달리 션야타의 OCC 동선은 주조 과정에서 결정 구조가 단절되지 않도록, 하나의 긴 단결정 구조(Single Crystalline Structure)로 생산하여 선재 자체의 구리 결정 구조가 신호의 흐름을 방해하는 내부 장애물이 거의 없다. 이를 고속도로와 일반도로로 비유할 수 있는데, 일반 구리선이 곳곳에 과속방지턱과 톨게이트가 있는 국도라면, 선야타의 OCC 동선은 중간에 어떤 장애물도 없는 매끄러운 아우토반을 깔아 놓은 것이다. 게다가 이번 세타는 오메가, 시그마 등의 플래그십 라인에 사용된 것과 같은 동선으로 동일한 선재를 그대로 사용했다.
케이블을 감싸고 있는 유전체는 플루오로카본을 사용했다. 플루오로카본은 테플론과 같은 계열의 소재로, 공기와 가장 가까운 물성(유전율)을 갖고 있다. 이는 케이블에서 어떤 신호가 흐르든 케이블 내에 전하가 축적되어 신호의 흐름을 방해할 수 있는 요인이 발생되는 것을 최대한 막아준다. 오노 동선이 매끄러운 고속도로를 확보했다면, 플루오로카본은 고속도로에 다른 이물질이 유입되지 않도록 도로에 외부 요인 차단 벽을 만들어 주는 것과 같다.
2. 구조 : 최적의 경로를 설계
VTX™ 와 VTX-Ag™
최고의 재료를 확보했다면, 이제 신호가 가장 효율적으로 흐를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캘린 가브리엘과 션야타 개발팀은 이 문제를 두 가지 독창적인 구조로 해결했다.
VTX™는 도체 중심을 비운 ‘가상 튜브(Virtual Tube)’ 형태로 스피커 케이블과 인터커넥트 케이블 등의 지오메트리이다. 이는 신호가 케이블의 도체 표면으로 쏠리는 ‘표피 효과(Skin Effect)’를 최소화하여 모든 주파수가 케이블 전체에서 균일하게 전달되도록 유도한다. 즉, 도로로 비유하자면 모든 차선이 같은 속도로 달릴 수 있게 설계된 ‘원형 트랙’의 형태로 케이블 구조를 만든 것이다.
VTX-Ag™ 는 전원 케이블에 적용된 케이블 내부 구조로, 중심에 순은(Ag) 선재가 배치되고, 그 주위를 구리(Cu) 선재가 감싸는 하이브리드 구조를 취한다. 은과 구리를 사용한 이유는 은(Silver)의 스피드와 해상력을 케이블의 심지로 삼고, 그 위에 구리(Copper)의 풍부함과 음악적 온기를 덧입히는 방식을 구현하여, “두 금속의 장점만을 취하고 단점은 서로 보완하는 영리한 설계”이다.
3. 제조 공정 : 장인정신이 깃든 집념
PMZ & KPIP v2
최고의 재료와 구조가 준비되었더라도, 그것을 완벽하게 구현하는 공정(제작 기술)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세타 케이블의 비범함은 바로 이 ‘공정’에 대한 비상식적일 정도의 집착에서 나온다.
PMZ (Precision Matching of Impedance)는 정밀 임피던스 정합 공정 기술로, 원래 수천만 원대의 플래그십 라인에만 적용되던 핵심 기술이었다. 동괴에서 구리 선재를 뽑아내는 압출 기계의 속도를 일반 속도의 1/4(25% 속도)로 느리게 압출시켜 극도의 정밀도를 확보하는 공정이다. 속도가 느린 만큼 생산성도 25%로 뚝 떨어지지만, 생산되는 선재 도체 표면의 미세한 흠집이나 두께 편차를 완벽에 가깝게 제어한다. 이를 통해 신호의 시간차 왜곡(지터)을 유발하는 근본 원인을 제거했다. 음악의 모든 소리 요소(주파수들)가 단 1마이크로초의 오차도 없이 정확한 타이밍에 귀에 도달하게 함으로써, 흐릿했던 사진의 초점이 완벽하게 맞는 것처럼 악기의 위치와 윤곽을 선명하게 만드는 효과를 낳는다.
KPIP v2 는 운동 위상 반전 프로세스로, 케이블의 번인 작업이다. 제품이 완성된 후, 4일(96시간) 동안 특수 주파수 파동을 흘려보내 도체를 분자 수준에서 안정화시키는 과정이다. 대개 새 케이블을 받아서 몇 달 동안 기기에서 써야 하는 길고 지루한 번인 과정과 시간을 션야타 공장에서 미리, 그것도 원래 설계 의도에 맞게 성능을 낼 수 있도록 안정적인 번인을 해주는 것이다. 한 자료에 따르면, “단 하루의 KPIP 처리가 일반적인 사용 환경에서 1,000시간 동안 번인한 것보다 더 큰 효과를 냈다”고도 한다. KPIP v2 덕분에 케이블을 개봉하자마자 최종 성능에 가까운 소리를 경험할 수 있으며, 이는 제품의 성능 일관성을 보장하는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사운드 퀄리티
이 모든 복잡한 기술들이 만들어내는 최종 결과물, 즉 우리가 귀로 듣게 될 ‘소리의 변화’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앞서 설명한 세타 시리즈 속의 기술들은 실제 소리에서 ‘사운드 스테이지’, ‘개방감’, ‘미세 입자감’ 같은 감각으로 나타난다. 세타 케이블들을 경험한 리뷰어나 사용자들은 공통적으로 ‘넓고 깊은 사운드 스테이지’를 일순위로 꼽았다.
이 모든 복잡한 기술들이 만들어내는 최종 결과물, 즉 우리가 귀로 듣게 될 ‘소리의 변화’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앞서 설명한 세타 시리즈 속의 기술들은 실제 소리에서 ‘사운드 스테이지’, ‘개방감’, ‘미세 입자감’ 같은 감각으로 나타난다. 세타 케이블들을 경험한 리뷰어나 사용자들은 공통적으로 ‘넓고 깊은 사운드 스테이지’를 일순위로 꼽았다.
노이즈가 줄어든 듯한 정숙감과 위상정합이 딱 맞아떨어지는 듯한 입체적 스테이징의 구현 덕분에 소리의 요소 하나하나가 선명하게 살아나는데 이는 음의 입자가 더욱 미립자로 개선된 느낌을 살려준다. 실제로 바이올린이나 드럼의 심벌 같은 연주를 들어보면 고음역대에서 느껴지는 미세하게 거친 입자감이 확연히 줄어들고 유려한 톤으로 개선된 느낌을 받게 된다. 일부 리뷰어의 경우, 구형 시그마 케이블에서 들리던 미세하지만 살짝 거칠게 느꼈던 입자들이 세타 케이블로 바꾼 뒤에는 깨끗하게 사라졌다고 하기도 했다는 말이 이해가 된다.
뿐만 아니라 코플랜드의 ‘보통 사람을 위한 팡파레’ 같은 녹음에서는 그란카사의 엄청난 초저역의 에너지, 타악기의 타격감이 아주 깊고 펀치력 넘치는 저음으로 재생된다. 딱딱해지는 경질화된 큰북 타악기 소리가 아니라, 찰진 진동판을 두들기는 악기의 저음이 대단히 깊고 힘차게 터져나온다. 여기에 투명도 높은 공간감 덕분에 칠흑 같이 정숙한 배경과 울림으로 녹음 현장의 사실감과 넓은 공간적 입체감까지 더해져 눈 앞에 사실적인 무대와 광활한 다이내믹스를 그려낸다.
정리
세타 시리즈 케이블들은 자기 존재감을 앞세우는 착색과 개성 보다는 음악 재생 통로에 일체의 가감을 없애고 신호 본연의 정보를 있는 그대로 전달한다. 자연스러운 대역 밸런스를 있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더 깊은 저역과 고역의 확장 및 해상력의 개선 등으로 케이블에서 변색되거나 열화 될 만한 요인을 모두 걷어내어 음악, 녹음 자체의 오리지널 사운드의 감흥을 사실적으로 전달, 재생한다. 이런 사운드 퍼포먼스는 세타 시리즈가 오메가와 시그마의 제조 기법, 소재 그리고 설계 기술 등의 모든 노하우로 완성되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훨씬 더 저렴하면서도 플래그십 라인의 성능에 준하는 성능을 갖게 된 것이다. 한 마디로 가성비에 있어서 션야타 리서치의 역대 최강 가성비의 케이블 라인이 바로 세타 시리즈인 셈이다.
션야타의 설립자 케일린 가브리엘은 세타 시리즈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완전히 새로운 설계 방식을 발명한 게 아니다. 그저 기존의 원칙들을 타협 없이 거의 완벽에 가깝게 실행했을 뿐이다.” 기본에 대한 극한의 탐구와 개발이 때로는 가장 큰 혁신을 낳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증거가 바로 세타 케이블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