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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피데일 인터뷰 – 최고의 퍼포먼스과 최고의 효율을 하나로 엮어 하이엔드 출발점을 만들다

    와피데일 인터뷰 – 최고의 퍼포먼스과 최고의 효율을 하나로 엮어 하이엔드 출발점을 만들다

    전통적인 영국 스피커들 중 브리티시 사운드적 색채가 가장 강한 와피데일이 대중적 가격 대비 성능의 스피커 영역에서 벗어나 하이엔드를 향한 자신들의 새로운 레퍼런스 구축에 도전했다. 와피데일의 새 스피커 시리즈 ‘엘리시언’은 고색창연한 역사에 비해 주로 경제적인 가치만으로 평가받는 와피데일의 가치를 다시 한번 재정립하려는 노력의 결과물이다. 이 프로젝트를 주도한 IAG 그룹의 기술 책임자이자 스피커 설계자인 피터 코모가 엘리시언 시리즈에 담긴 비하인스 스토리를 직접 설명한다.

    피터 코모 (Peter Comeau, CTO of IAG, Wharfedale)
    피터 코모 (Peter Comeau, CTO of IAG, Wharfedale)

    피터 코모 (Peter Comeau)

    CTO of IAG, Wahrfedale


    엘리시언은 언제부터 개발을 시작한 제품인가?

    엘리시언의 개발이 시작된 것은 2018년 초의 일이다. 거의 2년 가까운 개발 끝에 2019년 9월부터 생산에 들어갈 수 있게 되어, 제품 발매가 이루어진 것이다.

    엘리시언의 개발 목표는 무엇이었나?

    오랜 역사를 지닌 와피데일은 오리지널 에어데일(Airdale)을 필두로 하여 그 동안 하이 퍼포먼스를 자랑하는 3웨이 스피커들을 만들어왔다. 일련의 이런 3웨이 스피커들은 당 시대의 가장 진화된 드라이브 유닛 기술들과 유닛 성능에 최적화된 인클로저가 함께 어우러져 좋은 성능을 제공할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엘리시언에서도 개발 목표는 명확하다. 가장 혁신적인 드라이브 유닛 기술을 사용하고 최적의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캐비닛을 사용하여 최고의 퍼포먼스, 최고의 효율성을 지닌 스피커를 만드는 것이다.

    이번 스피커가 추구한 성능의 목표점은 대단히 정확하면서도 음악적으로도 몰입도 높은, 음악을 즐기도록 해주는 스피커를 만드는 것이다. 음악 연주에 담긴 모든 감성, 감정, 디테일들을 100% 다 전달해주는 스피커말이다. 물론 거기에는 음악적 장르나 종류에 상관없이 모든 음악을 소화하는 것은 당연하다.

    언급한 것 처럼, 엘리시언의 드라이버들은 모두 엘리시언을 위해 새로 제작된 특별한 드라이버들을 사용하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와피데일에서는 이례적인 AMT 트위터를 사용한 점이다. 이 유닛이 타사의 AMT 트위터와 다른 점은 무엇인가? 어떤 차이가 있는가?

    와피데일의 AMT 트위터
    와피데일의 AMT 트위터

    와피데일의 AMT 트위터는 이름처럼 Air Motion Transformer 기술이 보여주는 남다른 퍼포먼스를 한층 개선시킨, 진화된 드라이버이다. 여기에는 아래와 같은 3가지 특징이 있다.

    1) 대단히 가벼운 PET 다이어프램을 사용하여 주파수 재생 한계를 30kHz 이상으로 확장시켰다.

    2) 혁신적인 마그넷 구조를 도입하여 트랜지언트 응답 특성을 향상시켰고 이는 훨씬 더 음악적 디테일을 모두 다 재생해준다.

    3)육중한 댐핑 처리가 더해진 후면 인클로저를 더해 트위터의 상호 변조 디스토션 발생을 제거했다.

    미드레인지 드라이버와 우퍼에는 기존 와피데일 스피커들에는 없던 유리 섬유 소재를 다이어프램으로 사용했다. 대다수 기존 스피커들은 케블라나 카본을 썼지만 엘리시언에는 유리 섬유를 사용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와피데일 엘리시안 전용 미드레인지
    와피데일 엘리시안 전용 미드레인지

    엘리시언 전용 미드레인지 드라이버 개발을 위해 수 많은 종류의 소재들을 연구했었다. 그 중에서 AMT의 정확도 및 감도에 필적할 만한 성능을 갖춘 것이 유리 섬유 였기 때문에 이를 미드레인지 드라이버와 우퍼용 소재로 사용한 것이다.

    스피커 유닛으로 만들기 위해 독특한 자체 설계 구조의 직조형 유리 섬유 매트릭스를 만들어 이를 콘지로 사용했는데, 이런 유리 섬유 매트릭스는 저질량과 고강도의 놀라운 조화를 가져다 주었다. 이런 특성 위에 높은 소성의 코팅을 통해 콘지의 어쿠스틱한 동작 특성을 제어할 수 있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콘지는 매우 낮은 질량을 갖게 되는데 여기에 아주 미세한 낮은 댐핑의 폼 형태의 고무 소재를 서라운드로 사용하고, 내구성을 위해 다시 그 위에 한 차례의 코팅이 더해졌다.

    미드레인지와 우퍼의 소재가 아닌 드라이버 자체의 마그넷이나 프레임 또는 기타 특별한 자체 개발한 특별한 설계 기술이 있는가?

    엘리시언 전용 미드레인지 드라이버 개발을 위해 수 많은 종류의 소재들을 연구했었다. 그 중에서 AMT의 정확도 및 감도에 필적할 만한 성능을 갖춘 것이 유리 섬유 였기 때문에 이를 미드레인지 드라이버와 우퍼용 소재로 사용한 것이다.

    와피데일 엘리시안 전용 우퍼
    와피데일 엘리시안 전용 우퍼

    유닛 중앙에 배치된 페이즈 플러그는 넓은 재생 대역 전반에 걸쳐 리니어한 위상 특성을 갖도록 해주기 위해 설계된 디자인이다. 덕분에 한 가운데가 아닌, 중앙 중심 축에서 벗어난 위치에서 들어봐도 음악에 대한 자연스러운, 개선된 응답 특성을 제공하므로 리스닝 룸의 어느 위치에서 들어도 좋은 음악 감상을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여러분이 듣게 되는 사운드는 깜짝 놀랄 정도로 사실 같은 목소리와 악기의 소리가 된다. 보컬리스트들이 마치 리스닝 룸 안에 여러분 눈 앞에 서있는 듯한 느낌을 줄 것이다. 눈을 감고 평소 좋아하는 가수의 음반을 들으면 엘리시언이 그려내는 어쿠스틱한 공간에 실존하는 가수의 존재감이 바로 앞에 선명히 그려질 것이다.

    새로운 드라이버들이 사용되었으니 크로스오버도 기존 기술과는 다르게 설계되었을 것 같은데, 공식 자료에는 별 다른 언급이 없다. 사용된 크로스오버에 대한 특별한 기술적 설명이나 소개를 부탁한다.

    와피데일 엘리시안 후면 스피커 단자

    드라이버들의 출력을 하나로 모아주는 것은 바로 컴퓨터 모델링으로 설계된 혁신적인 새로운 크로스오버이다. 수 백 시간 넘는 시청 테스트를 거치고, 드라이버들 간의 이음새가 느껴지지 않는 블렌딩을 얻기 위해 세밀한 튜닝을 거치고 거친 결과물이 바로 이번 크로스오버이다. 특히 중요한 점은 드라이버 유닛의 출력들 전체의 위상이 균일하고 일정하게 유지되는데, 덕분에 리스닝 룸 어느 자리에서나 일정한 사운드를 들을 수 있게 해주는 넓은 리스닝 포지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리스닝 룸 전체 공간에서 대단히 리니어한 출력 응답 특성을 유지할 수 있다. 물론 엘리시언의 크로스오버에 사용된 부품들은 최고급 수준의 부품들로, 음향적으로는 투명한 성향의 부품들이라서 어느 하나 퇴색시키거나 타협하지 않고 모든 음악적 디테일을 그대로 재현해준다.

    엘리시언은 굉장히 큰 체적을 갖고 있는데, 기존 와피데일 스피커들과 비교해도 월등하게 큰 규모를 자랑한다. 캐비닛 설계에도 기존 와피데일 스피커들과의 차이가 있는가?

    와피데일 엘리시안 후면 스피커 단자

    엘리시언을 위해 한층 개선된 새로운 드라이버 유닛들의 어쿠스틱한 출력을 제대로 반영해줄 수 있는 캐비닛을 만들고자 했다. 뿐만 아니라 스피커 유저들이 소유에 대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도록 거실이나 공간에 잘 어울리는 고급스러운 가구적 특성도 보여주고자 했다. 일일이 수작업으로 가공, 제작되어 이국적인 원목 마감과 여기에 완벽한 미러 이미징의 대칭 톤의 피아노 마감 처리가 더해졌다. 이 피아노 피니시를 위해서는 수작업의 광택 작업이 이루어지는데 정말로 아름다운 마감을 위해 6차례의 마감 처리 과정을 거쳐 매우 깊이있는 수준의 피니시를 얻을 수 있었다.

    눈에 보이는 겉 마감 속에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각기 다른 나무들이 여러 층의 레이어로 겹겹이 쌓아 만든 샌드위치 구조의 나무 소재가 들어있는데, 이는 가청 주파수 이하 대역에서 패널 소재로 인한 공진이 생기지 않도록 다양한 이종 소재의 나무를 샌드위치시켜 사용하였다. 이 멀티 레이어의 소재 구조를 PROS(Panel Resonance Optimization System)이라 부르는데, 공진 외에도 다른 장점들도 있어서 예를 들어 캐비닛 내부에서 발생되어 축적되는 원치 않는 사운드 에너지들을 외부로 배출, 소멸시키는 특성을 갖는다. 이런 특성이 없었다면 스피커 내부의 에너지는 고스란히 스피커 유닛도 전달되어 소리에 간섭을 일으켰을 것이다.

    와피데일의 EVO 시리즈에도 엘리시언의 드라이버와 매우 흡사한 유닛이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데, EVO 시리즈의 유닛과 엘리시언의 드라이버는 서로 다른 유닛인가? 어떤 기술적 차이가 있는가?

    와피데일의 EVO 시리즈
    와피데일의 EVO 시리즈

    엘리시언에는 자체 개발한 AMT 트위터와 함께 유럽에서 수입된 미드레인지와 우퍼를 사용했다. EVO4 시리즈는 꾸준하며 포괄적인 R&D를 통해 지속적으로 진화해 온 스피커 시리즈로, 이 시리즈 또한 플래그십인 엘리시언의 개발팀이 연구, 개발한 결과물이다. 따라서, 최신 EVO 시리즈에는 엘리시언을 위해 개발된 기술의 상당 부분들이 차용되어, EVO 시리즈에 맞게 재구성되어 탑재되었다. 새 EVO 시리즈의 드라이버들 모두는 IAG의 공장에서 생산된다.

    엘리시언의 개발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대다수 스피커의 구성 요소들이 엘리시언의 설계를 위해 상당히 다른 수준의 부품들을 직접 개발해내야 했던 부분이다.

    1) 엘리시언을 위해 와피데일 슬롯 포트 설계 중 가장 진화된 최신예 포트 설계가 적용되어 스피커의 효율을 극대화시켰고, 초저역의 파워를 거의 왜곡없이 리스닝 공간 전체로 전달되도록 했다.

    2) 우퍼의 설계에는 고감도 스펙에 맞춰 최적화시키는 작업이 필요했으며, 심지어 북쉘프 모델인 엘리시언 2 조차도 초저역에 가까운 30Hz 까지도 왜곡 없는 저음 재생이 가능해도록 만들어야 했다.

    3) 드라이버 유닛의 서라운드 글고 인클로저의 커브형태 에지는 모두 리스닝 룸 내에서 훨씬 넓은 시청 공간(각도)을 제공하고 사운드에 착색의 최대한 없애기 위해 중앙 시청 위치 밖의 공간에서도 스무드하고 자연스러운 사운드를 제공할 수 있도록 모델링한 결과이다.

    4) 콘, 페이즈 플러그 그리고 미드레인지의 서라운드는 AMT의 트랜지언트 특성에 걸맞은 음향적 매칭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포괄적인 개선과 개조 작업을 거쳐야 했다.

    5) 수 백 시간의 청취 테스트 시간이 투입되었다. 필요한 포커스와 정확한 사운드를 얻기 위해 중고역에 4차 링크비츠 라일리 필터를 사용하여 크로스오버 설계를 끊임없이 바꾸고 다시 듣기를 반복 시청한 테스트가 상당히 힘든 작업이었다.

    ‘엘리시언’이라는 이름은 와피데일에서는 매우 생소하고 새로운 이름이다. 이러한 이름을 붙인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와피데일의 엘리시안 4

    지금까지 와피데일 스피커들에는 다이아몬드, 제이드 등등의 다양한 보석 명칭을 사용해왔다. 엘리시언은 천국과 연관되는 단어로, 지금까지 오랜 세월 동안 와피데일 스피커가 갖고 있는 제한된 영역을 벗어나 어떤 한계를 뛰어넘는 스피커를 만들고자 하는 의미로 이 단어를 네이밍에 사용한 것이다.

    엘리시언에는 드라이버의 재생음이 리스닝 룸의 음향 특성에 최대한 자연스럽게 매칭되도록, 스피커 유닛의 출력을 상호 보완해주는 다양한 특징 및 기술들이 담겨있다. 솔로 피아노를 듣든, 풀 스케일의 오케스트라를 듣든 또는 재즈 트리오나 다양한 악기의 록음악을 듣든, 엘리시언은 여러분의 리스닝 룸에 연주의 스릴과 흥분을 들려줄 수 있는 능력 그 이상을 갖춘 스피커로, 여러분이 방이 아닌 천국에서 음악을 마음 껏 즐기는 기분을 누릴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와피데일 인터뷰

    • 인터뷰어 : 성연진 (오디오플라자 편집장)
    • 인터뷰이 : 피터 코모(Peter Comeau, 외피데일 CTO)
    • 와피데일 수입원 : 사운드솔루션   www.sscom.com   02-2168-4500
  • 와피데일 엘리시언 4 – 사운드의 이상향에 도전한 브리티시 하이엔드 출사표

    와피데일 엘리시언 4 – 사운드의 이상향에 도전한 브리티시 하이엔드 출사표

    와피데일은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스피커의 대명사이며 대부분의 제품이 입문기와 중급 모델이 전체 라인업을 차지한다. 가격에 비해 뛰어난 음을 들려주기는 하지만 하이엔드 내지는 럭셔리 스피커로 불리우는 제품들과는 거리가 멀었다. 브랜드가 지닌 탁월한 가치가 오히려 고부가가 가치에 가까운 영역으로 시장 확장을 가로 막는 걸림돌이 된 셈이다. 하지만, 와피데일의 시발점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에어데일(Airdale) 같은 역사적 명기이자 하이엔드 빈티지 같은 스피커들이 있었으며, 타 스피커 업체들처럼 최고 모델의 기술을 갖고 가성비 높은 스피커를 만들어 온 것이 와피데일의 가치이자 방법이었다.

    홈시어터 시절을 거치며 워낙 대중적인 시장을 타켓으로 제품을 만들어온 브랜드이다 보니 과거의 가치, 명예 같은 것들이 잊혀졌기에 이를 다시 되살려는 계획이 준비되었다. 현대에 맞는 새로운 와피데일의 고급스러운 스피커의 기준을 만들려는 프로젝트가 진행되었고 그 결과물이 와피데일의 새로운 플래그십 시리즈 ‘엘리시언 (Elysian)’ 이다. 전통적으로 자사의 제품이나 개발명에 다이아몬드, 제이드 같은 보석 이름을 사용해온 것과 달리, 새로운 이름 엘리시언은 천국, 천상의 세계, 파라다이스를 뜻하는 엘리시움의 형용사로, 현세가 아닌 천국과도 같은 세상을 의미하는 단어인 엘리시언은 기존 와피데일 스피커들과는 전혀 다른 수준이자 새로운 차원의 사운드를 강조하기 위해 선택한 이름이다.


    백지에서 시작된 하이엔드에 대한 도전, 엘리시언

    네임 오디오의 네트워크 플레이어 시리즈인 ND 시리즈가 2세대로 버전업 되었다. 지난 5월 독일 뮌헨 하이엔드 쇼에서 공식 데뷔를 거친 뒤, 국내에서는 이번 가을부터 공식 발매에 들어갔다. 2세대 ND 시리즈는 3개의 모델로 구성되는 데, 플래그십인 ND555와 실질적인 주력 판매 모델인 NDX2 그리고 보다 대중적인 시장을 노리는 엔트리 클래스 모델인 ND5 XS2가 그 주인공이다. 최초로 국내에 소개된 플래그십 모델 ND555가 지난 달 리뷰를 거쳐 간략한 발매 행사와 더불어 판매가 시작되었으며, ND의 서열 2위 NDX2는 그 보다 한달 늦은 이 달부터 공식적인 판매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ND555는 1세대의 최상위 모델이던 NDS보다 더 상위의 모델로 최고의 레퍼런스를 다루는 플래그십으로 올라선 모델인 반면, 리뷰에 등장하는 NDX2는 이름 상으로는 1세대 NDX의 후속 모델이지만 실제 컨섭이나 성능은 NDS를 대체하는 ND 시리즈의 실질적 레퍼런스에 가까운 제품이다.

    와피데일의 피터 코모(Peter Comeau)
    와피데일의 피터 코모(Peter Comeau)

    와피데일이 속한 IAG 그룹의 음향 기술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피터 코모(Peter Comeau)는 엘리시언 프로젝트를 위해 모든 것을 백지 상태에서 신제품 개발에 대한 밑그름을 그렸다. 그는 익히 알려져 있듯이 와피데일 뿐만 아니라 미션, 캐슬, 쿼드 등 같은 그룹 소속 브랜드들의 스피커 개발을 이끌어 온 장본인으로 누구보다 각 브랜드별 스피커들의 기술적 배경과 장단점을 훤히 꿰뚫고 있는 인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비슷비슷한 가격대의 기존 스피커들이 아닌, 완전히 다른 새로운 클래스의 하이엔드를 추구한 스피커 개발이라는 과제를 위해서는 전혀 다른 아이디어와 기술로 승부해야 한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엘리시언의 개발은 시작 단계부터 기존 IAG 내의 스피커 드라이버와 부품들의 사용을 배제하고 새로운 개념으로 새 스피커를 그려나가기 시작했다.

    실제로 인터뷰에서 그가 엘리시언 개발에서 가장 어려운 작업으로 손꼽은 것이 바로 새 스피커에 필요한 모든 부품들을 처음부터 새로 개발해서 사용해야 했던 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 즉, 기존 와피데일 스피커들과는 전혀 다른 기준에 맞춰, 전혀 다른 성능의 스피커 드라이버와 크로스오버 그리고 인클로저까지 모두 백지 상태에서 새로 만든 것이 엘리시언인 것이다.


    와피데일 엘리시언 4

    유럽제 스피커 드라이버 및 회로 부품들

    엘리시언이 와피데일의 다른 스피커들과 다른 점은 일체 중국에 있는 자사 공장에서 생산하는 자체 드라이버나 각종 부품을 쓰지 않았다는 점이다. 하이엔드 스피커라는 목표에 걸맞게 전면적으로 드라이버를 새로 개발했을 뿐만 아니라, 이렇게 개발된 엘리시언의 드라이버들은 유럽의 스피커 유닛 제조 업체에 의뢰하여 엘리시언 전용 커스텀 드라이버들을 전량 생산하여 다시 이를 중국 공장으로 수입하여 제조에 사용했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중저가 대량 생산과 달리 소량 한정 생산에 가까운 고가의 제품군이기 때문이다.


    자체 개발한 대형 AMT 트위터

    와피데일 엘리시언 4 AMT 트위터

    단지 유럽의 스피커 드라이버 전문 업체에서 생산된 드라이버라서 특별하다는 것은 아니다. 엘리시언에 사용된 트위터와 미드레인지 그리고 우퍼는 모두 엘리시언을 위해 별도로 개발된 드라이버들이다. 첫 번째 눈여겨 볼 것은 트위터이다. 엘리시언의 트위터는 AMT(Air Motion Transformer) 유닛으로 독일 엘락을 통해 유명세를 자랑하는 고역 재생 방식이다.

    리본 트위터 방식 중 하나로 불리우는 AMT는 진동판인 폴리에틸렌 소재의 앞 뒷면에 코팅된 전류 스트립에 흐르는 전류를 통해 진동판이 아코디언처럼 접히고 펴지는 방식으로 소리를 낸다. 신호의 흐름 자체가 소리를 만드는 방식으로 넓은 재생 대역과 음향 분포 각도로 고해상도 음원 재생에 걸맞은 성능을 자랑한다. 와피데일은 타 업체의 AMT 유닛이 아닌, 자체 유닛 개발을 통해 AMT 드라이버를 완성해냈으며, 그 크기 또한 기존 타 업체의 AMT 유닛보다 훨씬 큰 진동판 면적으로 90mm 길이의 넓은 재생 면적을 자랑한다.

    글라스파이버의 고감도 미드레인지와 우퍼

    와피데일 엘리시언 4 미드레인지 유닛

    트위터와 마찬가지로 미드레인지와 우퍼 또한 와피데일이 자체 개발한 드라이버지만, 전량 생산을 유럽의 스피커 드라이버 전문 업체에 맡겨 생산을 했다. 외형적으로는 기본 와피데일의 스피커들에서 사용한 케블라 소재 드라이버와 매우 흡사한 형태를 갖지만, 실제 다이어프램의 소재나 마그넷 구조 등은 기존 와피데일 드라이버들과는 완전히 다르다. 케블라가 아닌 글라스파이버 소재를 쓴 점이 매우 특이한데, 피터 코모에 따르면 글라스파이버의 도입은 AMT 드라이버의 성능에 가장 유기적 밸런스를 갖는 드라이버 개발에 따른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개발 단계에서는 케블라, 카본 등의 다양한 신소재를 테스트했는데 그 중에서 AMT의 정확도와 반응 속도에 가장 일치하는 성능을 보여준 것이 글라스파이버였다고 한다.

    와피데일 엘리시언 4 우퍼 유닛

    엘리시언의 미드레인지와 우퍼에 사용된 글라스파이버는 직조 형태의 진동판 소재로 기본 파이버 소재 위에 고온의 가열 코팅을 더해 훨씬 더 높은 경도와 낮은 무게를 구현하여 AMT 트위터에 걸맞은 속도, 반응와 유기적 밸런스의 사운드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미드레인지와 우퍼는 각각 직경 15cm(6인치), 21cm(8.5인치)의 크기를 자랑하며, 서로 다른 직조 패턴으로 각기 다른 진동판 형태를 갖고 있다. 또한 미드레인지에는 특수한 형태의 페이즈 플러그를 더해 재생 대역 내에서 리니어한 위상 특성을 구현하여, 정중앙의 시청 위치 외의 다른 위치에서도 스피커의 음상 구현이 어느 정도 균일하게 이루어져 넓은 시청 위치를 제공한다.


    전혀 다른 성능을 자랑하는 새로운 크로스오버

    엘리시언에 사용된 크로스오버 필터는 링크비츠 라일리 타입의 4차 필터를 사용했다. 이전에 발매된 덴튼이나 린튼 같은 스피커도 링크비츠 라일리 타입의 필터를 사용했지만, 엘리시언에서는 새로운 AMT 트위터와 글라스파이버 미드레인지, 우퍼에 맞춰 필터의 설계를 전면적으로 새로해야 했다. 덕분에 훨씬 높은 차수의 필터로 훨씬 더 정교한 대역 밸런스의 블렌딩을 구현해냈으며, 위상의 리니어리티도 기존 와피데일 스피커들과는 다른, 훨씬 더 자연스러운 음상의 리니어리티가 뛰어난 위상 특성을 얻어냈다고 한다.


    와피데일 ELYSIAN 4

    다중 샌드위치 소재로 완성된 PROS와 대형 캐비닛

    겉보기에는 크기만 크고 EVO 시리즈의 모양새와 별반 다를바 없이 보이지만, 엘리시언의 캐비닛은 EVO 시리즈의 그것과는 완전히 다른 구조와 소재를 사용한 와피데일의 럭셔리 스피커에 걸맞은 캐비닛이다. 일단 소재부터 다르다. 글로스 마감 덕분에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엘리시언의 캐비닛은 다양한 이종 나무 소재들을 골라, 이를 샌드위치 형태의 합판으로 만든 멀티레이어 패널을 사용했다. 이는 특정 주파수에서의 공진을 배제하여 통울림과 진동이 최대한 억제된 안정된 스피커 인클로저를 만드는 기본 소재가 되었다.

    특히 스피커 유닛에 장착되는 전면 패널에는 다른 부분과 다른 전면 패널용 샌드위치 소재가 사용되었는데, 와피데일은 이를 PROS(Panel Resonance Optimization System) 이라 부른다. PROS는 캐비닛 자체의 공진 억제 뿐만 아니라 단지 스피커 유닛들이 동작할 때 생기는 진동들이 캐비닛에 쌓이지 않고, 각기 다른 이종 소재의 나무 패널들이 지닌 고유의 특성으로 인해 진동이 패널에서 소멸되도록 해준다. 덕분에 진동 에너지가 쌓이거나 공진으로 인한 사운드의 변형, 왜곡을 최대한 억제하여 투명하고 또렷한 소리를 낼 수 있게 해준다고 한다.

    구조적으로도 엘리시언의 캐비닛은 특별한데, 각 대역이 뒤섞이지 않도록 내부 격벽에 대한 철저한 설계가 이루어져 있으며, 저음의 경우는 슬릿 형태의 포트를 통해 저음을 배출하도록하여 30Hz까지 안정적인, 평탄한 저음을 낼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여기에 철제로 된 별도의 베이스 페널에는 아웃트리거가 장착되어 있으며, 특수 설계의 전용 스파이크가 장착되어 진동 배출과 더불어 안정적인 동작, 치밀한 포커싱의 사운드를 재생할 수 있도록 해준다.


    Elysian 4 & EVO 4.4
    Elysian 4 & EVO 4.4

    Elysian vs EVO4

    아마 엘리시언을 보고 앞서 어디서 많이 보았던 스피커라는 생각을 할 것이다. 와피데일은 엘리시언의 발매에 앞서 엘리시언과 거의 흡사한 새로운 스피커인 ‘EVO 4’ 시리즈를 내놓은 바 있다. 가격을 훨씬 저렴하고 크기도 엘리시언에 뒤지지 않는 이 스피커는 생김새 또한 엘리시언과 크게 다르지 않게 보인다. 어떤 의미에서는 저렴한 엘리시언이라는 와피데일의 홍보 문구가 딱 맞아 떨어지는 듯 하다. 하지만, 두 스피커는 완전히 다른 스피커이다. 기본적으로 소재와 설계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 물론 EVO 4는 엘리시언의 개발에서 얻은 결과물을 변형시켜 만든 스피커로 기술적 토대는 거의 같은 줄기에서 나왔다고 할 수도 있지만, 사용된 드라이버나 캐비닛은 완전히 다르다.

    일단 엘리시언의 드라이버는 모두 유럽내 생산인 반만, EVO 4는 중국의 자체 공장에서 생산된 유닛들이다. 특히 미드레인지와 우퍼는 케블라 소재로 기존 와피데일 및 캐슬, 쿼드에서 사용되는 IAG의 케블라 드라이버들이다. 캐비닛도 마찬가지다. 이종 소재의 샌드위치 패널을 사용한 엘리시언 시리즈와 달리 EVO 시리즈는 일반 MDF 소재를 사용했다. 다만, EVO 시리즈에는 엘리시언과 같은 라운드 타입의 모서리 처리와 튼실한 내부 버팀목의 설치 그리고 슬릿 방식의 포트 설계와 베이스 플레이트와 아웃트리거 같은 기술들이 엘리시언의 것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Elysian 4 & EVO 4.4
    Elysian 4 & EVO 4.4

    사운드 퀄리티

    테스트에는 패스의 INT-250 인티 앰프와 스포르자토의 DSP-050EX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사용하고 전원 장치는 파워텍의 Western로 전원 공급이 이루어지도록 했다.

    와피데일 엘리시언 4 후면

    사운드는 전형적인 브리티시 사운드의 특징을 자랑한다. 전체적으로 음색 보다는 음장이 우선시 되는 스타일이며, 음상의 형성도 앞으로 튀어나오기 보다는 뒤로 깊게 들어가고 좌우로 넓게 펼쳐지는 타입이다. 이로 인해 음색적으로는 밝고 치밀한 디테일을 강조하기 보다는 약간은 어두운 톤이며 유연하고 자연스러운 고역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물론 고역이 무디고 해상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기본적으로 AMT 트위터를 사용하고 빠른 스피드 구현에 중점을 둔 드라이버 개발과 튜닝이 더해진 제품이기에 디테일과 해상력은 뛰어나다.

    하지만, 그것을 강조하여 세부 묘사에 치중한 사운드가 아니라 중역과의 유기적인 밸런스를 잡으려는 시도를 했고, 전체적으로 밝기가 화려하고 밝은 톤이 아닌 자연스럽고 편안한 톤으로 맞춰졌다. 보컬과 악기를 다루는 중역의 사운드 또한 자극적이거나 지나치게 두껍게 몰려있지 않다. 그렇다고 상대적으로 중역이 엷고 얇아서 소리가 가늘고 차갑게 변질되는 톤으로부터도 멀리 벗어나 있다. 고역과 중역의 밸런스와 균형감 덕분에 자극적이지 않고 차갑지 않으며 유순한 톤의 자연스러움이 살아있다.

    크기가 큰 스피커답게 전체적인 저음의 스케일, 에너지 그리고 낮은 저역의 확장 내지는 깊이감도 꽤 크고 깊은 편이다. 양감도 크기에 걸맞게 충분한 저음을 선사하지만, 지나치게 많은 양감과 둔중함 또는 제어가 안되는 부담스러운, 흐트러진 저음과는 거리가 멀다. 비교적 빠르고 단정한 타입의 저음으로 대형 플로어스탠딩 스피커에서 기대할 법한 저음인데, 스펙처럼 울리기가 쉬운 저음으로 92dB의 감도와 4옴 수준의 임피던스로 대출력 앰프가 아니더라도 구동이 어렵지 않다. 특히 슬롯 타입으로 설계한 위상 반전 포트의 노이즈가 거의 들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새로 설계한 글라스파이버 소재의 우퍼는 단정하고 안정된 저음을 제공한다.

    에이지 오우와 미네소타 심포니가 연주한 <라흐마니노프: 심포닉 댄스>를 들으면, 레퍼런스 레코딩스 특유의 넓고 입체적인 콘서트홀의 무대가 눈 앞에 선명하고 입체적으로 그려진다. 그 규모도 매우 크고 거대한데, 특히 엘리시안 4는 무대를 중앙 가운데를 중심으로 뒤로 깊고 넓게 펼쳐지는 무대를 그려내어 브리티시 스피커들의 장점을 현대적으로 멋지게 되살려냈다. 넓은 무대에 각 악기군들의 음색과 울림에는 충분한 공기의 냄새가 더해져 자연스럽고 입체적인 녹음의 장점을 훌륭하게 재현해낸다. 다이내믹스도 뛰어나서 저음의 펀치력이나 저현의 울림도 힘들이지 않고 술술 풀어낸다. 무엇보다도 약간 어두우면서도 쿨한 공간의 입체적 연출이 매우 인상적이다.

    바이올린이나 피아노 같은 어쿠스틱한 클래식 악기 녹음의 사운드 또한 마찬가지다. 정경화의 <콘 아모레> 나 미노루 노지마의 ‘리스트: 라 캄파넬라’ 같은 곡을 들으면 악기 특유의 목질감과 나무 악기가 들려주는 따스하고 자연스러운 울림이 그대로 살아나며, 피아노의 펠트 질감이 느껴지는 듯한 피아노 터치의 자연스러운 색채감들이 리얼하게 재현된다. 흔히 피아노나 바이올린의 경우, 리본 트위터류의 제품들에서 고역 디테일을 살리느라 밝거나 엣지가 강해지는 현상들이 간혹 나타나는데 엘리시안 4는 그와 반대로 굉장히 자연스럽고 따스한 톤으로 그런 자극적이거나 귀에 거슬리는 고역의 거친 입자 같은 문제점들이 하나도 없다. 오히려 명징한 울림에 자연스러운 질감이 더해진 어쿠스틱 악기의 사운드로 기존 와피데일 스피커들에서 들어보지 못한 새로운 차원의 피아노와 바이올린 재생의 세계를 경험하게 해주었다.

    한편, 마누 카체의 <Third Round> 나 도미닉 밀러의 <Absinthe> 같은 재즈 녹음을 들어봐도 엘리시언 4의 특성을 잘 알 수 있다. 도미닉 밀러의 기타 연주 음에는 자연스러운 울림이 더해져 있으며 거칠고 딱딱한 느낌은 찾아볼 수 없다. 여기에 부드러운 반도네온과 퍼커션의 악기들의 자연스러운 디테일과 울림이 더해져 어쿠스틱한 녹음이 갖고 있는 공간적 분위기와 울림이 매우 투명하게 잘 살아있으면서도 귀에 거슬리는 차갑고 날카로운 고역의 입자나 톤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다.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음악 자체에 빠져들 수 있는 음악적인 사운드를 들려준다. 특히 두 음반에서 모두 드럼을 맡고 있는 마누 카체의 연주는 자연스러우면서도 힘이 실린 킥과 스네어 그리고 다채로운 디테일의 울림을 지닌 심벌 연주도 매우 세련된 디테일로 제대로 재현된다. 전혀 뭉치거나 굵고 탁한 평면적 사운드가 느껴지는 법이 없고 킥의 에너지와 리듬도 정확하고 선명히 그려진다. 장시간 들어도 피로도 없이 즐길 수 있는 현대적 사운드와 자연스러움이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Elysian 4

    정리

    엘리시언은 그 동안 저렴한 스피커라는 인식이 강한 와피데일 브랜드에 가격과 가성비가 아닌 절대 음질로 하이엔드 퀄리티를 보여주려는 새로운 세계에 대한 도전장이다. 2년에 가까운 개발과 노력 그리고 전면적으로 새로 개발된 유럽제 스피커 드라이버와 하이엔드 오디오용 부품 그리고 새로운 설계 기법의 시도는 중저가 스피커가 아닌, 전통적인 브리티시 사운드의 명가로서의 와피데일의 명성과 가치를 재정립시켜주는 증거이다. 세련된 중고역과 넓고 입체적인 사운드스테이지, 브리티시 사운드적 장점을 내세우는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음악성이 뛰어난 사운드는 지금까지 이 회사 제품들에서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기준의 하이 퀄리티 사운드의 신세계를 만들어냈다. 그 동안 우리가 생각한 대중적 이미지의 와피데일은 잊어도 좋다. 새로운 하이엔드로의 진입을 향한 와피데일의 첫 출사표는 충분히 합격점을 주어도 좋을 만큼 뛰어난 음악적 사운드로 그 가치를 제대로 입증하니 말이다.


    제품사양

    와피데일 엘리시언 4

    Type3way floorstanding speaker
    Tweeter3.5″(90mm) Air Motion Transformer
    Midrange6.0″ (150mm) coated fibre glass matrix cone
    Bass8.5″ (220mm) coated fibre glass matrix cone
    Impedance4Ω (compatible 8Ω )
    Crossover340Hz, 3.1kHz
    Frequency Response30Hz – 22kHz (+/-3dB)
    Sensitivity92dB (2.83V @1m)
    Weight49.5kg/pcs
    Dimensions(HWD)1188 x 402 x 432mm
    수입원사운드솔루션   www.sscom.com   02-2168-4500
  • 와피데일 린튼 – 하이파이 입문자들에게 선사하는 하이엔드 스피커의 탄생

    와피데일 린튼 – 하이파이 입문자들에게 선사하는 하이엔드 스피커의 탄생

    같은 헤리지티지 시리즈 중 하나인 덴튼 85

    와피데일의 과거 명기를 현대적 재해석으로 복원하여 새로운 제품으로 발매하는 와피데일 헤리티지(Wharfedale Heritage) 시리즈는 덴튼(Denton)으로 꽤 성공적인 명성을 다져왔다. 올 여름에는 본격적인 헤리티지 시리즈의 대표작으로 신제품 린튼(Linton)이 등장했다. 지난 5월 독일 뮌헨 하이엔드 쇼에서 발표와 더불어 세계적인 발매를 알린 스피커 린튼은 유서깊은 영국제 스피커 브랜드의 황금기를 장식했던 스피커로 35년 만에 새로운 발매를 알리게 되었다.

    과거의 영광을 되새기는 기념작, 헤리티지 시리즈

    와피데일이 스피커 제조를 시작한 것은 1932년의 일이다. 머지 않아 100년의 역사를 바라보는 영국 오디오의 이 역사적인 브랜드는 긴 세월 동안 발매된 자사의 스피커들과 기술들을 기념하여 새로운 제품으로 전통을 재해석 해내는 일련의 제품들을 하나의 시리즈로 기획한 것이 헤리티지 시리즈이다. ‘재해석’이라는 말은 과거의 제품을 다시 만드는 복각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복각은 복원의 개념으로 똑같이 다시 만드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헤리티지 시리즈는 설계 기술에서부터 부품, 소재까지 스피커 제조에 필요한 모든 기술들을 밑바탕부터 전면적인 다시 개발하는 ‘리-엔지니어링(re-engineering)’의 개념이 들어간다. 와피데일을 비롯하여 미션, 캐슬 그리고 쿼드 등의 오디오 기기들의 기술을 책임지고 있는 이 회사의 CTO인 피터 코뮤(peter comeau)는 과거 인터뷰에서 ‘헤리티지 시리즈는 옛날 소리를 다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옛날의 영광스러운 스피커들을 현대의 기술과 현대의 사운드에 맞춰 새롭게 현대화시킨 것’이라고 소개한 바 있었다. 그 만큼 헤리티지 시리즈의 스피커들은 사운드에 있어서 모든 면면에 대한 개선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런 현대화된, 비약적으로 사운드의 진화를 이끌어내는 것은 리뷰 제품인 린튼 또한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85년을 기념하는 애니버서리 모델, 린튼

    신제품 린튼은 헤리티지 시리즈의 선배격인 ‘덴튼(Denton) 85’ 의 후속 모델로 등장하는 헤리티지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이다. 오리지널 린튼이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1965년의 일이며, 70년대에 걸쳐 꾸준히 업그레이드를 거치며 판매되며 큰 성공을 거둔 스피커이다. 튼실한 캐비닛에 3웨이 방식의 설계된 ‘린튼 3’가 헤리티지 린튼의 오리지널로 보면 될 것이다. 같은 린튼 시리즈였지만 ‘린튼 2’는 2웨이 모델로 헤리티지 린튼과는 컨셉이 다르다. 오리지널 린튼이 등장할 당시, 린튼 뿐만 아니라 이 시기에 등장한 다른 와피데일 스피커들인 덴튼, 멜튼, 트라이튼 같은 시리즈의 모델들은 사실 BBC 모니터적인 컨셉을 취하고 있으며 유닛 구성과 크기에 따라 차별화를 두고 만들어졌다. 물론 이 시리즈들은 BBC의 인증을 받거나 한 제품들은 아니라서 LS 3/5나 다양한 BBC 모니터 계열과는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기본 디자인 컨셉과 내용은 상당히 유사했다. 당시 이런 류의 스피커들의 대중화와 인기 덕분에 이런 스피커들이 일련의 시리즈로 등장했던 것이다.

    35년 만에 부활한 신제품 린튼 또한 오리지널의 DNA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3웨이 모델인 린튼은 2웨이 소형 모니터에 가까운 덴튼과 달리 좀 더 크고 더 대중적인 사운드로, 더 크고 더 많은 저음을 내줄 수 있는 성능을 갖추기 위해 작은 북쉘프가 아니라 다소 큰 북쉘프 내지는 미들타워에 가까운 스피커로 완성되었고 크기에 맞춰 우퍼의 크기를 대폭 키웠다. 새로운 린튼도 같은 3웨이 설계에 크기와 용적 또한 오리지널과 크게 다르지 않은 편이며 빈티지적인 느낌을 주는 원목 마감의 디자인으로 과거의 향수를 자아내게 하는 레트로풍의 디자인을 그대로 유지했다.

    유닛에서부터 크로스오버까지, 모든 부품의 ‘Made for Linton’

    3웨이 설계인 린튼은 트위터, 미드레인지, 우퍼의 3 유닛 방식으로 설계되었고, 이에 맞춰 전면적인 크로스오버 설계가 이루어졌다. 먼저 아래 동영상을 보면 오리지널 린튼 3의 모습을 볼 수 있다. 60-70년대 당시 스피커로 대중적인 성공을 거둔 제품인 만큼 그리 비싸지 않으면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들려주던 스피커였다. 소박한 설계와 소박한 만듦새라는 것을 영상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내부 크로스오버까지 보게 되면 린튼 3는 전용 드라이버들과 캐비닛을 통한 튜닝과 완성이 이루어졌음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오리지널 린튼 3

    오리지널과 달리, 신제품 린튼은 완전히 다른 설계를 추구했다. 일단 드라이버 유닛부터 새로운 린튼을 위해 전면적으로 새로 설계되었다. 저음을 다루는 우퍼는 튼튼한 다이캐스트 섀시로 제작된 200mm 직경의 8인치 케블라 콘 우퍼를 개발했다. 북쉘프라고 하기에는 꽤 큰 미들타워급의 넉넉한 체적에 걸맞게 저음 재생의 한계를 늘리기 위해 개발된 이 우퍼는 오직 린튼만을 위해 사용되는 새 우퍼이다.

    우퍼 뿐만이 아니다. 우퍼 위에 장착된 135mm의 5인치 미드레인지 드라이버 또한 우퍼와 마찬가지로 직조된 케블라 소재를 다이어프램으로 쓴 린튼 위해 개발된 린튼 전용 미드레인지이다. 미드레인지의 경우, 캐비닛 내부에서 별도의 수납 공간에 하우징되어 우퍼와의 공간을 격리시켰다. 이는 우퍼의 저음이나 진동으로 인해 미드레인지의 음이 뒤섞여 명료도가 떨어지고 탁한 음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즉, 미드레인지는 별도의 자체 스피커 공간이 설계되어 이에 따라 동작한다는 이야기다.

    마지막으로 트위터는 25mm의 소프트 돔으로 높은 자력을 갖는 페라이트 마그넷으로 설계된, 역시 린튼을 위해 개발된 린튼 트위터이다.

    린튼 3 크로스오버 vs 헤리티지 린튼 크로스오버

    그림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오리지널 린튼 3의 크로스오버는 대단히 단순하며 부품 또한 지극히 평범하다. 이와 달리 헤리티지 린튼은 완전히 다른 크로스오버 설계를 보여준다. 트위터에서 우퍼까지 모두 새로운 린튼을 위해 개발된 유닛을 사용하는 만큼, 크로스오버 또한 새로운 드라이버에 맞춰 전면적으로 새롭게 설계된 것이다. 과거와 달리 훨씬 정교해진 크로스오버 회로를 사용했으며 부품들 또한 과거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수준이 높고 수량도 많아졌다. 물론 이 가격대에서 문도르프나 듀런드 같은 하이엔드 부품 업체의 콘덴서나 코일, 저항은 아니지만 중저가 스피커임에도 메탈 필름과 폴리프로필렌 필름 소재의 필름 콘덴서들을 투입하는 등의 부품 퀄리티 또한 상당한 수준으로 투입했다.

    스피커 드라이버에서 크로스오버용 콘덴서, 코일, 저항 등의 부품 그리고 뒤에 언급할 캐비닛까지, 모든 부품들은 와피데일의 모회사인 IAG(International Audio Group)의 공장이 있는 중국 선전에서 생산, 공급되며, 린튼을 비롯한 헤리티지 시리즈 전체는 IAG의 선전 공장에서 생산된다.

    이런 부품들로 만들어진 스펙을 보면, 임피던스는 기본 6옴으로 명기되어 있는데 최저점은 3.5옴까지 내려갈 뿐 그 이하로 떨어지는 법이 없다. 음압도 90dB로 매우 높은 편이다. 오리지널인 린튼 3의 경우 85dB 스펙의 6옴이었던 것에 비하면 임피던스는 그대로지만 감도는 많이 좋아져 구동은 훨씬 쉬워진 셈이다. 기술적 업그레이드 덕분일 것이다. 그리고 헤리티지 시리즈의 다른 모델인 덴튼 모델들이 86dB, 85dB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린튼이 훨씬 구동도 쉽고 임피던스도 앰프에게 부담스럽지 않은 스펙이라 할 수 있다.

    통울림과 공진 분산을 구현한 스마트한 설계의 캐비닛

    린튼 헤리티지의 캐비닛은 오리지널 린튼 3 처럼 비교적 전면부가 넓은 편의 디자인으로 완성되었다. 슬림하고 좁은 전면을 추구하는 요즘 스피커 설계와는 방향이 많이 다르다. 기본 소재는 MDF로 일반 중저가 스피커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카본이나 알루미늄 같은 소재가 이 가격대의 스피커에서 가능할리는 없지 않겠는가.

    그렇다고 저렴함을 목표로 만든 스피커들의 캐비닛과는 전혀 다르다. 기본은 MDF에 별도의 칩보드 합판을 본딩하여 접합시킨 듀얼 레이어 보드로 만들어졌다. 대다수 중저가 스피커 내지는 보통의 하이파이 스피커들은 두꺼운 MDF 단일 소재로 만드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린튼은 MDF에 각기 다른 밀도의 칩보드들을 스피커 통 부위마다 다른 입자 크기의 칩보드들을 덧붙였다.

    MDF에 부위마다 다른 칩보드를 레진으로 본딩하여 사용한 이유는 소리가 자연스럽게 통울림으로 소멸되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와피데일에 따르면, 캐비닛 통에 사용된 칩보드의 공진 현상들은 특정 주파수가 아니라 넓은 주파수 전체에 걸쳐 골고루 분산되어 소멸되도록 하여 특정 주파수에서의 공진의 튀거나 통울림이 소리의 색깔을 바꾸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이는 단일 MDF 하나로 제작할 경우, 특정 주파수에서 튀거나 통울림이 심하게 생기는 것을 없애기 위한 설계 기술 중 하나라는 것이다. 분명 중저가 제품으로 투입할 수 있는 예산 하에서 제작 기법과 적절한 소재의 가미로 통울림을 듣기 좋은 울림으로 소멸되도록 만든 것이라 할 수 있다. 대신 유닛들이 장착된 전면 패널의 경우는 1인치 두께의 단일 MDF를 사용하여 단단한 강도를 유지하여 유닛의 흔들림이 없도록 했다. 결과적으로 드라이버들로부터의 재생된 사운드가 더 깨끗하고 또렷한 음이 될 수 있는 캐비닛이 완성될 수 있었다.

    고급 마감 처리 그리고 가격

    캐비닛은 올드한 디자인이지만 이처럼 나름의 설계 기술이 투입되어있을 뿐만 아니라, 레트로풍의 디자인임에도 월넛 무늬의 원목 마감 처리 수준이 꽤나 높기 때문에 절대 이 가격에 만날 수 있는 스피커로는 보이지 않는다. 흥미로운 점은 이런 수준의 만듦새 그리고 후술하겠지만 사운드 퀄리티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굉장히 착하다. 아마도 70년대 당시 발매된 린튼의 가격이나 오늘날 린튼의 가격이나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이런 놀라운 일이 가능한 것은 기술의 개발과 중국 공장의 대량 생산 덕분일 것이다. 설계자인 피터 코뮤는 30년 전 그가 만들던 헤이브룩 스피커 가격과 현재 생산 중인 와피데일 다이아몬드 200의 가격이 똑같은 사실을 언급하며, 이런 놀라운 가격의 현상 유지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의거한 설계 기술의 발전과 부품의 고급화 그리고 중국 공장에서의 대량 생산이 가져다 주는 원가 절감의 효과 덕분이라고 한다. 아마 영국내 제조 내지는 IAG 그룹이 아닌 개인 회사 였다면 제 아무리 중국 생산으로 한다해도 헤리티지 린튼 같은 만듦새와 퀄리티를 갖추면서 이런 가격에 제품을 내놓기란 불가능했을 것이다.

    옵션이지만 필수인 전용 스탠드

    이 스피커의 또 하나 특징적인 점은 옵션으로 제공되는 스피커 스탠드가 거의 기본으로 제공된다는 점이다. ‘거의’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분명히 스탠드는 별매품이지만, 실제로는 스탠드가 포함된 가격으로 판매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애초부터 크기와 높이를 맞춰 스피커를 위하 함께 개발된 악세서리이므로 이 스피커를 위해서는 기본 옵션으로 사용해야 하는 악세서리이다. 스탠드없이 사용하려는 사람도 있겠지만 특별히 스탠드를 쓸 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기본 스탠드는 필수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메탈 프레임에 상부와 하부에 나무 판재를 더해 만든 린튼 전용 스탠드는 불필요한 진동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별도의 치밀한 댐핑 처리가 입혀졌다. 기본 디자인은 스피커의 높이를 귀 높이와 맞추기 위해 그리고 이에 맞춰 튜닝이 되었는데, 아래의 빈공간에는 LP 수납이 가능하도록 하여 기능적 편의성도 함께 제공된다.

    사운드 퀄리티

    테스트에는 EAR의 V12 인티 앰프와 소스 기기는 린데만의 뮤직북 10 과 라즈베리파이에 ALLO 보드를 얹은 Roon Ready 플레이어를 사용했다. Roon Core는 삼성 노트북에 윈도우 10에서 코어를 동작시켰다.

    외모에서 느껴지는 선입견으로 시작된 린튼의 사운드는 완벽한 반전의 드라마였다. 레트로 풍의 디자인과 저렴함의 대명사 와피데일 그리고 크기는 커졌으나 여전히 저렴한 가격의 이 스피커에게 거는 기대는 두꺼운 중역, 따스한 보컬 톤 그리고 두껍지만 나름의 질감이 살아있는 현악기 및 어쿠스틱 악기들의 사운드. 딱 그 정도였다. 하지만, 린튼은 기대와 달리 훌륭한 현대적 올라운더 스피커의 기질로 귀를 번쩍 뜨이게 했다.

    이 스피커는 중역만 부풀려 놓은 둔중한 스피커가 아니다. 저역은 무르고 고역은 잘라 먹은 빈티지 같은 사운드는 외모에서 느껴지는 선입견이었을 뿐, 현실은 매우 현대적인 해상력과 디테일 그리고 탄력있는 저음과 투명한 중역으로 입체적이며 어쿠스틱한 녹음에서 뛰어난 성능을 발휘했다. 가격이 무색할 만큼 중역의 높은 순도와 명료도, 투명함으로 ECM의 고해상도 녹음에서 뛰어난 상성을 발휘하여 고역 끝이 뭉치거나 두꺼운 입자 그리고 딱딱한 입자로 소리를 두텁고 평면적으로 만드는 일이 하나도 없었다.

    오히려 어떤 면에서는 모니터적인 소리를 들려주는 부분이 있을 정도였다. 뛰어난 어쿠스틱 녹음들에서는 녹음이 지닌 무대, 깊이감, 다이내믹스, 해상력, 디테일 등을 제대로 보여주지만, 단조롭고 평면적인 가요나 팝의 인위적인 밸런스의 어쿠스틱적이지 않은 녹음들에서는 녹음이 지닌 문제점들과 답답함들을 하나도 걸러내지 않고 그대로 다 드러내놓는다. 생김새만 봐서는 보컬 위주의 가요나 팝 같은 곡을 들어도 듣기 편하게 술술 음악을 풀어내놓는 푸근한 음악성을 내세우는 사운드를 들려줄 것 같지만 그 반대다. 녹음이 좋을 수록 제 소리를 내고, 녹음이 나쁘면 나쁜 만큼 문제점을 그대로 눈 앞에 그려놓는다.

    일단 클래식 대편성으로 카라얀이 베를린필과 70년대에 녹음한 <브루크너: 교향곡 7번> 중 ‘3악장: 스케르초’를 들어보면 대형 오케스트라의 커다란 규모의 사운드를 제법 멋있게 스케일감을 그려내며 그 속에서 뻗는 관악기들의 울림도 진하고 선명하게 시원스럽게 뽑아준다. 물론 일부 플로어스탠딩 모델들이 들려주는 다이내믹스나 깊이감 있는 음상에 비하면 약간 스케일은 작고 입체감이 간혹 평면적일 때도 있지만, 이 정도 크기의 몸통과 케블라 드라이버 그리고 소프트 돔으로 들려주는 사운드가 이 정도라면 굉장한 선방을 한 것이다. 그 이유는 뒤에서 다시 언급할 것이다.

    저음 테스트를 위해 코플랜드의 ‘보통 사람을 위한 팡파레’를 들어보면 테스트했던 리스닝 공간이 8m x 8.8m 의 작지 않은 공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꽤나 깊이있는 저음을 이 정도 체구의 몸통으로도 쏟아내주었으며, 능력 이상의 저음 내느라 허덕이거나 저음 때문에 음상이 헐거워지는 문제점도 전혀 드러내지 않았다.

    저음은 깊고 힘이 있으며 양감도 크기에 비해 꽤 풍부하고 임팩트한 타격도 정확히 제때 울려주었다. 물론 비교했던 플로어스탠딩 스피커에 비하면 초저역의 깊이감이나 안길의 무대 뎁스 같은 것은 다소 덜했지만 크기와 가격을 감안하면 덴튼의 성능은 꽤나 놀라웠다.

    요즘 자주 듣게 되는 커트 앨링(Kurt Elling)의 <The Questions> 중 ‘Endless Lawns’를 들어보면 보컬의 자연스러움이 그대로 사운드로 풀려나온다. 도입부에 리듬을 잡는, 드럼이 아닌 발구름의 쿵덕거리는 저음부터 중량감과 적절한 양감의 무게로 저음의 도입부를 성공적으로 들려주며 이어지는 부드러우면서도 자연스러운 남성 보컬의 발음들은 가격을 무색케할 만큼 부드럽고 명료했다. 보컬로부터 바톤을 이어받아 관악기 연주를 이어가는 마커스 힐(Marquis Hill)의 트럼펫 사운드 또한 보컬 만큼이나 선명하면서도 부드럽고 자극적인 고역의 딱딱함이나 듣기 거북한 거친 입자 같은 것이 하나도 없다. 녹음이 지닌 공간적 분위기, 잔향감, 악기의 색채, 보컬의 톤 컬러 모두 하나도 어색하지 않고 부드럽고 자연스럽고 모두 혼연일체가 된듯 녹음 속으로 빨려들게 만드는 소리를 내준다.

    ECM 특유의 사운드를 듣기 위해 준비한 도미닉 밀러의 <Absinthe> 중 ‘Mixed Blessing’ 에서는 도미닉 밀러의 기타는 전작인 ‘Silent Light’ 보다 훨씬 더 입체적이고 투명해진 울림의 디테일한 기타 사운드로 한층 진화했으며, 산티아고 아리아스가 연주하는 반도네온의 멜로디와 사운드 또한 매우 진하고 풍부하며 반도네온 특유의 잔향감과 울림이 입체적이면서 편안하게 풀려나온다.

    ECM 녹음을 알 수 있는 기분좋은 청량감에 악기들의 풍부한 디테일과 입체감 넘치는 무대까지, 녹음이 지닌 뛰어난 퀄리티를 있는 그대로 다 끄집어 내어 눈 앞에 보여준다. 모든 면면을 비교하자면 함께 한 플로어스탠더가 모든 부분에서 더 우수한 사운드와 스테이지를 들려주었지만 덴튼의 사운드 또한 그에 비할 바 없는, 비견될 만한 뛰어난 퀄리티를 선사했다. 특히 가격을 생각하면 더욱 그 퀄리티가 값지게 느껴졌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이 비교 대상의 스피커가 무엇인가 하는 점이 아닐까. 덴튼 옆에 서서 스피커 케이블을 번갈아가며 연결했던 스피커는 매지코의 플로어스탠더 A3 였다. 오해는 말자. 덴튼이 매지코 A3와 거의 똑같은 퀄리티의 사운드를 들려준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작지 않은 북쉘프 모양의 레트로풍 스피커는 해상도, 투명도, 입체감, 무대 연출 그리고 자연스러운 중역과 안정된 저역 그리고 거칠지 않고 답답하지 않은 고역 등으로 10배나 되는 가격의 스피커와 견주어도 크게 부족함없이 즐길 수 있는 음악을 들려주었다는 사실이다. 물론 비교를 하면서 느낀 덴튼의 약점은 당연히 존재한다.

    말러나 브루크너 같은 대편성으로 넘어가면 총주 같은 부분에서 일시에 소리가 가운데에서 딱딱하게 붙어버리는 한계를 보여준다거나 어쿠스틱한 클래식 녹음들에서 악기의 수가 늘어날수록 버거워지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등의 문제점을 노출한다. 하지만, 그 비교 대상이 매지코 A3 정도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거꾸로 지금까지 이 가격대의 모든 스피커들은 린튼의 사운드를 넘지 않으면 게임에 참여하기가 어려워진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 만큼 이 가격대의 모든 스피커들을 한꺼번에 다시 순번 정하기 게임으로 보내버리는 것이 헤리티지 린튼의 실력인 것이다.

    정리

    지금까지 중저가 스피커 시장에는 수 많은 스피커들이 등장해왔고, 저마다의 개성과 기술적 차별화로 자기 소리를 내며 고유의 사운드를 만들려는 노력들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와피데일의 신작 린튼은 거대 중국 공장이 보여줄 수 있는 저렴함의 한계가 무엇인지를 눈과 귀로 느끼게 만드는, 굉장히 놀라운 스피커를 탄생시켰다. 과거의 스피커를 되살리는 프로젝트의 결과물로 등장한 린튼은 단순히 빈티지풍의 디자인과 사운드로 향수어린 추억 되새김 정도의 보기 좋은 스피커에 불과할 것이라는 생각을 무참히 짓밟아 버리는 뛰어난 성능과 놀라운 가격 대비 성능으로 이 가격대 스피커 시장 재편할 일순위의 몬스터급 엔트리 스피커이다.

    제작자인 IAG의 기술 총책임자인 피터 코뮤는 지난 40년간 헤이브룩에서 와피데일의 다이아몬드에 이르기까지 중저가 스피커의 핵심을 다뤄온 인물이다. 신작 린튼은 그의 40년 가까운 경험이 무엇인지, 그가 추구하는 저렴한 스피커의 핵심이 무엇인지를 완결짓는 완결판에 가까운 스피커이다. 굳이 첨단 기술과 값비싼 소재가 아니어도 충분히 뛰어난, 음악 감상에 부족함없는 훌륭한 스피커를 고급스럽게 저렴하게 만들 수 있음을 린튼으로 입증해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구식의 사운드와는 거리가 먼, 현대적인 사운드 퀄리티를 평가하는 요소들을 제대로 살려낸 입체적이고 투명하며 충분한 다이내믹스와 저음 재생 능력까지 거머쥔 이 스피커는 이 가격대를 평정할 새로운 챔피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엔트리급 스피커 시장의 허들을 높여도 한참 높여놓았다.

    제품사양

    Type3way Bass reflex (제품 후면에 위상 반전 포트 2개)
    Bass driver200mm Kevlar cone
    Midrange driver135mm Kevlar cone
    Tweeter25mm textile dome
    Sensitivity (2v@1m)90dB
    Nominal impedance6 Ohms
    Frequency response (+/-3dB)40Hz-20kHz
    Bass extension (-6dB)35Hz
    Crossover frequencies630Hz, 2.4kHz (midrange/treble)
    Speaker dimensions (HWD)565x300x330mm
    Stand dimensions (HWD)437 x 300 x 330mm
    Weight18.4kg/ea
    수입원사운드 솔루션   www.sscom.com
    제품문의02-549-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