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르쉐가 버메스터(Burmester) 3D High-End Surround Sound System에 질화갈륨(Gallium Nitride, GaN) 반도체 기술을 도입한다. 포르쉐는 GaN 반도체를 적용해 양산 준비를 마친 세계 최초의 자동차용 하이엔드 오디오 시스템이라고 밝혔으며, 실제 차량 적용은 2027년 시작될 예정이다.
이번 발표에서 주목할 부분은 GaN의 정확한 역할이다. 포르쉐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GaN 기반 고성능 칩은 400W 서브우퍼 앰프를 구동하기 위한 전압 변환(Voltage Conversion)에 사용된다. 따라서 현재 공개된 정보만으로 이를 일반적인 홈 오디오의 ‘GaN 출력단 파워앰프’와 동일하게 해석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높은 스위칭 주파수와 낮은 손실
GaN은 기존 실리콘 기반 반도체와 비교해 높은 스위칭 주파수에서 동작할 수 있고 스위칭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전력 변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이 감소하기 때문에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커패시터와 인덕터 같은 주변 부품도 보다 작게 설계할 수 있다.
포르쉐에 따르면 이러한 특성 덕분에 버메스터 시스템의 냉각 요구량을 줄이고 히트싱크 무게를 약 20% 경량화할 수 있었다. 패시브 부품 역시 소형화할 수 있어 앰프 전체를 보다 작고 가볍게 구성할 수 있다. 히트싱크에 사용되는 알루미늄의 양도 감소해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CO₂ 배출량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한다.
자동차에서는 홈 오디오와 달리 출력뿐 아니라 설치 공간과 무게, 발열, 전력 효율이 동시에 중요한 설계 조건이 된다. 특히 전동화 차량에서는 전력 변환 효율과 열 관리가 더욱 중요해진다. 포르쉐가 GaN의 첫 오디오 적용 지점으로 높은 전력을 요구하는 서브우퍼 앰프의 전원 계통을 선택한 것도 이러한 특성과 무관하지 않다.

포르쉐와 슈투트가르트 대학 공동 개발
프로젝트는 포르쉐와 슈투트가르트 대학(University of Stuttgart)이 공동으로 진행했다. 포르쉐는 2023년 중반 스포츠카 환경에서 GaN의 장점을 활용하는 방안을 구상하기 시작했고, 2024년 봄부터 포르쉐의 오디오·반도체·지속가능성 전문가들이 슈투트가르트 대학의 Institute for Robust Power Semiconductor Systems와 함께 최초의 GaN 기반 서브우퍼 앰프 프로토타입을 개발했다.
이후 국제 반도체 제조사와 오디오 개발 파트너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양산 가능한 서브우퍼 앰프로 발전했으며, 포르쉐는 개발 과정에서 확보한 기술과 관련해 여러 건의 특허도 출원했다.
포르쉐는 GaN의 활용 범위를 오디오에만 국한하지 않을 계획이다. 전력 변환이 필요한 다른 차량 시스템으로 적용 범위를 넓힐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으며, 전기 스포츠카의 고전압 시스템도 잠재적인 적용 분야로 언급했다.
2027년 양산차에 첫 적용
GaN 기술을 적용한 버메스터 3D High-End Surround Sound System은 2027년 미래 포르쉐 차량을 통해 처음 양산 적용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최초 적용 차종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발표는 단순히 카 오디오에 새로운 반도체가 추가됐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GaN이 홈 오디오 앰프와 전원장치를 넘어 자동차용 하이엔드 오디오의 전력 변환 영역까지 진입하고 있다는 사례이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 실제 차량에 탑재된 시스템의 음질을 평가할 단계는 아니다. 현재 확인할 수 있는 직접적인 효과는 전력 변환 효율 향상과 발열 감소, 부품 소형화 및 경량화다. 향후 이러한 변화가 버메스터 시스템의 출력 안정성과 다이내믹스, 실제 음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2027년 양산 시스템이 등장한 이후 확인할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