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랍다. 뛰어난 감촉과 세련된 디테일의 미학에 다이내믹한 힘과 에너지가 동시에 담겨있는 훌륭한 사운드다! 이 이탈리아 출신의 300B 진공관 인티 앰프는 그 어떤 하이엔드 앰프보다도 더 뛰어난 투명도와 고운 입자에 놀라운 3차원적 공간 연출과 흐트러짐없는 탄탄한 저음으로 감탄할 만큼 걸출한 사운드를 들려주었다. 개인적으로는 진공관 앰프를 선호하는 편은 아니다. 꽤 많은 진공관 앰프들이 저마다의 개성 넘치는 사운드를 들려주긴 하지만 높은 발열과 부드럽고 아름답기만한 타협적인 사운드는 하이엔드적 요소를 모두 소화해내기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높은 전기 소모, 발열, 유지 보수와 기기 트러블 등은 진공관 앰프에 뒤따르는 고질적인 문제들도 있다. 그런 진공관 앰프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사람임에도 불과 몇 분만에 이 앰프에 대해 감탄하게 되었다.
어큐톤 세라믹과 일으킨 화학적 융합
마스터사운드의 300B 인티 앰프의 신형인 Evolution 300B NEW(이하 Evo 300B)는 나무 마감 디자인의 외관처럼 부드럽고 따뜻하며 온화한 사운드로 오래된 진공관의 전통이자 미덕인 여성스러운 미음만을 들려줄 것 같았지만, 그것은 선입견일 뿐이었다. 오히려 현대 하이엔드 앰프가 들려줄 수 있는 가장 현대적인 장점들, 예를 들면 높은 투명도를 자랑하는 3차원적인 무대와 안길이가 깊게 들어간 심도 깊은 스테이지 그리고 치밀하면서도 세련된 디테일에 진하면서도 매끄러운 보컬과 중역대 악기들이 채널당 24W 출력에 불과한 이 300B 앰프가 들려준 사운드였다. 게다가 흐트러짐없는 저음이 선사하는 베이스 기타와 팀파니의 사운드는 대형 하이엔드 앰프에서도 쉽게 만족하기 어려운 사운드였다.
테스트에 사용한 스피커는 스웨덴의 하이엔드, 마르텐의 헤리티지 시리즈 중 북쉘프 스피커 듀크 2(Duke 2)였는데, 지금까지 들어본 이 어큐톤 세라믹 기반의 스피커 사운드 중 최고의 사운드였다. 과거 몇 차례 들었던 이 스피커의 소리를 감안하면 분명 이 놀라운 사운드의 주인공은 Evo 300B 덕분이다. 24W 출력으로 듀크2에서 엄청나게 개방적이며 자연스러운 중역과 스피커 보다 몇 배는 넓게 펼쳐지는 투명하고 웅장한 사운드스테이지를 그려내며, 스피커가 지닌 한계치에 가까운 부근까지 저음을 끄집어 내는 놀라움을 만들어냈다. 거짓말을 조금 보태면, 몇 배 비싼 하이엔드 스피커들에서나 들어볼 수 있는 명징하고 투명한 하이엔드 하이파이 톤의 사운드를 들려주었는데, 그 속에는 일체의 전기적 증폭의 냄새가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 하이엔드의 장점 위에 인위적인 위화감이라고는 하나도 찾아볼 수 없는 대단히 자연스러운 음으로 정말 놀라움을 금치 않을 수 없었다. Evo 300B는 바로 그런 앰프이다.
현대적 하이엔드가 추구하는 고도의 하이파이적 퀄리티에 아날로그의 정점인 사실 같은 자연스러운 울림까지 더해 물리적 스펙과 음악적 감성을 완벽하게 하나로 융합시킨 음악 자체를 들려주는 앰프이다. 대체 이처럼 충격적인 음악 감상을 연출할 수 있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극도로 단순한 설계, 극대화된 300B의 감성
마스터사운드의 Evo 300B는 채널당 1개의 300B로 출력을 만들어내는 싱글엔드 300B 앰프이다. 여기에 출력을 조금 더 보강하기 위해 1개의 300B를 더하여 싱글엔드 300B 2개가 병렬로 동작하는 구성으로 양적인 보강이 이루어진 앰프이다. 여타 다른 300B 싱글 앰프와 크게 다르지 않은 회로 구성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 이탈리아 회사의 장점은 일체의 피드백이 없는, 논 피드백 설계의 오픈루프 회로로 모든 증폭이 이루어지도록 설계했으며 최종 출력에 사용되는 출력 트랜스포머를 자체 사양, 자체 설계 그리고 자체 생산으로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는 점이다. 특히 출력 트랜스포머는 자체 개발 메탈 소재에 돌가루가 섞인 함침재를 더하여 그 누구도 알아볼 수 없게 만들었는데, 그 남다른 출력 트랜스포머 덕분인지 대단히 훌륭한, 개방감이 넘치며 스케일이 큰 사운드를 24W 출력의 300B 진공관으로 어렵지 않게 술술 풀어낸다. 특히 거침없이 올라가는 고역의 확장성은 이 앰프의 훌륭한 장점인데, 역시 트랜스포머를 70년 넘게 설계, 생산해 온 트랜스포머의 대가 다운 결과물이라 생각된다.
또 하나 인상적인 점은 고가의 타 300B 앰프들처럼 특별한 고급 300B 관이 아닌, 쉽게 구할 수 있는 범용 300B 관을 갖고서도 이런 결과물을 만들어냈다는 점이다. 스펙적으로 페어 매치를 이룬 정도의 매치드 페어 관으로 이런 하이엔드적 사운드를 만들어낸 점은 크게 점수를 줄 만한 부분이다. 분명 진공관 앰프이자 300B 앰프로서 유지 보수에는 부담이 생길 수 있는데, Evo 300B는 그런 부분에 대한 부담을 거의 느끼지 않아도 된다.
특히 이번 mk2 버전은 전작과 달리 몇 가지 개선점을 갖고 있다. 외형적으로는 앰프 상판에 크롬 도금의 고급스러운 플레이트가 추가되었고, 관을 보호하는 역할의 그릴이 V자 형태의 새로운 디자인으로 전작과의 차별화를 꿰한 부분이 시각적 차이이다. 제품 뒷면의 입력 단자에 밸런스드 입력 단자가 새롭게 추가된 것도 기능적인 차이 부분이지만, 기본 회로는 싱글엔드이다. 행여 채널당 2개씩 사용된 300B 관을 보고 푸시풀 구성으로 오해할 수도 있지만, 이 앰프는 싱글 앰프를 2개 사용한 병렬 싱글 구성이다. 또한 제작사에 따르면 NEW 버전의 음질적 개선 요인은 회로의 디테일한 개선과 부품의 고급화, 미세하지만 개량된 출력 트랜스포머의 성능 등을 강조했는데, 실제 이 앰프의 사운드는 인티 앰프의 범주를 벗어난 느낌이 들 정도이다. 지난 몇 달 동안 마스터 사운드의 앰프들을 자주 들어보았지만, 가장 놀라우면서도 충격적인 퍼포먼스를 느낄 수 있었던 것은 훨씬 비싼 고가 모델들보다 바로 이 Evo 300B 였다!
스피커의 종류를 가리지 않는 뛰어난 소화 능력
어큐톤의 세라믹과 300B 진공관이라는 선입견을 배제하기 위해 스피커를 다인오디오의 신형 컨피던스 20로 교체하고 다시 테스트를 시작했다. 역시나 높은 해상도와 대단한 투명도를 지닌 입체적 무대 연출로, 눈 앞에는 거대한 콘서트 홀이 펼쳐졌다. 마커스 밀러의 베이스 기타나 코플랜드의 대편성 오케스트라의 팀파니 사운드에는 촉촉한 물기가 적셔진, 부드러우면서도 탄력 넘치는 저음으로 찰지고 에너지 넘치는 기분 좋은 저음이 거침없이 폭발했다. 로열 앨버트 홀의 라이브 녹음인 조 보나마사의 블루스 기타 연주 사운드에는 기분 좋은 울림과 세련된 디테일을, 노라 존스의 라이브에서는 진한 밀도감과 색채로 보컬의 선명도와 음의 밀당을 멋지게 그려냈다. 스피커 유닛 종류와 무관하게 하이엔드 사운드의 쾌감은 변함이 없었다.
음색, 투명도 그리고 놀라울 정도로 넓고 깊은 입체적 사운드 스테이지 모두 훌륭했지만, 역시 빠질 수 없는 또 하나의 요소는 저음과 구동력이었다. 물리적 스펙인 24W라는 숫자, 싱글 300B 한 쌍이 끄집어내는 출력에서 저음이 얼마나 나오겠냐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마르텐 듀크 2 나 다인오디오 컨피던스 20 에서 대형 반도체 파워 앰프들에서 들을 법한 임팩트한 타격감과 폭발적인 에너지 그리고 하이 스피드의 단단하고 깨끗한 저음을 한껏 즐길 수 있었다. 심지어 테스트를 진행한 리스닝 장소가 7.8m x 11m 정도의 큰 공간이었음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
정리
마스터사운드의 새로운 300B 인티 앰프는 하이엔드 인티 앰프답게 만만치 않은 가격표를 달고 있지만, 이 앰프의 사운드는 그 정도 가격표 보다도 훨씬 더 높은, 그 이상의 놀라운 사운드를 들려준다. 진공관 앰프답지 않게 히스 노이즈나 기타 소음이 하나도 없는 정숙함으로 놀라운 3차원적 무대와 스포츠카같은 폭발적 순발력과 다이내믹한 저음 그리고 300B에서 기대할 법한 색채와 매끄러움이 실린 중역과 보컬은 그 어떤 녹음을 들어도 음악을 하이파이가 아니라 순음악적으로 체험하게 해준다. 특히 어큐톤 유닛을 사용한 마르텐 스피커와 놀라운 화학적 결합을 보여주었으며, 고해상도 광대역 스펙으로 설계된 트위터를 장착한 스피커들에서 HD 음원들을 듣게 되면 놀라운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에 들어본 앰프들 중 가장 이상적인 앰프로, 엄지 손가락을 번쩍 치켜올릴 수 밖에 없는 300B 앰프의 탄생이다. 개인적으로는 300B 앰프의 새로운 레퍼런스로 정했다. 추후 나올 같은 시리즈의 845 앰프는 어떤 차별화된 소리를 들려줄 지 벌써부터 흥분되기 시작했다.
제품사양
- Power: 2 x 24 Watt
- Tubes: 4 x 300 B – 2 x ECC802 – 2 x 6SN7
- Inputs XLR: 1 x Line + 1 Direct
- Inputs RCA: 3 x Line + 1 Direct
- Load impedance: 4 – 8 Ohm
- Bandwidth: 8 hz / 40 khz 0 db
- Output transformer: MastersounD
- Automatic settable Bias
- Negative feedback: 0 dB
- Supplied with remote control
- Dimensions: 46 x 41,5 x 27,5 cm
- Weight: 34 Kg
- 수입원 : 태인기기 www.taein.com
- 제품 상담/문의 : 02-549-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