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의 시대
챗GPT의 충격적인 등장 이전, 이미 AI의 공습에 판도가 완전히 달라진 분야가 있다. 바로 알파고와 진검승부를 벌였던 바둑계이다. 이제 연구생은 물론 프로기사들까지 사람 대신 AI의 바둑을 연구하는 것이 보편화가 되었다. 또한 조훈현-이창호와 같은 전통적인 사제의 관계는 고성능의 PC가 스승의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현재 ‘인간계’ 독보적 세계랭킹 1위인 한국의 신진서 9단은 특히 AI와 높은 일치율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중국의 한 프로기사는 대국 중 유독 화장실에 다녀올 때마다 AI와 놀라운 일치율을 보이며 승승장구하여 이에 논란이 커지자 대국장 화장실에 전파차단기가 설치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챗GPT를 비롯한 각종 AI들이 등장하여 사회 각 분야에 긍정적 또는 부정적 파장을 일으키는 와중에, 비교적 변화가 느린 오디오 업계에도 자신들의 서비스에 AI를 접목한 제조사가 등장했다. 챗GPT 기반의 검색기능을 탑재한 Volumio 이다.

Volumio
2013년 출시된 Volumio는 주로 라즈베리파이, ASUS의 팅커보드 등의 SBC(싱글보드컴퓨터)계열 기기용 OS와 전용 뮤직플레이어를 갖춘 독자적인 음악솔루션 생태계를 제공해 오디오를 즐기는 유저들에게 나름의 명성과 인지도를 쌓아온 브랜드이며, 자사의 전용OS를 탑재한 하드웨어까지 출시하고 있는 나름 토탈 솔루션 메이커이다. 그리고 최근 업데이트를 통해 전용 뮤직플레이어앱에 챗GPT를 연동한 ’SuperSearch’기능을 선보였다.
챗GPT기반 슈퍼서치
새로 업데이트 된 볼루미오 앱의 하이라이트는 OpenAI의 ChatGPT 기술을 완전히 통합한 슈퍼서치 기능으로, 원하는 검색어를 입력하면 그에 맞는 곡 리스트를 챗GPT AI가 뽑아주는 형식이다. 이때, 전용앱의 설정에서 Tidal, Qobuz, Spotify와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에 하나 이상 로그인 설정을 해야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로컬 라이브러리에 저장음원을 1000곡 이상 구성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매거진에서 직접 ‘1990s alternative rock’, ‘Smooth jazz with female vocals’등의 검색어로 테스트 해 본 결과 주제에 맞는 곡들을 선별해 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아쉽게도 이 ‘슈퍼서치’기능은 Volumio Superstar 이상의 유료멤버십에서만 지원하며, 안내 문구에 있는 검색 예제는 한글로 보여주는데 한글 검색은 지원되지 않았다.
참고로 볼루미오의 멤버쉽은 유/무료로 나뉘며, 무료멤버십은 Roon Ready, DLNA/UPNP, Airplay, Youtube 재생(사운드), 인터넷라디오 등을 지원하며, 유료멤버십(약8만원/1년)의 경우 이에 더해 Tidal Connect, 멀티룸재생, Tidal, Qobuz 전용앱빌트인 등을 이용할 수 있고 이번 업데이트로 슈퍼서치 기능이 더해졌다.
한글 미지원, 유료멤버십 한정이라 다소 김이 새는 느낌은 있지만, 이를 통해 향후 스트리밍, 음악 관련 소프트웨어들이 어떻게 변화해 나갈지 예상해 볼 수 있는 단초 정도의 의미는 되지 않을까 싶다. (그중에서도 특히 Roon이 잘할 것 같은 이미지이긴 한데..)
이를테면 AI기반 검색으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고, 그 곡들을 바탕으로 이미지생성 AI인 Midjourney가 나만의 앨범커버들을 만들어 주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