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iiM Ultra
WiiM
현재 스트리머 제품들 중 가장 핫한 브랜드를 꼽는다면 아마 WiiM이 아닐까 싶다. 엔트리급 가격대에서는 보기 힘든 탁월한 기능성과 높은 완성도로 무장한 WiiM은 단시간내에 유저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웹진을 운영하고 또 타매체의 관리까지 겸하고 있다보니 검색유입량 추이와 조회수로 여러 제품들의 인기 척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데, 이러한 WiiM의 인기는 숫자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최근 윔 앰프라는 올인원 스트리밍 앰프를 출시하며 거침없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는 이 실리콘밸리 출신의 신예는 다시 한번 신제품을 출시하였는데, 바로 ‘WiiM Ultra’라는 상급 스트리머 제품이다.
* WiiM의 브랜드와 WiiM Amp의 자세한 정보는 지난 리뷰와 인터뷰 참고
WiiM Ultra
새로 출시된 윔 울트라는 스트리머 겸 DAC이다. 또한 ADC, 헤드폰 앰프 기능을 갖추었고, 볼륨 조절이 되기 때문에 사용하기에 따라서는 프리앰프의 역할까지 커버할 수 있다.
제품 라인업 상으로는 윔 프로(WiiM Pro)와 윔 프로 플러스(WiiM Pro Plus)의 상위모델이며, 제품 출시 세대와 외관상으로는 WiiM Amp에서 앰프기능이 빠지고 소스기기로서의 기능, 성능과 편의성이 더 강화된 제품이라 볼 수 있다.
먼저 제품의 구성품은 윔 울트라 본체와 리모컨, 입출력케이블 3종(광, RCA, HDMI), 포노 그라운드 어댑터, 전원케이블, 사용설명서가 포함되어 있다. 엔트리급 제품인 것을 감안하면 꽤 푸짐한 구성이다.
작은 플라스틱 케이스였던 윔 프로에 비해 윔 울트라는 재질이 알루미늄으로 바뀌고 덩치도 커지면서 이젠 제법 하이파이 시스템의 어엿한 멤버가 될만한 외관을 갖추었다. 최근에 출시한 윔 앰프의 생김새와 통일성을 가지고 있는데, 크기는 20.5 x 20.5 x 7.3cm로 윔 앰프에 비해 살짝 더 커졌고 모서리의 이음새나 곡률 등 미세하게 다른 부분도 있다. 앰프부가 빠져서인지 무게는 1.3kg으로 1.6kg의 윔 앰프보다 가벼워졌다.
가장 큰 변화이자 특징으로는 전면에 디스플레이가 탑재되었다는 것이다. 이 터치 디스플레이를 통해서 재생, EQ, 입출력 설정 등을 컨트롤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 우측으로 디지털 방식의 볼륨 컨트롤 노브가 있고, 앱에서 볼륨을 바이패스해서 스트리머나 DAC의 용도로만 사용이 가능하다.
또한 윔 울트라에는 3.5mm 헤드폰 단자가 추가되었다. 임피던스가 높은 젠하이저 HD600 (300옴)으로 테스트해보니 볼륨확보나 구동력에서도 준수한 성능을 보여주어 기대하지 않았던 부분에서 의외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다. 한가지 주의할 점은 볼륨을 바이패스할 경우 헤드폰 볼륨도 같이 최대 출력으로 고정된다는 것이다. 이부분은 따로 설정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가 되면 좋을 듯 하다.
제품의 후면에는 다양한 입출력단이 있는데 윗쪽은 입력단, 아래쪽은 출력단으로 되어 있다. 입력단은 RCA와 포노 아날로그 입력을 지원하며 디지털 입력으로는 옵티컬과 HDMI ARC포트가 있다. USB는 저장매체 등을 꽂을 수 있는 A타입 단자로, USB DAC 기능은 하지 않는다.
출력은 RCA 아날로그 출력과 서브우퍼 출력, 옵티컬과 동축 디지털 출력을 지원한다. 다음으로 이더넷 단자와 포노 그라운드, 12V 트리거 단자가 있다. 정리하자면 이 제품은 네트워크 트랜스포트/플레이어, DAC, ADC 모두 가능하다.
스트리밍, 앱 기능
WiiM 제품의 장점 중 첫번째를 꼽는다면 다양한 스트리밍 기능과 그것을 높은 완성도로 구현한 소프트웨어를 들 수 있다. 윔 프로부터 프로 플러스, 윔 앰프, 윔 울트라는 거의 동일한 스트리밍 관련 기능을 가지고 있는데, 먼저 Roon Ready는 현재 리뷰시점 기준으로는 인증이 거의 완료된 상태라고 한다.
다음으로 크롬캐스트를 지원한다. 현재 국내외 대부분의 스트리밍앱들이 이 크롬캐스트 연결을 지원하는데 특히 국내 서비스들은 크롬캐스트 외에는 연결성이 그다지 좋지 않기 때문에 멜론이나 벅스, 지니 같은 국내서비스를 주로 사용한다면 눈여겨 봐야 할 기능이다.
그 외에 타이달 커넥트, 스포티파이 커넥트 등 각 스트리밍서비스의 전용 프로토콜과 함께 DLNA/UPNP를 지원한다. 반면 이번 윔 울트라는 에어플레이가 빠졌는데, 이는 제품의 출시일정과 애플과의 인증 과정 간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하며, 추후 지원여부는 미지수이다. iOS의 경우에도 애플뮤직을 제외한 대부분의 스트리밍앱들이 크롬캐스트나 전용 커넥트 기능을 지원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큰 불편은 없었다.
블루투스는 SBC와 AAC 코덱을 지원한다. LDAC이나 AptX HD 같은 고음질 코덱을 지원하지 않는 것 역시 아쉬울 수 있는 부분이나, 먼저 언급한 무손실 스트리밍 기능에 더해서 HDMI ARC까지 지원하기 때문에 공유기가 고장난 상황 외에는 딱히 블루투스를 쓸 이유가 있을까 싶다.
다음으로 윔은 전용앱 ‘WiiM Home’을 제공한다. 안드로이드와 iOS에서 동일한 UI와 기능을 제공하며 이 앱을 통해 재생 컨트롤과 입출력, 사운드, EQ, 기타 설정, 펌웨어 업그레이드 등을 할 수 있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EQ 설정에서 24개의 프리셋과 커스텀, 10밴드 파라메트릭 EQ를 통해 사용자의 취향이나 공간에 맞게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또한 이러한 EQ 설정은 각 입력별로도 가능하기 때문에 음악감상시 또는 영상 감상시 등 상황에 맞게 설정할 수 있다.
지난 리뷰에서 이 브랜드의 소프트웨어 사후 지원히 상당히 좋다는 언급을 한 바 있는데, 윔 앰프를 리뷰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전용앱에 룸 보정 기능이 추가되었다. 현재 iOS용 앱에서만 사용가능한 베타버전으로 스마트폰의 마이크를 이용해서 측정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스마트폰 마이크 측정방식의 정확도나 신뢰도에 대해 WiiM측에 질의를 했었는데, 우선 이 가격대의 제품에 100달러 이상의 외장마이크를 써야 한다는 것이 맞지가 않고, 또 아이폰의 마이크가 충분한 성능을 갖추었기 때문이라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추가로 외장마이크를 이용해 더 정밀한 측정이 가능하도록 업데이트를 준비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각종 스트리밍과 오디오 설정, 기능을 관장하는 WiiM OS와 어플리케이션은 어떠한 조작이나 작동에도 버벅임이나 불명확한 반응 없이 상당히 빠릿하고 쾌적하다. 이는 제품의 스펙만 봐서는 알 수 없고 직접 사용해봐야 체감할 수 있는 부분으로, 소프트웨어의 완성도와 기능만 놓고 본다면 중/상급기는 물론 하이엔드 브랜드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하드웨어
다음으로 내부 스펙을 보면 우선 DAC칩은 ESS사의 ES9038Q2M칩이 탑재되었고 최대 24비트 192kHz 음원을 지원한다. 헤드폰 앰프는 TI(텍사스인스트루먼트)사의 TPA6120 A2, ADC에는 TI사의 PCM1863 칩이 들어갔다. 전원부는 스위칭 파워이며 네트워크와 스트리밍 기능은 ARM 쿼드코어 기반의 네트워크 모듈에 리눅스 기반의 WiiM OS라는 독자 운영체제로 동작한다.
공식 스펙상의 신호대잡음비는 윔 프로 플러스와 동일한 121dB, THD+N은 0.00018%로 전작 윔 프로 플러스 (0.00025%)에서 더 향상되었다. 볼륨은 디지털 방식으로 모든 음원은 32비트 부동소수점(floating point)으로 변환되고 모든 계산이 그 부동소수점 영역에서 수행되기 때문에 다이나믹레인지의 손실이 없는 높은 정확도를 보장한다고 한다고 제조사측은 밝히고 있는데, 실제 청음시에도 볼륨 조절에 따른 음질 손실을 체감하기엔 힘든 수준이었다.
사운드
이 제품이 지원하는 스트리밍 기능이 워낙 다양한 만큼 타이달부터 멜론, 스포티파이, HDMI ARC 등 다양하게 청취를 해보았다. 매칭기기로는 매지코 A1과 오디아플라이트 FL Three S 인티앰프가 함께 했다.
EQ나 룸보정을 거치지 않은 기본적인 밸런스는 전반적으로 평탄하다. 헤드폰으로 들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배경은 상당히 정숙하며, 해상력과 디테일도 뭉개지거나 답답한 느낌없이 깨끗하고 투명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사진에 비유를 하자면 계조를 무너뜨리지는 않는 한에서 대비와 샤픈이 적당하게 들어간 느낌으로, 강약의 표현에 적극적이다.
테스트곡으로 즐겨 듣는 마커스 밀러의 ‘Trip Trap’을 들어보면 각 악기들의 포커싱, 저역대의 해상력과 윤곽이 또렷하고 적당한 볼륨감으로 공간을 채워 생기 있고 기분 좋은 베이스기타 연주를 들려준다. AKM칩을 사용했던 윔 프로 플러스에 비해 ESS칩 특유의 살짝 밝고 화사한 느낌이 드러나며, 소리를 넓게 펼치는 공간감이나 무대 표현력에서 강점을 보인다.
ARC 포트를 이용한 영상 시청의 경우에도 이런 사운드의 전반적인 기조는 그대로 이어지기 때문에 넷플릭스나 공연실황 등을 볼 때도 현장의 사운드가 선명하게 표현된다. 그리고 앞서 언급했던 룸 보정을 거치고 나면 주로 저역대 구간의 보정이 이루어지고 저음이 부각되면서 무게중심이 아래로 내려가고 볼륨감 있는 사운드로 바뀐다. 이는 측정하는 환경에 따라 다를 수 있고, 또 현재 베타버전인 점은 참고할 필요가 있다.
마치며
이렇게 손에 꼽을 정도로 높은 수준의 소프트웨어 완성도와 또 그에 못지 않은 하드웨어 실력까지 갖춘 브랜드가 그것도 엔트리급에서 나왔다는 점은 특히 반길만한 일이다. 단지 가성비 높은 제품에서 오는 만족감 뿐만 아니라 앞으로 나올 경쟁사들의 제품 역시 상향평준화가 될 것이라 기대가 되기 때문이다.
제품 리뷰를 하던 중 이 제품의 출시 쇼케이스에 참석하게 됐는데, 거기서 잠깐이지만 WiiM의 부사장과 인터뷰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여러 질문과 답변이 오갔는데 대화의 처음부터 끝까지 공통적으로 관통하는 것이 하나 있었다. 지난 인터뷰 기사에서도 언급한 바 있는데, 바로 이 브랜드는 사용자들의 의견 수렴과 소통에 진심이라는 점이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전세계 유저들과 WiiM의 개발자들이 그들의 공식포럼에 모여 다양한 피드백과 소통이 이루어 지고 있고, 그렇게 모인 목소리들은 윔의 제품에 적극적으로 반영되며 다시 유저들의 호응을 얻는 선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지고 있다.
하이파이 생태계에 혜성처럼 등장해 조금씩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이 새로운 이기적 유전자는 윔 울트라라는 개체를 통해 지금도 진화를 거듭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