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마, 카스타 디바

노르마 중 대표적인 노래는 ‘카스타 디바’다. 이 곡은 달에 바치는 기도의 의미를 담고 있는데 우리나라 말로 번역하자면 ‘정결한 여신이여’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갈리아와 로마, 그 사이에 허락될 수 없는 사랑 이야기 그리고 ‘카스타 디바. 정결한 여신이여, 은빛 찬란한 빛은 이 거룩한 고목에서 뿜어 나온다’ 등 주옥 같은 가사들. 오페라 팬이라면 꼭 들어봐야 할 곡 중 하나다.


토종 국산 케이블 네오복스
국내 굴지의 케이블 브랜드 네오복스가 ‘카스타 디바’라는 노래 제목을 소환한 건 다소 의외였다. 왜냐하면 기존에 출시했던 케이블 네이밍의 패턴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필자가 네오복스를 처음 만났던 당시 출시한 모델은 ‘베르디’였다. 그리고 이후 ‘파가니니’, ‘오이스트라흐’, 이 외에 ‘타르티니’와 ‘첼리비다케’ 등이다. 눈치 챘겠지만 모두 작곡가 또는 지휘자, 연주자 이름을 따와 라인업을 구성했다. 제작자의 취향, 제작자의 음악적 열망을 모두 간직하고 있는 이 이름은 이제 네오복스의 역사를 증명하는 이름으로 탈바꿈되었다.
기존의 네이밍에서 벗어나 노래 이름을 모델명으로 한 카스타 디바는 과연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진 케이블일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사실 네오복스 케이블은 이번 신제품 이전에 여러 제품들이 있었다. 오디오 마니아면서 그보다 더 음악 마니아였던 김신환 대표는 자작 케이블로 시작해 이후 사용 모델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먼저 접했던 베르디 같은 경우 특별한 기억으로 남는다. 당시 킴버, 반덴헐 등 고만고만한 입문형 케이블로 만족하던 당시 여러 테스트를 통해 베르디의 우수성을 실감하고 이후 국내 케이블 브랜드 중 유일하게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테스트는 물론 직접 필자의 시스템에 사용하곤 했다.
세상에 좋은 케이블은 많지만 그만큼 고가인 경우가 많은 상황에서 네오복스 케이블은 출시 때마다 오디오, 음악 마니아드에게 한 줄기 빛 같은 존재였다. 확인도 되지 않을 만큼 소량의 은을 입혀 고가에 마케팅하는 케이블 메이커들 사이에서 특히 아낌없이 은을 투입해 코팅한 네오복스 케이블은 가격 대비 뛰어난 성능을 내기 충분했다. 한편 동선에 대한 네오복스의 진심이 통한 모델도 있었다. 바로 첼리비다케가 그 주인공으로 이전에 은도금 동선의 상쾌하고 화려한 사운드 대비 중, 저역대에서 강점을 드러내면서 기존 모델과 상호 보완적인 매칭에 있어 탁월한 성능을 입증해보였다.

정결의 여신
과연 이번 신제품은 어떤 모습으로 태어났을까? 이미 신제품에 관해 간헐적으로 소식을 듣긴 했지만 실물을 보고 테스트해보기 전까지 상상이 잘 되지 않았다. 기존 은도금 도체가 아니며 동선을 개발 중이라는 소식만 들었을 뿐이며 자세한 지오메트리는 공개되지 않은 상태였다. 결국 공개된 카스타 디바는 상상했던 것 이상의 모험과 실험을 통해 완성되었다. 예상했던 출시 시기를 훌쩍 넘겨 5년이 흘러버린 이유다. 일단 기존 도체와 완전히 이별하고 순수 동선을 택했다. 그리고 도체는 UPOCC 도체다. 이는 ‘Ultra-Pure Ohno Continuous Casting’의 약자로서 기존 OCC보다 더 순도가 높은 단방향 결정을 갖는 도체다.

이 도체가 처음 개발된 건 198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의 치바 공대 오노 교수의 아이디어에서 개발된 것으로 단방향, 연속 주조 방식으로 생산에 성공한 이후 여러 메이커에서 이 방식을 활용해 케이블을 만들어낸 바 있다. 핵심 골자는 도체를 이루는 입자의 배열을 단방향으로 배열, 규칙적으로 만들어냄으로서 입자 사이의 그레인을 최소화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전자의 흐름을 더욱 원활히 해 결과적으로 케이블의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 연구 결과다. 일반적으로 단결정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정확히는 단방향 결정이라고 지칭하는 것이 옳다. 여기에 더해 네오복스는 순도 부문에서도 최상급을 추구해 결과적으로 7N을 달성해냈다. 전문 기관에 의뢰해 얻은 측정 결과를 보면 더 상세히 알 수 있는데 도체 내부에 동이 99.999992883%에 달한다고 한다. 대단한 수치다.
하지만 도체만 뛰어나다고 해서 케이블 완성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이 도체를 과연 어떤 방식으로 구성해 케이블을 완성했을까? 일단 네오복스는 카스타 디바를 개발하면서 두 개의 도체 형태를 만들었다. 하나는 두터운 단심선 그리고 또 하나는 얇은 연심이다. 단심선의 굵기는 12AWG. 그리고 연심은 0.47mm 정도 두께로 주조, 이를 19가닥씩 꼬아 총 12AWG 두께로 가공해 사용했다. 한편 절연 같은 경우 테플론을 사용했다. 이전에도 테플론을 사용해왔는데 그 정확한 명칭은 FEP다. PTFE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지만 네오복스는 오이스트라흐 얼티밋 레퍼런스부터 FEP를 사용했다. 대표적으로 노도스트 같은 하이엔드 케이블 메이커에서 주로 사용하는 절연체다. 이 외에 차폐 같은 경우는 주석 도금한 동을 사용한 모습이다.
청음
카스타 디바 케이블 테스트엔 필자의 레퍼런스 시스템을 활용했다. 시스템 목록은 아래와 같다.
- 룬 코어 : 웨이버사 시스템즈 Wcore
- 네트워크 플레이어 : 웨이버사 시스템즈 Wstreamer
- DAC : 반오디오 Firebird MKIII Final Evolution
- 턴테이블 : 트랜스로터 ZET-3MKII (다이나벡터 DV20XH)
- 포노앰프 : 서덜랜드 PhD
- 프리앰프 : 클라세 CP-800 MKII
- 파워앰프 : 패스랩스 XA60.5 모노
- 인티앰프 : 라인마그네틱 LM-219A Plus
- 스피커 : 락포트 테크놀로지스 Atria
- 스피커 : 윌슨 오디오 Sasha
우선 케이블 테스트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케이블들을 걷어내고 카스타 디바 인터케이블과 스피커케이블을 순차적으로 투입해 성능을 비교해보는 식으로 진행했다. 참고로 인터케이블은 주로 DAC와 프리앰프, 인티앰프 사이에 연결해 사용했다. 이후 다시 원래 케이블로 돌아가 테스트하는 등의 시도를 통해 음질적 변화를 추적해보았다.
총평
네오복스가 케이블을 만들어온 지 벌써 20여년이 흘렀다. 어찌 보면 나의 본격적인 오디오 라이프와 함께 해온 케이블이라고 할 수 있다. 부침이 없었던 것은 아니어서 중간에 일부 케이블은 무모해보이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타르티니 파워케이블은 타협이 없이 제작한 열정의 산물이었다. 구부리기조차 힘들 정도로 유연성이 부족해 설치가 힘들 정도여서 제작자에게 항의한 적도 있다. 이번 카스타 디바를 바라보면서 그리고 사용해보면서 네오복스도 어느 경지에 오른 모습을 보았다. 과유불급이라고 했던가. 케이블 안에도 우주가 있고 그 안에 여러 설계, 소재의 균형이 정확히 조화가 되었을 때 시너지가 피어오른다. 적재적소에 탁월한 소재를 사용하고 제작자의 설계 철학을 또렷이 반영했지만 절대 균형을 잃지 않은 케이블. 카스타 디바는 네오복스 20년 역사의 결정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Casta Diva
스피커 케이블
- 7N (99.99999%) UPOCC (Ultra-Pure Ohno Continuous Casting) 단방향 단결정 동선
- +,- 각각 7N UPOCC 12AWG 단심선 + 0.47mm x 19가닥 연심선
- FEP 절연, 차폐율 50%
- 로듐 도금단자
인터케이블
- 7N (99.99999%) UPOCC (Ultra-Pure Ohno Continuous Casting) 단방향 단결정 동선
- +,- 각각 7N UPOCC 16AWG 단심선 + 0.28mm x 19가닥 연심선
- RCA : 단심 x 1 + 연심 x 1, 그라운드는 차폐 소재
- XLR : HOT 신호(단심 x 1) + COLD 신호(연심 x 1), 그라운드는 차폐 소재
- FEP 절연, 차폐율 50%
- 로듐 도금단자
NEOV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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