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머의 개념을 바꾼 새로운 선수 등장

EVERSOLO

DMP-A6

이제는 평범함을 넘어서 레드 오션으로 변해버린 네트워크 스트리머 업계에 판을 뒤집는 새로운 선수가 등장했다. 에버솔로는 하이파이와 네트워크 오디오 시장에서는 신생 브랜드지만 지금까지의 네트워크 플레이어들과는 완전히 다른 신개념 스트리밍 재생 능력으로 향후 업계의 판도를 재편할 움직임을 보여준다. 대체 에버솔로가 무엇인지 그리고 무엇이 판을 뒤집는다고 하는지 하나씩 살펴보자.
편집부
이동훈

에버솔로 DMP-A6

네트워크 플레이어

DMP-A6 프리뷰 영상

정식리뷰에 앞서 DMP-A6의 기능과 사용법에 대한 프리뷰 영상입니다.

지두 테크놀러지 (Zidoo Technology)

에버솔로는 중국 선전에 위치한 ‘지두 테크놀로지(Zidoo Technology)’의 하이파이 브랜드다. 오디오 애호가들에게 지두라는 이름은 낯선 존재다. 이들은 과거 국내의 티빅스처럼 비디오 재생 위주의 미디어 플레이어를 제작해 온 스타트업으로 지난 10년 동안 블루레이 소스를 시작으로 4K, 돌비 비전, 돌비 애트모스 그리고 mp4, avi, mkv 등의 각종 파일 컨테이너 지원 뿐만 아니라 최신의 AV1 코덱 디코딩에 이르기까지, 과거 오포의 블루레이 플레이어 역할을 완벽히 대체하며 이 분야의 세계적 업체가 되었다.

Zidoo의 미디어플레이어 제품군 중 Neo X

몇 년 전부터는 이런 미디어 플레이어에 ROON READY 기능과 SACD 음원 재생 기능까지 더하며 오디오 기능 또한 상당한 수준으로 올려 놓았다. 하지만, 비디오 기기라는 인식과 오디오 시장에서의 인지도 문제로 기능, 성능 그리고 실력에 비해 하이파이 시장에서는 알려지지 못했다. 그래서 비디오가 아닌 순수 하이파이 설계의 별도 제품군을 백지 상태에서 새로 설계하고 유럽의 오디오 업체와 설계 및 튜닝의 협업을 시작하면서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었다. 그렇게 시작된 에버솔로는 지두 테크놀로지의 미디어 플레이어와는 완전히 다른, 순수 하이파이 네트워크 플레이어이자 고성능 DAC로 완성되었다.

안드로이드로 설계한 비트퍼펙트 하이파이 OS

에버솔로가 네트워크 오디오 시장의 판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로 불리우는 이유는 바로 OS와 스트리밍 모듈에 있다. 에버솔로는 기존 네트워크 플레이어들과 같은 리눅스나 윈도우가 아닌 안드로이드를 OS로 채택했다. 오래전부터 미디어 플레이어들을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개발해 온 전력이 있기에, 자체적으로 안드로이드 OS를 필요에 맞게 변형시키고 최적화시키는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에서 독보적인 실력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에버솔로의 OS는 안드로이드의 거의 최신 버전인 안드로이드 11을 기반으로 오디오적인 성능에 맞게 트위킹하여 최적화된 OS를 만들었다. 오디오용 OS로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오디오 원본 데이터를 비트하나 건드리지 않고 DAC로 보내거나 디지털 출력으로 내보내는 비트퍼펙트 출력을 안드로이드에서 완벽히 구현해냈다.

EOS (Eversolo Original Sampling-rate) 오디오 엔진

PC-FI를 해 본 사람이라면 WASAPI 또는 ASIO 같은 오디오 드라이버나 설정을 기억할 것이다. 이런 드라이버들은 OS가 지닌 오디오 처리 과정을 바이패스하여 플레이어에서 재생한 오디오 파일 원본 데이터를 가감없이 그대로 외부 DAC 또는 오디오 장치로 보내는 원본 출력 기능이다. OS의 오디오 믹서 같은 소프트웨어가 중간에서 샘플레이트를 바꾸고 플레이어와 DAC 사이에서 볼륨 조정으로 음원을 변형시키거나 딜레이나 버퍼링으로 지터를 야기하는 문제를 없애기 위해 아예 OS의 통제를 벗어난 오디오 전용 출력 경로를 만드는 것이다.

에버솔로의 오디오용 안드로이드 OS는 이런 오디오 재생 및 원본 유지 그리고 딜레이 없는 직접적인 DAC 또는 디지털 출력이 구현되어 있다. 에버솔로는 이를 ‘EOS(Eversolo Original Sample rate) 오디오 엔진’라 부른다. EOS 오디오 엔진은 안드로이드 OS의 오디오 처리를 완전히 바이패스하여 스트리밍이나 파일 재생 소프트웨어들이 다이렉트로 DAC 또는 디지털 출력을 사용하도록 해준다. 소위 ‘비트퍼펙트’라 부르는 오디오 전용 출력 통로를 설계하여, 기존의 OS로 인한 데이터 변형, 중간 딜레이로 인한 지터 등의 문제없이 퓨어 오디오 데이터 재생을 소프트웨어적으로 구현한 것이다.

네트워크 플레이어의 판도를 뒤집는 게임체인저, ‘사이드로딩’

사이드 로딩? 뜬금없는 용어가 등장했다. 아는 사람들을 알겠지만 아마 모르는 분들이 훨씬 많을 것이다. 안드로이드나 iOS를 사용하면 대개 구글 플레이 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에서 앱을 설치하게 되어있다. 이와 달리 USB 메모리나 개인 클라우드 등을 통해 앱을 복사하여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설치할 수도 있다. 앱스토어 없이 앱을 설치하는 방식을 대개 ‘사이드로딩(Sideloading)’이라 부른다. 특히 안드로이드는 OS 자체가 사이드로딩을 지원한다. 즉, 원하는 앱을 파일 형태로 복사하여 갤럭시 폰이나 갤럭시 탭 같은 기기에 직접 설치가 가능하다.

에버솔로의 DMP-A6는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여 사용자가 직접 플레이어에 앱을 설치할 수 있다. 그 정도로 무슨 게임체인저냐고 할 수도 있지만 사이드로딩이야말로 만만치 않은, 정말로 막강한 무기이자 기능이다. 지금까지 모든 네트워크 플레이어들은 사용자의 선택권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제조사가 지원해주는 기능만을 쓸 수 있었고, 제조사가 펌웨어 업데이트로 새 기능을 제공해주어야만 업그레이드가 가능했다. 하지만 제조사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없으면 플레이어는 구형 제품으로 전락하고 쓰임새도 떨어져 더 이상 사용하기란 쉽지 않았다.

애플뮤직 네이티브앱 실행

이와 달리 에버솔로의 DMP-A6는 앱의 설치가 가능하여, 자신이 원하는 앱(서비스)를 직접 플레이어에 설치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애플 뮤직이다. 현재 전 세계 네트워크 플레이어들 중 애플 뮤직을 Airplay가 아닌 네이티브 재생으로 애플 뮤직의 192kHz/24bit 고해상도 음원을 제대로 재생할 수 있는 네트워크 플레이어는 없었다. 하지만 에버솔로의 DMP-A6는 업계 최초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직접 애플 뮤직의 안드로이드 앱을 DMP-A6에 설치하면 애플 뮤직의 모든 고해상도 음원들을 고해상도 원본 그대로 재생할 수 있다.

멜론 네이티브앱 실행

애플 뮤직 뿐만이 아니다. 국내 오디오 애호가들이 겪은 가장 많은 아쉬움은 멜론, 지니, 벅스 같은 국내 스트리밍 또한 네트워크 플레이어에서 직접 듣기란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이들 서비스의 네트워크 플레이어 재생이 불가능은 아니지만 많은 호환성과 안정성의 문제가 비일비재하여 제대로 쓰기란 쉽지 않았다.

DMP-A6는 이런 국내 스트리밍 재생의 문제점도 한 방에 해결해 준다. DMP-A6에 멜론, 지니 또는 벅스의 안드로이드 앱을 설치하기만 하면 곧바로 이들 스트리밍이 제공하는 방대한 가요 음원들과 무손실, 고해상도 음원들을 원본 그대로 네이티브 재생이 가능해진다. 굳이 네트워크 플레이어 제조사가 따로 국내 스트리밍 서비스 재생 기능을 개발해주지 않아도 소비자가 자신의 니즈에 따라 원하는 스트리밍 앱을 깔고 나만의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만들면 되는 것이다.

※ 앱 설치 방법은 프리뷰 영상 참고

타이달, 코부즈, 아마존 뮤직 그리고 HIGHRES AUDIO

사용자가 직접 앱을 설치할 수도 있지만 에버솔로는 타이달, 코부즈, 아마존 뮤직 그리고 유럽의 고해상도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인 HIGHRES AUDIO 등의 플레이어 기능을 DMP-A6에 기본적으로 탑재시켰다. 대개 기존 네트워크 플레이어들은 플레이어의 전용 앱 내에서 타이달, 코부즈 같은 스트리밍을 들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문제는 그런 플레이어 전용 앱 내에서의 타이달, 코부즈는 사용하기가 대단히 불편하다. 인터페이스 자체가 오리지널 타이달, 코부즈 앱과는 거리가 먼, 오디오 제조사가 만든 허접한 인터페이스와 텍스트 기반의 메뉴 구성이라서 한 번 써보고 나면 다시는 쓰고 싶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에버솔로는 자체 개발 앱 ‘에버솔로 컨트롤러’에 타이달, 코부즈의 오리지널 앱 못지 않은 빠릿하고 쾌적한 UI를 가지고 있다. 만약 오리지널 타이달 앱을 사용하고 싶은 경우에는 Tidal Connect로 연결하면 된다.

다양한 네트워크 재생 프로토콜의 지원

DMP-A6는 사이드로딩을 통한 사용자의 직접 앱 설치 외에도 기존 네트워크플레이어들 처럼 다양한 네트워크 오디오 재생 프로토콜역시 지원한다. 가장 기본인 DLNA UPnP와 ROON READY를 시작으로 타이달 전용 재생 기능인 TIDAL CONNECT, 스포티파이의 Spotify Connect 를 기본 지원하며 Airplay도 가능하여 iOS 기기들의 오디오로 사용할 수도 있다.

공식적인 발표에는 없지만 추후 등장할 코부즈용 프로토콜인 Qobuz Connect 도 대응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외에도 블루투스 오디오 기능을 통한 무선 오디오 재생이 가능하며, 블루투스 코덱 또한 SBC, AAC 뿐만 아니라 aptX HD와 LDAC 같은 고해상도 코덱까지 지원한다.

에버솔로 전용 앱, 터치스크린

재생 기능 만큼이나 놀라운 점은 에버솔로 DMP-A6의 인터페이스다. 앞서도 잠깐 언급했듯이 자체 전용 앱인 에버솔로 컨트롤러는 상당한 수준의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모든 입력과 출력들은 단자마다 각각 자기의 기능들을 일일이 설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날로그 XLR 이나 RCA 출력을 선택하면 DAC의 디지털 필터를 설정할 수 있고, 광/동축 디지털 출력을 선택하면 DSD의 PCM 변환 출력 또는 DoP 출력 선택 및 MQA 디코딩 출력 여부를 선택할 수 있다. 매우 직관적인 사용을 그래픽적으로 쉽고 편리하게 선택할 수 있다.

모든 기능의 동작 및 설정은 에버솔로 컨트롤러 앱으로 할 수 있지만, 동일한 메뉴를 기기 전면 디스플레이로도 똑같이 설정할 수 있다. DMP-A6의 전면 디스플레이는 6인치 터치스크린으로 앱과 거의 동일한 메뉴 구성을 제공하며, 모든 기능들을 직접 디스플레이를 터치하여 설정하고 조정할 수 있다. 스마트폰과 다를 바 없는 직관적인 사용은 기존의 네트워크 플레이어들과는 차원이 다른 기기 조작의 체험을 선사한다. 앱이나 설정 및 부가 기능에 대해서는 아마 따로 다루어야 할 정도로 내용이 많다.

에버솔로 DMP-A6
기기하부의 M.2 NVME SSD 확장슬롯 (SSD별매)

SACD.ISO 와 APE 등의 방대한 파일 포맷 디코딩

에버솔로 DMP-A6에서 또 한 가지 주목할만한 점은 파일 디코딩 기능인데, SACD.ISO 파일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이미 토렌트나 다양한 다운로드 경로를 통해 엄청나게 많은 SACD 리핑 파일들이 공유되고 있다. 특히 그 중에서도 SACD 원본 이미지인 SACD.ISO 파일은 SACD를 통째로 저장하여 2채널 스테레오에서 DSD 멀티채널까지 모두 담겨있다.

지금까지는 이 SACD 원본을 들으려면 컴퓨터에서 일일이 트랙 단위로 개개의 dsf 파일로 분리해야만 네트워크 플레이어에서 재생이 가능했다. 하지만 DMP-A6는 그럴 필요가 없다. 원본 SACD.ISO 파일을 DMP-A6의 내부 저장소나 외부 USB 메모리에 저장하여 연결해주면 마치 SACD 플레이어에 SACD를 넣은 듯이 DMP-A6는 SACD 원본 디스크 그대로 재생해준다. 그것도 2채널 스테레오와 멀티채널을 골라서 들을 수 있고, 디스크 로딩 및 트랙 변경도 SACD 플레이어의 재생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고 정확하다.

USB메모리를 이용해 저장음원, APK(앱설치파일) 실행
또는 내부저장소로 복사/이동

이렇게 재생한 SACD의 DSD 음원은 자체 DAC에서는 DSD 디코딩으로, 디지털 출력은 DoP 또는 PCM 변환 출력이 가능하다. 심지어 HDMI 출력을 통해 SACD의 DSD 멀티채널 출력까지 제공된다. 데논/마란츠의 리시버에 연결하여 재생해보니 실제로 DSD Direct 모드로 DSD 5.1채널 재생이 완벽하게 이루어졌다.

SACD 음원 뿐만 아니라 MQA 음원의 풀 디코딩 기능도 제공되며 심지어 타이달에서 다운로드한 mp4 확장자의 돌비 애트모스 음원 파일까지도 자체 디코딩을 통해 PCM 5.1 채널 출력으로 멀티채널 재생을 완벽하게 구현해주었다. 이 외에도 지금은 많이 사용하지 않지만 몽키 오디오의 APE 파일들도 기본 재생을 제공한다. FLAC 및 FLAC 멀티채널 재생은 두 말이 필요없다. 포맷들의 재생 상한선은 DSD는 DSD512(22.5MHz)까지, PCM은 768kHz/32bit 까지 재생이 가능하다. 물론 이런 현존 스펙 최대치의 재생은 사용된 DAC 칩의 성능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가격대를 훌쩍 뛰어넘는 물량 투입형 회로 설계

DAC는 ESS의 ES9038Q2M 칩을 사용했다. 2채널 사양의 이 칩을 채널당 1개씩 사용하여 좌/우 채널을 물리적으로 분리하고, 각 채널은 DAC에서부터 최종 아날로그 출력까지 풀 밸런스드 모드로 완성되었다.

염가에 가까운 가격이지만 고급 DAC 칩과 함께 아날로그 부품들도 비마, 니치콘, 오므론, 무라타 등의 유명한 오디오용 부품 업체들의 고급 부품들을 투입하여 가격대 이상의 성능을 얻고자 노력했다. 실제 설계나 사운드 튜닝도 자체 엔지니어보다 외부의 오랜 오디오 설계 경력의 엔지니어들을 섭외하여 오디오적인 설계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하는데 이는 음질이나 스펙에 고스란히 묻어나온다. 실제 측정 수치를 보면 S/N 비는 128dB이며, THD+N는 -120dB(0.00009%)에 이른다. 이 가격대의 제품으로도 이제는 이런 강력한 스펙은 기본적으로 나오는 시대가 된 듯 하다.

DAC 뿐만이 아니다. 다양하게 제공되는 입출력 중에는 블루투스와 USB Audio 기능을 빼놓을 수 없다. 먼저 USB는 XMOS의 DSP 중 가장 최신예 3세대에 속하는 XMOS 316 프로세서를 도입하여 USB 오디오 입출력에서 최대 DSD512 와 PCM 768kHz/32bit 사양을 재생할 수 있고, MQA 풀 디코딩도 제공하게 되었다. 일반 광, 동축 디지털 입출력 또한 PCM은 192kHz/24bit를, DSD는 DSD64까지 재생해준다.

크롬캐스트4K와 페어링하니 LDAC으로 연결된다

하이파이에서는 다소 반기지는 않는 포맷이지만 블루투스 오디오 또한 제공되는데, 블루투스 인터페이스도 퀄컴의 QCC5125 칩셋을 사용하여 SBC나 AAC 뿐만 아니라 aptX HD 와 LDAC 같은 무손실 CD 퀄리티 이상의 고해상도 음원 재생까지 재생할 수 있다.

MQA 음원의 본진과도 같았던 타이달이 코부즈처럼 고해상도 FLAC으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예전보다는 관심이 다소 떨어졌지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MQA 디코딩 기능도 풀 디코더를 설계하여 스트리밍 재생이 아닌 광, 동축 같은 디지털 입력과 USB 오디오 입력에서도 MQA 디코딩이 완벽하게 이루어진다.

전원부는 자체 설계한 저노이즈 사양의 스위칭 모드 전원부를 사용하고 있는데, 기본은 12V DC 출력과 소량의 -12V DC의 전류 출력을 제공한다. 100kHz에서 5MHz 대역의 전원 노이즈를 제거하여 스위칭 전원이지만 오디오 사양으로 충분히 뛰어난 전원 설계라는 것이 제조사의 설명이다.

USB 단자는 USB 오디오 출력과 USB 오디오 입력 그리고 외장 하드 같은 USB 스토리지 연결을 위한 저장 장치 연결용 USB 입력을 모두 각각 분리하여 3개의 USB 단자를 용도에 맞게 사용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다만, USB 입력 단자는 오디오 기기에서는 일반적인 USB-B 타입 단자가 아닌 스마트폰에 친숙한 USB-C 타입 단자로 제공된다는 점은 호불호가 갈릴 듯하다.

사운드 퀄리티

테스트에는 리바이벌 오디오의 아탈란테 3 북쉘프 스피커와 오디아 플라이트의 FL Three S 인티앰프를 사용했으며 음원은 주로 타이달의 CD급 이상의 음원들을 재생해 보았다. 

전체 사운드적인 개성은 쿨 앤 클리어이다. 깨끗하고 명료하게 떨어지는 현대적 사운드의 표본이라 할 만하다. 예전 같으면 수 백 만원 대의 중급 기기에서나 가능할 법한 수준의 해상도, 디테일 그리고 심도가 느껴지는 사운드스테이지 같은 요소들이 불과 100만원대의 제품에서 가뿐하게 그려낸다.

보컬은 매우 또렷하고 중심이 안정적으로 잡혀있으며 소리가 산만하거나 날리는 모양새를 드러내지도 않는다. 적당한 정보량과 하이엔드 수준은 아니지만 꽤나 밀도있는 음으로 재즈 보컬이나 팝 음악 같은 재생에서도 가성비 높은 성능을 제대로 체감하게 만든다. 딱히 장르를 가린다거나 특정 음악 위주의 녹음에서 장점을 보이기 보다 올라운드적으로 평균 이상의 성능을 보여준다.

그런 면에서 보면 DMP-A6 보다 좀 더 유려한 색채를 자랑하거나 좀 더 풍부한 저음 내거나 또는 좀 더 스케일이 큰 소리를 내는 제품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격적으로 최소 2-3배 이상의 가격으로 올라가야하고, DMP-A6 처럼 전반적인 장르에서 평균점 이상의 성능을 내지는 못할 것이다. 이 가격에 이런 성능이라니… 격세지감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코플랜드의 ‘보통 사람을 위한 팡파레’를 들어보면 녹음이 자랑하는 깊은 초저역의 그란카사의 타격이 아주 선명하고 임팩트하게 재현된다. 아탈란테 3는 북쉘프 스피커지만 꽤나 깊이있는 저음과 스케일있는 무대를 거침없이 보여준다. 높은 해상도와 투명도 그리고 힘과 다이내믹에서 거침이 없는 오디아 플라이트 FL Three S의 성능이 DMP-A6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하나도 숨김없이 모두 보여주는 듯 하다. 약간의 아쉬움이라면 저음의 깊이감에서 ‘조금 더’를 요구하고 싶지만 다시 가격을 생각하면 10배 가격의 기기에서나 나올 법한 저음을 기대하는 것은 욕심일 뿐이다.

정확한 타이밍과 임팩트한 타격감으로 리듬을 살리는 능력이 꽤나 훌륭한데, 이를 라이브 재즈로 옮겨 놓으면 베이스 기타 연주에서도 그 장점이 빛을 발한다. 마커스 밀러의 ‘Trip Trap’ 같은 곡을 들으면 소리의 엉김이 하나도 없이 기타의 리듬감이 명쾌하게 살아나며 밴드의 여러 악기들이 쏟아져도 소리가 함몰되거나 가운데로 몰리는 현상 없이 안정적인 무대 분위기를 그대로 유지한다. 아탈란테 3의 성능도 한 몫을 하기도 했겠지만 확실히 소스의 가격을 고려하면 수준급의 음 분리도와 선예도가 느껴진다.

대편성이나 저음의 리듬 보다는 훨신 단순한 보컬을 들어보면 장점은 더욱 잘 살아난다. 라드카 톤네프의 ‘The Moon is a harsh mistress’는 얇은 선의 여성 보컬의 톤을 지나치게 얇고 밝은 톤으로 넘어가지 않고 적정선의 밝기와 가는 톤을 유지하며 명료도를 살리는 것이 요구되는 녹음이다. 대개 중저가 기기들의 지나친 해상력 위주의 튜닝은 너무 밝거나 너무 까칠한 톤으로 변질되기 쉬운데 DMP-A6는 그런 단점을 드러내지 않고 보컬 특유의 맑고 선명한 그러면서도 떨림과 울림이 잘 그려지는 톤을 무리없이 소화해주었다.

몇 배나 비싼 중급 하이파이 기기에 비해서 크게 밀리지 않지만 확실히 기름지거나 중역의 두터운 색채감을 더하는 톤은 아니다. 오히려 그런 면에서 아탈란테 3와의 조합이 매우 이상적인 톤 배합으로 안정적인 보컬 톤을 유지해준 것으로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네마냐 라둘로비치가 연주한 파가니니의 소나타를 들어보면 확실히 바이올린의 톤에서도 그런 선예도와 명료함 그리고 바이올린 특유의 온도감이 살아있는 현악기의 질감을 또렷하게 느낄 수 있었다. 피아노의 타건이나 바이올린의 보잉에서 느껴지는 아날로그적인 톤이나 어쿠스틱한 녹음의 분위기는 잘 살아있었고 경직되거나 딱딱함이 거의 없는 자연스러운 소리를 내주는 점은 인상적인 부분이다.

SACD의 DSD 멀티채널 사운드

에버솔로의 DMP-A6를 리뷰하면서 의외로 가장 주목하게 된 건 멀티채널 재생 능력이었다. DMP-A6는 지금까지의 네트워크 플레이어들과 다르게 HDMI 로 DSD 5.1채널 출력을 내준다. HDMI ARC 같은 기능이 아니라 SACD ISO 파일에서 DSD 멀티채널 출력을 네이티브 DSD 5.1 출력으로 뽑아내준다. 사실 SACD 초장기 시절에 몇 차례 듣다가 접었던 이 멀티채널 DSD 재생을 무슨 생각에 넣었을까하는 우려 섞인 시선으로 봤지만 몇 곡을 듣고 나서는 생각이 뒤집혔다. 차원이 다른 사운드의 시작이었다.

DSD5.1 아이콘을 터치하면 2.0 / 5.1 로 전환된다

테스트에는 다소 구형인 데논의 AVR-X7200WA를 준비하고 전면에는 아탈란테 5를 메인으로 하고, 서라운드에는 아탈란테 3를 배치했다. 센터는 팬텀 이미지로 셋팅하고 우퍼는 제외했다. 텔락에서 나온 포포프의 교향곡 1번 중 3악장 피날레를 들었다. SACD ISO 파일을 누르자마자 SACD 플레이어들과 같은 로딩 없이 1초 만에 바로 재생이 시작되었다. 5.1채널로 나오는 런던 심포니의 연주는 그들의 본거지인 런던 바비칸 센터로 옮겨 놓은 듯한 홀의 입체감과 분위기로, 스테레오와는 비교할 수 없는 스케일과 공간감을 안겨준다. 불과 몇 백 만원의 리시버가 수 천 만원이 넘는 앰프나 하이엔드 스피커의 사운드스테이지 같은 것을 한 방에 날려버렸다. 게다가 이 모든 것을 진두 지휘하는 소스 기기인 DMP-A6의 100만원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이것이야 말로 오디오의 신세계다!

SACD ISO의 DSD 멀티채널 재생은 추후 별도의 리뷰로 따로 업데이트를 할 예정이다. 모든 것을 잊고 이 점 하나 만으로도 에버솔로의 DMP-A6는 모든 오디오파일의 필수품이라 생각된다. 하이엔드나 미드파이, 입문기 같은 등급적인 이야기를 떠나 오디오파일이라면 이 DMP-A6의 DSD 멀티채널 사운드는 절대로 빼먹어서는 안될 오디오의 새로운 영역이다.

정리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일주일 정도 테스트해 본 DMP-A6는 기기 자체의 리뷰를 떠나 많은 것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 시간이었다.  100만원 초중반대의 높은 가성비는 차치하고, 소스 기기의 대한 생각을 새롭게 정립시켜주는 기기가 등장했다는 의미에서다. 어떤 기기의 카피라거나 염가의 다기능 중국제 플레이어 정도의 느낌이었던 첫인상은 리뷰를 마친 후에는 거의 잊혀져 버렸다. 사용자가 직접 앱을 선택하고 원하는 스트리밍 서비스나 기능을 기기에 구현하여 내 스스로 커스터마이징하는 네트워크 플레이어의 시대가 온 것이다. 

이제 오디오 입문자, 또는 네트워크 플레이어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분들도 DMP-A6 하나만 있으면 어떤 스트리밍이 무슨 프로토콜을 지원하느니 마니 하는 조건으로 플레이어를 찾을 필요가 없어졌다. 또한 가장 큰 갈증이었던 가요와 국내 스트리밍서비스들까지 네이티브 재생을 커버한다.

여기에 지금까지 수면아래서 잠을 자던 SACD 속의 숨겨진 엄청난 포텐셜인 DSD 멀티채널을 하이파이 영역으로 끌고 나왔다.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이 DMP-A6의 특징들 중 가장 주목할만한 기능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추후 업데이트로 다시 다루고자 한다.

아마도 에버솔로의 DMP-A6는 여러 매체에서 올해의 제품으로 꼽힐 듯 하다. 단지 저렴한 가격으로 엔트리 입문자들에게 추천하는 수준이 아닌 애호가들 대부분 흥미로워 할 만한 플레이어이자 오디오파일들을 위한 재미있는 장난감이다. 특히 SACD의 DSD 멀티채널 플레이에 관심이 있다면 필히 경험을 해보시길 권한다. 앞으로 네트워크 오디오 시장의 판을 바꾸게 될 선수의 화려한 등장이다.

제품사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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