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al Touch Audio (FTA) 케이블의 창립자이자 CEO인 Zoran Zubcic는 진공관 포노앰프를 설계하는 것으로 오디오 업계에 몸을 담았다. 그러다가 오디오 케이블을 구성하는 선재, 절연재, 지오메트리, 단자 등의 조합에 따라 변하는 소리가 포노앰프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패시브 부품, 액티브 부품, 토폴로지 변경에 따라 변하는 소리에 못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결국 오디오 케이블 제작을 결심하게 된다.

시작할 때만 해도 착안한 아이디어를 실현시키는 데 까지 걸리는 시간이 적게 걸리는 것이 오디오 케이블의 장점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수준이 높은 오디오 케이블을 만드는 것은 애초에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믿을 수 없을 만큼 긴 세월이 필요했다.
그는 한 세대에 해당하는 장구한 시간에 걸쳐 갖은 방법으로 오디오 케이블 설계에 도전해 왔고, 결국 카타나(일본도) 제조에 영감을 받아 시도해 본 햄머링을 통해 답을 찾아낼 수 있었다.
Final Touch Audio에서 사용하는 선재는 금과 은이 일정량 들어있는 동선을 두들겨서 형상을 만든다. 그리고 케이블에 실어나를 전기 신호의 크기나 특성에 따라 선재의 굵기와 단면 형상과 소재를 조합하고 수작업으로 절연체를 씌우고, 정교하게 단말처리 하고 있다.
Final Touch Audio가 고수하고 있는 노동집약적인 제작방식으로는 오디오 케이블을 많이 만들어 낼 수 없지만 Zoran Zubcic는 애초부터 오디오 케이블을 많이 만들어 파는 것이 목적이 아니며 자신이 만든 오디오 케이블 하나하나의 품질과 만듦새의 수준을 유지하고 싶어한다.
Final Touch Audio이 오디오 케이블이 제품을 만드는 과정이 악기 제작소와 비슷하고 유통망을 넓히려는 욕심이 없다 보니 그 혜택은 세르비아 오디오 애호가들에게만 돌아갔다. 그런데 이런 업체를 세상으로 나오도록 계기를 마련한 제품은 뜻밖에도 USB 케이블이다. 스위스의 사업가 Goran Vukmanovic이 Final Touch Audio의 Callisto USB 케이블을 구입하고 난 후 Zoran Zubcic을 설득하여 세계에 유통망을 개설했다.
연결 오디오 시스템 소개
청취에 사용한 시스템은 다음과 같다.
ipTIME A5004NS 유무선 공유기, GLV Episode 1, Aruba 2530-8G 스위칭 허브, GLV Episode 1 (10m), Melco S100 스위칭 허브 (Hz DC필터 교체, 스틸포인트 울트라 미니 장착), MSB Signature DAC V + analog step attenuator + MSB quadrate USB module + MSB Diamond Powerbase, Bryston BDP-2 + MSB the Isolation base, SOtM Audio dCBL-75 디지털 케이블 (WBT 0110 단자 교체), Audience Conductor SE 디지털 케이블 (RCA-RCA), 오디오퀘스트 카본 USB 케이블, Classe CA-M300 모노 블럭, Revel Ultima Studio2 플로어 스탠딩 스피커
브라이스턴 BDP-2 도입 이후 수년간 필자의 디지털 오디오 재생은 브라이스턴 BDP-2의 MPD를 중심으로 하고 브라이스턴 BDP-2와 DAC사이에 S/PDIF 케이블을 사용해 왔다.
그러다가 1년 전에 디지털 오디오 재생을 룬을 중심으로 하고 스위칭 허브와 DAC 사이에는 스텔스 오디오 블랙 매직 V18 랜 케이블에게 일임시키는 것으로 변화를 줬다.
그러다가 다시 이전 상태로 원상복귀하게 되었는데, 그 계기는 SOtM Audio dCBL-75 S/PDIF 디지털 케이블의 단자를 WBT 0110으로 교체한 결과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뛰어났기 때문이다.
2018년 6월 베를린 필하모니 캄메르뮤지크잘에서 있었던 유자 왕의 공연실황을 음반화 한 The Berlin Recital 앨범 (24bit 96kHz, WAV) 1번 트랙에 실려있는 라흐마니노프 전주곡 op.23/5를 재생해 보면 S/PDIF 입력에서는 망치로 못을 두들겨 박는듯이 꼬장꼬장하고 단호하게 들린다. 연주자의 팔이 경직이 되어 있는 것처럼 들리며 풍부하기 보다는 예리하게 들리는 편이다. 맑은소리 라기 보다는 약간의 탁함이 섞여있다.
USB입력으로 변경하면 소리가 맑아지면서 연주자가 어깨에서부터 팔에 무게를 실어 피아노를 치는 것처럼 중량감이 실리면서도 풍부하게 들린다. 연주자가 두께를 중첩시키면 그에 따라 볼륨감이 늘어나는 것을 충실하게 표현한다. 제아무리 격렬한 포르테시모를 연주한다 해도 피아노가 애초부터 그런 소리를 감당할 수 있는 악기라는 걸 당당하게 드러낸다. 소리는 납작해지지 않으며 불필요하게 예리해지지 않으며 불필요하게 숨막히게 만들지 않는다. 음마다 공기의 레이어를 포함하고 있다.
연주자가 키보드를 치면 키보드가 원위치로 복원되는 과정의 액션과 그에 따라 미묘하게 탄력을 가지고 바운스 되는 피아노 고유의 특성을 표현한다. 디테일이 충분하지 않으면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성악곡에서도 이런 특성은 동일하게 반복되는데, S/PDIF 입력을 통한 소리는 여유가 부족하고 표정이 풍부하다고 할 수 없고 덜 자유롭다는 느낌을 준다. 대학 입시를 위해서 레슨받는 것 같은 날 선 긴장감이 느껴진다.
USB입력으로 변경하면 지나친 치열함은 줄어들고 충실하고 살아있는 소리를 들려준다. 푹신하고 탄력있게 들린다. 비유하자면 비닐 이불 압축팩에 넣고 공기를 빼놓은 이불과 햇볕에 말리고 방망이로 두드려서 보드럽고 폭신해진 이불 만큼 큰 차이가 느껴진다.
그렇다고 칼리스토 USB 케이블이 무르게 들린다는 것은 아니다. 한방의 힘이 필요한 부분에서 주저하는 적이 없으며 재생이 되는 모든 순간에 아티큘레이션을 느슨하게 표현하는 적이 없다. 나른하게 늘어지는 느낌은 찾아볼 수 없다.
Final Touch Audio Callisto USB 케이블은 막힘 없이 자유자재로 재빠르게 다이나믹을 표현하는 능력 외에도 디테일한 소리를 표현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소리의 엔벨로프를 완전하게 표현할 수 있어서 표현하지 못하는 음색은 없으며, 소리의 톤은 들뜬 듯이 들리거나 소란스럽게 느껴지거나 침울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톤이 중립적이면서도 음악의 활기와 생명력을 표현하기에 충분한 화사함과 생명력을 표현할 수 있다.
Final Touch Audio Callisto USB 케이블은 한마디로 디지털 오디오 신호 전송의 최고 수준을 보여주는 케이블이다.
마무리
오디오 애호가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는 오렌더나 브라이스턴 BDP에서 최상의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주로 어떤 디지털 케이블을 사용하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정답이나 모범답안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오디오 애호가들에게 선택되는 빈도를 기준으로 답한다면 이렇게 정리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음질을 최우선시하고 가격에 구애를 받지 않겠다는 분들은 AES/EBU 디지털 케이블을 선택하려는 경향이 있으며, 음질이 중요하지만 경제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분들은 S/PDIF 디지털 케이블을 선택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에 비하면 USB 케이블은 음질 추구 보다는 DSD 신호를 재생하는 것이 중요할 때 선택한다고 볼 수 있다.
여러 오디오 케이블 회사에서 오디오 그레이드의 USB 케이블을 만들겠다고 시도하고 있지만 실상은 일부 특정 성능은 좋더라도 전반적인 완성도는 높지 않았다. 30만원대에서 1천만원이 넘는 USB 케이블에 이르기까지 예외가 없었다. 그걸 보면 USB 케이블을 만족스런 수준으로 만드는 데 피치못할 어려운 사정이 있는 것 같았다. Final Touch Audio에서도 USB 케이블을 완성하는 데 6~7년이 걸렸다고 하니 그 점에서는 필자의 예측이 맞았다.
다만 USB 케이블에 큰 기대를 가지지 않기로 했던 필자 나름의 가이드라인은 이제는 수정해야 맞다. 5백만원 이상의 디지털 케이블에서나 기대해 볼 수 있었던 정상급 디지털 신호 전송 퀄리티를 이제는 USB 케이블을 사용해서도 얻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생소한 Final Touch Audio에서 만들어낸 Callisto USB 케이블은 다크 호스 정도가 아니다. 블랙 스완급의 충격을 가져온 제품이다. 그 이유는 디지털 케이블을 제대로 만들면 어떤 소리까지 날 수 있는지 제시해 줄 수 있는 명품이 나타났는데, 그것에 그치지 않고 가격과 성능에 대한 기준이 다른 회사와 많이 달라서 예상하지 못한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생태교란 별종은 정말 낯설지만 오디오 애호가로서는 쾌재를 불러야 할 일이다.
필자의 경우 일체형 SACD플레이어를 사용하다가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거쳐 분리형 DAC로 옮겨가면서 DAC 못지 않게 고민했던 것이 디지털 케이블이었다. 오래 버틴 끝에 고민을 해소할 수 있었다. 필자와 같은 고민을 해왔던 많은 오디오 애호가들에게 Final Touch Audio의 Callisto USB 케이블을 적극적으로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