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공개된 뒤,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킨 에보 시리즈가 드디어 발매가 되었다. 등장과 함께 큰 관심을 불러 일으킨 것은 크게 2가지다. 첫째는 멋스럽고 스타일리시한 디자인이며 둘째는 요즘 가장 업계와 소비자들이 바랄 만한 네트워크의 모든 기능을 넣은 올인원 앰프이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스피커 하나만 연결하면 모든 것이 다 되는 소스이자 앰프다. 딱히 뭐를 어떻게 하라고 할 것도 없다. 예전 같이 복잡한 네트워크나 스트리밍 서비스 설정도 딱히 어렵지 않다. 하드웨어는 공유기에 랜 케이블 하나만 꽂아주면 된다. 물론 생김새와 기능이 좋은 것이 전부는 아니다. 보다 이 제품이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점은 사운드도 꽤나 훌륭하다는 점이다.

에보 시리즈는 크게 3가지 제품으로 등장했다. 스트리머에서 앰프까지 모든 것이 담긴 올인원 앰프인 에보 75와 에보 150 이 시리즈의 중심이다. 그리고 미디어의 확장을 위해 에보 75/100과 연결하는 CD 트랜스포트인 에보 CD가 있다. CD 플레이어가 아닌 트랜스포트로 나온 이유는 이미 에보 75/150에 모든 디지털 재생 기능이 탑재되어 있기 때문에, 단지 CD를 읽어낼 수 있는 메커니즘만 더하면 간단히 CD 재생 시스템이 완성되기 때문이다. 가격도 비교적 저렴한 이 트랜스포트는 앰프보다 조금 더 나중에 발매가 될 예정이다.
혁신과 진화의 4세대 뉴 디지털 플랫폼, 세일피시
혁신과 진화라는 설명을 붙인 이유는 역시 탁월한 기능성 덕분이다. 엣지 시리즈 이후 캠브리지 오디오의 완전 신형 디지털 미디어 재생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스트림매직(StreamMagic)’은 업계 최고의 디지털 스트리밍 플랫폼이라 부를 만하다. 플래그십 엣지 시리즈에서 도입된 3세대 플랫폼 ‘블랙머린’은 크롬캐스트, 에어플레이, ROON READY 뿐만 아니라 블루투스와 DLNA UPnP까지 거의 모든 스트리밍 프로토콜을 전부 지원한다. 또한 지속적인 펌웨어 업데이트로 TIDAL CONNECT 같은 기능도 추가되었다. 그런 3세대 플랫폼보다도 훨씬 빠른 프로세서와 이에 맞춘 새로운 소프트웨어가 제공되는 스트림매직의 4세대 플랫폼인 ‘세일피시(Sailfish)’가 캠브리지 오디오 최초로 에보 시리즈에 탑재되었다.
전작의 싱글코어 대신 쿼드코어 프로세서로 대폭 높아진 처리 속도와 넉넉해진 메모리로 훨씬 다양한 태스크 처리가 가능해진 것이 4세대 솔루션인 세일피시의 장점이라 한다. 새로운 세일피시가 가져온 변화는 크게 더 높은 데이터 레이트의 음원 처리와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그리고 와이파이의 내장이다. MQA 풀 디코더가 가능해졌고, 엣지 NQ와 비교해도 훨씬 크고 높은 해상도의 완전 그래픽 GUI 방식의 전면 디스플레이를 제공하게 되었으며, 더 이상 와이파이 연결을 위한 USB 동글을 연결하지 않아도 되는, 와이파이 기능이 시스템 속에 내장되었다. 자체 개발 플랫폼으로는 거의 업계 최고 수준의 솔루션이라 부를 만하다. 예측컨데 에보 시리즈에서 시작된 4세대 플랫폼인 세일피시는 향후 발매될 캠브리지 오디오의 새 네트워크 기기들의 기본 엔진이 될 것이다.
Sabre DAC 기반의 새로운 컨버터와 디지털 필터
에보 시리즈의 또 다른 진화 포인트는 DAC 회로 설계에 있다. 엣지 NQ 이후로 캠브리지 오디오는 ESS의 Sabre dac 칩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했다. 이 칩이 지닌 장점을 적극 활용하여 자사의 특허 기술인 애너그램의 업샘플링 디지털 필터도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새로운 에보 시리즈 또한 그 연장선상에서 개발된 제품으로 Sabre 시리즈의 DAC 칩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 칩이 지닌 새로운 디지털 필터가 적용되고 있다. 엣지 NQ 이후 새로 바뀐, 스트리밍에서 DAC까지 디지털 플랫폼의 전반적인 변화의 완성판이 에보 시리즈가 그대로 담겨있다.
하이펙스의 Class D, NCore
에보 75와 150의 가장 큰 변신이라면 역시 Class D 파워 앰프의 도입이다. 캠브리지는 자체 개발로 Class XD 같은 Class D 기술을 사용한 앰프 회로를 사용한 적이 있다. 그런데 자체 개발이 아닌, 아예 외부 업체의 앰프 모듈을 사용한 적은 없었다. 에보 시리즈는 그런 자체 기술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네덜란드의 하이펙스에서 Class D 앰프 모듈인 Ncore와 전원 모듈을 도입하게 그대로 에보 시리즈 앰프에 사용했다. 물론 이 앰프 모듈이 소리의 전체를 담당하는 것은 아니다. 프리 게인 스테이지가 있어야 하는 NCore의 특성상 프리 드라이버 회로가 앞단에 붙어야 한다. 캠브리지 오디오는 자체 설계한 프리 드라이버 회로를 통해 캠브리지스러운 사운드 색채를 더했고, Ncore로 파워와 다이내믹스를 얻는 설계를 취했다.
같지만 다른 75 와 150의 차별화
같은 세일피시 플랫폼과 같은 스트리밍 기능을 갖고 있지만, 에보 75와 에보 150에는 100만원 정도의 가격차이와 그에 상응하는 기능적, 퀄리티적(?) 차이가 있다. 일단 파워 앰프 모듈이 다르다. 8옴 기준 채널당 75W 출력의 에보 75는 4옴에서 채널당 125W 출력을 낸다. 반면에 에보 150은 8옴 기준 채널당 150W 에서 4옴 기준 250W 출력을 낸다. 정확히 에보 75 보다 2배의 출력 향상이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4세대 세일피시는 같지만, DAC는 다르다. 에보 75는 ES9016K2M 칩을 썼고, 에보 150은 이보다 높은 ES9018K2M을 썼다. 칩 자체의 성능 차이는 아주 크지는 않지만, 두 제품의 음질 차별화를 위해 레벨을 차이를 둔 것이다.
기능적으로는 좀더 차이가 크다. 에보 75는 스트림매직을 통한 기본 기능에 충실한 반면, 에보 150은 외부 소스 기기 연결을 통한 기능 확장에 신경을 썼다. 에보 150에는 아날로그 턴테이블 연결이 가능한 포노 앰프가 제공되며, USB Audio 연결이 가능한 USB 입력이 있다. 또한 밸런스드 입력이 있어서 외부의 다른 플레이어 등을 연결할 수 있고, 광 입력도 2개라서 1개 뿐인 에보 75 보다는 훨씬 다양한 기기 연결과 시스템 확장을 누릴 수 있다. 스피커를 연결해서 스트리밍 위주로 감상하려는 음악 애호가라면 에보 75로도 충분하겠지만, 좀 더 다양한 기기와 오디오적인 재미를 감안하면 에보 150이 현실적인 답이다. 가격은 100만원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그에 상응하는 보답은 충분하다. 선택은 개인의 몫이지만, 추천한다면 에보 150이 정답으로 보인다.
디자인 그리고 만듦새
에보 시리즈 같은 하나로 다 되는 일체형 시스템의 편의성은 현대 라이프스타일 기기의 백미지만, 여기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디자인이다. 라이프스타일 제품 답게 거실에서의 모양새 또한 대단히 중요한다. 캠브리지는 이에 걸맞게 눈을 사로 잡을 만한 디자인도 잊지 않았다.
사진을 보면 마치 우드 마감과 블랙 알루미늄 같은 마감이 각각 따로 발매된 듯 하지만, 실제로는 한 제품 속에 2가지 마감을 동시에 제공한다. 측면 패널은 자석식으로 탈부착 가능한 패널이다. 즉, 클래시컬하며 따뜻한 분위기라면 우드 패널을, 좀 더 모던하고 인더스트리얼한 느낌이라면 블랙 메탈릭 패널을 부착하면 된다. 블랙 메탈릭 패널은 실제 메탈은 아니다. 종이를 재활용하고 페놀 수지 소재를 더한 리클라이트라는 소재다. 친환경적 소재로 가공 성형이 쉽고 고급스런 메탈릭 느낌으로 주는 장점이 있다. 설치 공간에 따라 두 패널 중 원하는 마감을 간단히 붙여주면 각기 다른 디자인을 즐길 수 있다.
또 한가지 눈길을 끄는 것은 전면의 6.8인치 LCD 디스플레이와 이중 다이얼 구성의 메인 노브이다. F1 레이싱 기구팀이 설계하여 유명세를 얻은 엣지 NQ의 노브를 차용한 에보의 노브는 멋스러움을 안겨준다. 다만 조작감은 엣지 NQ 만큼 고급스럽지는 않다는 아쉬움은 있다. 컬러풀하며 다양한 정보를 화려하게 보여주는 LCD 디스플레이와 인터페이스는 기기를 돋보이게 만드는 또 하나의 장점이다. 특히 볼륨 노브 조작시 디스플레이에 연출되는 볼륨 수치의 변화는 매우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심어주는 것이 인상적이다. 물론 대부분의 조작은 리모컨 보다는 스트림매직 앱과 룬 리모트가 설치된 스마트폰이나 아이패드 같은 태블릿이 메인이 되지만 말이다.
이 외에도 다양한 기능들은 굳이 리뷰에서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미 알 만한 내용들일 뿐이니 말이다. 브로셔나 매뉴얼의 내용을 참고하시길 바란다.
사운드 퀄리티
테스트를 위해 마르텐의 오스카 트리오를 준비하고 케이블은 요르마의 트리니티 스피커 케이블을 사용했다. 소스는 타이달 스트리밍으로 시청했고, 연결은 이더넷 케이블 하나만 연결된 상태였다. 먼저 에보 75 부터 시청했다. 앞서 설명한 설계의 모든 노력들은 음질로 이어진다. 채널당 75W 수준의 스테레오 앰프임에도 에보 75는 작지 않은 플로어스탠더인 오스카 트리오를 힘들이지 않고 쉽게 쉽게 울려준다. 불과 75W 짜리 앰프임에도 말이다. 89dB, 6옴 임피던스의 오스카 트리오는 스펙으로는 그리 난해하게 보이지 않는 스피커지만, 실제로 구동하면 울리기가 만만치 않다. 그럼에도 에보 75는 어렵지 않게 저음을 내주며 대음량까지 거침없이 쏟아낸다. Ncore 앰프를 사용했음에도 전반적인 사운드는 캠브리지 오디오다운 내추럴 톤에 음상이 약간 뒤로 맺히는 브리티시적 컬러가 배어있다. 특히 사운드스테이지의 입체감과 무대 속으로 깊이 들어가는 심도의 표현이 꽤 좋은 편이다. 자극적이지 않은 고역과 명료하고 깨끗한 그리고 어둡지 않은 중역의 단정함은 이 앰프의 장점이라 부를 만하다. 별도의 소스 기기와 음반 없이 올인원 앰프로 이 정도 사운드를 내는 것을 보면 확실히 기술의 발전과 시대의 변화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여기까지는 에보 75만으로도 충분했다. 더 이상 필요할 것이 없을 것 같았지만, 에보 150 으로 교체하면 또 다른 개선과 진화가 펼쳐진다. 음량이나 구동력에서는, 특히 일상적인 시청 음량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유심히 들어보면 저음의 힘과 에너지로 에보 75 보다 낮은 무게 중심으로 더 안정감있는 사운드를 들려준다. 무엇보다 다른 점은 사운드스테이지의 크기와 입체감 그리고 더 깊은 심도의 표현이다. 2배 높은 에너지는 훨씬 자연스럽고 더 넓게 펼쳐지는 무대를 그려주고, 음상 개체들의 세밀함과 주변의 공기 흐름을 더 여유있게 묘사해준다. 덕분에 무대의 전후 깊이감이 훨씬 더 깊고 입체적이다.
정리
이제는 인티 앰프 시장이 완전히 유니버설 올인원의 전쟁터로 바뀌었다. 먼저 등장한 네임이나 아캄, NAD 같은 앰프들에 이어 캠브리지 오디오도 출사표를 던지며 전쟁터에 폭탄을 터뜨렸다. 경쟁자들보다 늦은 만큼 준비는 철저했고, 앞선 제품들을 모두 긴장하게 만드는 탁월한 성능과 뛰어난 디자인 그리고 훌륭한 가성비를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에보 75는 유니티 아톰 보다도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크게 뒤지지 않는 성능에 세련미까지 지녀 상당한 경쟁을 예고했다. 에보 시리즈의 등장이 업체들에게는 힘든 골치거리겠지만, 소비자들에게는 더 많은, 더 효과적인 선택지가 생긴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KEF의 LS50 Wireless 시리즈와 B&W의 Formation 같은 올인원 스피커들에게도 에보 시리즈의 존재는 꽤나 불편할 수 있다. 더 이상 바꿀 수 없는 올인원인 일체형 스피커들과 달리, 에보 시리즈는 비슷한 가격으로 다양한 스피커를 조합하여 더 즐거운 하이파이 사운드를 즐길 수 있게 해주니 말이다. 게다가 업계 최고 수준이라 할 만한 캠브리지 오디오의 스트림매직은 딱히 더 바랄 것이 없는 뛰어난 기능성과 최고의 스트리밍 서비스 대응 능력을 자랑하니 말이다.
굳이 비싼 돈을 들이지 않고도, 최첨단 스트리밍과 고음질 하이파이를 기기 하나로 즐길 수 있는 세상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 하이파이 초심자들이나 서브 시스템을 고려 중인 오디오파일들이 반드시 경험해 봐야 할 즐거운 올인원의 세계가 새롭게 열리고 있다.
제품사양
EVO 75 | EVO 15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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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WER OUTPUT | 75W into 8 Ohms | 150W into 8 Ohms |
AMPLIFICATION | Class-D Hypex Ncore® | |
DAC | ESS Sabre ES9016K2M | ESS Sabre ES9018K2M |
FREQUENCY RESPONSE | 20Hz – 20kHz +0/-3dB | |
ANALOGUE AUDIO INPUTS | 1 x RCA | 1 x RCA, 1 x balanced XLR, 1 x Moving Magnet Phonostage |
DIGITAL AUDIO INPUTS | 1 x TOSLINK optical, 1 x S/PDIF coaxial, 1 x TV ARC | 2 x TOSLINK optical, 1 x S/PDIF coaxial, 1 x TV ARC |
USB AUDIO INPUT | – | USB Type B conforming to USB Audio Class 1 or USB Audio Class 2 (user selectable) |
BLUETOOTH | 4.2 A2DP/AVRCP supporting SBC, aptX and aptX HD codecs | |
COMPATIBILITY | TOSLINK optical: 16/24bit 32-96kHz PCM only S/PDIF coaxial: 16/24bit 32-192kHz PCM only, Bluetooth: 4.2 A2DP/AVRCP supporting up to aptX HD (24bit 48kHz) UPnP, Local USB media, Airplay 2, Chromecast built-in, Internet Radio, Spotify Connect, TIDAL, MQA, Qobuz, Roon Ready. | TOSLINK optical: 16/24bit 32-96kHz PCM only S/PDIF coaxial: 16/24bit 32-192kHz PCM only USB Audio Class 1: Up to 24-bit 96kHz (asynchronous) USB Audio Class 2: Up to 32-bit 384kHz (asynchronous) and up to DSD 256 Bluetooth: 4.2 A2DP/AVRCP supporting up to aptX HD (24bit 48kHz) UPnP, Local USB media, Airplay 2, Chromecast built-in, Internet Radio, Spotify Connect, TIDAL, MQA, Qobuz, Roon Ready. |
AUDIO FORMATS | ALAC, WAV, FLAC, AIFF, DSD (x256), WMA, MP3, AAC, HE AAC AAC+, OGG Vorbis | |
OUTPUTS | Speakers, 3.5mm headphone, Preamp Output, Subwoofer Output, Bluetooth: 4.2 A2DP/AVRCP supporting up to aptX HD | Speakers A+B, 3.5mm headphone, Preamp Output, Subwoofer Output, Bluetooth: 4.2 A2DP/AVRCP supporting up to aptX HD |
ETHERNET | IEEE 802.3, 10 Base-T or 100 Base-T | |
WI-FI | Dual Band 2.4/5gHz | |
MAX POWER CONSUMPTION | 400w | 700w |
STANDBY POWER CONSUMPTION | <0.5w | |
DIMENSIONS (W x H x D) | 317 x 89 x 352mm | |
WEIGHT | 5.0 kg | 5.3 kg |
수입원 | 사운드솔루션 www.ssco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