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넷 SAM 20 SE
지난 1년 동안 경영난을 겪은 오디오넷이 새로운 모습으로 되살아났다. 본래 오디오넷은 독일의 이데트론이 만드는 오디오 제품군의 브랜드였으나, 이데트론이 파산하면서 오디오넷 제품들을 생산해주던 제조업체의 책임자가 오디오넷 브랜드를 인수, 공식적인 회사 이름 ‘오디오넷 주식회사’를 설립하며 부활하게 되었다. 덕분에 베를린에 본거지를 둔 이 회사의 모든 엔지니어링 팀과 전직 대표는 그대로 남아 새로운 오디오넷의 부활에 전력 투구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국내에서도 다시 수입, 판매가 재개되며 베스트셀러이자 대표작인 MAX, AMP 그리고 SAM 등을 비롯한 다양한 앰프들과 플레이어들이 안정적으로 공급되고 있다.
오디오넷의 오랜 베스트셀러, 인티 앰프 SAM
오디오넷에는 다양한 앰프, 플레이어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큰 히트 모델을 꼽는다면 역시 인티 앰프인 ‘SAM’을 제일 먼저 손꼽을 수 있다. SAM은 Super AMplifier의 이니셜로 단순한 인티 앰프처럼 보이지만 오디오넷의 의료 기기 신호 처리 기술을 기반으로 한 울트라 리니어 증폭 회로 (ULA, Ultra Linear Amplifier)로 완성된 일체형 앰프이다. 빠른 스피드와 뛰어난 다이내믹스 그리고 인티 앰프 답지 않게 기대 이상의 구동력을 자랑하는 SAM은 1997년 최초로 등장한 이래로, 1999년 SAM V2, 2011년 SAM G2 라는 버전업을 이룬 뒤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판매가 되는 롱셀러이자 스테디셀링 인티 앰프이다. 리뷰 제품인 SAM 20 SE는 현재 판매중인 말 그대로 SAM G2의 20주년 스페셜 에디션 모델로 SAM G2의 기본 회로를 바탕으로 다양한 포인트에 대한 부품 교체와 소재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SAM G2의 성능을 대폭 끌어 올린 기념 에디션이다. 지난 2018년에 SAM 인티 앰프의 발매 20주년을 기념하여 한정판으로 발매했던 모델이지만, 한정 생산 이후에도 많은 요구가 이어져 공식 제품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가격은 기본 모델인 SAM G2 보다 30% 정도 비싼 가격으로 성능의 업그레이드와 기능의 보강으로 상당한 가격 상승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SAM G2의 경쟁력을 한층 떨어뜨리는 팀킬 모델이다.
오디오넷의 하이엔드 시대를 연 과학자들 아이젠버그, 훔볼트 그리고 와트
지난 2016년 공개된, 억대의 가격을 내세운 오디오넷의 울트라 하이엔드 모델인 프리앰프 스턴(Stern)과 모노 블록 파워 앰프 아이젠버그(Heisenberg)는 거대한 설계 규모의 몬스터급 앰프로 오디오넷 사운드의 새 시대를 열었다. 이후 스턴과 아이젠버그를 일체형 인티 앰프로 만든 초고가의 하이엔드 인티 앰프 훔볼트(Humboldt)가 등장했고, 이 과학자 이름의 시리즈의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레퍼런스 모델로 설계된 것이 하이엔드 인티 앰프 와트(WATT) 이다. 2,000만원에 달하는 인티 앰프, 와트는 아이젠버그와 훔볼트에 사용된 회로 기술을 차용하고, 증폭 소자 또한 럭셔리 모델들에 사용된 새로운 MOSFET를 출력 트랜지스터로 사용하여 놀라운 가성비와 하이엔드 퍼포먼스를 담아냈다. 이러한 과학자 시리즈의 오디오넷의 새 앰프들과 대폭 개선된 증폭 회로의 변신을 기존 모델들에 이식시키는 프로젝트의 첫 작품이 바로 SAM 20 SE 이다.
럭셔리 모델들과 같은 회로 구성은 아니지만, SAM 20 SE는 와트에서 사용된 새 MOSFET 출력 트랜지스터를 출력 회로 소자로 교체했다. 훔볼트와 와트에 사용된 새 출력 트랜지스터는 아주 낮은 저항 성분으로 안정된 열적 동작 특성과 광대역 하이스피드로 뛰어난 다이내믹스를 선사한다. 이미 하이엔드 모델의 앞선 두 앰프에서 그 성능을 입증 받은 바 있고, 이번에 SAM G2의 회로에도 새 트랜지스터가 도입되어 기존 SAM 회로의 성능을 극대화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다.
SAM 20 SE가 달라진 것은 출력 트랜지스터 뿐만이 아니다. 신호 경로에 배치된 콘덴서들은 오디오 전용으로 엄선한 고음질 마이카 콘덴서를 회로 요소 요소에 심어 놓았으며, 회로와 단자들을 이어주는 각종 배선재들 또한 모두 골드/실버 합금의 하이엔드급 배선재로 전면적인 교체를 단행했다. 전원부에 대한 성능 개선도 빠질 수 없다. SAM G2나 SAM 20 SE나 메인 전원 트랜스포머의 용량은 700W 급으로 동일하지만, 전원 콘덴서의 용량이 96000uF에서 120,000uF으로 25% 정도의 용량 증가를 구현했으며, 콘덴서 또한 보다 고급 부품으로 교체했다.
최단 거리의 간결한 신호 경로와 퓨어 아날로그 볼륨 컨트롤
SAM 20 SE의 또 다른 장점은 앰프 회로 기판 설계에 있다. 모든 입력이 제품 뒷면에서 시작하여 앰프 전면부에 위치한 파워 앰프를 향해 신호로 후면에서 전면으로 직선적으로 이어지는 구조로 패턴 설계가 되어 있다. 이를 위해 입력 선택과 프리부의 볼륨 회로는 기기 후면에서 앰프 중앙 사이에 배치되어 있고, 볼륨은 알프스의 최고급 아날로그 볼륨을 사용했다. 흔히 전면부에 볼륨 노브를 만드느라 회로 패턴을 돌리거나 바꾸는 일 없이, 신호 경로를 최소화시키고 모터 제어 방식의 아날로그 볼륨을 사용하여 리모컨으로 제어하는 방법을 사용한 것이다. 덕분에 경로의 간결함과 고순도 아날로그 볼륨 제어로 초고속 증폭과 퓨어 아날로그 신호의 유지를 이끌어냈다. 리모컨이나 전면의 업/다운 버튼으로 볼륨을 조작하기 때문에 마치 디지털 볼륨을 쓴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입력에서 최종 스피커 출력까지 퓨어 아날로그 영역의 최단거리 초고속 증폭으로 설계된 것이 SAM 20 SE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이다. 믿기 힘든 수준의 사운드스테이지, 사실같은 임장감, 초고속 응답 특성의 놀라운 다이내믹스 재현, 세밀하고 분석적이지만 냉정하거나 차갑지 않은 음색 같은 장점들이 이런 오디오넷 회로 설계의 결과물인 것이다.
내장된 아날로그 포노 앰프
SAM G2는 100만원에 가까운 유료 옵션으로 별도의 포노 앰프 보드를 추가할 수 있는데, SAM 20 SE에서는 이 포노 앰프가 기본으로 장착된다. 게다가 기본 내장된 포노 앰프는 완전히 새로 설계된 포노 앰프로 비약적인 음질 업그레이드를 이룬 포노 앰프이다. 회로 구성은 기존 포노 앰프 모듈과 같지만 SAM 20 SE의 앰프 회로 설계에서 도입한 고급 부품들이 새 포노 앰프에도 그대로 적용되었다. 다수의 고음질 오디오 전용 마이카 콘덴서와 하이엔드 기기에 사용하는 고급 OP 앰프들로 전면적 교체를 하고 사운드 튜닝을 거쳐 완성된 포노 앰프이다. 출하시 기본 사양은 MM 카트리지에 맞춰 있지만, 2개의 점퍼 뱅크에 딥스위치들을 바꾸고 조정하여 MC 카트리지에 맞는 임피던스와 게인 설정을 직접 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단순히 포노 앰프의 내장이 아닌, 앰프 회로의 스페셜 설계에 맞춰 포노 앰프까지도 스페셜 버전으로 진화시킨 것이다.
이 외에도 20주년 기념 모델임을 강조하기 위해 앰프 전면과 리모컨에는 음각으로 20주년이라는 문구를 새겨 놓았으며, 앰프 후면에는 SAM 20 SE 라는 제품명 아래에 동판으로 시리얼 넘버를 새긴 작은 플레이트를 더해 스페셜 에디션의 차별화된 고급스러움을 더해 놓았다.
사운드 퀄리티
테스트에는 매지코의 A3 스피커와 다인오디오의 컨피던스 C2 플래티넘 에디션을 준비했고, 소스 기기로는 루민의 X1 네트워크 스트리머를 사용했다. 음원들은 Tidal 과 Qobuz의 음원 스트리밍 위주로 시청했다.
과거 SAM G2의 사운드도 매우 인상적이었는데, 스페셜 에디션이니 훨씬 다른 새로움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다. 그 기대에 걸맞게 SAM 20 SE는 차원이 다른 사운드를 들려주었다. 단순히 SAM G2 보다 좋다는 정도라기 보다는 클래스가 다른 느낌이다. 시각적 투명도, 음상 속의 세밀한 디테일들에 대한 표현, 공간적 스케일 그리고 선명도와 명징함이 뛰어남에도 절대 경질의 메마른 소리로 변하지 않는 유연한 음색까지, 이 가격대 인티 앰프의 성능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이 담겨 있는 사운드이다.
빠른 초고속 응답이 들려주는 광대역의 사운드와 절대 흐트러짐이나 뭉개짐이 발생되지 않는 탁월한 힘과 지구력은 역시 오디오넷의 전매 특허 그대로다. 특히 순간 순간 치고 빠지면서 음의 콘트라스트를 높이는 강인한 토크 에너지가 느껴지는 스피커 구동 능력은 스페셜 에디션다운 특별함을 안겨준다. 결코 작지 않은 매지코의 A3와 다인오디오의 C2 플래티넘에서 저음이 흐트러지거나 뭉게지는 법 없이 단단하고 선명했으며 초저역의 깊이감도 어렵지 않게 이끌어내어 구동력에 대해서는 혀를 내두를게 할 정도다.
코플랜드의 ‘보통 사람을 위한 팡파레’를 들어보면, 좌우 무대의 폭과 안길이 깊은 심도 넘치는 공간감이 꽤나 훌륭하게 재현되면서, 그 속에 팀파니의 초저역 울림은 부밍이나 양감이 하나도 없는 깨끗하고 임팩트한 타격감으로 초저역의 에너지까지 어려움없이 뽑아낸다. 초저역의 단단한 재생에도 불구하고 금관 악기들의 울림이 경질화되지 않고 광채를 유지한 채 자연스럽고 편안한 울림으로 시원스럽게 뻗는다.
보컬로 소냐 욘체바의 <Handel>에 수록된 오페라 알치나 중 ‘Ah! mio cor! schernito sei!’를 들어보면 보컬의 유려한 톤 컬러가 진하고 선명하게 그려지며 높낮이, 음량의 변화를 아주 정밀하게 잡아서 들려준다. 500kHz를 넘나드는 광대역 하이스피드의 재생 대역폭 덕분에 사운드의 색채와 변화를 푹 빠져들 수 있을 만큼 자연스러운 소리로 그려낸다. 절대 차갑거나 자극적으로 쏘는 고음을 드러내거나 딱딱하게 경질화되는 일이 하나도 없이 본래의 색채와 유려한 톤을 유지한 채로 다채로운 변화를 그대로 그려낸다. 게다가 반주를 맡은 원전 악기들과 하프시코드 같은 악기들의 디테일한 음들도 하나도 퇴색됨없이 세세한 울림을 놓치지 않고 들려준다.
정리
오디오넷의 모든 회로 설계 기술들을 하나로 집약시킨 SAM 인티 앰프의 20주년 작품인 SAM 20 SE는 20주년 역사를 기념하는 제품에 걸맞게 상당히 고품격의 사운드 퍼포먼스로 재탄생한 하이엔드 인티 앰프로 안내하는 역작이다. 스탠더드 모델인 SAM G2에 비하면 30% 정도의 가격 상승의 부담이 있고, 생긴 외모도 달라진 점이 거의 없기 때문에(물론 뒷면에는 기념작에 걸맞은 동판 시리얼 넘버 플레이트가 부착되어 있지만) 가격표가 다소 비싸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훔볼트와 와트 같은 최고 사양의 인티 앰프 개발에서 얻은 모든 기술적 노하우를 활용하여, 업그레이드 예산의 모든 비용을 훔볼트와 와트 수준에 비견될 만한 회로 내부의 질적인 향상과 개선 그리고 고차원적인 튜닝이 더해져 가격 이상의 비약적인 음질 개선을 이루어냈다.
인티 앰프 답지 않은 탁월한 구동력, 넓은 재생 대역폭 그리고 하이스피드의 사운드로 오디오넷의 전매 특허 같은 장점들을 고차원적으로 재구축하여 인티 앰프의 한계를 넘어섰다고 할 수 있다.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200대 한정 판매라는 제약 조건에도 불구하고 끊임없는 시장에서의 요구에 부응하여 정식 모델로 지속적인 발매가 이루어진다는 것이 이 앰프의 성능을 입증하는 하나의 증거라 할 수 있다.
프리/파워의 분리형 앰프에 대한 공간적, 양적 부담감을 느끼거나 하이엔드로 진입하려는 오디오 애호가라면 오디오넷의 이 스페셜 인티 앰프는 최우선적으로 고려할 만한 탁월한 선택이다.
제품사양
오디오넷 SAM 20
Output | 110 W@8Ω, 200W@4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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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tering capacity | 120,000 μF |
Damping Factor | > 1,000 at 100 Hz |
Frequency Response | 0 – 50kHz (-3dB) |
THD + N | < -100 dB @1kHz, 25 W/4 Ω |
SNR | > 103 dB (A-weighted) |
Channel Separation | > 93 dB @ 1 kHz |
Power Consumption | < 1 W stand-by, max. 700 W |
Dimensions(WHD) | 430mm x 110mm x 360mm |
Weight | 15 kg |
수입원 | 태인기기 www.taein.com 02-971-824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