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큐 어쿠스틱스 M20
영상 리뷰
시작하며
큐 어쿠스틱스(Q Acoustics)는 비교적 최근인 2006년에 설립된 영국의 스피커 제조사입니다. 데뷔작 1010 스탠드마운트 스피커부터 포근하고 담백한 브리티쉬 사운드에 산뜻한 고역을 첨가한 매력적인 음색과 곡선형 코너, 그리고 뛰어난 가성비로 커다란 화재를 일으켰으며, 이어서 출시된 2000, 3000, 그리고 컨셉(Concept) 시리즈 역시 입문기, 초급기 가격대에서 케프(KEF), 모니터오디오(MonitorAudio), 와피데일(Wharfedale) 등과 더불어 많은 사랑을 받았죠.
이에 탄력받아 큐 어쿠스틱스는 2020년에 새로운 시도를 감행합니다. 개성 넘치는 디자인과 이더넷, HDMI, 광, MM포노단, 아날로그 라인입력, 서브우퍼 입력단을 제공하는 컨트롤 허브, 그리고 완전한 무선 방식으로 페어링되는 혁신적인 기능의 큐 액티브(Q Active) 시리즈를 선보인 것이죠. 하지만 오랜 준비 기간을 거쳐 야심차게 출시한 큐 액티브 시리즈는 해당 가격대의 절대강자인 KEF라는 거대한 산을 끝내 넘지 못하고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이에 2021년, 큐 어쿠스틱스는 승부수를 던지는데요, 그것이 바로 이 리뷰에서 소개할 M20 와이어리스 액티브 스피커입니다. 큐 액티브 200을 트리클다운했지만 전혀 다른 컨셉으로 기획된 M20. 과연 어떤 목적으로 제작되었는지, 그리고 사운드는 어떤지 같이 한 번 살펴보시죠.
구성
M20을 언박싱하면 스피커 한 조, 파워케이블, 스피커 케이블, 리모컨, 리모컨 배터리, 덕트 마개 2개, 그리고 사용 설명서가 동봉되어 있습니다.
리모컨에는 ON/OFF, 음소거, 볼륨, 재생, 일시정지, 곡 넘김, 입력단 설정 버튼이 있는데요, 이 가격에 리모컨이라니 감개무량할 따름입니다.
덕트 마개는 저음이 과하다고 느껴지거나 부밍이 생기면 끼우라고 주는 건데, 음질에 득될 건 없으니 부득이한 경우가 아닌 이상 그냥 박스에 넣어두는 걸 권장합니다. 후술하겠지만 M20에는 배치 조절 토글 스위치가 있기 때문에 웬만해서는 쓸 일이 없을 거에요.
스피커 케이블은 품질이 정체불명이긴 하지만 길이는 4m로 꽤 넉넉한 편입니다. 한 가지 아쉬운 건 USB와 광(Optical)케이블이 기본으로 제공되지 않는다는 건데요, M20을 PC에 연결해서 사용하실 분들은 잊지말고 USB 케이블을 사전에 준비해 놓으셔야겠습니다.
디자인
큐 어쿠스틱스는 데뷔작인 1010부터 아담한 사이즈와 곡선형 코너를 고집해 왔습니다. 코너를 곡선으로 처리하면 외관 상 수려할 뿐 아니라 인클로저 내부의 회절로 인한 왜곡을 줄여주기 때문에 음질 향상의 효과도 있는데요, M20 역시 높이 279mm, 폭 170mm, 깊이 296mm 사이즈에 곡선형 코너로 단번에 큐 어쿠스틱스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릴은 분리가 안 되는 일체형으로 유닛만이 아니라 인클로저의 전면을 완전히 덮고 있는데요, 과거에 개성 넘치는 디자인으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렸던 큐 액티브 시리즈를 생각해보면 현명한 선택으로 보입니다. 원가절감도 되고요.
디자인 포인트로는 그릴 하단에 위치한 큼직한 알루미늄 Q로고, 그리고 그릴과 인클로저 사이의 알루미늄 바인딩을 꼽을 수 있는데요, 전반적으로 세련되고 깔끔한 인상을 주는 것 같습니다.
색상은 블랙, 화이트, 월넛 무늬목까지 3가지를 제공합니다. 이 중 화이트는 애플과의 매칭을 고려했는지 그릴이 센스있게 그레이 색상으로 제공됩니다. 반면 월넛은 아무래도 시트지티가 완전히 감춰지지는 않기 때문에 이왕이면 블랙과 화이트 중에 선택하는 게 좋겠네요.
인클로저 재질은 몰딩으로 제작되는 플라스틱의 일종으로 보이는데, 실제로 보면 아주 촘촘하고 매끈한 게 꽤 고급진 느낌입니다. 두드려보면 진동에 가장 취약한 패널의 중심부도 ‘똑똑’, 그 외에는 밀도 높은 HDF처럼 ‘딱딱’거리는 소리가 나는데, 이는 큐 어쿠스틱스의 독자적인 상표 등록 기술인 P2P™(Point to Point) 브레이싱 덕분입니다.
P2P 브레이싱이란 인클로저 내부에서 보강이 필요한 부분만 골라서 효과적으로 지지하는 기술로, 큐 어쿠스틱스에 따르면 내부 정재파를 제거하고 스테레오 이미지 초점을 개선해서 더 정확한 사운드 스테이지를 제공한다고 합니다. 정확한 건 들어봐야 알겠지만, 두드리는 소리로 봐서는 통울림으로 인한 왜곡은 염려하지 않아도 될 만한 수준으로 보이네요.
스피커 하단에는 스크래치와 미끄러짐 방지 및 바닥면으로부터 반사되는 진동 감쇄를 위한 고무 범폰이 부착되어 있습니다.
그릴에 가려져서 보이지는 않지만 유닛 구성은 약 1인치(22mm) 트위터와 5인치(125mm) 미드베이스 드라이버 유닛으로 이루어진 2웨이 방식으로, 이 유닛들은 내장되어 있는 65와트 출력의 클래스 D 디지털 앰프로 구동됩니다.
기능
M20은 각종 입력단이 마련되어 있는 메인 스피커와 마치 패시브 스피커처럼 스피커 터미널만 있는 서브 스피커로 구성됩니다. 메인과 서브 스피커 간의 페어링은 스피커 케이블로 이루어지는데요, 이러한 연결 방식은 거추장스럽다는 단점이 있지만, 무선 연결과 달리 음질 열화나 딜레이가 발생할 여지가 없다는 이점도 있습니다.
메인 스피커의 상단에는 가장 자주 쓰이는 볼륨+와 -, 그리고 전원버튼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전원버튼은 길게 누르면 ON/OFF, 짧게 누르면 입력단이 변경되는데요, 데스크파이 유저분들에게는 리모컨보다도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보입니다.
후면으로 넘어가보면, 아날로그는 스테레오 RCA와 3.5mm AUX, 디지털은 24bit/192kHz까지 지원되는 B타입 USB와 광, 네트워크는 블루투스 5.0(Bluetooth 5.0) 입력단을 제공합니다.
블루투스 4.2, 에어플레이 2(AirPlay 2), DLNA, UPnP, 심지어 룬(roon)까지, 화려한 네트워크 기능을 지원하지만 USB 입력은 없었던 큐 액티브 200과는 달리, M20은 모든 소리를 출력해주고, 설정이 간편하여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블루투스와 USB를 주된 입력으로 삼은 건데요,
여기서 큐 어쿠스틱스의 기획의도가 엿보입니다. “사용 및 설정 난이도를 낮추고 접근성을 높인다.” 즉, 큐 액티브 200이 오디오파일 전용에 가까웠다면 M20은 가벼운 기능과 저렴한 가격으로 보다 캐주얼한 컨슈머 지향 컨셉인 거죠. 쉽게 말하면, PC에 USB 연결도 할 수 있는 블루투스 스피커라고 이해하셔도 무방할 듯합니다.
이런 컨셉임을 감안했을 때, HDMI가 빠진 건 조금 아쉬운 부분인데요, 비록 몇 가지 입력단과 기능은 빠졌지만 별도의 허브 없이 깔끔하게 구성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면 장점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두 개의 토글 스위치는 좌우 선택과 배치 조절 기능을 담당합니다.
사운드
# 성능
먼저 가장 기본적인 성능 척도부터 짚어볼까요? 스펙 시트를 살펴보면 재생 주파수 대역이 55Hz에서 22kHz로 기재되어 있는데, 실제 청감상으로도 60Hz에서 20kHz 정도로 느껴졌습니다. 비록 다이아몬드나 리본 트위터가 선사하는 초고음이나, 6.5인치 이상의 드라이버 유닛이 구현하는 초저음은 없지만 이 정도면 음악을 즐기기에 무리 없는 충분한 사양이라고 할 수 있죠.
대역간 및 토널 밸런스의 경우, 입문형 제품들은 소비자의 귀를 사로잡기 위해 고음역대의 선명도를 높이고 저음역대를 부풀려놓는, 일명 V자형 곡선을 취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M20은 중음역대가 살짝 부풀려져 있고 도톰하며 고음역대는 산뜻하고 저음역대의 양은 오히려 단정하게 쳐낸 양상을 보입니다.
정보량과 다이내믹스는 모두 해당 가격대에서 평범한 수준입니다. 스테이징의 경우, 가로폭은 보통의 크기로 형성되는 반면, 세로폭은 잘 표현되지 않아 좌우로 벌어져있는 직사각형 형태를 보이는데요, 오히려 높이는 공간감이 느껴질 정도는 아니지만 깊이 대비 준수한 편입니다. 사실 무대가 협소하게 형성되거나, 깊이 및 높이가 잘 표현되지 않는 건 해당 가격대에서 흔한 현상이기 때문에, 무대를 그려내는 능력은 무난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괄목할 만한 건 포커싱과 정위감이었는데요, 보컬은 상이 정중앙에 또렷이 맺히고, 비록 깊이의 제약은 있지만 각 악기의 위치와 레이어링은 상당히 정확하게 표현해 주었습니다.
# 성향
M20의 사운드 성향은 기본적으로 브리티쉬 사운드에 근간을 두고 있습니다. 중음역대를 중심으로 도톰하고 온건하며 자극성이 없는 보드라운 터치를 들려주죠. 여기에 더해 아주 고운 질감은 보드라움을 한층 더 배가시켜 주고요.
그렇다고 느긋하고 풍성한 전통적인 사운드는 아닌데요, 반응이 매우 기민하고 고역은 답답하지 않을 정도의 산뜻함과 투명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베이스는 양감이 단정하게 정리되어 있기 때문에 딱 들었을 때 “포근하고 담백한 게 듣기 좋다”는 인상을 줍니다.
입문형 스피커들은 정보량의 부족으로 여위게 들리거나 작은 인클로저 통으로 인해 특정 대역에서 코맹맹이소리가 나는 등, 소리가 경박한 경우가 종종 있는데, M20에서는 이런 게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파인튜닝 능력은 칭찬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블루투스는 USB와 음질 차이가 크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성능이 우수했습니다. 주된 연결 방식이 블루투스인만큼 리시버 품질에 꽤 신경을 쓴 모양이네요. 마지막으로 후면의 배치 조절 스위치는 아래에서부터 “개방된 공간, 측벽, 코너” 이렇게 세 가지 모드를 지원하는데, 위로 올릴수록 아주 미묘하게 사운드가 전방으로 집중되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치며
글을 마무리하기 위해 내용을 쭉 읽어보고는 기억에 의존해서 작성한 서론의 큐 어쿠스틱스 성향과 방금 들은 M20의 청음평이 너무 일치해서 사뭇 놀랐습니다. 달리 말하면 2006년부터 현재까지 입문기와 초급기 가격대에서 많은 사랑을 받아온 바로 그 사운드가 M20에 고스란히 녹아있다는 것이겠죠.
큐 어쿠스틱스 M20은 복잡하거나 불편할 수 있는 네트워크 스트리밍과 거추장스러운 허브를 과감하게 빼고 가장 보편적인 블루투스와 USB를 주된 입력으로 채택함으로써 사용 및 설정 난이도를 낮추고 접근성은 높인 캐주얼한 모델입니다. 리모컨, 상단 버튼, 배치 조절 스위치 등 사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돋보이고요.
한줄평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편리하고 예쁜 브리티쉬 데스크 마운트 스피커”
장점 | 단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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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목 |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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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기능 | ★★★★ |
사운드 성능 | ★★★☆ |
사운드 매력 | ★★★★☆ |
총점 | ★★★★ |

두두오 x 하이파이매거진
제품사양
- 트위터 : 0.87인치(22mm)
- 미드베이스 : 4.92인치(125mm)
- 재생 주파수대역 : 55Hz – 22kHz
- 크로스오버 주파수 : 2.4kHz
- 입력단 : 블루투스5.0 (aptX™, aptX™ HD, SBC, AAC, 24bit/48Hz), USB (24bit/192kHz), 광 (24bit/192kHz), 스테레오 RCA 라인레벨, 3.5mm AUX 라인레벨
- 최대 피크 출력 : 2 x 65w
- 상시 지속 출력 : 2 x 32w
- 캐비닛 타입 : 2웨이 베이스 리플렉스
- 제원 : 279 x 170 x 296mm(HWD)
- 무게 : 메인 5.5kg, 서브 5.1kg
- 수입원 : 삼아디엔아이(주) https://www.samastore.co.kr/
- 가격 : 109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