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위 라인업의 기술을 업고 입문기의 한계를 돌파한 3000i 시리즈

Q Acoustics

3000i Series

Q Acoustics를 견지해온 1000단위 시리즈가 자사의 최상위 라인업 Concept 시리즈의 기술을 업고 5년만에 새롭게 태어났다.
마누
이동훈

큐 어쿠스틱스 3000i 시리즈

100만원 미만의 입문기 시장은 언제나 전쟁터입니다. JBL, 클립쉬와 같이 전통을 자랑하는 브랜드부터 B&W, 포칼과 같은 공룡급 제조사, KEF, 모니터오디오, 와피데일과 같이 내로라하는 강자들까지 격렬하게 자웅을 겨루는 곳이죠. 웬만해선 명함도 못 내밀만큼 치열한 이 시장에 2006년, 족보도 없는 뉴비 주제에 겁도 없이 입성한 후 선방을 이어 나가다가 기어코 한 자리를 꿰찬 당돌한 브랜드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영국의 큐 어쿠스틱스(Q Acoustics)죠.

큐 어쿠스틱스의 첫 시작은 1010 스탠드마운트 스피커를 비롯한 1000 시리즈였습니다. 곡선형 코너로 귀여운 외관과 포근하고 담백한 브리티쉬 사운드에 산뜻한 고역을 첨가한 매력적인 음색, 그리고 뛰어난 가성비로 많은 호평을 받으며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죠. 뒤이어 출시된 1000i, 2000, 2000i, 그리고 3000시리즈 역시 각종 매체에서 수많은 상을 수상하며 인정을 받게 되고요.
큐 어쿠스틱스 Concept 시리즈
지금은 최상위 라인업인 컨셉(Concept), 액티브 스피커인 큐 액티브(Q Active)와 M, 새틀라이트 등 제품군이 다양해졌지만, 큐 어쿠스틱스의 시작점이자 시장에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킨 브랜드의 코어는 누가 뭐래도 1000번대부터 3000번대까지 계속해서 발전을 거듭해온 1000단위 시리즈라는데 이견이 없을 겁니다.
이번 리뷰에서 소개할 제품은 큐 어쿠스틱스를 견지해온 1000단위 시리즈의 가장 최신 버전인 3000i 입니다. 컨셉과 액티브 스피커군을 만드느라 무려 5년만에 출시된 라인업이죠. 여기서 i는 improved 즉 “향상된” 버전을 뜻하는데요, 2015년에 출시되어 현재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현행 3000 시리즈에서 대체 뭐가 달라졌는지, 그리고 사운드는 어떤지 같이 한 번 살펴보시죠.
큐 어쿠스틱스 3000i 시리즈

구성

3000i 시리즈는 스탠드마운트 3, 플로어스탠딩, 센터, 우퍼 스피커까지 총 6개의 모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번에 테스트한 건 그 중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스탠드마운트 3종이었는데요, 패시브 스피커인 만큼 구성은 심플합니다. 스피커, 그릴, 덕트 마개, 그리고 사용 설명서가 전부죠.

그릴은 자석으로부착되는 방식으로, 물리적으로 유닛을 보호해주고 시각적으로 유닛을 깔끔하게 가려준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사운드가 방사되는 것을 미세하게 방해한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따라서 자신의 청취환경에 무엇이 유리한지 고려해서 그릴 장착 여부를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사실 깊게 고민할 만큼 큰 차이가 나는 건 아니니까 더 예뻐 보이는 걸로 고르셔도 무방합니다.

큐 어쿠스틱스 3000i 시리즈

덕트 마개는 저음이 과하다고 느껴지거나 부밍이 생길 때 끼우는 용도입니다. 3000i 시리즈는 후면에 포트가 뚫려있는 베이스 리플렉스 방식이기 때문에 뒷 공간이 넉넉할수록 더 좋은 저음으로 보답하는데요, 어쩔 수 없이 벽에 가까이 붙여야 하는 여건이라면 이 덕트 마개가 아주 요긴하게 쓰이겠네요.

디자인

먼저 캐비닛을 살펴보면 코너가 곡선으로 처리되어 있습니다. 곡선형 코너는 큐 어쿠스틱스가 데뷔작인 1010부터 쭉 고수해 온 것으로, 외관 상 수려할 뿐 아니라 인클로저 내부의 회절로 인한 왜곡을 줄여주기 때문에 음질 향상의 효과도 있죠.
곡선형 코너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새롭게 바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먼저 사이즈가 더 커졌는데요, 3010i와 3020i의 경우, 가로폭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높이와 깊이를 늘려 캐비닛 용적을 25%가량 키웠죠. 작은 공간을 비집고 나오느라 다소 답답하게 느껴졌던 3010은 음장과 저음이 확연히 향상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3020 역시 사운드가 한결 여유롭게 재생될테고요. 참고로 3030i는 새롭게 추가된 모델입니다.
큐 어쿠스틱스 P2P 브레이싱
그럼 크기만 커졌냐? 물론 아니죠. 3000i 시리즈에 i가 붙은 가장 큰 이유는 큐 어쿠스틱스의 최상위 라인업인 컨셉 시리즈의 기술들이 트리클다운되었기 때문인데요, 그 중 첫 번째 기술은 큐 어쿠스틱스의 독자적인 상표 등록 기술인 P2P™(Point to Point) 브레이싱입니다. P2P 브레이싱이란 인클로저 내부에서 보강이 필요한 부분만 골라서 효과적으로 지지하는 기술로, 큐 어쿠스틱스에 따르면 내부 정재파를 제거하고 스테레오 이미지 초점을 개선해서 더 정확한 사운드 스테이지를 제공한다고 하네요.
큐 어쿠스틱스 3000i 시리즈
유닛도 모두 새롭게 개선되었습니다. 트위터의 경우, 우퍼의 진동으로부터 간섭받지 않도록 실리콘 서스펜션 시스템을 도입하여 배플로부터 격리했고, 드라이버 유닛 역시 아라미드(총알도 뚫지 못하는 강도, 500°C의 불 속에서도 타거나 녹지 않는 내열성 그리고 아무리 힘을 가해도 늘어나지 않는 뛰어난 인장강도를 가진 섬유)를 정밀하게 함침 및 코팅한 콘을 낮은 히스테리시스(물질의 물리량이 현재의 물리적 조건만으로 결정되지 않고, 이전부터 그 물질이 겪어 온 상태의 변화 과정에 의하여 결정되는 현상)의 고무 서라운드와 결합하여 보다 정확하고 균일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했죠.
큐 어쿠스틱스 3000i 시리즈 - 3010i

심미적인 부분에서도 몇 가지 향상이 이루어졌습니다. 먼저 측면과 마감이 달라서 이질감이 들던 전면 패널이 동일한 마감으로 바뀌었고, Q 로고 주변의 사각 테두리가 없어졌으며, 유닛 주변의 베젤은 크롬 색상으로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전반적으로 더 세련되고 깔끔한 느낌을 주네요.

마감은 블랙, 화이트, 그레이, 월넛 무늬목까지 4가지가 제공되는데요, 이 중 화이트는 그릴이 센스있게 그레이 색상으로 제공됩니다. 반면 월넛은 아무래도 시트지티가 완전히 감춰지지는 않기 때문에 이왕이면 블랙, 화이트, 그레이 중에 선택하는 게 좋을 듯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스피커 하단에는 스크래치와 미끄럼 방지 및 바닥면으로부터 반사되는 진동 감쇄를 위한 고무 범폰이 부착되어 있습니다.

큐 어쿠스틱스 3000i 시리즈

사운드

청음 테스트는 클래스 A/B 증폭방식으로 8옴 기준 50와트의 출력을 전달하고 ESS9016K2M DAC 칩을 내장한 아캄(Arcam)사의 SA10 인티앰프와 크롬캐스트를 옵티컬로 연결해서 타이달 스트리밍으로 진행했습니다. 보다 변별력 있는 테스트를 위해 동사의 와이어리스 액티브 스피커 M20을 비교군으로 사용했고요.

큐 어쿠스틱스 3010i과 3030i

3000i 시리즈는 큐 어쿠스틱스의 기조를 그대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브리티쉬 사운드” 하면 연상되는 도톰한 중음과 따스한 온기, 그리고 자극성이 없는 보드라운 터치를 들려주죠. 여기에 더해 큐 어쿠스틱스는 기민한 반응속도와 투명하고 산뜻한 고음, 그리고 양감을 단정하게 쳐낸 저음으로, 딱 들었을 때 “포근하고 담백한 게 듣기 좋다”는 인상을 줍니다.

큐 어쿠스틱스 3020i

하지만 캐비닛 용적과 유닛 구경이 다른 만큼 모델 별로 음색 특성과 매력이 조금씩 다른데요, 먼저 중간 모델인 3020i부터 시작해볼까요? 3020i는 M20과 진배없는 캐비닛 사이즈와 동일한 0.9인치(22mm)트위터에 5인치(125mm)드라이버 유닛으로 구성된 모델입니다. 흥미로운 건 M20의 저음역대 하한선이 55Hz였던 반면, 3020i는 64Hz로 기재되어 있다는 건데요, 청감 상으로는 두 모델 모두 비슷하게 약 60Hz 정도로 느껴졌습니다. 대역간 및 토널 밸런스 역시 M20과 동일하게 중음역대는 살짝 부풀려져 있고 도톰하며, 고음역대는 산뜻하고, 저음역대의 양은 단정하게 쳐낸 양상을 보였고요.

큐 어쿠스틱스 3030i

직관적으로 알아챌 수 있는 차이는 배경의 적막함과 투명도였습니다. M20이 부드럽지만 답답하지 않은 정도였던 반면, 3000i 시리즈는 세 모델 모두 굳이 투명도를 언급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맑은 사운드를 들려줬죠. 더 결정적인 차이는 스테이징에서 드러났는데요, M20이 보통의 가로폭과 약간 협소한 깊이 및 높이로 직사각형 형태의 무대를 보여줬다면, 3020i의 경우, 고음역대 상한선이 30kHz로 늘어난 만큼 깊이와 높이가 꽤 확장되고 가로폭도 살짝 늘어나서 무대가 작다는 느낌을 거의 받을 수가 없었습니다. 포커싱과 정위감은 역시 탁월했고요.

큐 어쿠스틱스 3000i 시리즈
큐 어쿠스틱스 3030i

3010i로 넘어가자 저음역대 하한선이 청감 상 70Hz 정도로 높아지고 전체적으로 배음과 양감이 줄어들며 반응속도가 더욱 기민해집니다. 이로 인해 중음역대가 살짝 포커싱되고 더욱 담백한 느낌을 주며 홀톤과 같은 공간감은 줄어들지만 각 악기간의 거리와 여백이 살아나면서 결과적으로 연주와 보컬에 대한 집중도가 확 올라가죠. 특히 악기 구성이 단촐하면서 빠른 속도감과 섬세한 표현력을 요하는 재즈나 실내악, 그리고 보컬과 기타만으로 이루어진 어쿠스틱 곡 등에서 굉장히 듣기 좋은 사운드를 들려줬습니다. 개인적으로 세 모델 중 가장 마음이 끌리더군요.

큐 어쿠스틱스 3000i 시리즈 - 030i
큐 어쿠스틱스 3030i

마지막으로 3030i는 격이 다른 소리를 들려줬습니다. 3020i에서 3010i로 넘어갔을 때, “대역이 좁아지고 오밀조밀 해지는 게 집중도가 올라가는군.” 정도의 느낌이었다면, 3020i에서 3030i로 올라갔을 때는 “이거 뭐지? 같은 시리즈 맞나?” 싶더군요. 그렇게 느껴졌던 첫 번째 이유는 저음입니다. 일반적으로 스탠드마운트 스피커가 낼 수 있는 저음역대 하한선은 약 40Hz로, 이 정도에 다다르면 저음이 제한된다는 느낌을 더 이상 받지 않게 되는데, 3030i가 딱 그렇습니다. 급하게 스펙 시트를 살펴보니 역시 46Hz까지 재생하더군요. 두 번째 이유는 스테이징입니다. 무대의 크기가 커진 것은 물론, 공간감 역시 마치 소극장에서 콘서트홀로 이동한 것처럼 홀톤이 형성되고 스케일이 확장되면서 제법 그루비하고 웅장하다는 느낌마저 주죠. 비록 큐 어쿠스틱스 특유의 포근하고 담백한 매력은 반감되지만 이 가격대에서 성능의 한계를 돌파한 건 분명해 보입니다.

큐 어쿠스틱스 3000i 시리즈 - 3010i, 3020i, 3030i
큐 어쿠스틱스 3030i, 3020i, 3010i

마치며

큐 어쿠스틱스의 첫 데뷔작 1010은 듣기 좋은 매력적인 음색과 입문기의 단점이 잘 드러나지 않는 탁월한 파인튜닝 실력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큐 어쿠스틱스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해당 가격대를 유지하면서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거듭해왔죠. 그리고 그 노력의 가장 최근 결과물이 바로 3000i 시리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각 모델별 한줄평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맑고 포근하고 담백한 사운드로 듣기 좋은 3020i,
극대화된 담백함과 여백의 미로 연주와 보컬에 집중케 하는 3010i,
입문기 성능의 한계를 돌파한 웅장한 3030i.

큐 어쿠스틱스 3000i 시리즈

3010i

장점단점
  • 듣기 좋은 파인튜닝
  • 포근하고 담백한 음색
  • 연주와 보컬에 집중도 향상
  • 아쉬운 공간감
항목별점
디자인/기능★★★☆
사운드 성능★★★★
사운드 매력★★★★☆
총점★★★★

3020i

장점단점
  • 듣기 좋은 파인튜닝
  • 포근하고 담백한 음색
  • 없음
항목별점
디자인/기능★★★☆
사운드 성능★★★★
사운드 매력★★★★☆
총점★★★★

3030i

장점단점
  • 듣기 좋은 파인튜닝
  • 포근하고 담백한 음색
  • 부족함 없는 저음역대 하한선
  • 웅장함이 느껴지는 스테이징
  • 입문기의 한계를 돌파한 성능
  • 줄어든 큐 어쿠스틱 특유의 담백함/li>
항목별점
디자인/기능★★★☆
사운드 성능★★★★★
사운드 매력★★★★
총점★★★★

제품 사양

3010i

구성 : 2웨이 2스피커 베이스 리플렉스
트위터 : 0.9 인치 (22 mm)
미드베이스 드라이버 : 4.0 인치 (100 mm)
재생 주파수 대역 : 65 Hz – 30 kHz
크로스오버 주파수 : 2.6 kHz
공칭 임피던스 : 6 Ω
최소 임피던스 : 4 Ω
감도 : 86 dB
권장 앰프 출력 : 15 – 75 와트
제원 : 253 x 150 x 252 mm (HWD)
무게 : 4.1 kg

3020i

구성 : 2웨이 2스피커 베이스 리플렉스
트위터 : 0.9 인치 (22 mm)
미드베이스 드라이버 : 5.0 인치 (120 mm)
재생 주파수 대역 : 64 Hz – 30 kHz
크로스오버 주파수 : 2.4 kHz
공칭 임피던스 : 6 Ω
최소 임피던스 : 4 Ω
감도 : 88 dB
권장 앰프 출력 : 25 – 75 와트
제원 : 278 x 150 x 282 mm (HWD)
무게 : 4.8 kg

3030i

구성 : 2웨이 2스피커 베이스 리플렉스
트위터 : 0.9 인치 (22 mm)
미드베이스 드라이버 : 6.5 인치 (165 mm)
재생 주파수 대역 : 46 Hz – 30 kHz
크로스오버 주파수 : 2.4 kHz
공칭 임피던스 : 6 Ω
최소 임피던스 : 4 Ω
감도 : 88 dB
권장 앰프 출력 : 25 – 75 와트
제원 : 325 x 200 x 329 mm (HWD)
무게 : 6.4 kg
수입원 : 삼아디엔아이(주) https://www.samastore.co.kr/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