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얼 콘센트릭의 진화로 탄생된 엔트리 시장의 레퍼런스

ELAC

Unifi Reference UFR52

2021년 여름, 엘락의 미국 디자인센터를 이끌던 앤드류 존스는 엘락과의 여행을 끝마쳤다. 탄노이, KEF, TAD에서 듀얼 콘센트릭 드라이버로 스피커를 이끌었던 그는 마지막 작품으로 유니파이 레퍼런스를 남기게 되었다. 저렴하지만 레퍼런스라는 단어가 더해진 신작 스피커는 제작자와 제품명에 걸맞는 탁월한 사운드 퍼포먼스를 제공한다.
성연진
이동훈

엘락 UFR52

독일의 스피커 업체 엘락은 본사가 위치한 독일 북부도시 킬과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에 세운 디자인센터 엘락 U.S.A 라는 2개의 축으로 운영되고 있다. 엘락이 미국에 디자인센터를 세운 것은 2015년으로, 스피커 디자이너 앤드류 존스를 영업하면서 앤드류의 본거지인 미국에 새로운 설계 및 영업 본부를 설치한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ELAC USA. (랜선 투어라도..)

미국 엘락은 독일 엘락과 달리 미국 시장에서 큰 시장인 중저가 하이파이 시장에 최적화된 염가 및 중가에 가까운 스피커 제품들을 개발했다. 처음 내놓은 입문형 시리즈인 데뷔 시리즈를 시작으로, 주로 엔트리급 모델들로 오디오 알케미와 공동 프로모션을 취하며 빠르게 중저가 시장에서 자리를 잡았다. 탁월한 가성비를 자랑하는 엘락의 데뷔는 연이어 유니파이(UniFi)라는 약간 더 비싼 상위 시리즈를 내놓으며 중저가 시장을 촘촘하게 채웠으며, 데뷔와 유니파이의 성공은 버전업 모델들인 2.0과 레퍼런스라는 시리즈로 확장하게 만들었다.

엘락의 데뷔, 유니파이 시리즈들

본지에서 다뤘던 엘락 데뷔 레퍼런스 DFR52 리뷰

엘락 데뷔 DFR52

ELAC DFR52

데뷔의 성공을 기념하는 엘락 출사표의 스페셜 에디션

앤드류 존스의 시그니처, 유니파이

데뷔 이후 등장한 유니파이는 저렴한 가격과 가성비에 초점을 맞춘 스피커로 철저히 중저가 입문형 시장에 극대화된 성능을 위한 기술로 만든 제품인데 반해 유니파이는 앤드류 존스라는 스피커 전문가의 기술적 철학이 녹아든 중급 모델이라 할 수 있다. 데뷔 시리즈가 소프트 돔과 아라미드 섬유 기반의 콘 드라이버로 설계된 스피커인데 반해 유니파이 시리즈는 앤드류 존스의 전매 특허인 듀얼 콘센트릭 드라이버 설계로 완성된 고급스러운 기술의 입문 및 중급 모델 시리즈이다.
앤드류 존스 (Andrew Jones)
앤드류 존스 (Andrew Jones)

익히 알려진 사실처럼, 앤드류 존스는 영국 출신의 스피커 설계 전문가이다. 대학을 졸업 후, 탄노이를 시작으로 이후 KEF, 인피니티 그리고 TAD/파이오니어 등을 거치며 각 브랜드들의 레퍼런스 모델들의 설계 및 개발을 담당해온 엔지니어이다. 그가 걸어온 길에는 항상 ‘듀얼 콘센트릭’이라는 트위터/미드레인지 일체형 드라이버가 중고역을 담당해왔다.

엘락에서 처음 보여준 그의 데뷔작인 오리지널 ‘데뷔’는 실크 돔 트위터와 케블러 계열인 아라미드 섬유 소재의 콘 드라이버 스피커로 등장했다. 염가형 가격의 데뷔와 달리 두번째 시리즈인 시리즈인 유니파이에서는 본격적인 그의 시그니처 기술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직접 개발한 듀얼 콘센트릭 드라이버를 탑재하여 데뷔 시리즈와는 다른 소재, 다른 기술로 한층 진화된 상위 클래스의 성능을 보여준 것이다. 엘락의 듀얼 콘센트릭 드라이버를 탑재한 유니파이는 데뷔 시리즈보다 모든 면에 있어서 한층 입체적이며 세련된 사운드로 염가형이 아닌, 본격적인 중급형 라인업에 걸맞은 성능으로 차별화된 사운드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오리지널 데뷔가 가성비 좋은 스피커였다면, 상위 시리즈인 유니파이는 훨씬 엘락스러운 음색과 보다 투명하고 입체적인 사운드스테이지로 세련된 미들급 하이파이 성능을 보여주게 되었다.

엘락 UFR52

유니파이의 4세대, 유니파이 레퍼런스 (Unifi Reference)

새로 발매되는 유니파이 레퍼런스는 오리지널 유니파이 등장 이후 4번째로 발매되는 유니파이 시리즈의 최신예, 최상위 모델이다. 최초의 유니파이 발매 이후, 디자인을 변경한 유니파이 슬림 그리고 유니파이를 개선한 유니파이 2.0이 등장했고, 드라이버들에서 캐비닛까지 전면적으로 개선한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유니파이 레퍼런스가 등장하게 되었다. 공식적으로는 지난해 여름 공개된 유니파이 레퍼런스는 데뷔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비슷한 업그레이드 컨셉으로 탄생된 시리즈 최상위 모델이다.
일단 가장 큰 변화는 외형 디자인이다. 데뷔 레퍼런스처럼, 유니파이 레퍼런스 또한 화이트 또는 블랙으로 도장된 전면 패널 마감에 다크 월넛 또는 라이트 오크 풍의 원목 텍스처 마감의 캐비닛으로 제작되어 있다. 개인적으로는 화이트 패널과 라이트 오크 디자인이 좀 더 세련된 분위기로 느꼈는데, 몸통의 마감인 나무 무늬는 원목이 아닌 비닐 마감이라서 역시 아주 고급스러운 분위기까지는 아니다.
외적인 변화 뿐만 아니라 좀 더 많은 개선을 이룬 것은 스피커 내부이다. 내부 공간 분리 역할과 더불어 인클로저 강도를 높여주는 내부 버팀목을 유니파이 시리즈보다 훨씬 많은 투입과 배치를 통해 고강도 캐비닛으로 통울림이나 내부 공진을 최대한 억제하도록 하는 물리적 개선이 이루어졌다. 여기에 단단한 스피커 배치를 위해 전용 트리거와 스파이크도 제공하여 스피커의 안정된 설치도 제공한다.

진화된 듀얼 콘센트릭 드라이버

유니파이 레퍼런스의 가장 큰 진화이자 변화는 트위터와 미드레인지가 일체화된 듀얼 콘센트릭 드라이버에 있다. 이 듀얼 콘센트릭 드라이버는 하나의 보이스코일로 트위터와 미드레인지가 함께 구동되는 방식으로 재생음의 점음원화, 이상적인 사운드 이미징을 형성한다. 일반 유니파이 드라이버와 달리 유니파이 레퍼런스에서는 트위터의 구경이 좀 더 넓어지며 최저 재생 주파수가 더욱 내려가 미드레인지와의 유기적인 대역 밸런스가 대폭 개선되었다고 한다. 트위터는 소프트 돔을 사용했고, 트위터를 애워쌓는 미드레인지는 4인치 구경의 알루미늄 다이어프램이 적용되었다. 보이스코일, 마그넷 뿐만 아니라 레퍼런스용 듀얼 콘센트릭 드라이버는 섀시도 새로운 구조로 설계한 캐스트 소재의 프레임을 더해 유닛 후면의 노이즈나 문제를 개선시키는 시도를 가하였다.

새로운 크로스오버 그리고 알루미늄 우퍼

새로 설계한 듀얼 콘센트릭 드라이버와 마찬가지로 우퍼 또한 레퍼런스용으로 새로 개발, 설계된 레퍼런스 전용 우퍼로 5.25인치 3개가 사용되었다. 우퍼의 섀시 프레임 또한 캐스트 소재로 새로 설계된 구조를 갖고 있으며, 마그넷 구조 또한 개선하여 리니어리티의 개선과 함께 더 낮은 저음의 재생 등을 구현했다. 알루미늄 다이어프램은 역돔형으로 유니파이 시리즈와 달리 무광 블랙 마감 처리가 되어 좀 더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새 듀얼 콘센트릭과 새 우퍼에 맞춰 크로스오버도 레퍼런스에 맞는 새 회로를 사용했다. 구체적인 사양이나 설계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고 있지만, 새 드라이버들에 맞춰 유기적인 사운드 밸런싱을 갖도록 튜닝한 새 크로스오버로 전작보다 훨씬 균일해진 밸런스의 사운드를 들려준다는 것이 제조사의 설명이다.

우퍼와 크로스오버 외에 저음을 개선시킨 또 하나의 포인트는 포트 설계이다. 스피커 후면에는 듀얼 콘센트릭 드라이버 뒤에 1개의 포트가 있고, 아래 3개의 우퍼에 맞춘 1개의 포트가 있다. 그런데 이들 2개의 포트 보다 더 특이한 것은 전면 하부에 있는 슬릿 타입의 포트이다. 이는 벨라나 솔라노 같은 독일 엘락 제품들에 보이는 것과 유사한 타입의 포트로 포트의 노이즈를 대폭 줄이고 저음역의 확장을 깨끗하게 구현해준다는 것이 새 슬릿 타입의 포트이다. 또한 후면에 있는 포트는 듀얼 플레어 디자인으로, 스피커 속의 포트와 스피커 외부로 노출된 포트 양쪽 모두 나팔 형태로 디자인하여 노이즈를 낮추고 저음의 양과 힘을 개선하여 저음 재생 능력을 향상시켰다.

사운드 퀄리티

테스트에는 링돌프의 1120 유니버설 앰프를 사용하고 음원은 타이달 스트리밍으로 시청에 임했다.

스피커의 기본 사양은 공칭 임피던스 6옴, 감도 86dB로 아주 울리기 쉬운 사양은 아니지만 저감도 저임피던스 사양은 아니라서 앰프 선택에 큰 어려움은 없을 듯 하다. 테스트 앰프인 링돌프의 1120은 채널당 8옴 기준 75W, 4옴 기준 150W 사양으로 스펙적으로는 유니파이 레퍼런스 UFR52를 구동하기에는 무난한 사양으로 보이는데, 실제 구동에서도 큰 어려움없이 UFR52를 어렵지 않게 재생해냈다.

이 스피커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명징하고 깨끗한 중고역 그리고 넓고 입체적인 사운드스테이징이다. 슬림한 플로어스탠더로 대형 스피커는 아니지만 형성되는 사운드스테이지는 꽤나 넓고 입체적이며 중앙의 심도도 깊고, 중심 초점이 제대로 맞아 또렷한 음상을 들려준다. 또한 듀얼 콘센트릭 드라이버의 특징인지 단단한 중역과 매끄럽고 디테일한 고역이 유기적인 느낌을 준다. 두껍고 풍성한 중역 또는 치밀하고 강한 고역처럼 어느 쪽으로 치우친 개성을 내세우기 보다는 중립적인 색채, 높지 않은 온도감 그리고 부풀림 없는, 다소 슬림한 중역과 선명한 고역으로 명징하고 깨끗한 중고역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저음 또한 타이트하고 스피디한 음으로 느리거나 둔중하거나 긴 잔향을 남기는 저역과는 거리가 멀다. 경우에 따라서는 저음의 양감이 적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정확한 저역의 리듬과 임팩트가 실린 타격감 그리고 깨끗한 저음의 시작과 끝으로 빠르고 정확한 리듬 처리가 유니파이 레퍼런스의 장점이다.

대표적으로 코플랜드의 ‘보통 사람을 위한 팡파레’에서 큰 북의 타격에서 오는 초저음은 매우 단정하며 임팩트가 실린 음으로 들린다. 아주 낮은 저역의 진동까지 재생해주면서도 지나친 부밍이나 저음의 양감으로 인한 둔탁함 같은 것은 일체 찾아볼 수 없다. 덕분에 매우 깨끗한 사운드스테이지의 유지와 함께 심도 깊은 콘서트 홀의 울림, 공간감을 선사한다. 금관악기들의 울림과 광채는 자극감없이 매끄럽게 뻗는데 기분 좋은 공기 냄새, 차가움 등을 느낄 수 있었다.

브라이언 브롬버그

이런 사운드적 개성은 브라이언 브롬버그의 ‘Come Togather’ 같은 베이스 연주 녹음에서는 빛을 발한다. 피치카토로 끊어내는 멜로디와 리듬은 선명하고 또렷하며 음 하나하나에 임팩트한 힘이 실려 있다. 적절히 힘이 실린 베이스는 둔중함이나 저음의 흐릿함은 찾아볼 수 없고, 오히려 리듬감의 선명도로 녹음의 장점과 낭랑하게 읽어내는 저음의 재미를 느끼게 한다.

보컬 재생도 유니파이 레퍼런스의 장점 중 하나다. 듀얼 콘센트릭 드라이버가 들려주는 레드카 톤네프의 ‘The moon is a harsh mistress’는 매우 맑고 투명하며 지나친 밝기나 고역의 경질적인 현상이 거의 없다. 얇고 투명한 보컬은 지나치게 밝아지지 않으면서도 얇고 예리한 톤을 끝까지 유지하며 귀를 자극하는 일이 없다. 아주 비싼 스피커가 아님에도 거칠고 귀를 시리게 만드는 일 없이 매끄럽게 톤 컬러를 소화해내는 능력이 인상적이다.
또한 정경화의 같은 바이올린 소품 녹음에서도 유니파이 레퍼런스는 많은 장점을 들려준다.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단촐한 녹음이지만 녹음 공간의 자연스러운 공간감, 공기 냄새를 잘 살려내는 무대를 그려내고, 바이올린 또한 매끄러운 현의 질감을 살리면서도 높은 중역과 낮은 고역의 억양을 지나치게 강조하지 않아서 바이올린의 통울림 같은 소리들이 듣기 거북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현악기 사운드를 낼 수 있도록 해준다. 피아노의 울림 또한 명징하고 또렷한데 중저가 스피커들에서 자칫 금속성 울림으로 변질되는 문제점 같은 것들이 하나도 없다.

정리

엘락의 최신작인 유니파이 레퍼런스 UFR52는 앤드류 존스가 남긴 엘락 스피커의 마지막 작품이다. 그의 전매 특허 같은 듀얼 콘센트릭 드라이버와 엘락의 알루미늄 드라이버의 조화는 JET 트위터 모델은 아니지만 여전히 엘락의 사운드와 일맥 상통하는 투명하고 깨끗한 톤 컬러에 입체적인 사운드스테이지를 들려주는 엘락 스피커의 개성을 들려준다. 오리지널 유니파이 시리즈에 비하면 비싼 가격이지만, 여전히 엔트리 시장에 가까운 가격의 플로어스탠딩 스피커로 이 정도의 하이파이적 장점과 세련된 음악 재생 능력을 보여줌으로써 엘락다운 그리고 앤드류 존스스러운 사운드를 담아냈다. 하이파이 입문자들에게 추천할 만한 좋은 선택지가 하나 늘었다. 저렴하기 때문에 가성비를 언급하는 것이 아니라 뛰어난 성능에 비해 저렴하여 가성비로 추천할 만한 뛰어난 스피커이다.

제품사양

Speaker Type 3-Way Bass Reflex
Frequency Response 40Hz—35000Hz
Nominal Impedance 6 Ohms
Sensitivity 86db
Crossover Frequency 220 / 1800Hz
Maximum Power Input 140 Watts
Tweeter 1″ Soft Dome
Midrange 4″ Aluminum
Woofers 3 x 5.25″ Aluminum
Cabinet CARB2 Rated MDF
Cabinet Finish Satin White with Oak Sides or Satin Black with Walnut Sides
Port Dual Flared Slots
Binding Posts Bi-Wire 5-Way
Dimensions (WxHxD) 18.5 x 99.5 x 33.8 cm
Net Weight 23.7 Kg
수입원 사운드솔루션 www.ssc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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