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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T5 트위터의 위력을 담은 엘락 260의 진화

ELAC

SOLANO BS283

벨라, 카리나에 이어 둘 사이의 간격을 매우는 미들급 라인업이 완성되었다. 신작 솔라노는 JET5 트위터와 알루미늄 우퍼 그리고 벨라, 카리나와 같은 새 캐비닛으로 놀라운 퍼포먼스의 위력적인 스피커로 등장했다.
성연진
이동훈

엘락 SOLANO BS283

400 시리즈의 벨라, 240 시리즈의 카리나에 이어 엘락의 중급 라인업인 260 시리즈도 새롭게 환골탈태의 진화를 거쳐 신형 라인으로 교체되었다. 그 주인공은 ‘솔라노(Solano)’다.

주로 숫자로 시리즈 명칭을 사용했던 것과 달리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단어를 사용한 엘락의 새 스피커들은 이름처럼 예전 스피커들과 다르게 훨씬 부드럽고 우아한 모습으로 변신한 디자인의 교체가 가장 눈에 띈다.

이런 변신의 시작은 몇 년을 거슬러 올라가면 등장하는 엘락의 울트라 하이엔드 스피커 ‘콘센트로’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전례가 없는 새로운 드라이버 배치와 구성 그리고 직선을 제거한 완전한 유선형의 캐비닛 디자인으로 엘락이 내놓은 초고가의 럭셔리 모델이었다. 이후 엘락은 240, 260, 400 시리즈에 콘센트로의 기술과 디자인을 이식시키는 완전한 시리즈의 재구성에 도전했고 그 시리즈의 마지막으로 탄생된 것이 바로 260 시리즈의 신형인 솔라노다.

독일 엘락의 DNA

지난 19년 뮌헨 하이엔드쇼에서 만났던 엘락 CTO 롤프 얀케 (Rolf Janke)

솔라노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벨라와 마찬가지로 독일 엘락이 설계, 제작한 스피커라는 점이다. 이미 많은 오디오파일들이 알고 있듯이, 엘락은 크게 2개의 사업체로 운영되고 있다. 하나는 독일 북부 지방인 항구도시 킬에 위치한 엘락 본사이며, 다른 하나는 2015년에 미국에 설립한 엘락 USA 이다.

독일 엘락은 90년대부터 엘락의 설계를 주도해온 엔지니어 롤프 얀케에 의해 모든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310, 330 같은 알루미늄 스피커들이 대표적인 독일 엘락의 작품들이다. 물론 플래그십인 콘센트로 또한 독일 설계의 모델이다.

한편, 엘락 USA는 KEF, 파이오니어/TAD를 이끌어온 앤드류 존스가 이끄는 회사로 주로 가성비가 높은 중저가 모델에 중심을 두고 있으며, 미국 주택 시장에 더 적합한 볼륨감이 높은 중저가 제품들에 강점이 있다. 지난 여름 앤드류 존스가 떠나며 엘락 USA가 어떤 행보를 보이게 될 지는 아직 의문이지만 이번 신작 솔라노가 그 해답이 되지 않을까 싶다. 바로 JET 트위터를 앞세운 독일식 설계 제품들의 대중화가 될 것이라는 느낌이다.

유선형 캐비닛의 새 디자인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솔라노에 대해 알아보자. 이전 시리즈였던 260 시리즈를 벨라와 카리나의 디자인에 맞춘 새 시리즈로 캐비닛의 전면적인 교체가 솔라노의 첫번째 특징이다. 캐비닛이 인상적인 점은 각진 구형 모델들과 달리 직선을 배제한 라운드형 모서리 설계를 추구했으며 이를 이상적인 제품으로 만들기 위해 원목 마감 대신 페인팅 마감을 적용한 점이다. 페인팅이 뭔 대수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솔라노의 페인팅 마감 처리는 콘센트로에 적용한 페인팅 방식을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 그리 비싸지 않은 중급 가격대의 스피커임에도 이런 고급스러운 마감 처리를 통해 훨씬 세련된 감각을 탄생시켜낸 것이 솔라노의 가장 큰 장점이자 특징이다.

페인팅 마감만 고급스러워진 것이 아니다. 솔라노 BS283을 보면 얼핏 밀폐형 스피커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덕트를 갖춘 위상 반전 포트 타입의 스피커이다. 스피커 하부에 있는 얇은 슬릿은 포트라기 보다는 스피커를 바닥에서 띄우는 바닥 고정용 받침판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벨라에서 보여준 것처럼, 위상 반전 포트를 스피커 바닥면과 유기적으로 일체화시킨 디자인으로 포트에서의 노이즈나 뒷벽의 영향을 최대한 배제시킨 재생을 구현했다. 저음의 보강과 환경적 요인을 억제하고 디자인적으로도 세련미를 극대화시킨 성공적인 디자인이라 부를 만하다.

ELAC JET5 트위터의 위력적인 퍼포먼스

솔라노의 또 다른 강점은 역시 트위터이다. 엘락의 스피커답게 솔라노 시리즈의 트위터는 JET5 AMT 트위터를 사용하고 있다. 벨라에서 사용한 바로 그 JET5 트위터가 더 저렴한 동생 모델에 그대로 탑재된 셈이다. 덕분에 고역 재생 한계도 벨라, 콘센트로 처럼 넓게 확장된 50kHz의 재생 대역폭을 자랑한다. 특히 솔라노의 JET5 트위터는 벨라 그리고 카리나에서 그랬듯이 널찍한 웨이브가이드가 장착된 드라이버 형태로 JEF 트위터를 사용하고 있다. 예전 인터뷰에서 제작자인 롤프 얀케가 밝혔듯이 JET5 트위터와 웨이브가이드의 조합은 미드레인지와 유기적인 대역 일치를 만들고 더 낮은 대역까지 트위터의 영역을 넓혀주는 효과를 가져온다. 솔라노는 그런 신형 웨이브가이드에 맞춰 새롭게 튜닝, 확장된 사운드 개선을 이루어냈다.

알루미늄 드라이버의 스피드와 해상력

한편, 미드베이스 드라이버는 상위 모델과 약간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엘락의 미드레인지나 우퍼 등의 드라이버들 중 최상위 유닛은 크리스털 결정 형태의 텍스처가 새겨진 크리스털 AS-XR 드라이버이다. 벨라에 사용된 그 유닛 말이다. 하위 모델인 솔라노에 그 유닛까지 적용하면 사실상 그것은 벨라가 되어버리는 셈이다. 따라서, 솔라노에는 크리스털 모양의 AS-XR 대신 알루미늄과 페이퍼의 샌드위치 소재 유닛인 AS 미드베이스 드라이버가 탑재되었다.

리뷰 모델인 솔라노 BS283은 2웨이 설계로 미드베이스 유닛은 6인치 AS 드라이버를 사용했다. 그리 크지 않은 유닛임에도 재생 대역 한계는 41Hz-50kHz로 굉장히 넓은 대역폭을 자랑한다. 즉, AS 드라이버의 탁월한 역동성에 새로운 설계 방식의 위상 반전 포트의 효과적인 조합으로 작은 체구에서 상당한 활동 능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공칭 임피던스는 4옴이며 최저점은 3.2옴으로 아주 난해한 스펙은 아니지만 감도는 85dB로 전류 소모 능력이 출중한 앰프가 요구되는 사양으로 보인다. 실제로 들어보면 그런 특징이 잘 나타난다. 케이블 연결도 바이와이어링, 바이앰핑이 가능한 구성인데 두 방식의 시도는 BS283의 성능을 한단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사운드 퀄리티

테스트에는 럭스만의 L-507uXII 인티 앰프와 루민의 T1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사용했다. 음원은 주로 TIDAL, QOBUZ의 스트리밍으로 시청했다.

새로 오픈한 스피커로 에이징 같은 것은 없는 완전 새 스피커임에도 굉장히 유려하며 세련된 톤을 들려주어 깜짝 놀랐다. 듣자마자 고역의 상쾌함과 높은 투명도, 빠르고 정교한 반응을 곧바로 알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매우 넓은 사운드스테이지의 형성과 더불어 스테이징의 입체감이 기대 이상이다. 

가격을 의심하게 할 정도로 대단히 수준 높은 무대 형성 능력과 세밀한 포커싱이 강점이다. 음색은 차갑지 않은데, 사운드스테이지는 대단히 상쾌한 쿨앤클리어 분위기를 연출해낸다. 대역 밸런스는 매우 매끄럽고 유기적이다. 딱히 튀거나 자극적이거나 비어 보이는 부분이 별로 없다. 청감적으로 상당히 평탄한 사운드인데 전반적으로 중역대가 단단한 편이며 저역 또한 양감이 지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을 정도로 이상적인 밸런스로 완성해냈다.

따라서, 음색적으로는 따뜻하거나 온도감이 높은 편은 아닌데 그렇다고 차갑고 귀를 시리게 하는 메탈릭한 톤을 보여주지도 않는다. 오히려 JET5 트위터와 알루미늄 우퍼가 들려줄 수 있는 빠르고 탄력적인 사운드를 최대한 살려냈음에도 유닛의 형태나 소재에서 걱정할 만한 메탈릭한 사운드의 걱정은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다. 그 만큼 솔라노 283의 사운드는 현대적인 스피드와 정교한 포커싱 그리고 매우 입체적인 스테이징으로 기대 이상의 하이파이적 쾌감을 안겨준다.

일단 코플랜드의 ‘보통 사람을 위한 팡파레’를 들으면 저음의 한계점을 느낄 수 있다. 저역의 깊이감은 스피커의 체구에서 기대할 만한 저음 이상의 낮은 저음으로 상당히 깊은 편이다. 팀파니의 타격은 매우 빠르고 정교하게 터져나오며 저음의 과다 내지는 혼탁함으로 음상이 흐트러지거나 전체 음색이 변질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 그 만큼 저역 재생의 능력은 체구 이상으로 탁월하며 매우 타이트하며 임팩트한 저음을 들려준다. 다만, 재생 공간이 넓은 곳에서 넉넉한 음량으로 울릴 경우, 바터밍이 간혹 생길 수도 있다. 음압이 낮은 편이라 볼륨 레벨과 저음의 한계점 사이에서 약간의 타협점이 있을 수는 있다.

번스타인이 지휘한 <말러: 교향곡 2번>의 피날레처럼 대편성 녹음에서도 상당한 지구력을 보여준다. 합창단과 오르간 그리고 오케스트라의 총주가 모두 쏟아져 나오는 클라이맥스에서도 흔들리거나 버거워하는 모습없이 사운드스테이지와 디테일을 모두 소화하여 상당한 수준의 지구력을 보여주었다. 대개 이처럼 대편성 대음량 재생에서는 온갖 문제점이 나올 법도 한데 적절한 대역 밸런스로 음상을 무너뜨리는 일 없이 총주를 매끄럽게 재생해내는 영리함을 보여주었다. 특히 디테일이 둔중하거나 무너지지 않고 시원스럽게 통과하는 점은 역시 트위터 그리고 새로운 웨이브가이드의 덕분이다.

클래식 뿐만 아니라 Ai Kuwabara의 도쿄 블루노트 라이브 중 ‘SAW’를 들어보면 피아노, 베이스, 드럼의 다이내믹과 악기들의 음색 그리고 공간의 분위기 연출이 돋보였다. 대개 중역이 두터운 스피커들의 경우, 도쿄 블루노트의 공간이 매우 좁고 온도감이 높은 공간처럼 들리는데 하이엔드 스피커들로 갈수록 공간의 라이브함이 더욱 사실적으로 살아나고 악기들의 음색이 꽤나 다채롭게 들리게 된다. 솔라노 287은 그리 부담스러운 가격대의 스피커가 아님에도 상당히 후자에 가까운 무대 연출로 입체감있는 분위기를 잘 그려내주었다. 피아노의 타건도 매우 깨끗하고 명료했으며 베이스나 드럼의 타격이나 리듬 연주도 둔중하거나 텁텁함이 하나도 없는 빠르고 깨끗한 저음으로 하이파이적 그리고 음악적 즐거움을 동시에 안겨주었다.

보컬 재생도 인상적이다. 중역이 두껍지는 않지만 매우 밀도와 정보량이 높은 사운드로 보컬의 음색이나 호흡의 변화, 디테일 같은 것들을 놓치지 않고 들려준다. 나르샤가 부른 ‘I’m in love’를 들으면 스튜디오 녹음이지만 이펙터가 더해 놓은 리버브 분위기를 매우 기분 좋은 울림으로 들려준다. 보컬의 음색, 발음에 자연스러움이 살아있고, 저가 스피커들에서 나타나는 치찰음이나 파찰음의 거친 입자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여기에 배경에 깔려있는 정성하의 어쿠스틱 기타도 전혀 메탈릭하거나 딱딱한 기타음이 아니다. 매우 사실적이며 자연스러운 기타 사운드에 매끄러운 질감까지 더해졌다. JET5 트위터와 알루미늄/페이퍼 미드베이스 간의 유기적인 밸런스가 보여주는 성공 방정식이다.

정리

엘락의 신작 솔라노 BS283은 벨라와 카리나의 중간을 이어주는 탁월한 가격 대비 성능의 북쉘프 스피커이다. 벨라와 비교하면 더 저렴한 가격임에도 벨라를 위협할 만한 탁월한 가격 대비 성능을 자랑하고, 카리나와 비교하면 더 깊고 탄탄한 저음과 훨씬 세련된 디테일과 무대 입체감을 보여준다. 두 스피커와의 비교가 아니라, 순수하게 이 가격대의 다른 스피커들과 경쟁 상태로 던져 놓는다해도 솔라노는 그 어떤 경쟁 스피커들이 쉽게 이기기 힘든 마법 같은 중고역과 단단한 저음으로 뛰어넘기 힘든 경쟁력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는 카리나의 탁월한 가성비가 대단하다고 느꼈었지만, 솔라노는 아주 큰 차이가 아닌 가격적 업그레이드로 오히려 벨라를 팀킬할 만한 제품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물론 이 스피커에게도 단점은 있다. 85dB의 감도와 4옴의 임피던스, 최저 3.2옴의 임피던스는 앰프 선택에 좀 더 신중함을 요구하는 조건을 남겨 두었다. 아마도 스피커 가격과 비슷한 수준의 100-200만원대의 인티 앰프들이라면 가급적 넉넉한 힘을 갖춘 앰프를 택해야 제대로 된 BS283의 성능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스피커보다 좀 더 비싼 앰프를 써야 솔라노의 마술 같은 사운드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굳이 힌트를 드린다면, 100-200 만원대 인티 앰프 중 선택할 경우, 단순히 100W, 200W로 출력 수치가 높은 앰프 보다는 출력은 50-100W 정도지만 넉넉한 전원부와 높은 전류 소모로 설계된 앰프 쪽이 훨씬 이 스피커의 포텐셜을 이끌어낼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앰프에 대한 요구조건이 약간 까다로울 수는 있지만 제대로 매칭만 시켜준다면 솔라노 BS283은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으로 상당한 가성비의 사운드스테이지와 세련된 디테일로 엘락이 자랑하는 JEF 트위터 사운드의 장점과 하이파이적 음악적 쾌감을 동시에 얻을 수 있는 대단히 영리한 스피커이다.

제품사양

스피커 타입 2웨이, 저음반사형
트위터 JET5
우퍼 6인치 AS
크로스오버 2400Hz
주파수응답 41 – 50,000 Hz
감도 85 dB/2.83 V/m
적정 앰프출력 40 – 200 W/채널당
임피던스 4 Ω | 3.2 Ω
크기 (WxHxD mm) 190x331x248
무게 8.0Kg
공식수입원 사운드솔루션 www.sscc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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