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쿠스틱 아츠 PREAMP III, MONO V
어쿠스틱 아츠가 국내에 첫 선을 보인 것은 대략 2000년대 초중반 즈음의 일이다. ‘Made in Germany’를 앞세운, 견고하고 단단함을 자랑하는 탁월한 만듦새 그리고 가격에 비해 높은 스펙과 성능으로 뛰어난 가성비를 내세워 경제적인 하이엔드의 대명사로 인식되었다.

최근 어쿠스틱 아츠는 새로운 국내 수입원으로 패스, EMM랩 등을 수입하는 사운드솔루션과 손을 잡고 다시 국내 론칭을 하게 되었다. 물론 지난 5년 여 동안의 본사 변화는 다양한 신제품으로 일신된 새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줄 예정이다. 리뷰 모델인 Preamplifier III (이하 프리앰프3)와 Mono V(모노5)는 새 어쿠스틱 아츠가 국내에 알리는 첫 번째 인사 메시지이다.
새로운 인물, 새로운 기술, 뉴 어쿠스틱 아츠
어쿠스틱 아츠는 1997년 독일의 엔지니어 프리츠 슝크(Fritz Schunk)가 설립한 오디오 일렉트로닉스 업체이다. 설립 이후 20년 가까이 어쿠스틱 아츠의 각종 앰프, 플레이어 등을 직접 설계하며 독일 하이엔드 업체로서의 기반을 다지며 명성을 쌓아왔다. 하지만 은퇴를 할 나이를 맞이하며 회사를 2세들에게 물려주려 했으나 모두 제조업에 뜻이 없어서 회사의 존폐를 고려하는 상황이 되었는데, 마침 어쿠스틱 아츠의 제품을 애용하던 한 애호가와의 인연이 생기면서 그에게 회사를 넘기게 되었다.

2016년 회사를 인수한 요흔 보스(Jochen Voss)가 그 주인공으로, 그는 세계적 다국적 식품 기업의 임원으로 세일즈와 마케팅을 담당했던 인물이다. 본인의 집에서 쓸 오디오를 찾다가 어쿠스틱 아츠를 듣고 난 뒤, 이 브랜드의 팬의 되어 본인의 하이엔드 시스템으로 사용하게 되었고, 각종 오디오 쇼에서 어쿠스틱 아츠를 직접 만나면서 인연을 갖게 되었다. 이후 프리츠 슝크의 상황을 듣고 본인이 직접 어쿠스틱 아츠를 인수하여 운영할 결심을 하고 회사를 인수, 운영을 하게 된 것이다.
2016년 회사를 인수한 요흔은 어쿠스틱 아츠의 전 제품들에 대한 새로운 라인업 계획을 세우고 전반적인 제품들의 리모델링을 시작하게 된다. 오래된 제품들을 새로운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하고, 타사 플래그십에 비하면 중급 수준에 머물러 있던 플래그십 모델에 대한 새로운 기획과 개발을 시작하였다. 새로운 엔지니어의 영업과 더불어 이때부터 어쿠스틱 아츠의 제품들은 하나, 둘씩 버전 교체와 함께 신제품들로 바뀌게 되었다.
현재 어쿠스틱 아츠의 기술을 책임지고 있는 것은 2018년에 입사한 세바스찬 루랜드(Sebastian Ruhland)라는 인물이다. 전자공학을 전공한 세바스찬은 주로 녹음 및 공연 관련 방송 기기들을 설계, 제작하던 엔지니어로, 프로용 기기 관련 일을 접고 하이엔드 설계를 위해 어쿠스틱 아츠에 입사했다. 기존에 설계되거나 이미 생산 중이던 어쿠스틱 아츠의 제품들 전반에 대해 기술적 검토와 더불어 회로의 리비전을 담당하며 그는 요흔과 함께 새로운 어쿠스틱 아츠의 사운드와 철학을 만들어나가기 시작했다.
2018년 이후로 어쿠스틱 아츠는 새로운 앰프들을 내놓으며 전체 앰프 라인업을 탈바꿈시켰다. 한층 간결해진 설계와 더욱 하이엔드풍으로 변신한 세련된 디테일, 단단한 구동력 그리고 투명도 높은 사운드로 가성비의 하이엔드에 머물러 있던 어쿠스틱 아츠의 퀄리티를 본격적인 하이엔드 수준의 제품들로 높여 놓았다.
새 어쿠스틱 아츠의 첫 플래그십, Preamplifier 3 & Mono V
어쿠스틱 아츠의 제품 라인은 고급 하이파이 제품들을 다루는 탑 시리즈(Top Series)와 하이엔드 플래그십 라인에 해당하는 레퍼런스 시리즈(Reference Series), 이 2개의 라인으로 구성된다. 리뷰 모델인 프리3와 모노5는 레퍼런스 시리즈의 제품들로, 이 시리즈 중에서도 최상위 제품들이자 어쿠스틱 아츠의 플래그십 모델이다.
기술적으로는 이 회사의 프리앰프 시리즈의 전작부터 이어온 입출력 버퍼와 게인 스테이지를 최고급 OP 앰프를 기반으로 설계하는 토폴로지를 그대로 따르고 있지만, 구모델들과 달리 여러 개선을 가해 한층 고급스러운 현대 프리앰프의 퍼포먼스를 완성해냈다.
최단거리 패턴 설계와 전원부 개선으로 음질적 진화를 이룬 Preamplifier III
프리3의 뼈대를 이루는 것은 버브라운의 OPA627 OP 앰프이다. 버브라운의 최상위 OP 앰프로 여러 하이엔드 기기들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이 OP 앰프는 웬만한 디스크리트 회로 설계를 가뿐히 능가하는 탁월한 성능 및 스펙 그리고 뛰어난 사운드를 자랑한다. 프리3는 이 OP 앰프를 게인 스테이지 회로로 사용하고, 입출력 버퍼와 DC 커플링, AC 커플링의 2가지 방식 회로 결합을 통해 신호 증폭이 이루어지도록 했다. 제품 후면에 있는 AC, DC 표시 출력 단자는 신호 경로가 콘덴서를 거치는 일반적인 커플링 방식의 회로냐 아니면 신호 경로상에 콘덴서 없이 바이어스를 매치시켜 DC 상태로 신호로 전달되는 DC 커플링에 의한 출력이냐를 의미한다.
또한 전작에 비해 개선된 점은 전원부로 기존에 사용했던 부품들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전원 트랜스포머를 제작하여 프리3 전용으로 도입했으며 이에 맞춰 전원부의 콘덴서나 정류 소자 전체를 새로운 부품들로 바꾸며 전원부 업그레이드를 통한 음질 개선을 시도했다. 뿐만 아니라 신호 경로의 패턴 설계도 신호 경로의 최단화를 추구하여 최단 거리의 패턴 설계로 한층 간결하고 직관적인 신호 전달과 증폭을 이루도록 했다.
부수적으로 개선된 점으로는 섀시가 기존 모델들과 달리 훨씬 두껍고 육중한 알루미늄 소재로 고급스럽고 규모있는 형태로 진화했다. 그리고 노브와 LED 뿐이던 이전 모델들과 달리 컬러 LCD를 사용하고 그래픽이 가미된 전면 디스플레이가 새롭게 추가되어 사용상의 편의성을 한층 높였다. 이 외에도 메인 프리앰프 회로 외에 고급 헤드폰 앰프를 별도로 설계, 내장하고 전면에는 마치 노브처럼 보이는 마개를 착탈식으로 부착한 헤드폰 앰프 단자를 제공하여 하이엔드 헤드폰 앰프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기능적 개선도 추가했다.
울트라 하이엔드를 향한 도전, Mono V
모노5는 직전까지 최상위 앰프의 지위를 유지한 모노3를 대체하는 새 플래그십 모노 블록 파워 앰프 모델로 전작에서는 많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다. 일단 외형부터 과거보다 훨씬 더 무겁고 육중해졌으며, 앰프에 사용된 단자나 부품도 과거 모델들과 다른 하이엔드 부품들로 전반적인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졌다. 후면에 사용된 스피커 터미널이 WBT 최상위 단자로 바뀐 것 같은 부분들이 대표적인 증거다.
물론 외형적인 화려함만 더해진 것은 아니다. 프리3와 마찬가지로 모노5도 메인 전원 트랜스포머를 새로운 고급 사양의 트랜스포머로 신규 설계하여 도입했으며, 전원 콘덴서 또한 독일의 유명 하이엔드 부품 업체의 콘덴서를 사용했다. 회로 기판 설계도 프리3처럼 신호 경로의 최단 거리와 직관적인 신호 처리의 증폭에 걸맞는 설계와 구조로 완전히 달라진 기판 설계로 완성되었다.
무엇보다 달라진 또 하나의 차별점은 최종 출력단의 파워 트랜지스터의 교체이다. 새로 선택한 초고속 광대역의 MOS-FET를 도입하여 출력단을 새로운 소자로 새롭게 설계하여 전작인 모노3와는 다른 레벨의 사운드 퍼포먼스와 퀄리티를 이끌어냈다. 이전에 사용했던 MOS-FET 보다도 훨씬 적은 내부 저항 수치를 갖는 새 FET 소자와 이를 통한 전류 증폭 설계로 내부 임피던스를 낮추어 파워 앰프의 댐핑 팩터를 높이는 결과를 이끌어낸 것이다.
실제로 모노5의 뒷면을 보면 댐핑 팩터 리니어라이제이션(Damping Factor Linearization) 이라는 컨트롤 스위치가 제공된다. 이 스위치를 올리면 가청 주파수 전 대역에 걸쳐 모노5의 댐핑 팩터 수치가 높아지며 스피커 컨트롤 능력 향상과 함께 스피커에서 역으로 발생되어 앰프로 유입되는 노이즈 신호를 차단하여 음이 혼탁함이나 흐릿해지는 현상을 막아준다.
사운드 퀄리티
오랜만에 새로 조우한 어쿠스틱 아츠의 사운드는 예전의 모습과는 확연하게 달라져 있었다. 과거에도 나쁘지 않았던 힘과 구동력은 여전했고, 높은 정보량이 들려주는 음수가 많은 사운드도 여전했다. 하지만, 예전 어쿠스틱 아츠에서는 많은 정보량과 힘이 제대로 통제되지 않은 듯한 산만함이나 흐트러짐이 간간히 드러나는 부분이 있었다. 그런데 과거의 모델들 보다 한 단계 더 상향 조정된 새로운 플래그십인 프리3와 모노5는 품격이 한 차원 더 높아진 사운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단순히 힘을 내세우는 앰프가 아니라 전체적인 사운드의 밸런스가 제대로 균형잡힌 모습으로 매우 단단하고 흐트러짐이 하나도 없는, 이음새가 느껴지지 않는 소리를 내준다. 다소 양감적인 부족이 아닐까하는 착각이 생길 정도로 저음은 대단히 타이트하며 단단하게 스피커를 컨트롤한다. 다인오디오의 컨피던스 50을 여유롭게 두들겨주는 모습은 힘에 대한 부족함이나 아쉬움은 하나도 찾을 수 없는 수준이다. 오히려 엄청난 제로백을 자랑하는 스포츠카마냥 우퍼의 움직임을 손아귀에서 놓아 주지 않는 모습으로 탁월한 힘의 구동력 그리고 앰프가 자랑하는 댐핑 팩터의 개선을 귀로 체감하게 한다.
대표적으로 코플랜드의 ‘보통 사람을 위한 팡파레’를 들으면 큰 북의 타격이 내는 초저음에 가까운 에너지가 컨피던스 50에서 매우 임팩트하면서도 단단하고 타이트한 저음으로 완벽하게 재생된다. 지나친 양감이나 스피커 컨트롤 한계에서 나타나는 저음의 풀림 현상이 없으며, 음의 시작과 끝을 정확하고 빠르게 그리고 사라지게 만드는 것에서 프리3와 모노5의 능력을 곧바로 알 수 있었다. 모호함이나 둔중함이 아닌 하이스피드로 그려내는 쿨 앤 클리어의 사운드가 이 콤비의 장점이다.
빠르고 정교한 저음과 스피커 컨트롤 능력에 걸맞게 보컬이나 악기들의 음색을 다루는 능력도 탁월하다. 높은 정보량과 단단하며 흐트러짐 없는 사운드의 중고역은 다채로운 음색과 세세한 디테일을 하나하나 풀어낸다. 입자가 매우 고운 디테일한 고역 덕분에 미려한 질감을 세련되게 그려내어 전체적으로 거칠거나 둔중하거나 답답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높은 정보량은 보컬이나 악기들의 색채를 매우 선명하고 진하게 그려내는데 중역을 부풀리거나 지나치가 강조한 부분이 없기 때문에 소리가 지나치게 중역이 두껍게 부풀려진 느낌을 내지 않는다. 물론 좋은 디테일 처리와 높은 해상력을 감안하면 다소 차갑거나 고역 강성 기조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을 갖을 수도 있지만, 전혀 차갑거나 쏘거나 기계적인 소리를 내는 모습은 하나도 찾아볼 수 없다.
레드카 톤네프의 ‘The moon is a harsh mistress’ 같은 얇은 여성 보컬의 예리한 중고역의 톤이 실린 녹음에서 그 장점을 확인할 수 있다. 녹음의 담긴 음색적 밝기나 굵기의 아슬아슬한 경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절대 지나친 밝기나 지나친 고역의 가벼움, 가늘어지는 모습 같은 문제점들을 만들지 않는다. 오히려 녹음이 지닌 톤의 예리하고 매끄러운 질감이나 녹음에 담긴 울림의 잔향 같은 것들이 듣기에 기분 좋은 색채와 온도, 밝기로 재생된다.
이러한 장점은 전체적은 무대의 입체적인 공간 연출에서도 빛을 발한다. 프리3와 모노5가 그려내는 사운드스테이지는 상당히 입체적인 편으로 전면 중앙 깊숙이 들어가는 심도도 꽤 깊으며 좌우 무대의 폭도 넓다. 다인오디오 컨피던스 50이 지닌 장점을 모두 이끌어낸 결과물로 대편성 관현악 녹음에서 그 장점을 그대로 즐길 수 있다.
번스타인과 뉴욕필의 말러 교향곡 2번의 피날레를 들으면 녹음 홀의 무대가 전면에 넓고 깊게 입체적으로 펼쳐지며 잔향감과 울림이 매우 인상적으로 살아난다. 특히 금관악기군의 울림에서는 그 입체적 울림이 매우 깊고 풍부하게 그려지고, 총주에서 펼쳐지는 합창단과 악단의 거리 그리고 그 많은 소리들의 향연에서도 중앙으로 함몰되지 않고 개개의 악기들이 자기 소리를 내는 무대 위 악기들 사이의 거리와 소리들의 분리는 이 앰프 세트가 지닌 포텐셜을 제대로 보여주는 부분이다.
정리
5년여에 걸친 새로운 변신 끝에 다시 국내에 등장한 독일의 하이엔드 어쿠스틱 아츠는 가성비라 단어를 지우고 본격적인 하이엔드 앰프 브랜드로서 가격에 걸맞은 성능과 가치를 탄생시켰다. 과거 모델이 보여주던, 조금 아쉬웠던 음질적 한계의 모습들을 지우고, 한 차원 높아진 탁월한 스피커 컨트롤 능력과 하이스피드의 사운드로 새로운 어쿠스틱 아츠의 하이엔드적 가치를 만들어 낸 것이다.
달라진 수준 만큼 예전 수준과 달라진 가격표는 분명 부담스러운 부분이지만, 높아진 가격표에 걸맞게 높아진 규모와 만듦새 그리고 사운드 퍼포먼스는 이전의 어쿠스틱 아츠 시절의 사운드가 아닌, 새로운 독일 하이엔드 앰프로서 그 가격에 걸맞은 진화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추후 등장할 튜브 프리앰프3가 더해지면 어떤 사운드로 또 한 번 변신하게 될 지 어쿠스틱 아츠의 행보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제품사양
PREAMP III
Inputs | 3 x fully balanced high level inputs (XLR) 2 x unbalanced high level input (RCA) 1 x unbalanced high level input or surround bypass (RCA/Cinc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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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puts | 2 x fully balanced line-out (XLR) 2 x unbalanced line-out (RCA) 1 x unbalanced fixed out (RCA/Chinch) 1 x unbalanced out (XLR) 1 x headphone output (1/4″ stereo female jack) |
Frequency response | DC – 120 kHz (+0 dB / -0,5 dB) |
Signal difference left/right | < 0.2 dB (from 0 dB to -60 dB) |
Crosstalk attenuation L ↔ R | > 102 dB |
Input resistance | balanced: 2 x 50 kΩ unbalanced: 50 kΩ |
Output resistance | balanced: 2 x 50 Ω unbalanced: 50 Ω AC coupled with 3.3 µF |
Max. output voltage | 11 Veff |
Signal-to-noise-ratio | -96 dB (unweighted) -100dB (A weighted) |
Distortion (THD+N) | < 0.002 % |
Power consumption | approx. 12 watts |
Dimensions (H x W x D) | 128 x 482 x 393 mm |
Weight | 14,5 kg |
수입원 | 사운드솔루션 www.sscom.com |
MONO V
Voltage gain | 30.0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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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wer consumption without load | approx. 120 watts |
Power supply capacity | approx. 110,000 µF |
Input impedance | balanced (XLR): 2 x 16 kΩ unbalanced (RCA): 15 kΩ |
Rated power output (at THD+N = 1 %) | > 1,500 watts on 2 Ω > 1,400 watts on 4 Ω > 900 watts on 8 Ω |
Signal-to-noise-ratio | -96 dBA (ref. 6.325 V) |
Distortion factor (THD+N) | 0.002 % on 4 Ω load at 1 kHz and 10 watts |
Dimensions (H x W x D) | 328 x 530 x 545 mm |
Weight | approx. 71 kg + 22 kg flight case |
수입원 | 사운드솔루션 www.ssco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