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란츠 Model 30
전통적으로 7, 9, 10 같은 숫자로 기기의 역사와 의미를 다져온 마란츠의 제품들에서 매우 이례적인 숫자 ‘30’이 등장했다. 새로 등장한 MODEL 30과 SACD30N이 그 주인공이다. 굳이 찾아보면 마란츠가 70년대 내놓았던 인티 앰프에서 시작된 이 번호는 그 동안 마란츠의 제품군에서는 볼 수 없던 번호였으나 무려 50년 가까운 세월이 흘러 다시 등장한 셈이다.
새로운 번호는 전면적인 쇄신을 알리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번 ‘30’ 시리즈는 2000년대 초반 등장한 기존 마란츠 제품의 통일된 패밀리 룩 같은 디자인을 벗어던지고,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의 섀시로 새로운 마란츠 제품의 출발을 알리는 출발점인 셈이다.
PM-10으로 시작된 Class D 시대의 마란츠
2016년에 공개된 SA-10과 PM-10은 이전과 다른 새로운 기술적 플랫폼으로 마란츠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여전히 D+M 홀딩스 소속으로 보스턴 어쿠스틱 산하에 있던 전직 필립스 엔지니어 라이너 핑크를 컴백시키고, 하이펙스에서 개발을 맡고 있던 또 다른 필립스 출신 엔지니어의 협업으로 기존의 리니어 방식의 아날로그 앰프 기술을 미루고, 새로운 Class D 회로를 마란츠 앰프의 새로운 엔진으로 받아들였다.
기술적으로 이전과 다른 만큼 이질적인 사운드가 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마란츠의 브랜드 앰배서더인 켄 이시와타의 튜닝 참여와 마란츠 저팬의 엔지니어링 팀을 새로운 Class D에도 마란츠의 사운드를 그대로 녹여 넣었다. 효율과 파워의 장점에 마란츠의 사운드 색채가 더해진 새로운 마란츠 Class D 앰프가 탄생한 것이다.
사실 PM-10은 마란츠의 50주년 기념작이었던 SC-7 프리앰프와 SA-9 모노블럭 파워 앰프의 컨셉을 그대로 따르는 일체형 앰프의 컨셉을 갖고 있다. 자체 개발한 아날로그 프리앰프 그리고 듀얼 모노 브릿지로 설계된 모노 블록 파워 앰프를 하나의 섀시 속에 담아낸 것이 PM-10이었다. 이를 위해 리니어 전원부와 퓨어 아날로그 프리앰프로 마란츠 사운드를 만들어냈고, 하이펙스의 스위칭 전원부와 nCore Class D 파워 앰프를 채널당 2개씩 밸런스드 구성을 취해 하나의 섀시에 모든 것을 담아낸 것이다.
이렇게 탄생된 마란츠의 새로운 Class D 앰프 플랫폼을 지닌 플래그십 PM-10은 마란츠 인티 앰프들을 전면적으로 교체하는 출발점이 되었다. PM-12에 이어 새로 등장한 MODEL 30은 PM-10의 모든 기술을 그대로 이어받은 중급 인티 앰프이다.

PM-10의 슬림 버전, MODEL 30
채널당 8옴 200W, 4옴 400W 출력의 PM-10에 비해 채널당 8옴 100W, 4옴 200W로 출력은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PM-10과 같은 하이펙스의 NC500 앰프 모듈과 SMPS600 전원 모듈을 사용하고 있지만, 4개/2개 였던 앰프/전원 모듈의 개수가 2개/1개로 줄어든 것이다.
전체 제품 무게는 15kg 정도가 되었는데, 이런 슬림화에 대해 마란츠는 ‘충분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이 앰프는 모든 스피커들을 구동할 수 있다는 자심감의 표현이다.
이 정도 스펙의 앰프로도 이런 수준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은 과거 Class AB 앰프로는 한계가 있었지만, MODEL 30은 훨씬 효율이 높은 Class D 덕분이다. 하이펙스 모듈을 10, 12에 이어 세번째로 적용한 만큼 새로운 사운드의 성공 완성을 보여준 것이다.
Class D에 대한 음질적인 타협은 하나도 없이 말이다. Class D는 기술적으로 마란츠에서 기대할 만한 수준의 음질과는 거리가 있었다. Class D 기술의 가장 큰 약점은 임피던스 특성이 주파수 응답에 따라 달라지는 점이었으나 하이펙스의 nCore 모듈은 그런 문제를 완전히 개선한 버전이다.

출력단은 하이펙스의 Class D 모듈이지만 앰프 전체 증폭의 게인 중 15dB 정도만을 담당한다. 따라서, 13-15dB의 나머지 게인은 앞단의 프리 회로와 전압 증폭단에서 해결해야 한다. 마란츠는 새롭게 개선한 디스크리트 설계의 네거티브 피드백이 없는 신형 HDAM 모듈 회로를 전압 증폭단까지 사용했다.
여기에 전원부 또한 파워 앰프의 스위칭 전원과는 별개로 아날로그 앰프 회로용 리니어 전원부가 별도로 설계되어 있다. 따라서 완벽한 전원 분리와 회로 분리가 이루어져 있다. 이를 두고 마란츠는 심지어 한 섀시에 2대의 제품을 넣은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는 신호 경로의 최단 거리 및 단순화라는 장점을 갖는다. 실제로 앰프의 출력단 회로에서 스피커 터미널까지 신호 경로가 1츠에 불과하여, 댐핑 팩터는 1,3000 이나 된다. 이를 통해 파워 앰프의 동작 여부에 상관없이 8, 4, 2 옴등의 스피커 임피던스에 상관없이 주파수 응답은 리니어하며 광대역의 응답 특성을 보여준다. 100kHz가 넘어가야 응답 특성이 감쇄되기 시작한다.
앰프 모듈을 또한 훌륭한 전송 스펙으로 노이즈, 디스토션, 댐핑 팩터 등의 수치가 좋으며 상당한 임펄스 출력을 낼 수 있다. MODEL 30의 자체 스펙은 채널당 100W 수준이지만 외지의 실체 제품의 스펙 측정치를 보면 8옴 170W, 4옴 280W 출력이며 순간 임펄스 출력은 330W나 된다. 마란츠가 이 정도로도 충분하다는 말을 자신하는 이유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뛰어난 포노 앰프
이번 30 시리즈의 설계를 지휘한 라이너 핑크는 MODEL 30의 포노 앰프를 프리앰프 회로에 내장시키는 일체형 설계 대신 별도로 분리된 전용 포노 앰프가 따로 설계 했다. 입력단은 JFET로 설계되었고, 그 뒤에 마란츠 자체 증폭 회로인 HDAM으로 설계된 게인단이 더해져 있다. DC 커플링 방식으로 연결되는 포노 앰프는 MM 카트리지 뿐만 아니라 MC 카트리지에서는 Low 33/ Mid 100/ High 390 로 표시된 임피던스 스위치를 조절하여 사용할 수 있다.
일신된 디자인, 새로운 출발, 30
마란츠 MODEL 30은 함께 등장한 SACD30N과 마찬가지로, 알루미늄을 엠보싱 톤으로 깎아 패턴을 새겨 넣은 새로운 전면 패널을 사용한다. 돌출된 전면 컨트롤 패널 뒤에 새겨진 엠보싱 무늬의 패널은 컨트롤 패널 뒤의 조명을 통해 엠보싱 무늬에 멋진 음영이 펼쳐진다.
매우 노블하고 현대적이며 저렴함과 거리가 먼 고급스러운 마란츠의 이미지를 보여준다. 16년 넘게 사용해온 기존 마란츠 섀시를 접고 향후 본격적으로 도입된 새로운 디자인으로, 디지털 소스에서 아날로그 앰프까지 전면적으로 바뀐 마란츠의 새로운 기술의 시대를 대변하는 의미도 갖고 있다.
야심찬 가격
인티 앰프와 CD 플레이어 모두 Marantz Music Mastering 이라는 특별한 컨셉에 맞춰 설계되었고, 고해상도와 SACD 음원 재생에 최적화되고도 가격이 불과 300 만원 수준이다. 요즘 등장하는 여러 올인원 유니버설 인티 앰프들을 고려하면 기능에서 아쉬울 수도 있다.
하지만, SACD 30N과 MODEL 30을 하나의 패키지로 보면 NAD의 M33 같은 앰프와 가격과 기능 면에서 훨씬 높은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네트워크 스트리밍에서 온갖 디지털 앰프 그리고 탁월하고 훌륭한 포노 앰프까지, 말 그대로 올인원의 모든 기능과 성능을 이 가격에 누릴 수 있다는 놀라운 가성비를 내세울 수 있다.
사운드 퀄리티
테스트에는 다인오디오의 뉴 에미트 30 플로어스탠더와 링돌프의 FR-1 스피커를 번갈아 사용했으며, 소스 기기는 마란츠의 SACD30N을 세트로 사용했다.
흥미롭게도 이 사운드는 분명 마란츠스러운 사운드이다. 적절한 온도감, 깨끗하고 선명한 고역 그리고 부드러운 톤의 질감까지 예전부터 들어왔던 마란츠의 안정감 넘치는 하이파이 사운드 그대로이다.
하이펙스의 nCore 출력 모듈을 사용했음에도 타사의 유사 앰프들과 같은 Class D 적인 색채를 내지 않고, 마란츠다운 사운드 변신 그리고 튜닝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져 있다. 오히려 장점은 마란츠적인 사운드 색채에 탄력과 역동감을 잘 살린 힘의 배가가 느껴진다. 지나치게 양감이 많거나 과장된 저음이 아니면서도 힘과 다이내믹스가 상당히 좋다. 특히 가격을 감안하면 확실히 가성비 측명에서 뛰어난 성능이다.
코플랜드의 ‘보통 사람을 위한 팡파레’에서는 매우 깊고 단단한 저음을 전혀 어려움없이 이끌어내는데 다인오디오의 뉴 에미드 30을 손에 쥐고 흔드는 모습이다.
저음의 풀어짐이 하나도 없고 초역 끝까지, 매우 깊은 대역까지 모두 스피커 밖으로 끄집어 내는 듯한 구동 능력을 들려주었다. 뉴 에미트 뿐만 아니라 새로 리뷰를 준비 중인 링돌프의 FR-1의 6.5 인치 미드 베이스와 8인치 패시브 드라이버에서 마치 서브우퍼를 연결한 듯한 깊고 탄력과 적절한 양감을 갖춘 저음을 들려주었다.
뉴 에미트 30은 87dB, 링돌프 FR-1은 89dB 감도의 스피커로 아주 난해한 스피커들이 아니긴 하지만 크기나 스펙을 볼 때 이렇게 안정된 구동과 파괴력 넘치는 사운드를 들려주는 점에 MODEL 30의 능력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었다.
여성 보컬과 완전히 반대가 되는 커트 엘링의 ‘Endless Lawns’ 같은 유려한 색채와 울림이 실린 남성 보컬의 녹음을 들으면 한층 더 사운드의 색채감, 보컬의 울림이 부드럽게 잘 살아난다. 녹음 도입부의 발구름의 박자감도 탄력적인 울림으로 기분좋게 재현되고, 이어지는 트럼펫의 고즈넉한 음색과 울림도 메탈릭하거나 거친 면 없이 자연스러운 사운드로 멋지게 살아났다.
보컬은 아날로그적이며 발음의 디테일들이 꽤나 또렷하게 들리는데 억지스러운 고역의 치찰음이나 파찰음 같은 강조도 심하지 않다. 가격을 생각하면 상당한 가성비의 재생 능력이다.
마지막으로 현악기 재생을 살펴보기 위해 네마냐 라둘로비치의 <파가니니 판타지> 중 ‘Sonata No.12’를 들었다. 바이올린 특유의 음색이 마란츠의 온도감 넘치는 사운드와 잘 맞아 아날로그적인 질감이 잘 살아있는 현악기의 사운드를 즐길 수 있었다.
딱딱해지거나 귀에 피로도를 높이는 고역의 모습은 거의 없이 매끄러운 현의 찰진 질감과 진한 색채를 들려주었다. 또한 뒤를 받치는 피아노의 타건에서도 피아노의 목질감과 펠트의 울림 같은 느낌이 실린 사운드로 마란츠의 색채와 잘 맞는 어쿠스틱 악기의 사운드를 들을 수 있었다.
정리
마란츠 MODEL 30은 지난 5년 간, 꾸준히 진행되어 온 마란츠의 기술적 변신의 완성판이다. PM-10에서 시작된 Class D 앰프에 대한 도전은 이제 서너 차례의 제품 개발을 통해 기술에 대한 확신을 넘어 기술적 완성도가 완전히 무르익은 느낌을 안겨준다. 특히 타 업체들과 달리, 중급 모델의 가격대 그것도 엔트리쪽에 좀 더 가까운 대중성 높은 가격대의 제품에서 상위 모델들 개발에서 얻은 기술을 아낌없이 녹여 넣은 점은 매우 인상적이다. 무엇보다도 여기에 박수를 쳐줄 만한 점은 그 결과물이 놀라운 가격 대비 성능을 지닌 인티 앰프라는 점이다.
물론 비슷한 가격대에 네트워크 스트리밍, DAC, 블루투스 같은 기능들을 갖춘 유니버설 인티 앰프들도 있다. 기능적으로 보면 분명 MODEL 30은 다소 올드한 중급 인티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 앰프는 단순히 아날로그 인티 앰프를 목표로 했다기 보다는 짝을 이루는 SACD 30N과 함께 올인원 유니버설 앰프 시스템이 된다.
둘을 합친 가격을 감안하면 링돌프 3400 이나 NAD M33 과 경쟁할 만한 제품이 되는데, 경쟁자들에 비해 훨씬 더 훌륭한 가성비로 쉽게 이기기 힘든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다. 혹시 MODEL 30을 고려중이라면 SACD 30N과 짝을 이루는 콤비 형태로 고려하는 것이 극대화된 마란츠의 성능과 가성비를 누릴 수 있다.
마란츠 MODEL 30은 새로운 마란츠의 기술적 변신과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아이콘이다. 회로 설계의 기술적 변신과 16년 만에 바뀐 새로운 섀시 디자인으로 앞으로 등장한 마란츠의 출발점이 되는 새 플랫폼이다. 여기에 훌륭한 가격 대비 성능까지 더해 동급 기기들 중 탁월한 퍼포먼스로 주저하지 않고 추천할 수 있는 현대 인티 앰프의 대표 모델이라 부를 만하다.
제품사양
Aluminium extrusion heat sink | o (Separate) |
Balance / Bass / Treble / Loudness | o / o / o / – |
Channels | 2 |
Current Feedback Topology | o |
Customised Components | o |
Digital in: USB-B / optical / coaxial / USB-A | – / – / – / – |
HDAM version | SA3, SA2 |
High Grade Audio Components | o |
Phono EQ: Standard / Marantz Musical / Marantz Musical Premium | – / – / o |
Power Transformer: Toroidal / El | SMPS |
Symmetric PCB Layout | o |
Auto power off | o |
Carton Maximum Dimensions (W x D x H) in mm | 534 x 522 x 255 |
Carton Weight (inc. product) in kg | 17.6 |
Detachable Power Cable | o |
Maximum Dimensions (W x D x H) in mm | 443 x 431 x 130 |
Metal Front Panel | o |
Power Consumption in W | 130 |
Remote Control | RC002PMND |
Standby Consumption in W | 0.2 |
System Remote Function | o |
Weight in kg | 14.8 |
Audio Inputs | 6 |
Audio Outputs | 1 |
Balanced In / Out | – / – |
D-Bus | o |
Digital in: USB-B / optical / coaxial / USB-A | – / – / – / – |
Floating Control Bus (3.5 mm mono jack x 2) | – |
Gold Plated Cinch | o |
HDMI: inputs / outputs | – |
Headphone Gain Control (low / mid / high) | – |
Headphone Out | o |
Number of terminals | 2 |
Phono Input: MM / MC | o / o |
Power Amp Direct IN | o |
Pre-out / Main-in | o / – |
Speaker A / B | – |
Speaker Terminals | Marantz SPKT-100+ |
5mm aluminium top plate | – |
BI-AMP and Multichannel option | – |
Double Layer Bottom Plate | o |
Input buffer amp (all inputs / CD only) | – / – |
Linear Drive Power Supply | o (pre-amplifier stage) |
Liniear volume control | o |
Low noise LCD display | – |
Low Noise OELD display | o |
Marantz Musical Digital Filtering | – |
Power Amp direct | – |
Shottky diodes | o |
Source Direct | – |
System block shielding: copper / metal / none | o / – / – |
Damping Factor | 500 |
Frequency Response | 5 Hz – 50kHz |
Input Sensitivity: Balanced High level | – |
Input Sensitivity: High level | 220 mV / 13 kohm |
Input Sensitivity: MC | 250 |
Input Sensitivity: MM | 2.3 mV / 39 kohm |
Input Sensitivity: Power Amp Direct IN | – |
Power Output (8 / 4 ohms) | 100 W / 200 W |
Signal to Noise Ratio: High level | 107 dB(2V input/Rated output) |
Signal to Noise Ratio MM / MC | 88 / 75 dB |
Signal to Noise Ratio: Power Amp Direct IN | – |
Total Harmonic Distortion | 0.00005 |
수입원 : (주)디앤엠세일즈마케팅코리아 www.marantz.co.kr